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방송` 2022년 3월호 커버스토리.

언론사는 뉴스를 제공하고 포털 사업자는 대가를 지불하는 단순한 관계 모델은 ‘포털 종속’ 23년의 어두운 역사를 썼다. 최근 미디어 업계에서는 ‘탈포털’이 길어도 2~3년 내 이뤄질 것이란 장밋빛 이야기가 나온다. 주요 매체의 독자 채널 강화 흐름에 포털 뉴스 서비스의 성격 과 위상의 변화가 맞물리면서다. 

그간 탈포털 추진 사례는 있었다. 첫 장면은 5대 스포츠신문이 2004년 양대 포털인 네이버, 다음을 떠났던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한국온라인신문협회 아쿠아 프로젝트(2005)와 뉴스뱅크(2007) 등 언론사 연합 모델이 추진됐다. 한국신문협회 공동 뉴스포털 논의(2008)로도 이어졌다. 

네이버 뉴스캐스트(2009), 뉴스스탠드(2013년),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2015) 출범으로 언론과 포털은 냉·온탕을 오갔다. 2010년 전후 주요 신문사들이 나서 네이버 모바일에 뉴스 제공을 끊기도 했다. 포털 뉴스의 아웃링크 전환 요구(2018)도 거세게 일어났다. 하지만 언론의 셈법은 전재료 등 계약 조건 개선에 맞춰졌다. 당시 언론은 탈포털 청사진이 없었다.

현재는 시장, 이용자, 언론 내부에 탈포털을 위한 에너지를 비축한 편이다. 첫째, 크고 작은 기성 언론은 타깃 독자를 상정하는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둘째, 유튜브 뉴스 이용이 증가하는 등 이용자의 정보 소비 채널이 다변화하고 있다. 셋째, 미디어 스타트업을 비롯 다양한 영역에서 구독 생태계가 펼쳐지고 있다. 이전과 다르게 탈포털 현실화에 이목이 쏠리는 까닭이다.

포털 엑소더스는 실제로 가능한가?

그러나 언론에게 포털은 뉴스 비즈니스의 경쟁자이면서 사업 파트너다. 협력과 갈등의 요소가 다방면에 걸쳐 있다. 포털 뉴스에 대한 진단과 해법 역시 매체의 규모와 역량에 따라 다르다. 디지털 부문 매출이 아쉬운 언론사는 당분간 포털과의 공존을 선택해야 한다. 기성 언론의 ‘포털 엑소더스’를 여전히 부정적으로 예상하는 배경이다. 

포털에서 경쟁 매체의 뉴스만 노출될 경우 포털 뉴스에 입점하지 못한 언론사와 구성원의 심리적 위축도 거론된다. 포털 주도의 디지털 뉴스 생태계에서 이탈하면 매체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얼마 전 네이버에서 퇴출과 복귀를 겪은 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 사례는 언론사의 위기의식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 때문에 탈포털은 대다수 언론의 포털 탈퇴라는 큰 그림보다는 작고 좁은 범주로 해석한다. 일부 매체만 포털사이트를 떠나고 다수 매체는 포털 뉴스 서비스에 잔류하는 방향이다. 이 경우는 대다수 기성 언론이 포털 뉴스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포털 뉴스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현재 여건에서 유효한 탈포털은 △포털에 뉴스 제공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 △생산하는 뉴스의 일부만 제공하는 것 △전면 아웃링크 등 포털 뉴스 서비스 정책에 따르는 것의 형태로 볼 수 있다. 지난해 뉴스 유료화를 검토한 한 매체 는 포털에 유료 구독에 따른 기술적인 협력을 요구한 적도 있다. 독자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매체도 탈포털보다는 포털 활용에 기울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개별 언론사 또는 언론계 전체가 스스로 대포털 관계를 180도 바꾸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부담스럽다. 일단 언론사는 포털뉴스의 전면 아웃링크를 바란다. 물론 일부 대형 신문사는 뉴스 제공 전면 중단 또는 일부 뉴스 유통 방안을 추진할 수도 있다. 다만 그 어떤 선택에도 포털 에 뉴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벌어들이는 현재의 수익 모델과 그 규모를 포기할지는 유보 상태다.

포털 뉴스 서비스가 ‘구글 방식’으로 바뀌더라도 언론사에 어떤 식으로든 기여해야 한다는 속마음이 들어 있다. 구글 뉴스 서비스는 인공 지능(AI)으로 뉴스를 추천 및 배열하고,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하는 아웃링크 모델이다. 포털 뉴스에 전면적 아웃링크가 적용되더라도 지금처럼 언론이 뉴스 사용료를 받는다면 탈포털은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다.

포털 뉴스 서비스 특성.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랭킹 뉴스 등 포털에서 오래도록 유지한 뉴스 소비 유발 장치는 매체 간 얕은 경쟁을 부추겼고, 포털 뉴스 이용자 경험은 뉴스 소비의 파편화라는 그늘을 드리웠다. 콘텐츠 가치와 이용자 관계를 고려하지 않음으로써 언론의 시장 경쟁력은 하향 평준화됐다.

얕은 경쟁 환경과 더딘 디지털 전환

포털 뉴스 서비스 정책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어렵다면 탈포털의 동력은 언론의 디지털 경쟁력 확보에 달려 있다. 디지털 경쟁력을 가늠하는 콘텐츠 품질은 뉴스의 형식과 내용에서 좌우된다. 콘텐츠는 크게 온라인 속보 뉴스, 종이신문과 방송에서 보도된 뉴스, 멀티미디어 뉴스-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 등으로 나뉜다. 

속보 뉴스는 주로 포털 검색어나 발생 이슈를 바탕으로 생산된다. 말 그대로 신속성이 중요하다. 제목이나 내용 등에서 파격적인 형식을 취할 때가 많다. ‘한줄 보도’ 같은 경우다. 종이신문과 방송에 보도되는 뉴스는 상대적으로 일정한 기준이 있다. 적정한 분량 등 전형적인 규칙을 따른다.

멀티미디어 뉴스는 대체로 동영상, 오디오 등이 뉴스 본문에 삽입되는 형태다. 그런데 기술과 데이터 등 디지털 제작 요소를 투입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기술 표준과 이용 환경의 제약으로 포털뉴스에서 걸러진다. 또 포털 뉴스 알고리즘은 뉴스의 심층성보다는 뉴스 생산량, 최신성을 우대 한다. 포털 뉴스 서비스는 애초에 매체 및 콘텐츠의 차별성을 부상시키지 않는 셈이다. 

2000년 5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종이신문이 유통한 네이버의 뉴스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상당수 언론사는 특정 시간대에 뉴스를 집중 송고하는 등 종이신문 발행 중심 구조를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1) 2~3년 사이 ‘디지털 퍼스트’ 확산에도 뉴스 품질은 그대로였다.3) 부서별로, 개인별로 뉴스 생산 건수를 할당하거나 생산 주기를 단축하는 변칙 행보만 반복됐다. 

웹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 언론사 자체 채널도 포털에 공급하는 뉴스가 대부분이다. 이러다보니 한국의 뉴스 이용자들은 포털 사이트(검색엔진 및 뉴스 수집 서비스)에서 온라인 뉴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세계 평균의 두 배를 넘고 있다.2)

반면 디지털 구독 모델을 안착시킨 해외 언론은 콘텐츠를 다루는 관점과 체계를 쇄신하며 고객을 창출했다. 파이낸셜타임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유료 구독 모델을 전개해온 글로벌 뉴스 미디어는 제품담당책임자(CPO)를 두고 제품에 대한 의사결정 구조를 전문화-전담화-전사화 했다. 뉴스 조직, 마케팅 조직, 독자 개발 조직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구조다.

콘텐츠를 ‘제품’의 지평으로 다루기

지난해 말 중앙일보는 국내 언론사 최초로 제품 부서를 신설했다. 전략 담당 산하에 상품전략팀, 마케팅팀, 데이터팀 등을 뒀다. 고만고만한 뉴스가 아니라 유료 구독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상품의 발견’이 목표다. 또한 데이터 분석으로 기존 콘텐츠의 이용 행태를 파악하고 신규 서비스 기획에 반영한다. 일방적으로 제작하고 배포 하는 뉴스에서 고객 관점으로 콘텐츠를 설계하는 ‘오디언스 퍼스트’다.

오디언스 퍼스트는 고객이 쉽게 콘텐츠에 접근·공유·교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콘텐츠를 매개로 상호작용의 경험(experience)과 고객 관계(relation)를 증진한다. 콘텐츠-커뮤니케이션-커뮤니티의 사이클을 설계한다. 탈포털 이후 언론사의 경쟁력을 담보하려면 콘텐츠를 일회적으로 소비시키는 생산 조직 기반이 아니라 입체적인 제품 관리 조직을 갖춰야 한다.

제품 관리 조직에는 ‘프리미엄 콘텐츠’를 만드는 제품 부서와 멤버십을 다루는 고객 개발 부서를 들 수 있다. 공통 과제는 고객에게 풍부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시각적 스토리, 데이터 저널리즘, 분석 기사 등 콘텐츠에 비용을 지불할 만한 요소를 강화하고, 지불 의사가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타깃 콘텐츠에 더해 대학생 멤버십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금까지 국내 언론의 주요 목표는 트래픽 및 방문자 수 증가에 국한됐다. 구독 모델에 초점을 맞추면 중요 성과지표(KPI)는 이용자당 평균 매출(ARPU)로 대체된다. 이용자당 평균매출에 집중하면 미확인 방문자 수 줄이기, 회원으로 전환하기, 구독 모델 제시하기 등 구체적인 방법에 따라 조직과 업무를 나눈다.

언론사 웹사이트나 앱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이용자가 정확히 누구인지 파악이 가능하도록 쿠키 설정 동의, 회원 가입, 유료 결제 제안 등 세부적으로 기획한다. 전체 방문자를 비롯 휘발성 이용자, 재방문자, 유료 이용자 등 단계별로 대응하는 방식이다.

회원 전환을 이끄는 콘텐츠 개발과 이용자 데이터 분석이 핵심 과제다.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지난해 각각 종량제와 특정 콘텐츠에 대한 로그인월 방식으로 디지털 회원 모집에 나섰다. 2~3년 전부터 구독 기반 뉴스 레터에서 출발한 언론사의 ‘고객 만들기’에서 한 걸음 더 나간 것이다. 가입 이용자(RU, Registered User)-로그인 이용자(LU, Login User)/서비스를 사용한 이용자(AU, Active User)-유료 이용자(Purchasing User)를 구분하는 접근이다.

`탈포털`과 `포털 종속`의 특성은 완전히 다르다. 포털 종속은 포털에 경제적으로 의존하지만 탈포털은 독립적 생존 즉, 구독 모델을 지향한다. 탈포털은 품질과 신뢰의 경쟁을 지향한다. 콘텐츠와 고객, 조직과 리더십, 기술과 데이터 주도의 패러다임이다. 탈포털 화두는 전통매체에 완전한 디지털 전환을 촉구한다.

조직 문화와 관행 바꾸는 디지털 리더십

탈포털은 언론사 브랜드, 콘텐츠, 기자 평판이 좌우하는 시장 환경이다. 뉴스 조직 내부에 제품 생산의 공감대 확보와 디지털 구독 모델을 체계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관건이다. 기존 뉴스 조직과 상품 조직의 관계, B2B와 B2C 등 비즈니스 대상의 정의, 세부적인 고객 분석, 상품 및 가격 정책 등을 매만지는 활동이다. 

포털 뉴스 서비스는 ‘언론사 줄 세우기’의 연속이었다. 포털 뉴스 안의 전광판으로 매체 간 자존심 경쟁을 유발했다. 그럴수록 언론사의 포털에 대한 경제적 의존성은 커지고, 플랫폼 사업자의 이용자 데이터의 통제권은 더 강해졌다.3) 이용자의 포털 뉴스 충성도는 상승했고 언론사 브랜드 가치는 하락했다.

포털에 뉴스 공급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것 또는 포털 뉴스 서비스의 아웃링크에 희망을 거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경쟁 질서를 반전시 킬 수 있는 카드는 포털 뉴스 게임의 규칙을 벗어나는, 언론 고유의 경쟁력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첫 시작은 탈포털 이후의 경쟁 질서를 엄중하게 인식하는 일이다. 탈포털은 제품의 경쟁인 동시에 신뢰의 경쟁이다.3) 개인화·전문화·차별화 등 제품 수준을 높이는 한편 브랜드 평판을 바꾸는 저널리즘 경쟁이다. 탈포털이 촉구하는 디지털 전환은 경쟁의 틀을 바꾸는 것이다. 콘텐츠, 독자, 데이터와 기술, 조직과 업무, 의사결정구조 전반의 대전환에 나서야 한다. 

사람, 콘텐츠, 인프라에 투자하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탈포털은 시장 그리고 고객과 상호작용하는 열린 경쟁의 패러다임이다. 독창성과 디지털 리더십을 확산해야 한다. 새로운 경쟁 환경에 걸맞는 디지털 리더를 육성해야 한다. 디지털 리더는 조직 내부에 창의적인 영감을 불어넣으며, 테크놀로지 활용을 장려하고 안팎의 협업을 키운다.

한국 언론은 아직 탈포털 준비가 되지 않았다. 이 상태라면 또 흐지부지된다. 혁신과 전환을 철저하게 전개해야 비로소 ‘탈포털’을 시작할 수 있다. 저널리즘(신뢰)과 콘텐츠(제품)를 원점에서 재설계해야 한다. 구독 생태계를 주도할 것인가, 낡은 문화에 안주할 것인가. 탈포털의 진짜 질문이다.  

1)   송해엽·양재훈·오세욱, <포털 뉴스 발행시간을 통해 본 언론사 뉴스 생산 관행>, 한국언론학보, 64권 2호(184~216쪽), 2020.
2) ‘국내 이용자들의 포털 뉴스 이용비율은 72%로 조사 대상국 46개국 평균 인 33%의 2배를 넘었다’, <디지털뉴스리포트 2021>,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2021.
3)   류시원, <디지털 플랫폼 시대 언론산업의 구조적 경쟁 문제에 대한 정책적 대응 의 검토>, 선진상사법률연구, 93호, 2020.

덧글. 이 포스트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하는 <신문과 방송> 3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원고 작성시점은 2월 초입니다.

삼프로TV 여의도역 오픈스튜디오(왼쪽). 삼프로TV가 2021년 12월25일 공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인터뷰 방송은 10일 만인 1월3일 현재 조회수 541만회를 기록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87만회다. 경제 전문 채널의 정치인 인터뷰 콘텐츠로는 이례적인 수치다. 삼프로TV는 기성언론이 다루지 않는 각 정당 대통령선거 후보자의 경제 정책을 잘 짚으며 주목받았다. 기성언론이 다뤘다면 이런 호응을 얻을 수 있었을까?

"<삼프로TV>가 나라를 구했다."

대통령 선거일을 75일 남겨둔 2021년 12월 25일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윤석열(국민의힘) 등 집권당과 제1야당 대선 후보자의 인터뷰 방송이 유튜브 채널 <삼프로TV-경제의신과함께>(이하 삼프로TV)에 공개된 이후 시청자 반응이다.  

'[대선 특집] 삼프로가 묻고 OOO 후보가 답하다'로 레거시 미디어를 무참하게 만든 삼프로TV는 2018년 팟캐스트로 유명해진 뒤 이듬해 영상 콘텐츠로 본격 시동을 건 만 3년된 미디어다. 매일 출퇴근 시각에 맞춰 국내 및 해외 주식시장을 전하는 생방송을 한다. 요일별 주제별 편성 체계를 갖췄다. 현재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 177만 명으로 경제 전문 채널로는 독보적이다. 

△ 전문가 찾고, 깊이와 교감으로 영향력

불과 3년 새 주식 투자자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방송으로 자리잡은 삼프로TV의 경쟁력 비결은 단연 '전문성'이다. 재야 고수도 가리지 않고 금융 투자 분야 전문가를 발굴한다. 지난해 '슈카월드' 채널 운영자를 합류시킨 점은 상징적이다. 

무엇보다 진행자의 방송역량과 큐레이션이 돋보인다. 기성언론에 비해 '직설' 화법도 재미를 보탠다. 김동환 이브로드캐스팅 이사회 의장은 증권사 출신으로 다양한 미디어에서 얼굴을 알려왔다. 이진우·정영진·전석재 등 이브로드캐스팅 공동대표의 방송 경험도 인상적이다. 

경제 콘텐츠와 금융시장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만큼 쉽게 설명하는 것이 관건이다. 초보 투자자(일명 '주린이') 등 특정한 대상을 감안하는 점도 장점이다. 댓글 등에서 시청자 반응을 잘 수렴하는 것도 인기 비결이다.  

△ 출판, 교육 기반 미디어그룹으로 진화

대표적인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에서 경제분야 1위 팟캐스트로 호명될 때까지만 해도 '여기까지'라는 시각이 많았다. 구독자 10만명의 팟캐스트는 일시적 현상으로 간주됐다. 월 평균 청취횟수 1200만회, 누적 청취횟수 1억회조차 기성언론에 견줄 바는 아니라는 의견이었다.

현재는 홈페이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유튜브로 미디어를 다변화 했다. 다양한 교양 콘텐츠로 확장하며 서브 채널 <일프로TV>를 개설했다. 최근 '빅데이터' 관련 강의 콘텐츠는 수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다. 얼마 전부터는 경제분야 출판시장의 강자가 됐다. tvN이 방영한 패션 예능 <탑셀러> 제작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삼프로TV의 모체인 이브로드캐스팅(주)은 콘텐츠((주)슈카친구들, (주)유에스스탁, (주)언더스탠딩), 영상제작 스튜디오((주)이왕태컴퍼니), 출판((주)페이지2북스, (주)콘텐츠그룹포레스트), 서비스운영((주)글로벌자이로), 교육 등((주)대안경제연구소, (주)미래경영교육원) 등 9개사를 아우른다. 

디지틸 미디어 생태계는 매체와 수용자 관계, 기술의 영향력을 강조해왔다. 가장 해묵은 과제는 수용자와 기술이 커진 환경에서 '신뢰'를 어떻게 쌓을 것인가다.

△ <삼프로TV> 현상...기성언론에 과제 던져

여야 대통령 후보자를 대상으로 하는 경제분야 인터뷰 방송의 '대박'은 그 어느 매체도 예상하지 못하는 결과였다. 이 방송에 출연한 대통령 후보자도 마찬가지였다. 이재명 후보는 인터뷰 끝부분에서 진행자의 질문에 '30만' 조회수 정도를 예상했었다. 20배 가까운 시청자는 <삼프로TV>만의 성취라고 볼 수 없다. 콘텐츠를 선별하는 시청자의 위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통계들은 끝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어서 더 흥미롭다. 지금까지 기성언론의 대선보도는 유권자가 알고 싶어하는 것, 알아야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후보의 입만 쳐다보는 경마중계식 보도, 셀럽들의 소셜미디어 게시글을 그대로 전하는 앵무새 보도, 후보자 및 가족의 도덕성 검증을 앞세운 선정적인 사생활 보도에 한정됐기 때문이다.

콘텐츠의 일방성, 획일성, (폭력적인) 편향성으로는 오디언스를 더 이상 확대할 수 없다. 삼프로TV는 그간 '중립성'을 금과옥조로 삼으면서 진화했다. 이번 프로그램에 대한 언급도 삼가하기로 했다. 규제의 밖에서, 거대 미디어의 틈에서 생존해야 하는 신생 미디어의 숙명적 '자기관리'인 동시에 오디언스에 대한 존중으로 읽힌다. 

△ "신뢰 미디어의 혁신만이 성공한다"

시장과 오디언스는 결국 콘텐츠의 옥석을 가린다. 오래도록 곁에 두는 미디어 콘텐츠는 오디언스의 편에서 소통하고 고안하는 것들이다. 타깃과 데이터(기술), 그리고 커뮤니티가 결합하는 현대 미디어에서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여전히 과제로 남는 것은 삶의 문제와 교양에 초점을 둔 퀄리티 콘텐츠다. 또한 이를 지속가능하게 담보할 미디어의 '신뢰'(자본)는 특히 중요하다. 이러한 바탕에서 낡은 조직을 혁신하는 미디어로 우뚝 서는 일은 의외로 간명하다. 

<삼프로TV>의 대선 후보 대담 콘텐츠에 쏟아진 댓글들은 증오와 적의를 품는 포털뉴스 댓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분하고 진지한 시선들을 담고 있었다. 마치 사라졌던 공론장을 마주하는 것처럼 다가왔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삼프로TV>가 선정성, 편향성, 폭력성과는 거리가 먼 미디어였기 때문이다.

정보 제공은 이제 누구나 할 수 있는 시대다. 그것만으로는 (오디언스 기반으로 성장하려는) 언론의 미래를 확약할 수 없다. 숱한 도전과 실험의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는 시민을 기자로 바꾸고, 기술은 뉴스를 탈바꿈시켰다. 변하지 않고 더 강력해지는 결론은 신뢰(정보)가 세상을 이끈다는 점이다.

오직 사회적 책임성을 갖춘 언론의 혁신은 성공한다. 교양의 오디언스를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다. 경제 전문 채널 <삼프로TV>가 계속 '대박'을 터뜨릴지도 여기에 달려있다. 그것은 기성언론 전부에게 향한다. 한국의 뉴스 독자를 길들여온 포털에도 해당하는 질문이다.

&amp;amp;amp;amp;amp;lt;미디어오늘&amp;amp;amp;amp;amp;gt; 12월22일자 1면.

<미디어오늘> 12월22일자 톱기사에 '탈포털'이 재론됐다. 언론계서 '탈포털' 화두는 오래된 명제였지만 현실은 포털의 뉴스서비스정책과 연동돼 흘러오며 '불가한 것'으로 다듬어졌다. 네이버와 카카오(다음)가 뉴스서비스를 개편하면 여기에 대응하는 정도였고, '뉴스제휴평가위'조차 언론의 '포털종속'을 가중하는 지렛대가 됐다. 이러다보니 '얕게라도' 포털 뉴스와 영원히 연루되는 운명이라는 자조가 넘쳤다.

포털은 올들어 지식정보 콘텐츠의 구독생태계를 띄웠지만 평범한 관여에 그친 기성언론의 성적표는 나빴다. 공정 논란을 자초하며 정치사회적 압박에 밀린 포털은 알고리즘 뉴스편집을 접는 단계까지 왔다. 

지금까지 언론과 포털의 관계는 호혜적인 동시에 갈등적이었다. 포털이 뉴스를 구매하고 트래픽 기반의 광고를 나누는 방식은 언론에게는 손쉬운 비즈니스였다. 디지털 미디어 시장에서 언론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이뤄진 모델이었다. '헐값' 공방에 '상생'의 키워드도 나왔다. 그리고 상당한 시간이 지났고 일부 언론사는 이 모델을 벗어나는 카드를 매만지고 있다. 어떤 '탈출'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대체로 '구독'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그 조짐은 있다. 지난해 워싱턴포스트의 CMS를 들여와 구독 인프라를 다진 조선일보와 3~4년의 디지털 (혁신)투자와 조직(전환)정비로 주목받아온 중앙일보가 대표적이다. 조선일보는 5월 일정 기사 개수 이상을 보려면 회원가입을 해야 하는 '로그인월'을 도입했다. 

중앙일보는 8월 온라인 회원 확보에 시동을 걸고 12월 '상품'을 내세운 팀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한겨레는 전면적 후원모델을 진행 중이다. 한국경제는 포털에 전송을 하지 않는 뉴스 콘텐츠를 늘려왔다. 

아직은 한계의 장면이 뚜렷하다. 기존 인력과 업무내용으로 트렌드와 독자 기호에 맞는 콘텐츠 개발은 역부족이다. 또 종량제, 프리미엄 모델 등 '돈이 되는' 구독 비즈니스를 앞세울 수 있는 지도 회의적이다. B2B 기반의 기존 비즈니스는 탄탄하기 때문이다. '구독 서비스'로서 '독자 퍼스트'를 수렴하고 콘텐츠에 반영하는 인식과 문화가 가능한가는 의문부호다. 독자 데이터 수집과 이용행태 분석 등 '테크놀러지 덧셈'도 마찬가지다. 더 많은 투자와 열망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제는 '구독모델'을 가설이나 안타까움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작은 실천으로 다뤄지고 있다. 양대 포털사이트의 '구독모델'의 경험에서 얻은 씁쓸한 결론도 있다. 상품의 수준이다. 다수 언론사는 '뉴스레터'를 통해 기자와 독자 간 '관계' 즉, 커뮤니케이션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스타트업 중심의 구독모델 사례도 누적되고 있다. 독자의 지식정보 상품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는 만큼 철저한 집중과 선택이 요구된다.

언론과 포털 사이에 '저널리즘 경쟁'을 제대로 공유한 적이 없었다. 여러 차례 개편으로 '이용자 친화적인 뉴스'를 주문한 포털의 뉴스서비스도 '신속성(속보)' '선정성' '화제성'을 넘어서지 못했다. 구독모델 주변에서만 서성이는 언론 내부의 어정쩡한 태도가 보태졌다.

'탈포털'은 개인화 전문화 고급화 등 콘텐츠 차별화의 과제를 던진다. 더 나아가 저널리즘의 가치를 제고하는 근원의 성찰도 제기한다. 즉, '탈포털'의 관건은 언론의 자기경쟁력을 재정의하고 재설계하는 일이다. 특히 (저널리즘) 신뢰위기, 상품위기를 정면에서 풀어야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신뢰위기에 갇히면 유료화에 나설 수 없다고 하지만 신뢰위기를 해소해야 제대로 상품을 만들 수 있다. '탈포털'은 언론의 '신뢰'라는 최종의 경쟁력에 대한 사유다. 한국언론은 사회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가? 시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가?

 

조선닷컴에서 일정 기사 이상을 읽으면 로그인을 해야 한다. '로그인 월(login wall)'이다. 유료 구독(paywall)의 전 단계다.

조선일보는 이달 10일 일정 기사 건수 이상을 열람할 경우 '로그인' 페이지로 연결하는 '로그인 월(wall)'을 시행 중이다. 국내 대형 일간지 중에는 첫 사례다.

도입 초기에는 조선닷컴에서 하루 10개 기사를 보고 11개째를 클릭하면 로그인을 하도록 설계했다. 현재 일 기사 열람 제한 건수는 15개 안팎이다. 이용자는 '로그인 월'을 넘으려면 이메일 등 간단한 개인정보를 기입해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회원가입으로 로그인을 하면 종전처럼 무제한 기사를 볼 수 있다.

조선일보가 10개~15개로 무료 기사수를 제한한 것은 월 200개 정도의 기사를 보는 이용자 규모를 고려했다. 

조선일보 관계자는 "따로 '공지'를 하지 않았지만 기존 가입 회원의 로그인을 포함해서 현재 로그인으로 들어오는 이용자가 꾸준하다"며 "('자동 로그인' 설정과는 별개로) 평소 로그인 이용자 수보다 높은 편이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조선닷컴 웹사이트로 바로 찾아오는-직접 트래픽(Direct traffic)이 상당히 많은 점이 초기 성과를 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웹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밀라웹'에서 조선닷컴 직접 유입비중은 20%를 조금 웃돈다.

한 신문사 관계자는 "방문 직전의 웹페이지 정보인 리퍼럴(Referral) 정보를 포함하지 않더라도 조선닷컴의 직접 방문비중은 놀라울 정도다. 충성 독자가 많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보통 국내 대형신문사 웹사이트의 경우 직접 유입 비중이 10%대 중반이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선일보가 '로그인 월'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자신감의 배경으로 볼 수 있다.

조선닷컴 트래픽 출처. 시밀라 웹 고정형 PC 기준.

일반적으로 '로그인 월'에는 상당한 상호작용 비용이 필요하다. 이용자는 자신의 가입정보를 기억하거나 새롭게 계정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론사는 이용자가 '로그인 월'을 통과해 유익을 얻을 수 있을 때 사용한다. 

현재 조선일보는 '로그인 월' 2주차 기간 동안 1일 무료 열람 기사 건수를 조정하면서 로그인(회원가입)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또 조선일보는 상대적으로 이용자 층이 엷은 '앱'에도 이르면 2~3개월 내 '로그인 월'을 적용한다. 

업계에서는 조선일보가 이르면 연내 '종량제' 유료화를 시행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중앙일보도 '로그인' 기반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인프라 리빌딩 프로젝트에 들어간 상태다. 또 이들 매체는 전담조직을 두고 '로그인'을 유도하는 콘텐츠 개발을 추진 중이다. 

특히 현재 네이버(5월)에 이어 카카오(8월)의 유료 구독 기반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기술검토(UX), 기사전재 계약내용 위반 등 이슈에도 불구하고 포털사이트 내에서 (유료) 구독자 상호 인증 등 구독환경 지원의 구체적 로드맵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포털 뉴스 서비스 전반의 정책전환이 예상보다 빨리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조선, 중앙 이외에는 '구독모델' 검토와 준비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찻잔 속 태풍'이 될 수도 있다. 한 신문사 관계자는 "포털이 뉴스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여전히 강력한 만큼 1~2개 매체의 '구독실험'은 벽에 부딪힐 공산이 크다"라며 "독자를 움직일 만한 콘텐츠나 정서적 유대감도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의 '로그인 월' 실험이 국내 언론사의 '구독모델', 포털뉴스 중심의 생태계 등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1. 일자무식 2021.08.20 23:05

    굳이 로그인까지 하면서??

    • 수레바퀴 2021.11.05 15:59 신고

      어떤 매체도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봅니다. 시기적으로, 그리고 내용적으로 충분한가와는 별도로요.

13일 오픈한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플랫폼 페이지. 전통매체의 넥스트 비즈니스인 디지털 콘텐츠 구독모델의 시금석일지 또다른 기약없는 '포털 종속'의 거처가 될 것인지... 

네이버 '유료 구독모델' 제안내용이 뉴스 기반의 미디어 기업에 공유된 것은 작년 11월 전후 시점이다. 그리고 지난 13일 네이버의 정책변화 등 우여곡절 끝에 베타 버전의 '프리미엄콘텐츠'(https://contents.premium.naver.com/)가 공개됐다. 네이버는 언론사를 비롯 창작자들이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는 과금-결제-이용자 데이터 등의 인프라를 지원한다. 

네이버 이용자는 콘텐츠 제작자(Contents Provider, CP)에 따라 언론사 홈, 포스트, TV를 비롯 '프리미엄 콘텐츠' 메뉴와 ‘프리미엄콘텐츠’ 플랫폼 페이지에서 유료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일단 베타 테스트에는 25개 채널이 문을 열었다(표 참조). 이중 대형 일간지는 8곳(계열사, 매거진 등 포함)에서 총  13개 채널이다. 전문성이 짙은 글로벌 경영전문지를 보유한 <동아일보>와 온라인 기반으로 창간했던 <머니투데이>가 각각 3개 채널을 운영한다. <머니투데이>는 '소설' 채널을 개설해 이채롭다.

조선일보는 본지, 계열 콘텐츠 법인에서 각각 1개 채널로 총 2개 상품을 내놨다. 나머지 5개 언론사는 각 1개 채널을 개설했다. 곧 전면적인 후원모델을 시행하는 <한겨레>는 본지는 참여하지 않고 자회사가 서비스하는 인터넷신문 <코인데스크코리아>가 참여했다. 한경과 매경은 경제용어와 배경상식을 검증하는 공인시험 문제를 기반으로 한 채널을 공개했다. 

신문사와 그 계열사 참여현황. 평균 구독요금은 5000원 안팎이다. '반신반의'의 시선으로 보는 건 네이버 유료 구독모델 만이 아니다. 자신의 콘텐츠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뚜껑을 열고 보니 실제 전통매체에서 신문 뉴스조직의 취재 기자 참여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대신 계열 매거진과 부설기관 등이 주로 콘텐츠 생산과 편집을 맡는 구조가 대부분이다. <중앙일보>와 <경향신문>은 편집국 전담기자가 글로벌 경제이슈, 시사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구독 요금은 최소 2900원에서 최대 19900원으로 평균 구독요금은 5000원을 조금 넘긴 수준이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네이버 페이 정기구독 요금 4900원을 참조했다"면서 "적정한 가격을 산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채널 운영 이슈는 일부 언론사 내부에서는 정돈되지 못하고 있다. 콘텐츠 상품 '판매자'인 언론사는 스마트스토어 채널 담당자처럼 '톡톡 문의'에 답변하는 등 고객 대응(CS)도 해야 한다. 이날 한 대형 신문사 관계자는 "올 초부터 자체 유료화 계획을 검토하고 있어 네이버에 매달리기는 어렵다"면서 "아직도 운영주체를 놓고 협의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면 전문지나 인터넷 미디어들은 다소 공을 들인 모양새다. 총 10개 매체가 12개 채널을 개설했다. 글로벌 IT뉴스 채널인 <더밀크>와 <Fun IT>, <순살브리핑> 등은 '글로벌 시장'의 경제, 테크 정보를 제공한다. 모두 뉴스레터를 운영 중인 곳들이고 자체채널을 운영 중이다.

예술, 인문학 분야를 다루는 '아홉시', 북 리뷰 채널인 '북저널리즘'과 '서울리뷰오브북스'도 눈길을 끈다. 기존 채널에서 네이버 플랫폼으로 진입해 '유료화'에 도전한다. 부동산 뉴스레터 '부딩', 문화와 마케팅 분야를 다루는 '캐릿'은 밀레니얼 대상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인터넷신문 <바이라인네트워크>는 주요 기자 필진이 담당하는 '오늘의 외쿡신문'(글로벌 경제뉴스)과 '커머스BN'(유통 물류시장 등)을, 전문 매거진 <디자인하우스>는 행복이 가득한 집, 월간 디자인의 콘텐츠 채널을 열었다.  

소규모 종이신문, 전문 매거진, 인터넷신문, 콘텐츠기업의 참여 현황. 이들 진영은 네이버 유료 구독모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유료 구독모델에 나선 온라인미디어군의 구독요금은 최소 4300원에서 최대 19900원으로 책정됐다. 평균 구독요금은 약 8220원 선으로 전통매체 군보다 3000원 정도 더 비싼 편이다. '북저널리즘'은 25개 채널 가운데 유일하게 건별 결제(1200원) 과금제를 적용했다. 

손재권 <더밀크> 대표는 "홈페이지 유료구독(25000원)의 라이트 버전이다. 좋은 콘텐츠가 있다면 사람들은 구독한다"며 큰 기대감을 피력했다. 손 대표는 "<더밀크>의 구독자 유입경로를 살펴보면 '네이버 효과'가 크다. 이들 가운데 유료구독 전환율도 높은 것이 특징이다"고 밝혔다.

또 손 대표는 "네이버는 결제 편의성이나 이용자 규모 측면에서나 콘텐츠 사업자에게 좋은 채널이 맞다"라면서 "기존 언론사도 콘텐츠를 무료로 풀 것이 아니라 유통정책을 정비하면서 네이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현재 상황에서 관전 포인트는 첫째, 기자가 '프리미엄콘텐츠 전용' 콘텐츠를 제공하는 채널의 유료 구독자수에 눈길이 쏠린다. 대부분은 기존 콘텐츠를 재구성하거나 전재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나름대로의 고민을 갖고 접근한 셈이어서 그 결과에 따라선 언론사 대응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

둘째, 아직 두드러진 것은 아니지만 오디오, 비디오 등 멀티미디어 포맷의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 호응이다. 네이버는 이들 포맷의 상품설계가 가능한 시스템을 하반기에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는 영상을 페이지에 삽입할 수 있는 정도다. 텍스트를 넘어 스토리텔링 콘텐츠의 흐름이 이뤄질지 눈여겨볼 대목이다.

셋째, 전문지의 가능성이다. 대부분 밀레니얼 세대향 뉴스레터나 인사이트 있는 정보를 내세웠다. 철지난 것으로 보이던 '서평 기사'나 심오한 인문학 배경의 콘텐츠가 네이버에서 소구력이 있을지 주목된다. 

넷째. 대형 신문사 등 대부분의 CP는 경제 콘텐츠에 방점을 찍었다. 부동산 재테크 해외시장 정보를 앞다퉈 내놨다. 유튜브 채널에서도 이들 콘텐츠에 대한 인기가 높지만 실제 유료로 구독할지는 미지수다. '경제' 콘텐츠의 최대 검증무대다.

다섯째, 수백만 명의 구독설정자수가 있는 언론사 홈의 실제 가치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언론사 구독설정자들의 10%는 언론사 홈에 들어와 뉴스를 본다. 지불의사를 갖게 될 집단이다"라고 전망했다.

네이버 유료 구독모델은 언론사를 구체적으로 바꾸는 에너지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까지도 네이버 뉴스 생태계는 전통매체 뉴스조직에 미치는 영향력이 압도적인 만큼 '유료 구독모델'의 후광이 클 수 있다.

우선 긍정적인 측면은 첫째, 뉴스를 '제품'으로 다루는 인식 형성이다. 그간 언론사의 뉴스는 일방성의 '끝판왕'이었다. 시장의 평가나 호응을 참조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제 최소한 자사의 콘텐츠가 팔리느냐 팔리지 않느냐, 어떤 콘텐츠가 주목받느냐는 것으로 뉴스를 해석할 수 있는 무대가 생겼다. 

둘째, 이용자 구독 데이터를 학습한다. 이것은 '고객'에 대한 뚜렷한 '상'을 갖게 된다는 의미다. 데이터의 중요성을 받아들이고 데이터가 이야기하는 메시지를 따라 뉴스 기획, 생산과 배포 등의 업무가 디자인될 수 있다.

셋째, 구독모델 도입에 대한 자각이 이어질 수 있다. '뉴스 유료화'는 대다수 언론사에서 강 건너의 일이었다. 하지만 네이버에서 이뤄지는 유료구독의 흐름은 쓰나미로 되돌아올 수 있다. 물론 각 언론사가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가에 의해서 그 반응속도와 깊이는 다를 수 있다. 

부정적 요소도 있다. 첫째, 자사 구독환경 인프라는 정체되는 반면 네이버에 더 기대는 점이다. 현재 구독모델 더 나아가 유료화에 본격적으로 검토에 들어간 곳은 신문사 기준 2~3곳 정도다. 이들 매체도 심도가 깊다고 할 수는 없다. 나머지 언론사들은 고민도, 여건도 부족한 실정이다.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가 잘 돼도, 안 돼도 '네이버 종속'은 남는다.

둘째, 언론사 경쟁국면의 왜소화다. 모든 매체가 동일한 경쟁환경에 놓인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건 역시 '따라하기'다. '효율'에 매달린다. 결국 질 경쟁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하향 평준화가 되고 이용자 외면을 받을 수 있다. 

셋째, 성과가 나지 않을 경우 '구독모델' 회의론에 빠질 수 있다. "어차피 안 되는 일이었다"며 남탓을 할 수 있다. 언론사의 넥스트 비즈니스는 물 건너 갈 수 있다. 한 중앙일간지 관계자는 "'프리미엄콘텐츠'에서 전통매체의 존재감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넷째, 본질적인 비관론은 언론사 간 유료 구독모델 경쟁의 내용에 있다. 현재 언론사가 내놓은 콘텐츠는 천편일률적인 지식정보다. 독자에 대한 조사도 생략돼 있다. 레거시 미디어의 진정한 혁신은 '저널리즘 쇄신'인데 이 길은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대형 신문사와 네이버 이용자간 '관계'라는 건 '구독자설정자수'라는 정량적 통계로만 존재한다. 물론 설정자에서 '충성 고객'을 만들어내는 건 언론사의 노력이 필요한 지점이다. 그러나 소통과 평판 개선 등 다양한 독자관계 이슈도 중요하다. 

벌써부터 네이버 역할론을 다시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한 CP 관계자는 "오픈 초기지만 언론사로서는 당황스럽다. 구독 생태계를 키우는데 언론의 분발이 필수적이겠지만 네이버가 얼마나 집중하느냐도 중요하다. 현재까지는 왜 참여했는지, 참여를 주장한 실무자로서는 판단이 안 선다"고 말했다. 

반면, 네이버의 구독 생태계 조성을 필연적이고 중차대한 전환점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최근 구독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시작한 이성규 미디어스피어 대표는 "과연 한국 뉴스시장에서 유료구독모델이 작동할 수 있겠느냐는 시각이 팽배했다. 네이버가 움직이면 그러한 우려를 삭제시킬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언론시장을 지배했던 '광고모델'의 어두운 그림자를 벗어나서 콘텐츠 품질 기반의 '신뢰경쟁'으로 전환되는 계기라는 의미다.

이성규 대표는 특히 언론사가 쌓게 될 구독모델의 '경험치'를 강조했다. "네이버 구독생태계에 참여하는 언론사들 가운데 '잘 되는' 매체가 나올 것이고, 좋은 콘텐츠에는 이용자가 반응한다는 것이 실제로 증명되는 경험을 맛본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이용자의 구독(결제) 데이터를 통해 어떤 콘텐츠를 주로 보는지 등 '학습한다'는 사실이 아주 소중하다는 것이다.

손재권 대표도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모델을 네이버의 서비스 중 하나로만 바라볼 게 아니라 자사 홈페이지 유료화의 계기로 다뤄야 한다. 네이버 사례를 통해 확보되는 경험과 데이터를 언론사 유료화 고민의 시금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네이버가 '프리미엄 콘텐츠' 채널에서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신중한 의견도 보탰다. "DBR, HBR 등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전문 콘텐츠 외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콘텐츠에는 유보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 대표는 "네이버 (앱) 뉴스 이용자의 특성을 고려하면 (구독모델이 안정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도 했다. 네이버에 접속하는 이용자들은 대부분 뉴스 및 콘텐츠 영역에서 무료 이용습관이 형성돼 있다. 네이버 프로모션이 이어지더라도 유료구독 전환율을 단시간에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결국 지불의사를 갖는 고객을 만들려면 언론사가 '콘텐츠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구글에서는 구독해지분을 빼고 월간 활성이용자(MAU) 대비 구독전환자가 3%면 '괜찮은' 편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이 정도 전환율에 도달하려면 최소 1~2년 정도 걸린다"고 덧붙였다. 유료 구독모델은 절대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플랫폼에 구애없이 더 많은 플랫폼에서 뉴스 콘텐츠 구독모델 실험은 이어저야 한다"며 "현재 카툰 음원 영상 등 콘텐츠 영역에서 구독모델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뉴스가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뉴스 콘텐츠의 상품성이란 고객이 누구인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가, 어떤 차별적인 것을 제공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충성고객 또는 타깃고객 설정-사업자 간 경쟁요소 가운데 차별성 즉, 수요에 조응하는 콘텐츠 기획이 관건이라는 뜻이다. 황 교수는 특히 "'저널리즘 신뢰라는 위기'에 갇혀서 '신뢰'로 구독모델을 풀어가려고 한다면 해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고객과 상품의 관점에서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유료 구독모델을 성공적으로 전개하려면 결국 매일 비슷한 수준의 기사를 찍어내는 관행화된 제작구조를 깨야 한다. 새로운 주제와 형식, 깊이 등의 품질에 기초한 콘텐츠 및 패키지 상품을 고안하는 것이 중요하다.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혹은 언론사 구독모델의 출발지점에서 가장 핵심적인 이슈이다.

한편 네이버는 올 상반기 중으로 정식 플랫폼을 출시한다. 또 콘텐츠 구독 생태계 확대를 위해 '오픈 플랫폼'으로 키워갈 예정이다. 네이버가 쏘아올린 '유료구독'이 어디로 향할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종이신문은 잊었다'는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종이신문은 잊었다."

<뉴욕타임스> 이야기는 한국언론에는 교과서나 다름없다. 대표적 혁신 언론사로 손꼽지만 가까이 하기는 부담스럽다. <뉴욕타임스>가 성취하는 것들이 한국 뉴스시장에서는 쉽게 다다를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시사점도 여전하다. <뉴욕타임스>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허투루 흘려보낼 수 없는 까닭이다.

최상훈 <뉴욕타임스> 서울지국장을 통해 들은 이야기들 중에 생각나는 것들을 몇 가지 정리했다. 먼저 <뉴욕타임스>식 '모바일 퍼스트'다. 대부분의 기자가 웹사이트(모바일 포함)에 나가는 기사에 집중한다.

기자들이 출고과정에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남다르다. 기자는 자신의 기사가 출고되기 전 스마트폰 스크린에서 어떻게 노출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기자 스스로 모바일에 노출된 자신의 기사 모양을 보는 과정이다. 단락이 길거나 빡빡한 상태인지 알 수 있다.  선호하는 '기사체'도 있다. '대화하듯' 친근한 스타일이다. 자체 조사에 따르면 독자는 어렵고 진지하게 폼잡는 기사를 보지 않는다. 독자의 2/3가 모바일에서 <뉴욕타임스> 기사를 읽는 만큼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을 밝혀라

기자 교육 때 강조하는 부분도 주로 '가독성'에 집중돼 있다. 짧게 문장을 쓰고 '챕터'를 나눠서 쓸 것, 작은 제목도 달아서 글의 이해를 도울 것, 스토리 안에 미니 스토리(글 상자)를 넣을 것, 셀럽 등의 트윗 내용을 삽입할 것, 전문 공개도 할 것, 숫자를 인용할 것, 다양한 그래픽을 담을 것 등이다. 또 파악한 것과 모르는 것을 분명히 구분해 전할 것도 주문한다. 독자에게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부 미국 매체처럼 기자의 소셜미디어 활동은 의무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스타그램 등 기자 개개인의 소셜계정 활용은 권장한다. 독자가 <뉴욕타임스> 홈페이지를 직접 찾는 비중은 20%가 되지 않아서다. 60%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일부 소셜미디어에서 유입된다. 참조로 월스트리트저널의 직접 방문자는 16% 정도다. 

미국 신문업계가 페이스북, 트위터를 통한 기사 유통에 적극적인 것은 "독자가 있는 곳에 직접 찾아간다"는 의미로 해석되지만 절박한 사정도 그만큼 있는 것이다. 독자가 <뉴욕타임스>를 찾도록 유도하는 등 '소비습관'을 형성하는 목적의 '뉴스레터'도 호주 독자를 겨냥한 것을 포함 현재 50여 종이나 된다. 

'라이브' 주력...'양'과 '질' 함께 고민

기사 제목(헤드라인) 달기에도 공을 들인다. 몇 번이고 수정하면서 구글 검색을 타고 들어오는 이용자 규모를 측정한다. 헤드라인 변화만으로 페이지뷰가 7배 증가한 경우도 경험했다. 아예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연성 기사에도 부쩍 관심을 갖는다. 대표적 부서는 속보팀(Express Team)이다. 속보팀은 한국언론과 비슷한 일을 한다. 시시각각 중요한 거리를 찾아 보도한다. 재미있는 기사도 쓴다. 

<뉴욕타임스> 디지털 채널에서 요즘 각광받는 서비스 채널도 '라이브 브리핑'과 '라이브 채팅'처럼 '실시간성'이 두드러진다. 라이브 브리핑은 현장을 생중계하듯 기자가 200~300자 안팎으로 계속 상황을 중계, 설명하는 형식이다. 그중 가장 중요한 이슈는 상단에 고정할 때도 있다.

과거에는 가령 대통령 기자회견 직후 선임기자가 설명하는 기사를 쓴 뒤 내일자 지면에 연결해 보도했지만 지금은 '라이브'가 가장 핵심 스타일이다. 비슷한 유형으로 '라이브 채팅'도 있다. 기자들이 유튜브 라이브 댓글창 같은 공간에서 계속 사실을 정리해서 올리거나 해설을 곁들인다. 빠르게 대응하지만 독자가 원하는 것을 늘 체크한다.

'디지털'에 전력투구할 수 있는 비결

적지 않은 과제도 있다. 기자들에게 기사 발제시 텍스트 포맷인지 아니면 이미지 등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할 것인지 먼저 생각하라고 요청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기자들의 디지털 업무부담이 늘어나는 점도 거든다. 과거에는 웹 사이트에 기사가 필요하면 디지털팀에서 해당 주제를 맡는 부서의 기자에게 직접 연락해 출고를 요청했다. 물론 잘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는 기자가 일하는 부서의 데스크가 부탁한다. 상대적으로 호응이 좋다.

기자들은 '슬랙Slack)'으로 커뮤니케이션한다. 기사출고를 한 뒤 '스쿠프(scoop, 뉴욕타임스 CMS)'에 기사를 올렸다고 슬랙에 올린다. 기자들은 슬랙에서 어떤 편집자가 자신의 기사를 데스킹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한때 신문 1면에 자신의 기사가 들어가야 한다고 경쟁하던 기자들도 디지털로 소통하는 등 대부분 온라인으로 일하는 상황이 됐다. 웹 사이트에 방문자를 늘려 광고매출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실패(?)한 뒤 유료 구독자를 늘리는 것으로 큰 방향을 바꾼 결과다. 

재미있고 자극적인 기사와 고품질 분석기사, 그리고 아주 중요한 현안 기사의 페이지뷰를 비교하면 고품질 분석기사는 상대적으로 클릭수가 많지 않다. 그래도 <뉴욕타임스>는 이러한 기사에 힘을 실으라는 쪽이다. 수개월 걸려서 나오는 기사를 1년에 1~2건만 쓰는 기자도 있다. "샤넬 백이 수백만 개씩 팔리나. 트래픽이 나오지 않더라도 고급기사로 매체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원칙 때문이다. 어려워도 '저널리즘'에 해답이 있는 것이다.

서울발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저널리즘은?

물론 돈을 내고 기사를 보는 독자들이 존재하는 미국시장과 그렇지 않은 한국시장은 엄연히 차이가 있다. <뉴욕타임스>는 퍼즐이나 쿠킹 등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별도의 디지털 상품도 내놔서 '구독모델'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했지만 한국은 다르다. 최상훈 지국장은 "뉴욕타임스 구독자 750만명 가운데 온라인 전용 구독자는 670만명이다. 하지만 미국 전체의 신문구독자는 6500만명이다. 구독자 목표 1000만명을 내걸고 나아갈 수 있는 배경"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 기자들은 2019년 한 해 동안 기사를 포함해 5만9000건의 콘텐츠를 생산했다. 팟캐스트 '더 데일리' 월간 청취자는 1000만명이다. 2020년 7월 자체 다큐멘터리 TV 프로그램을 제작해 동영상 플랫폼 훌루에서 상영했다. 여러 스타일의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에 내놓는다. 양과 질을 동시에 추구한다. 핵심은 중요한 기사를 재미있게 쓰는 것이다. 기자들은 1700명에 달한다(블룸버그 2700명, WSJ-다우존스 등 1400명, 워싱턴포스트 800명). 기자해고도 반복된다. 

한편, 5월 10일 서울에 공식적으로 문을 여는 <뉴욕타임스> 서울 사무실은 속보 에디터를 둔다. 토픽 등 연성기사도 맡는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뉴욕타임스> 서울 사무실은 최대 30명 정도로 구성된다. 이는 서울로 아시아 뉴스조직을 옮기는 <워싱턴포스트>의 10명 정도와 비교하면 엄청난 규모다. <뉴욕타임스> 홍콩 지국에는 여전히 일부 인력이 지면제작 등을 이유로 남지만 서울은 사실상 '아시아 뉴스 허브'로 올라선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잠든 시간을 기준으로 런던 그리고 서울에서 각 8시간 정도로 기사를 다룬다. 즉, 서울은 <뉴욕타임스> 웹사이트의 8시간을 맡는다. <뉴욕타임스> 디지털 에디션-홈페이지, 모바일을 24시간 깨어있게 하는 구조다. 이달 초 최상훈 지국장의 문재인 대통령 인터뷰 기사는 한글로도 공개했지만 '번역품질 관리', '시장성' 등의 이유로 정기적인 '한국어' 기사 생산 계획은 없다.

서울발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저널리즘이 어떤 모습일지 주목된다.

<미디어 캡처> 책 표지.

'미디어 캡처(media capture)'는 언론이 공공성 확대보다는 특정 그룹의 사업적, 정치적 이익을 진전시킬 때 발생하는 양상을 지칭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많은 한국언론은 기득권의 이해관계를 대변해왔다. 또한 자본의 관심사를 능동적으로 처리해왔다. 이렇게 포획된 언론은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책임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오늘날 상업언론은 정부, 기업을 비롯한 기득권과의 관계에 주력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 디지털 미디어化다. 디지털 생태계는 뉴스시장과 소비패턴을 바꿨다. 판매, 광고 등 기존 비즈니스모델은 수렁에 빠졌다. 기술 플랫폼으로 수렴되는 뉴스시장으로 언론의 영향력은 축소되거나 또는 양극화(과점)되면서 보도내용은 획일화됐다. 천편일률적인 뉴스는 욕망을 팔고 분노를 극대화하는 '뉴스의 보수화'로 귀결된다. 이러한 질 낮은 뉴스는 더욱 가파르고 거대하게 분출됐다. 이 빈틈에서 전 세계 곳곳의 '극우' 정치권은 대중의 열망을 대리 중개하며 미디어 여론전에서 속속 승리했다.

둘째, 허위정보와 확증편향의 창궐이다. 디지털 미디어는 점점 조작된 정보가 퍼지는 온상으로 변질되었다. 사실상 모든 정보에서 '사실'을 측정해야 할 만큼 어수선한 정보 오염의 시대에 살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과 자본의 강력하고 무차별적인 언론 통제는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조종된 정보와 캠페인은 빈번해지고 있다. 이 결과 대중의 판단력과 분별력은 자주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정보 피로도를 쉽게 느끼고 뉴스를 회피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셋째, 부의 집중이 증가한다. 일반적으로 가진 자들은 가장 빠른 방법으로 정치적 통제에 접근할 수 있다. 미디어에 광고를 주는 것보다 직접 매체를 인수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특히 미디어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경에서 언론과의 흥정도 가능하다. 더 직접적인 결과를 원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늘면서 디지털의 상업화는 지능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언론에게 정치적인 이해란 항상 이동할 수 있지만 '부'에 대한 시야는 바뀌기 어렵다. 언론은 경제적 불평등을 양해하면서 점점 타협한다.

이로써 우리의 커뮤니티는 독립적이고 진실한 언론(인)의 존재에 회의감을 가진지 오래다. 동시에 다양한 목소리와 개방적인 뉴스조직을 지원할 수 있을 만큼 역동적인 공간도 더 협소해지고 있다. 가능한 실험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포획된 미디어의 생태계에서 접근성을 누리지 못한다. 이럴수록 누구에 의해 뉴스가 설계되는지, 누구를 위해 봉사하는지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미디어를 포획하는 그룹과 언론이 주고받는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한 정보를 얻어야 한다. 그 정보를 통해 저널리즘의 미래에 대한 활발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많은 언론사들은 '언론자유'를 누리지만 돈, 디지털 플랫폼 및 권력집단의 수중을 벗어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미디어의 독립성은 20세기보다 더 훼손되고 있다. 사회적 약자나 가난한 자들보다 선동가와 포퓰리스트에 뉴스의 난은 더 많이 할애된다. 선출된 권력보다 더 뿌리깊은 힘을 좇아 그 영향력에 기대는 언론보도는 더 날개를 편다. 다른 한 켠에서는 포털사업자나 검색엔진, 알고리즘을 다루는 거대 기술기업의 정보 제어는 극적으로 이뤄진다.

우리는 '탈진실'의 위협을 넘어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공익성을 강조하는, 믿을 수 있는 언론(인)은 척박한 경쟁의 토대에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가? 디지털 생태계는 어떻게 유토피아를 가져다줄 수 있는가? 분명해지는 것은 우리는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통찰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우리는 세상과 미래를 위해 더 건강한 언론(인)을 찾아내어 후원해야 한다는 점이다. 

네이버 구독모델 제안을 받은 언론사의 의견들은 크게 네이버 종속과 유료화 테스트 기회로 갈린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10년 전과 거의 같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2월 언론사, 전문 매체 등에 '프리미엄 콘텐츠 구독모델'을 제안했다. 구독모델은 네이버 모바일 기준 언론사 홈에 '프리미엄' 탭메뉴를 추가하고, 포스트-블로그 등 언론사가 운영하는 네이버 채널에 유료상품을 연동할 수 있다. 프리미엄 상품은 최대 3개까지 개설이 가능하다. 

구독요금과 콘텐츠 타입, 업데이트 주기 등은 언론사가 선택하면 된다. <기자협회보> 보도에 따르면 제안받은 언론사들의 고심이 깊다. 네이버가 지난해 제안한 구독모델은 일반 콘텐츠 생산조직(CP)과 함께 유료상품을 경쟁하는 구조였지만 수백만 명의 구독 설정자 수를 확보한 언론사 홈에 프리미엄 메뉴가 개설되는 만큼 유리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구독 생태계에 협력할 것인가?

네이버는 그동안 이용자 제작 콘텐츠(UGC)를 집적하는 플랫폼으로서 큰 성과를 거뒀다.  지식인(iN), 블로그 등 검색과 연계된 많은 정보들이 선순환 구조를 낳았다. 그러나 모바일 환경이 펼쳐지고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유튜브 등이 부상하면서 상대적으로 상업적 콘텐츠가 범람하는 네이버 플랫폼은 트래픽 감소는 물론이고 '퀄리티' 문제에 직면했다.  

가장 풍부한 지식 정보를 확보한 네이버지만 우수한 이용자 이탈은 치명적이었다. 굳이 묘사를 하자면 커뮤니티 모델이 느슨해지는 것을 네이버 페이(N페이)와 연계한 쇼핑으로 끈덕지게 붙드는 형국이었다. 커머스 부문의 구독모델은 N페이로 진지를 구축했다. 다만 매일 신뢰할  만한 콘텐츠를 공급하는 전문가와 여러 채널과는 생산적인 파트너십의 압력이 가중돼왔다.

네이버는 이를 UGC 집적 플랫폼에서 PGC(전문가 기반 콘텐츠) 그리고 이어 PPGC(Payed Proffesional Generated Contents, 전문가 기반 유료 콘텐츠) 모델로 설계하는 중이다. 이 생태계를 구축하는 참여자 가운데 하나가 언론사다. 언론사 브랜드를 (무료로) 구독하는 단계는 블로그, 포스트 등에 이어 네이버의 지식 콘텐츠 구독생태계의 마지막 열쇠였다.

'폭탄 돌리기' 중인 뉴스조직...10년 전과 다르지 않아

네이버가 올해 구독모델을 도입하는 것은 시장 분위기가 큰 역할을 했다. 이미 창작자 영역과 개별 전문매체 단위에서 다양한 구독방식은 확대됐다. 인터넷신문, 미디어 스타트업의 실제 경험치도 누적되고 있다. 특히 최근 대형 신문사들은 과분하지만 유료화의 잠재적 카드로 뉴스레터를 다루기 시작했다. 일부 언론사는 아예 과금 결제 등 자체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여기에 '타이밍'도 거든다. 카카오 등 인터넷서비스사업자도 다양한 구독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중복 구독 등 거품을 고려하더라도 수백만 명 이상의 구독 설정자수를 보유한 언론사를 배경으로 '구독모델' 띄우기를 할 에너지로는 충분하다. 네이버로서는 시간이 늦으면 뉴스를 포함하는 지식 정보 콘텐츠 구독 생태계의 선점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 

문제는 언론사다. '상품으로서의 콘텐츠' 생산과제를 부여잡는 곳이 없다. 속보뉴스나 검색어뉴스에 급급한 현장에서 '구독모델'은 언감생심이다. 자사 플랫폼 경쟁력이나 구독자 이용행태 데이터도 온전하지 않다. 네이버 제안을 받은 언론사들은 "팔 수 있는 콘텐츠가 없다"거나 "누가 만드냐"는 진부한 폭탄 돌리기를 하는 양상이다. 

포털 뉴스서비스의 정책 변천사. 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언론과 포털 뉴스서비스>(2020)에서

저신뢰 언론의 유료상품은 성공할 것인가?

한 대형 신문사 콘텐츠 유통 담당자는 "문제를 깊게 생각하면 안된다. 일단 들어가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사 콘텐츠에 대한 시장 검증 차원에서라도 부딪혀 본 뒤 미래를 기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다른 언론사 경영기획실 기자는 "상품 구성은 하겠지만 이용자가 외면할 것이다. 유료 구독자 수가 공개되는 일만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트래픽, 부수 기반) 전통적 광고에서 독자 기반 수익모델 전환의 기회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언론 뉴스조직이 구독모델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촉진제가 될 수 있고, 콘텐츠 상품에 투자하는 전기라는 시각이다. 네이버 '종속'은 지나친 경계라는 것이다. 실제 구독 생태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경험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하지만 언론사 실무자들과 네이버조차 이번 구독 모델 성과의 척도를 유료 가입자 1000명 선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물론 제대로 된 콘텐츠라면 유료 구독자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은 더 있다. 언론의 평판 개선이다. 뉴스조직이 생산하는 콘텐츠는 단순히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 만으로는 이용자를 지속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 네이버가 센 프로모션을 하더라도 결과는 비슷할 것이다. 언론이 미래 어젠다를 제시하고 독자와 꾸준히 교감하면서 사회적 존재감과 가치를 키워야 한다.

위계적·연고주의적·폐쇄적 문화로 상징되는 언론의 조직문화는 정파성, 상업성, 부정확성, 비윤리성을 저널리즘에 이식한다. 네이버 구독모델로 다시 한번 진단하는 한국언론 위기의 핵심은 디지털 적응력 부진이 아니다. 저널리즘을 흔드는 퇴보적인 조직문화다. 판에 박힌 기사 쓰는 기자가 아니라 명쾌하게 시대를 읽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제야말로 뉴스조직의 구성원, 조직, 일하는 방식, 콘텐츠 등에 뼈를 깎는 성찰적 질문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네이버 구독 모델은 언론의 유리심장과 경직된 머릿속을 후려치는 전환기의 가늠자여야 한다.

편집국의 100% 디지털 전환을 예고한 한겨레신문의 디지털 전환 제안서 표지. 한겨레는 2014년 한겨레 혁신 3.0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오랜 독자층과 괴리되고 있는 한겨레의 정체성 논란을 극복하고 후원제 기반의 새로운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국내 언론의 디지털 혁신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팬데믹으로 상반기 내내 폭발적인 뉴스 트래픽 증가를 맞았던 언론은 네이버 '뉴스랭킹-많이 본 뉴스' 폐지 이후 심한 너울로 흔들렸다. 포털사이트 뉴스제휴정책의 전반적인 개편 흐름에서 '뉴스 유료화' 등 묵은 숙제는 봉인된 채 흘러갔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포털 내 뉴스 점유율 제고에 매달렸다. 디지털 전환 흐름도 숨고르기와 재정비를 오고갔다. 괄목할만한 투자는 주춤했지만 조직정비로 분주했다. 새로운 퍼블리싱시스템(CMS) 도입에 따른 혁신선언도 나왔다. 팬데믹, 총선, 검찰개혁 등 굵직한 이슈를 거치며 속보경쟁은 치열했지만 저널리즘 윤리 정립 등 자정노력은 미흡했다.

2020년 한국 온라인저널리즘 10대 뉴스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무순)

조선일보 CMS 아크 시스템 소개 페이지. 전통매체의 디지털 혁신에서 기술의 비중은 높지만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 문제는 양방향성, 다양성, 투명성 등을 수렴하는 디지털 조직문화다.

1. 언론의 디지털 투자와 '혁신' 선언

월스트리트저널이 개발한 미디어 운영 시스템 ‘아크 퍼블리싱(Arc Publishing)’을 도입한 <조선일보>는 연결성(Connected)-확장성(Curated)-가독성(Clear)-혁신성(Cool)을 내세우며 자사 채널과 콘텐츠 품질 향상을 선언했다. 새 CMS를 도입한 <한국일보>는 창간 66주년을 맞아 신문 중심에서 온라인을 우선하는 디지털 조직 전환을 선언했다. 

<한겨레>는 '10만 후원자'를 목표로 하는 디지털 독자 후원제를 추진한다. 지난 10월 총160쪽 분량의 '투르드 한겨레 디지털 전환 제안서'를 사내에 공유하고 디지털 기구를 통합하는 등 1단계 조직정비를 마쳤다. 이들 매체의 혁신은 모두 '디지털 퍼스트' '고객 니즈 파악'이라는 공통좌표를 갖고 있어 각사 만의 구체적인 방법론이 주목된다. 

2. 독자 수익 모델 본격적 제기 

독자 수익 모델인 구독, 기부(후원), 멤버십 등의 화두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한 해였다. <한겨레>는 자사 주간지 <한겨레21> 후원모델을 확장해 본지에도 적용하는 목표를 세웠다. 이 신문은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후원모델을 적용하고 가능성을 검토해왔다. 2021년 안에 편집국 전체를 100% 디지털로 전환하는 목표와 맞물려 있어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아크 시스템 도입과 함께 '팔리는 콘텐츠'란 화두를 꺼냈다. <중앙일보>는 내년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마무리하는 등 디지털 구독 모델에 성큼 다가선다. 이들 매체는 포털에 유통하는 뉴스 외 타깃형 프리미엄 콘텐츠 생산에 나설 전망이다. 하지만 조직여건과 시장 경쟁환경을 고려할 때 '뉴스제품'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네이버가 일부 언론사에 제안한 구독모델 설명자료. 아래 부분에 'NEXT미디어'가 눈길을 끈다.

3. 네이버, 카카오 구독모델 추진

네이버는 하반기에 언론사, 개인 등 콘텐츠 생산자를 대상으로 구독모델의 애드벌론을 띄웠다. 초기 구독형 지식 콘텐츠 콘텐츠 플랫폼에는 소수의 언론사만 일단 제안을 받았다. 많은 이용자와 접점형성이 가능하고 결제와 프로모션 등 기술과 마케팅 측면에 기댈 수 있다. 반면 네이버 이용자를 위해 설계되는 만큼 "언론사의 독자는 아니다"라는 비판도 있다.

카카오는 내년 하반기에 카카오톡 메신저 앱에서 구독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는 뉴스를 포함해 콘텐츠 이용환경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일단 몇몇 언론사들이 포털사이트의 구독모델 합류에 적극 참여할 예정으로 보인다. 자사 채널 강화, 내부 인력 투입 부담을 고려할 때 실익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4. 포털뉴스의 '알고리즘' 배얼 논란 재연

현재 포털 뉴스로 유입되는 이용자 비중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뉴스 제휴정책의 변화로 포털사이트 내 뉴스 점유율과 같은 기여도로 수익배분을 받는 구조에서 언론의 대포털 이슈는 일상적이다. 포털의 뉴스이용 데이터에 일희일비하는 언론사 내부의 진풍경도 십수년 째다.

선정적 제목, 베껴 쓰기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포털뉴스 편집은 알고리즘(AI)의 편향성 논란으로 다시 극화됐다. 거대 보수신문을 비롯 뉴스 통신사 계열 등이 양대 포털사이트에 뉴스 페이지뷰를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AI의 한계를 제어하는 투명한 테이블을 확보하는 것 못지않게 언론사의 자사 저널리즈메 대한 냉정한 성찰이 필요한 대목이다.

5. 언론-포털 관계, 도전적 변화 예고

네이버는 지난해 예고한 대로 언론사에 지급하던 콘텐츠 전재료를 폐지했다. 대신 포털 뉴스 채널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 지급으로 전환했다. 언론사 구독판 등 이용자의 브랜드 기반 뉴스소비를 설계하며 이용자의 뉴스이용행태를 재설계했다. 포털에서 '뉴스 유료 구독모델'을 상정하는 것도 변화 신호다. '콘텐츠 상품화'라는 불이 언론사 발등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주제판을 운영하는 네이버·언론사 합작회사에 대한 지원금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일부 언론사는 독립법인의 경영난을 벌써 우려하고 있다. 네이버에 안주하던 언론사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수밖에 없다. 포털의 기존 인링크 방식 뉴스 서비스 중단도 예상해봄직 하다. 결국 언론의 지속가능한 생존모델은 '콘텐츠'와 '브랜드' 경쟁력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6. 판치는 가짜뉴스, 혐오와 증오뉴스

팬데믹 상황에서 언론이 '공포'를 조장하는 뉴스를 온라인으로 퍼뜨리며 논란이 벌어졌다. 전통매체 스스로 가짜뉴스를 유통하고 확산하는 근거지가 됐다. 허위정보가 판치는 데는 한국언론의 정파성이 거론됐다. 4·15 총선 전후 과정에서 진영의 유·불리를 따지는 왜곡, 편향보도도 이어졌다.

검찰발 받아쓰기가 여과없이 쏟아지면서 검찰개혁이란 본질은 사라졌다. 특정 정치세력이나 인물 간의 갈등만 부추기고 정쟁화를 심화했다. 뉴스를 중심으로 혐오와 증오, 적대와 반목의 전선이 형성됐다. 포털사이트는 공론장이 아닌 편향뉴스의 전시장으로 흘렀다. 뉴스 불신이 되풀이됐지만 성찰은 부족했다. 정치권의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논의를 자초했다. 

한국경제신문의 주요 뉴스레터 목록. 이 신문과 조선일보는 편집국 내 '뉴스레터' 담당 부서를 신설하며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7. 뉴스레터 서비스 부상

일부 언론사를 중심으로 '뉴스레터'가 부상했다. <한국경제>는 WSJ를 벤치마킹한 특정 타깃-기업의 CHO, CFO, CMO 등을 대상으로 하는 뉴스레터를 잇따라 내놨다. 3~4년 전부터 뉴스레터에 공을 들여온 <중앙일보>도 카테고리를 늘리는 등 재정비했다. <조선일보>도 명상(종교) 국방 등 전문기자를 앞세운 뉴스레터 서비스를 오픈했다.

뉴스레터는 이메일 구독방식으로 새로운 뉴스소비 습관 형성 기반으로 재도약했다. 주로 포털사이트에서 뉴스를 보는 국내 뉴스 이용자에게 얼머나 호응을 불러모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기자와 독자 사이의 소통도구인 만큼 커뮤니티 구축 등 섬세한 독자관계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8. 기자의 소셜미디어 활동 논란

전·현직 기자들의 소셜미디어 활동은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거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사회이슈에 대한 의견을 활발하게 피력했다. KBS, SBS 등 지상파방송사와 대형 신문사들은 내부 구성원들의 SNS 활동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다. 하지만 회사 방향과 다른 기자들의 (정치적) 견해 표현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강진구 <경향신문> 기자는 회사의 미투사건 관점과 배치되는 보도로 '정직' 징계를 받았다. 강 기자는 페이스북으로 '정직일기'를 게재하고 사측의 맹목적인 '피해자 중심주의' 입장을 비판했다. 신연수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검찰개혁 지지칼럼을 낸 뒤 논설위원 배제 인사통보를 받았다. 사표를 낸 직후 페이스북에 소감을 밝히자 응원댓글이 쏟아졌다.

언론비평지 미디어오늘이 기획하고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후원한 유튜브 저널리즘 세미나 강의가 열렸다. 유튜브코리아는 유튜브가 단순히 콘텐츠를 배포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커뮤니티를 지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유튜브에 우후죽순처럼 개설된 언론사 채널의 미래가 힘겨워 보인다. 

9. 더 확산되는 유튜브 뉴스소비 

방송사 제작뉴스, 디지털언론사 제작뉴스, 인플루언서 제작뉴스, 개인 제작뉴스 등 이른바 '유튜브 저널리즘'이 범람했다. 미국 대통령선거 개표 라이브 방송 등 주요 이슈에서 지상파방송사보다 동시접속자 수가 많은 유튜브 채널이 등장했다. 정치선동을 일삼는 채널 구독으로 확증편향 우려도 커졌다. 유튜브가 저널리즘의 도구가 될 수 있을지 논의도 일었다.

현재 주요 언론사의 유튜브 전략은 광고(PPL 포함), 유료구독 연계 등 매출목표 외에도 정기적으로 시청하는 구독자 확보로 매체 인지도를 높이는 브랜드 마케팅으로 나뉜다. 주요 신문사들도 전담인력을 두고 오리지널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내년에도 유튜브를 중심으로 동영상 콘텐츠 생산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 사무소를 내는 글로벌 언론의 채용공지. 링크드인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12월 28일 현재 뉴욕타임스에 100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렸다. 이들 언론의 서울발 디지털 서비스가 국내 온라인저널리즘 지형에 긍정적 에너지로 작동할 수 있을까?

10. 해외언론, 서울 입성

미국의 대표적 일간지인 뉴욕타임스(NYT)의 홍콩지사 일부 인력이 2021년 서울로 옮긴다. 이들은 뉴욕타임스 디지털 뉴스 담당인력이다. 워싱턴포스트 서울 사무소도 신설된다. 워싱턴포스트는 글로벌 속보 뉴스를 생산하는 거점으로 런던과 함게 서울을 선정했다. 이들 매체는 서울에서 기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뉴욕타임스에는 100명 이상이 지원했다. 

2015년 일본 닛케이에 매각된 파이낸셜타임스(FT)도기자를 채용 중이다. 글로벌 언론사가 버티기 어렵다는 한국 뉴스시장에서 흔치 않은 일이다. 해외 유력 언론의 서울 입성은 국내 온라인 저널리즘 지형에 신선한 자극을 줄 수도 있다. 독보적인 저널리즘으로 수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언론사들이 한국어 뉴스 생산 또는 서울발 뉴스를 늘릴 경우 '서울의 BBC 특파원'처럼 극적인 독자 반응이 잇따를지 모른다. 

한국언론은 '신뢰도 개선'이란 무거운 짐을 지고 2021년을 맞는다. 온라인저널리즘 환경은 여전히 척박하다. 기술투자는 제한적이고 전문인력의 고용환경도 불확실하다.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위기구조는 심각하다. 팬데믹은 그 불확실성을 고조시켰다. 이용자의 뉴스 이용행태를 제대로 수렴하는 일관된 전략과 성과 사레도 드물다.

낡은 리더십과 조직문화는 디지털 부문 종사자들의 의사결정권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 온라인저널리즘은 가욋일과 부차적 일로 다루는 곳이 많다. 시장과 독자를 정확히 진단하지 않은 채 콘텐츠 개발에 나서거나 치밀한 준비 없는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로 언론사 내부에 혼선과 동요도 일었다. 

이렇게 디지털 부문은 해묵은 숙제들도 많지만 새해에는 보다 깊은 고민거리들도 생길 것이다. 다음은 주요 언론사 디지털 담당자들이 꼽은 '결정적'인 이슈다.

1. 구독, 후원, 멤버십 등의 선택의 시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 기자들의 온라인 활동이 증가할수록 적절한 평가모델이 필요하다.

3. IT 개발부문은 물론 마케팅, 비즈니스 등에서 디지털 인재확보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4. 디지털 어젠다가 커지는 반면 의사결정구조에서 디지털 전문가의 관여가 제한적이다.

5. 현재의 뉴스조직에서 '제품'으로서의 뉴스, 콘텐츠를 해결할 수 있는가?

6. '우리의 독자'를 발견, 개발하고 합당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가?

7. 제대로 포털과 협력하는 거래, 제대로 포털에서 독립하는 도전이 공존한다.

 

'제9회 디지털저널리즘어워드'에서 수상했던 한 신문사 디지털 담당자는 "저널리즘이 무엇인지 의문하지 않았다. 제대로 하고 있는지 누구도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사실 기존대로 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단지 전쟁터였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전장에서도 희망의 뿌리를 찾는 것이 디지털 부문 종사자들의 숙명이다. 

2021년은 독자와 시장이 검증한 공감의 뉴스가 이끌어가길 기대한다.

경향신문 홈페이지 회사 소개 페이지 캡쳐. '공명정대'란 글자가 촛불집회 이미지 위에 뚜렷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한국에 진보-보수라는 언론지형은 묽어지고 '받아쓰기' 언론만 창궐하는 상태다. '받아쓰는' 부분이나마 '사실'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자주 나타난다. 최근 4~5년 간 세계에서 한국언론의 신뢰도가 '꼴찌'라는 기록과 연결해볼 만하다. 유감스러운 것은 언론 자유도는 개선되는 상황에서 언론신뢰도는 곤두박질치는 일이다. 특히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는 언론사 내부에서 보도 경향을 놓고 '갈등'이 빈발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기자들의 경쟁인식이 낮다. 기자 선발과 취재보도의 내용이 매체의 역사성과는 별도로 돌아가는 형국이다. 시니어 기자와 주니어 기자 사이에 공감하는 지점이 잘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가을 한 진보언론 관계자는 '조국사태'로 뉴스조직 내부가 시끄러운 가운데 찾아왔다. 그는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조직이 되었다"고 말했다. 

강진구 경향신문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그 혼란의 원인으로 '후배권력'을 꼽았다. 단지 위 아래의 '서열'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 이질감이 커졌다. 진영언론이라고 할 배경이 사실상 부서졌다. 매체를 '리셋'하는 수밖에 없다. 기자들은 현재의 매체환경과 주변 상황에만 매몰돼 뉴스를 생산하고 있다. 맞다, 틀리다의 문제가 아니다. 경쟁의 서사가 사라졌다.  

둘째, 독자를 존중하고 앞세우는 전략이 없다. 디지털 플랫폼 기반 뉴스 소비 시장이 압도하지만 전통적 플랫폼의 엉성한 비즈니스 모델에 기대고 있다. 교양의 시민은 물론 자신의 독자조차 버렸다. 그저 숫자의 노예가 됐다. 네이버 언론사 편집판 구독 설정자수에 환호하며 네이버 댓글과 기사 랭킹에 작약한다. 거대한 '네이버 언론'을 숭배한다. 네이버에 '언론사 브랜드'가 뜨면 안심한다. '독자'가 누구인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 네이버 알고리즘에 길들여지고 네이버 독자에 주목하는 '네이버즘'의 유령에 잡혔다. 

새 뉴스 소비처로 부상한 유튜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시장과 독자를 이해하는 과정이라지만 내부는 상업적으로만 타협한다. 공동체에 절실한 저널리즘은 테이블에 올리지 않는다. 기자들의 자존심이면 족하다. 생태계에서 자신을 과시하면 그만이다. 스스로의 뿌리와 가치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의 문법에 길들여지는 식이다. 더 많은 디지털 뉴스 생산과 더 많은 네이버의 눈길에 드는 것이다. 이렇게 진보언론의 모든 혁신은 저널리즘과는 동떨어졌다.

비단 진보언론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유독 진보언론의 내상이 심하다. 왜냐하면 그들에겐 그들의 비범한 독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셋째, 품위를 잃었다. 언론이 네이버즘을 맹종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은 단순 지표의 추종이다. 트래픽에 열광하고 있다. 가장 혁신적인 한 신문사의 기사입력기(CMS)에는 실시간 네이버 인기기사 순위표-점유율이 표시된다. 어떻게 하면 네이버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 콘텐츠는 네이버의 코스와 타임라인에 완벽히 맞춰졌다. 

이 과정에서 진보언론은 스스로 다잡고 가야 할 '어젠다'를 상정하는 전략적 노고도 접었다. 지독한 자기 성찰도 없고, 고귀한 자신의 독자를 찾는 노력도 없고, 장엄한 한국 민주주의의 얼굴도 없다. 대화도 토론도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의 이름으로, '언론'이라는 형태로 생존이 가능하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짜뉴스'다. 

'87년 체제' 직후 창간한 한겨레신문, 1998년 사원주주회사로 변신한 경향신문, '2002년 체제'와 동행한 오마이뉴스 등 진영으로서의 진보언론은 '2017년 체제'는 온전히 수렴하지 못했다. '2017년 체제'란 지연되는 정의를 제자리에 올리고, 공동체의 미래진로를 세우며, 시민의 교양을 채우라는 메시지였다. 그러나 매체와 그 종사자들은 역사적 의미를 소실하며 불거지는 사안은 태만하게 다뤘다. 한국언론의 신뢰 추락에 미친 책임이 못지않다. 

'진영언론'의 '허위'를 벗고 '진보언론'의 '전모'를 입을 때다. '진보언론'은 첫째, 정의의 고장과 지연을 막는다. 둘째, 민주공화정의 부식을 제거한다. 셋째, 미래 공동체의 가치 균열을 메운다. 넷째, 역사의 왜곡을 바로잡는다. 다섯째, 시민의 교양을 키운다 등의 원칙을 가다듬는다. 

이 시기에 진보언론 상정은 한국의 진보 에너지가 충분하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오직 그 에너지를 알뜰히 쓰고 가득히 충전하는 뉴스룸의 호응이 절실하다. 그래서 교양의 시민이 향하는 대언론 여정은 강단있는 진영언론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교양의 시민을 인식하고 존중하는 진보언론 재건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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