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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획된 언론'을 마주하는 시민 행동은?

뉴스미디어의 미래 2021. 3. 30. 12:30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미디어 캡처> 책 표지.

'미디어 캡처(media capture)'는 언론이 공공성 확대보다는 특정 그룹의 사업적, 정치적 이익을 진전시킬 때 발생하는 양상을 지칭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많은 한국언론은 기득권의 이해관계를 대변해왔다. 또한 자본의 관심사를 능동적으로 처리해왔다. 이렇게 포획된 언론은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책임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오늘날 상업언론은 정부, 기업을 비롯한 기득권과의 관계에 주력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 디지털 미디어化다. 디지털 생태계는 뉴스시장과 소비패턴을 바꿨다. 판매, 광고 등 기존 비즈니스모델은 수렁에 빠졌다. 기술 플랫폼으로 수렴되는 뉴스시장으로 언론의 영향력은 축소되거나 또는 양극화(과점)되면서 보도내용은 획일화됐다. 천편일률적인 뉴스는 욕망을 팔고 분노를 극대화하는 '뉴스의 보수화'로 귀결된다. 이러한 질 낮은 뉴스는 더욱 가파르고 거대하게 분출됐다. 이 빈틈에서 전 세계 곳곳의 '극우' 정치권은 대중의 열망을 대리 중개하며 미디어 여론전에서 속속 승리했다.

둘째, 허위정보와 확증편향의 창궐이다. 디지털 미디어는 점점 조작된 정보가 퍼지는 온상으로 변질되었다. 사실상 모든 정보에서 '사실'을 측정해야 할 만큼 어수선한 정보 오염의 시대에 살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과 자본의 강력하고 무차별적인 언론 통제는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조종된 정보와 캠페인은 빈번해지고 있다. 이 결과 대중의 판단력과 분별력은 자주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정보 피로도를 쉽게 느끼고 뉴스를 회피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셋째, 부의 집중이 증가한다. 일반적으로 가진 자들은 가장 빠른 방법으로 정치적 통제에 접근할 수 있다. 미디어에 광고를 주는 것보다 직접 매체를 인수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특히 미디어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경에서 언론과의 흥정도 가능하다. 더 직접적인 결과를 원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늘면서 디지털의 상업화는 지능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언론에게 정치적인 이해란 항상 이동할 수 있지만 '부'에 대한 시야는 바뀌기 어렵다. 언론은 경제적 불평등을 양해하면서 점점 타협한다.

이로써 우리의 커뮤니티는 독립적이고 진실한 언론(인)의 존재에 회의감을 가진지 오래다. 동시에 다양한 목소리와 개방적인 뉴스조직을 지원할 수 있을 만큼 역동적인 공간도 더 협소해지고 있다. 가능한 실험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포획된 미디어의 생태계에서 접근성을 누리지 못한다. 이럴수록 누구에 의해 뉴스가 설계되는지, 누구를 위해 봉사하는지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미디어를 포획하는 그룹과 언론이 주고받는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한 정보를 얻어야 한다. 그 정보를 통해 저널리즘의 미래에 대한 활발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많은 언론사들은 '언론자유'를 누리지만 돈, 디지털 플랫폼 및 권력집단의 수중을 벗어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미디어의 독립성은 20세기보다 더 훼손되고 있다. 사회적 약자나 가난한 자들보다 선동가와 포퓰리스트에 뉴스의 난은 더 많이 할애된다. 선출된 권력보다 더 뿌리깊은 힘을 좇아 그 영향력에 기대는 언론보도는 더 날개를 편다. 다른 한 켠에서는 포털사업자나 검색엔진, 알고리즘을 다루는 거대 기술기업의 정보 제어는 극적으로 이뤄진다.

우리는 '탈진실'의 위협을 넘어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공익성을 강조하는, 믿을 수 있는 언론(인)은 척박한 경쟁의 토대에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가? 디지털 생태계는 어떻게 유토피아를 가져다줄 수 있는가? 분명해지는 것은 우리는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통찰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우리는 세상과 미래를 위해 더 건강한 언론(인)을 찾아내어 후원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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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구독모델, 어떻게 볼 것인가

포털사이트 2021. 3. 10. 12:30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네이버 구독모델 제안을 받은 언론사의 의견들은 크게 네이버 종속과 유료화 테스트 기회로 갈린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10년 전과 거의 같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2월 언론사, 전문 매체 등에 '프리미엄 콘텐츠 구독모델'을 제안했다. 구독모델은 네이버 모바일 기준 언론사 홈에 '프리미엄' 탭메뉴를 추가하고, 포스트-블로그 등 언론사가 운영하는 네이버 채널에 유료상품을 연동할 수 있다. 프리미엄 상품은 최대 3개까지 개설이 가능하다. 

구독요금과 콘텐츠 타입, 업데이트 주기 등은 언론사가 선택하면 된다. <기자협회보> 보도에 따르면 제안받은 언론사들의 고심이 깊다. 네이버가 지난해 제안한 구독모델은 일반 콘텐츠 생산조직(CP)과 함께 유료상품을 경쟁하는 구조였지만 수백만 명의 구독 설정자 수를 확보한 언론사 홈에 프리미엄 메뉴가 개설되는 만큼 유리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구독 생태계에 협력할 것인가?

네이버는 그동안 이용자 제작 콘텐츠(UGC)를 집적하는 플랫폼으로서 큰 성과를 거뒀다.  지식인(iN), 블로그 등 검색과 연계된 많은 정보들이 선순환 구조를 낳았다. 그러나 모바일 환경이 펼쳐지고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유튜브 등이 부상하면서 상대적으로 상업적 콘텐츠가 범람하는 네이버 플랫폼은 트래픽 감소는 물론이고 '퀄리티' 문제에 직면했다.  

가장 풍부한 지식 정보를 확보한 네이버지만 우수한 이용자 이탈은 치명적이었다. 굳이 묘사를 하자면 커뮤니티 모델이 느슨해지는 것을 네이버 페이(N페이)와 연계한 쇼핑으로 끈덕지게 붙드는 형국이었다. 커머스 부문의 구독모델은 N페이로 진지를 구축했다. 다만 매일 신뢰할  만한 콘텐츠를 공급하는 전문가와 여러 채널과는 생산적인 파트너십의 압력이 가중돼왔다.

네이버는 이를 UGC 집적 플랫폼에서 PGC(전문가 기반 콘텐츠) 그리고 이어 PPGC(Payed Proffesional Generated Contents, 전문가 기반 유료 콘텐츠) 모델로 설계하는 중이다. 이 생태계를 구축하는 참여자 가운데 하나가 언론사다. 언론사 브랜드를 (무료로) 구독하는 단계는 블로그, 포스트 등에 이어 네이버의 지식 콘텐츠 구독생태계의 마지막 열쇠였다.

'폭탄 돌리기' 중인 뉴스조직...10년 전과 다르지 않아

네이버가 올해 구독모델을 도입하는 것은 시장 분위기가 큰 역할을 했다. 이미 창작자 영역과 개별 전문매체 단위에서 다양한 구독방식은 확대됐다. 인터넷신문, 미디어 스타트업의 실제 경험치도 누적되고 있다. 특히 최근 대형 신문사들은 과분하지만 유료화의 잠재적 카드로 뉴스레터를 다루기 시작했다. 일부 언론사는 아예 과금 결제 등 자체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여기에 '타이밍'도 거든다. 카카오 등 인터넷서비스사업자도 다양한 구독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중복 구독 등 거품을 고려하더라도 수백만 명 이상의 구독 설정자수를 보유한 언론사를 배경으로 '구독모델' 띄우기를 할 에너지로는 충분하다. 네이버로서는 시간이 늦으면 뉴스를 포함하는 지식 정보 콘텐츠 구독 생태계의 선점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 

문제는 언론사다. '상품으로서의 콘텐츠' 생산과제를 부여잡는 곳이 없다. 속보뉴스나 검색어뉴스에 급급한 현장에서 '구독모델'은 언감생심이다. 자사 플랫폼 경쟁력이나 구독자 이용행태 데이터도 온전하지 않다. 네이버 제안을 받은 언론사들은 "팔 수 있는 콘텐츠가 없다"거나 "누가 만드냐"는 진부한 폭탄 돌리기를 하는 양상이다. 

포털 뉴스서비스의 정책 변천사. 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언론과 포털 뉴스서비스>(2020)에서

저신뢰 언론의 유료상품은 성공할 것인가?

한 대형 신문사 콘텐츠 유통 담당자는 "문제를 깊게 생각하면 안된다. 일단 들어가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사 콘텐츠에 대한 시장 검증 차원에서라도 부딪혀 본 뒤 미래를 기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다른 언론사 경영기획실 기자는 "상품 구성은 하겠지만 이용자가 외면할 것이다. 유료 구독자 수가 공개되는 일만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트래픽, 부수 기반) 전통적 광고에서 독자 기반 수익모델 전환의 기회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언론 뉴스조직이 구독모델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촉진제가 될 수 있고, 콘텐츠 상품에 투자하는 전기라는 시각이다. 네이버 '종속'은 지나친 경계라는 것이다. 실제 구독 생태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경험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하지만 언론사 실무자들과 네이버조차 이번 구독 모델 성과의 척도를 유료 가입자 1000명 선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물론 제대로 된 콘텐츠라면 유료 구독자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은 더 있다. 언론의 평판 개선이다. 뉴스조직이 생산하는 콘텐츠는 단순히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 만으로는 이용자를 지속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 네이버가 센 프로모션을 하더라도 결과는 비슷할 것이다. 언론이 미래 어젠다를 제시하고 독자와 꾸준히 교감하면서 사회적 존재감과 가치를 키워야 한다.

위계적·연고주의적·폐쇄적 문화로 상징되는 언론의 조직문화는 정파성, 상업성, 부정확성, 비윤리성을 저널리즘에 이식한다. 네이버 구독모델로 다시 한번 진단하는 한국언론 위기의 핵심은 디지털 적응력 부진이 아니다. 저널리즘을 흔드는 퇴보적인 조직문화다. 판에 박힌 기사 쓰는 기자가 아니라 명쾌하게 시대를 읽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제야말로 뉴스조직의 구성원, 조직, 일하는 방식, 콘텐츠 등에 뼈를 깎는 성찰적 질문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네이버 구독 모델은 언론의 유리심장과 경직된 머릿속을 후려치는 전환기의 가늠자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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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의 100% 디지털 전환을 예고한 한겨레신문의 디지털 전환 제안서 표지. 한겨레는 2014년 한겨레 혁신 3.0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오랜 독자층과 괴리되고 있는 한겨레의 정체성 논란을 극복하고 후원제 기반의 새로운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국내 언론의 디지털 혁신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팬데믹으로 상반기 내내 폭발적인 뉴스 트래픽 증가를 맞았던 언론은 네이버 '뉴스랭킹-많이 본 뉴스' 폐지 이후 심한 너울로 흔들렸다. 포털사이트 뉴스제휴정책의 전반적인 개편 흐름에서 '뉴스 유료화' 등 묵은 숙제는 봉인된 채 흘러갔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포털 내 뉴스 점유율 제고에 매달렸다. 디지털 전환 흐름도 숨고르기와 재정비를 오고갔다. 괄목할만한 투자는 주춤했지만 조직정비로 분주했다. 새로운 퍼블리싱시스템(CMS) 도입에 따른 혁신선언도 나왔다. 팬데믹, 총선, 검찰개혁 등 굵직한 이슈를 거치며 속보경쟁은 치열했지만 저널리즘 윤리 정립 등 자정노력은 미흡했다.

2020년 한국 온라인저널리즘 10대 뉴스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무순)

조선일보 CMS 아크 시스템 소개 페이지. 전통매체의 디지털 혁신에서 기술의 비중은 높지만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 문제는 양방향성, 다양성, 투명성 등을 수렴하는 디지털 조직문화다.

1. 언론의 디지털 투자와 '혁신' 선언

월스트리트저널이 개발한 미디어 운영 시스템 ‘아크 퍼블리싱(Arc Publishing)’을 도입한 <조선일보>는 연결성(Connected)-확장성(Curated)-가독성(Clear)-혁신성(Cool)을 내세우며 자사 채널과 콘텐츠 품질 향상을 선언했다. 새 CMS를 도입한 <한국일보>는 창간 66주년을 맞아 신문 중심에서 온라인을 우선하는 디지털 조직 전환을 선언했다. 

<한겨레>는 '10만 후원자'를 목표로 하는 디지털 독자 후원제를 추진한다. 지난 10월 총160쪽 분량의 '투르드 한겨레 디지털 전환 제안서'를 사내에 공유하고 디지털 기구를 통합하는 등 1단계 조직정비를 마쳤다. 이들 매체의 혁신은 모두 '디지털 퍼스트' '고객 니즈 파악'이라는 공통좌표를 갖고 있어 각사 만의 구체적인 방법론이 주목된다. 

2. 독자 수익 모델 본격적 제기 

독자 수익 모델인 구독, 기부(후원), 멤버십 등의 화두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한 해였다. <한겨레>는 자사 주간지 <한겨레21> 후원모델을 확장해 본지에도 적용하는 목표를 세웠다. 이 신문은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후원모델을 적용하고 가능성을 검토해왔다. 2021년 안에 편집국 전체를 100% 디지털로 전환하는 목표와 맞물려 있어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아크 시스템 도입과 함께 '팔리는 콘텐츠'란 화두를 꺼냈다. <중앙일보>는 내년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마무리하는 등 디지털 구독 모델에 성큼 다가선다. 이들 매체는 포털에 유통하는 뉴스 외 타깃형 프리미엄 콘텐츠 생산에 나설 전망이다. 하지만 조직여건과 시장 경쟁환경을 고려할 때 '뉴스제품'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네이버가 일부 언론사에 제안한 구독모델 설명자료. 아래 부분에 'NEXT미디어'가 눈길을 끈다.

3. 네이버, 카카오 구독모델 추진

네이버는 하반기에 언론사, 개인 등 콘텐츠 생산자를 대상으로 구독모델의 애드벌론을 띄웠다. 초기 구독형 지식 콘텐츠 콘텐츠 플랫폼에는 소수의 언론사만 일단 제안을 받았다. 많은 이용자와 접점형성이 가능하고 결제와 프로모션 등 기술과 마케팅 측면에 기댈 수 있다. 반면 네이버 이용자를 위해 설계되는 만큼 "언론사의 독자는 아니다"라는 비판도 있다.

카카오는 내년 하반기에 카카오톡 메신저 앱에서 구독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는 뉴스를 포함해 콘텐츠 이용환경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일단 몇몇 언론사들이 포털사이트의 구독모델 합류에 적극 참여할 예정으로 보인다. 자사 채널 강화, 내부 인력 투입 부담을 고려할 때 실익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4. 포털뉴스의 '알고리즘' 배얼 논란 재연

현재 포털 뉴스로 유입되는 이용자 비중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뉴스 제휴정책의 변화로 포털사이트 내 뉴스 점유율과 같은 기여도로 수익배분을 받는 구조에서 언론의 대포털 이슈는 일상적이다. 포털의 뉴스이용 데이터에 일희일비하는 언론사 내부의 진풍경도 십수년 째다.

선정적 제목, 베껴 쓰기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포털뉴스 편집은 알고리즘(AI)의 편향성 논란으로 다시 극화됐다. 거대 보수신문을 비롯 뉴스 통신사 계열 등이 양대 포털사이트에 뉴스 페이지뷰를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AI의 한계를 제어하는 투명한 테이블을 확보하는 것 못지않게 언론사의 자사 저널리즈메 대한 냉정한 성찰이 필요한 대목이다.

5. 언론-포털 관계, 도전적 변화 예고

네이버는 지난해 예고한 대로 언론사에 지급하던 콘텐츠 전재료를 폐지했다. 대신 포털 뉴스 채널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 지급으로 전환했다. 언론사 구독판 등 이용자의 브랜드 기반 뉴스소비를 설계하며 이용자의 뉴스이용행태를 재설계했다. 포털에서 '뉴스 유료 구독모델'을 상정하는 것도 변화 신호다. '콘텐츠 상품화'라는 불이 언론사 발등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주제판을 운영하는 네이버·언론사 합작회사에 대한 지원금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일부 언론사는 독립법인의 경영난을 벌써 우려하고 있다. 네이버에 안주하던 언론사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수밖에 없다. 포털의 기존 인링크 방식 뉴스 서비스 중단도 예상해봄직 하다. 결국 언론의 지속가능한 생존모델은 '콘텐츠'와 '브랜드' 경쟁력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6. 판치는 가짜뉴스, 혐오와 증오뉴스

팬데믹 상황에서 언론이 '공포'를 조장하는 뉴스를 온라인으로 퍼뜨리며 논란이 벌어졌다. 전통매체 스스로 가짜뉴스를 유통하고 확산하는 근거지가 됐다. 허위정보가 판치는 데는 한국언론의 정파성이 거론됐다. 4·15 총선 전후 과정에서 진영의 유·불리를 따지는 왜곡, 편향보도도 이어졌다.

검찰발 받아쓰기가 여과없이 쏟아지면서 검찰개혁이란 본질은 사라졌다. 특정 정치세력이나 인물 간의 갈등만 부추기고 정쟁화를 심화했다. 뉴스를 중심으로 혐오와 증오, 적대와 반목의 전선이 형성됐다. 포털사이트는 공론장이 아닌 편향뉴스의 전시장으로 흘렀다. 뉴스 불신이 되풀이됐지만 성찰은 부족했다. 정치권의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논의를 자초했다. 

한국경제신문의 주요 뉴스레터 목록. 이 신문과 조선일보는 편집국 내 '뉴스레터' 담당 부서를 신설하며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7. 뉴스레터 서비스 부상

일부 언론사를 중심으로 '뉴스레터'가 부상했다. <한국경제>는 WSJ를 벤치마킹한 특정 타깃-기업의 CHO, CFO, CMO 등을 대상으로 하는 뉴스레터를 잇따라 내놨다. 3~4년 전부터 뉴스레터에 공을 들여온 <중앙일보>도 카테고리를 늘리는 등 재정비했다. <조선일보>도 명상(종교) 국방 등 전문기자를 앞세운 뉴스레터 서비스를 오픈했다.

뉴스레터는 이메일 구독방식으로 새로운 뉴스소비 습관 형성 기반으로 재도약했다. 주로 포털사이트에서 뉴스를 보는 국내 뉴스 이용자에게 얼머나 호응을 불러모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기자와 독자 사이의 소통도구인 만큼 커뮤니티 구축 등 섬세한 독자관계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8. 기자의 소셜미디어 활동 논란

전·현직 기자들의 소셜미디어 활동은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거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사회이슈에 대한 의견을 활발하게 피력했다. KBS, SBS 등 지상파방송사와 대형 신문사들은 내부 구성원들의 SNS 활동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다. 하지만 회사 방향과 다른 기자들의 (정치적) 견해 표현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강진구 <경향신문> 기자는 회사의 미투사건 관점과 배치되는 보도로 '정직' 징계를 받았다. 강 기자는 페이스북으로 '정직일기'를 게재하고 사측의 맹목적인 '피해자 중심주의' 입장을 비판했다. 신연수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검찰개혁 지지칼럼을 낸 뒤 논설위원 배제 인사통보를 받았다. 사표를 낸 직후 페이스북에 소감을 밝히자 응원댓글이 쏟아졌다.

언론비평지 미디어오늘이 기획하고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후원한 유튜브 저널리즘 세미나 강의가 열렸다. 유튜브코리아는 유튜브가 단순히 콘텐츠를 배포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커뮤니티를 지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유튜브에 우후죽순처럼 개설된 언론사 채널의 미래가 힘겨워 보인다. 

9. 더 확산되는 유튜브 뉴스소비 

방송사 제작뉴스, 디지털언론사 제작뉴스, 인플루언서 제작뉴스, 개인 제작뉴스 등 이른바 '유튜브 저널리즘'이 범람했다. 미국 대통령선거 개표 라이브 방송 등 주요 이슈에서 지상파방송사보다 동시접속자 수가 많은 유튜브 채널이 등장했다. 정치선동을 일삼는 채널 구독으로 확증편향 우려도 커졌다. 유튜브가 저널리즘의 도구가 될 수 있을지 논의도 일었다.

현재 주요 언론사의 유튜브 전략은 광고(PPL 포함), 유료구독 연계 등 매출목표 외에도 정기적으로 시청하는 구독자 확보로 매체 인지도를 높이는 브랜드 마케팅으로 나뉜다. 주요 신문사들도 전담인력을 두고 오리지널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내년에도 유튜브를 중심으로 동영상 콘텐츠 생산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 사무소를 내는 글로벌 언론의 채용공지. 링크드인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12월 28일 현재 뉴욕타임스에 100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렸다. 이들 언론의 서울발 디지털 서비스가 국내 온라인저널리즘 지형에 긍정적 에너지로 작동할 수 있을까?

10. 해외언론, 서울 입성

미국의 대표적 일간지인 뉴욕타임스(NYT)의 홍콩지사 일부 인력이 2021년 서울로 옮긴다. 이들은 뉴욕타임스 디지털 뉴스 담당인력이다. 워싱턴포스트 서울 사무소도 신설된다. 워싱턴포스트는 글로벌 속보 뉴스를 생산하는 거점으로 런던과 함게 서울을 선정했다. 이들 매체는 서울에서 기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뉴욕타임스에는 100명 이상이 지원했다. 

2015년 일본 닛케이에 매각된 파이낸셜타임스(FT)도기자를 채용 중이다. 글로벌 언론사가 버티기 어렵다는 한국 뉴스시장에서 흔치 않은 일이다. 해외 유력 언론의 서울 입성은 국내 온라인 저널리즘 지형에 신선한 자극을 줄 수도 있다. 독보적인 저널리즘으로 수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언론사들이 한국어 뉴스 생산 또는 서울발 뉴스를 늘릴 경우 '서울의 BBC 특파원'처럼 극적인 독자 반응이 잇따를지 모른다. 

한국언론은 '신뢰도 개선'이란 무거운 짐을 지고 2021년을 맞는다. 온라인저널리즘 환경은 여전히 척박하다. 기술투자는 제한적이고 전문인력의 고용환경도 불확실하다.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위기구조는 심각하다. 팬데믹은 그 불확실성을 고조시켰다. 이용자의 뉴스 이용행태를 제대로 수렴하는 일관된 전략과 성과 사레도 드물다.

낡은 리더십과 조직문화는 디지털 부문 종사자들의 의사결정권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 온라인저널리즘은 가욋일과 부차적 일로 다루는 곳이 많다. 시장과 독자를 정확히 진단하지 않은 채 콘텐츠 개발에 나서거나 치밀한 준비 없는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로 언론사 내부에 혼선과 동요도 일었다. 

이렇게 디지털 부문은 해묵은 숙제들도 많지만 새해에는 보다 깊은 고민거리들도 생길 것이다. 다음은 주요 언론사 디지털 담당자들이 꼽은 '결정적'인 이슈다.

1. 구독, 후원, 멤버십 등의 선택의 시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 기자들의 온라인 활동이 증가할수록 적절한 평가모델이 필요하다.

3. IT 개발부문은 물론 마케팅, 비즈니스 등에서 디지털 인재확보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4. 디지털 어젠다가 커지는 반면 의사결정구조에서 디지털 전문가의 관여가 제한적이다.

5. 현재의 뉴스조직에서 '제품'으로서의 뉴스, 콘텐츠를 해결할 수 있는가?

6. '우리의 독자'를 발견, 개발하고 합당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가?

7. 제대로 포털과 협력하는 거래, 제대로 포털에서 독립하는 도전이 공존한다.

 

'제9회 디지털저널리즘어워드'에서 수상했던 한 신문사 디지털 담당자는 "저널리즘이 무엇인지 의문하지 않았다. 제대로 하고 있는지 누구도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사실 기존대로 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단지 전쟁터였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전장에서도 희망의 뿌리를 찾는 것이 디지털 부문 종사자들의 숙명이다. 

2021년은 독자와 시장이 검증한 공감의 뉴스가 이끌어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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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진영언론' 넘어 진짜 '진보언론' 필요하다

Politics 2020. 8. 4. 16:45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경향신문 홈페이지 회사 소개 페이지 캡쳐. '공명정대'란 글자가 촛불집회 이미지 위에 뚜렷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한국에 진보-보수라는 언론지형은 묽어지고 '받아쓰기' 언론만 창궐하는 상태다. '받아쓰는' 부분이나마 '사실'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자주 나타난다. 최근 4~5년 간 세계에서 한국언론의 신뢰도가 '꼴찌'라는 기록과 연결해볼 만하다. 유감스러운 것은 언론 자유도는 개선되는 상황에서 언론신뢰도는 곤두박질치는 일이다. 특히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는 언론사 내부에서 보도 경향을 놓고 '갈등'이 빈발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기자들의 경쟁인식이 낮다. 기자 선발과 취재보도의 내용이 매체의 역사성과는 별도로 돌아가는 형국이다. 시니어 기자와 주니어 기자 사이에 공감하는 지점이 잘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가을 한 진보언론 관계자는 '조국사태'로 뉴스조직 내부가 시끄러운 가운데 찾아왔다. 그는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조직이 되었다"고 말했다. 

강진구 경향신문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그 혼란의 원인으로 '후배권력'을 꼽았다. 단지 위 아래의 '서열'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 이질감이 커졌다. 진영언론이라고 할 배경이 사실상 부서졌다. 매체를 '리셋'하는 수밖에 없다. 기자들은 현재의 매체환경과 주변 상황에만 매몰돼 뉴스를 생산하고 있다. 맞다, 틀리다의 문제가 아니다. 경쟁의 서사가 사라졌다.  

둘째, 독자를 존중하고 앞세우는 전략이 없다. 디지털 플랫폼 기반 뉴스 소비 시장이 압도하지만 전통적 플랫폼의 엉성한 비즈니스 모델에 기대고 있다. 교양의 시민은 물론 자신의 독자조차 버렸다. 그저 숫자의 노예가 됐다. 네이버 언론사 편집판 구독 설정자수에 환호하며 네이버 댓글과 기사 랭킹에 작약한다. 거대한 '네이버 언론'을 숭배한다. 네이버에 '언론사 브랜드'가 뜨면 안심한다. '독자'가 누구인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 네이버 알고리즘에 길들여지고 네이버 독자에 주목하는 '네이버즘'의 유령에 잡혔다. 

새 뉴스 소비처로 부상한 유튜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시장과 독자를 이해하는 과정이라지만 내부는 상업적으로만 타협한다. 공동체에 절실한 저널리즘은 테이블에 올리지 않는다. 기자들의 자존심이면 족하다. 생태계에서 자신을 과시하면 그만이다. 스스로의 뿌리와 가치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의 문법에 길들여지는 식이다. 더 많은 디지털 뉴스 생산과 더 많은 네이버의 눈길에 드는 것이다. 이렇게 진보언론의 모든 혁신은 저널리즘과는 동떨어졌다.

비단 진보언론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유독 진보언론의 내상이 심하다. 왜냐하면 그들에겐 그들의 비범한 독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셋째, 품위를 잃었다. 언론이 네이버즘을 맹종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은 단순 지표의 추종이다. 트래픽에 열광하고 있다. 가장 혁신적인 한 신문사의 기사입력기(CMS)에는 실시간 네이버 인기기사 순위표-점유율이 표시된다. 어떻게 하면 네이버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 콘텐츠는 네이버의 코스와 타임라인에 완벽히 맞춰졌다. 

이 과정에서 진보언론은 스스로 다잡고 가야 할 '어젠다'를 상정하는 전략적 노고도 접었다. 지독한 자기 성찰도 없고, 고귀한 자신의 독자를 찾는 노력도 없고, 장엄한 한국 민주주의의 얼굴도 없다. 대화도 토론도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의 이름으로, '언론'이라는 형태로 생존이 가능하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짜뉴스'다. 

'87년 체제' 직후 창간한 한겨레신문, 1998년 사원주주회사로 변신한 경향신문, '2002년 체제'와 동행한 오마이뉴스 등 진영으로서의 진보언론은 '2017년 체제'는 온전히 수렴하지 못했다. '2017년 체제'란 지연되는 정의를 제자리에 올리고, 공동체의 미래진로를 세우며, 시민의 교양을 채우라는 메시지였다. 그러나 매체와 그 종사자들은 역사적 의미를 소실하며 불거지는 사안은 태만하게 다뤘다. 한국언론의 신뢰 추락에 미친 책임이 못지않다. 

'진영언론'의 '허위'를 벗고 '진보언론'의 '전모'를 입을 때다. '진보언론'은 첫째, 정의의 고장과 지연을 막는다. 둘째, 민주공화정의 부식을 제거한다. 셋째, 미래 공동체의 가치 균열을 메운다. 넷째, 역사의 왜곡을 바로잡는다. 다섯째, 시민의 교양을 키운다 등의 원칙을 가다듬는다. 

이 시기에 진보언론 상정은 한국의 진보 에너지가 충분하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오직 그 에너지를 알뜰히 쓰고 가득히 충전하는 뉴스룸의 호응이 절실하다. 그래서 교양의 시민이 향하는 대언론 여정은 강단있는 진영언론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교양의 시민을 인식하고 존중하는 진보언론 재건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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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내부 혁신'은 뉴스 검증과 평가가 관건이다. 기자 개인, 조직 환경, 진로 등을 재정의 하는 과정이다.

 

"'팬데믹'으로 기업의 신사업 추진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기존 사업 확장도 시간적 공간적으로 장벽이 생겼다. 내년 초 전후로 '코로나 후폭풍'이 엄청날 것이다. 인력 감축은 이미 시나리오다. 기업을 오래 경영해왔지만 자신감이 없어진다.

그런데 언론사 간부들을 만나보면 현실감이 없는 것 같다. 기업이 처한 상태를 모른다기보다는 기업과 언론 관계를 낙관하고 있더라. 나는 기존의 언론사를 통해 경영 정보를 취득하지 않는다. 신문 지면은 안 본 지가 진짜 오래됐다.

글로벌 미디어도 아니고 (국내 언론에) 알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방송은 시청률도 낮지. 손자놈은 프로그램을 다 토막으로 본다. 신문지면을 든 사람도 본 적이 없다. 직원들한테 차라리 '펭수'를 만나라고 한 적이 있다.

요즘 들어 언론사가 온라인으로 행사를 하는데... 기업은 협찬을 한다. 솔직히 그게 무슨 근거가 있는 일인가. 나보다 젊은 임원들이 정말 '성가신다'고 하더라.

언론사가 너무 많아서 집중도 안 된다. 서로 자기 말이 맞다고 하는데 따지고 보면 맞는 말이 별로 없다. 한국 언론 신뢰도가 바닥이라고 들었다. 거기까지는 그렇다 쳐도 우리가 그걸(언론사를) 도와준다고 생각하니 이게 맞는 처신인가 싶다.

팬데믹으로 기업이나 사람들은 다 힘들다는데 언론사는 요즘 (혁신)하는 게 무엇이 있는가?"

얼마 전 한 기업체 최고경영자를 만나서 들은 이야기다. 한 사람의 말을 옮겨 상황을 극화하려는 게 아니다. 전통매체 주변이 확실히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단 걸 전하고 싶었다. 최고의 오픈 저널리즘과 지향점을 가져왔던 <가디언>조차 편집국 인력을 비롯 200명에 가까운 인력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후원하는 사람들이 80만명이 넘는 매체다.

반면 시장에서 거둔 성과도 그 내용이 썩 변변치 않은 한국 언론사들은 뻔뻔하다. '자기' 독자들을 아예 팽개치는 언론사도 있다. 이 신문사 구성원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다보면 지금까지도 자신의 뉴스를 퍼뜨리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언론과 기자의 낮은 경쟁인식이 팬데믹은 물론 공동체 이슈의 진로를 어둡게 한다는 지적이 많다. 언론의 진영주의와 상업주의를 거론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진정한 문제는 사실을 훼손하는 자기 자신의 부정행위다. 거창하게 역사까지는 아니지만 독자를 존중한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기 어렵다.

언론의 문제는 기자(뉴스조직), 저널리즘, 독자의 영역에서 일어난다. 첫째, 기자는 '경쟁'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 스스로에 대한 평가도 교정해야 한다. 무엇과 경쟁하고 있고 무엇으로 보상받고 있는지 냉정한 자기 검증이 필요하다. 그래야 독자와 시장이 제대로 보인다. 지금은 기자 혼자서 미친 듯이 일하는 것뿐이다.

둘째, 저널리즘을 뿌리까지 살펴야 한다. '머릿속 생각'을 넘어 '프레이밍'의 늪에 빠지지 않았는지, 그리고 그것은 사실과 부합한 것인지, 상업주의와 폭로주의의 장벽을 넘어 대안과 희망을 말하는지 끝까지 챙겨야 한다. 뉴스는 만만한 쪽을 향해 휘두르는 폭력이 아니다. (트래픽) 장사도 아니다.

셋째, 독자를 제대로 봐야 한다. 우리의 독자부터 누구인지 파악해야 한다. 독자를 이해하는 공정을 내부 프로세스에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독자를 넘어 세상의 변화를 짚어야 한다. 이때 독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뉴스를 만들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뉴스에 독자들을 참여시켜야 한다. 우리 독자에 대한 존중심이 없는 언론은 가장 먼저 망한다.

그런데 생태계로 하루 수만 건씩 배출하는 대부분의 뉴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생명이 다한다. 이 현실은 '모르쇠' 한다. 독자의 '진영 소비'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던데 그건 어디서나 비슷한 상황이다. 구질구질해지는 진짜 이유는 (언론사가 쿠킹한) '훼손된' 정보가 몹시 많다는 데 있다.

매일 해외 미디어와 콘텐츠, 통계를 인용하는 혁신가들을 이해는 한다. 그러나 언론의 '본류'는 썩어서 구린내가 진동한다. 언론단체는 날마다 엉뚱한 소리를 한다. 진정으로 바뀌기를 원하지도 않고 무엇을 해야 하는 지도 모르는 상태이다. 

며칠 전 한 방송사의 '저널리즘' 관련 프로그램 담당 기자와 전화통화를 했다. '뉴스의 범람'을 넘어 '뉴스의 폭력'이 심각했다. 그저 부끄러웠다. 사실 젊은 기자들은 저널리즘 이슈에 시쳇말로 '나이브'하다. 또 오래된 기자들은 관성적이다. 뉴스조직 내부에 신구 세대 간 소통은 엷어졌다. 이름을 걸고 쓰는 뉴스를 제대로 평가하고 성찰하는 일이 있기라도 한가?

지금 필요한 건 얼렁뚱땅 식의 변화가 아니다. 지독한 변신이다. 시장, 조직, 기자, 뉴스 등 모든 부분에 제대로 된 '구조조정'이 일어나야 한다. 곧 '코로나 쓰나미'가 밀어닥친다. 정상적이라면 언론을 도와줄 '친구'들은 1997년, 2008년보다 극히 드물 것이다. 모두가 '마스크'를 쓴 채 버티고 있다. 진정한 비극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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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의진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기자님 언론사 입사 준비생입니다. 판에 들어가기 전에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해답을 찾고자 골몰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인턴으로 일하며, 관련 연구와 기록을 찾아보며, 기자님 말씀처럼 독자와 소통하고 그 관계 속에서 브랜딩이 되는 시스템이 과연 가능한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조직 문화, 지금 조직 관행, 지금 조직 시스템에서 기자 개인이 경쟁력을 갖추려 이것저것을 시도하는게 가능한지 여쭙고 싶습니다. 그게 되려면 어떤 식으로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 그 변화가 가능한 시나리오인지도 여쭙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07.24 23:18
    • 수레바퀴 수레바퀴  수정/삭제

      한마디로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조직문화, 리더십 혹은 오너십, 생태계 등이 얽혀 있는 난제가 많습니다. 오롯이 기자의 열정이 필요합니다. 저도 그랬지만 기자로서 첫 발을 떼는 순간부터 초심을 잃지 않는 노력을 한다면 아마도 지금보다는 나은 조건에서 일할 수 있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건투하시길.

      2020.08.04 08:56 신고
    • 이의진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선생님. 선생님 같이 공부하시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큰 힘이 됩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디지털 이슈를 알고 공부하면서 좌절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쓰고 싶고,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는데 이대로 포기하는 건 나약하고 멍청한 생각이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다시 선생님께서 하셨던 작업을 복습하며 전의를 다지려는 중 답글을 달아주신 걸 확인했습니다. 정말 힘이 되는 답글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민을 쉬지 않겠습니다. 역량부터 갖추도록 애쓰겠습니다.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0.11.02 16:16


<중앙일보>는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면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형식의 콘텐츠를 많이 개발해왔다. '그래픽 텔링'은 종이신문 그래픽 부문 기자들의 열의를 모은 것이어서 그 전도가 주목된다.

한 언론사의 '움직이는 뉴스'가 포털 뉴스에 꾸준히 등장하고 있어 화제다. 바로 <중앙일보>의 이슈 패키지-'그래픽 텔링'이다. 평면적인 이미지를 뜻하는 기존의 2차원(2D) 그래픽에 모션 효과를 줘 뉴스를 시각화한 콘텐츠다.

사진, 지도, 데이터 시각화 등 그래픽 요소가 스토리를 이끄는 '그래픽 스토리'와 각 단계의 시각화나 텍스트가 서로 연계되면서 전체의 스토리가 이뤄지는 '디지털스토리텔링'의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

4월부터 중앙일보M 뉴스룸(편집국) 그래픽팀 기자들이 참여해 현재 40건이 넘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얼마 전 선보인 '재난지원금 ‘약발’ 안먹히는 지역, 서울엔 딱 네군데 있다'는 텍스트 기사 사이에 시각화된 정보를 품었다. 움직이는 글자와 이미지가 지도에 펼쳐지는 방식이다.

네이버 뉴스댓글에는 "그래픽 전달력이 좋다" "이런 뉴스는 (포털에서) 처음이다" 등이 달렸다. 독자의 호기심이나 관심을 높이는 전달방식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언론사 뉴스 댓글에서 이용자의 '칭찬'을 보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픽'에 주목한 독자들이 의견을 남긴 것만으로도 특별하다.

<중앙일보>의 '그래픽 텔링'은 사각형 박스 안에 다양한 정보를 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형태가 기본 인터페이스로 자리잡았다. 지도, 그래프 등에 수치나 정보를 담으며 표출하는 게 대표적이다. 포털뉴스에서도 온전히 시각화 형태로 볼 수 있다.

물론 다른 언론사의 비슷한 사례들도 있지만 신문지면 그래픽팀을 맡고 있는 기자들이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그래픽팀을 총괄하는 조문규 중앙일보 비주얼 디렉터는 "중앙일보는 디지털 환경변화에 맞는 콘텐츠 개발에 주력해왔다. 종이신문의 정적 그래픽에서 디지털의 동적 그래픽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문규 비주얼 디렉터는 "그래픽팀 구성원들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데 적극성을 띠었다"고 덧붙였다. 별도로 교육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애플 키노트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기술을 익히는 등 스터디를 계속했다.

'그래픽 텔링'은 처음엔 글자만 모션 효과를 적용했다. 지금은 이미지 등에 모션효과를 주는 등 계속 업그레이드를 해가고 있다. 그래픽 담당 기자들이 스스로 배우고 연구하는 상황이다.

안팎에서 넘어야 할 과제는 있다. 중앙일보 뉴스룸의 A 취재기자는 "그래픽팀의 노고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기자의 디지털 업무 부담이 늘었다. '그래픽 텔링'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실제 디지털 협업에 뛰어드는 것이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의 과정에서 '번 아웃'에 처한 한 기자의 목소리다.

다른 대형 신문사의 B 취재기자도 비슷한 이야기를 건넸다. "하루에 몇 건씩 기사를 짜내고 있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내 일이 아닌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시각화 뉴스의 과제는 밖에도 있다. 포털사이트를 비롯한 뉴스 생태계의 한계다. 아무리 좋은 스토리텔링도 많은 이용자를 흡수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속보나 이슈를 중심으로 뉴스가 소비되는 구조다.

또 포털 뉴스 뷰페이지는 언론사가 생산하는 비주얼 포맷을 거부하고 있다. 이용자가 컴퓨터나 모바일 화면을 스크롤하거나 터치, 클릭하는 등 상호작용으로 바뀌는 시각화 형식인 '인터랙티브 뉴스 스토리'는 포털사이트에는 나오지 않는다.

한 포털사이트 관계자는 "언론사별 다양한 포맷을 표준화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텍스트 기사나 분류코드처럼 서비스 관리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이퍼링크만 해도 광고게시 등 악용 가능성이 상존해 부정적이다.

중앙일보 A 기자는 "(이러한 뉴스유통 환경에서는) 비주얼 콘텐츠의 특장점 자체를 어필하는 방향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기사에 묻어가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콘텐츠로 자리매김하는 시도가 많았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소셜플랫폼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적으로 구현되는 그래픽 텔링.

다음은 조문규 비주얼 디렉터와 이메일로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다.

Q. 중앙일보 '그래픽텔링'의 개념은?

‘그래픽 스토리텔링’의 줄임말이다. ”뉴스를 어떻게 표현하면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출발한 스토리텔링이다. 기존의 2D그래픽에 모션 효과를 줘 뉴스를 시각화한 콘텐츠다.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뉴스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형식으로 작성되고 있다.

Q. '그래픽 텔링'을 시작한 배경은?

중앙일보는 디지털 환경 변화에 맞는 콘텐츠 개발에 주력해왔다. 이 연장선에서 "디지털 구독자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로 무엇이 있을까?“라는 고민을 멈춘 적이 없다.

Q. 종이신문 그래픽 업무를 처리해온 구성원들의 디지털 기술 습득은?

지면이 한정된 공간이라면 디지털은 무한의 공간이다. 디지털은 동적인 비주얼 요소가 중요하다. 디지털 생태계의 확장을 지켜보며 그래픽팀은 새로운 기술 습득에 적극 나섰다. 현재는 그래픽팀 모든 구성원들이 '그래픽 텔링'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그래픽 기자들은 관련 기술은 대부분 습득했다. 더 나아가 스터디 그룹 등의 형태로 공유하며 노력하고 있다.

Q. '그래픽 텔링' 업무 과정은?

신문사의 텍스트 기사 출고 과정과 도일하다. 자신의 뉴스를 ‘그래픽 텔링’ 형식으로 보도하기를 원하는 중앙일보 뉴스룸 기자들이 기사를 발제하는 단계에서 작업이 시작된다. 그 과정에서 취재기자들은 그래픽 기자들과 소통하며 가장 효과적인 표현방법을 수정, 보완한다.

Q. '재난지원금 ‘약발’ 안먹히는 지역, 서울엔 딱 네군데 있다'는 구현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가?

줌(zoom, 이미지를 확대하는 기능) 등 여러 요소들이 섞여 있어 6시간 남짓 걸렸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표현 방법의 수준이 높을수록 작업시간은 비례한다.

Q. '그래픽 텔링'에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

‘그래픽 텔링’은 디지털 독자 관점에서 제작한다. 텍스트 뉴스를 비주얼하게 제공할 때 독자가 흥미있게,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게 전달하는데 목표를 둔다.

Q. 안팎의 반응은?

처음엔 빠르게 움직이는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그래서 모션 시간을 조정하는 등 여러 시도를 했다.

이후 '시리즈'로 매일 출고되고 자리를 잡아가면서 "눈이 즐거운 기사에 감사하다" "움짤 넣은 거 재미있다" "신선하다" 등 스트레이트성 뉴스의 댓글에선 잘 볼 수 없는(?) 반응들이 늘었다. 더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Q. 앞으로의 계획은?

'그래픽 텔링’은 새로운 스토리텔링 방식의 하나다. 중앙일보 ‘그래픽 텔링’은 흥미로우면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다. 사진ㆍ지도ㆍ애니메이션 등 많은 비주얼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섞어 좋은 표현방식을 찾아내려 한다. 앞으로 인터랙티브(interactive) 요소를 접목해보고 싶다. '훌륭한 뉴스 퀄리티'가 기본이라는 점도 유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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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의 인터랙티브 뉴스 스토리텔링은 포털 뉴스 뷰페이지에 구현이 되지 않는다. 한 포털사이트 정책부문 담당자는 "기본적으로 좋은 콘텐츠를 유통하는 것을 마다하는 포털사업자는 없다. 다만 포맷의 문제가 걸림돌이다. 각 언론사들의 다양한 포맷을 균질하게 제공하는 게 관건인데 이를 표준화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인터랙티브 뉴스 스토리처럼 품이 많이 들어간 언론사 콘텐츠를 별도의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는 있다"면서도 "이 경우 콘텐츠 수급의 지속성 뿐만 아니라 균형성 논란도 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사안일 경우 제작여건이 있는 언론사의 것만 노출될 수 있고, 업데이트 자체가 뜸해지는 등 서비스 관리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포털 뉴스 뷰페이지의 '하이퍼링크'는 '광고 악용' 가능성을 들어 전면 적용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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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에 자부심이 있는 언론만 가능한 메시지다. 한국 언론은 이러한 가치를 내세운 적이 없다. 


지난 20여년의 디지털 저널리즘 환경은 독자인 시민의 뉴스 생산자 역할 형성, 배포자 플랫폼 지위 확대, 뉴스 형식과 구성의 변화, 가짜뉴스 범람과 언론 신뢰도 추락 등 격랑의 연속이었다. 

흥미로운 분기점은 있었다. 기존의 판을 바꾸는 혁신으로 2000년 2월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 창간은 하나의 신호탄이었다. 직업 기자의 정체성에 의문 부호를 다는 사건이었다. 또 다른 전환은 2003년 CBS <노컷뉴스>였다. '레거시'(legacy)를 대표하는 라디오 뉴스의 디지털화(化)다. 

인상적인 변화는 지상파 방송사에서도 나왔다. SBS 비디오머그, 스브스뉴스 등이다.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만들면서 TV 메인 뉴스 프로그램보다 높은 관심을 받았다. JTBC의 '소셜 라이브'는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룸'과 연동돼 화제를 뿌렸다. 

하지만 이 혁신은 오래가지 못했다. 혁신의 DNA를 남기기는 했어도 뿌리까지 이식되는 것은 아니었다. 또 다른 혁신, 더 큰 혁신으로 계속 이어져야 하지만 위계적 조직문화, 왜곡된 경쟁 질서, 언론산업의 영세성 등으로 번번이 막혔다. 이 과정에서 미디어 이용률은 곤두박질쳤다.

구조적인 혁신에 나설 것인지 아니면 단기적인 변화에 나설 것인지의 갈림길. 늘 만나는 그 길에서 언론의 선택은 대부분 후자였다. 알리바이는 성공모델의 부재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상처 투성이의 언론산업에 '불안정성'을 더했다. 인터넷신문 8천여개를 포함 2만개가 넘는 매체 간 경쟁은 포털 생태계에 여전히 갇힌 상태다. 코로나19는 트래픽을 몰고 왔지만 독자와 연루되지는 못했다. 

네이버, 카카오 양대 포털사업자는 시간 차이만 있을 뿐 언론 전재료 계약을 원점에서 바꾸고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은 물론 작은 커뮤니티까지 뉴스를 배포하는 한 대형 신문사는 비로소 탈포털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를 얻었다. 하지만 충실한 저널리즘의 영향력 덕분으로 보는 이는 드물다.   

<뉴욕타임스>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바꾼 세상'. 스토리텔링 방식이 이채롭다. 직관적 시각화, 하이퍼링크, 롱 폼 스토리 그리고 통찰의 텍스트가 어우러졌다. <뉴욕타임스>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유료 가입자를 늘리는 등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경영실적을 냈다. 뉴스 미디어 기업의 지속가능한 생존모델은 <뉴욕타임스>의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독보적 저널리즘 뿐이다.


기존의 디지털 혁신은 단지 속도, 양, 포맷, 검색엔진 최적화로 쏠렸기 때문이다. 온라인 뉴스 시장의 상업적 속성에 따른 현실적인 선택으로 둘러댔다. 

코로나19는 그 취약한 지점을 여지없이 흔들었다. 공포와 두려움으로 클릭을 유도하는 뉴스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취재윤리와 공동체를 고려한 흔적은 드물었다.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International News Media Association)는 지난달 '코로나 바이러스 시대의 뉴스 구독' 보고서에서 "뉴스 소비자는 불확실한 시기에는 양질의 저널리즘에 기꺼이 지불한다. 명확한 설명의 저널리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비영리 연구조사기관 <퓨리서치 센터(PEW)>의 '2025년의 인터넷' 보고서는 세계의 사람들과 '이웃'으로 관계를 맺는 네트워크의 질서를 예상했다. 

또한 많은 정보를 다루고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지식을 쏟아낼 것이다. 인공지능(AI)과 빅 데이터는 재능 있는 시민을 더 초대할 것이며, 차별-불평등-억압 등 사회적 갈등의 전모를 더 극적으로 그려갈 것이다. 

언론은 더 지혜롭고 더 유연하며, 품위를 잃지 않은 채 중재하거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보편적 이성의 연대(solidarity)를 추진해야 한다. 완벽한 저널리즘만이 이를 담금질할 수 있다. 

"우리는 휼륭한 저널리즘이 독자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고, 더 성취감을 갖게 하며, 모든 사회를 더 강하고 더 공정하게 이끄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뉴욕타임스> 유료 가입 페이지에 나오는 글이다.

‘포스트 코로나’는 코로나 이전 시대에 놓치고 있었거나 새롭게 부상하는 과제의 해결을 주문한다. 취재윤리를 비롯한 저널리즘의 원칙을 가다듬는 한편 ‘독자 퍼스트’의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진정한 디지털 전환은 일어날 수 있을까?


'신뢰 경쟁'이다

즉, '품격' 선언이다. 품격을 강조하는 경쟁은 곧 '신뢰 경쟁'이다. 저널리즘의 원칙을 따르고 디지털 요소를 수렴하는 등 탄탄한 기본기를 갖춰야 한다. 영국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는 최근 공개한 '로이터 미래뉴스 2020'에서 언론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강조했다.  

신뢰의 조건은 뉴스의 '정확성'과 '공정성'을 꼽았다. 매력적인 뉴스의 요소로는 깊이(depth)와 지성(intelligence)을 제시했다. ‘팩트체크’처럼 언론의 본령을 걸어야 한다.

'희망과 대안의 경쟁'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저널리즘은 전례없는 상황과 맞닥뜨린다. 디지털 뉴스 시장의 위기 환경보다 도시 공동체의 변화가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양극화, 인공지능(AI)과 노동의 종말 같은 지금까지의 전율과 동요는 비대면화, 원격 서비스, 사회적 차별, (지역)분산 대응과 자국 공급망 지키기 등 새로운 긴장의 에너지를 만나고 있다. 

뉴스의 원형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었다. 현대 언론은 다시 진솔한 광장을 주시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짜여지는 공간과 시간 속에 사람들을 살펴야 한다. 대화를 바탕으로 '커뮤니티'를 이끌어야 한다. 세계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는 '대안의 저널리즘'(solution journalism)이다.

'독자 개발 경쟁'이다

더 확실한 혁신은 독자 연결이다. 2014년 <뉴욕타임스>의 한 간부는 "우리는 20세기에 넘볼 수 없는 명성을 가졌지만 이제는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나아가서 그들과 손을 맞잡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휘발성 트래픽을 버리는 대신 자주 방문하는 독자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서비스에 수렴해야 한다. 교양의 독자를 찾고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독자와 연결하고 관계를 심화하는 작업이다. 접속과 가입, 지불의사를 갖게 하는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

코로나19로 미국이 통제되고 있는 가운데 방문자가 급증한 <뉴욕타임스>의 온라인 독자 서베이. 독자가 누구인지 파악하려 애쓴다. 디지털 오디언스를 꾸준히 그리고 세밀하게 확인하고 이를 뉴스와 서비스에 반영하는 한국 언론은 존재하는가?


'공감 경쟁'이다
 
업력, 자존심, 권위를 앞세운 현재의 게임은 접어야 한다. 메마른 고립과 고난, 고통이 찾아온다. 언론의 일방적인 주의·주장은 극심한 피로를 줄 뿐이다. '뉴스 사막화'와 '뉴스 정글화'가 이뤄지는 언론 지형에서 '뉴스 회피자'(news avoider)의 확산은 고객(audience)에 대한 완전히 다른 전략을 요구한다.   

사회적 연고와 출입처 기반의 샐러리 기자는 저물고 독자의 경험을 나누고 공감하는 자유로운 기자의 시대가 도래가 임박하다. 뉴스조직은 뉴스 스토리의 기계적 실험을 넘어 인간과 문명을 이해하는 휴머니스트를 키워야 한다. 저널리스트는 정보 전달자로 그치지 않고 독자와 교류하는 협력자·동반자로 성장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뉴스'를 시험한다. △ 어떻게 세계를 규정할 것인가 △ 어떻게 사실을 취재할 것인가 △ 어떻게 독자를 마주할 것인가 등 원초적 질문이다. 한국 언론은 미래를 대비할 것인가 아니면 똑같은 길을 갈 것인가.

덧글. 이 포스트는 <민중의 소리> 창간 20주년을 맞아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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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시각화'를 적용한 그래픽 스토리. 코로나19 확산 경로와 그 관계에 초점을 맞춘 이 스토리는 아이디어 채택 후 완성까지 약 2주 간의 시간이 걸렸다. 하나의 '스토리'가 나오기까지 내부 구성원들은 독자 관점에서 열띤 토론을 거듭한다. 뿐만 아니라 <워싱턴포스트> 그래픽팀은 트위터(@PostGraphics) 등 소셜계정으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던 3월 26일.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온라인 기사 "한국교회는 어떻게 코로나19 확산을 부채질했는가?(How a South Korean church helped fuel the spread of the coronavirus?)"를 게재했다.

이 기사는 '신천지' 교인이 퍼뜨리는 한국의 집단감염 상황을 특별한 형식으로 표현했다. 질병관리본부(KCDC) 데이터와 한국의 주요신문 뉴스를 수집한 뒤 이를 그래픽 위주로 재구성한 '그래픽 스토리'다. 코로나19 확산 경로와 그 관계에 초점을 맞추는데 효과적인 '네트워크 시각화'(그림)를 적용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던 때라 국내 소셜미디어에는 이 그래픽 스토리를 공유하는 글들이 많았다. 세계적인 언론사 <워싱턴포스트>가 한국의 '코로나19' 이슈를 다루는 만큼 화제였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던 때라 국내 소셜미디어에는 이 그래픽 스토리를 공유하는 글들이 많았다. 세계적인 언론사 <워싱턴포스트>가 한국의 '코로나19' 이슈를 다루는 만큼 화제였다. 이 그래픽 스토리는 모두 세 명의 기자들이 협업했는데 두 명의 한국인 기자가 있었다. 김민주 <워싱턴포스트> 서울 주재 기자와 워싱턴 본사에 있는 신유진 그래픽 기자(Graphics Reporter)였다. 신유진 기자에게 이메일로 제작과정을 질문했다.

<워싱턴포스트> 본사 건물. 사진 제공 <워싱턴포스트> 홍보팀.


신 기자는 "한국 질병관리본부 데이터와 관련 뉴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부서 회의 때 발제를 했는데 받아들여졌다"라고 밝혔다. 이때 미국에도 확진자 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었지만 감염경로를 알 수 있는 데이터는 한국이 유일했기 때문이다.

'그래픽 스토리'는 가장 본질적인 질문은 무엇인지, 이 질문에 답하려면 이야기를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은지, 시각화가 글-텍스트와 잘 어우러져서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지 등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을 핵심으로 한다.

특히 증강현실(AR) 같은 혁신적인 스토리는 마감 이전에 언론사 내에서 사용자 테스트(User Testing)를 거친다. 사람들의 사용 경험을 수렴해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최종 점검을 한다.

하나의 '인터랙티브 뉴스 스토리'에 얼마나 많은 고민을 녹여내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의 집단 감염을 다룬 '그래픽 스토리'의 경우 아이디어 논의부터 완성까지 약 2주가 걸렸다. 미국서 6년차 기자경력의 신 기자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그래픽과 스토리텔링이 전부는 아니다. 그것이 어떠한 정보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독자를 이해시키지 못한다면 이는 스토리로서 실패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래픽 기자는 이 과정에서 흥미로우면서 정확한 정보 전달방식을 맡는다. 주요 업무는 첫째, 데이터 수집·분석 및 취재로 이야기거리 발견 둘째, 이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데이터 시각화 디자인 셋째, 좀 더 간결하고 흥미롭게 전달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방식 접목 등이다.

주로 지도, 사진, 그래프, 챠트 등의 시각 정보를 이용하여 스토리텔링 뉴스를 구현해 '비주얼 저널리스트(Visual Journalist)'라고도 한다.

 그래픽 기자는 '비주얼 저널리스트'로 불린다. 멀티미디어 포맷이 강조되는 디지털 뉴스 환경에서 테크놀로지, 디자인 등을 효과적으로 접목해 정확한 정보 전달과 독자 이해를 돕는 전문영역이 주목받고 있다. 


신 기자는 "그래픽 기자는 데이터 시각화 방식과 그래픽, 기술 등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디자이너, 개발자, 기자 등 1인 다역을 소화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언론사에는 이런 역할을 하는 '그래픽 기자'는 없다.

전문 기자와 다양한 구성원이 합류해야 가능한 인터랙티브 뉴스 스토리는 해외 언론사의 꾸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면 결국 '충성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덕분이다. <워싱턴포스트>도 디지털 뉴스의 가능성을 파악하는 분야로 다루고 있다.

국내 한 전문가는 "역량 있는 디자이너가 주도할수록 훌륭하게 시각화한 데이터를 볼 수 있는데 <워싱턴포스트>의 인터랙티브 뉴스 스토리는 시간 흐름을 따라 잘 정리했다"고 호평했다.

국내 언론도 4~5년 전부터 '비주얼 저널리즘'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SBS의 데이터저널리즘 뉴스 브랜드 '마부작침'은 대표적이다. 올해 초 '코로나19 감염자 한눈에 보기'를 선보였다.

<워싱턴포스트> 그래픽팀 구성원들. 사진 제공 신유진 <워싱턴포스트> 그래픽 기자.


국내 언론과 해외 언론 간 수준 차이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언론사의 투자규모와 경쟁 환경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한 지상파방송사 데이터 저널리즘 담당자는 "관련 전문가들에 대한 처우가 아직 크게 부족하다. 반면 해외 언론은 디자이너, 데이터 분석 담당자도 '기자' 타이틀을 준다. 능동적으로 스토리를 제작할 수 있는 지위다. 훌륭한 그래픽 뉴스가 나올 수 있는 배경이다"라고 지적했다.

신 기자는 '뉴스의 미래'를 위해 내부 구성원 사이의 상호소통 그리고 다른 언론사 기자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주문했다.

"<워싱턴포스트> 구성원들은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의문점을 제시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서로의 의견을 나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스토리 아이디어가 만들어지고 서로의 관점을 배우게 된다. <워싱턴포스트> 기자로서 자랑스럽게 여기는 부분이다." 열린 소통과 토론이 퀄리티 저널리즘의 열쇠라는 의미다.

- 위는 2020년 4월 27일자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한국경제신문> 유료 채널인 '모바일한경'에 게재되었습니다.

- 아래는 신유진 <워싱턴포스트> 그래픽 기자와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신유진 그래픽 기자 소개 페이지. 신 기자가 <워싱턴포스트>에서 만든 스토리 리스트를 볼 수 있다.

 

신유진 기자는 뉴욕대에서 인터랙티브 텔레커뮤니케이션 석사학위를 받고 MIT 도시계획연구소 데이터 시각화 전문 연구원(SENSEable City Lab)을 지냈다. 이곳의 포트폴리오에 힘입어 2015년 <월스트리트저널> 멀티미디어  편집자로 언론계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3년 뒤인 2018년 6월 <워싱턴포스트> 최초로 한국인 그래픽 기자가 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신 기자의 입사 10여일 전 자사 페이지에 프로필을 전했다.  

- 언론사에서 일할 '계획'이 있었나? 

계획은 없었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대기업에 입사했다. 그런데 일에 회의가 생겼다. 퇴사 후 진로 고민으로 1년여 시간을 보냈다. 우연히 접한 '융합 디자인'에 빠져 유학길에 올랐다.

학교 졸업 후 MIT 데이터 시각화 연구원으로 여러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이 경험은 <월스트리트저널>을 거쳐 <워싱턴포스트> 그래픽 기자가 되는데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 <워싱턴포스트> 입사 계기는?

<월스트리트저널> 때는 뉴스조직 경험이 처음이라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내부 시스템을 익히고 빠른 마감시간에 맞춰 일하는 것이 힘들었다. 퇴근하자마자 쓰러지듯 누워 자는 날도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업무가 재미있었고 좋은 동료들과 일하는 게 즐거웠다. '미국 이민', '상원 의회의 여성의원 증가' 등 다양한 소재의 작품을 만들었다. 이때 그래픽 부문 '상'을 받아 언론계에 알려졌고 어느 날 <워싱턴포스트>의 연락을 받았다.

- <워싱턴포스트> 그래픽 부서는 어떤 곳인가?

그래픽 부서는 미국에도 큰 언론사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약 20명 정도의 규모다. 여러 배경의 사람들이 있다. 언론, 디자인, 컴퓨터공학 등 전공도 다르고 사회경험도 다양하다. 누구는 디자인을 좀 더 잘하고, 누구는 데이터 분석을 좀 더 잘한다. 팀원들은 서로 알려주고 배워가면서 일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 

어떤 그래픽 스토리를 만들기로 결정하면 구성원의 역량과 성향을 파악해서 팀을 짠다. 스토리 별로 매번 팀을 다시 만든다. 결과물을 만들어내기까지는 취재기자는 물론 비디오팀, 디자인팀 등 다른 구성원들과 협업한다. 특히 인터랙티브 뉴스를 만들 수 있는 템플릿과 도구가 공유돼 있다. 이것을 계속 업그레이드하며 업무 효율을 높인다.

- "한국교회는 어떻게 코로나19 확산을 부채질했는가?"는 어떻게 진행됐나?

한국 질병관리본부 데이터와 관련 뉴스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발제했다. 아이디어는 누구나 낼 수 있는데 그래픽팀 내부의 에디터와 논의를 거친 끝에 공식적으로 채택된다. 물론 다른 그래픽 기자의 아이디어에 참여를 하거나 다른 팀 동료의 제안으로 함께 일을 할 때도 있다. 

데이터 수집 및 분석과 보완 취재로 조금 더 자세히 데이터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데이터에서 흥미로운 정보를 찾으면 시각화를 준비한다. 에디터 그리고 팀원들과 가장 적합한 시각화를 검토한다. 이것은 초기 코로나19 확산 경로와 그 관계에 초점을 맞췄던 터라 네트워크 형식의 데이터 시각화로 결정했다.

그 다음은 '스토리텔링'에 관한 의견을 나눈다. 이 스토리를 제시할 때 가장 본질적인 질문이 무엇인지, 이 질문에 답하려면 이야기를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은지, 데이터 시각화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그리고 데이터 시각화가 글-텍스트와 잘 어우러져서 이해가 쉬운지 등의 토론을 한다. 흥미로우면서도 정확한 정보 전달 방식을 찾는 과정이다.

그래픽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도 동시에 진행한다. 이야기 전달에 적절한 색을 찾고, PC 컴퓨터와 모바일 매체에 맞는 디자인을 하는 과정이다. 다양한 브라우저에서 테스트를 하며, 사용자 경험을 끌어올리는 노력도 기울인다. 이 과정에서 한 명의 그래픽 기자는  디자이너, 개발자, 기자로서의 역할을 모두 소화한다. 

- "한국교회는 어떻게 코로나19 확산을 부채질했는가?"에서 초점을 둔 것은요?

지역사회 감염경로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했다. 초기 대부분의 감염은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을 통해 이뤄졌는데, 신천지 같은 클러스터들이 형성이 되면서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되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초기 감염경로는 그 관계를 보여주기 위해 네트워크방식의 시각화를 이용했고, 관련된 링크를 강조하는 식으로 시각화를 전개했다.

- 데이터 시각화를 비롯 비주얼 저널리즘의 최신 트렌드는?

최근에는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체험을 표현하는 스토리텔링이나 복잡한 주제를 게임을 통해 이해를 돕는 스토리가 나오고 있다. 그래픽 스토리의 '혁신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완성도' 이슈도 이어지고 있다. 가령 컴퓨터에서는 이야기 전달이 잘 이뤄지는데 모바일에서 한계나 취약점이 있으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데이터 시각화와 사용자 인터랙션도 다양한 매체에 대한 이해와 적절한 디자인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 그래픽 기자들의 활동 환경은 어떤가?

미국 언론계는 '그래픽 기자'들이 눈여겨 볼만한 학회와 어워드 행사들이 여러 있다. 뉴스디자인을 위한 사회(Society for News Design), 인포그래픽 부문의 퓰리처상으로 평가받는 말로피에(Malofiej)온라인저널리즘어워드데이터시각화어워드(Data Visualization Awards) 등이 대표적이다. 워크숍, 컨퍼런스 등이 정기적으로 열려 업계의 트렌드와 전망을 공유한다. 

- 수상 경력은?

미국 언론계 그래픽 스토리 분야에서 가장 권위가 있는 학회는 뉴스 디자인을 위한 사회(Society for News Design)다. 이 학회는 매년 우수한 그래픽 스토리와 언론인을 선정한다. 초기 수상자들은 현재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에서 디렉터(director)로 활동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 그래픽팀의 '미국 고속도로 병목현상 분석'(2017년)을 비롯 2018년 <워싱턴포스트> 그래픽팀에서 만든 작품으로 '최고 디지털 디자인상'(The Best of Digital Design)을 수상했다. 두 번 모두 개인 자격으로 영예를 안았다. 현재까진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다

- 독자들의 실제 반응은 어떤가?

올해 초 공개한 '백만장자인 블룸버그가 선거광고에 쓴 비용'(What Bloomberg’s half-billion dollars in campaign spending would cost you on your budget)' 기사는 독자들이 자신의 자산을 입력해서 비교하는 인터랙션에 초점을 맞췄다. 블룸버그가 지출하는 억대 광고비는 보통의 미국인이 피자 한 판을 사는 것과 동일한 소비라는 것을 직관적으로 구현했다. 독자들은 미국의 빈부격차를 적나라하게 알 수 있었다는 피드백을 보냈다.

2월  '코로나19의 확산속도와 치사율을 데이터 시각화로 구성한 스토리'(How epidemics like covid-19 end (and how to end them faster)는 제한된 인구 수에서 코로나19 확산 양상을 홍역 에볼라 등 다른 바이러스와 비교해 시뮬레이션한 것이다. 바이러스 사이에 상대적인 차이점을 좀 더 이해하기 쉬웠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그래픽 스토리는 소셜미디어에서 다양한 형식으로 공유된다. 시각화 요소 중 시각 정보 같은 특정 부분을 캡쳐하는 방식이다. 또 증강현실이나 게임 등으로 뉴스가 디자인 된 경우는 독자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형태도 있다.

제가 만들었던 '지하 공간의 미스터리 공룡'(A mystery dinosaur in the nation’s basement)'스토리는 역동적인 반응이 나왔다. 독자들은 지하철을 비롯 다양한 공간에 공룡을 위치시키고 움직이는 모습을 공유했다. 독자의 시선에 따라 뉴스가 재해석된 셈이다.

- 그래픽 기자로서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스토리텔링할 때 가장 고민하는 것은?

역시 저널리즘의 원칙이다. 다만 전문영역인 만큼 이를 데이터 시각화와 스토리텔링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를 들여다본하다. 가령 바(bar) 차트를 만들 때 기준점을 영점으로 두지 않는 경우 그 차트는 정확성을 놓친다. 정보를 어떻게 정확하게 전달하느냐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시각적으로 잘못된 정보가 독자들에게 인식될 가능성에 대해 계속 검토한다.

잘못된 데이터 시각화 사례(왼쪽)를 보여주는 워싱턴포스트의 페이지. 

또 기존의 그래픽 스토리와 다른 새로운 시도를 연구한다. 현재 자율주행 자동차의 기술적 한계점을 게임의 형태로 전달하는 스토리를 만들고, 2017년 라스베이거스 총격사건은 경찰들 간의 무전 대화를 통해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오디오 기반 스토리를 제작했다. 스토리에 따라서 어떠한 매체를 이용하는 것이 좋을지, 어떠한 방식으로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이 좀 더 이야기를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래픽 스토리 분야는 디자인이나 테크놀로지의 개발 등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영감을 얻으려고 한다. 관련된 그래픽 스토리들을 분석할 때도 있고 예술가들의 작품을 찾아보기도 한다. 새로운 기술도 공부한다. 언론 이외의 다양한 분야에 항상 열려 있고 배우려고 한다.

예를 들면 NICAR(The National Institute for Computer-Assisted Reporting) 주최 학회에 참가하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여러 나라의 언론사에서 천 명 이상의 기자들이 참여하는 세계적인 학술행사다. 새로운 툴이나 프로그래밍 언어 등을 배우고 토론하면서 부족한 점도 보완한다.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초기화면(프런트 페이지)에 신유진 그래핀 기자가 만든 '자율주행차' 관련 그래픽 스토리가 위치해 있다.  이 스토리의 URL은 https://www.washingtonpost.com/graphics/2019/business/how-does-an-autonomous-car-work/?itid=ap_youjinshin 이다.


- 좋은 스토리를 만들 때 고려할 점이 있다면?

소통이다. 언론사 내부는 물론이고 다른 언론사 기자들과도 활발한 교류가 이뤄져야 한다.  테크놀로지의 발전으로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와 도구들이 나오고 있고 독자들의 뉴스 소비 환경과 패턴도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 혁신-전환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변화와 그 대응하는 방법에 대한 끊임없는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해서다.

첫째, 뉴스조직 내부의 협업이 성과를 내려면 함께 일하는 사람들 간의 열린 대화가 주요하다. 새로운 방식으로 스토리를 만들 때 다양한 분야의 구성원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서로 이해하는 과정이다. 어떤 데이터를 이용할지, 어떻게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이 좋은지 등 함께 해결점을 찾아야만 좋은 스토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둘째, 비슷한 일을 하는 언론인들끼리 소통이 필요하다. 미국 언론계는 어떤 매체에서 그래픽 스토리를 만들면 소셜미디어로 서로 공유한다. 새로운 접근 방식을 소통하면서 배우는 과저이다. 격식을 차리지 않는 '모임(meetup)'도 잦다. 학회 같은 곳에서 전문적인 학습도 한다. 

- <워싱턴포스트> 근무 여건이나 문화는 어떤가? 

기본 8시간 근무를 한다. 출퇴근 시간은 자유롭다. 하루 일과는 프로젝트에 따라 결정이 된다. 함께 일하는 사람, 회의, 맡는 역할은 프로젝트별로 조금씩 다르다. 

구성원들의 건강이나 복지에 신경을 많이 써주는 것이 좋다. 가령 밤샘작업을 했을 경우 초과 근무 시간 만큼 추가 휴가를 얻을 수 있다. 아파도 억지로 사무실에 나오기보다는 병가를 내고 쉰 뒤 좋은 컨디션으로 일하는 것을 장려하는 문화다.

- <워싱턴포스트> 최초의 한국인 그래픽 기자로서 일하며 가장 인상적인 것은?

<워싱턴포스트>는 많은 미국인들이 신뢰하는 언론사 가운데 하나다.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제외하면 모두 구독자만 뉴스를 볼 수 있다. 주변에서 구독자를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다.

<워싱턴포스트> 입사 때 편집장(Chief Editor)을 비롯 간부(Managing Editor)들과 면접을 했다. '나'의 이력서에 무언가 쓰여 있는 것이 보였다. 그들은 날카롭고 흥미로운 질문을 던졌고 진지하게 대화를 나눴다. '이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확신이 생길 정도였다. 입사 후에도 뉴스조직 안에서 이뤄지는 '대화'는 가장 즐거운 시간이다.

<워싱턴포스트> 구성원들은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의문점을 제시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서로의 의견을 나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스토리 아이디어가 만들어지고 서로의 관점을 배우게 된다. 열린 소통과 열정적인 토론이 모여 <워싱턴포스트>의 퀄리티 저널리즘이 완성된다. <워싱턴포스트>의 기자로서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덧글. 이 포스트에 적용된 '링크'는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의 유료화(paywall) 정책 때문입니다.

덧글. 현재 <워싱턴포스트> 기자들은 대부분 재택근무 중입니다. 바쁘고 어려운 시기에 대화를 이어간 신 기자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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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국개미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주얼 저널리스트라는 직업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오늘도 하나 배우고 갑니다~~!

    2020.04.27 17:55 신고

'기자 브랜딩'의 과제

Online_journalism 2020. 2. 19. 11:10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최근 20여년 사이 언론과 디지털은 다른 산업분야와 마찬가지로 밀접한 관계가 되었다. 직업 기자가 디지털에서 획득하는 '브랜드'도 하나의 사례다. 자신의 이름, 정체성과 자신의 일-취재와 보도, 견해, 교류 등을 온라인에서 전달하는 기자들의 모습은 숭고하기까지 하다. 이 장면에서 독자들의 기자에 대한 인식이 교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기자들은 온라인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 가장 큰 이유는 인터넷에 너무 많은 미디어가 있기 때문에-독자들까지 목소리를 내는 바람에 시간과 노력이 아주 많이 들어서다. 

그럼에도 기자 브랜딩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첫째, 정보를 다루는 미디어가 더욱 늘어나고 있으며 그 수준도 크게 향상되는 상황에서 직업인으로서의 생존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차별화된 브랜드 구축으로 영향력을 확보하려면 자신만의 전문화된 카테고리를 잡고 있어야 한다.   

둘째, 소셜네트워크의 확산 이후 기자 개인의 성향이 가감없이 노출된다. 이 시대에 기자의 진정한 금기는 어찌보면 '모호성'이라고 할 것이다. 다양한 목소리가 활동하는 무대에서 이도저도 아닌 처지가 되면 장기적으로는 일자리도 위협받는다. 최소한 진솔함이라도 보여줘야 한다.  

셋째, 기자 브랜드는 뉴스조직이 잠재 고객을 찾는데 필요한 에너지다. 뉴스조직이 지탱하는 논조나 역사는 매체의 독자층을 두텁게 하는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기자는 저널리즘의 고색창연한 은유는 물론이고 화제의 스피커로서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디지털에서 진화한 기자 브랜드 개념 

출처 Saska Saarikosk(2012) ‘기자 브랜드’ 관련 아티클 재가공. 핀란드 ‘헬싱인 사노 마트 재단’ 예술 및 문화 편집자, 로이터연구소 저널리즘 관련 연구저작물 다수 발표

기자 브랜드는 단지 '유명하다'는 차원을 넘어 '교류한다'는 의미로 진화했다. 과거 기자 브랜딩은 (출입처에 기반한) 저명성, (여론주도층 중심의) 인지성, (소속 매체를 통한) 주목성, (연륜과 경륜의) 배경성, (정치적 소신과 신념의) 투쟁성에서 다투는 영역이었다. 현재는 (소셜미디어 등 노출의) 다양성, (온라인 평판의) 우호성, (특정 분야 특히 사회적 이슈에 대한 정례적인) 참여성, (관심과 관점 등의) 동질성, (유대와 교류의) 적극성에서 주로 전개된다. 

즉, 오늘날 기자 브랜드는 '스타기자'와 조금 다르다. '스타성'은 출중한 재능과 외모도 갖췄지만 대체로 특별한 일이 계기가 된다. 스타성은 시장에 계속 수렴되지 않거나 개인적으로만 반짝이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브랜드가 된 기자는 대중성은 물론이고 매체 또는 그 분야를 상징하며 더 나아가 신뢰와 영향에서 다른 기자들을 압도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기사 공유 외에도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내며 독자와 소통하는데 적극적이다.
 
지난 10년 사이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사용하여 독자와 만나는 기자들은 눈에 띄게 늘었다. 소셜미디어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과 피드백을 가능하게 도왔고, 기자들은 이러한 커뮤니티에서 독자와 상호작용을 증진시켜왔다. 앞으로도 독자는 뉴스 소비 환경에서 이러한 기자들과 더 자주 교류할 가능성이 높고 이들에게 의존할 기회가 커질 것이다. .

브랜드를 지향하는 기자는 취재 및 보도 등 업무와 관련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부분에도 의욕적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독자들과 더 큰 네트워크와 더 강한 관계를 쌓는데 집중한다. 

대표적으로는 각 채널에서 처지를 바꿔 열성 독자로 활동한다. 좋아요 및 일반적인 댓글을 다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들의 기사나 스토리를 읽고 어떤 식으로든 움직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한 활동은 기자가 단지 뉴스조직에 갇혀 있지 않고 '동료'이자 '협력자'라는 것을 암시한다. 

참여적이고 인간미 띠는 기자들 속속 나와

수많은 블로거와 미디어 심지어 유튜브 채널이 24시간 정보를 쏟아내는 만큼 독자의 관점에서는 정보와 의견, 관점에 부족함이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진정성 있고 품격 있는 목소리의 공간은 남아 있다. 경쟁이 얼마나 가파른 지와 관계없이 신뢰와 품격은 항상 독자가 뉴스와 기자를 향해 관심과 애정을 유발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자의 관점은 독자를 연결하는 데 결정적이다. 어떤 치열한 문제에 대해 용감하게 의견을 제시하면 독자의 참여는 폭증한다. 중요한 온라인 대화에 기자 개인의 관점을 내놓는 것처럼 드라마틱한 것은 없다. 물론 위험한 측면이 존재한다. 이때 뉴스조직의 가이드를 지키는지, 동료 및 선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그 어려움을 경감시킬 수 있다.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가끔씩 꺼낸다면 큰 파고를 피하는 사전 포석이 되기도 한다. 독자가 기자의 이력이나 출신 배경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소셜프로필이나 개인정보의 관리를 미리 해두는 것은 대표적이다. 기자의 작은 개인 정보들은 기자가 쓰는 뉴스나 의견에 대해 독자의 첨예한 반응을 완화시키는 요소가 된다. 

기자는 브랜딩을 하는 긴 여정에서 독자의 반응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태도이다. 관건은 저널리즘의 윤리를 지키는 일이다. 또한 소셜플랫폼의 게시물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무엇보다 타인에게 해를 입히거나 법률을 위반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좀 더 주의력 있는 기자들은 독자의 반응을 잘 정리한다. 독자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게시물이 더 큰 반응을 얻는지를 파악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독자들에게 먼저 안부를 묻거나 위로나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성공한 기자 브랜드는 냉정한 관찰자인 동시에 따뜻한 휴머니스트다.

최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서 주목받는 기자 브랜드. 현안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고 독자들과 소통을 피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뉴스조직과 사회적 필요성 커졌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기자의 소셜미디어 활동은 유례없이 팽창했다. 전문가 또는 시민에게 질문하고, 강력한 의견을 말하는 것도 낯익은 모습이다. 특히 다른 사람들의 일을 더 적극적으로 더 일상적으로 지지하는 경우도 많다. 강력한 독자 관계를 구축하려는 의도가 명백하게 드러나는 사례도 있다.

특히 정치적 이슈나 갈등적 사안에 대해 공공연하게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때로는 그것이 소란을 일으키고 기자와 뉴스조직의 명성에 부정적인 작용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브랜드'를 알리는 효과도 있었다. 또 유튜브를 개설하거나 자신들만의 매체나 커뮤니티를 활용하며 브랜드를 키우는 기자들도 속속 등장했다. 

많은 미디어 전문가들은 "독자들이 기자에게 찾아오기를 원한다면 또는 기자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면 스스로 개인 브랜드를 구축하는데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뉴스조직은 '기자 브랜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투자의 가치에 소극적인 결론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비용을 들여 브랜드 형성을 돕더라도 결국 기자들은 언론사의 울타리를 벗어날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자 브랜딩'은 사회적 문화적 요청과 산업적 기술적 이해의 지점에 복합적으로 걸쳐져 있다. 일단 공동체가 전문직 종사자인 기자에 거는 기대가 커졌다. 보다 높은 이상과 강한 진실을 바라는 전형적인 심리 못지않게 소통하고 교류하는 친구 또는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동지'로서의 구애도 만만치 않다. 

플랫폼 종속의 뉴스 생태계에서 새로운 영향력을 발굴하고 육성해야 하는 언론사로서는 기자 개개인의 경쟁력 담보 과제를 포기할 수 없다. 기자 브랜드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수면 아래에 놓여 있다. 일부 매체에서 '스타 기자' 육성을 위해 프론트 페이지 노출, 블로그 운영지원 등을 진행했지만 소셜미디어 부상과 모바일 중심 뉴스 생태계 이래 흐지부지됐다.    

언론불신 치유하는 묘약될 수 있다

기자 브랜드는 언론과 시장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과제이다. 좋은 기자의 등장은 독자의 뉴스소비를 개선시킬 뿐만 아니라 언론 신뢰도를 회복하는 에너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과 기자의 역할 못지않게 시민사회의 ‘매체감시’가 아니라 ‘기자관심’이 필요하다.

기자 브랜드가 더 부상하지 못하는 이유는 뉴스조직과 시장환경의 한계 못지않게 기자 개인의 태도 문제가 적지 않다. '기사로 말하는 시대'에서 '소통하고 교감하는 시대'로 변화한 언론환경을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전통매체 기자들은 자신 또는 자사의 뉴스를 공유하거나 일상을 전하는 정도로 머문다. 아직도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럽다" "시간이 없다"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기자들도 상당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자 브랜드 자체가 나오기 어렵다. 특히 저신뢰언론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장기간 지속된 한국에서는 직업적 소명이나 윤리 등 저널리즘을 고민해야 '브랜딩'이 가능하다. 

기자와 독자-시민사회 간 소통의 기회가 늘어나야 한다. 기자 브랜드를 키우는 독자의 역할이  있다는 의미다.  기자 브랜드는 언론의 과제인 동시에 언론의 사회적 책임으로 살펴야 한다. 기자를 언론사 안의 직업인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불러내서 독자인 시민과 함께 하는 장이 열려야 한다. 지역공동체나 시민이 자신의 커뮤니티에 기자를 부르고 기자가 이에 응하는 문화가 형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자 브랜드는 탈브랜드 뉴스 소비, 취재원 중심의 문화 등 뉴스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는 에너지가 될 수 있다. 전문성을 쌓아가고 사회적으로 소통하는 노력을 다하는 기자들에 대한 응원과 후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탐사보도나 팩트체크 등 저널리즘에 유의하는 기자의 노고를 플랫폼 차원에서 지원해주는 프로젝트도 필요하다. 네이버 '기자 구독'을 특정한 주제나 영역을 강화하는 것도 다뤄봄직하다.

이 과정에서 기자로서의 신뢰성을 떨어뜨라는 온라인 행동은 피해야 한다. 가십 사이트나 신뢰할 수 없는 출처의 정보를 게시하거나 공유해선 안 된다. 또 전문가나 유력한 독자의 콘텐츠를 베끼는 것도 금물이다. 독자들이 출처와 내용에 대한 질문을 할 때 성실하게 답해야 한다. 오류와 결함이 있을 때 부인하고 보류하는 것이 아니라 즉시 사과하고 수정해야 한다. 의도적으로 다른 목소리를 비판하거나 차단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언론산업의 구조적 위기가 지속되면서 언론과 독자 사이의 전통적인 신뢰와 충성도는 점점 손상돼 왔다. 이것은 뉴스조직과 기자 사이에도 새로운 긴장을 낳았고, 기자들은 일종의 '구명 조끼'로 브랜딩에 나서는 경향도 있었다. 하지만 레거시 미디어의 위계적 조직문화는 기자들의 브랜딩을 일정하게 제한하거나 자율적으로-무계획적으로 방치하는 등 극단적인 흐름이 공존했다.

이미 많은 기자들은 뉴스조직의 경계에서 정보에 대한 팩트 확인, 의견과 토론, 상호 교감으로 나아가고 있다. 언론계는 이제 기자 브랜드를 수많은 가짜뉴스-허위정보가 만연한 공간에서 품격있는 저널리즘의 밀알이며 '디지털 구독'의 길을 제시하는 전략으로 가다듬어야 한다. 저널리즘의 진로는 두말할 나위 없이 공동체에도 중요하다. 시민사회도 기자와 그 브랜드를 언론계의 문제로 가두지 않고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관계와 경험을 만들어내야 한다.

덧글. 이 포스트는 미디어 전문지 소속 한 기자의 '기자 브랜드' 관련 인터뷰에 응하면서 간략히 정리한 내용을 다시 구성한 것입니다. <신문과 방송> 2020년 3월호에 관련 기사가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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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사보. 2019년11월8일자. 뒤늦은 디지털 인프라 정비임에 분명하지만 타사의 시행착오를 수렴한 이후의 행보인 만큼 어떤 그림을 그려나가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2020년은 인터넷 보급 이후 기성언론의 명암을 가장 극명하게 맞이할지 모른다. 가까이는 오는 4월 제21대 총선 전후 과정에서 '언론신뢰'의 뜨거운 검증대가 예고돼 있다. 여기에 JTBC를 비롯한 4대 종편의 재승인 심사도 예정돼 있다. 현실 정치의 구도에 따라선 '중장기 방송제도 개선'과 '미래지향적 규제체계' 도입 같은 정책문제와도 맞물린다. 언론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시민의 평판은 더 없이 엄격할 것이다. 특히 제도정비는 둔탁하게 닥칠 수 있다.   

현재 언론계의 '혁신'은 지금도 진행형이지만 형편에 따라 변화의 내용과 형식의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 이미 다양한 채널에서 언론사 간 격차는 벌어지는 양상이다. 기성언론의 '디지털 전환'과 '저널리즘'을 중심으로 올해 주요 이슈를 미리 정리했다.  

지난해도 크고 작은 부침을 거듭했던 대형 언론사의 디지털 행보에 또다른 족적이 새겨질지 기대된다. <중앙일보>의 혁신 속도에 뒤처진 채 올해 창간 100주년을 맞는 <조선일보>의 움직임이 가장 분주한 상황이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워싱턴포스트의 콘텐츠 관리시스템 아크(ARC) 도입계약을 맺고 오는 6월 본격 적용한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콘텐츠 관리시스템 접목으로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취지의 신년사를 말했다. '아크'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이 '멀티미디어' '독자 데이터' '유연한 템플릿'임을 감안할 때 디지털 중심 뉴스 서비스로 변화가 점쳐진다. 조선일보식 저널리즘에 '스타 기자 육성' 방안을 피력했지만 당장에는 다수의 기자들이 '디지털 퍼스트'를 하고 종이신문은 '심층 분석, 오피니언' 위주로 가져가지 않겠냐는 예상이 나온다. 그럼에도 오래도록 신문 중심의 일처리를 해온 조선일보의 사정을 감안하면 매끄러운 디지털 전환을 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자주 조직을 뜯어고쳐 "여전히 그림을 모르겠다"는 지적을 받는 <중앙일보>의 흐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지면과 디지털 뉴스제작을 분리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홍정도 중앙일보·JTBC 사장은 신년사에서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강조했다. 홍 사장은 "단순히 지면을 디지털로 옮기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독자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 수 있는 역량"을 주문했다. 그러나 '데이터 브루' 등 호평을 받던 서비스를 폐지하면서 내부 잡음은 여전하다.

특히 최근 1년여 사이 중앙미디어그룹은 JTBC의 '스튜디오형' 전략처럼 단순 '실험'을 넘어 '비즈니스'에 근접해야 한다는 목표가 똬리를 틀었다. 물론 JTBC는 손석희 이후 어떤 자리매김이 이뤄질지 그리고 디지털 행보는 어떤 방향을 가리킬 지가 관전 포인트다.

JTBC 소셜라이브. TV와 소셜미디어에서 '손석희'의 가치는 컸다. JTBC가 내놓을 매력적인 뉴스 서비스는 무엇일까?

KBS·MBC·SBS 등 지상파방송사의 디지털 방향도 보다 체계적인 노력이 예상된다. KBS는 보도국 기자들의 디지털 가담을 강화하는 한편 뉴스 이용자 행동 데이터를 파악하는 등 입체적인 디지털 서비스 인프라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SBS미디어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SBS 주니어 기자들이 내놓은 '10가지 제언 보고서'의 행방이 주목된다. 보고서는 "외부 디지털 전문인력을 흡수하고 예산 우선 순위도 ’디지털>지상파‘여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러한 관점이 미래를 향한 에너지로 작용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일이 남았다.

네이버 카카오 등 양대 포털사업자의 뉴스 제휴정책도 명목상 큰 변화를 맞이한다. 네이버의 경우 '유예기간'을 둔다지만 매체 차별성을 드러내고 네이버 이용자를 '독자'로 유인할 대비는 무엇인지 시급히 가다듬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포털사이트를 떠나서 뉴스 유통을 독자적으로 꾸려갈 수 없는 만큼 언론-포털 사이에 협력은 긴장과 조정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겨레•경향 등 진보언론의 생존과 대안 모색도 눈길을 끌 것이다. <한겨레>는 편집권의 적성성을 놓고 구세대와 신세대 간 거리감과 이질감 해소라는 만만찮은 과제에 놓였다. 특히 중소규모 매체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우위에 섰었던 디지털 경쟁력 회복이 중요해졌다. 

<경향신문>도 비슷한 문제로 경영진을 비롯 조직 전열을 정비한다. 두 매체 모두 자사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다. 판단의 좌표, 실행의 방식 등에서 '독자 퍼스트'의 화두를 중심으로 둬야 할 것이다. '독립적인 기자'를 앞세우는 자존감에 <한겨레> <경향> 두 매체가 밀쳐버린 독자들이 너무 많다.

가짜뉴스(허위조작정보)•기레기 등 시민이 제기하는 비판에 뉴스조직의 대처 장면은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다. <저널리즘 J> <PD수첩> 등 공영방송의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이 사회적 관심을 받았고,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뉴스톱 등)이 활동하는 시대지만 대다수 언론의 '디지털'은 팩트체크에 인색했다. 다른 의견과 정보를 함께 제시해 정확성 사실성을 높이는 활동은 부진했다. 

그 대신 여전히 포털사이트의 '실시간급상승검색어'를 주시하며 즉시 생산하는 트래픽 지향의 뉴스 생산과정은 끊임없이 반복됐다. 언론이 퍼뜨린 '조국뉴스'에서 보듯 언론은 '조국사퇴'의 승전보를 거뒀지만 '저신뢰 언론'의 낙인을 벗지는 못했다. 일부 언론의 왜곡 편향뉴스는 더욱 기승을 부리며 디지털로 무한재생됐다. 그럴수록 '저널리즘의 원칙'에 충실한 '퀄리티 뉴스' 갈구는 더욱 짙어질 것이다. '신문구독률 6.4%' 시대를 극복하는 에너지는 '데이터'도 '기술'도 아닌 '정직한 저널리즘'이라는 내부 성찰의 목소리가 커질지 주목된다.

최근 2~3년 사이 한국언론 내부조직의 변화상 가운데 특기할만한 지점은 '기술'에 대한 관심 증대이다. 인프라 구축으로 끝나지 않고 서비스와 비즈니스 등 매체전략의 핵심으로 다뤄져왔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접근방식이 대폭 늘었다. 지금까지 기성언론은 노출(푸시 알람), 추천, 요약 등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했다. 

독자의 뉴스 소비 행태를 파악하고 좀 더 타깃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터' 학습도 빈번하게 목격됐다. 적지 않은 언론사에서 트래픽 '대시보드'는 일상처럼 다뤄졌다. 올해 이러한 기술 접목이 뉴스와 그 서비스의 방향에 실질적인 이정표를 세울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기술 리더십은 요원하고 기자들의 마인드도 부실하다. 뉴스조직 내부에 기술을 아는 기자, 저널리즘을 아는 개발자들의 연대가 절실하다.

유튜브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모든 연령대에서 주요 뉴스 소비채널로 유튜브가 떠올랐다. 뉴스조직 관점에서는 단지 비디오 뉴스를 유통하는 채널로서가 아니라 독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장으로서 '유튜브 활용'도 중요한 목표가 되고 있다. 유튜브와 표현자유를 둘러싼 이해관계와 외풍은 더욱 첨예할 것으로 보인다

기성언론 바깥의 풍경도 중요하다. 유시민김어준 등 직업기자와 경쟁하는 경계의 언론인들은 이미 상당한 독자층을 확보했다. '저신뢰 언론지형'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이때 '독자'를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중요하다. <뉴욕타임스>는 비디오 뉴스를 소비하는 세대를 완전히 새로운 독자층으로 보고 있다. 그들의 세계에 다가서려면 매체 고유의 목소리와 색깔이 중요하다. 이때 뉴스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우리만의' 정체성(tone)을 만드는 게 관건이다. 이렇게 새로운 독자와 접점을 맺는 방식과 태도는 '유튜브' 같은 새로운 플랫폼에서 더욱 선명해질 것이다. 

방송 통신 등 미디어 제도의 정책 정비가 절실하다. 대표적인 예는 지난 5년여 인터넷으로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OTT의 확대는 TV시대의 종언을 재촉해왔다. VOD 서비스의 경쟁 확산은 계속 경계를 무너뜨렸다. 이 결과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30조원인 반면 SBS는 이의 1/10선인 4천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레거시 미디어의 기득권은 조용하고 처참하게 붕괴되고 있다.

공적 책무 부여 등 전통적인 로컬 방송시장 안에서, 또 글로벌 경쟁구도에서 불균형 규제로 시장 갈등도 누적돼 왔다. 플랫폼의 편집권(편성권), 콘텐츠 중심의 접근방식 등 논의가 정돈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포털 독과점, 신문진흥 등 언론산업 전반의 법제도 정비도 계속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전통매체는 디지털 이후의 변화에 저항의 기류와 시행착오의 혼돈을 겪어왔다. 내부 공감대 형성의 지난한 과정을 생략할 수 없는 배경이다. 필요한 방향과 목표를 제대로 잡는 것은 물론 이를 잘 풀어갈 디지털 문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무엇보다 저널리즘 영역에서는 "데이터나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데 유의해야 한다.

독자를 먼저 생각하는 기자와 뉴스조직에 대한 공동체의 열망이 존재하는 한 '저널리즘 원칙'을 성취하는 '디지털 전환'이 절실하다. 언론은 더 늦기 전에 지혜와 열정을 가진 교양의 독자에 다가서야 한다.

2020년 레거시 미디어 디지털전환 과제로 본 10대 이슈(무순) 


조선일보 '아크' 도입의 방향
② 중앙일보의 '매력적인 콘텐츠'란?
③ 출입처 폐지 '선언' 후 KBS 
④ 'SBS 미래기자들'의 제언 이후  
⑤ 네이버 제휴정책 변경 파장
⑥ 한겨레경향의 독자 전략
⑦ 가짜뉴스에 대응하는 장면
⑧ AI•데이터 등 기술의 접목
⑨ 유튜브 뉴스 소비의 확산
⑩ 신문 등 미디어 관계법 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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