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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를 향한 뉴스 전략

Online_journalism 2019. 10. 9. 15:22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우리의 독자는 누구인가? 독자가 우리를 어떻게 인식하는가? 어떤 콘텐츠를 원하는가? 걸맞는 투자는 지속할 수 있는가? 전통매체에게 독자 전략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의문부호 상태다. 그러나 시작해야 한다. 저신뢰언론을 넘어 독자 퍼스트, 독자중심주의의 진정한 뉴스시대를 열어야 한다. 호주ABC의 오디언스 전략 보고서 표지.

많은 전통매체가 '밀레니얼' 세대 앓이를 하고 있다. 젊은 독자를 갖고 있느냐는 미디어 시장경쟁에서 중요한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된 대응은 보이지 않았다. 아직 이 부문에서 한국의 전통매체는 걸음마 수준이다. 그렇다고 뉴미디어들이 분발해주고 있는 것도 아니다. 여러 이유와 사정이 있겠지만 뉴스는 물론이고 시장의 진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신진 연구자가 밀레니얼 세대를 고려한 언론사의 접근방식에 대한 생각을 물어왔다. 진지한 고민이라기보다는 그동안의 생각을 대략 정리해보았다. 질문에 대한 답변의 형태다. 

1. 귀하께서 생각하시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밀레니얼 세대를 특정하는 것은 어렵다. 기성세대와 비교했을 때 몇 가지 두드러진 장면이 보인다.

한마디로 특정하게 구분하기 어렵다. 어떤 균일성을 갖지 않는다. 머물러 있지 않고 부유한다.  그들의 태도, 관점, 동기, 관심사를 결정짓는 것은 현재의 삶의 위치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일상에서 이중적 태도를 갖는다. 정의는 지지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정의를 벗어나면 공감하지 않는 식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것, 즐겨야 하는 것, 마땅히 가져야 하는 것들에 대한 간섭과 침해에 반발한다. 그러한 반발은 종종 체계적이지 않고 저급하기까지 하다. 기성세대의 살의 방식과는 다른 독특한 라이프스타일과 경험을 즐긴다. 

그들이 일치하는 것은 디지털 미디어에 익숙하다는 점이다. 그들의 정체성은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등으로 상호연결된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형성되었다. 일찍부터 인터넷과 일상생활을 통합시켰다. 온라인에서 전통의 관계나 브랜드는 해체되거나 재구성된다.    

또한 그들은 자신을 위해 아낌없는 지출을 한다. 여행, 자기계발, 콘텐츠 소비 등을 주변의 조언이나 조력보다는 스스로의 판단과 계획으로 결정한다. 자기애가 강하며 관심사에 대한 열망과 애착도 깊다. 하지만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2. 밀레니얼 세대의 뉴스 이용 패턴을 어떻게 진단하고 계십니까?(20대와 30대 또는 대학생/직장인을 구분해서 설명해주세요)

젊은 세대의 뉴스 소비행태 역시 가변성이 높다. 그러나 뉴스 참여의 양상에서 긍정적으로 보면 적극성을 갖는다. 맥락적인 뉴스소비가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는 긴 탐색이 필요하다.


뉴스 이용과 관련된 밀레니얼 세대는 자기주도적이고 탐색적인 그룹과 외부자극에 취약하고 기계적인 반복성을 보여주는 그룹이 혼재한다.  

또 하루종일 높은 수준으로 인터넷 이용을 유지하며 그에 비례한 뉴스소비가 이뤄지는 세대다. 기존의 고전적인 미디어 이용시간-예를 들면 신문과 TV는 각각 출근 전후, 퇴근 이후 등을 파괴하는 주축 그룹이다.

필요에 의해 도구를 잘 활용하고 다양한 채널을 넘나들면서 선택적으로 뉴스를 보는 한편으로 규칙적이고 제한적인 채널만 이용하는 등 '편향적' 뉴스 이용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첨예한 극단적 뉴스 소비 양태는 인터넷 공론장에서 '사실 인식의 양극화'로 드러난다.

그러나 두 그룹 모두 모바일과 소셜미디어 중심의 뉴스 소비에 몰입하고 있는 것은 일치한다. 이들은 유튜브 채널에서 뉴스소비는 물론 인스타그램 같은 새로운 SNS 채널의 확대를 이끄는 전향적인 그룹이기도 하다.

20대 대학생의 경우 커뮤니티를 비롯한 인터넷 하위문화 참여와 경험이 30대 직장인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이곳의 내용을 쉽게 접하고 기존의 주류문화나 뉴스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갖는다. 

30대 직장인의 경우 소셜미디어 활동이 두드러지나 자기 과시적이며 경험 기반의 콘텐츠 생산에 의욕적이다. 뉴스 이용 역시 포털뉴스, 소셜미디어, 메신저 등 다양한 채널을 섭렵하고 있으나 20대에 비해 가짜뉴스(허위정보), 인터넷 하위문화에 반감이 크다. 이들은 또한 비교적 선별적인 뉴스이용을 한다.

3. 밀레니얼 세대의 뉴스 이용 방식이 다른 세대의 뉴스 이용 방식과는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하십니까? 아울러 밀레니얼 세대의 뉴스 이용 방식에서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특히 커뮤니티 기반의 뉴스이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성세대보다는 훨씬 더 폭이 넓다. 그들의 역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다. 

폭넓은 뉴스 미디어 채널(플랫폼)을 이용한다. 그들은 이것을 일상 생활의 일부로 간주한다. 디지털 미디어 사용량이 아주 많은 세대다. 이들은 고정적이거나 정적인 것이 아니라 이동 중에 또는 여러 일을 함께 하는 가운데 인터넷에 접속해 뉴스를 이용한다.

뉴스를 탐독하고 비평적으로 소비하는 행위보다는 간편하게 읽고-헤드라인(제목) 소비가 편하고 오래 읽지 않는다. 대신 스와이핑하거나 건너 뛰는(skip) 뉴스읽기에 익숙하다. 텍스트보다 이미지 소비가 강하다. 사진, 비디오 등 시각화된 스토리가 편하다.

디지털 미디어의 속성상 상호성에 눈 떠 있다. 단지 뉴스를 보는 것이 아니라 본 뒤에는 참여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라이브 채널에 관심이 있고 실시간 정보를 습득하는 패턴이 있다. 긴 기사보다 짧은 분량 즉, 압축(summary)과 강조(highlight)를 선호한다. 

전통매체에 대한 신뢰와 애착이 덜하다. 상대적으로 접점을 맺는 채널에서 인지되는 뉴스를 볼 뿐이다(탈브랜드). 매일 미디어 사용시간에서 아주 작은 부분 만이 실제 브랜드를 인식하고 뉴스를 소비한다. 동시에 이들은 비언론, 비저널리스트 기반의 정보 소스를 검색하고 찾는데 능하다.

이러한 뉴스소비 양식은 첫째, 뉴스가 다루는 내용에 대한 단편적 이해의 가능성이 높고 둘째, 좋아하는 채널(플랫폼) 중심으로 정보 편식이 일어날 수 있으며 셋째, 가능한한 오래 머물며 사유하는 뉴스읽기가 아니라 인스턴트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것은 비단 플랫폼의 뉴스 처리 과정과 내용의 오류나 자동화-기계화의 한계로 그치지 않고, 뉴스조직의 대응방식에서도 심중한 문제를 일으킨다. 밀레니얼 세대의 이용방식을 고려한 짧은 속보, 제목 강조, 심층성보다 선정성 확대 등 질의 뉴스 경쟁'이 아니라 '속도와 자극의 경쟁'으로 흐를 수 있어서다. 

물론 밀레니얼 세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전 세대로 인터넷 이용이 확산되면서 이같은 뉴스소비 현상은 일반화하고 있다. 젊은 세대일수록 이동성, 상호성, 실시간성을 요구한다. 그들은 확실히 플랫폼 특질 이해, 디지털 도구 활용에 더 능하기 때문이다.

4. 밀레니얼 세대는 기성 언론이나 포털 등을 잘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뭐라고 진단하십니까?

밀레니얼 세대와 전통매체 간 관계가 깊어지지 않는 것은 첫째, 소구력 있는 뉴스 콘텐츠의 부족 둘째, (언론사의) 적극적인 소통, 연결 노력의 부족 셋째, 뉴스조직 문화의 한계 등 때문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다양하고 다기능적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인터넷 '개척자'로서 빠르고 집중적으로 뉴스를 확인한다. 전통적 뉴스 미디어가 인터넷에서 오랜 기간 동안 젊은 층과 접점을 늘리는데 등한시할 때 뉴스 이용 습관이 내재화 하였다. 

미디어 이용 변화는 그러나 완성단계는 아니다. 온라인 뉴스 서비스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큰 만큼 이용 채널 역시 빠른 수용 속도를 갖는다. 즉, 인터넷에 대한 놀라운 적응력과 기술 도구 활용력은 종전의 브랜드나 경험했던 채널에 대한 안정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는 젊은 세대들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제공하는 뉴스조직이나 서비스 채널이 풍부하지 않다. 오래된 언론사일수록 밀레니얼 세대가 필요로 하는 정보 생산에 대한 논의는 부족하다. 그들의 주타깃은 상대적으로 고연령층이기 때문이다. 포털사이트 역시 사회적 영향력 증대로 책임성도 주목받고 있다. 자연히 뉴스 서비스에 보수적 접근이 이뤄지고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다. 

더 젊은 층을 위한 뉴스 브랜드의 탄생은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의 경쟁질서에 따라 지연되거나 무시되고 있다. 전통매체는 광고 협찬등 주요 비즈니스 모델의 작동구조에 매몰돼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진정성 있는 정서적 교류를 위한 투자도 등한시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에 근접한 문화 캠페인, 이들이 향유하는 라이프스타일과 문명에 대한 이해, 그들과 다방면에서 조우하려는 과학적이고-디지털적인 인프라 구축이 보류됨으로써 밀레니얼 세대의 '새로운' 기호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 

5. 뉴스 이외 다양한 콘텐츠 이용 등의 이유로 젊은 세대의 뉴스에 대한 관심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뉴스 외면 현상이 지속된다면 향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예측하십니까?

우선 왜 '뉴스 외면' 현상이 지속되는지에 대한 사회적 산업적 이해가 필요하다. 첫째, '저신뢰 언론'에 대한 애착심 기대감이 크게 낮아진 결과다. 언론이 생산하는 뉴스, 산업에 대한 정당성이 엷어지고 있다. 뉴스는 필수적 정보에서 기호적 정보로 진화하고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외부 변화와 평가에 대해 뉴스조직이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둘째, 언제 어디서나 미디어를 소비할 수 있는 환경에서 뉴스의 지위가 약화했다. 이를 대신해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친구' '이웃'의 스토리도 범람하고 있다. 이용자의 선택지가 넓어졌다. 하지만 언론사는 낡은 뉴스생산과정과 관행을 유지하며 '뉴스'의 형식과 내용, 타깃화 등 전면적 혁신에 미흡하다. 경쟁력을 잃고 있다.

셋째, 결국 뉴스의 변별력이 필요하다. 상품으로서, 가치로서 차별화가 중요하다. '퀄리티 저널리즘'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치과잉 사회에서 갈등적인 프레이밍을 연출하는 언론사의 태도로는 밀레니얼 세대의 세분화하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이를 위해서는 기자 충원과 재교육, 마케팅 및 비즈니스 모델의 재구조화 등의 근원적 해법을 도출해야 한다.

언론 및 뉴스가 산업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젊은 세대 넓게는 시민과 분리될수록 건강한 민주주의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한다. 언론은 뉴스를 통해 다층적인 현대 사회현상을 통합적 통찰적 통섭적으로 조명할 '책임'이 있다. 민주적 여론질서를 형성하는데 기여하는 활동이다. 하지만 뉴스 불신, 뉴스 외면이 지속되면 언론의 기능과 역할은 근원적 한계를 갖는다.

특히 미래 공동체를 이끌고 가는 후속세대인 밀레니얼 세대의 언론불신을 해소하지 못하면 세대간 양극화가 우려된다. 기본적으로 언론은 사회적 갈등을 중재하고 통합하는 공적기능이 있다. 권력 비판과 감시 활동이 대표적이다. 최근 '조국 보도'에서 보듯 저함량 보도로 오히려 갈등을 키우게 되면 언론산업의 확장성, 뉴스시장의 투명성은 담보할 수 없다.

무엇보다 '뉴스의 시대'에서 발굴해야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맥락적으로 제시하고-사실관계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개인이 라이프스타일에서 맞닥뜨리는 결정과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구조적으로 서비스하는 '프로세스'다. 뉴스 외면 현상은 뉴스가 젊은 세대의 물리적 미디어 이용시간에 들어갈 여지가 없다는 의미다. 

재미있는 연성 및 큐레이션 정보, 조직과 기자 개인의 머릿속 구상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으로는 뉴스 외면 현상, 제도와 준거로서의 민주주의 균열조짐을 막을 수 없다. 물론 그 이전에 언론산업의 위기가 근원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뉴스와 뉴스조직에 대한 애정과 유대감을 갖는 후속세대를 가정하지 않고 어떻게 언론의 미래를 말할 수 있겠는가?    

6. 밀레니얼 세대의 세대적 특성이 위에서 언급하신 뉴스 이용이 관계가 있다고 보십니까?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관계가 있다고 보십니까? 

밀레니얼 세대가 미디어를 이용하는 방식은 기술의 활용이다. 가능하면 자신의 기회비용을 고려한 탄력적 접근에 능하다. 때로는 이것이 '수동적'인 뉴스 이용 행태로 비쳐진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디지털을 잘 이해한 경제적인 습관이다. 

뿐만 아니라 미디어가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판단한다. 뉴스조직이 '나'를 전문가나 고객으로 대우하고 있는가 아니면 뜨내기 손님으로 보는가 등을 포함한다. 예를 들면 소셜미디어에서 기자들의 소통활동에서 빚어지는 잡음들이 일과적 해프닝이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가 언론을 보는 잣대가 될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언론사와 기자들을 대상으로 훨씬 더 많은 커뮤니케이션 기회를 갖고 있다. 논조에 대한 의문, 편집에 대한 질문처럼 24시간 뉴스채널과 소통한다. 지난 20여년 간 미디어 이용 변화의 반응 중에서 가장 근본적인 것 중에 하나는 '상호성'이다. 반응과 수렴없는 언론보다 소셜미디어의 계정에서 (누군지 알 수도 있는 친구들과) 공유하고 떠드는 것이 더 의미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경험에서 뉴스를 생산한 매체와는 분리되는 소비활동 즉, 탈언론화는 이어지고 있다. 매력적인 방식으로 뉴스의 배포 및 중재-소통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보다는 한 차원 높은 뉴스 스토리로 그리고 품격 있는 커뮤니케이션과 교류로 발전해야 한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변덕스럽고 불규칙한 뉴스 이용 행태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그들 중에 언론산업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그룹은 뉴스 및 뉴스조직과 연결, 사회적 자아를 발견하고 이해하려는 층이다. 정확성, 출처 투명성 및 신뢰성과 같은 저널리즘 원칙을 유지하는 것은 품격있는 문화로서 언론과 젊은 세대 간 유대를 강화하는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전통매체 뉴스와 비저널리즘 영역의 정보 사이의 폭발적인 경쟁 환경을 고려할 때 이러한 방향이 반드시 성공적인 결실을 맺을지는 불분명하다. 명확한 것은 전통매체가 지금과는 다른, 근원적인 처방전을 내놓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저널리즘 원칙에 충실하고 독자와의 직접 소통을 늘리는 과정이야말로 디지털 혁신의 본모습이다 그것이 밀레니얼 세대의 뉴스 회귀의 열쇠가 될 수 있다.

7. 한국 언론이 밀레니얼 세대에게 소구할만한 뉴스를 제공하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오늘날 뉴스조직은 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 항상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기존 취재보도 관행과 위계적 문화는 기민한 대응을 가로막는다. 특히 기자 선발을 비롯 언론사 구성원의 선발에서 태함을 떨처지 못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는 언론인 양성이 필요하다. 가급적이면 그들을 종전과 다른 기준과 역량으로 채용할 수 있어야 한다.

언론이 밀레니얼 세대의 처지에서 그들의 관점과 단계에 근접해 있지 않다면, 그들과 관련된 핵심적인 질문, 문제, 소망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목표 대상과의 거리감을 좁히려면 조직의 재편은 불가피하다. 특히 뉴스배포와 마케팅 같은 젊은 세대와의 접점에서 일어나는 업무들에 대한 전문성 전담성 지속성 일관성 확보가 관건이다. 

이때 밀레니얼 세대는 뉴스조직의 올바른 태도, 친밀감 형성, 건설적인 토론 여지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모든 업무는 그들의 관점에서 모든 업무가 시작돼야 한다.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지금보다 더 투명하게 열어야 한다. 적절한 수준의 정서적 교류와 대화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기계적인 뉴스 생산, 정량적인 지표 중심 성과주의, 뉴스포맷 변화 등 형식 일변도의 생산양식을 벗어나야 한다. 품격 있는 콘텐츠 뿐만 아니라 수준 있는 커뮤니케이션, 커뮤니티가 필요하다. 뉴스가 아니라 뉴스를 이해하는 전달자,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는 뉴스조직이 절실하다.

독자들을 파악하고 만나고 교류하는 대장정이 필요하다. 인터넷을 향유하는 세대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뉴스조직의 미래는 없다. 독자 관련 부서를 편집국 안에 두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8. 한국이나 해외 뉴스서비스 중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시선을 끌고, 나아가 이들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를 하는 곳 중 인상적인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국내의 경우 JTBC 뉴스룸은 소셜미디어에 특화한 서비스들을 여럿 내놓았다. 기존 TV 뉴스 프로그램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젊은 층이 주로 사용하는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 별도의 유인, 증폭 채널을 운영했다.

젊은 기자와 앵커가 참여하는 '소셜 라이브'는 대표적다. 주요 현안에 시청자가 참여하도록 했고 이들의 반응만을 묶은 뉴스 스토리를 별도로 만들기도 한다. 

JTBC 뉴스룸은 다매체 다채널 경쟁환경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개선하기 위해 젊은 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포털사이트 뉴스 생중계를 시작으로 적극적인 유통 채널 확장을 추진했다. 그리고 개별 꼭지별로 잘게 쪼개 '상품화'하는-브랜딩하는 채널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JTBC는 브랜드 확장을 위해 이용자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특히 '연결된' 이용자의 영향력에 주목했다. 앞으로 이용자 참여는 물론이고 이용자가 실제로 영향력을 재형성할 수 있는 방식을 계속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언론의 경우 <워싱턴포스트>의 '코럴 프로젝트'(Coral Project)가 흥미롭다. 제프 베저스의 인수 이후 '기술 인프라' 투자가 전개되는 가운데 구현한 플랫폼인 '토크(talk)'는 대표적이다.

이곳에선 수백만 개의 댓글, 실시간 Q&A, 커뮤니티 활동이 이뤄진다. 독자의 의견을 통합하고 분류해 뉴스조직에서 일정하게 수렴하며 독자가 커뮤니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도구다.

이 프로젝트는 한마디로 독자를 중심적으로 놓겠다는 선언이다. 자주 의견을 개진한 사람, 침묵하는 사람, 좋지 않은 댓글을 남긴 사람 등을 나누는 등 독자들의 특성을 파악한다. 광범위한 연구와 분석, 기술을 적용하면서 어떻게 하면 독자와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지를 파악한다. 그리고 이것은 종국적으로는 자사의 저널리즘 개선의 관점에서 수렴한다.

호응과 참여에 나선 독자들을 통해 퀄리티 저널리즘의 변별력을 높이고 디지털 영향력을 높이는 과정이라고 할 것이다. 결국 밀레니얼 세대의 자존감, 참여의 의미를 재생해 매체에 대한 애정을 높이는 활동인 셈이다. 

9. 밀레니얼 세대의 독자를 사로잡기 위해 한국 언론은 어떤 뉴스 콘텐츠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모바일 뉴스 서비스 전략을 원점에서 재설계해야 한다. 종이지면에 나간 뉴스의 전재, 뉴스통신사의 속보를 그대로 받아쓰는 정도의 서비스는 밀레니얼 세대에 소구력이 낮다. 모바일 환경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완전히 새로운 모바일 뉴스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첫째, 독자의 정보와 니즈를 수시로 파악하고 체계화해야 한다. 가급적이면 독자가 자기에게 필요한 정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혀야 한다. 20대 취업준비생, 30대 직장인이 국내 유력 일간지 모바일 뉴스에서 매일 아침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쉽게 열람할 수 없는 대신 비슷비슷한 편견에 가득한 뉴스만 만난다는 것은 어찌보면 코미디다.

둘째,  뉴스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 개별 뉴스 아티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련 주제의 다양한 정보와 뉴스가 연결되도록 뷰 페이지의 깊이(depth)를 철저히 개방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포털 등 경쟁 플랫폼의 뉴스 서비스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뉴스의 맥락화 구조화 입체화가 관건이다. 독자가 특정 순간에 알아야 하는 모든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출처가 되도록 해야 한다.

셋째, 커뮤니티 지향의 뉴스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와 미래의 변화하는 문명을 점검해야 한다. 가령 '젠더'(Gender) 섹션처럼 이슈가 되고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친 주제들을 선제적으로 전문적으로 다뤄야 한다. 2025년 한국사회는 어떤 문제에 맞닥뜨리는가, 이를 미리 대비하는 기업과 정부부처, 전문가그룹은 누구인가 등을 살펴 콘텐츠를 생성해야 한다.

넷째, 뉴스 생산과정에 '참여성' '투명성' '다양성'을 담보해야 한다. 독자의 참여를 최대한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댓글은 가장 낯익은 참여공간이지만 여전히 '발전'은 없었다. 댓글부터 제보, 스스로 만든 콘텐츠의 재배포와 평가(보상)까지 연계해야 한다. 이는 언론사 뉴스 생산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일방성 대신 다양성을 실현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접근을 위해서는 밀레니얼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부서와 이를 연계하는 마케팅 부서 등이 통합적으로 조직돼야 한다. 이제 밀레니얼 세대는 '정보'가 아니라 '서비스'로 다가서야 한다. 그 전제는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뉴스의 형식과 주제, 상호성 만이 아니라 저널리즘의 책임성을 확보해야 한다. 낡은 프레임을 벗어나야 한다. 

10. 밀레니얼 세대 독자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이들의 신뢰를 증진시키기 위해서 한국 언론이 어떤 독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일단 밀레니얼 세대를 고용해서 그들의 관심사를 수집하고 다룰 수 있도록 전담부서를 만들어야 한다. 뉴스 생산과 배포 등을 맡는 조직이다. 플랫폼별로 적합한 소셜 콘텐츠를 생산, 유통한다. 

둘째, 밀레니얼 세대가 관심가질 수 있는 주제와 뉴스 스토리를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가급적이면 실제 시장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어떤 뉴스를 원하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현실부터 개선해야 한다.

셋째, 밀레니얼 세대가 익숙한 사용자 환경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비디오, 오디오, 데이터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포맷을 꾸준히 선보인다. 실험만 장려하는 시대는 끝났다. 실험에 독자가 참여하도록 하는 경험형 서비스가 필요하다.

넷째, 밀레니얼 세대와 교류할 수 있는 채널을 운영한다.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방식다. 가급적이면 구체적인 타깃 설정이 쉽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여행을 좋아하는 대학생 커뮤니티, 생태계 및 환경을 주제로 하는 직장인 연구회 등이다. 

다섯째, 밀레니얼 세대가 참여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수집된 개인 정보(소셜미디어 계정, 관심사)를 토대로 마케팅을 진행한다. 일본 아사히 '아스파라 클럽'은 구독자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다양한 정보서비스를 전송한다. 

이러한 ‘독자 퍼스트’가 이뤄지려면 뉴스조직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젊은 층이 원하는 것을 최우선시하고,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채널과 도구를 만들며, 교류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일과적인 게 아니라 지속가능한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 실행력과 효용력의 향배는 어떤 디지털 리더십을 갖추느냐로 귀결된다. 디지털 중심, 구독자 중심의 의사결정구조의 교체가 필요하다. 

덧글. 이 포스트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연구보고서에 참여한 연구자들의 질문에 응답한 내용입니다. 연구보고서의 명칭 등은 출판 직후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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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가치와 통찰력으로 다가서야 한다"

Online_journalism 2019. 8. 1. 16:07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보고서 이미지. 뉴스 유료화가 성과를 내려면 기술 투자, 전문가 확보, 조직과 업무 정비 못지않게 저널리즘의 가치와 통찰력 있는 콘텐츠를 선보여야 한다. 경직된 권위와 일방적 계도가 여전한 언론시장에서는 기존의 취재관행과 논조에 대전환이 불가피하다 

"매체의 이름값과 고만고만한 뉴스 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인터넷은 언론사로 하여금 독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을 것을 요청한다. 독자들과의 상호작용 데이터를 분석하고 통찰력을 정립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우리의 미래와 직결한다." 트로이 영(Troy Young) 허스트 매거진 회장의 말이다. 

최근 런던에 본사가 있는 국제간행물연맹(FIPP)과 영국의 미디어 컨설팅 업체 블레이즈(Blaize)는 공동으로 ‘지불장벽: 구독 전략을 시작하는 방법(Paywall: How to start your subscription strategy)’ 보고서(포스트에 파일첨부함)에도 강조된 메시지다. 

이 보고서는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 뉴욕타임스 등 세계적인 매체의 고객 중심 전략(customer centricity)-뉴스 유료화에 이르는 여섯 가지의 고려 사항과 그 사례를 담았다. 

여섯 가지 고려 사항은 ①가치 제안을 명확히 하고 투자하기 ②데이터를 기반으로 독자 관리 전략 세우기 ③공통된 목표 중심으로 조직 정비하기 ④전략에 부합하는 기술 도입하기 ⑤독자 관점에서 ‘사용자 경험(UX)’ 만들기 ⑥종이신문 구독자를 기억하기 등이다.

이 가운데 독자-뉴스 간 상호작용 데이터는 <이코노미스트>의 행동 스코어링(behavioral scoring:독자의 페이지 방문기록, 쿠키, 클릭 경로 등), 파이낸셜타임스의 RFV(최근(Recency), 빈도(Frequency), 양(volume)) 지수를 꼽을 수 있다. 한국에선 구글애널리틱스를 커스터마이징한 JA(중앙일보), 에코(한경) 등이 있다. 독자 데이티 관리 이슈는 이제 뉴스 유료화 관점에서 기본에 속한다. 

그러나 이를 기반으로 '독자 관리 전략'을 체계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기술과 마케팅 등 타부서와 단절된 조직, 고착화한 업무 프로세스에 가로막혀서다. 스토리텔링형 콘텐츠 개발은 미흡하고, 이를 독자 데이터 분석과 연동하는 환경도 아니다. 미흡한 인프라 구축 탓이다.

특히 비디오•데이터 등 다양한 형식을 쉽게 묶고 배포하는 콘텐츠 관리 시스템(CMS), 온•오프라인 통합형 독자 관계 관리 시스템(CRM), 구독 시스템, 독자 인증(개인정보보호), 지불 처리 과정(결제 솔루션), 분석 도구 등 디지털 생태계에 조응하는 시스템과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하다.

'종이신문' 구독자의 디지털 전환도 비슷한 형편이다. 종이신문 구독자를 데이터베이스로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와 함께 그들이 디지털 버전에서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강화하고 있는지 등 기초부터 찬찬히 살펴야 한다. 

특히 이 보고서에서 눈에 띈 것은 다음의 두 가지다. 

첫째, 지불장벽보다는 '가치'를 내세운 가디언의 방향이다. 우수하고 독립적인 저널리즘의 필요성을 독자들에게 3년여 호소했다. 약 170개국의 90만명의 후원자 덕분에 가디언은 2018~19 회계 연도 기준 80만 파운드의 영업 이익을 기록했다. 상당한 손실을 수년간 감당하면서 이룬 성과지만 기념비적이다. 

무엇보다 가디언은 독자의 의견에 귀기울였으며 편집 독립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내세웠다. 이 가치에 동의하는 사람이면 그들이 어디에 살건 쉽게 뉴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가디언은 독자에게 최고의 저널리즘을 선사하는 것 뿐만 아니라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현장 이벤트 참석, 뉴스룸 투어, 편집 과정 참여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둘째, 뉴욕타임스의 일관된 조직 정비다. 우선 구독전략을 하나의 공통된 목표로 세우고 이를 위한 조직을 만들었다. 콘텐츠는 물론 기술, 광고, 마케팅 등 다양한 부문이 같은 과제를 갖도록 했다. 뉴욕타임스는 편집자,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 등 여러 부서가 협의하는 ‘부서를 초월하는 팀(cross-departmental teams)’도 구성했다.

콘텐츠 부문은 "독자는 자신의 삶을 개선하는데 끊임없는 갈증을 갖고 있다"는데 주목했다. 세탁을 잘 하는 비결부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이끄는 방법까지 삶의 다양한 측면에 집중했다. 독자가 뉴욕타임스를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과정이었다. 물론 이런 콘텐츠는 유료 가입자에게만 제공했다.

"구독해야 하는 이유를 더 많이 설명해야 하는 비구독자 그리고 이미 구독하고 있는 사람들. 우리는 이들 모두에게 '구독'이 더욱 더 가치있게 보이도록 최선을 다 하고 있다" 벤 코튼(Ben Cotton) 뉴욕타임스 고객경험 및 관리 담당 이사의 이 말에 뉴스 유료화의 모든 것이 들어 있다. 

덧글. 이 게시글은 한국경제신문 프리미엄 뉴스 채널 '모바일한경'에도 등록하였습니다.

유료화20190715_FIPP_HowToPaywalls.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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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관계'와 뉴스 유료화의 길

Online_journalism 2019. 7. 18. 10:27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독자를 파악, 연결, 관계를 증진하는 단계는 많은 과정들을 포함한다. 특히 독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업무관행과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 기존의 뉴스생산과정 자체를 변경하고 독자와의 소통이 가장 중요한 업무미션으로 부상한다. 독자중심 뉴스의 생산을 통해 기자들은 전문직으로서의 직업과 저널리즘의 문명사적 전환을 비로소 인식할 수 있다. 

뉴스조직에서 '독자참여'는 더 이상 낯선 화제가 아니다. (방치하고는 있어도) 유력한 과제로 대접받기까지 한다. 꾸준하고 열성적인 독자참여는 매체의 사회적 신뢰와 영향력의 증거일 수 있어서다.

많은 매체가 독자참여를 시도해왔고 지금도 도전하고 있지만 '가능성'의 분기점은 기자의 개입여부에 있다. 물론 그 기자는 '우리가 아는' 기자가 아닐 수 있다. 기술에 능하고 도구에 적응한 '새로운' '젊은' 기자일 수 있고, 저명한 베테랑 기자일 수 있다. 독자참여의 이슈에서 더 결정적인 것은 꾸준하게 품격 있는 대응을 하는 사람(조직)과 철학이다.

지난 10여년 '혁신'을 선도한 매체의 실험들은 '소통'과 '커뮤니티'로 압축할 수 있다.(국내에서는 대부분 오리지널 콘텐츠 생산과 배포 위주의 소셜조직을 키웠다.) 정확하게는 독자에게 어떻게 말을 걸고 수용할 것인가 그리고 그들과 어떻게 교류하며 관계를 증진할 것인가의 목표와 관련한 것들이다.

뉴스생산과정의 많은 부분에서 유지된 관행과 문화를 바꿔야 할 수 있다. 가령 '출입처' 기반 뉴스에서 '독자중심'의 뉴스를 고민해야 한다. '독자중심' 뉴스는 기자들의 머릿속 생각을 펼쳐놓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의견을 채우는 뉴스다.

당연히 (기자는) 일상의 시민과 더 많이 만나야 한다. 동네 요가학원을 등록하거나 학부모 커뮤니티에도 가입해야 한다. 이웃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이웃의 바람과 관심을 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미국 포인터연구소는 수익과 저널리즘을 위한 14단계를 정리했다. '수익 모델 정하기(목표잡기) - 잠재독자 이해하기 -독자 그룹화하기 - 독자 세분화(세그먼트) 및 명칭 정하기 - 충성 독자를 위한 전략 수립하기 - 독자 데이터 체계화 - 도달 범위 가이드 결정 - 독자 관여도 측정 - 마케팅 벤치마킹 - 독자 의견 듣기 - 독자에게 질문하기 - 기부자에게 보상하기 - 피드백 받기 - 인사이트 공유'이다.

이를 도식화하면 독자를 파악하는 단계, 독자와 소통(연결)하는 단계, 독자와 관계를 증진하는 단계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뉴스조직 곳곳에서 "오늘 독자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느냐?" "독자의 의견을 어떻게 수렴하고 피드백했느냐?" 같은 질문이 진지하게 오가는 풍경이다.

독자의 제보와 댓글을 그저 기다리는 '참여저널리즘'을 넘어 기자와 독자가 호응하는 '상호 저널리즘'(Reciprocal Journalism)이다. 뉴스의 형식과 속도, 대상을 정의하는, 이제는 고만고만한 것이 된 혁신은 성과를 담보하기 어렵다.

뉴스의 시대는 곧 독자의 시대이다. (뉴스에서) 독자가 더 많이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시대이다. 독자가 중심이 되는 혁신이야말로 '판'을 바꾸는 혁신이다. '연결된 독자'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 뉴스조직 안에 독자를 향한 길이 만들어져야 한다. 

언론사의 디지털 뉴스 유료화 관련 자료집(책)을 준비하는 한 신문사 기자와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눈지 한달여 만에 나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달받았다. 보완할 점을 덧붙여서 다시 보냈다. 여기서는 몇 대목만 정리한다. 

고착화하는 경쟁질서를 바꾸는 혁신은 독자와 함께 하는 데서 비롯한다. 독자들에게 긍지를 느끼게 하고 그들로부터 신임을 획득해야 한다. 뉴스산업의 본질인 영향력을 확보하는 과정이다. 독자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독자 퍼스트'야말로 전통매체의 최고의 혁신이다.  


뉴스 유료화 논의에서 가장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은 두 가지다. 첫째, 현재 뉴스조직 내부의 디지털 이해 및 투자 수준 그리고 독자 소통 정도를 볼 때 유료화 동력은 불충분하다. 최근 수년 사이 뉴스조직의 변화상 중 가장 큰 부분이 '소셜미디어' 및 '멀티미디어(영상)' 전담부서의 신설이다. 콘텐츠 생산과 배포에 한정돼 있다. 뉴스 유료화에 성과를 낸 해외 매체의 경우는 '독자 개발' 부서나 '커뮤니티 구축'으로 더 도약했다. 

둘째, 독자들의 언론관이다. '이데올로기' 대립 지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진보 대 보수'가 아니라 '나에게 유용한 매체 대 통찰과 지성을 제공하는 매체' 등으로 언론에 대한 관점이 확장되지 않고 있다. 언론이 스스로를 진화시키지 않은 채 이념으로 정파적으로 갇혀 있어서다. 당연히 언론에 대한 사회적 신임이 낮다. 이런 상태에서는 독자가 언론에 대한 긍지를 갖기 어렵다. (수동성과 능동성을 동시에 갖는 뉴스 소비자의 양면성을 고려하더라도 뉴스 유료화에 관해서는 언론(뉴스)에 대해 더 진지한 독자들을 살피는 것이 생산적이다.) 

전문가들은 콘텐츠 깊이와 형식의 문제를 거듭 강조하며 그 부분만 어느 수준에 올라서면 (언제든) 유료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또 여러 난관이 있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유료화를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이것은 '유료화'가 곧 '혁신(의 일부로 그 자체로도 좋은 것)'이며 '(실패해도 의미를 찾으면 좋은)실험'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비롯한 오판이다. 이를 극단적으로 요약하면 '독자'를 모르는데, 또 언론 스스로 파악하고 개발한 독자가 없는데, '유료화'만 하면 '구독자'가 생긴다는 억지 설정이다. 

따라서 언론에 대한 사회적 잣대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유료화를 진행하면 그 규모와 지속성에서 매우 제한적이고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 사안은 개별 언론사의 혁신만으로는 진전이 어렵기 때문에 (유통구조 재정의를 넘어) 언론계의 공동선(共同善, the common good) 회복이 수반돼야 한다. 즉, 한국에서 뉴스 유료화는 사회적•윤리적•정서적인 이슈라고 할 것이다. 

물론 일반적으로 언론사의 구독모델이 유의미하고 지속가능하려면 독자와 계속 소통해야 한다. 연결하고 관계를 맺고 '관리'해야 한다. 혁신을 통한 경쟁력 있는 뉴스생산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독자개발이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독자를 잘 아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가 독자관계를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뉴스조직과 독자 관련 조직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편집국과 마케팅 부서의 칸막이는 없어야 한다. 이런 구조는 결국 독자 중심의 서비스 조직이 되는 것이고 오늘날 혁신언론의 기반이기도 하다. 

특히 기자를 비롯한 뉴스조직이 다양성을 수용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기본원칙은 '평균적인' 저널리즘을 시연하는 것이 아니라 '독보적인' 저널리즘을 보여주는 것이다. '퀄리티(질)'와 유료화는 별개일 수 없다. 그러나 현재의 뉴스조직이 퀄리티를 만드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뉴스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까진 어찌되었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이 부분에서조차 이견은 첨예하지만) 서비스의 '가치'를 형성하는 것을 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가령 독자들의 충성도를 끌어올리는 커뮤니티 구축과 운영은 누구도 제대로 가보지 못한 영역이다. 성숙한 커뮤니티의 위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른다. 뉴스조직과 독자가 분리되지 않고 이어져 있다. 궁극적으로는 독자 기반의 콘텐츠가 서비스로 연결된다(UGC). 이 서비스는 새로운 영향력을 낳고 보상과 관계증진으로 팬덤을 형성한다. 이 팬덤은 유료화의 모태가 된다. 

언론사 일방의 뉴스에서 상호적인 커뮤니티로, 그리고 상호적인 커뮤니티에서 (피드백으로 수렴되는) 뉴스로의 혁신은 독자가 언론을 새롭게 받아들이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것은 독자 중심의 상호적인 서비스로 독자가 누리는 디지털 문화를 이해하는 일이다. 그래서 언론의 디지털 혁신은 독자가 누리는 이 세계를 재현•확산하는 일이기도 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렇게 하는 게 무슨 의미며 성공할지 회의하기도 한다. 얼마 전 마크 톰슨 뉴욕타임스 최고경영자는 뉴스조직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퀄리티 저널리즘을 위해서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는 다른 부분이다. "내가 취임했을 때 조직 구성원 중 22∼37세 사이의 '밀레니얼' 세대는 20% 정도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49% 정도에 달하고 있다. 이 디지털 전문가들이 밀레니얼로 구성되면서 사내 문화도 새롭게 정립되고 있다." 

바뀌지 않으면 미디어 기업은 무너진다. 기자는 왜 매일 뉴스를 만들어야 하나? 꼭 속보를 쓰고 영상을 제작해야 하나? 오늘 독자들과 얼마나 소통했는가? 오늘 어떤 독자들을 만나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가? 뉴스 유료화의 답은 '우리 독자에 말걸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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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스스로 변해야 한다. 뉴스룸이 탈바꿈하기 전에 기자가 새로운 역할에 눈떠야 한다. 많은 과제와 주문은 이미 오래 전부터 거론한 것들이다. 더 이상 지체하면 안 된다. 시민, 기업, 정부에 이어 이제 기술과 본격 경쟁하는 시대가 열린다. 기술을 활용할 것인가, 기술에 얽매일 것인가. 독자를 멀리 둘 것인가, 함께 협업할 것인가. 그것에 기자의 경쟁력이 달렸다.


시대가 변하고 미디어 생태계도 달라졌지만 저널리즘에 대한 관심은 더 커졌다.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스포츠, 환경, 지역, 미디어 등 모든 분야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과 그 영향, 부조리한 부분을 밝히는 활동은 여전히 언론의 책임성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술 및 시장 변화로 뉴스소비와 직무여건도 달라지고 있다. 이 디지털 뉴스 시장에서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켜온 매체와 기자는 실제로도 명성을 얻는다. JTBC, 뉴스타파, 셜록 그리고 방송사의 해직기자들은 대표적인 사례다.

JTBC의 경우 손석희 앵커 영입 이후 디지털 영토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매체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뉴스타파는 정권교체 이후에도 정직한 뉴스로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마이뉴스 출신 박상규 진실탐사그룹 셜록 대표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뉴미디어 플랫폼으로 독자들과 접점을 늘렸고 현명한 교양의 시민들에게 다가서려 분투했다.

2019년은 AI 뉴스 시대가 본격화하는 시기다. 뉴스에서 '개인화'는 대세가 된다. 네이버의 추천 뉴스 서비스(AiRs)는 그 서막이다. 독자는 이제 알고리즘의 반경에서 더 정주한다. 반면 로봇은 독자의 뉴스 선택에 필수적인 가늠자로 올라선다. 전형적인 방송조직은 나날이 프로덕션화 한다. 뉴스 스토리는 독자 위에서 군림하지 않는다는 콘셉트가 자리잡는다.

이런 상황에서 기자들은 스스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가령 "독자와의 관계 구축에 시간을 투자할 것" "뉴스룸에서 연결과 팀워크를 유지할 것" "새로운 플랫폼과 기술에 근접할 것" 등의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높은 호기심과 지혜가 절실하다. 

또한 독자들을 지지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소셜미디어에서 몇몇 기자들은 독자들의 질문에 성의있게 답하기 시작했다. 평판이 좋은 기자일수록 독자들을 적극 옹호한다. 이들은 '독자 관계'를 다지는 일은 취재보도를 잘 하는 것에 버금갈 정도로 브랜드 구축에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첫번째 주제 : 독자 관계를 업그레이드하라

① 좋은 독자를 찾아라 

② 커뮤니티에 관여하라

③ 독자의 목소리를 수렴하라

먼저 좋은 독자를 찾아야 한다. 좋은 독자란 (다양한 이슈와 단체에) 참여도가 높은 시민이다. 유권자, 납세자 및 여러 지역 현안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구성원들이다. 그들은 더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하고 사건의 의미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경향의 그룹들은 정치적 지지모임에도 등장한다. 특정 문제나 정부 정책을 다루는 단체나 개인도 있다. 사회적 소수자나 약자들은 자신들의 대변자를 절설히 원한다. 기자는 시민들과 함께 하면서 "누구를 위해 보도하는가"를 넘어 "더 큰 공공의 이익을 위해 어떻게 제언해야 하는가"로 질문을 이동해야 한다. 

커뮤니티는 이미 만들어진 것에 합류하거나 스스로 꾸릴 수 있다. 자신의 뉴스 독자와 잠재 독자에게 다가가려면 한 사람의 동료와 친구로서 교감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시민의 관심과 바람을 이해하는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소셜미디어에 합류할 때도 마찬가지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목소리를 뉴스에 반영하는 일이다. 많은 경우에는 전문가들의 입을 빌리지만 그것보다 더 우위에 서야 하는 것은 행동하는 시민의 의견을 잘 정리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이후에도 점검하고 그렇게 된 이유를 자세히 보도할 수 있어야 한다.

독자관계의 업그레이드는 독자를 좀 더 명확히 그려내는 일부터 출발해야 한다. 18~34세, 여성, 10대 청소년 등에서 정당의 지지자, 탈원전을 바라는 단체, 비자림 길을 지키는 사람들 등으로 특정해야 한다. 또 시민의 이야기를 단지 뉴스로 전하는 방식이 아니라 의견을 교환하고 함께 참여하며 토론과 중재를 이끄는 활동에 나서야 한다.

두번째 주제 : 뉴스 스토리에 집중하라 

④ 최고의 품질을 고민하라

⑤ 뉴스와 뉴스 생산과정을 연결하라

⑥ 독자 관점으로 서비스하라 

15년 전 한 경제전문 인터넷신문의 서비스 기획자는 "증권사를 고객으로 어떤 정보가 필요한가를 알아봤더니 그냥 '속보'더라"고 말했다. 얼마 전 결제 앱 '페이코'의 매거진 콘텐츠 담당자는 "누가 무엇을 구매하는지를 보고 콘텐츠의 방향을 잡는다"고 했다.

서로 다른 말이지만 같은 의미다. 시장과 독자가 원하는 것을 만들자는 뜻이다. 이러한 바탕에서 최고의 디지털 뉴스는 무엇일까? 시의성, 진실성, 객관성 등 과거의 뉴스 가치와 크게 바뀐 것은 없다. 여기에 통찰력과 멀티미디어 특성을 보탤 수는 있을 것이다. 모바일이나 PC 등 다양한 스크린에 적합한 뉴스 포맷이다.

더 중요한 것은 '연결성'이다. 대표적인 수단은 '하이퍼 링크'이다. 하나의 물리적인 뉴스 뷰 페이지로 갇힌 형태가 아니라 인터넷의 많은 관련 정보와 연결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자사의 관련 뉴스나 데이터베이스와도 무성의하게 연결돼 있다. 어떤 사안을 다루는 뉴스에서 전후 맥락을 파악하기 힘든 구조다. '연결'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관행도 문제다. 기자 교육과정에서 '하이퍼 링크'를 숙지시키는 경우는 드물다. 물론 자사 기사입력 시스템이나 포털 등의 시장 유통구조가 애초부터 불편한 점도 거든다. 

'연결'은 뉴스 구조에 한정하는 일은 아니다. 뉴스룸 안에서 뉴스를 둘러싼 더 많은 대화가 일어나야 한다. 서로 대화를 열고 확장할수록 최고의 뉴스 스토리가 탄생한다. 두 말 할 필요도 없이 최고의 기자는 동료들과 저널리즘을 이야기한다. 

디지털 뉴스에서 더 중요한 것은 성의다. 과거 박지성 선수가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전성기를 누릴 때다. 한국시각으로 새벽에 펼쳐지는 경기를 다루는 스포츠 뉴스속보가 앞다퉈 나올 때였다. 

다른 매체의 기사들이 박지성 선수의 과거 자료사진을 기사에 넣는데 비해 한 스포츠 전문 인터넷신문의 기자는 중계방송 화면을 캡쳐해서라도 당일 경기 사진을 썼다. 골 장면이나 활약상을 담은 하이라이트 영상도 가급적 기사에 넣었다. 독자를 먼저 생각한 뉴스였다. "기자님을 기억하겠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세번째 주제 : 기술을 가까이 하라

⑦ 직접 배우고 활용하라 

⑧ 기술보유자-개발자를 존중하라 

⑨ CMS, 아카이브 등에 눈을 떠라

모바일, 유튜브 등 새로운 미디어가 저널리즘을 변화시키는 장면들은 곧 '기술 진화'로 정의된다. 모든 비즈니스에서 부상한 빅데이터는 데이터 저널리즘의 영역에서 이미 흔하게 다뤄지고 있다. 데이터 수집과 정제, 분석, 가공(시각화)에 이르기까지 기술이 걸쳐져 있다.

이렇게 기술은 첫째, 기자의 뉴스 생산 과정 둘째, 뉴스의 내용과 형식 셋째, 뉴스룸의 구조 또는 조직체계 넷째, 언론·기자와 독자 사이의 관계 다섯째, 뉴스의 도달 범위나 추천 순위처럼 뉴스의 도달력 여섯째, 뉴스의 가치 형성 등 결정적인 부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외 미디어들은 보다 과학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광범위한 데이터를 작성하고 예측보도를 할 때 '센서'를 활용하는 언론사도 있다. 수 년 전 부상한 (드론의) 고화질 카메라는 일반적인 영역으로 올라섰다. 

콘텐츠를 쉽게 생산하고 효율을 높이는 도구들과 친해져야 한다. 가장 낯익은 장면은 스마트폰 앱으로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을 해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자는 다방면의 도전적 작업에서 뉴스룸의 개발자들과 친해져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자는 웹 개발자들과 인사를 하거나 대화를 한 적이 별로 없다. 고정형 PC나 모바일 채널을 운영하는 기획자들의 고충도 들어본 적이 없다. 심지어 이름을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기자 중심 조직의 허술함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2000년대 초반 미국의 몇몇 언론사 기자들과 디지털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이때 만난 사람들 중에는 텍사스의 한 지역신문사 웹 디자이너도 있었다. 마침 교포였기에 명함을 주고받았다. 그 명함에는 '웹 디자이너/저널리스트'라고 돼 있었다. "독자에게 전달되는 뉴스 콘텐츠를 매만지는 모든 사람은 기자나 다름없다"는 취지라고 했다.

뉴스룸의 개발자들은 귀중한 존재다. 이들은  뉴스가 웹 사이트에 표출되고 포털사이트로 유통되며 동시에 다양한 인터랙티브 서비스를 만드는데 공헌하고 있다. 그들이 없으면 기자의 뉴스는 시장에서 오래 가지 못하고 죽는다.

개발자들이 만드는 다양한 도구와 시스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텍스트를 입력하고 태그를 넣으며 사진과 다른 형식의 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둔 콘텐츠관리시스템(CMS)이나 보도사진을 모아둔 포토아카이브, 더 나아가 뉴스의 구독자들의 정보를 체계화하는 고객관리시스템(CRM) 같은 것들의 의미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구글 미디어 도구나 기자들을 위한 페이스북의 가이드 숙지도 마찬가지다. 고급 검색 기능과 분석을 위해 실용적인 지식을 제공한다. 알고리즘이 뉴스와 저널리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것도 그렇다. 기술을 가까이 하는 것은 기자의 경쟁력과 뉴스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 활용 능력도 중요하다. 로라 비커 BBC 특파원의 트윗들은 한국발 뉴스의 모든 것이다. 경쟁매체의 뉴스라고 공유를 주저하지 않는다. '나'의 뉴스, '우리 신문'의 뉴스의 전달자가 아니라 '독자를 위한' 뉴스 전달자, 독자를 떠올리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절실하다.

다만 놀라운 영상미나 몰입도를 보장하는 기술은 사생활 침해를 비롯한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일으킨다. 문제는 규칙을 세우고 규정을 지키는 일이다. 기술을 둘러싼 안팎의 윤리적 문제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네번째 주제 : 문화적 역량을 갖춰라 

⑩ 공감능력을 길러라

⑪ 낡은 관점은 덮고 다양성을 키워라 

⑫ 정보권력자가 아니라 정보공여자다

저널리즘의 신뢰는 한국 언론이 직면한 최대 난관이다. 기술로써 또 실험으로써 해결할 수 없다.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는 능력 즉, 문화적 역량은 지역, 성별, 나이, 종교, 사회경제적 지위 등 모든 유형의 변수를 파악하는 힘이다. 

성공하는 저널리즘은 뉴스의 생산과 배포에만 한정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독자의 삶과 관점을 살피는 유연함을 수반해야 한다. 뉴스룸의 다양성은 지적인 개방성과 공감의 크기와 밀도에 달려 있다. 서로 생각이 다른 독자들과 공감할 수 있느냐는 뉴스룸의 미래에 중요한 주춧돌이다. 

20세기의 프레임으로 똑같은 이야기를 다시 쓰는 언론이 한국에는 많다. 더욱이 맹렬하게 디지털 전환을 전개하는 언론에서 냉전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모습도 있다. 세계관과 톤(tone)을 세련되게 다듬을 수 있는 새로운 앵글이나 새로운 지식의 플랫폼을 멀리 두고 '혁신'과 '전환'을 주문하는 것은 희극적이다. 

기자는 자신의 생각과 시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에 몰두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투명성을 밑천으로 특정 사안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원하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는 서비스 직업이다. 

오늘날 소셜미디어는 그런 변화를 이루는데 중요한 무대이다. 기자는 소셜미디어에서 전달되는 행사나 낯선 '친구들'로부터 오는 초대장을 거절하기보다는 적극 응하는 편이 낫다. 

정치부 기자의 경우 독자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많은 뉴스조직은 명백한 당파적 명성을 갖고 있고 때로는 기자의 생각과 다를 수 있다. 확실하게 해 둬야 할 것은 갇힌 지평을 벗어나야 자신과 조직이 성장할 수 있다는 신념이다. 

더욱이 기자들은 이제 정보를 독점함으로써 일정한 권력을 지킬 수 있는 세력이 아니다. 냉정한 현실인식으로 기자가 수집한 사실, 데이터는 모두 공개해야 한다. 취재과정과 보도의 이면까지도 드러내 독자의 이해를 돕는 게 필요하다. 국내의 많은 언론사들이 '취재 뒷얘기'를 서비스한 것은 '매체 호감'에 도움을 줬다. 

기자는 정보를 점유하고 재단하는 권력자가 아니라 정보를 공유하고 중개하는 공여자가 돼야 한다. 독자가 갖는 의문과 관점을 경청하고 자신의 노력으로 확인된 정보들을 제공해 '공론'을 이끄는 중재자가 돼야 한다.

오늘도 우리 모두는 나날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으로 새로운 문명을 열고 있다. 저널리즘도 마찬가지다. 종이신문을 보는 사람은 드물다. 라디오는 다른 형태로 전성기(?)를 맞았다. TV는 잘게 쪼개져 무수한 스크린으로 등장하고 있다. 수없이 쏟아지는 뉴스의 시대건만 편향의 시대이기도 하다. 

독자와의 소통, 기술의 활용으로 뉴스의 질을 생각하는 것 못지않게 공동체의 미래를 고민하는 책임성 있는 기자여야 한다. 세상의 문제를 다양한 처지에서 인식하는 지성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그것은 허위정보의 폐해로부터, 신뢰의 위기로부터 저널리즘을 살리는 가장 확실한 경쟁력이다.

조직적인 측면에서도 기자 선발 구조 자체를 아예 바꿔야 한다. 수습기자 제도는 낡았다. 많은 경험과 전문성 그리고 생동의 감각을 지닌 독자들-교양의 시민들에서 기자를 찾아야 한다. 취재 관행도 쇄신해야 한다. 취재현장에는 20년차 이상의 준비된 기자들이 필요하다. 

앞으로 기자들이 독자의 더 많은 일상에서 포착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독자의 편에서 이해하는 뉴스 스토리 생산에 나서야 한다. 개발자, 기획자와 협업을 할 때에도 동료로서, 파트너로서 대등하게 협력해야 한다. 

더 늦으면 안 된다. 기자 스스로 변해야 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기레기'의 모욕으로 끝나지 않는다.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기자 스스로 디지털 전환의 대장정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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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혁신에서 주목해야 할 것들

온라인미디어뉴스/국내 2018. 12. 11. 15:54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12월 6일 서울 상암동 JTBC서 열린 '2019 중앙일보 내일컨퍼런스'. 해마다 중앙일보 구성원이 참여하는 사내 행사로 올해는 디지털 부문의 업그레이드에 머리를 맞댔다.


국내 레거시 미디어 가운데 가장 뜨거운 조직을 꼽으라면 JTBC와 중앙일보다. 이 매체들은 최근 2~3년 사이 '디지털 혁신'에 방점을 찍고 다른 언론사과 비교 불가 수준의 투자를 진행했다. 

이 두 매체 구성원들은 한때 '디지털화'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외부에서 들어온 디지털 리더가 일찍 회사를 떠나는 일도 겪었다. 일선 취재기자들은 디지털 업무 부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뉴스 독자들에게 친화적인 플랫폼에 주력하는 매체의 진화 방향은 굳건하게 흘러왔다. 10일자로 단행된 중앙일보 인사는 이 신문의 미래 청사진을 몇 가지 보여준다. 

첫째, 제작본부는 종이신문만 담당한다. 분석, 해설 위주로 차별화·고급화 한다. 기사를 매만지는데는 탁월한 논설위원실(20여명)이 담당한다. 콘텐츠제작에디터는 편집국의 주니어급 취재기자들이 쓴 기사 중 반응이 좋은 것들을 '리라이팅'(Re-writing)해 지면 기사의 퀄리티를 높인다.   

둘째, 편집국은 취재본부 기능을 한다. 다른 언론사 기자들이 '이슈대응'과 그 '속도'에 치우친다면 이들은 '스토리텔링'과 '연결'을 고려한다. 전자의 경우가 뉴스의 배포와 도달에 무게중심이 있다면 후자는 '독자관계'와 '브랜드화'에 둔다.  

셋째, '뉴스서비스국'(구 디지털국)은 '타깃 독자 확보' 등에 선택·집중한다.  '썰리' 채널, 지식 콘텐츠 플랫폼 '폴인' 등도 '독자 개발'의 초기 기획이다. 중앙일보의 디지털 투자에 성과가 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 '대답'을 내놓는 셈이다. 

중앙일보의 한 기자는 "그간 편집국 기자들은 신문, 디지털 모두 신경써야 했다. 이것을 원칙적으로 차단한 것이다. 편집국장 역시 이제 신문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부문은 한층 업그레이드한다. 지금까지는 고만고만한 온라인 속보 양산과 알맹이가 없는 밤 사이 일어난 뉴스의 정리 등으로 냉소적인 비판을 받았다. 스토리텔링을 모색해온 '디지털 스페셜' 정도가 눈길을 끄는 정도였다.  

사실 중앙일보 취재기자들은 '디지털 뉴스'가 무엇인지 시행착오를 겪으며 진나 3년여 많은 경험을 쌓았다. 최근 '우리 동네 다자녀 혜택 페이지'처럼 취재기자들이 디지털 부문과 협업해 독자의 니즈에 다가선 기획을 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번 개편으로 기자들의 이같은 디지털 참여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 디지털 부문의 한 관계자는 "한때 기자들은 디지털 형식을 빌어 뉴스를 근사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오헤한 경우가 잦았다"면서도 "점차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적응'은 크게 첫째, 독자와 플랫폼을 먼저 생각하는 뉴스 스토리 둘째, 기술적인 측면을 고려하는 접근 셋째, 조직 내 다른 구성원과 협업하는 태도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디지털 혁신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줄이고 중장기 매체 전략-플랫폼 구축과 대응도 만만찮은 이슈다. 중앙일보의 한 관계자는 "신문 기자가 새로운 업무에 어떻게 적응하는가와 의미있는 성과 달성을 위한 우선 순위 정리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이 최종적인 혁신단계는 아니다"라면서 "지금까지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 디지털 중심조직으로 체질개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디지털 컨버전스로 '매체 디자인'을 탈바꿈하는 것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밀레니얼 세대 등 디지털 고객 확보, 안정적인 비즈니스모델 도출 등을 포함해 직무의 핵심성과지표(KPI)도 마련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조직개편이 잦아서 동력이 없다"라거나 "JTBC 등 <중앙그룹> 내 미디어 간 (또는 디지털 부문 간) 융합도 필요하다"는 기본적인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중앙일보 디지털부서 중 일부 조직은 곧 상암동 JTBC로 옮겨 독립적인 디지털 서비스를 당분간 맡는다. 

당장에는 종이신문 기자의 디지털 부문 이동이 확대되면서 불만도 나온다. 전사적인 디지털화는 고전적인 직무에 불안정성을 드리우기 때문이다.  중앙일보의 한 관계자는 "일도, 규모도 커지며 복잡해졌다. 또 그만큼 역할과 책임(R&R)도 늘었다"고 밝혔다. 당분간 '각자도생'의 묵중한 메시지도 읽히는 대목이다.

한 미디어 연구자는 "적재적소에 인력과 조직을 배치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중앙일보라면 뉴미디어 실험을 지속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작더라도 성과를 내는 분야나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는 파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레거시 미디어를 비롯 여러 협업을 진행해온 한 연구자는 "디지털 부문의 구성원들이 의사결정구조의 정점에 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은 곧 리더십의 교체라는 이야기다. 조직문화의 쇄신과 성과목표의 정리 등 신문중심 매체가 디지털중심으로 변화할 때 일어날 수 있는 혼돈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투명성과 다양성 등 디지털 철학과 리더십의 정착, 저널리즘의 신뢰 확보 등 중앙일보의 평판 개선도 두루 걸려 있다. 한국 언론의 경쟁질서나 문화, 첨예한 사회적 갈등구조를 고려할 때는 더욱 그렇다. 

언론계는 중앙일보 혁신에 기대하는 목소리가 아주 높다. 국내 레거시 미디어 전체의 디지털 전환 속도와 수준에 영향을 미칠 만큼 중요한 매체이기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2020년 초 상암동 시대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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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는 올해 그 어느때보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가 많았다. 공영방송 정상화부터 미투, 독립언론과의 협업, 네이버 모바일뉴스 개편, 가짜뉴스 규제이슈까지 복잡한 이해관계가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기술과 플랫폼의 향방에 따라 분주한 혁신논의도 잇따랐다. 성찰과 혁신의 에너지가 누적된 만큼 2019년은 실질적인 변화로 옮겨가길 기대해본다.


2018년 국내 언론계는 저널리즘 회복에서 4차 산업혁명까지 뒤얽힌 갈피를 잡는 것으로 분주했다. 미디어 융합의 가속으로 국내외 언론산업의 역할과 지형은 정비 압박에 놓였다. 매체 간 협업, 뉴스 포맷 실험도 테이블 위에 속속 올라왔다. 정치적 갈등과 사회 양극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상과 강대국 이해관계를 살피는 언론의 혜안도 그 어느 때보다 절실했다. 

공영방송은 시장 위기 속에 시민의 신뢰를 정상화의 주춧돌로 삼았다. 매체 비평 프로그램(저널리즘 토크쇼 J)을 부활하고 탐사보도 프로그램(PD수첩, 스트레이트)을 강화했다. 시사토크쇼(오늘밤 김제동)도 선보였다. 

뉴미디어 실험은 이어졌다. 인터넷 방송으로 시청자가 직접 선정한 뉴스를 다루는 MBC '마이 리틀 뉴스데스크', 뉴스를 쉽게 설명하는 '14F' 등은 모바일 이용자에 초점을 맞췄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상파 방송 중간광고 허용을 골자로 하는 방송광고제도 개편안을 내놓았다. 종합편성채널(종편)과 신문사업자의 반발 속에 미디어 경쟁환경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통합방송법 등 중장기 미디어정책 과제를 남겼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파죽지세의 해외 영상 플랫폼을 '규제 무풍'으로 둘 수 없다는 비판도 드세졌다.

공영방송 거버넌스를 둘러싼 논의는 일단 호흡을 가다듬었다. 정치권서 이사진을 나눠먹는 '밀실 선임'의 구태는 여전했지만 '국민참여형 사장 선출제' 등 개방적인 모델은 눈도장을 찍었다. 양대 공영방송 사장 선임에서 시민 참여 과정을 경험한 덕분이다.

독립 언론 전성시대...저널리즘 원칙 부상 

언론사 간 협업은 봇물처럼 터졌다. MBC 탐사기획팀과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공동 취재·보도한 가짜학술단체 '와셋', KBS와 <뉴스타파>, <프레시안>이 동시 보도한 '삼성전자 전무 기술유출 의혹 사건' 그리고 <뉴스타파>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장충기 문자와 삼성의 그물망’ 보도는 주요 언론에서 인용됐다.

11월 한 기업 경영인의 전직 직원 폭행, 직원 휴대전화 불법 도청 등을 세상에 알린 것은 탐사보도 매체 <셜록>과 <뉴스타파>의 공동 성과물이었다. 지난한 정상화 과정을 밟아온 보도전문채널 YTN은 <뉴스타파>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독립언론 전성시대'는 사회적으로 만연한 '언론 불신'이 열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영국 옥스퍼드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공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뉴스 신뢰도는 2년 연속 조사 대상 36개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뜨거웠던 '미투'는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성폭력 피해 내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신상 정보를 암시하는 등 피해자 인격권 보호는 등한히했다. 가해자의 일방 주장을 받아썼다. 정상적인 취재원이 아닌 '지인 인터뷰'와 '소방관 CCTV' 등 취재윤리 전반의 '집단 불감증'이 '미투 보도'에서 재연됐다.

언론사 안의  '미투' 바람도 거셌다. 간부 기자에게 성희롱 피해를 입었다는 내부 고발이 계속됐다. 위계적이고 폐쇄적인 언론사 조직문화의 단면이 드러났다. 주요 언론사들은 성 문제 예방·대처법과 재발방지책을 마련했다. '고(故) 장자연 성상납 강요 사건'은 성찰없는 언론권력을 정조준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기술과 플랫폼 영향력 논란

언론사들의 얄팍한 상술은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도마 위에 올랐다. 제3자의 기사를 전송하고, 상품홍보용 기사를 유통한 매체가 24~48시간 포털사이트 기사 노출 중단의 중징계를 받았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격론 끝에 '애드버토리얼' 양성화를 의결했다. 정치권은 기사와 광고의 구분을 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처분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기사성 광고'의 세부적인 기준을 놓고 후폭퐁을 예고했다.

정치권 공방이 가열된 '드루킹 사건'은 포털 규제 분위기를 달궜다. 정치권과 언론계는 뉴스 서비스 포기·아웃링크 서비스 전면 시행을 요구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네이버는 모바일 초기화면에 뉴스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없애고 검색창 '그린윈도우'만 띄우는 모바일 뉴스 개편안을 제시했다. 

뉴스 배열은 물론 댓글 도입 여부와 관리는 언론사에 위임했다. 이용자의 '구독 설정'이 관건인 언론사 채널은 고가 경품을 내거는 진풍경을 뉴스스탠드 이후 다시 연출했다. 인지도가 높은 언론사가 유리한 구조이지만 뉴스 이용 감소가 예상된다. 44개 콘텐츠 제휴매체(CP)에 한정된 개편안으로 다양성을 훼손하고 뉴스의 선정성 경쟁을 유발할 것이란 경고도 나왔다.  

네이버의 인공지능(AI) 뉴스추천 서비스인 '에어스(AiRs)'를 둘러싼 경계심도 있었다. '딥러닝 알고리즘'은 한쪽으로만 치우친 정보를 노출하는 등 확증편향으로 흐를 수 있어서다. 여론질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투명한 검증 장치 마련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유튜브는 밀레니얼 세대부터 중장년층까지 중요한 미디어 콘텐츠 소비 채널로 떠올랐다. 국내 모바일 동영상 앱 사용시간 기준 85.6%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24시간 유튜브 뉴스 서비스를 앞세운 JTBC를 비롯 대부분의 언론사가 유튜브 채널에 집중했다. 유튜브가 콘텐츠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는 긴장감 한켠으로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기대감이 거들었다. 

범람하는 가짜뉴스에 블록체인 미디어 논의까지

미디어 업계의 구애를 받은 유튜브는 극우 보수층을 대변하는 채널의 성장과 함께 가짜뉴스 진앙지로 낙인이 찍혀 홍역을 치렀다. 정부는 '가짜뉴스와 전쟁'을 선포했다. '범정부 허위조작정보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방안'에 따르면 심의·임시조치에 방점을 뒀다. 정보통신망법, 공직선거법, 전기통신기본법 등 기존 법률로 가짜뉴스를 처벌할 수 있음에도 '가짜뉴스대책위원회 설립법안' 등 가짜뉴스 관련 법안 발의가 잇따랐다. 

가짜뉴스 규제방식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빗발쳤다. 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침해할 수 있어서다. 가짜뉴스를 막는 해법은 기성언론의 저널리즘 혁신에서 출발한다는 진단이 공감을 얻었다. 플랫폼 사업자의 신속한 조치 등 자율규제도 호응을 얻었다. 뉴스를 비평적으로 읽는 습관을 갖출 수 있도록 미디어 리터러시에 이목이 쏠렸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의 화두는 진부할 정도로 차곡차곡 쌓였다. 전통매체는 최근 1~2년 사이 기술을 활용하는 저널리스트, 저널리즘을 이해하는 개발자를 꾸준히 배치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로봇저널리즘, 데이터 시각화 등 뉴스와 기술접목도 매달렸다. 최근에는 암호화폐를 기반의 보상 체계를 내세운 블록체인 미디어가 스타트업계를 중심으로 일어났다.

콘텐츠 창작자인 작가와 독자에게 직접 보상하는 이상적인 생태계는 미디어 혁신가들을 결집시켰다. 지난해 '스팀잇'의 출현 이후 <위키트리>, <블로터>를 비롯 언론계 안팎에서 관련 프로젝트가 다뤄졌다. 주요 언론사들은 블록체인 관련 시장을 다루는 전문 매체를 창간하는 등 열망을 감추지 않았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은 '평화 저널리즘'을 싹틔우는 계기를 열었다. 남북 언론교류도 차근차근 궤도에 올랐다. JTBC 추석 특집 다큐멘터리 '서울 평양, 두 도시 이야기'는 서로를 이해하는 상징적인 콘텐츠였다. 기존 북한보도에 반영된 이념, 대결구도를 지양하고 인내심, 신중함, 객관성 등 국익 관점 보도의 필요성이 커졌다. 

주52시간제 기자노동 분기점...평화 저널리즘 제언

청와대는 지난해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해 '재밌고 진지하면서도 확산력 있는 콘텐츠'로 대국민 접점을 넓혔다. 감성 코드를 씌운 '청와대 미디어'의 독점 콘텐츠는 전문 콘텐츠 스튜디오의 제작 수준을 능가했다. 기업 뉴스룸과 미디어 스타트업의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질도 눈부시게 성장했다. 전통매체로선 청와대 '페이스북 라이브'에 긴장할 만했다. 

기자들의 노동현장은 드라마틱한 반전을 시작했다.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300인 이상 언론사 종사자들은 7월부터 '저녁있는 삶'에 다가섰다. 밥 먹듯이 해왔던 주 6일 주 70시간 근무에 변화가 일었다. 노동 강도는 더 세졌고 적지 않은 편차도 있지만 '쉼'의 문화를 수렴했단 평가다. 내년 7월부터는 방송사도 법 적용을 받는다.

시장의 경쟁환경을 살피고 기술투자 등 디지털 격변에 대비하는데도 시간이 모자란 한해였다. 녹록치 않은 경제여건은 잿빛 전망을 토해냈다. 지난 10년간 잃어버린 자존심을 되찾고 미래 동력을 발굴하려면 일방적이고 전시적인 대응에 그쳐선 안 된다는 제언이 쏟아졌다. 저널리즘의 원칙과 열린 커뮤니케이션을 가다듬는 진정한 혁신의 봄을 기대한다. 

덧글. 이 포스트는 언론중재위원회 정기간행물인 <언론사람> 12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원고작성 시점은 11월 초순입니다. 실제 지면 내용과 다를 수 있습니다.

<올해의 언론계 10대 이슈>

➀ 공영방송 정상화 잰걸음

➁ 협업의 저널리즘 성과

➂ 안팎 갈등 드러낸 미투 보도 

➃ 일그러진 포털저널리즘 재연

➄ 네이버 뉴스 개편안 공방

➅ 유튜브발(發) 가짜뉴스 규제논란

➆ AI·블록체인 등 기술혁신 점화

➇ 평화 저널리즘 부상

➈ 주목받은 청와대 미디어 

➉ 주52시간제와 언론노동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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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강력한 혁신은 독자들을 만나는 것"

Online_journalism 2018. 8. 9. 10:35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전통매체의 혁신은 갈림길에 서 있다. 그것은 독자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듣느냐 계속 외면하느냐는 것이다.


"기자들이 지역사회의 모임에 더 많이 나가면,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 직접 관여하고 있는 것의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나는 2000년대 중반까지는 언론사 '조직의 융합'을 강조해왔다. 그것은 디지털 퍼스트와 어울렸다. 그리고 지금 대다수 혁신가들이 이야기하는 뉴스 포맷의 혁신을 내세웠다. 멀티미디어 스토리텔링의 큰 범주에서 데이터 저널리즘까지 이어졌다. 최근 5년 사이에는 '커뮤니티 구축'에 열을 올렸다. 콘텐츠 생산-배포 등 모든 혁신에 선행하는 최소한 병행하는 소통 혁신 말이다. 독자를 발굴하는 노력 없이는, 신뢰회복 없이는, 애착관계로 진화하지 않고서는 혁신의 변죽만 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고색창연하게도 저널리즘의 원칙을 반복했다. 또 독자와 만날 것을 주문했다.

어제 국내 메이저신문사에 다니는  A 기자가 찾아왔다. "1년 사이 10여명의 훈련된 기자가 편집국을 떠났습니다"라며 운을 뗐다. 이 신문은 건조하지만 성장을 이어가는 다른 서울 소재 중견 신문사처럼 괜찮게 보이는 곳이다.

"알다시피 우리는 모든 시도를 해봤습니다. 속보도 빠르게 썼습니다. 검색엔진 최적화가 무엇인지 배웠고 적용도 했습니다. 데이터 시각화도, 영상 뉴스도, 소셜 전용 콘텐츠도 만들었습니다. 외부 전문가들과 협력도 했어요." 

A 기자는 '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투로  나를 쳐다보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 "가장 아끼는 후배가 사표를 쓰면서 말하더군요. 형, 나는 기자 생활을 하면서 독자를 만난 적이 없어요."

사실 뉴스 시장에서 올해도 시장의 추세변화를 가늠할만한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미디어비평지 한 기자는 지난주 초에 "디지털 영역에서 올해처럼 쓸 게 없는 경우도 처음입니다"라고 하소연했다. 2018년 미국 주류언론도 매수, 정리해고, 합병 및 폐쇄로 더 요란해졌다. 

진지한 연구자와 기자들은 이 칠흑의 어둠을 끝내기 위해 단지 묵묵히 기다리기보다는 '퀄리티 저널리즘'-탐사보도를 제언했다. 결과적으로는 한두 건의 선명한 기사를 위해 매일 200여명의 기자가 엇비슷한 역량을 투입하는 지면 중심 업무를, 누구인지 모르는 독자의 눈동자에 단지 흘러다니게 하는 반복적인 온라인 속보 업무를 벗어나야 한다는 취지였다.

한때 대규모의 디지털 뉴스조직을 운영했고 지금도 그 규모의 인력을 유지하는 한 대형 신문사의 B 기자는 얼마전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사무실 책상에 하루종일 앉아서 포털 검색어에 오른 OOO 기사만 6건을 썼어요. 퇴근 시간이 오는데 데스크가 전화를 해서는 왜 더 안 쓰느냐고 닦달을 했어요. 일을 마치고 오는데 10시간 수면내시경을 받은 느낌이었어요"라고 말했다. 또 "허위에 살고 있는 뉴스조직에 미련이 없다"고 했다.

뉴스 통신사에서 취재경력을 늘린 중견 기자 C가 어제 찾아왔다. "뉴스조직에서 입 바른 소리를 하거나 기사를 엿바꿔 먹는 것을 거절한 선배들이 타의로 나가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상업적으로 변질되는 뉴스조직에 이골이 날 법 하지만 이 기자는 "지독한 환멸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런 우울한 대화들을 기록하면서 내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뉴스시장이 지금까지의 변화보다 더 많은 변화를 앞으로 겪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 변화들 중에는 좋은 기자와 뉴스에 관심을 갖고 다가서는 '우리의 독자'를 더 마주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나는 지금이야말로 그리고 앞으로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전에 없이 살아있는 이야기를 전하는 젊은 기자들로부터 역설적이게 터널의 끝을 본 덕분이다.

직업기자 출신으로 오래도록 미국 뉴욕에서 정치, 치안, 교육을 담당해온 프리랜서 기자 제니퍼(Jennifer Swift)는 개인 기부자들의 관심으로 꾸려가는 비영리 언론단체를 소개하는 최신 글을 통해 더 많은 시민과 교류하기 위해 이벤트와 포럼 개최를 흔들림없는 솔루션으로 제시한다. 그러한 노력이 '새로운 저널리즘'의 문을 연다는 것이다.

그러자면 첫째, 독자들이 뉴스에 확신을 갖게 하는 생생한 이야기를 지금보다 더 많이 보도해야 한다. 대표적으로는 견실한 심층의 저널리즘이다. 둘째, 그리고 하이퍼 로컬 저널리즘처럼 독자와 밀착할 수 있는 삶의 이야기를 반짝이게 해야 한다. 그것은 독자의 열성적인 참여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독자가 원하는 것을 넘어서 독자가 진정으로 알아야 하는 이야기를 편견없이 통찰력 있게 만들어야 한다. 뉴스조직이 스스로 갇혀서는 진실한 독자를 만나기 어렵다.   

C 기자는 "기자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놓치고 있고 또 건져올려야 할 이야기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뜻이 맞는 기자들과 새로운 뉴스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나는 근 몇 년 사이 이 업계에서 이토록 절실하고 훌륭한 희망을 들은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동안 나의 생각은 "많은 혁신의 아우성이 들렸지만 말 그대로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것-뉴스조직 데스크들의 메시지는 여전히 지금의 환경에서 벗어나려는 의도가 없다는 것"이었다. 따지고보면 C 기자의 말은 그 많은 혁신의 성과인지도 모를 일이다. 

저널리즘은 세상에 대한 책임을 나누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강력한 혁신은 독자들을 만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진짜 중요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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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전문채널 YTN의 혁신 승부수는?

뉴스미디어의 미래 2018. 8. 7. 12:41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24시간 뉴스 보도 전문 채널 YTN. 조직을 정비하고 뉴스 혁신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열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YTN 홈페이지 캡쳐.


방송뉴스 시장의 경쟁환경은 몇 년 사이 크게 변모했다. 2016년 하반기부터 정치적 사회적 이슈가 늘면서 뉴스 공급량이 증가하고 수용자의 뉴스 관심도도 높아졌다. 전통적 시청행태 외에 모바일에서 방송뉴스 경험이 늘고 있다. 이는 방송사의 세컨드 스크린 전략과 포털의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 강화가 시너지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2009년 YTN이 지금은 없어진 '야후코리아'에 24시간 생방송을 시작한 이후 2013년 JTBC 뉴스가 포털사이트 네이버, 다음으로 온라인 생중계로 인지도를 높였다. 2014년 KBS 뉴스9이 다음에서 생중계에 나섰고 현재는 종편, 보도전문채널 등 모두 9개 방송사가 포털에 둥지를 틀었다. 포털사업자는 뉴스 섹션 내 영상이 임베드된 뉴스, 동영상 섹션 내 비실시간 뉴스 클립 서비스 그리고 라이브 방송 뉴스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왔다.

방송뉴스라 함은 TV 스크린의 방송뉴스와 함께 짧은 동영상 클립, 풀 동영상 뉴스, 스트립트형 텍스트+임베디드 영상 등 디지털 방송뉴스를 망라한다. 여기에는 토론 및 시사보도(그것이 알고 싶다, PD수첩 등), 정치예능 포맷(썰전, 강적들 등)도 포함한다. 

또 디지털에서 더 주목을 받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등 라디오 시사프로그램과 정치인 등이 진행하는 팟캐스트도 마찬가지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에서 소비되는 연성화된 전용 콘텐츠(스브스뉴스, 비디오 머그, 엠빅, 14F)나 온라인 전용 라이브(JTBC 소셜라이브 등)는 젊은 층에 관심을 받고 있다.

이렇게 많은 형식의 디지털 뉴스가 범람하는 한편으로 디지털에서 최적화한 방송 뉴스 형식도 점차 자리를 잡았다. 분량 측면에서는 대체로 5분 미만의 짧은 뉴스 동영상(66%)을 가장 즐겨 본다. 이같은 숏클립 뉴스 타입은 2년 사이 약 5배나 수용자 사이에 언급량이 늘었다. 

닐슨코리아 보고서 '레거시 미디어의 재발견:방송뉴스 가치의 증대'에 따르면 일주일간 동영상 뉴스 시청 경험에서 5분 이상 긴 뉴스 동영상(24%)보다 라이브 뉴스동영상(35%)이 오히려 많았다. 짧은 동영상 뉴스와 '라이브'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뉴스 형식은 '다시보기(VOD)'와 거리가 먼 장르였지만 포털사이트나 유튜브 등으로 다양한 뉴스 영상이 유통되면서 비실시간 뉴스시청도 증가하고 있다. 모바일에서 JTBC 뉴스룸 유튜브 계정의 비실시간 총 이용시간은 2,603시간으로 실시간 총 이용시간(1,700시간)을 크게 앞섰다. 유튜브 주 이용자층인 젊은 세대에게 채널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것이다. 

7월 <JTBC 뉴스룸>의 손석희 앵커가 '유튜브'에 특별한 관심을 표명한 것은 분명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행보다. 2018년 5월 기준 동영상 플랫폼별 뉴스이용률은 유튜브(64%), 네이버(46.9%), 카카오(15.6%) 순이다. 여기에는 전통적인 '뉴스 영상'은 아니지만 짜깁기 한 영상 이미지 캡쳐 구성으로 많은 구독자수를 보유한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기여(?)도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가짜 뉴스가 폭증하면서 팩트 체크를 원하는 사회적 기대도 넓어졌다. 생생한 영상과 음성이 뒷받침되는 방송 뉴스는 텍스트 뉴스보다 팩트 체크에 훨씬 더 효과적이다. JTBC 뉴스룸 '팩트 체크' 꼭지는 수용자 사이에 오래도록 바이럴되면서 영향력을 키웠다. 한국사회는 갈등적 이슈가 큰 만큼 팩트 체크의 수요는 예상보다 더 클 수 있다. 팩트 체크를 중심으로 데이터 분석보도 등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현재 방송 뉴스 소비는 KBS와 종편채널(특히 JTBC)이 견인하는 모양새다. 모바일의 경우는 포털 뉴스와 소셜네트워크가 주도하고 있다. 닐슨코리아 보고서는 "소셜네트워크의 경우 카카오톡 메신저가 페이스북보다 약 4배 가량 많다"고 밝혔다. 각 방송 채널을 TV 및 디지털에서 소비하는 수용자도 연령별, 목적별로 분화하고 있어 플랫폼에 맞는 대응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난 10여년 정체됐던 YTN이 효과적인 디지털 전략을 세운다고 해도 단기간에 빛을 발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방송 뉴스를 디지털에서 찾아보는 '목적성 오디언스'가 누구인지, 어디인지, 왜 보는지 파악이 필요하다. 사실 이 수용자 규모는 많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나마 디지털에서 방송 뉴스를 즐겨 보는 수용자는 JTBC 채널 쏠림이 여전하다.

유도현 닐슨 코리아 미디어 부문 대표는 "이러한 상황에서 보도 전문 채널이 취할 수 있는 방법론은 전형적인 뉴스 장르를 넘어선 정치예능 장르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상파 뉴스 중심 시청자는 지상파 채널 내에서 뉴스를 중복적으로 이용하는 반면, 종편 뉴스 중심 시청자는 뉴스와 정치 예능을 넘나들며 장르를 이용하는 행태를 띠고 있어서다. 

이들 프로그램은 고정형 TV 뿐만 아니라 디지털에서도 화제성이 높다. 주제별 인물별 편집된 영상으로 가공돼 추가 뉴스 소비를 유도한다. KBS는 오는 9월 방송인 김제동씨가 진행하는 데일리 시사토크쇼를 신설한다. YTN도 가능하면 새로운 시사 프로그램 개발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유도현 대표는 "정치예능 프로그램의 시청자들은 해당 장르의 프로그램들을 부유하면서(floating) 시청하고 있다. 보도전문 채널도 썰전, 외부자들, 판도라, 강적들 같은 장르의 프로그램 기획 및 제작 역량을 갖추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채널 브랜드 인지도가 낮거나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어려울 때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 카드다. 

YTN은 주요 역이나 음식점 등 공공시설, 상업시설의 시청률이 반영돼 있지 않는 억울함(?)을 항변해왔다. 또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채널 번호 24번으로 옮기면서 '채널 인접 효과'보다는 23번 이후 '시청 경험 단절'을 겪어왔다. 

그리고 YTN은 줄기차게 CNN을 '거울'로 삼아왔다. CNN이 보도하면 그것이 팩트가 되고 현실이 되는 시절의 방식이었다. 지금도 예전처럼 정공법에 기대는 것은 유효하다. 즉, 기존 뉴스 프로그램을 저널리즘 원칙에 따라 제대로 잘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채널 인지도와 신뢰도를 끌어올리려면 종합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첫째,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의 적극 활용 둘째, 정통 스트레이트 보도 프로그램을 벗어난 파생 장르 개발 셋째, 스타 기자 확보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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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뉴스 전략. 경성 뉴스에서 연성 뉴스까지 두루 아우른다.


"언론사 뉴스조직을 나무에 비유하고 싶다. 열정적인 혁신가는 가지치기도 하고 나무를 접붙이기도 하면서 품종을 개량하는데 몰두한다. 현실적이다. 저같은 기자는 근원을 돌아봐야 한다. 밑둥의 뿌리를 봐야 한다. 저널리즘 신뢰나 명성 같은 것들이다. 참 어려운 일이다. 미래 연구자는 땅을 보고 숲을 살핀 뒤 나무의 위치를 바꾸려고 한다. 정체성을 개조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이고 파괴적이다.

그런데 오늘날 뉴스조직의 혁신은 판을 바꾸는 혁신에 나설지 아니면 그저 그런 혁신에 매달릴지의 갈림길에 있다. 전자의 경우는 구조적인 승부수다. 새로운 길을 여는 혁신이다. 그런 류의 혁신은 지난 20여년 사이 국내 언론계에도 등장한 바 있다.

시민기자를 내건 <오마이뉴스>, 라디오 기자도 온라인 뉴스에 관여케 한 '노컷뉴스'의 CBS, 본판보다 주목을 높인 '비디오머그'의 SBS, 명성과 포맷 그리고 온라인을 잘 활용한 '손석희'의 JTBC는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이런 혁신도 오래 갈수록 새로운 혁신으로 이어져야 성과를 낸다. 판을 바꾸는 혁신이 계속 필요한 셈이다. 그래서 각 매체의 고민도 나날이 커지고 쌓인다. 더구나 레거시 미디어의 조직혁신은 쉽지도 않다. 혁신에 영향을 미치는 숱한 변수와 장벽들도 있다. 대체로 그것은 내부에 있다. 그래서 내부를 잘 모르는 접근은 실패의 가능성이 높다.

현재 방송 뉴스의 온라인 이용행태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 방송사의 공식채널(앱, 웹)을 통한 뉴스 시청이다. 대다수 매체가 이 비중이 낮다. 둘째, 유튜브를 통한 생중계가 있다. 중요한 채널이 된 만큼 핵심역량이 집중돼 있다. 셋째, 방송뉴스를 실시간으로 재전송하는 포털이 있다. 여전히 주목도가 높은 채널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넷째, '다시 보기'가 이뤄지는 형태다. 방송뉴스를 꼭지별로 쪼개고 텍스트 기사에 영상클립을 임베드한 것이다. 방송뉴스는 '다시보기'를 할만한 매력적인 장르는 아니지만 이 경우 포털검색이나 포털 뉴스채널 안에서 이용자의 선택을 받는다.

하지만 최근 방송뉴스를 둘러싼 디지털 환경은 녹록치가 않다. 우선 전례없는 영상뉴스의 공급증가다. 청년층은 이미 고정형TV를 떠났지만 소비는 늘고 있다. 방송사들의 세컨드 스크린 전략이 자리잡았다는 의미다. 즉, 뉴스공급자 측면에서 수요증가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이런 환경에서는 홀로 성과를 독식하기 어렵다는 것도 자명하다.

둘째, 오디언스 측면에서 영상뉴스 소비가 늘고 있다. 가짜뉴스가 늘고 있다. 큰 이벤트가 많이 발생한 1~2년 사이 미디어 수용자의 일차적 행동 가운데 하나는 방송뉴스를 찾는 것이다. 쟁점을 확인할 때는 큰 매체의 방송뉴스를 살핀다.

셋째, 공급과 수요가 늘었지만 오디언스가 원하는 형식과 내용이 달라졌다. 그 가운데 두드러진 것이 예능형 뉴스, 해설형 뉴스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썰전 강적들 스트레이트 등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유도현 닐슨코리안클릭 미디어부문 대표는 "이 프로그램들을 방송뉴스의 범주에 넣는다면 그 오디언스는 결코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다시 본질로 돌아가고자 한다. 방송뉴스가 처해 있는 이 생태계는 도대체 어떻게 변모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퓨리서치(PEW)에서 낸 '2025년의 인터넷' 보고서'는 인터넷의 극적인 진화를 기대와 우려의 시선으로 정리했다.

이를 재구성하면 긍정적인 측면은 여덟 가지 정도다. 첫째, 인터넷이 삶 그 자체가 된다. 콘텐츠가 커머스가 되고 커머스가 커뮤니티가 되고 다시 콘텐츠가 된다. 내가 있는 곳에서 인터넷에 들어오면 일상이 움직이고 그 자체가 배경이 된다.

둘째, 여전히 TV로 지구 곳곳을 볼 수 있지만 인터넷에 접속하면 그곳 사람들과 '이웃'이 된다.

셋째,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는 사람들을 더 현명하게 이끌 것이 확실하다.

넷째, 증강현실 그리고 휴대형/착용형/체내삽입형(portable/wearable/implatable) 장비들은 실시간으로 정보를 모니터링한다.

뉴스조직은 어떤 정보를 만들 것인가 또 뉴스조직은 우리의 재능있고 재담있는 오디언스와 어떻게 조우할 것인가? 우리가 판을 바꾸는 혁신을 잊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면 말이다.

다섯째, 차별, 불평등, 억압 등 사회적인 갈등요소들을 폭발적으로 드러내고 새로운 전기를 이끈다.

여섯째, 기존 국가와 규범을 벗어난 사람들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질서, 체제 혹은 문화가 형성된다.

일곱째, 글로벌로 확장되는 보편적인 서비스 한편으로 보안을 강화한 개인화한 채널이 주목받는다.

여덟째, 더 많은 정보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지식 범람이 일어난다.

뉴스조직은 훌륭한 구성원을 확보하면서 더 똑똑해지고 더 유연하며 품위를 잃지 않은 채 중재하거나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가?

워싱턴포스트지의 구사옥 로비의 게시물. 관내 커뮤니티와 만나는 이벤트를 담은 월간 일정을 기록했다. 이 신문은 제프 베저스 인수 이후 코럴 프로젝트(Coral Project)를 통해 오디언스와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 디지털 문명은 우리를 불편하고 힘든 과제 앞에 몰아갈 수 있다.

우선 물리적 정신적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분열과 폭발이 빈번히 발생하고 저항과 처벌이 반복된다. 또 집단적 사고-군중심리가 두드러지며 거짓정보가 폭증한다. 국가와 기득권은 이에 맞서 규제와 감시를 내세운다. 사람들의 관심사와 약점을 간파한 알고리즘은 확증편향을 가속화한다. 고도화하는 기술은 인간의 지혜를 시험한다. 불성실한 태도, 불확실한 예측들이 우리를 곤란하게 만든다.

뉴스조직은 인터넷과 함께 고유한 능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면서 혁신했다. 탐사저널리즘, 서비스저널리즘, 데이터저널리즘, 로봇저널리즘 등 진화를 거듭했다. 그 결과 뉴스조직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났다.

하지만 인터넷 이후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도 있다. 첫째, 전통적인 정보 생산자 언론과 출판 즉, 레거시 미디어는 뉴스(정보)의 질과 양, 형식에 일정한 변화를 주도했다. 더 나아가 공급자 숫자도 증가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뉴스와 조직의 차이는 없어지고 있다.

둘째, 그대신 소수의 플랫폼 사업자가 힘이 세졌다. 혹시 어느 한곳에 힘이 빠지더라도 또다른 기술기업이 그 힘을 메꾸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 기술기업이 독점한 '기술 통제권'은 앞으로도 공급자를 곤란하게 만들 것이다.

셋째, 오디언스는 이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 더욱 주도적인 위치에 서고 있다. 특히 공개된 기술을 가장 잘 활용한다. 그들은 더 많은 정보에 효율적으로 다가서고 더 많은 정보를 만들고 있다. 그 정보의 가치도 정의하고 있다.

넷째, 거대한 네트워크의 강력한 영향력은 이 사람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오디언스를 서로 연결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것을 시작할 수 있는 열쇠이다. 제프 자비스 교수는 2020년 미디어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거대한 커뮤니티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사실 디지털 혁신의 품격을 높이는 세계의 유력언론은 오디언스를 파악하고 상호 영향을 주고받기 위해 헌신한다. 불과 몇 년 뒤의 뒤엉킨 전망과 사실에서조차 더 분명해지는 것은 뉴스조직의 디지털 투자 즉, 혁신은 오디언스를 향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저널리즘의 신뢰와 명성을 높이고 그 가치를 확장할 수 있으려면 훌륭한 오디언스와 상호작용하는데 나서야 한다. 그것이 판을 바꾸는 혁신이다.

BBC의 오디언스팀. 오디언스의 이용행태는 물론이고 다양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시 묻는다.

● 우리의 오디언스는 누구인가? 뉴스를 이해하며 의견을 제시하고 논쟁의 살을 붙이는 오디언스를 찾는 과정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가?

● 그 오디언스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기대하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가? 그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것과 우리가 원하는 것을 교환하고 있는가?

● 우리의 잠재적인 고객은 어디에 있는가? 새로운 오디언스를 찾는 계획과 투자는 전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가?

BBC의 오디언스팀은 100여명이 넘는다. 매년 수백억원을 지출한다. 오디언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류하며 대응하는 모든 활동에 그들은 '미래'와 '경영'의 화두를 붙인다. 2017~2020년 BBC의 전략적 목표 가운데에는 오디언스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것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다양한 노력들이 첨부되었다.

2013년 시작된 예산 7,600만 파운드 규모의 'myBBC' 프로젝트는 쉽게 말하면 오디언스가 자신의 정보를 BBC에게 건네고 로그인하게 만드는 것이다. BBC는 그들에게 자신들의 분별력 있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예를 들면 '느린 뉴스'와 세로형 영상 같은 '모바일 최적화' 포맷에 주력한다. 분석의 깊이를 더하는 데이터저널리즘도, 뉴스앱을 통한 푸시 알림 기능, 건강-환경 등 삶에 밀착한 뉴스 등등도 모두 자사의 훌륭한 오디언스를 연결하는 것을 전제로 한 전략이다.

만약 지상파방송사가 판을 바꾸고 새 길을 여는 혁신을 고민한다면 먼저 오디언스로 향해야 한다. 2012년 페이스북 임원은 "지능적인 화면을 탑재하는 자동차 제조업체는 운전자와 그들의 친구 사이를 연결하고 사회적 맥락을 활용할 수 있는 화면을 만들길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뉴욕타임스>의 한 간부는 "우리는 20세기에 넘볼 수 없는 명성을 가졌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나아가서 그들과 손을 맞잡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모든 디지털 플랫폼은 연결된 개인을 향해 지속적으로 설계된다.

많은 방송뉴스 조직은 톱다운 방식을 택했다. 일부는 그 이후 독립적인 문화를 갖춘 조직을 일궜다. 그 어떤 혁신이든 기술, 경험을 내재화하고 시스템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없으면 용역조직을 갖추고 비용 주판만 튕기면 되는 일이다. 그러나 뉴스조직은 이런 방식을 택해서는 안 된다.

특히 훌륭한 오디언스를 찾고 서로 연결하는 것은 오로지 뉴스조직의 핵심 미션이 돼야 한다. 매일 당신들의 뉴스에 말을 거는 사람들, 의지와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한다.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연거푸 만들어야 한다.

카드뉴스, 짤방, 말랑말랑한 뉴스 등 네이티브 세대를 위한 트렌디한 뉴스형식을 만드는 노력을 멈추라는 말이 아니다. 오디언스 접점을 늘리고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다.

그러나 그것은 다매체 다채널 환경에서 판을 바꾸는 혁신에 비하면 손쉽고 보잘것 없는 혁신이다. 방송뉴스의 경쟁구도를 바꾼 태블릿 PC 이슈 같은 기적은 더 이상 재현되기 어렵다.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오디언스를 확보하는 노력만이 혁신의 전부이며 핵심이다. 당신의 뉴스조직에서 그것을 해낼 수 있기 바란다."


덧글. 이 포스트는 최근 한 지상파 방송사에서 강연한 내용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일부 민감한 내용과 해당 방송사 만의 사안은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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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언론계 10대 이슈.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부터 가짜뉴스와 팩트체크까지 크고작은 일로 분주한 올해가 마무리되고 있다. 남겨진 성찰의 메시지는 소통과 협력이다. 저널리즘의 올곧은 가치와 방향이 무르익는 환경이 오길 기대해본다.


2017년 언론계는 광장의 촛불로 마침표와 쉼표, 느낌표의 변주를 울렸다. 그 어느 때보다 미디어 생태계 전반에 저널리즘 혁신의 열망과 성찰로 가득했다. 혁신을 향한 이슈는 쉴 새 없이 이동하며 숨가쁜 장면을 담았다.

먼저 KBS, MBC 등 공영 지상파방송사는 공공성 후퇴로 싸늘한 여론에 맞닥뜨렸다. 경영진 사퇴를 요구하는 지상파방송사 구성원들은 5년 만에 총파업에 나섰다. 한국언론학회, 한국방송학회, 한국언론정보학회 등에 소속된 수백여 명의 언론학자들이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이례적 장면도 기록됐다.

정치권력의 방송 장악은 콘텐츠의 '상업성' '저질화'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한국의 뉴스신뢰도는 세계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방송의 독립성 확보,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 논의는 이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여론다양성, 참여성, 창의성 등 정책 방향의 전환을 기대하는 에너지가 응축됐다. 시민이 참여하는 이사회처럼 근본적으로 다른 모델이 다뤄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셜미디어는 날선 반목의 진풍경을 연출했다. 독자의 질문과 비판을 외면하고 되레 반격하는 기자들의 태도가 고스란히 노출됐다. 이른바 '한경오' 논란으로 대표되는 언론과 독자 간 폐쇄적 소통은 갈등의 골을 깊게 남겼다. 디지털 매체 환경에 걸맞는 새로운 윤리 규범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전통매체의 '디지털 혁신' 논의도 변곡점을 맞았다. 기자의 디지털 관여도를 높이는 융합형 접근, 신문과 온라인을 구분하는 '투 트랙' 등 상반된 방향으로 전개됐다. '성과'에는 의문 부호가 달렸고, 공감대가 부족한 뉴스룸에는 구성원들의 피로도가 쌓였다. 포털사이트가 독식하는 디지털 뉴스 생태계에서 지속성 항상성 일관성을 담보하는 혁신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줬다.

미디어 업계 안팎의 진통은 냉정과 열정을 오갔다. 공영방송과 상업방송이 제자리를 차지 못하는 사이 크고 작은 언론사와 기자들의 분투기가 빛났다. 권력 비판과 감시라는 저널리즘의 오랜 소명을 꿋꿋이 지켜낸 JTBC, 해직 기자들이 만든 다큐멘터리와 심층 탐사 보도물은 네트워크의 뉴스피드를 타고 큰 반향을 불러모았다.

반면 거대 기술 플랫폼의 장막 뒤는 싸늘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스포츠 채널의 담당자가 이해 당사자의 '기사 재배열' 민원을 처리해준 일이 드러났다. 또 자동차 주제판 에디터의 부적절한 처신도 구설수에 올랐다. 인터넷포털에서 뉴스소비는 포털 뉴스편집자의 '기사배열'에 좌우되고 또 역의제 설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2009년 신문법과 언론중재법에서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로 법적 지위를 받은 것도 플랫폼의 영향력을 고려한 것이었다.

이후 '기사배열 자율규약'을 공표하는 등 독자의 권리보호를 내세웠으나 이번 일로 뉴스 서비스 전반의 신뢰성에 금이 갔다. 네이버는 일단 사람의 손이 아니라 로봇이 자동으로 기사를 배열하는 것으로 뉴스 서비스 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플랫폼의 통제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어떻게 확대될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전통매체와 포털이 미디어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사활을 건 생존게임을 벌이고 있어서다.

투자 재원 부족으로 자체 역량 강화가 어려운 국내 언론은 현실적으로 플랫폼에 올라타야 하는 상황이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주도한 네이버는 모바일 주제판 합작회사 확대에 이어 구독 펀드 조성, 언론사가 직접 편집하는 모바일 채널 신설 등 뉴스 생산자와 다양한 상생 모델을 올해만 여럿 추진해왔다.

이런 가운데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구글코리아를 향해 망 사용료와 세금을 제대로 내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공개 질의했다. 미디어 생태계에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면 책임을 다 하라는 공격이었다. 해외 사업자와의 '역차별' 논란을 건드린 것이다. EU는 2013년 상거래, 콘텐츠 등 전자적 용역의 공급 장소를 공급자의 위치에서 '소비자의 위치'로 바꿔 과세 근거를 마련했다. 네이버-구글 갈등은 시장획정이 불분명한 디지털 시장의 경쟁환경에 대한 본격적인 입법 논의에 심중한 불씨를 남겼다.

브레이크 없는 기술 진보의 드라마는 인공지능(AI) 혹은 알고리즘으로 수렴됐다. 초연결성, 빅데이터와 함께 저널리즘의 양태를 바꿔놓는 동력으로 부상했다. 광범위한 데이터의 더미에서 새로운 내용을 발굴해내고 미래를 예측하는 탐사보도와 인터랙티브 서비스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쏟아졌다. 자동화한 기사 작성과 뉴스 추천 서비스, AI 스피커에 탑재하는 뉴스 등이 잇따라 나왔다.

그러나 알고리즘이 정교할수록 '필터버블(Filter Bubble)’의 막다른 골목을 만난다. 인터넷 정보제공자가 독자의 기호나 취향에 맞춘 뉴스와 정보만 제공함으로써 '지적 편향'을 심화하는 현상이다. 기술 의존이 저널리즘을 왜곡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올해도 예외없이 민감한 정치, 사회 현안에 검색 중립성, 알고리즘의 투명성이란 묵직한 사회 의제가 등장했다.

페이스북을 비롯 소셜네트워크에서 '가짜뉴스(fake news)' 범람도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언론도 여러 차례 허위 정보를 그대로 받아써 오보 파문을 빚는 상황에 이르렀다. 서울대 'SNU팩트체크센터'는 19대 대통령 선거보도와 관련 다수 언론사, 네이버와 팩트체킹 협업 프로젝트를 전개했다. 참여 언론사의 대응 수준이 균질하지 못하고 검증 결과에 오류 여지가 남지만 팩트체크와 관련 첫 협업 사례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상품 추천서비스 '와이어커터(The Wirecutter)'를 인수하며 깃발을 든 <뉴욕타임스>의 '서비스 저널리즘'도 화제였다. 여행 가방 싸기, 연인과 행복하게 사는 비결 등 독자의 삶에 근접한 정보와 가치에 주목하는 콘셉트다. 독자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제시하는 '독자 퍼스트' 전략이다. 국내 언론도 서브 브랜드를 내세우며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생산했다. 그러나 독자에 대한 '앎'은 여전히 허술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탄탄한 스토리를 배경으로 한 네이티브 광고는 크고 작은 언론사에서 '현재진행형'이다. VR을 비롯 멀티미디어 스토리텔링도 풍성한 사례를 쌓아가고 있다. 플랫폼, 기술, 신뢰는 미디어 대체 흐름에서 놓칠 수 없는 과제이다. 소통과 협력의 열쇠로 어두운 문을 열어야 한다. 좋은 저널리즘이 좋은 비즈니스를 만들고 좋은 '관계'가 좋은 비즈니스로 연결된다. 세상사의 사필귀정이 언론의 대지에 이르길 기대한다.

덧글. 이 원고는 언론중재위원회 사외보 '언론-사람' 2017년 12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원고작성 시점은 11월 중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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