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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119

개혁세력의 장기집권을 위하여 한국의 정치지상주의는 이념과잉을 낳고, 사회분열을 부추기고 있다. 민감한 사회적 의제에 대해 합리적인 의사소통 기제 대신 이전투구가 몰려들고 있다. 이 같은 이기적·감정적 갈등은 이해 당사자들을 문제의 본질보다는 싸움 그 자체에 매몰시킨다. 예를 들면 ‘신행정수도’ 이전, 국가보안법 처리 문제도 결국 이해관계에 놓인 일면적인 지역-이념의 가치로 인해, 대승적인 결론으로 향하는 것을 방해했다. 냉전과 분단이 작동하던 시대에는 반공주의 같은 하나의 가치와 전망을 향한 불굴의 의지가 중요한 기제가 될 수 있었다. 특히 이 시기는 권력이 정보를 독점했기 때문에 그것의 부정의함을 오롯이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절차적 민주주의가 신장되고 냉전질서가 사실상 와해되면서, 반공 같은 고정불변의 진리가 존재할 공간은 .. 2004. 12. 17.
여권 대권 후보, 제3의 인물 뜨나?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이상 남은 시점에서, 차기 대권 후보군들이 자천 타천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권의 후보군들은 기존의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에, 최근 강한 카리스마까지 곁들이며 대권 레이스에 뛰어든 것으로 오르내리는 이해찬 국무총리가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이 현직 각료 중심의 ‘트로이카’ 체제로 대권 후보 레이스를 계속 하게 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대권 수업으로 인식돼 장관 입성을 희망까지 한 이들 선두 후보군은 지독한 검증기를 거쳐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 내 재야파를 대표하는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연기금 운용 관련 발언 파문으로 대통령과 대립각을 자처해 진땀빼는 순간을 거쳤다. 김 장관은 “정권 재창출이 곧 참여.. 2004. 12. 17.
노무현 정권은 시대의 미아가 될 수 있다 근착 월간 말지에서 상지대 강만길 총장은 "지금 한국 사회는 20세기 세력과 21세기 정권의 갈등상태"라고 지적했다. '20세기 세력'은 군사독재와 대미 종속의 개발과 국가발전 전략에 힘입은 고도성장의 '단물'을 들이킨 구기득권이다. '21세기 정권'은 20세기 한국사회의 구조에 사망선고를 내린 IMF 이후 그동안 역사의 후면에 놓여 있었으나 잠재력이 충만했던 (고학력) 지식대중과 민족주의-다원주의-개인주의의 복합적 성향으로 무장된 新문화세대가 옹립한 권력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서로 결합할 수 없는 차이점이 있다. 그것은 '권위'를 보는 시각이다. 즉 모든 권위를 지키고 확대하려는 20세기 세력이라면, 권위 해체를 진행한 것이 현재의 정권이다. 특히 20세기가 이월한 '권위'들 중에는 반지성적이며 .. 2004. 12. 10.
4대 입법 둘러싼 사이버 전쟁 국가보안법 개정 등 4대 법안을 둘러싼 여야간 팽팽한 대치 상황이 네티즌을 동원하는 ‘사이버 전쟁’으로 격화하고 있다. 정치권의 인터넷 ‘공 들이기’는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을 전후로 더욱 강화됐지만,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인 한나라당은 약세를 면치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2월 개설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미니 홈페이지에 방문자 수가 200만명이 넘어서는 등 차츰 자신감을 회복할만한 현상들도 나타나고 있다. 11월 28일 한나라당 지도부가 진두지휘하는 ‘4대 국민분열법 바로 알기 네티즌 운동’선포식도 같은 맥락이다. 박 대표는 직접 선포식에 참석해 “네티즌과 국민의 힘으로 우리당의 독선을 막아 내야 한다”며 의욕을 다졌다. 또 한나라당 김형오 사무총장도 “사이버 당원, 인터넷 투표 참가자, 사.. 2004. 12. 9.
감동적인 아르빌 드라마 노무현 대통령이 열기와 모래바람, 미패권주의의 칼날이 스민 이라크 사막에 주둔한 우리 군대를 전격 방문했다. 국민들은 잠시나마 이 드라마에 매료되고 있다. 조선-중앙-동아 등 이 나라의 주류언론이 모두 환한 노대통령의 사진을 톱으로 게재하며 전에 없는 동의를 표한다. 이 때아닌 노대통령 재인식의 짧은 국면은 다시 처절한 헤게모니 싸움으로 전환될 것이지만, 우리는 충분히 이 '감동'과 벅찬 '눈물'에 젖을 필요는 있다. 정치는 모종의 연출된 각본인 동시에 일정한 교양을 갖춘 훌륭한 관객-국민의 조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잠깐의 휴전이 끝나고 다시 격전의 국내 정치-리얼리티로 돌아오게 되면, 의회는 다수가 됐지만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지형에서는 여전히 무력한 소수인 한계를 절감하는 노대통령과 그의 지.. 2004. 12. 8.
[update] 구시대의 조종을 울리는 일 봉건시대의 가부장적 구조에 해당하는 민주주의 시대의 국가보안법-냉전구조가 해체의 직전에서 몸부림을 치고 있다. 가부장적 구조가 '성'을 억압하고 양성평등을 부정하면서 인간과 정치를 일방향적으로 몰아갔다면, 국가보안법은 '사상'을 탄압하고 민주주의를 파탄으로 인계한 독재정치-국민주권에 기초하지 않은-의 산물이었다. 최근 몇 년 사이 김대중, 노무현 등 국가보안법의 피해자가 연겨푸 집권하면서 법의 리얼리티는 무참히 깨졌다. 조선일보 등 과거 시대를 군림한 언론권력이 맹렬하고 반지성적인 어조로, 반공 이데올로기에 입각해서 두 정치인을 규탄했지만 결과는 과거와 다르게 나타났다. 이로써 법의 존재감도 한층 얇아졌다. 사실 수구냉전세력은 충격과 상실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들의 본능적인 자기방어를 외면하지 않는 고.. 2004. 1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