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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픈한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플랫폼 페이지. 전통매체의 넥스트 비즈니스인 디지털 콘텐츠 구독모델의 시금석일지 또다른 기약없는 '포털 종속'의 거처가 될 것인지... 

네이버 '유료 구독모델' 제안내용이 뉴스 기반의 미디어 기업에 공유된 것은 작년 11월 전후 시점이다. 그리고 지난 13일 네이버의 정책변화 등 우여곡절 끝에 베타 버전의 '프리미엄콘텐츠'(https://contents.premium.naver.com/)가 공개됐다. 네이버는 언론사를 비롯 창작자들이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는 과금-결제-이용자 데이터 등의 인프라를 지원한다. 

네이버 이용자는 콘텐츠 제작자(Contents Provider, CP)에 따라 언론사 홈, 포스트, TV를 비롯 '프리미엄 콘텐츠' 메뉴와 ‘프리미엄콘텐츠’ 플랫폼 페이지에서 유료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일단 베타 테스트에는 25개 채널이 문을 열었다(표 참조). 이중 대형 일간지는 8곳(계열사, 매거진 등 포함)에서 총  13개 채널이다. 전문성이 짙은 글로벌 경영전문지를 보유한 <동아일보>와 온라인 기반으로 창간했던 <머니투데이>가 각각 3개 채널을 운영한다. <머니투데이>는 '소설' 채널을 개설해 이채롭다.

조선일보는 본지, 계열 콘텐츠 법인에서 각각 1개 채널로 총 2개 상품을 내놨다. 나머지 5개 언론사는 각 1개 채널을 개설했다. 곧 전면적인 후원모델을 시행하는 <한겨레>는 본지는 참여하지 않고 자회사가 서비스하는 인터넷신문 <코인데스크코리아>가 참여했다. 한경과 매경은 경제용어와 배경상식을 검증하는 공인시험 문제를 기반으로 한 채널을 공개했다. 

신문사와 그 계열사 참여현황. 평균 구독요금은 5000원 안팎이다. '반신반의'의 시선으로 보는 건 네이버 유료 구독모델 만이 아니다. 자신의 콘텐츠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뚜껑을 열고 보니 실제 전통매체에서 신문 뉴스조직의 취재 기자 참여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대신 계열 매거진과 부설기관 등이 주로 콘텐츠 생산과 편집을 맡는 구조가 대부분이다. <중앙일보>와 <경향신문>은 편집국 전담기자가 글로벌 경제이슈, 시사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구독 요금은 최소 2900원에서 최대 19900원으로 평균 구독요금은 5000원을 조금 넘긴 수준이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네이버 페이 정기구독 요금 4900원을 참조했다"면서 "적정한 가격을 산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채널 운영 이슈는 일부 언론사 내부에서는 정돈되지 못하고 있다. 콘텐츠 상품 '판매자'인 언론사는 스마트스토어 채널 담당자처럼 '톡톡 문의'에 답변하는 등 고객 대응(CS)도 해야 한다. 이날 한 대형 신문사 관계자는 "올 초부터 자체 유료화 계획을 검토하고 있어 네이버에 매달리기는 어렵다"면서 "아직도 운영주체를 놓고 협의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면 전문지나 인터넷 미디어들은 다소 공을 들인 모양새다. 총 10개 매체가 12개 채널을 개설했다. 글로벌 IT뉴스 채널인 <더밀크>와 <Fun IT>, <순살브리핑> 등은 '글로벌 시장'의 경제, 테크 정보를 제공한다. 모두 뉴스레터를 운영 중인 곳들이고 자체채널을 운영 중이다.

예술, 인문학 분야를 다루는 '아홉시', 북 리뷰 채널인 '북저널리즘'과 '서울리뷰오브북스'도 눈길을 끈다. 기존 채널에서 네이버 플랫폼으로 진입해 '유료화'에 도전한다. 부동산 뉴스레터 '부딩', 문화와 마케팅 분야를 다루는 '캐릿'은 밀레니얼 대상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인터넷신문 <바이라인네트워크>는 주요 기자 필진이 담당하는 '오늘의 외쿡신문'(글로벌 경제뉴스)과 '커머스BN'(유통 물류시장 등)을, 전문 매거진 <디자인하우스>는 행복이 가득한 집, 월간 디자인의 콘텐츠 채널을 열었다.  

소규모 종이신문, 전문 매거진, 인터넷신문, 콘텐츠기업의 참여 현황. 이들 진영은 네이버 유료 구독모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유료 구독모델에 나선 온라인미디어군의 구독요금은 최소 4300원에서 최대 19900원으로 책정됐다. 평균 구독요금은 약 8220원 선으로 전통매체 군보다 3000원 정도 더 비싼 편이다. '북저널리즘'은 25개 채널 가운데 유일하게 건별 결제(1200원) 과금제를 적용했다. 

손재권 <더밀크> 대표는 "홈페이지 유료구독(25000원)의 라이트 버전이다. 좋은 콘텐츠가 있다면 사람들은 구독한다"며 큰 기대감을 피력했다. 손 대표는 "<더밀크>의 구독자 유입경로를 살펴보면 '네이버 효과'가 크다. 이들 가운데 유료구독 전환율도 높은 것이 특징이다"고 밝혔다.

또 손 대표는 "네이버는 결제 편의성이나 이용자 규모 측면에서나 콘텐츠 사업자에게 좋은 채널이 맞다"라면서 "기존 언론사도 콘텐츠를 무료로 풀 것이 아니라 유통정책을 정비하면서 네이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현재 상황에서 관전 포인트는 첫째, 기자가 '프리미엄콘텐츠 전용' 콘텐츠를 제공하는 채널의 유료 구독자수에 눈길이 쏠린다. 대부분은 기존 콘텐츠를 재구성하거나 전재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나름대로의 고민을 갖고 접근한 셈이어서 그 결과에 따라선 언론사 대응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

둘째, 아직 두드러진 것은 아니지만 오디오, 비디오 등 멀티미디어 포맷의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 호응이다. 네이버는 이들 포맷의 상품설계가 가능한 시스템을 하반기에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는 영상을 페이지에 삽입할 수 있는 정도다. 텍스트를 넘어 스토리텔링 콘텐츠의 흐름이 이뤄질지 눈여겨볼 대목이다.

셋째, 전문지의 가능성이다. 대부분 밀레니얼 세대향 뉴스레터나 인사이트 있는 정보를 내세웠다. 철지난 것으로 보이던 '서평 기사'나 심오한 인문학 배경의 콘텐츠가 네이버에서 소구력이 있을지 주목된다. 

넷째. 대형 신문사 등 대부분의 CP는 경제 콘텐츠에 방점을 찍었다. 부동산 재테크 해외시장 정보를 앞다퉈 내놨다. 유튜브 채널에서도 이들 콘텐츠에 대한 인기가 높지만 실제 유료로 구독할지는 미지수다. '경제' 콘텐츠의 최대 검증무대다.

다섯째, 수백만 명의 구독설정자수가 있는 언론사 홈의 실제 가치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언론사 구독설정자들의 10%는 언론사 홈에 들어와 뉴스를 본다. 지불의사를 갖게 될 집단이다"라고 전망했다.

네이버 유료 구독모델은 언론사를 구체적으로 바꾸는 에너지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까지도 네이버 뉴스 생태계는 전통매체 뉴스조직에 미치는 영향력이 압도적인 만큼 '유료 구독모델'의 후광이 클 수 있다.

우선 긍정적인 측면은 첫째, 뉴스를 '제품'으로 다루는 인식 형성이다. 그간 언론사의 뉴스는 일방성의 '끝판왕'이었다. 시장의 평가나 호응을 참조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제 최소한 자사의 콘텐츠가 팔리느냐 팔리지 않느냐, 어떤 콘텐츠가 주목받느냐는 것으로 뉴스를 해석할 수 있는 무대가 생겼다. 

둘째, 이용자 구독 데이터를 학습한다. 이것은 '고객'에 대한 뚜렷한 '상'을 갖게 된다는 의미다. 데이터의 중요성을 받아들이고 데이터가 이야기하는 메시지를 따라 뉴스 기획, 생산과 배포 등의 업무가 디자인될 수 있다.

셋째, 구독모델 도입에 대한 자각이 이어질 수 있다. '뉴스 유료화'는 대다수 언론사에서 강 건너의 일이었다. 하지만 네이버에서 이뤄지는 유료구독의 흐름은 쓰나미로 되돌아올 수 있다. 물론 각 언론사가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가에 의해서 그 반응속도와 깊이는 다를 수 있다. 

부정적 요소도 있다. 첫째, 자사 구독환경 인프라는 정체되는 반면 네이버에 더 기대는 점이다. 현재 구독모델 더 나아가 유료화에 본격적으로 검토에 들어간 곳은 신문사 기준 2~3곳 정도다. 이들 매체도 심도가 깊다고 할 수는 없다. 나머지 언론사들은 고민도, 여건도 부족한 실정이다.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가 잘 돼도, 안 돼도 '네이버 종속'은 남는다.

둘째, 언론사 경쟁국면의 왜소화다. 모든 매체가 동일한 경쟁환경에 놓인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건 역시 '따라하기'다. '효율'에 매달린다. 결국 질 경쟁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하향 평준화가 되고 이용자 외면을 받을 수 있다. 

셋째, 성과가 나지 않을 경우 '구독모델' 회의론에 빠질 수 있다. "어차피 안 되는 일이었다"며 남탓을 할 수 있다. 언론사의 넥스트 비즈니스는 물 건너 갈 수 있다. 한 중앙일간지 관계자는 "'프리미엄콘텐츠'에서 전통매체의 존재감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넷째, 본질적인 비관론은 언론사 간 유료 구독모델 경쟁의 내용에 있다. 현재 언론사가 내놓은 콘텐츠는 천편일률적인 지식정보다. 독자에 대한 조사도 생략돼 있다. 레거시 미디어의 진정한 혁신은 '저널리즘 쇄신'인데 이 길은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대형 신문사와 네이버 이용자간 '관계'라는 건 '구독자설정자수'라는 정량적 통계로만 존재한다. 물론 설정자에서 '충성 고객'을 만들어내는 건 언론사의 노력이 필요한 지점이다. 그러나 소통과 평판 개선 등 다양한 독자관계 이슈도 중요하다. 

벌써부터 네이버 역할론을 다시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한 CP 관계자는 "오픈 초기지만 언론사로서는 당황스럽다. 구독 생태계를 키우는데 언론의 분발이 필수적이겠지만 네이버가 얼마나 집중하느냐도 중요하다. 현재까지는 왜 참여했는지, 참여를 주장한 실무자로서는 판단이 안 선다"고 말했다. 

반면, 네이버의 구독 생태계 조성을 필연적이고 중차대한 전환점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최근 구독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시작한 이성규 미디어스피어 대표는 "과연 한국 뉴스시장에서 유료구독모델이 작동할 수 있겠느냐는 시각이 팽배했다. 네이버가 움직이면 그러한 우려를 삭제시킬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언론시장을 지배했던 '광고모델'의 어두운 그림자를 벗어나서 콘텐츠 품질 기반의 '신뢰경쟁'으로 전환되는 계기라는 의미다.

이성규 대표는 특히 언론사가 쌓게 될 구독모델의 '경험치'를 강조했다. "네이버 구독생태계에 참여하는 언론사들 가운데 '잘 되는' 매체가 나올 것이고, 좋은 콘텐츠에는 이용자가 반응한다는 것이 실제로 증명되는 경험을 맛본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이용자의 구독(결제) 데이터를 통해 어떤 콘텐츠를 주로 보는지 등 '학습한다'는 사실이 아주 소중하다는 것이다.

손재권 대표도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모델을 네이버의 서비스 중 하나로만 바라볼 게 아니라 자사 홈페이지 유료화의 계기로 다뤄야 한다. 네이버 사례를 통해 확보되는 경험과 데이터를 언론사 유료화 고민의 시금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네이버가 '프리미엄 콘텐츠' 채널에서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신중한 의견도 보탰다. "DBR, HBR 등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전문 콘텐츠 외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콘텐츠에는 유보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 대표는 "네이버 (앱) 뉴스 이용자의 특성을 고려하면 (구독모델이 안정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도 했다. 네이버에 접속하는 이용자들은 대부분 뉴스 및 콘텐츠 영역에서 무료 이용습관이 형성돼 있다. 네이버 프로모션이 이어지더라도 유료구독 전환율을 단시간에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결국 지불의사를 갖는 고객을 만들려면 언론사가 '콘텐츠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구글에서는 구독해지분을 빼고 월간 활성이용자(MAU) 대비 구독전환자가 3%면 '괜찮은' 편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이 정도 전환율에 도달하려면 최소 1~2년 정도 걸린다"고 덧붙였다. 유료 구독모델은 절대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플랫폼에 구애없이 더 많은 플랫폼에서 뉴스 콘텐츠 구독모델 실험은 이어저야 한다"며 "현재 카툰 음원 영상 등 콘텐츠 영역에서 구독모델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뉴스가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뉴스 콘텐츠의 상품성이란 고객이 누구인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가, 어떤 차별적인 것을 제공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충성고객 또는 타깃고객 설정-사업자 간 경쟁요소 가운데 차별성 즉, 수요에 조응하는 콘텐츠 기획이 관건이라는 뜻이다. 황 교수는 특히 "'저널리즘 신뢰라는 위기'에 갇혀서 '신뢰'로 구독모델을 풀어가려고 한다면 해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고객과 상품의 관점에서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유료 구독모델을 성공적으로 전개하려면 결국 매일 비슷한 수준의 기사를 찍어내는 관행화된 제작구조를 깨야 한다. 새로운 주제와 형식, 깊이 등의 품질에 기초한 콘텐츠 및 패키지 상품을 고안하는 것이 중요하다.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혹은 언론사 구독모델의 출발지점에서 가장 핵심적인 이슈이다.

한편 네이버는 올 상반기 중으로 정식 플랫폼을 출시한다. 또 콘텐츠 구독 생태계 확대를 위해 '오픈 플랫폼'으로 키워갈 예정이다. 네이버가 쏘아올린 '유료구독'이 어디로 향할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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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획된 언론'을 마주하는 시민 행동은?

뉴스미디어의 미래 2021. 3. 30. 12:30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미디어 캡처> 책 표지.

'미디어 캡처(media capture)'는 언론이 공공성 확대보다는 특정 그룹의 사업적, 정치적 이익을 진전시킬 때 발생하는 양상을 지칭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많은 한국언론은 기득권의 이해관계를 대변해왔다. 또한 자본의 관심사를 능동적으로 처리해왔다. 이렇게 포획된 언론은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책임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오늘날 상업언론은 정부, 기업을 비롯한 기득권과의 관계에 주력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 디지털 미디어化다. 디지털 생태계는 뉴스시장과 소비패턴을 바꿨다. 판매, 광고 등 기존 비즈니스모델은 수렁에 빠졌다. 기술 플랫폼으로 수렴되는 뉴스시장으로 언론의 영향력은 축소되거나 또는 양극화(과점)되면서 보도내용은 획일화됐다. 천편일률적인 뉴스는 욕망을 팔고 분노를 극대화하는 '뉴스의 보수화'로 귀결된다. 이러한 질 낮은 뉴스는 더욱 가파르고 거대하게 분출됐다. 이 빈틈에서 전 세계 곳곳의 '극우' 정치권은 대중의 열망을 대리 중개하며 미디어 여론전에서 속속 승리했다.

둘째, 허위정보와 확증편향의 창궐이다. 디지털 미디어는 점점 조작된 정보가 퍼지는 온상으로 변질되었다. 사실상 모든 정보에서 '사실'을 측정해야 할 만큼 어수선한 정보 오염의 시대에 살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과 자본의 강력하고 무차별적인 언론 통제는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조종된 정보와 캠페인은 빈번해지고 있다. 이 결과 대중의 판단력과 분별력은 자주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정보 피로도를 쉽게 느끼고 뉴스를 회피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셋째, 부의 집중이 증가한다. 일반적으로 가진 자들은 가장 빠른 방법으로 정치적 통제에 접근할 수 있다. 미디어에 광고를 주는 것보다 직접 매체를 인수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특히 미디어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경에서 언론과의 흥정도 가능하다. 더 직접적인 결과를 원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늘면서 디지털의 상업화는 지능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언론에게 정치적인 이해란 항상 이동할 수 있지만 '부'에 대한 시야는 바뀌기 어렵다. 언론은 경제적 불평등을 양해하면서 점점 타협한다.

이로써 우리의 커뮤니티는 독립적이고 진실한 언론(인)의 존재에 회의감을 가진지 오래다. 동시에 다양한 목소리와 개방적인 뉴스조직을 지원할 수 있을 만큼 역동적인 공간도 더 협소해지고 있다. 가능한 실험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포획된 미디어의 생태계에서 접근성을 누리지 못한다. 이럴수록 누구에 의해 뉴스가 설계되는지, 누구를 위해 봉사하는지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미디어를 포획하는 그룹과 언론이 주고받는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한 정보를 얻어야 한다. 그 정보를 통해 저널리즘의 미래에 대한 활발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많은 언론사들은 '언론자유'를 누리지만 돈, 디지털 플랫폼 및 권력집단의 수중을 벗어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미디어의 독립성은 20세기보다 더 훼손되고 있다. 사회적 약자나 가난한 자들보다 선동가와 포퓰리스트에 뉴스의 난은 더 많이 할애된다. 선출된 권력보다 더 뿌리깊은 힘을 좇아 그 영향력에 기대는 언론보도는 더 날개를 편다. 다른 한 켠에서는 포털사업자나 검색엔진, 알고리즘을 다루는 거대 기술기업의 정보 제어는 극적으로 이뤄진다.

우리는 '탈진실'의 위협을 넘어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공익성을 강조하는, 믿을 수 있는 언론(인)은 척박한 경쟁의 토대에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가? 디지털 생태계는 어떻게 유토피아를 가져다줄 수 있는가? 분명해지는 것은 우리는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통찰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우리는 세상과 미래를 위해 더 건강한 언론(인)을 찾아내어 후원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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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의 100% 디지털 전환을 예고한 한겨레신문의 디지털 전환 제안서 표지. 한겨레는 2014년 한겨레 혁신 3.0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오랜 독자층과 괴리되고 있는 한겨레의 정체성 논란을 극복하고 후원제 기반의 새로운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국내 언론의 디지털 혁신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팬데믹으로 상반기 내내 폭발적인 뉴스 트래픽 증가를 맞았던 언론은 네이버 '뉴스랭킹-많이 본 뉴스' 폐지 이후 심한 너울로 흔들렸다. 포털사이트 뉴스제휴정책의 전반적인 개편 흐름에서 '뉴스 유료화' 등 묵은 숙제는 봉인된 채 흘러갔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포털 내 뉴스 점유율 제고에 매달렸다. 디지털 전환 흐름도 숨고르기와 재정비를 오고갔다. 괄목할만한 투자는 주춤했지만 조직정비로 분주했다. 새로운 퍼블리싱시스템(CMS) 도입에 따른 혁신선언도 나왔다. 팬데믹, 총선, 검찰개혁 등 굵직한 이슈를 거치며 속보경쟁은 치열했지만 저널리즘 윤리 정립 등 자정노력은 미흡했다.

2020년 한국 온라인저널리즘 10대 뉴스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무순)

조선일보 CMS 아크 시스템 소개 페이지. 전통매체의 디지털 혁신에서 기술의 비중은 높지만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 문제는 양방향성, 다양성, 투명성 등을 수렴하는 디지털 조직문화다.

1. 언론의 디지털 투자와 '혁신' 선언

월스트리트저널이 개발한 미디어 운영 시스템 ‘아크 퍼블리싱(Arc Publishing)’을 도입한 <조선일보>는 연결성(Connected)-확장성(Curated)-가독성(Clear)-혁신성(Cool)을 내세우며 자사 채널과 콘텐츠 품질 향상을 선언했다. 새 CMS를 도입한 <한국일보>는 창간 66주년을 맞아 신문 중심에서 온라인을 우선하는 디지털 조직 전환을 선언했다. 

<한겨레>는 '10만 후원자'를 목표로 하는 디지털 독자 후원제를 추진한다. 지난 10월 총160쪽 분량의 '투르드 한겨레 디지털 전환 제안서'를 사내에 공유하고 디지털 기구를 통합하는 등 1단계 조직정비를 마쳤다. 이들 매체의 혁신은 모두 '디지털 퍼스트' '고객 니즈 파악'이라는 공통좌표를 갖고 있어 각사 만의 구체적인 방법론이 주목된다. 

2. 독자 수익 모델 본격적 제기 

독자 수익 모델인 구독, 기부(후원), 멤버십 등의 화두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한 해였다. <한겨레>는 자사 주간지 <한겨레21> 후원모델을 확장해 본지에도 적용하는 목표를 세웠다. 이 신문은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후원모델을 적용하고 가능성을 검토해왔다. 2021년 안에 편집국 전체를 100% 디지털로 전환하는 목표와 맞물려 있어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아크 시스템 도입과 함께 '팔리는 콘텐츠'란 화두를 꺼냈다. <중앙일보>는 내년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마무리하는 등 디지털 구독 모델에 성큼 다가선다. 이들 매체는 포털에 유통하는 뉴스 외 타깃형 프리미엄 콘텐츠 생산에 나설 전망이다. 하지만 조직여건과 시장 경쟁환경을 고려할 때 '뉴스제품'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네이버가 일부 언론사에 제안한 구독모델 설명자료. 아래 부분에 'NEXT미디어'가 눈길을 끈다.

3. 네이버, 카카오 구독모델 추진

네이버는 하반기에 언론사, 개인 등 콘텐츠 생산자를 대상으로 구독모델의 애드벌론을 띄웠다. 초기 구독형 지식 콘텐츠 콘텐츠 플랫폼에는 소수의 언론사만 일단 제안을 받았다. 많은 이용자와 접점형성이 가능하고 결제와 프로모션 등 기술과 마케팅 측면에 기댈 수 있다. 반면 네이버 이용자를 위해 설계되는 만큼 "언론사의 독자는 아니다"라는 비판도 있다.

카카오는 내년 하반기에 카카오톡 메신저 앱에서 구독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는 뉴스를 포함해 콘텐츠 이용환경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일단 몇몇 언론사들이 포털사이트의 구독모델 합류에 적극 참여할 예정으로 보인다. 자사 채널 강화, 내부 인력 투입 부담을 고려할 때 실익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4. 포털뉴스의 '알고리즘' 배얼 논란 재연

현재 포털 뉴스로 유입되는 이용자 비중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뉴스 제휴정책의 변화로 포털사이트 내 뉴스 점유율과 같은 기여도로 수익배분을 받는 구조에서 언론의 대포털 이슈는 일상적이다. 포털의 뉴스이용 데이터에 일희일비하는 언론사 내부의 진풍경도 십수년 째다.

선정적 제목, 베껴 쓰기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포털뉴스 편집은 알고리즘(AI)의 편향성 논란으로 다시 극화됐다. 거대 보수신문을 비롯 뉴스 통신사 계열 등이 양대 포털사이트에 뉴스 페이지뷰를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AI의 한계를 제어하는 투명한 테이블을 확보하는 것 못지않게 언론사의 자사 저널리즈메 대한 냉정한 성찰이 필요한 대목이다.

5. 언론-포털 관계, 도전적 변화 예고

네이버는 지난해 예고한 대로 언론사에 지급하던 콘텐츠 전재료를 폐지했다. 대신 포털 뉴스 채널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 지급으로 전환했다. 언론사 구독판 등 이용자의 브랜드 기반 뉴스소비를 설계하며 이용자의 뉴스이용행태를 재설계했다. 포털에서 '뉴스 유료 구독모델'을 상정하는 것도 변화 신호다. '콘텐츠 상품화'라는 불이 언론사 발등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주제판을 운영하는 네이버·언론사 합작회사에 대한 지원금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일부 언론사는 독립법인의 경영난을 벌써 우려하고 있다. 네이버에 안주하던 언론사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수밖에 없다. 포털의 기존 인링크 방식 뉴스 서비스 중단도 예상해봄직 하다. 결국 언론의 지속가능한 생존모델은 '콘텐츠'와 '브랜드' 경쟁력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6. 판치는 가짜뉴스, 혐오와 증오뉴스

팬데믹 상황에서 언론이 '공포'를 조장하는 뉴스를 온라인으로 퍼뜨리며 논란이 벌어졌다. 전통매체 스스로 가짜뉴스를 유통하고 확산하는 근거지가 됐다. 허위정보가 판치는 데는 한국언론의 정파성이 거론됐다. 4·15 총선 전후 과정에서 진영의 유·불리를 따지는 왜곡, 편향보도도 이어졌다.

검찰발 받아쓰기가 여과없이 쏟아지면서 검찰개혁이란 본질은 사라졌다. 특정 정치세력이나 인물 간의 갈등만 부추기고 정쟁화를 심화했다. 뉴스를 중심으로 혐오와 증오, 적대와 반목의 전선이 형성됐다. 포털사이트는 공론장이 아닌 편향뉴스의 전시장으로 흘렀다. 뉴스 불신이 되풀이됐지만 성찰은 부족했다. 정치권의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논의를 자초했다. 

한국경제신문의 주요 뉴스레터 목록. 이 신문과 조선일보는 편집국 내 '뉴스레터' 담당 부서를 신설하며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7. 뉴스레터 서비스 부상

일부 언론사를 중심으로 '뉴스레터'가 부상했다. <한국경제>는 WSJ를 벤치마킹한 특정 타깃-기업의 CHO, CFO, CMO 등을 대상으로 하는 뉴스레터를 잇따라 내놨다. 3~4년 전부터 뉴스레터에 공을 들여온 <중앙일보>도 카테고리를 늘리는 등 재정비했다. <조선일보>도 명상(종교) 국방 등 전문기자를 앞세운 뉴스레터 서비스를 오픈했다.

뉴스레터는 이메일 구독방식으로 새로운 뉴스소비 습관 형성 기반으로 재도약했다. 주로 포털사이트에서 뉴스를 보는 국내 뉴스 이용자에게 얼머나 호응을 불러모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기자와 독자 사이의 소통도구인 만큼 커뮤니티 구축 등 섬세한 독자관계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8. 기자의 소셜미디어 활동 논란

전·현직 기자들의 소셜미디어 활동은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거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사회이슈에 대한 의견을 활발하게 피력했다. KBS, SBS 등 지상파방송사와 대형 신문사들은 내부 구성원들의 SNS 활동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다. 하지만 회사 방향과 다른 기자들의 (정치적) 견해 표현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강진구 <경향신문> 기자는 회사의 미투사건 관점과 배치되는 보도로 '정직' 징계를 받았다. 강 기자는 페이스북으로 '정직일기'를 게재하고 사측의 맹목적인 '피해자 중심주의' 입장을 비판했다. 신연수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검찰개혁 지지칼럼을 낸 뒤 논설위원 배제 인사통보를 받았다. 사표를 낸 직후 페이스북에 소감을 밝히자 응원댓글이 쏟아졌다.

언론비평지 미디어오늘이 기획하고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후원한 유튜브 저널리즘 세미나 강의가 열렸다. 유튜브코리아는 유튜브가 단순히 콘텐츠를 배포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커뮤니티를 지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유튜브에 우후죽순처럼 개설된 언론사 채널의 미래가 힘겨워 보인다. 

9. 더 확산되는 유튜브 뉴스소비 

방송사 제작뉴스, 디지털언론사 제작뉴스, 인플루언서 제작뉴스, 개인 제작뉴스 등 이른바 '유튜브 저널리즘'이 범람했다. 미국 대통령선거 개표 라이브 방송 등 주요 이슈에서 지상파방송사보다 동시접속자 수가 많은 유튜브 채널이 등장했다. 정치선동을 일삼는 채널 구독으로 확증편향 우려도 커졌다. 유튜브가 저널리즘의 도구가 될 수 있을지 논의도 일었다.

현재 주요 언론사의 유튜브 전략은 광고(PPL 포함), 유료구독 연계 등 매출목표 외에도 정기적으로 시청하는 구독자 확보로 매체 인지도를 높이는 브랜드 마케팅으로 나뉜다. 주요 신문사들도 전담인력을 두고 오리지널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내년에도 유튜브를 중심으로 동영상 콘텐츠 생산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 사무소를 내는 글로벌 언론의 채용공지. 링크드인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12월 28일 현재 뉴욕타임스에 100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렸다. 이들 언론의 서울발 디지털 서비스가 국내 온라인저널리즘 지형에 긍정적 에너지로 작동할 수 있을까?

10. 해외언론, 서울 입성

미국의 대표적 일간지인 뉴욕타임스(NYT)의 홍콩지사 일부 인력이 2021년 서울로 옮긴다. 이들은 뉴욕타임스 디지털 뉴스 담당인력이다. 워싱턴포스트 서울 사무소도 신설된다. 워싱턴포스트는 글로벌 속보 뉴스를 생산하는 거점으로 런던과 함게 서울을 선정했다. 이들 매체는 서울에서 기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뉴욕타임스에는 100명 이상이 지원했다. 

2015년 일본 닛케이에 매각된 파이낸셜타임스(FT)도기자를 채용 중이다. 글로벌 언론사가 버티기 어렵다는 한국 뉴스시장에서 흔치 않은 일이다. 해외 유력 언론의 서울 입성은 국내 온라인 저널리즘 지형에 신선한 자극을 줄 수도 있다. 독보적인 저널리즘으로 수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언론사들이 한국어 뉴스 생산 또는 서울발 뉴스를 늘릴 경우 '서울의 BBC 특파원'처럼 극적인 독자 반응이 잇따를지 모른다. 

한국언론은 '신뢰도 개선'이란 무거운 짐을 지고 2021년을 맞는다. 온라인저널리즘 환경은 여전히 척박하다. 기술투자는 제한적이고 전문인력의 고용환경도 불확실하다.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위기구조는 심각하다. 팬데믹은 그 불확실성을 고조시켰다. 이용자의 뉴스 이용행태를 제대로 수렴하는 일관된 전략과 성과 사레도 드물다.

낡은 리더십과 조직문화는 디지털 부문 종사자들의 의사결정권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 온라인저널리즘은 가욋일과 부차적 일로 다루는 곳이 많다. 시장과 독자를 정확히 진단하지 않은 채 콘텐츠 개발에 나서거나 치밀한 준비 없는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로 언론사 내부에 혼선과 동요도 일었다. 

이렇게 디지털 부문은 해묵은 숙제들도 많지만 새해에는 보다 깊은 고민거리들도 생길 것이다. 다음은 주요 언론사 디지털 담당자들이 꼽은 '결정적'인 이슈다.

1. 구독, 후원, 멤버십 등의 선택의 시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 기자들의 온라인 활동이 증가할수록 적절한 평가모델이 필요하다.

3. IT 개발부문은 물론 마케팅, 비즈니스 등에서 디지털 인재확보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4. 디지털 어젠다가 커지는 반면 의사결정구조에서 디지털 전문가의 관여가 제한적이다.

5. 현재의 뉴스조직에서 '제품'으로서의 뉴스, 콘텐츠를 해결할 수 있는가?

6. '우리의 독자'를 발견, 개발하고 합당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가?

7. 제대로 포털과 협력하는 거래, 제대로 포털에서 독립하는 도전이 공존한다.

 

'제9회 디지털저널리즘어워드'에서 수상했던 한 신문사 디지털 담당자는 "저널리즘이 무엇인지 의문하지 않았다. 제대로 하고 있는지 누구도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사실 기존대로 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단지 전쟁터였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전장에서도 희망의 뿌리를 찾는 것이 디지털 부문 종사자들의 숙명이다. 

2021년은 독자와 시장이 검증한 공감의 뉴스가 이끌어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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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에 자부심이 있는 언론만 가능한 메시지다. 한국 언론은 이러한 가치를 내세운 적이 없다. 


지난 20여년의 디지털 저널리즘 환경은 독자인 시민의 뉴스 생산자 역할 형성, 배포자 플랫폼 지위 확대, 뉴스 형식과 구성의 변화, 가짜뉴스 범람과 언론 신뢰도 추락 등 격랑의 연속이었다. 

흥미로운 분기점은 있었다. 기존의 판을 바꾸는 혁신으로 2000년 2월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 창간은 하나의 신호탄이었다. 직업 기자의 정체성에 의문 부호를 다는 사건이었다. 또 다른 전환은 2003년 CBS <노컷뉴스>였다. '레거시'(legacy)를 대표하는 라디오 뉴스의 디지털화(化)다. 

인상적인 변화는 지상파 방송사에서도 나왔다. SBS 비디오머그, 스브스뉴스 등이다.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만들면서 TV 메인 뉴스 프로그램보다 높은 관심을 받았다. JTBC의 '소셜 라이브'는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룸'과 연동돼 화제를 뿌렸다. 

하지만 이 혁신은 오래가지 못했다. 혁신의 DNA를 남기기는 했어도 뿌리까지 이식되는 것은 아니었다. 또 다른 혁신, 더 큰 혁신으로 계속 이어져야 하지만 위계적 조직문화, 왜곡된 경쟁 질서, 언론산업의 영세성 등으로 번번이 막혔다. 이 과정에서 미디어 이용률은 곤두박질쳤다.

구조적인 혁신에 나설 것인지 아니면 단기적인 변화에 나설 것인지의 갈림길. 늘 만나는 그 길에서 언론의 선택은 대부분 후자였다. 알리바이는 성공모델의 부재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상처 투성이의 언론산업에 '불안정성'을 더했다. 인터넷신문 8천여개를 포함 2만개가 넘는 매체 간 경쟁은 포털 생태계에 여전히 갇힌 상태다. 코로나19는 트래픽을 몰고 왔지만 독자와 연루되지는 못했다. 

네이버, 카카오 양대 포털사업자는 시간 차이만 있을 뿐 언론 전재료 계약을 원점에서 바꾸고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은 물론 작은 커뮤니티까지 뉴스를 배포하는 한 대형 신문사는 비로소 탈포털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를 얻었다. 하지만 충실한 저널리즘의 영향력 덕분으로 보는 이는 드물다.   

<뉴욕타임스>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바꾼 세상'. 스토리텔링 방식이 이채롭다. 직관적 시각화, 하이퍼링크, 롱 폼 스토리 그리고 통찰의 텍스트가 어우러졌다. <뉴욕타임스>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유료 가입자를 늘리는 등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경영실적을 냈다. 뉴스 미디어 기업의 지속가능한 생존모델은 <뉴욕타임스>의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독보적 저널리즘 뿐이다.


기존의 디지털 혁신은 단지 속도, 양, 포맷, 검색엔진 최적화로 쏠렸기 때문이다. 온라인 뉴스 시장의 상업적 속성에 따른 현실적인 선택으로 둘러댔다. 

코로나19는 그 취약한 지점을 여지없이 흔들었다. 공포와 두려움으로 클릭을 유도하는 뉴스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취재윤리와 공동체를 고려한 흔적은 드물었다.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International News Media Association)는 지난달 '코로나 바이러스 시대의 뉴스 구독' 보고서에서 "뉴스 소비자는 불확실한 시기에는 양질의 저널리즘에 기꺼이 지불한다. 명확한 설명의 저널리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비영리 연구조사기관 <퓨리서치 센터(PEW)>의 '2025년의 인터넷' 보고서는 세계의 사람들과 '이웃'으로 관계를 맺는 네트워크의 질서를 예상했다. 

또한 많은 정보를 다루고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지식을 쏟아낼 것이다. 인공지능(AI)과 빅 데이터는 재능 있는 시민을 더 초대할 것이며, 차별-불평등-억압 등 사회적 갈등의 전모를 더 극적으로 그려갈 것이다. 

언론은 더 지혜롭고 더 유연하며, 품위를 잃지 않은 채 중재하거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보편적 이성의 연대(solidarity)를 추진해야 한다. 완벽한 저널리즘만이 이를 담금질할 수 있다. 

"우리는 휼륭한 저널리즘이 독자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고, 더 성취감을 갖게 하며, 모든 사회를 더 강하고 더 공정하게 이끄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뉴욕타임스> 유료 가입 페이지에 나오는 글이다.

‘포스트 코로나’는 코로나 이전 시대에 놓치고 있었거나 새롭게 부상하는 과제의 해결을 주문한다. 취재윤리를 비롯한 저널리즘의 원칙을 가다듬는 한편 ‘독자 퍼스트’의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진정한 디지털 전환은 일어날 수 있을까?


'신뢰 경쟁'이다

즉, '품격' 선언이다. 품격을 강조하는 경쟁은 곧 '신뢰 경쟁'이다. 저널리즘의 원칙을 따르고 디지털 요소를 수렴하는 등 탄탄한 기본기를 갖춰야 한다. 영국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는 최근 공개한 '로이터 미래뉴스 2020'에서 언론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강조했다.  

신뢰의 조건은 뉴스의 '정확성'과 '공정성'을 꼽았다. 매력적인 뉴스의 요소로는 깊이(depth)와 지성(intelligence)을 제시했다. ‘팩트체크’처럼 언론의 본령을 걸어야 한다.

'희망과 대안의 경쟁'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저널리즘은 전례없는 상황과 맞닥뜨린다. 디지털 뉴스 시장의 위기 환경보다 도시 공동체의 변화가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양극화, 인공지능(AI)과 노동의 종말 같은 지금까지의 전율과 동요는 비대면화, 원격 서비스, 사회적 차별, (지역)분산 대응과 자국 공급망 지키기 등 새로운 긴장의 에너지를 만나고 있다. 

뉴스의 원형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었다. 현대 언론은 다시 진솔한 광장을 주시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짜여지는 공간과 시간 속에 사람들을 살펴야 한다. 대화를 바탕으로 '커뮤니티'를 이끌어야 한다. 세계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는 '대안의 저널리즘'(solution journalism)이다.

'독자 개발 경쟁'이다

더 확실한 혁신은 독자 연결이다. 2014년 <뉴욕타임스>의 한 간부는 "우리는 20세기에 넘볼 수 없는 명성을 가졌지만 이제는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나아가서 그들과 손을 맞잡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휘발성 트래픽을 버리는 대신 자주 방문하는 독자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서비스에 수렴해야 한다. 교양의 독자를 찾고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독자와 연결하고 관계를 심화하는 작업이다. 접속과 가입, 지불의사를 갖게 하는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

코로나19로 미국이 통제되고 있는 가운데 방문자가 급증한 <뉴욕타임스>의 온라인 독자 서베이. 독자가 누구인지 파악하려 애쓴다. 디지털 오디언스를 꾸준히 그리고 세밀하게 확인하고 이를 뉴스와 서비스에 반영하는 한국 언론은 존재하는가?


'공감 경쟁'이다
 
업력, 자존심, 권위를 앞세운 현재의 게임은 접어야 한다. 메마른 고립과 고난, 고통이 찾아온다. 언론의 일방적인 주의·주장은 극심한 피로를 줄 뿐이다. '뉴스 사막화'와 '뉴스 정글화'가 이뤄지는 언론 지형에서 '뉴스 회피자'(news avoider)의 확산은 고객(audience)에 대한 완전히 다른 전략을 요구한다.   

사회적 연고와 출입처 기반의 샐러리 기자는 저물고 독자의 경험을 나누고 공감하는 자유로운 기자의 시대가 도래가 임박하다. 뉴스조직은 뉴스 스토리의 기계적 실험을 넘어 인간과 문명을 이해하는 휴머니스트를 키워야 한다. 저널리스트는 정보 전달자로 그치지 않고 독자와 교류하는 협력자·동반자로 성장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뉴스'를 시험한다. △ 어떻게 세계를 규정할 것인가 △ 어떻게 사실을 취재할 것인가 △ 어떻게 독자를 마주할 것인가 등 원초적 질문이다. 한국 언론은 미래를 대비할 것인가 아니면 똑같은 길을 갈 것인가.

덧글. 이 포스트는 <민중의 소리> 창간 20주년을 맞아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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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브랜딩'의 과제

Online_journalism 2020. 2. 19. 11:10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최근 20여년 사이 언론과 디지털은 다른 산업분야와 마찬가지로 밀접한 관계가 되었다. 직업 기자가 디지털에서 획득하는 '브랜드'도 하나의 사례다. 자신의 이름, 정체성과 자신의 일-취재와 보도, 견해, 교류 등을 온라인에서 전달하는 기자들의 모습은 숭고하기까지 하다. 이 장면에서 독자들의 기자에 대한 인식이 교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기자들은 온라인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 가장 큰 이유는 인터넷에 너무 많은 미디어가 있기 때문에-독자들까지 목소리를 내는 바람에 시간과 노력이 아주 많이 들어서다. 

그럼에도 기자 브랜딩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첫째, 정보를 다루는 미디어가 더욱 늘어나고 있으며 그 수준도 크게 향상되는 상황에서 직업인으로서의 생존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차별화된 브랜드 구축으로 영향력을 확보하려면 자신만의 전문화된 카테고리를 잡고 있어야 한다.   

둘째, 소셜네트워크의 확산 이후 기자 개인의 성향이 가감없이 노출된다. 이 시대에 기자의 진정한 금기는 어찌보면 '모호성'이라고 할 것이다. 다양한 목소리가 활동하는 무대에서 이도저도 아닌 처지가 되면 장기적으로는 일자리도 위협받는다. 최소한 진솔함이라도 보여줘야 한다.  

셋째, 기자 브랜드는 뉴스조직이 잠재 고객을 찾는데 필요한 에너지다. 뉴스조직이 지탱하는 논조나 역사는 매체의 독자층을 두텁게 하는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기자는 저널리즘의 고색창연한 은유는 물론이고 화제의 스피커로서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디지털에서 진화한 기자 브랜드 개념 

출처 Saska Saarikosk(2012) ‘기자 브랜드’ 관련 아티클 재가공. 핀란드 ‘헬싱인 사노 마트 재단’ 예술 및 문화 편집자, 로이터연구소 저널리즘 관련 연구저작물 다수 발표

기자 브랜드는 단지 '유명하다'는 차원을 넘어 '교류한다'는 의미로 진화했다. 과거 기자 브랜딩은 (출입처에 기반한) 저명성, (여론주도층 중심의) 인지성, (소속 매체를 통한) 주목성, (연륜과 경륜의) 배경성, (정치적 소신과 신념의) 투쟁성에서 다투는 영역이었다. 현재는 (소셜미디어 등 노출의) 다양성, (온라인 평판의) 우호성, (특정 분야 특히 사회적 이슈에 대한 정례적인) 참여성, (관심과 관점 등의) 동질성, (유대와 교류의) 적극성에서 주로 전개된다. 

즉, 오늘날 기자 브랜드는 '스타기자'와 조금 다르다. '스타성'은 출중한 재능과 외모도 갖췄지만 대체로 특별한 일이 계기가 된다. 스타성은 시장에 계속 수렴되지 않거나 개인적으로만 반짝이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브랜드가 된 기자는 대중성은 물론이고 매체 또는 그 분야를 상징하며 더 나아가 신뢰와 영향에서 다른 기자들을 압도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기사 공유 외에도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내며 독자와 소통하는데 적극적이다.
 
지난 10년 사이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사용하여 독자와 만나는 기자들은 눈에 띄게 늘었다. 소셜미디어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과 피드백을 가능하게 도왔고, 기자들은 이러한 커뮤니티에서 독자와 상호작용을 증진시켜왔다. 앞으로도 독자는 뉴스 소비 환경에서 이러한 기자들과 더 자주 교류할 가능성이 높고 이들에게 의존할 기회가 커질 것이다. .

브랜드를 지향하는 기자는 취재 및 보도 등 업무와 관련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부분에도 의욕적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독자들과 더 큰 네트워크와 더 강한 관계를 쌓는데 집중한다. 

대표적으로는 각 채널에서 처지를 바꿔 열성 독자로 활동한다. 좋아요 및 일반적인 댓글을 다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들의 기사나 스토리를 읽고 어떤 식으로든 움직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한 활동은 기자가 단지 뉴스조직에 갇혀 있지 않고 '동료'이자 '협력자'라는 것을 암시한다. 

참여적이고 인간미 띠는 기자들 속속 나와

수많은 블로거와 미디어 심지어 유튜브 채널이 24시간 정보를 쏟아내는 만큼 독자의 관점에서는 정보와 의견, 관점에 부족함이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진정성 있고 품격 있는 목소리의 공간은 남아 있다. 경쟁이 얼마나 가파른 지와 관계없이 신뢰와 품격은 항상 독자가 뉴스와 기자를 향해 관심과 애정을 유발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자의 관점은 독자를 연결하는 데 결정적이다. 어떤 치열한 문제에 대해 용감하게 의견을 제시하면 독자의 참여는 폭증한다. 중요한 온라인 대화에 기자 개인의 관점을 내놓는 것처럼 드라마틱한 것은 없다. 물론 위험한 측면이 존재한다. 이때 뉴스조직의 가이드를 지키는지, 동료 및 선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그 어려움을 경감시킬 수 있다.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가끔씩 꺼낸다면 큰 파고를 피하는 사전 포석이 되기도 한다. 독자가 기자의 이력이나 출신 배경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소셜프로필이나 개인정보의 관리를 미리 해두는 것은 대표적이다. 기자의 작은 개인 정보들은 기자가 쓰는 뉴스나 의견에 대해 독자의 첨예한 반응을 완화시키는 요소가 된다. 

기자는 브랜딩을 하는 긴 여정에서 독자의 반응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태도이다. 관건은 저널리즘의 윤리를 지키는 일이다. 또한 소셜플랫폼의 게시물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무엇보다 타인에게 해를 입히거나 법률을 위반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좀 더 주의력 있는 기자들은 독자의 반응을 잘 정리한다. 독자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게시물이 더 큰 반응을 얻는지를 파악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독자들에게 먼저 안부를 묻거나 위로나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성공한 기자 브랜드는 냉정한 관찰자인 동시에 따뜻한 휴머니스트다.

최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서 주목받는 기자 브랜드. 현안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고 독자들과 소통을 피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뉴스조직과 사회적 필요성 커졌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기자의 소셜미디어 활동은 유례없이 팽창했다. 전문가 또는 시민에게 질문하고, 강력한 의견을 말하는 것도 낯익은 모습이다. 특히 다른 사람들의 일을 더 적극적으로 더 일상적으로 지지하는 경우도 많다. 강력한 독자 관계를 구축하려는 의도가 명백하게 드러나는 사례도 있다.

특히 정치적 이슈나 갈등적 사안에 대해 공공연하게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때로는 그것이 소란을 일으키고 기자와 뉴스조직의 명성에 부정적인 작용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브랜드'를 알리는 효과도 있었다. 또 유튜브를 개설하거나 자신들만의 매체나 커뮤니티를 활용하며 브랜드를 키우는 기자들도 속속 등장했다. 

많은 미디어 전문가들은 "독자들이 기자에게 찾아오기를 원한다면 또는 기자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면 스스로 개인 브랜드를 구축하는데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뉴스조직은 '기자 브랜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투자의 가치에 소극적인 결론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비용을 들여 브랜드 형성을 돕더라도 결국 기자들은 언론사의 울타리를 벗어날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자 브랜딩'은 사회적 문화적 요청과 산업적 기술적 이해의 지점에 복합적으로 걸쳐져 있다. 일단 공동체가 전문직 종사자인 기자에 거는 기대가 커졌다. 보다 높은 이상과 강한 진실을 바라는 전형적인 심리 못지않게 소통하고 교류하는 친구 또는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동지'로서의 구애도 만만치 않다. 

플랫폼 종속의 뉴스 생태계에서 새로운 영향력을 발굴하고 육성해야 하는 언론사로서는 기자 개개인의 경쟁력 담보 과제를 포기할 수 없다. 기자 브랜드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수면 아래에 놓여 있다. 일부 매체에서 '스타 기자' 육성을 위해 프론트 페이지 노출, 블로그 운영지원 등을 진행했지만 소셜미디어 부상과 모바일 중심 뉴스 생태계 이래 흐지부지됐다.    

언론불신 치유하는 묘약될 수 있다

기자 브랜드는 언론과 시장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과제이다. 좋은 기자의 등장은 독자의 뉴스소비를 개선시킬 뿐만 아니라 언론 신뢰도를 회복하는 에너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과 기자의 역할 못지않게 시민사회의 ‘매체감시’가 아니라 ‘기자관심’이 필요하다.

기자 브랜드가 더 부상하지 못하는 이유는 뉴스조직과 시장환경의 한계 못지않게 기자 개인의 태도 문제가 적지 않다. '기사로 말하는 시대'에서 '소통하고 교감하는 시대'로 변화한 언론환경을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전통매체 기자들은 자신 또는 자사의 뉴스를 공유하거나 일상을 전하는 정도로 머문다. 아직도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럽다" "시간이 없다"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기자들도 상당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자 브랜드 자체가 나오기 어렵다. 특히 저신뢰언론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장기간 지속된 한국에서는 직업적 소명이나 윤리 등 저널리즘을 고민해야 '브랜딩'이 가능하다. 

기자와 독자-시민사회 간 소통의 기회가 늘어나야 한다. 기자 브랜드를 키우는 독자의 역할이  있다는 의미다.  기자 브랜드는 언론의 과제인 동시에 언론의 사회적 책임으로 살펴야 한다. 기자를 언론사 안의 직업인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불러내서 독자인 시민과 함께 하는 장이 열려야 한다. 지역공동체나 시민이 자신의 커뮤니티에 기자를 부르고 기자가 이에 응하는 문화가 형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자 브랜드는 탈브랜드 뉴스 소비, 취재원 중심의 문화 등 뉴스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는 에너지가 될 수 있다. 전문성을 쌓아가고 사회적으로 소통하는 노력을 다하는 기자들에 대한 응원과 후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탐사보도나 팩트체크 등 저널리즘에 유의하는 기자의 노고를 플랫폼 차원에서 지원해주는 프로젝트도 필요하다. 네이버 '기자 구독'을 특정한 주제나 영역을 강화하는 것도 다뤄봄직하다.

이 과정에서 기자로서의 신뢰성을 떨어뜨라는 온라인 행동은 피해야 한다. 가십 사이트나 신뢰할 수 없는 출처의 정보를 게시하거나 공유해선 안 된다. 또 전문가나 유력한 독자의 콘텐츠를 베끼는 것도 금물이다. 독자들이 출처와 내용에 대한 질문을 할 때 성실하게 답해야 한다. 오류와 결함이 있을 때 부인하고 보류하는 것이 아니라 즉시 사과하고 수정해야 한다. 의도적으로 다른 목소리를 비판하거나 차단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언론산업의 구조적 위기가 지속되면서 언론과 독자 사이의 전통적인 신뢰와 충성도는 점점 손상돼 왔다. 이것은 뉴스조직과 기자 사이에도 새로운 긴장을 낳았고, 기자들은 일종의 '구명 조끼'로 브랜딩에 나서는 경향도 있었다. 하지만 레거시 미디어의 위계적 조직문화는 기자들의 브랜딩을 일정하게 제한하거나 자율적으로-무계획적으로 방치하는 등 극단적인 흐름이 공존했다.

이미 많은 기자들은 뉴스조직의 경계에서 정보에 대한 팩트 확인, 의견과 토론, 상호 교감으로 나아가고 있다. 언론계는 이제 기자 브랜드를 수많은 가짜뉴스-허위정보가 만연한 공간에서 품격있는 저널리즘의 밀알이며 '디지털 구독'의 길을 제시하는 전략으로 가다듬어야 한다. 저널리즘의 진로는 두말할 나위 없이 공동체에도 중요하다. 시민사회도 기자와 그 브랜드를 언론계의 문제로 가두지 않고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관계와 경험을 만들어내야 한다.

덧글. 이 포스트는 미디어 전문지 소속 한 기자의 '기자 브랜드' 관련 인터뷰에 응하면서 간략히 정리한 내용을 다시 구성한 것입니다. <신문과 방송> 2020년 3월호에 관련 기사가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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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없는 뉴스는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독자의 관여를 어떻게 보장하고 어떻게 진화시킬지 뉴스조직의 고민이 시작돼야 한다.

올해 한국 언론계는 독자의 따가운 시선과 비판에 직면했다. '조국 이슈'는 지독하게 다뤘지만 공동체의 숙제는 소홀하게 다뤘다. 윤리성과 책임성을 가진 언론을 바라는 사회적 요청은 더욱 커졌다.

뉴스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가짜뉴스-허위조작정보'의 중심에 기성언론의 그림자가 있었다. 포털사이트 뉴스댓글은 상업적이고 폭력적으로 쌓였다. 유튜브는 알고리즘을 설계하며 1인 미디어를 우뚝 세웠지만 혐오를 부추기고 '표현의 자유'를 괴물로 만들었다.

이럴수록 뉴스산업은 더욱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워졌다. 세계의 언론이 '구독모델'을 위해 '독자 퍼스트'를 고려하는 대장정에 들어갔지만 한국언론은 여전히 조직 가르기와 철학 부재로 뿌리가 흔들렸다.

많은 사람들은 기성언론이 수익창출과 여론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큼 강력한 독자층을 확보할 수 없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잠재고객 관여'(audience engagement:언론사의 독자 참여 유도 전략)를 꼽고 있다.

이들은 독자와의 더 많은 소통으로 다양한 뉴스 생산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해왔다. '충성 독자'의 규모가 언론위기를 구명하는 기반이라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뉴스조직 내에는 독자와 관련된 업무가 늘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커뮤니티 담당자들, 한국에서는 소셜미디어(SNS) 담당자들이 대표적이다.

물론 아직도 '독자들의 관여'가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실질적으로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정의되진 못했다. 독자에 대한 이해는 미흡한 가운데 기득권의 핵심에서 수집된 특별한 정보를 '전략적으로' 보도하는 일은 이어졌다.

그럼에도 언론계 안팎의 분위기는 더욱 바뀌고 있다. 먼저 수십년을 관철시켜온 '출입처 취재관행'의 변화는 선언적으로나 내용적으로 변화의 길목에 섰다. 편집국 기자들은 광고협찬의 검은 거래에 반발하며 뉴스룸을 감싼 자본을 정조준했다.

기성언론의 주요 광고주인 대기업도 산업패러다임의 대전환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동시에 민주주의의 투명성은 증대했다. 주52시간제의 정착 흐름은 언론인들의 노동에 대한 시각도 교정했다. 

더 결정적인 측면은 '인터넷 20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온라인 독자에 대한 재인식이 형성되고 있는 대목이다. 온라인 독자를 측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이를 뉴스와 서비스에 어떻게 수렴할 것인지의 논의가 깊어졌다. 

문제는 현실이다. 여전히 확실하지 않은 데이터와 그 사용법으로 단순한 인기-클릭수 지표를 위주로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선정적인 뉴스-옐로우 저널리즘의 범람처럼 부작용을 계속 키워왔다. 한국에서는 실시간급상승검색어를 활용한 '속보 경쟁'이 대표적으로 자리잡았다. 페이지뷰는 '돈'으로 직결되는 상황에서 '저널리즘'이 설 곳은 없었다.

양식있는 기자들은 정작 공동체가 필요한 뉴스는 사라지고 있다면서 고객의 뉴스 반응과 그 대표적인 데이터들에 의문을 표했다. 반면 온라인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독자들의 수준이 낮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러한 서로 다른 견해는 온라인저널리즘 환경에서 가장 갈등적인 현실을 보여준다. 그 결론이 무엇이든 뉴스산업에 던져진 과제는 독자의 경험과 관점을 더 잘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다. 

언론계는 다시 '독자 참여'라는 과제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독자 참여'의 개념을 둘러싼 논의는 불충분한 상태이다. 그러나 배포된 뉴스에 독자가 대응하는 방식부터 뉴스 생산과정에 다가서는 부분까지 해야 할 일은 쌓여가고 있다.

나는 '독자 참여'를 독자가 '뉴스를 대하는 자세와 행동'으로 바라본다. 이는 다시 뉴스를 소비하는 태도와 습관에서 개인적이고 비공개적인 양상부터 뉴스 비평과 공유, 제보 등 구체적이고 공개적인 행동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 뉴스조직은 고객 접점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만큼 '독자 참여'는 추가적인 정리가 필요하다. 실제로 어떤 독자의 어떤 참여가 중요한지는 더 많은 설명이 요구된다. 유료화를 위해서는 어떤 접근방식이 효과적인지도 더 많은 사례가 있어야 한다.

뉴스조직 및 뉴스와 독자의 관계는 더 활동적으로 진화하는 것이 뉴스산업의 미래에는 긍정적이다. <뉴욕타임스>의 2017년 디지털 전략보고서(Journalism That Stands Apart)는 "광고주들은 콘텐츠에 머무르거나 반복해서 찾아오는 독자들의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한국의 기성언론도 이제 혁신을 독자의 관점에서 근본적으로 재고해야 한다. 그간의 혁신이 '뉴스의 대응속도' 및 '뉴스의 포맷' 그리고 '손쉬운' 비즈니스 모델에 주목했다면 앞으로의 혁신은 '독자와의 소통'과 '정교한 상호거래(deal)'에 둬야 할 것이다. 

한국온라인저널리즘어워드 '오디오저널리즘'상을 수상한 중앙일보 '듣똑라'를 만들고 있는 한 기자는 12월 6일 시상식에서 "서비스를 만드는 기자들이 청취자인 독자들과 만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지면서 그들이 누구이며 그들이 원하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조심스럽지만 많은 언론인들은 독자와의 소통에 초점을 두면 더 나은 지속가능한 저널리즘에 이를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더 나은' 저널리즘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독자의 참여는 제한적일 수 있고 언론인들은 특정한 그룹에 매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혁신'을 내세우는 언론사들도 '부동산' '교육' 등 우리 사회의 첨예한 이슈에서 미래지향적인 견해를 갖기보다는 더 계급적인 이해를 따지는 것을 종종 목격한다. 미국 전통매체들이 '백인, 중산층, 남성' 중심의 시각을 고수하는 것처럼 한국의 대다수 언론은 '강남 1%(의 욕망), 남성, 재벌'에 집착한다.

결국 그럴싸한 디지털 기술혁신-특히 뉴스포맷을 바꾸는 사례에 주력해온 언론사가 독자참여를 추구하더라도 제대로 된 성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중요한 일은 뉴스조직 안에서 '저널리즘이 성취하려는 목표'가 무엇인지를 검토하는 과정이다.

특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지 또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변화를 지지해야 할지 아니면 이를 조화롭게 다뤄야 하는지 등을 터놓고 말해야 한다. 뉴스연구자 C.W. 앤더슨(Anderson)은 "저널리스트는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지, 실제로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끊임없이 되물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더 나아가 언론인들은 오늘날 미디어 환경에서 저널리즘, 커뮤니티, 민주주의가 처한 광범위한 위기에 대답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뉴스시장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것은 어디로 갈 가능성이 높은지. 성공과 실패가 뉴스산업은 물론 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에도 진지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현대 저널리즘은 일방적인 뉴스생산 체계를 고수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독자를 참여시키는 새로운 모델로 나아가고 있다. 뉴스산업과 독자 사이의 관계 변화가 어떤 그림을 그려갈지 또 저널리즘은 어떤 얼굴이 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언론인은 스스로 반성하며 뉴스조직의 함정과 덫을 극복하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성찰 없는 혁신, 기술 뿐인 혁신은 가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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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를 향한 뉴스 전략

Online_journalism 2019. 10. 9. 15:22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우리의 독자는 누구인가? 독자가 우리를 어떻게 인식하는가? 어떤 콘텐츠를 원하는가? 걸맞는 투자는 지속할 수 있는가? 전통매체에게 독자 전략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의문부호 상태다. 그러나 시작해야 한다. 저신뢰언론을 넘어 독자 퍼스트, 독자중심주의의 진정한 뉴스시대를 열어야 한다. 호주ABC의 오디언스 전략 보고서 표지.

많은 전통매체가 '밀레니얼' 세대 앓이를 하고 있다. 젊은 독자를 갖고 있느냐는 미디어 시장경쟁에서 중요한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된 대응은 보이지 않았다. 아직 이 부문에서 한국의 전통매체는 걸음마 수준이다. 그렇다고 뉴미디어들이 분발해주고 있는 것도 아니다. 여러 이유와 사정이 있겠지만 뉴스는 물론이고 시장의 진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신진 연구자가 밀레니얼 세대를 고려한 언론사의 접근방식에 대한 생각을 물어왔다. 진지한 고민이라기보다는 그동안의 생각을 대략 정리해보았다. 질문에 대한 답변의 형태다. 

1. 귀하께서 생각하시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밀레니얼 세대를 특정하는 것은 어렵다. 기성세대와 비교했을 때 몇 가지 두드러진 장면이 보인다.

한마디로 특정하게 구분하기 어렵다. 어떤 균일성을 갖지 않는다. 머물러 있지 않고 부유한다.  그들의 태도, 관점, 동기, 관심사를 결정짓는 것은 현재의 삶의 위치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일상에서 이중적 태도를 갖는다. 정의는 지지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정의를 벗어나면 공감하지 않는 식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것, 즐겨야 하는 것, 마땅히 가져야 하는 것들에 대한 간섭과 침해에 반발한다. 그러한 반발은 종종 체계적이지 않고 저급하기까지 하다. 기성세대의 살의 방식과는 다른 독특한 라이프스타일과 경험을 즐긴다. 

그들이 일치하는 것은 디지털 미디어에 익숙하다는 점이다. 그들의 정체성은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등으로 상호연결된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형성되었다. 일찍부터 인터넷과 일상생활을 통합시켰다. 온라인에서 전통의 관계나 브랜드는 해체되거나 재구성된다.    

또한 그들은 자신을 위해 아낌없는 지출을 한다. 여행, 자기계발, 콘텐츠 소비 등을 주변의 조언이나 조력보다는 스스로의 판단과 계획으로 결정한다. 자기애가 강하며 관심사에 대한 열망과 애착도 깊다. 하지만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2. 밀레니얼 세대의 뉴스 이용 패턴을 어떻게 진단하고 계십니까?(20대와 30대 또는 대학생/직장인을 구분해서 설명해주세요)

젊은 세대의 뉴스 소비행태 역시 가변성이 높다. 그러나 뉴스 참여의 양상에서 긍정적으로 보면 적극성을 갖는다. 맥락적인 뉴스소비가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는 긴 탐색이 필요하다.


뉴스 이용과 관련된 밀레니얼 세대는 자기주도적이고 탐색적인 그룹과 외부자극에 취약하고 기계적인 반복성을 보여주는 그룹이 혼재한다.  

또 하루종일 높은 수준으로 인터넷 이용을 유지하며 그에 비례한 뉴스소비가 이뤄지는 세대다. 기존의 고전적인 미디어 이용시간-예를 들면 신문과 TV는 각각 출근 전후, 퇴근 이후 등을 파괴하는 주축 그룹이다.

필요에 의해 도구를 잘 활용하고 다양한 채널을 넘나들면서 선택적으로 뉴스를 보는 한편으로 규칙적이고 제한적인 채널만 이용하는 등 '편향적' 뉴스 이용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첨예한 극단적 뉴스 소비 양태는 인터넷 공론장에서 '사실 인식의 양극화'로 드러난다.

그러나 두 그룹 모두 모바일과 소셜미디어 중심의 뉴스 소비에 몰입하고 있는 것은 일치한다. 이들은 유튜브 채널에서 뉴스소비는 물론 인스타그램 같은 새로운 SNS 채널의 확대를 이끄는 전향적인 그룹이기도 하다.

20대 대학생의 경우 커뮤니티를 비롯한 인터넷 하위문화 참여와 경험이 30대 직장인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이곳의 내용을 쉽게 접하고 기존의 주류문화나 뉴스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갖는다. 

30대 직장인의 경우 소셜미디어 활동이 두드러지나 자기 과시적이며 경험 기반의 콘텐츠 생산에 의욕적이다. 뉴스 이용 역시 포털뉴스, 소셜미디어, 메신저 등 다양한 채널을 섭렵하고 있으나 20대에 비해 가짜뉴스(허위정보), 인터넷 하위문화에 반감이 크다. 이들은 또한 비교적 선별적인 뉴스이용을 한다.

3. 밀레니얼 세대의 뉴스 이용 방식이 다른 세대의 뉴스 이용 방식과는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하십니까? 아울러 밀레니얼 세대의 뉴스 이용 방식에서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특히 커뮤니티 기반의 뉴스이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성세대보다는 훨씬 더 폭이 넓다. 그들의 역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다. 

폭넓은 뉴스 미디어 채널(플랫폼)을 이용한다. 그들은 이것을 일상 생활의 일부로 간주한다. 디지털 미디어 사용량이 아주 많은 세대다. 이들은 고정적이거나 정적인 것이 아니라 이동 중에 또는 여러 일을 함께 하는 가운데 인터넷에 접속해 뉴스를 이용한다.

뉴스를 탐독하고 비평적으로 소비하는 행위보다는 간편하게 읽고-헤드라인(제목) 소비가 편하고 오래 읽지 않는다. 대신 스와이핑하거나 건너 뛰는(skip) 뉴스읽기에 익숙하다. 텍스트보다 이미지 소비가 강하다. 사진, 비디오 등 시각화된 스토리가 편하다.

디지털 미디어의 속성상 상호성에 눈 떠 있다. 단지 뉴스를 보는 것이 아니라 본 뒤에는 참여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라이브 채널에 관심이 있고 실시간 정보를 습득하는 패턴이 있다. 긴 기사보다 짧은 분량 즉, 압축(summary)과 강조(highlight)를 선호한다. 

전통매체에 대한 신뢰와 애착이 덜하다. 상대적으로 접점을 맺는 채널에서 인지되는 뉴스를 볼 뿐이다(탈브랜드). 매일 미디어 사용시간에서 아주 작은 부분 만이 실제 브랜드를 인식하고 뉴스를 소비한다. 동시에 이들은 비언론, 비저널리스트 기반의 정보 소스를 검색하고 찾는데 능하다.

이러한 뉴스소비 양식은 첫째, 뉴스가 다루는 내용에 대한 단편적 이해의 가능성이 높고 둘째, 좋아하는 채널(플랫폼) 중심으로 정보 편식이 일어날 수 있으며 셋째, 가능한한 오래 머물며 사유하는 뉴스읽기가 아니라 인스턴트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것은 비단 플랫폼의 뉴스 처리 과정과 내용의 오류나 자동화-기계화의 한계로 그치지 않고, 뉴스조직의 대응방식에서도 심중한 문제를 일으킨다. 밀레니얼 세대의 이용방식을 고려한 짧은 속보, 제목 강조, 심층성보다 선정성 확대 등 질의 뉴스 경쟁'이 아니라 '속도와 자극의 경쟁'으로 흐를 수 있어서다. 

물론 밀레니얼 세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전 세대로 인터넷 이용이 확산되면서 이같은 뉴스소비 현상은 일반화하고 있다. 젊은 세대일수록 이동성, 상호성, 실시간성을 요구한다. 그들은 확실히 플랫폼 특질 이해, 디지털 도구 활용에 더 능하기 때문이다.

4. 밀레니얼 세대는 기성 언론이나 포털 등을 잘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뭐라고 진단하십니까?

밀레니얼 세대와 전통매체 간 관계가 깊어지지 않는 것은 첫째, 소구력 있는 뉴스 콘텐츠의 부족 둘째, (언론사의) 적극적인 소통, 연결 노력의 부족 셋째, 뉴스조직 문화의 한계 등 때문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다양하고 다기능적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인터넷 '개척자'로서 빠르고 집중적으로 뉴스를 확인한다. 전통적 뉴스 미디어가 인터넷에서 오랜 기간 동안 젊은 층과 접점을 늘리는데 등한시할 때 뉴스 이용 습관이 내재화 하였다. 

미디어 이용 변화는 그러나 완성단계는 아니다. 온라인 뉴스 서비스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큰 만큼 이용 채널 역시 빠른 수용 속도를 갖는다. 즉, 인터넷에 대한 놀라운 적응력과 기술 도구 활용력은 종전의 브랜드나 경험했던 채널에 대한 안정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는 젊은 세대들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제공하는 뉴스조직이나 서비스 채널이 풍부하지 않다. 오래된 언론사일수록 밀레니얼 세대가 필요로 하는 정보 생산에 대한 논의는 부족하다. 그들의 주타깃은 상대적으로 고연령층이기 때문이다. 포털사이트 역시 사회적 영향력 증대로 책임성도 주목받고 있다. 자연히 뉴스 서비스에 보수적 접근이 이뤄지고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다. 

더 젊은 층을 위한 뉴스 브랜드의 탄생은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의 경쟁질서에 따라 지연되거나 무시되고 있다. 전통매체는 광고 협찬등 주요 비즈니스 모델의 작동구조에 매몰돼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진정성 있는 정서적 교류를 위한 투자도 등한시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에 근접한 문화 캠페인, 이들이 향유하는 라이프스타일과 문명에 대한 이해, 그들과 다방면에서 조우하려는 과학적이고-디지털적인 인프라 구축이 보류됨으로써 밀레니얼 세대의 '새로운' 기호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 

5. 뉴스 이외 다양한 콘텐츠 이용 등의 이유로 젊은 세대의 뉴스에 대한 관심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뉴스 외면 현상이 지속된다면 향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예측하십니까?

우선 왜 '뉴스 외면' 현상이 지속되는지에 대한 사회적 산업적 이해가 필요하다. 첫째, '저신뢰 언론'에 대한 애착심 기대감이 크게 낮아진 결과다. 언론이 생산하는 뉴스, 산업에 대한 정당성이 엷어지고 있다. 뉴스는 필수적 정보에서 기호적 정보로 진화하고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외부 변화와 평가에 대해 뉴스조직이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둘째, 언제 어디서나 미디어를 소비할 수 있는 환경에서 뉴스의 지위가 약화했다. 이를 대신해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친구' '이웃'의 스토리도 범람하고 있다. 이용자의 선택지가 넓어졌다. 하지만 언론사는 낡은 뉴스생산과정과 관행을 유지하며 '뉴스'의 형식과 내용, 타깃화 등 전면적 혁신에 미흡하다. 경쟁력을 잃고 있다.

셋째, 결국 뉴스의 변별력이 필요하다. 상품으로서, 가치로서 차별화가 중요하다. '퀄리티 저널리즘'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치과잉 사회에서 갈등적인 프레이밍을 연출하는 언론사의 태도로는 밀레니얼 세대의 세분화하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이를 위해서는 기자 충원과 재교육, 마케팅 및 비즈니스 모델의 재구조화 등의 근원적 해법을 도출해야 한다.

언론 및 뉴스가 산업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젊은 세대 넓게는 시민과 분리될수록 건강한 민주주의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한다. 언론은 뉴스를 통해 다층적인 현대 사회현상을 통합적 통찰적 통섭적으로 조명할 '책임'이 있다. 민주적 여론질서를 형성하는데 기여하는 활동이다. 하지만 뉴스 불신, 뉴스 외면이 지속되면 언론의 기능과 역할은 근원적 한계를 갖는다.

특히 미래 공동체를 이끌고 가는 후속세대인 밀레니얼 세대의 언론불신을 해소하지 못하면 세대간 양극화가 우려된다. 기본적으로 언론은 사회적 갈등을 중재하고 통합하는 공적기능이 있다. 권력 비판과 감시 활동이 대표적이다. 최근 '조국 보도'에서 보듯 저함량 보도로 오히려 갈등을 키우게 되면 언론산업의 확장성, 뉴스시장의 투명성은 담보할 수 없다.

무엇보다 '뉴스의 시대'에서 발굴해야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맥락적으로 제시하고-사실관계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개인이 라이프스타일에서 맞닥뜨리는 결정과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구조적으로 서비스하는 '프로세스'다. 뉴스 외면 현상은 뉴스가 젊은 세대의 물리적 미디어 이용시간에 들어갈 여지가 없다는 의미다. 

재미있는 연성 및 큐레이션 정보, 조직과 기자 개인의 머릿속 구상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으로는 뉴스 외면 현상, 제도와 준거로서의 민주주의 균열조짐을 막을 수 없다. 물론 그 이전에 언론산업의 위기가 근원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뉴스와 뉴스조직에 대한 애정과 유대감을 갖는 후속세대를 가정하지 않고 어떻게 언론의 미래를 말할 수 있겠는가?    

6. 밀레니얼 세대의 세대적 특성이 위에서 언급하신 뉴스 이용이 관계가 있다고 보십니까?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관계가 있다고 보십니까? 

밀레니얼 세대가 미디어를 이용하는 방식은 기술의 활용이다. 가능하면 자신의 기회비용을 고려한 탄력적 접근에 능하다. 때로는 이것이 '수동적'인 뉴스 이용 행태로 비쳐진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디지털을 잘 이해한 경제적인 습관이다. 

뿐만 아니라 미디어가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판단한다. 뉴스조직이 '나'를 전문가나 고객으로 대우하고 있는가 아니면 뜨내기 손님으로 보는가 등을 포함한다. 예를 들면 소셜미디어에서 기자들의 소통활동에서 빚어지는 잡음들이 일과적 해프닝이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가 언론을 보는 잣대가 될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언론사와 기자들을 대상으로 훨씬 더 많은 커뮤니케이션 기회를 갖고 있다. 논조에 대한 의문, 편집에 대한 질문처럼 24시간 뉴스채널과 소통한다. 지난 20여년 간 미디어 이용 변화의 반응 중에서 가장 근본적인 것 중에 하나는 '상호성'이다. 반응과 수렴없는 언론보다 소셜미디어의 계정에서 (누군지 알 수도 있는 친구들과) 공유하고 떠드는 것이 더 의미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경험에서 뉴스를 생산한 매체와는 분리되는 소비활동 즉, 탈언론화는 이어지고 있다. 매력적인 방식으로 뉴스의 배포 및 중재-소통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보다는 한 차원 높은 뉴스 스토리로 그리고 품격 있는 커뮤니케이션과 교류로 발전해야 한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변덕스럽고 불규칙한 뉴스 이용 행태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그들 중에 언론산업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그룹은 뉴스 및 뉴스조직과 연결, 사회적 자아를 발견하고 이해하려는 층이다. 정확성, 출처 투명성 및 신뢰성과 같은 저널리즘 원칙을 유지하는 것은 품격있는 문화로서 언론과 젊은 세대 간 유대를 강화하는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전통매체 뉴스와 비저널리즘 영역의 정보 사이의 폭발적인 경쟁 환경을 고려할 때 이러한 방향이 반드시 성공적인 결실을 맺을지는 불분명하다. 명확한 것은 전통매체가 지금과는 다른, 근원적인 처방전을 내놓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저널리즘 원칙에 충실하고 독자와의 직접 소통을 늘리는 과정이야말로 디지털 혁신의 본모습이다 그것이 밀레니얼 세대의 뉴스 회귀의 열쇠가 될 수 있다.

7. 한국 언론이 밀레니얼 세대에게 소구할만한 뉴스를 제공하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오늘날 뉴스조직은 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 항상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기존 취재보도 관행과 위계적 문화는 기민한 대응을 가로막는다. 특히 기자 선발을 비롯 언론사 구성원의 선발에서 태함을 떨처지 못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는 언론인 양성이 필요하다. 가급적이면 그들을 종전과 다른 기준과 역량으로 채용할 수 있어야 한다.

언론이 밀레니얼 세대의 처지에서 그들의 관점과 단계에 근접해 있지 않다면, 그들과 관련된 핵심적인 질문, 문제, 소망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목표 대상과의 거리감을 좁히려면 조직의 재편은 불가피하다. 특히 뉴스배포와 마케팅 같은 젊은 세대와의 접점에서 일어나는 업무들에 대한 전문성 전담성 지속성 일관성 확보가 관건이다. 

이때 밀레니얼 세대는 뉴스조직의 올바른 태도, 친밀감 형성, 건설적인 토론 여지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모든 업무는 그들의 관점에서 모든 업무가 시작돼야 한다.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지금보다 더 투명하게 열어야 한다. 적절한 수준의 정서적 교류와 대화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기계적인 뉴스 생산, 정량적인 지표 중심 성과주의, 뉴스포맷 변화 등 형식 일변도의 생산양식을 벗어나야 한다. 품격 있는 콘텐츠 뿐만 아니라 수준 있는 커뮤니케이션, 커뮤니티가 필요하다. 뉴스가 아니라 뉴스를 이해하는 전달자,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는 뉴스조직이 절실하다.

독자들을 파악하고 만나고 교류하는 대장정이 필요하다. 인터넷을 향유하는 세대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뉴스조직의 미래는 없다. 독자 관련 부서를 편집국 안에 두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8. 한국이나 해외 뉴스서비스 중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시선을 끌고, 나아가 이들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를 하는 곳 중 인상적인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국내의 경우 JTBC 뉴스룸은 소셜미디어에 특화한 서비스들을 여럿 내놓았다. 기존 TV 뉴스 프로그램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젊은 층이 주로 사용하는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 별도의 유인, 증폭 채널을 운영했다.

젊은 기자와 앵커가 참여하는 '소셜 라이브'는 대표적다. 주요 현안에 시청자가 참여하도록 했고 이들의 반응만을 묶은 뉴스 스토리를 별도로 만들기도 한다. 

JTBC 뉴스룸은 다매체 다채널 경쟁환경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개선하기 위해 젊은 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포털사이트 뉴스 생중계를 시작으로 적극적인 유통 채널 확장을 추진했다. 그리고 개별 꼭지별로 잘게 쪼개 '상품화'하는-브랜딩하는 채널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JTBC는 브랜드 확장을 위해 이용자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특히 '연결된' 이용자의 영향력에 주목했다. 앞으로 이용자 참여는 물론이고 이용자가 실제로 영향력을 재형성할 수 있는 방식을 계속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언론의 경우 <워싱턴포스트>의 '코럴 프로젝트'(Coral Project)가 흥미롭다. 제프 베저스의 인수 이후 '기술 인프라' 투자가 전개되는 가운데 구현한 플랫폼인 '토크(talk)'는 대표적이다.

이곳에선 수백만 개의 댓글, 실시간 Q&A, 커뮤니티 활동이 이뤄진다. 독자의 의견을 통합하고 분류해 뉴스조직에서 일정하게 수렴하며 독자가 커뮤니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도구다.

이 프로젝트는 한마디로 독자를 중심적으로 놓겠다는 선언이다. 자주 의견을 개진한 사람, 침묵하는 사람, 좋지 않은 댓글을 남긴 사람 등을 나누는 등 독자들의 특성을 파악한다. 광범위한 연구와 분석, 기술을 적용하면서 어떻게 하면 독자와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지를 파악한다. 그리고 이것은 종국적으로는 자사의 저널리즘 개선의 관점에서 수렴한다.

호응과 참여에 나선 독자들을 통해 퀄리티 저널리즘의 변별력을 높이고 디지털 영향력을 높이는 과정이라고 할 것이다. 결국 밀레니얼 세대의 자존감, 참여의 의미를 재생해 매체에 대한 애정을 높이는 활동인 셈이다. 

9. 밀레니얼 세대의 독자를 사로잡기 위해 한국 언론은 어떤 뉴스 콘텐츠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모바일 뉴스 서비스 전략을 원점에서 재설계해야 한다. 종이지면에 나간 뉴스의 전재, 뉴스통신사의 속보를 그대로 받아쓰는 정도의 서비스는 밀레니얼 세대에 소구력이 낮다. 모바일 환경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완전히 새로운 모바일 뉴스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첫째, 독자의 정보와 니즈를 수시로 파악하고 체계화해야 한다. 가급적이면 독자가 자기에게 필요한 정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혀야 한다. 20대 취업준비생, 30대 직장인이 국내 유력 일간지 모바일 뉴스에서 매일 아침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쉽게 열람할 수 없는 대신 비슷비슷한 편견에 가득한 뉴스만 만난다는 것은 어찌보면 코미디다.

둘째,  뉴스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 개별 뉴스 아티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련 주제의 다양한 정보와 뉴스가 연결되도록 뷰 페이지의 깊이(depth)를 철저히 개방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포털 등 경쟁 플랫폼의 뉴스 서비스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뉴스의 맥락화 구조화 입체화가 관건이다. 독자가 특정 순간에 알아야 하는 모든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출처가 되도록 해야 한다.

셋째, 커뮤니티 지향의 뉴스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와 미래의 변화하는 문명을 점검해야 한다. 가령 '젠더'(Gender) 섹션처럼 이슈가 되고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친 주제들을 선제적으로 전문적으로 다뤄야 한다. 2025년 한국사회는 어떤 문제에 맞닥뜨리는가, 이를 미리 대비하는 기업과 정부부처, 전문가그룹은 누구인가 등을 살펴 콘텐츠를 생성해야 한다.

넷째, 뉴스 생산과정에 '참여성' '투명성' '다양성'을 담보해야 한다. 독자의 참여를 최대한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댓글은 가장 낯익은 참여공간이지만 여전히 '발전'은 없었다. 댓글부터 제보, 스스로 만든 콘텐츠의 재배포와 평가(보상)까지 연계해야 한다. 이는 언론사 뉴스 생산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일방성 대신 다양성을 실현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접근을 위해서는 밀레니얼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부서와 이를 연계하는 마케팅 부서 등이 통합적으로 조직돼야 한다. 이제 밀레니얼 세대는 '정보'가 아니라 '서비스'로 다가서야 한다. 그 전제는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뉴스의 형식과 주제, 상호성 만이 아니라 저널리즘의 책임성을 확보해야 한다. 낡은 프레임을 벗어나야 한다. 

10. 밀레니얼 세대 독자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이들의 신뢰를 증진시키기 위해서 한국 언론이 어떤 독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일단 밀레니얼 세대를 고용해서 그들의 관심사를 수집하고 다룰 수 있도록 전담부서를 만들어야 한다. 뉴스 생산과 배포 등을 맡는 조직이다. 플랫폼별로 적합한 소셜 콘텐츠를 생산, 유통한다. 

둘째, 밀레니얼 세대가 관심가질 수 있는 주제와 뉴스 스토리를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가급적이면 실제 시장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어떤 뉴스를 원하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현실부터 개선해야 한다.

셋째, 밀레니얼 세대가 익숙한 사용자 환경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비디오, 오디오, 데이터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포맷을 꾸준히 선보인다. 실험만 장려하는 시대는 끝났다. 실험에 독자가 참여하도록 하는 경험형 서비스가 필요하다.

넷째, 밀레니얼 세대와 교류할 수 있는 채널을 운영한다.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방식다. 가급적이면 구체적인 타깃 설정이 쉽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여행을 좋아하는 대학생 커뮤니티, 생태계 및 환경을 주제로 하는 직장인 연구회 등이다. 

다섯째, 밀레니얼 세대가 참여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수집된 개인 정보(소셜미디어 계정, 관심사)를 토대로 마케팅을 진행한다. 일본 아사히 '아스파라 클럽'은 구독자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다양한 정보서비스를 전송한다. 

이러한 ‘독자 퍼스트’가 이뤄지려면 뉴스조직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젊은 층이 원하는 것을 최우선시하고,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채널과 도구를 만들며, 교류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일과적인 게 아니라 지속가능한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 실행력과 효용력의 향배는 어떤 디지털 리더십을 갖추느냐로 귀결된다. 디지털 중심, 구독자 중심의 의사결정구조의 교체가 필요하다. 

덧글. 이 포스트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연구보고서에 참여한 연구자들의 질문에 응답한 내용입니다. 연구보고서의 명칭 등은 출판 직후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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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가치와 통찰력으로 다가서야 한다"

Online_journalism 2019. 8. 1. 16:07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보고서 이미지. 뉴스 유료화가 성과를 내려면 기술 투자, 전문가 확보, 조직과 업무 정비 못지않게 저널리즘의 가치와 통찰력 있는 콘텐츠를 선보여야 한다. 경직된 권위와 일방적 계도가 여전한 언론시장에서는 기존의 취재관행과 논조에 대전환이 불가피하다 

"매체의 이름값과 고만고만한 뉴스 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인터넷은 언론사로 하여금 독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을 것을 요청한다. 독자들과의 상호작용 데이터를 분석하고 통찰력을 정립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우리의 미래와 직결한다." 트로이 영(Troy Young) 허스트 매거진 회장의 말이다. 

최근 런던에 본사가 있는 국제간행물연맹(FIPP)과 영국의 미디어 컨설팅 업체 블레이즈(Blaize)는 공동으로 ‘지불장벽: 구독 전략을 시작하는 방법(Paywall: How to start your subscription strategy)’ 보고서(포스트에 파일첨부함)에도 강조된 메시지다. 

이 보고서는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 뉴욕타임스 등 세계적인 매체의 고객 중심 전략(customer centricity)-뉴스 유료화에 이르는 여섯 가지의 고려 사항과 그 사례를 담았다. 

여섯 가지 고려 사항은 ①가치 제안을 명확히 하고 투자하기 ②데이터를 기반으로 독자 관리 전략 세우기 ③공통된 목표 중심으로 조직 정비하기 ④전략에 부합하는 기술 도입하기 ⑤독자 관점에서 ‘사용자 경험(UX)’ 만들기 ⑥종이신문 구독자를 기억하기 등이다.

이 가운데 독자-뉴스 간 상호작용 데이터는 <이코노미스트>의 행동 스코어링(behavioral scoring:독자의 페이지 방문기록, 쿠키, 클릭 경로 등), 파이낸셜타임스의 RFV(최근(Recency), 빈도(Frequency), 양(volume)) 지수를 꼽을 수 있다. 한국에선 구글애널리틱스를 커스터마이징한 JA(중앙일보), 에코(한경) 등이 있다. 독자 데이티 관리 이슈는 이제 뉴스 유료화 관점에서 기본에 속한다. 

그러나 이를 기반으로 '독자 관리 전략'을 체계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기술과 마케팅 등 타부서와 단절된 조직, 고착화한 업무 프로세스에 가로막혀서다. 스토리텔링형 콘텐츠 개발은 미흡하고, 이를 독자 데이터 분석과 연동하는 환경도 아니다. 미흡한 인프라 구축 탓이다.

특히 비디오•데이터 등 다양한 형식을 쉽게 묶고 배포하는 콘텐츠 관리 시스템(CMS), 온•오프라인 통합형 독자 관계 관리 시스템(CRM), 구독 시스템, 독자 인증(개인정보보호), 지불 처리 과정(결제 솔루션), 분석 도구 등 디지털 생태계에 조응하는 시스템과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하다.

'종이신문' 구독자의 디지털 전환도 비슷한 형편이다. 종이신문 구독자를 데이터베이스로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와 함께 그들이 디지털 버전에서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강화하고 있는지 등 기초부터 찬찬히 살펴야 한다. 

특히 이 보고서에서 눈에 띈 것은 다음의 두 가지다. 

첫째, 지불장벽보다는 '가치'를 내세운 가디언의 방향이다. 우수하고 독립적인 저널리즘의 필요성을 독자들에게 3년여 호소했다. 약 170개국의 90만명의 후원자 덕분에 가디언은 2018~19 회계 연도 기준 80만 파운드의 영업 이익을 기록했다. 상당한 손실을 수년간 감당하면서 이룬 성과지만 기념비적이다. 

무엇보다 가디언은 독자의 의견에 귀기울였으며 편집 독립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내세웠다. 이 가치에 동의하는 사람이면 그들이 어디에 살건 쉽게 뉴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가디언은 독자에게 최고의 저널리즘을 선사하는 것 뿐만 아니라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현장 이벤트 참석, 뉴스룸 투어, 편집 과정 참여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둘째, 뉴욕타임스의 일관된 조직 정비다. 우선 구독전략을 하나의 공통된 목표로 세우고 이를 위한 조직을 만들었다. 콘텐츠는 물론 기술, 광고, 마케팅 등 다양한 부문이 같은 과제를 갖도록 했다. 뉴욕타임스는 편집자,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 등 여러 부서가 협의하는 ‘부서를 초월하는 팀(cross-departmental teams)’도 구성했다.

콘텐츠 부문은 "독자는 자신의 삶을 개선하는데 끊임없는 갈증을 갖고 있다"는데 주목했다. 세탁을 잘 하는 비결부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이끄는 방법까지 삶의 다양한 측면에 집중했다. 독자가 뉴욕타임스를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과정이었다. 물론 이런 콘텐츠는 유료 가입자에게만 제공했다.

"구독해야 하는 이유를 더 많이 설명해야 하는 비구독자 그리고 이미 구독하고 있는 사람들. 우리는 이들 모두에게 '구독'이 더욱 더 가치있게 보이도록 최선을 다 하고 있다" 벤 코튼(Ben Cotton) 뉴욕타임스 고객경험 및 관리 담당 이사의 이 말에 뉴스 유료화의 모든 것이 들어 있다. 

덧글. 이 게시글은 한국경제신문 프리미엄 뉴스 채널 '모바일한경'에도 등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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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관계'와 뉴스 유료화의 길

Online_journalism 2019. 7. 18. 10:27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독자를 파악, 연결, 관계를 증진하는 단계는 많은 과정들을 포함한다. 특히 독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업무관행과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 기존의 뉴스생산과정 자체를 변경하고 독자와의 소통이 가장 중요한 업무미션으로 부상한다. 독자중심 뉴스의 생산을 통해 기자들은 전문직으로서의 직업과 저널리즘의 문명사적 전환을 비로소 인식할 수 있다. 

뉴스조직에서 '독자참여'는 더 이상 낯선 화제가 아니다. (방치하고는 있어도) 유력한 과제로 대접받기까지 한다. 꾸준하고 열성적인 독자참여는 매체의 사회적 신뢰와 영향력의 증거일 수 있어서다.

많은 매체가 독자참여를 시도해왔고 지금도 도전하고 있지만 '가능성'의 분기점은 기자의 개입여부에 있다. 물론 그 기자는 '우리가 아는' 기자가 아닐 수 있다. 기술에 능하고 도구에 적응한 '새로운' '젊은' 기자일 수 있고, 저명한 베테랑 기자일 수 있다. 독자참여의 이슈에서 더 결정적인 것은 꾸준하게 품격 있는 대응을 하는 사람(조직)과 철학이다.

지난 10여년 '혁신'을 선도한 매체의 실험들은 '소통'과 '커뮤니티'로 압축할 수 있다.(국내에서는 대부분 오리지널 콘텐츠 생산과 배포 위주의 소셜조직을 키웠다.) 정확하게는 독자에게 어떻게 말을 걸고 수용할 것인가 그리고 그들과 어떻게 교류하며 관계를 증진할 것인가의 목표와 관련한 것들이다.

뉴스생산과정의 많은 부분에서 유지된 관행과 문화를 바꿔야 할 수 있다. 가령 '출입처' 기반 뉴스에서 '독자중심'의 뉴스를 고민해야 한다. '독자중심' 뉴스는 기자들의 머릿속 생각을 펼쳐놓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의견을 채우는 뉴스다.

당연히 (기자는) 일상의 시민과 더 많이 만나야 한다. 동네 요가학원을 등록하거나 학부모 커뮤니티에도 가입해야 한다. 이웃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이웃의 바람과 관심을 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미국 포인터연구소는 수익과 저널리즘을 위한 14단계를 정리했다. '수익 모델 정하기(목표잡기) - 잠재독자 이해하기 -독자 그룹화하기 - 독자 세분화(세그먼트) 및 명칭 정하기 - 충성 독자를 위한 전략 수립하기 - 독자 데이터 체계화 - 도달 범위 가이드 결정 - 독자 관여도 측정 - 마케팅 벤치마킹 - 독자 의견 듣기 - 독자에게 질문하기 - 기부자에게 보상하기 - 피드백 받기 - 인사이트 공유'이다.

이를 도식화하면 독자를 파악하는 단계, 독자와 소통(연결)하는 단계, 독자와 관계를 증진하는 단계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뉴스조직 곳곳에서 "오늘 독자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느냐?" "독자의 의견을 어떻게 수렴하고 피드백했느냐?" 같은 질문이 진지하게 오가는 풍경이다.

독자의 제보와 댓글을 그저 기다리는 '참여저널리즘'을 넘어 기자와 독자가 호응하는 '상호 저널리즘'(Reciprocal Journalism)이다. 뉴스의 형식과 속도, 대상을 정의하는, 이제는 고만고만한 것이 된 혁신은 성과를 담보하기 어렵다.

뉴스의 시대는 곧 독자의 시대이다. (뉴스에서) 독자가 더 많이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시대이다. 독자가 중심이 되는 혁신이야말로 '판'을 바꾸는 혁신이다. '연결된 독자'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 뉴스조직 안에 독자를 향한 길이 만들어져야 한다. 

언론사의 디지털 뉴스 유료화 관련 자료집(책)을 준비하는 한 신문사 기자와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눈지 한달여 만에 나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달받았다. 보완할 점을 덧붙여서 다시 보냈다. 여기서는 몇 대목만 정리한다. 

고착화하는 경쟁질서를 바꾸는 혁신은 독자와 함께 하는 데서 비롯한다. 독자들에게 긍지를 느끼게 하고 그들로부터 신임을 획득해야 한다. 뉴스산업의 본질인 영향력을 확보하는 과정이다. 독자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독자 퍼스트'야말로 전통매체의 최고의 혁신이다.  


뉴스 유료화 논의에서 가장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은 두 가지다. 첫째, 현재 뉴스조직 내부의 디지털 이해 및 투자 수준 그리고 독자 소통 정도를 볼 때 유료화 동력은 불충분하다. 최근 수년 사이 뉴스조직의 변화상 중 가장 큰 부분이 '소셜미디어' 및 '멀티미디어(영상)' 전담부서의 신설이다. 콘텐츠 생산과 배포에 한정돼 있다. 뉴스 유료화에 성과를 낸 해외 매체의 경우는 '독자 개발' 부서나 '커뮤니티 구축'으로 더 도약했다. 

둘째, 독자들의 언론관이다. '이데올로기' 대립 지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진보 대 보수'가 아니라 '나에게 유용한 매체 대 통찰과 지성을 제공하는 매체' 등으로 언론에 대한 관점이 확장되지 않고 있다. 언론이 스스로를 진화시키지 않은 채 이념으로 정파적으로 갇혀 있어서다. 당연히 언론에 대한 사회적 신임이 낮다. 이런 상태에서는 독자가 언론에 대한 긍지를 갖기 어렵다. (수동성과 능동성을 동시에 갖는 뉴스 소비자의 양면성을 고려하더라도 뉴스 유료화에 관해서는 언론(뉴스)에 대해 더 진지한 독자들을 살피는 것이 생산적이다.) 

전문가들은 콘텐츠 깊이와 형식의 문제를 거듭 강조하며 그 부분만 어느 수준에 올라서면 (언제든) 유료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또 여러 난관이 있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유료화를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이것은 '유료화'가 곧 '혁신(의 일부로 그 자체로도 좋은 것)'이며 '(실패해도 의미를 찾으면 좋은)실험'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비롯한 오판이다. 이를 극단적으로 요약하면 '독자'를 모르는데, 또 언론 스스로 파악하고 개발한 독자가 없는데, '유료화'만 하면 '구독자'가 생긴다는 억지 설정이다. 

따라서 언론에 대한 사회적 잣대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유료화를 진행하면 그 규모와 지속성에서 매우 제한적이고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 사안은 개별 언론사의 혁신만으로는 진전이 어렵기 때문에 (유통구조 재정의를 넘어) 언론계의 공동선(共同善, the common good) 회복이 수반돼야 한다. 즉, 한국에서 뉴스 유료화는 사회적•윤리적•정서적인 이슈라고 할 것이다. 

물론 일반적으로 언론사의 구독모델이 유의미하고 지속가능하려면 독자와 계속 소통해야 한다. 연결하고 관계를 맺고 '관리'해야 한다. 혁신을 통한 경쟁력 있는 뉴스생산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독자개발이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독자를 잘 아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가 독자관계를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뉴스조직과 독자 관련 조직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편집국과 마케팅 부서의 칸막이는 없어야 한다. 이런 구조는 결국 독자 중심의 서비스 조직이 되는 것이고 오늘날 혁신언론의 기반이기도 하다. 

특히 기자를 비롯한 뉴스조직이 다양성을 수용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기본원칙은 '평균적인' 저널리즘을 시연하는 것이 아니라 '독보적인' 저널리즘을 보여주는 것이다. '퀄리티(질)'와 유료화는 별개일 수 없다. 그러나 현재의 뉴스조직이 퀄리티를 만드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뉴스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까진 어찌되었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이 부분에서조차 이견은 첨예하지만) 서비스의 '가치'를 형성하는 것을 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가령 독자들의 충성도를 끌어올리는 커뮤니티 구축과 운영은 누구도 제대로 가보지 못한 영역이다. 성숙한 커뮤니티의 위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른다. 뉴스조직과 독자가 분리되지 않고 이어져 있다. 궁극적으로는 독자 기반의 콘텐츠가 서비스로 연결된다(UGC). 이 서비스는 새로운 영향력을 낳고 보상과 관계증진으로 팬덤을 형성한다. 이 팬덤은 유료화의 모태가 된다. 

언론사 일방의 뉴스에서 상호적인 커뮤니티로, 그리고 상호적인 커뮤니티에서 (피드백으로 수렴되는) 뉴스로의 혁신은 독자가 언론을 새롭게 받아들이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것은 독자 중심의 상호적인 서비스로 독자가 누리는 디지털 문화를 이해하는 일이다. 그래서 언론의 디지털 혁신은 독자가 누리는 이 세계를 재현•확산하는 일이기도 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렇게 하는 게 무슨 의미며 성공할지 회의하기도 한다. 얼마 전 마크 톰슨 뉴욕타임스 최고경영자는 뉴스조직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퀄리티 저널리즘을 위해서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는 다른 부분이다. "내가 취임했을 때 조직 구성원 중 22∼37세 사이의 '밀레니얼' 세대는 20% 정도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49% 정도에 달하고 있다. 이 디지털 전문가들이 밀레니얼로 구성되면서 사내 문화도 새롭게 정립되고 있다." 

바뀌지 않으면 미디어 기업은 무너진다. 기자는 왜 매일 뉴스를 만들어야 하나? 꼭 속보를 쓰고 영상을 제작해야 하나? 오늘 독자들과 얼마나 소통했는가? 오늘 어떤 독자들을 만나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가? 뉴스 유료화의 답은 '우리 독자에 말걸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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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스스로 변해야 한다. 뉴스룸이 탈바꿈하기 전에 기자가 새로운 역할에 눈떠야 한다. 많은 과제와 주문은 이미 오래 전부터 거론한 것들이다. 더 이상 지체하면 안 된다. 시민, 기업, 정부에 이어 이제 기술과 본격 경쟁하는 시대가 열린다. 기술을 활용할 것인가, 기술에 얽매일 것인가. 독자를 멀리 둘 것인가, 함께 협업할 것인가. 그것에 기자의 경쟁력이 달렸다.


시대가 변하고 미디어 생태계도 달라졌지만 저널리즘에 대한 관심은 더 커졌다.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스포츠, 환경, 지역, 미디어 등 모든 분야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과 그 영향, 부조리한 부분을 밝히는 활동은 여전히 언론의 책임성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술 및 시장 변화로 뉴스소비와 직무여건도 달라지고 있다. 이 디지털 뉴스 시장에서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켜온 매체와 기자는 실제로도 명성을 얻는다. JTBC, 뉴스타파, 셜록 그리고 방송사의 해직기자들은 대표적인 사례다.

JTBC의 경우 손석희 앵커 영입 이후 디지털 영토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매체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뉴스타파는 정권교체 이후에도 정직한 뉴스로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마이뉴스 출신 박상규 진실탐사그룹 셜록 대표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뉴미디어 플랫폼으로 독자들과 접점을 늘렸고 현명한 교양의 시민들에게 다가서려 분투했다.

2019년은 AI 뉴스 시대가 본격화하는 시기다. 뉴스에서 '개인화'는 대세가 된다. 네이버의 추천 뉴스 서비스(AiRs)는 그 서막이다. 독자는 이제 알고리즘의 반경에서 더 정주한다. 반면 로봇은 독자의 뉴스 선택에 필수적인 가늠자로 올라선다. 전형적인 방송조직은 나날이 프로덕션화 한다. 뉴스 스토리는 독자 위에서 군림하지 않는다는 콘셉트가 자리잡는다.

이런 상황에서 기자들은 스스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가령 "독자와의 관계 구축에 시간을 투자할 것" "뉴스룸에서 연결과 팀워크를 유지할 것" "새로운 플랫폼과 기술에 근접할 것" 등의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높은 호기심과 지혜가 절실하다. 

또한 독자들을 지지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소셜미디어에서 몇몇 기자들은 독자들의 질문에 성의있게 답하기 시작했다. 평판이 좋은 기자일수록 독자들을 적극 옹호한다. 이들은 '독자 관계'를 다지는 일은 취재보도를 잘 하는 것에 버금갈 정도로 브랜드 구축에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첫번째 주제 : 독자 관계를 업그레이드하라

① 좋은 독자를 찾아라 

② 커뮤니티에 관여하라

③ 독자의 목소리를 수렴하라

먼저 좋은 독자를 찾아야 한다. 좋은 독자란 (다양한 이슈와 단체에) 참여도가 높은 시민이다. 유권자, 납세자 및 여러 지역 현안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구성원들이다. 그들은 더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하고 사건의 의미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경향의 그룹들은 정치적 지지모임에도 등장한다. 특정 문제나 정부 정책을 다루는 단체나 개인도 있다. 사회적 소수자나 약자들은 자신들의 대변자를 절설히 원한다. 기자는 시민들과 함께 하면서 "누구를 위해 보도하는가"를 넘어 "더 큰 공공의 이익을 위해 어떻게 제언해야 하는가"로 질문을 이동해야 한다. 

커뮤니티는 이미 만들어진 것에 합류하거나 스스로 꾸릴 수 있다. 자신의 뉴스 독자와 잠재 독자에게 다가가려면 한 사람의 동료와 친구로서 교감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시민의 관심과 바람을 이해하는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소셜미디어에 합류할 때도 마찬가지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목소리를 뉴스에 반영하는 일이다. 많은 경우에는 전문가들의 입을 빌리지만 그것보다 더 우위에 서야 하는 것은 행동하는 시민의 의견을 잘 정리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이후에도 점검하고 그렇게 된 이유를 자세히 보도할 수 있어야 한다.

독자관계의 업그레이드는 독자를 좀 더 명확히 그려내는 일부터 출발해야 한다. 18~34세, 여성, 10대 청소년 등에서 정당의 지지자, 탈원전을 바라는 단체, 비자림 길을 지키는 사람들 등으로 특정해야 한다. 또 시민의 이야기를 단지 뉴스로 전하는 방식이 아니라 의견을 교환하고 함께 참여하며 토론과 중재를 이끄는 활동에 나서야 한다.

두번째 주제 : 뉴스 스토리에 집중하라 

④ 최고의 품질을 고민하라

⑤ 뉴스와 뉴스 생산과정을 연결하라

⑥ 독자 관점으로 서비스하라 

15년 전 한 경제전문 인터넷신문의 서비스 기획자는 "증권사를 고객으로 어떤 정보가 필요한가를 알아봤더니 그냥 '속보'더라"고 말했다. 얼마 전 결제 앱 '페이코'의 매거진 콘텐츠 담당자는 "누가 무엇을 구매하는지를 보고 콘텐츠의 방향을 잡는다"고 했다.

서로 다른 말이지만 같은 의미다. 시장과 독자가 원하는 것을 만들자는 뜻이다. 이러한 바탕에서 최고의 디지털 뉴스는 무엇일까? 시의성, 진실성, 객관성 등 과거의 뉴스 가치와 크게 바뀐 것은 없다. 여기에 통찰력과 멀티미디어 특성을 보탤 수는 있을 것이다. 모바일이나 PC 등 다양한 스크린에 적합한 뉴스 포맷이다.

더 중요한 것은 '연결성'이다. 대표적인 수단은 '하이퍼 링크'이다. 하나의 물리적인 뉴스 뷰 페이지로 갇힌 형태가 아니라 인터넷의 많은 관련 정보와 연결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자사의 관련 뉴스나 데이터베이스와도 무성의하게 연결돼 있다. 어떤 사안을 다루는 뉴스에서 전후 맥락을 파악하기 힘든 구조다. '연결'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관행도 문제다. 기자 교육과정에서 '하이퍼 링크'를 숙지시키는 경우는 드물다. 물론 자사 기사입력 시스템이나 포털 등의 시장 유통구조가 애초부터 불편한 점도 거든다. 

'연결'은 뉴스 구조에 한정하는 일은 아니다. 뉴스룸 안에서 뉴스를 둘러싼 더 많은 대화가 일어나야 한다. 서로 대화를 열고 확장할수록 최고의 뉴스 스토리가 탄생한다. 두 말 할 필요도 없이 최고의 기자는 동료들과 저널리즘을 이야기한다. 

디지털 뉴스에서 더 중요한 것은 성의다. 과거 박지성 선수가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전성기를 누릴 때다. 한국시각으로 새벽에 펼쳐지는 경기를 다루는 스포츠 뉴스속보가 앞다퉈 나올 때였다. 

다른 매체의 기사들이 박지성 선수의 과거 자료사진을 기사에 넣는데 비해 한 스포츠 전문 인터넷신문의 기자는 중계방송 화면을 캡쳐해서라도 당일 경기 사진을 썼다. 골 장면이나 활약상을 담은 하이라이트 영상도 가급적 기사에 넣었다. 독자를 먼저 생각한 뉴스였다. "기자님을 기억하겠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세번째 주제 : 기술을 가까이 하라

⑦ 직접 배우고 활용하라 

⑧ 기술보유자-개발자를 존중하라 

⑨ CMS, 아카이브 등에 눈을 떠라

모바일, 유튜브 등 새로운 미디어가 저널리즘을 변화시키는 장면들은 곧 '기술 진화'로 정의된다. 모든 비즈니스에서 부상한 빅데이터는 데이터 저널리즘의 영역에서 이미 흔하게 다뤄지고 있다. 데이터 수집과 정제, 분석, 가공(시각화)에 이르기까지 기술이 걸쳐져 있다.

이렇게 기술은 첫째, 기자의 뉴스 생산 과정 둘째, 뉴스의 내용과 형식 셋째, 뉴스룸의 구조 또는 조직체계 넷째, 언론·기자와 독자 사이의 관계 다섯째, 뉴스의 도달 범위나 추천 순위처럼 뉴스의 도달력 여섯째, 뉴스의 가치 형성 등 결정적인 부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외 미디어들은 보다 과학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광범위한 데이터를 작성하고 예측보도를 할 때 '센서'를 활용하는 언론사도 있다. 수 년 전 부상한 (드론의) 고화질 카메라는 일반적인 영역으로 올라섰다. 

콘텐츠를 쉽게 생산하고 효율을 높이는 도구들과 친해져야 한다. 가장 낯익은 장면은 스마트폰 앱으로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을 해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자는 다방면의 도전적 작업에서 뉴스룸의 개발자들과 친해져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자는 웹 개발자들과 인사를 하거나 대화를 한 적이 별로 없다. 고정형 PC나 모바일 채널을 운영하는 기획자들의 고충도 들어본 적이 없다. 심지어 이름을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기자 중심 조직의 허술함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2000년대 초반 미국의 몇몇 언론사 기자들과 디지털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이때 만난 사람들 중에는 텍사스의 한 지역신문사 웹 디자이너도 있었다. 마침 교포였기에 명함을 주고받았다. 그 명함에는 '웹 디자이너/저널리스트'라고 돼 있었다. "독자에게 전달되는 뉴스 콘텐츠를 매만지는 모든 사람은 기자나 다름없다"는 취지라고 했다.

뉴스룸의 개발자들은 귀중한 존재다. 이들은  뉴스가 웹 사이트에 표출되고 포털사이트로 유통되며 동시에 다양한 인터랙티브 서비스를 만드는데 공헌하고 있다. 그들이 없으면 기자의 뉴스는 시장에서 오래 가지 못하고 죽는다.

개발자들이 만드는 다양한 도구와 시스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텍스트를 입력하고 태그를 넣으며 사진과 다른 형식의 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둔 콘텐츠관리시스템(CMS)이나 보도사진을 모아둔 포토아카이브, 더 나아가 뉴스의 구독자들의 정보를 체계화하는 고객관리시스템(CRM) 같은 것들의 의미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구글 미디어 도구나 기자들을 위한 페이스북의 가이드 숙지도 마찬가지다. 고급 검색 기능과 분석을 위해 실용적인 지식을 제공한다. 알고리즘이 뉴스와 저널리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것도 그렇다. 기술을 가까이 하는 것은 기자의 경쟁력과 뉴스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 활용 능력도 중요하다. 로라 비커 BBC 특파원의 트윗들은 한국발 뉴스의 모든 것이다. 경쟁매체의 뉴스라고 공유를 주저하지 않는다. '나'의 뉴스, '우리 신문'의 뉴스의 전달자가 아니라 '독자를 위한' 뉴스 전달자, 독자를 떠올리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절실하다.

다만 놀라운 영상미나 몰입도를 보장하는 기술은 사생활 침해를 비롯한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일으킨다. 문제는 규칙을 세우고 규정을 지키는 일이다. 기술을 둘러싼 안팎의 윤리적 문제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네번째 주제 : 문화적 역량을 갖춰라 

⑩ 공감능력을 길러라

⑪ 낡은 관점은 덮고 다양성을 키워라 

⑫ 정보권력자가 아니라 정보공여자다

저널리즘의 신뢰는 한국 언론이 직면한 최대 난관이다. 기술로써 또 실험으로써 해결할 수 없다.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는 능력 즉, 문화적 역량은 지역, 성별, 나이, 종교, 사회경제적 지위 등 모든 유형의 변수를 파악하는 힘이다. 

성공하는 저널리즘은 뉴스의 생산과 배포에만 한정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독자의 삶과 관점을 살피는 유연함을 수반해야 한다. 뉴스룸의 다양성은 지적인 개방성과 공감의 크기와 밀도에 달려 있다. 서로 생각이 다른 독자들과 공감할 수 있느냐는 뉴스룸의 미래에 중요한 주춧돌이다. 

20세기의 프레임으로 똑같은 이야기를 다시 쓰는 언론이 한국에는 많다. 더욱이 맹렬하게 디지털 전환을 전개하는 언론에서 냉전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모습도 있다. 세계관과 톤(tone)을 세련되게 다듬을 수 있는 새로운 앵글이나 새로운 지식의 플랫폼을 멀리 두고 '혁신'과 '전환'을 주문하는 것은 희극적이다. 

기자는 자신의 생각과 시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에 몰두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투명성을 밑천으로 특정 사안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원하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는 서비스 직업이다. 

오늘날 소셜미디어는 그런 변화를 이루는데 중요한 무대이다. 기자는 소셜미디어에서 전달되는 행사나 낯선 '친구들'로부터 오는 초대장을 거절하기보다는 적극 응하는 편이 낫다. 

정치부 기자의 경우 독자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많은 뉴스조직은 명백한 당파적 명성을 갖고 있고 때로는 기자의 생각과 다를 수 있다. 확실하게 해 둬야 할 것은 갇힌 지평을 벗어나야 자신과 조직이 성장할 수 있다는 신념이다. 

더욱이 기자들은 이제 정보를 독점함으로써 일정한 권력을 지킬 수 있는 세력이 아니다. 냉정한 현실인식으로 기자가 수집한 사실, 데이터는 모두 공개해야 한다. 취재과정과 보도의 이면까지도 드러내 독자의 이해를 돕는 게 필요하다. 국내의 많은 언론사들이 '취재 뒷얘기'를 서비스한 것은 '매체 호감'에 도움을 줬다. 

기자는 정보를 점유하고 재단하는 권력자가 아니라 정보를 공유하고 중개하는 공여자가 돼야 한다. 독자가 갖는 의문과 관점을 경청하고 자신의 노력으로 확인된 정보들을 제공해 '공론'을 이끄는 중재자가 돼야 한다.

오늘도 우리 모두는 나날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으로 새로운 문명을 열고 있다. 저널리즘도 마찬가지다. 종이신문을 보는 사람은 드물다. 라디오는 다른 형태로 전성기(?)를 맞았다. TV는 잘게 쪼개져 무수한 스크린으로 등장하고 있다. 수없이 쏟아지는 뉴스의 시대건만 편향의 시대이기도 하다. 

독자와의 소통, 기술의 활용으로 뉴스의 질을 생각하는 것 못지않게 공동체의 미래를 고민하는 책임성 있는 기자여야 한다. 세상의 문제를 다양한 처지에서 인식하는 지성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그것은 허위정보의 폐해로부터, 신뢰의 위기로부터 저널리즘을 살리는 가장 확실한 경쟁력이다.

조직적인 측면에서도 기자 선발 구조 자체를 아예 바꿔야 한다. 수습기자 제도는 낡았다. 많은 경험과 전문성 그리고 생동의 감각을 지닌 독자들-교양의 시민들에서 기자를 찾아야 한다. 취재 관행도 쇄신해야 한다. 취재현장에는 20년차 이상의 준비된 기자들이 필요하다. 

앞으로 기자들이 독자의 더 많은 일상에서 포착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독자의 편에서 이해하는 뉴스 스토리 생산에 나서야 한다. 개발자, 기획자와 협업을 할 때에도 동료로서, 파트너로서 대등하게 협력해야 한다. 

더 늦으면 안 된다. 기자 스스로 변해야 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기레기'의 모욕으로 끝나지 않는다.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기자 스스로 디지털 전환의 대장정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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