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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협찬의 기존 비즈니스모델에서 수용자 기반 수익모델의 여정에 나설 수 있을까. 시간과 비용부담이 드는 구독모델과 멤버십모델보다는 기부모델 즉, 후원모델이 한국 언론지형에서는 적합하다. 진보매체 <한겨레>는 5월부터 후원모델을 시행한다.

국내 신문사들의 '구독모델' 관심이 커졌다. 첫 신호는 최근 수 년간 디지털 혁신투자에 공들여온 <중앙일보>다. <중앙일보>는 현재 디지털 편집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또 독자 로그인을 유도하는 콘텐츠 디자인에 골몰하고 있다. 과금, 결제 등 지불 시스템 구축의 사전 단계에 해당한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워싱턴포스트>의 퍼블리싱 시스템 '아크'(ArcXP)를 도입하고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아크 구성요소에는 구독상품을 지정하고 결제, 정산이 가능한 '구독관리시스템'도 있다. <중앙일보>보다 속도는 더디지만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를 고민하는 '에버그린 콘텐츠' 부서를 신설했다.

두 신문사가 구독 인프라와 콘텐츠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이 <한겨레>, 경제지 등 주요 신문사들은 '뉴스레터'를 앞다퉈 도입했다. <한국경제>가 WSJ처럼 CEO 등을 대상으로 하는 타깃형 뉴스레터로 차별화 방식을 택했고 나머지 매체들은 전문 기자를 투입해 다양한 주제로 구성했다. 뉴스레터 구독으로 '습관'을 형성하려는 시도다. 

시장 외부의 변화조짐도 심상찮다. 네이버는 5월초 주요 언론사의 홈메뉴에서 '프리미엄' 메뉴를 통해 본격적인 유료 구독모델을 시험한다. 신문사와 그 계열 매거진을 포함 약 20곳의 CP가 합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품성 있는 콘텐츠와 이용자 지불의사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일단 충분한 '테스트 베드'는 갖춰진 셈이다.

카카오도 이르면 상반기 중 카카오톡에 '콘텐츠 구독탭'(가칭)을 개설한다. 다양한 콘텐츠 채널을 유무료로 구독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언론사 안팎으로 '구독 생태계'에 집중하는 조건이 펼쳐지는 가운데 <더피알>에서 인터뷰를 요청해왔다. 아래는 기자 질문에 간략하게 답변한 내용이다. 기자와 이 내용을 구글독스에 공유했다. 블로그에는 조금 첨삭한 것으로 게시한다. (이 내용은 <더피알> 4월호에 게재됐다.)

<더피알> 4월호. '디지털뉴스에도 구독 생태계 열릴까' 전문가들은 기대와 한계를 지적했지만 현장은 아득하다. 자신의 독자를 정확히 모르는 전통매체의 '구독모델'은 시장 안팎의 북소리로 이제 걸음을 뗐다.

Q. 현 시점에서 뉴스구독 시스템 정착의 당위성이 있다면 말씀부탁드립니다. 

포털사업자들은 커머스와 콘텐츠 전반에 '구독'이 자리잡는 흐름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디어 스타트업의 구독멤버십과 일부 전통매체의 뉴스레터 구독사례 등 지식정보 콘텐츠 시장에도 긍정적인 사례도 있다는 것이죠.

포털사업자들은 이 패러다임 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서비스는 크게 보면 이용자제작콘텐츠(UGC)에 이어 (준)전문가들의 콘텐츠(PGC)로 흘러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시장이 만들어졌고요. 광고를 넘어 지불구조(PPGC, Payed Proffesional Generated Contents)를 만드는 게 중요해졌습니다. 유튜브도 각 채널의 '멤버십'을 띄우고 있지 않습니까. 포털의 '지식정보 구독 생태계' 상상력은 원초적일 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이슈가 되었습니다.

네이버는 언론사 브랜드 단위의 구독모델을 확장해왔습니다. 구독설정자 수가 400~500만 명이 되는 언론사들도 생겼습니다. 네이버 이용자의 구독형 뉴스 소비습관이 어느 정도 형성됐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구독방식으로 매체별 뉴스소비를 하는 이용자가 있는 만큼 유료 콘텐츠의 수준에 따라서는 지불의사를 가진 이용자층의 확보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Q. 해외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언론의 온라인 구독이 잘 자리잡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포털이 뉴스 유통의 대부분을 자지한다는 점을 첫 번째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 외 이유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한 마디로 국내 언론사의 '디지털 전환'이 구체적이지도, 전면적이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조선, 중앙 등 일부 매체가 인프라에 투자도 하고 전담인력도 확보하면서 새로운 실험을 늘려왔지만 여전히 온라인은 가욋일과 오프라인의 한 부분에 불과합니다.

투자도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조직문화나 역량도 뒷받침되고 있지 않습니다.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디지털 전문가의 영향력은 극히 낮습니다. 대부분의 결정이 종이신문의 관점에서 처리되고 있습니다.

이는 레거시 미디어의 비즈니스모델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오프라인 기반의 매출비중이 압도적입니다. 광고, 협찬 등의 규모에 의미있는 감소세가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내부에 시장이 바뀌고 있다는 자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환경입니다. 기업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언론 관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매출규모나 외형은 커졌습니다. 광고주가 인식을 바꾸지 않아도 되는 것이죠. 물론 앞으로 점점 변화가 일어나겠지만 현재까지는 그렇습니다. 

언론매출에서 대형광고주인 기업의 역할이나 규모가 변화가 없기 때문에 굳이 구독환경, 디지털 매출에 전념하지 않아도 됩니다. 말씀하신대로 이용자 관점의 '구독모델' 전환이 어려운 이유는 포털 주도의 디지털 뉴스 생태계가 걸림돌이지만, 최대 장벽은 언론산업을 떠받드는 매출구조 그 자체가 아닌가 합니다.

Q. 개별 뉴스 플랫폼에서의 뉴스구독이 자리잡게 되면 언론사와 뉴스 소비자 각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언론사의 주요 매출원은 기업의 광고, 협찬입니다. 언론은 독자보다 기업과 더 우호적입니다. 뉴스 구독이 정착하면 생산과저에서 이용자의 목소리가 반영될 것입니다. 사실 한국언론은 디지털 뉴스 이용자에 대한 '서베이'가 전혀 없습니다. 최소한 자신의 독자들이 누구인지, 무슨 뉴스를 어떻게, 어디에서 읽는지조차 데터가 없습니다.

뉴스조직이 개별 독자 시장에 집중하게 되면 콘텐츠의 질과 범위, 형식이 달라집니다. 뉴스소비자가 가지는 여러 기호와 관심사를 수렴합니다. 뉴스 소비자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습니다. 뉴스소비자와 소통을 합니다. 즉, 뉴스소비자가 뉴스생산의 기준이 됩니다. 

반면 뉴스소비자는 자신에게 주목하는 뉴스매체를 찾게 됩니다. 단골고객이 됩니다. 이 매체가 사회적으로 평판도 좋고 가치가 있다면 자부심도 갖게 됩니다. 마니아 팬심, 충성도, 덕질이 언론관계에서 자리잡습니다. 비로소 언론을 돕는 것이, 구독하는 것이 나를 즐겁게 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언론의 책임성 구현에 주목하는 뉴스소비자는 언론을 구독하고 후원하는 것을 넘어 더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됩니다. 직접 참여자가 됩니다. 

뉴스소비자가 언론을 바라보는 인식이 바뀌면 역설적으로 언론은 뉴스소비자를 방치할 수 없습니다, 언론이 독자를 바라보는 인식을 바꾸면 독자는 언론을 지금처럼 떨어져서 볼 수 없습니다. 새로운 지평이 열립니다. 언론과 독자는 '구독'을 매개로 파트너 협력자 친구 동반자로 마주보게 됩니다. 뉴스조직에는 독자개발부서와 소통과 데이터분석, 콘텐츠 전략부서가 부상합니다. 

Q. 구독시스템이 성공을 하려면 궁극적으로 차별화된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어떤 측면들을 감안해야 할까요?

콘텐츠의 질-전문성, 개인화(타깃성), 다양성(형식이나 주제)도 중요한 변수겠지만 이번에는 다른 지점을 거론하고 싶습니다.

첫째, '독자' 관계입니다. 구독자를 유치하는 과정입니다. 뉴스 소비자가 구독자로 전환할 수 있도록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입니다. 콘텐츠 전략 수립 같은 뉴스생산과정의 개선도 있을 것이고요. 뉴스유통 전략을 효율적으로 바꾸는 일도 필요합니다. 또 최종 뉴스 소비자인 독자에게 우리 브랜드와 상품을 어필하는 마케팅 측면도 살펴봐야 합니다. 뉴스조직(기자)와 독자 간 커뮤니티도 하나의 터닝 포인트입니다. 지금은 조직은 지국을 관리하거나 정산을 처리하거나 배달지연 등을 처리하는 오프라인 환경에서 부합하는 측면이 더 크다고 할 것입니다. 멤버십의 업그레이드가 중요합니다.

둘째, 저널리즘의 원칙입니다. 특히 한국에선 저신뢰 언론의 문제를 극복해야 합니다. 뉴스는 질만 우수하면 잘 팔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정확성, 공정성, 객관성 같은 언론의 책임과 소명을 다해서 매체에 대한 사회적 평판과 결부돼 있습니다. 저널리즘 혁신은 구독모델의 핵심 변수 중 하나입니다. 뉴스조직 내부에 '성찰'의 태도와 환경을 확립하고 자사 저널리즘을 진단하는 '혁신'이 함께 필요합니다. 

셋째, 상품 전략과 이를 위한 조직입니다. 제품으로서의 뉴스를 고민해야 합니다. 기존의 콘텐츠를 넘어서는 상품이 필요합니다. 독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시장조사가 정기적으로 진행돼야 합니다. 독자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지식정보 시장의 경쟁환경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콘텐츠를 개발하는 전문조직이 필요합니다. 구독모델이 성공하려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 일, 과정 등에 수술이 불가피합니다.

저신뢰 언론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만만찮은 한국에서 구독모델은 기자 역할이 크다. 통찰력 있는 콘텐츠 생산은 물론 소통과 공감능력이 중요하다.

Q. 뉴스구독의 궁극적 목적은 결국 뉴스 유료화와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뉴스 구독이 유료화로 연착륙 되기 위한 조건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콘텐츠의 질입니다. 일단 질이 낮은 콘텐츠 생산은 줄여야 합니다. 현재 한국언론의 여건을 고려하면 속보양산이나 트래픽 경쟁에 지나치게 몰입합니다. 포털사업자 등 거대플랫폼으로 이동한 광고물량을 되찾아오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더 차별화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조직구조와 문화를 갖추는 게 필요합니다.

상품 디자인입니다. 지불장벽을 설계할 때 이용자의 반응, 소비행태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뉴스 생태계의 경쟁환경이나 유통구조도 잘 수렴해서 가격 등에 반영해야 합니다. 지불편의성을 위한 설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유통정책의 변경입니다. 현재 포털에 뉴스가 전재되고 있습니다. 지면기사, 온라인 뉴스 등 대부분의 콘텐츠가 포털에 제공되는 환경에서는 개별 언론사의 구독모델 접근이 쉽지 않습니다. 포털사업자의 뉴스정책 변화도 중요하지만 언론사들이 유통구조 변화를 모색해야 합니다. 

기자역할입니다. 기자들이 뉴스구독을 한 이용자와 소통을 늘리고 커뮤니티 활동으로 관계개선을 높여야 합니다. 자사 콘텐츠에 대한 마케터로서, 소통자로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유료화 성공가능성에서 대중성 성실성 저명성 갖춘 스티기자의 지분이 적지 않습니다.  

뉴스조직 전반적으로 인식 변화가 필요합니다. 뉴스 유료화는 기존 뉴스생산 과정보다는 더 치밀해야 합니다. 체계화하고 대상화하고 과학화하는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Q, 해외에서의 뉴스구독 모델 중 잘된 사례가 있다면 말씀부탁드립니다. 구독을 통한 뉴스유료화 모델도 좋습니다. 

단연 <뉴욕타임스>입니다. 글로별 경제지의 경우 '돈'과 직결되는 데이터를 다룬다는 점에서 정보가치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종합지는 많은 선택지에 직면합니다. 무엇에 더 집중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뉴욕타임스>는 퍼즐, 쿠킹 같은 디지털 상품과 섹션을 특별하게 운용합니다. 종량제도 잘 설계했습니다. 여기까지 10년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무엇보다 장기적으로 일관되게 품질향상, 독보적 저널리즘 등의 그림을 갖고 움직였다는 것에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Q. 향후 뉴스구독 모델이 정착되면 뉴스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예측부탁드립니다.

포털 중심 뉴스소비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최종 뉴스소비지가 언론사 채널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뉴스레터 구독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나 매체(기자)와 직접 연결됩니다. 기존 유통질서에서 언론사 채널의 비중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뉴스조직 내에도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 개발부서가 주목받을 것입니다. 또 지불방식을 비롯 구독자 편의를 고려한 인프라 구축과 설계가 증가합니다. 이 과정에서 기자들과 마케터들은 기술인식이 높아집니다. 개발자 확보 등 기술인프라 투자와 그 활용성이 증가합니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뉴스 유통방식이 완전히 재설계됩니다. 속보만 포털에 유통하거나 언론사가 선택한 뉴스만 포털에 노출할 수 있습니다. 포털사이트도 구글방식 등으로 아웃링크를 확대 도입할 수도 있고 통신사 등 몇몇 매체만 인링크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프리미엄 상품만 인링크 형태로 서비스하는 것입니다.

뉴스유료화가 경쟁의 축이 되다보면 언론사 경쟁문화도 바뀝니다. 더 나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상품으로 만들고 독자와 소통하는 것에 힘을 싣게 됩니다. 충성고객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합니다. 

뉴스생태계에서 일어나는 가장 큰 변화는 뭐니뭐니해도 '저널리즘'의 측면입니다. 한국언론은 정파성이 짙고 진영 프레임이 강합니다. 언론지형도 보수매체가 다수입니다. 당연히 편향논란이 나오고 언론불신이 큽니다. 언론의 일방주의가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독자나 시장의 반응에 주목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에서는 저널리즘에 문제가 있어도 개선은 더딥니다.

하지만 '구독모델'은 독자와 상호작용을 전제로 합니다. 뉴스레터는 독자의 반응이 직접적입니다. 기자들이 가입자들의 의견을 바로 보게 됩니다. 이탈률, 오픈율 등을 봅니다. 원인도 찾아보게 됩니다. 단순히 매체의 색깔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안됩니다. 그래서 구독모델은 정보의 심층성 과학성 윤리성 같은 가치를 검토하도록 이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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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획된 언론'을 마주하는 시민 행동은?

뉴스미디어의 미래 2021. 3. 30. 12:30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미디어 캡처> 책 표지.

'미디어 캡처(media capture)'는 언론이 공공성 확대보다는 특정 그룹의 사업적, 정치적 이익을 진전시킬 때 발생하는 양상을 지칭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많은 한국언론은 기득권의 이해관계를 대변해왔다. 또한 자본의 관심사를 능동적으로 처리해왔다. 이렇게 포획된 언론은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책임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오늘날 상업언론은 정부, 기업을 비롯한 기득권과의 관계에 주력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 디지털 미디어化다. 디지털 생태계는 뉴스시장과 소비패턴을 바꿨다. 판매, 광고 등 기존 비즈니스모델은 수렁에 빠졌다. 기술 플랫폼으로 수렴되는 뉴스시장으로 언론의 영향력은 축소되거나 또는 양극화(과점)되면서 보도내용은 획일화됐다. 천편일률적인 뉴스는 욕망을 팔고 분노를 극대화하는 '뉴스의 보수화'로 귀결된다. 이러한 질 낮은 뉴스는 더욱 가파르고 거대하게 분출됐다. 이 빈틈에서 전 세계 곳곳의 '극우' 정치권은 대중의 열망을 대리 중개하며 미디어 여론전에서 속속 승리했다.

둘째, 허위정보와 확증편향의 창궐이다. 디지털 미디어는 점점 조작된 정보가 퍼지는 온상으로 변질되었다. 사실상 모든 정보에서 '사실'을 측정해야 할 만큼 어수선한 정보 오염의 시대에 살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과 자본의 강력하고 무차별적인 언론 통제는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조종된 정보와 캠페인은 빈번해지고 있다. 이 결과 대중의 판단력과 분별력은 자주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정보 피로도를 쉽게 느끼고 뉴스를 회피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셋째, 부의 집중이 증가한다. 일반적으로 가진 자들은 가장 빠른 방법으로 정치적 통제에 접근할 수 있다. 미디어에 광고를 주는 것보다 직접 매체를 인수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특히 미디어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경에서 언론과의 흥정도 가능하다. 더 직접적인 결과를 원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늘면서 디지털의 상업화는 지능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언론에게 정치적인 이해란 항상 이동할 수 있지만 '부'에 대한 시야는 바뀌기 어렵다. 언론은 경제적 불평등을 양해하면서 점점 타협한다.

이로써 우리의 커뮤니티는 독립적이고 진실한 언론(인)의 존재에 회의감을 가진지 오래다. 동시에 다양한 목소리와 개방적인 뉴스조직을 지원할 수 있을 만큼 역동적인 공간도 더 협소해지고 있다. 가능한 실험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포획된 미디어의 생태계에서 접근성을 누리지 못한다. 이럴수록 누구에 의해 뉴스가 설계되는지, 누구를 위해 봉사하는지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미디어를 포획하는 그룹과 언론이 주고받는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한 정보를 얻어야 한다. 그 정보를 통해 저널리즘의 미래에 대한 활발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많은 언론사들은 '언론자유'를 누리지만 돈, 디지털 플랫폼 및 권력집단의 수중을 벗어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미디어의 독립성은 20세기보다 더 훼손되고 있다. 사회적 약자나 가난한 자들보다 선동가와 포퓰리스트에 뉴스의 난은 더 많이 할애된다. 선출된 권력보다 더 뿌리깊은 힘을 좇아 그 영향력에 기대는 언론보도는 더 날개를 편다. 다른 한 켠에서는 포털사업자나 검색엔진, 알고리즘을 다루는 거대 기술기업의 정보 제어는 극적으로 이뤄진다.

우리는 '탈진실'의 위협을 넘어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공익성을 강조하는, 믿을 수 있는 언론(인)은 척박한 경쟁의 토대에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가? 디지털 생태계는 어떻게 유토피아를 가져다줄 수 있는가? 분명해지는 것은 우리는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통찰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우리는 세상과 미래를 위해 더 건강한 언론(인)을 찾아내어 후원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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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내부 혁신'은 뉴스 검증과 평가가 관건이다. 기자 개인, 조직 환경, 진로 등을 재정의 하는 과정이다.

 

"'팬데믹'으로 기업의 신사업 추진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기존 사업 확장도 시간적 공간적으로 장벽이 생겼다. 내년 초 전후로 '코로나 후폭풍'이 엄청날 것이다. 인력 감축은 이미 시나리오다. 기업을 오래 경영해왔지만 자신감이 없어진다.

그런데 언론사 간부들을 만나보면 현실감이 없는 것 같다. 기업이 처한 상태를 모른다기보다는 기업과 언론 관계를 낙관하고 있더라. 나는 기존의 언론사를 통해 경영 정보를 취득하지 않는다. 신문 지면은 안 본 지가 진짜 오래됐다.

글로벌 미디어도 아니고 (국내 언론에) 알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방송은 시청률도 낮지. 손자놈은 프로그램을 다 토막으로 본다. 신문지면을 든 사람도 본 적이 없다. 직원들한테 차라리 '펭수'를 만나라고 한 적이 있다.

요즘 들어 언론사가 온라인으로 행사를 하는데... 기업은 협찬을 한다. 솔직히 그게 무슨 근거가 있는 일인가. 나보다 젊은 임원들이 정말 '성가신다'고 하더라.

언론사가 너무 많아서 집중도 안 된다. 서로 자기 말이 맞다고 하는데 따지고 보면 맞는 말이 별로 없다. 한국 언론 신뢰도가 바닥이라고 들었다. 거기까지는 그렇다 쳐도 우리가 그걸(언론사를) 도와준다고 생각하니 이게 맞는 처신인가 싶다.

팬데믹으로 기업이나 사람들은 다 힘들다는데 언론사는 요즘 (혁신)하는 게 무엇이 있는가?"

얼마 전 한 기업체 최고경영자를 만나서 들은 이야기다. 한 사람의 말을 옮겨 상황을 극화하려는 게 아니다. 전통매체 주변이 확실히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단 걸 전하고 싶었다. 최고의 오픈 저널리즘과 지향점을 가져왔던 <가디언>조차 편집국 인력을 비롯 200명에 가까운 인력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후원하는 사람들이 80만명이 넘는 매체다.

반면 시장에서 거둔 성과도 그 내용이 썩 변변치 않은 한국 언론사들은 뻔뻔하다. '자기' 독자들을 아예 팽개치는 언론사도 있다. 이 신문사 구성원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다보면 지금까지도 자신의 뉴스를 퍼뜨리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언론과 기자의 낮은 경쟁인식이 팬데믹은 물론 공동체 이슈의 진로를 어둡게 한다는 지적이 많다. 언론의 진영주의와 상업주의를 거론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진정한 문제는 사실을 훼손하는 자기 자신의 부정행위다. 거창하게 역사까지는 아니지만 독자를 존중한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기 어렵다.

언론의 문제는 기자(뉴스조직), 저널리즘, 독자의 영역에서 일어난다. 첫째, 기자는 '경쟁'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 스스로에 대한 평가도 교정해야 한다. 무엇과 경쟁하고 있고 무엇으로 보상받고 있는지 냉정한 자기 검증이 필요하다. 그래야 독자와 시장이 제대로 보인다. 지금은 기자 혼자서 미친 듯이 일하는 것뿐이다.

둘째, 저널리즘을 뿌리까지 살펴야 한다. '머릿속 생각'을 넘어 '프레이밍'의 늪에 빠지지 않았는지, 그리고 그것은 사실과 부합한 것인지, 상업주의와 폭로주의의 장벽을 넘어 대안과 희망을 말하는지 끝까지 챙겨야 한다. 뉴스는 만만한 쪽을 향해 휘두르는 폭력이 아니다. (트래픽) 장사도 아니다.

셋째, 독자를 제대로 봐야 한다. 우리의 독자부터 누구인지 파악해야 한다. 독자를 이해하는 공정을 내부 프로세스에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독자를 넘어 세상의 변화를 짚어야 한다. 이때 독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뉴스를 만들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뉴스에 독자들을 참여시켜야 한다. 우리 독자에 대한 존중심이 없는 언론은 가장 먼저 망한다.

그런데 생태계로 하루 수만 건씩 배출하는 대부분의 뉴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생명이 다한다. 이 현실은 '모르쇠' 한다. 독자의 '진영 소비'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던데 그건 어디서나 비슷한 상황이다. 구질구질해지는 진짜 이유는 (언론사가 쿠킹한) '훼손된' 정보가 몹시 많다는 데 있다.

매일 해외 미디어와 콘텐츠, 통계를 인용하는 혁신가들을 이해는 한다. 그러나 언론의 '본류'는 썩어서 구린내가 진동한다. 언론단체는 날마다 엉뚱한 소리를 한다. 진정으로 바뀌기를 원하지도 않고 무엇을 해야 하는 지도 모르는 상태이다. 

며칠 전 한 방송사의 '저널리즘' 관련 프로그램 담당 기자와 전화통화를 했다. '뉴스의 범람'을 넘어 '뉴스의 폭력'이 심각했다. 그저 부끄러웠다. 사실 젊은 기자들은 저널리즘 이슈에 시쳇말로 '나이브'하다. 또 오래된 기자들은 관성적이다. 뉴스조직 내부에 신구 세대 간 소통은 엷어졌다. 이름을 걸고 쓰는 뉴스를 제대로 평가하고 성찰하는 일이 있기라도 한가?

지금 필요한 건 얼렁뚱땅 식의 변화가 아니다. 지독한 변신이다. 시장, 조직, 기자, 뉴스 등 모든 부분에 제대로 된 '구조조정'이 일어나야 한다. 곧 '코로나 쓰나미'가 밀어닥친다. 정상적이라면 언론을 도와줄 '친구'들은 1997년, 2008년보다 극히 드물 것이다. 모두가 '마스크'를 쓴 채 버티고 있다. 진정한 비극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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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의진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기자님 언론사 입사 준비생입니다. 판에 들어가기 전에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해답을 찾고자 골몰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인턴으로 일하며, 관련 연구와 기록을 찾아보며, 기자님 말씀처럼 독자와 소통하고 그 관계 속에서 브랜딩이 되는 시스템이 과연 가능한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조직 문화, 지금 조직 관행, 지금 조직 시스템에서 기자 개인이 경쟁력을 갖추려 이것저것을 시도하는게 가능한지 여쭙고 싶습니다. 그게 되려면 어떤 식으로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 그 변화가 가능한 시나리오인지도 여쭙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07.24 23:18
    • 수레바퀴 수레바퀴  수정/삭제

      한마디로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조직문화, 리더십 혹은 오너십, 생태계 등이 얽혀 있는 난제가 많습니다. 오롯이 기자의 열정이 필요합니다. 저도 그랬지만 기자로서 첫 발을 떼는 순간부터 초심을 잃지 않는 노력을 한다면 아마도 지금보다는 나은 조건에서 일할 수 있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건투하시길.

      2020.08.04 08:56 신고
    • 이의진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선생님. 선생님 같이 공부하시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큰 힘이 됩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디지털 이슈를 알고 공부하면서 좌절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쓰고 싶고,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는데 이대로 포기하는 건 나약하고 멍청한 생각이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다시 선생님께서 하셨던 작업을 복습하며 전의를 다지려는 중 답글을 달아주신 걸 확인했습니다. 정말 힘이 되는 답글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민을 쉬지 않겠습니다. 역량부터 갖추도록 애쓰겠습니다.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0.11.02 16:16


저널리즘에 자부심이 있는 언론만 가능한 메시지다. 한국 언론은 이러한 가치를 내세운 적이 없다. 


지난 20여년의 디지털 저널리즘 환경은 독자인 시민의 뉴스 생산자 역할 형성, 배포자 플랫폼 지위 확대, 뉴스 형식과 구성의 변화, 가짜뉴스 범람과 언론 신뢰도 추락 등 격랑의 연속이었다. 

흥미로운 분기점은 있었다. 기존의 판을 바꾸는 혁신으로 2000년 2월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 창간은 하나의 신호탄이었다. 직업 기자의 정체성에 의문 부호를 다는 사건이었다. 또 다른 전환은 2003년 CBS <노컷뉴스>였다. '레거시'(legacy)를 대표하는 라디오 뉴스의 디지털화(化)다. 

인상적인 변화는 지상파 방송사에서도 나왔다. SBS 비디오머그, 스브스뉴스 등이다.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만들면서 TV 메인 뉴스 프로그램보다 높은 관심을 받았다. JTBC의 '소셜 라이브'는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룸'과 연동돼 화제를 뿌렸다. 

하지만 이 혁신은 오래가지 못했다. 혁신의 DNA를 남기기는 했어도 뿌리까지 이식되는 것은 아니었다. 또 다른 혁신, 더 큰 혁신으로 계속 이어져야 하지만 위계적 조직문화, 왜곡된 경쟁 질서, 언론산업의 영세성 등으로 번번이 막혔다. 이 과정에서 미디어 이용률은 곤두박질쳤다.

구조적인 혁신에 나설 것인지 아니면 단기적인 변화에 나설 것인지의 갈림길. 늘 만나는 그 길에서 언론의 선택은 대부분 후자였다. 알리바이는 성공모델의 부재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상처 투성이의 언론산업에 '불안정성'을 더했다. 인터넷신문 8천여개를 포함 2만개가 넘는 매체 간 경쟁은 포털 생태계에 여전히 갇힌 상태다. 코로나19는 트래픽을 몰고 왔지만 독자와 연루되지는 못했다. 

네이버, 카카오 양대 포털사업자는 시간 차이만 있을 뿐 언론 전재료 계약을 원점에서 바꾸고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은 물론 작은 커뮤니티까지 뉴스를 배포하는 한 대형 신문사는 비로소 탈포털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를 얻었다. 하지만 충실한 저널리즘의 영향력 덕분으로 보는 이는 드물다.   

<뉴욕타임스>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바꾼 세상'. 스토리텔링 방식이 이채롭다. 직관적 시각화, 하이퍼링크, 롱 폼 스토리 그리고 통찰의 텍스트가 어우러졌다. <뉴욕타임스>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유료 가입자를 늘리는 등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경영실적을 냈다. 뉴스 미디어 기업의 지속가능한 생존모델은 <뉴욕타임스>의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독보적 저널리즘 뿐이다.


기존의 디지털 혁신은 단지 속도, 양, 포맷, 검색엔진 최적화로 쏠렸기 때문이다. 온라인 뉴스 시장의 상업적 속성에 따른 현실적인 선택으로 둘러댔다. 

코로나19는 그 취약한 지점을 여지없이 흔들었다. 공포와 두려움으로 클릭을 유도하는 뉴스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취재윤리와 공동체를 고려한 흔적은 드물었다.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International News Media Association)는 지난달 '코로나 바이러스 시대의 뉴스 구독' 보고서에서 "뉴스 소비자는 불확실한 시기에는 양질의 저널리즘에 기꺼이 지불한다. 명확한 설명의 저널리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비영리 연구조사기관 <퓨리서치 센터(PEW)>의 '2025년의 인터넷' 보고서는 세계의 사람들과 '이웃'으로 관계를 맺는 네트워크의 질서를 예상했다. 

또한 많은 정보를 다루고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지식을 쏟아낼 것이다. 인공지능(AI)과 빅 데이터는 재능 있는 시민을 더 초대할 것이며, 차별-불평등-억압 등 사회적 갈등의 전모를 더 극적으로 그려갈 것이다. 

언론은 더 지혜롭고 더 유연하며, 품위를 잃지 않은 채 중재하거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보편적 이성의 연대(solidarity)를 추진해야 한다. 완벽한 저널리즘만이 이를 담금질할 수 있다. 

"우리는 휼륭한 저널리즘이 독자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고, 더 성취감을 갖게 하며, 모든 사회를 더 강하고 더 공정하게 이끄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뉴욕타임스> 유료 가입 페이지에 나오는 글이다.

‘포스트 코로나’는 코로나 이전 시대에 놓치고 있었거나 새롭게 부상하는 과제의 해결을 주문한다. 취재윤리를 비롯한 저널리즘의 원칙을 가다듬는 한편 ‘독자 퍼스트’의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진정한 디지털 전환은 일어날 수 있을까?


'신뢰 경쟁'이다

즉, '품격' 선언이다. 품격을 강조하는 경쟁은 곧 '신뢰 경쟁'이다. 저널리즘의 원칙을 따르고 디지털 요소를 수렴하는 등 탄탄한 기본기를 갖춰야 한다. 영국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는 최근 공개한 '로이터 미래뉴스 2020'에서 언론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강조했다.  

신뢰의 조건은 뉴스의 '정확성'과 '공정성'을 꼽았다. 매력적인 뉴스의 요소로는 깊이(depth)와 지성(intelligence)을 제시했다. ‘팩트체크’처럼 언론의 본령을 걸어야 한다.

'희망과 대안의 경쟁'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저널리즘은 전례없는 상황과 맞닥뜨린다. 디지털 뉴스 시장의 위기 환경보다 도시 공동체의 변화가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양극화, 인공지능(AI)과 노동의 종말 같은 지금까지의 전율과 동요는 비대면화, 원격 서비스, 사회적 차별, (지역)분산 대응과 자국 공급망 지키기 등 새로운 긴장의 에너지를 만나고 있다. 

뉴스의 원형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었다. 현대 언론은 다시 진솔한 광장을 주시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짜여지는 공간과 시간 속에 사람들을 살펴야 한다. 대화를 바탕으로 '커뮤니티'를 이끌어야 한다. 세계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는 '대안의 저널리즘'(solution journalism)이다.

'독자 개발 경쟁'이다

더 확실한 혁신은 독자 연결이다. 2014년 <뉴욕타임스>의 한 간부는 "우리는 20세기에 넘볼 수 없는 명성을 가졌지만 이제는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나아가서 그들과 손을 맞잡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휘발성 트래픽을 버리는 대신 자주 방문하는 독자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서비스에 수렴해야 한다. 교양의 독자를 찾고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독자와 연결하고 관계를 심화하는 작업이다. 접속과 가입, 지불의사를 갖게 하는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

코로나19로 미국이 통제되고 있는 가운데 방문자가 급증한 <뉴욕타임스>의 온라인 독자 서베이. 독자가 누구인지 파악하려 애쓴다. 디지털 오디언스를 꾸준히 그리고 세밀하게 확인하고 이를 뉴스와 서비스에 반영하는 한국 언론은 존재하는가?


'공감 경쟁'이다
 
업력, 자존심, 권위를 앞세운 현재의 게임은 접어야 한다. 메마른 고립과 고난, 고통이 찾아온다. 언론의 일방적인 주의·주장은 극심한 피로를 줄 뿐이다. '뉴스 사막화'와 '뉴스 정글화'가 이뤄지는 언론 지형에서 '뉴스 회피자'(news avoider)의 확산은 고객(audience)에 대한 완전히 다른 전략을 요구한다.   

사회적 연고와 출입처 기반의 샐러리 기자는 저물고 독자의 경험을 나누고 공감하는 자유로운 기자의 시대가 도래가 임박하다. 뉴스조직은 뉴스 스토리의 기계적 실험을 넘어 인간과 문명을 이해하는 휴머니스트를 키워야 한다. 저널리스트는 정보 전달자로 그치지 않고 독자와 교류하는 협력자·동반자로 성장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뉴스'를 시험한다. △ 어떻게 세계를 규정할 것인가 △ 어떻게 사실을 취재할 것인가 △ 어떻게 독자를 마주할 것인가 등 원초적 질문이다. 한국 언론은 미래를 대비할 것인가 아니면 똑같은 길을 갈 것인가.

덧글. 이 포스트는 <민중의 소리> 창간 20주년을 맞아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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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찾기'는 '저널리즘 부활'에서 시작한다

뉴스미디어의 미래 2019. 5. 12. 15:51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디지털'은 기술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언론에서 디지털은 기술인 동시에 문화다. 문화인 동시에 업의 본질이다. 우리는 모두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디지털 시대에 저널리즘을 너무 방치시켜왔다. 이것이 뉴스 혁신의 핵심이어야 한다. 

오늘날 언론계에서 빠지지 않는 이슈가 있다면 '뉴스 유료화'와 '신뢰'이다. 두 가지는 서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완전히 붙은 주제다. 모두 독자의 기대를 얻어야 하는 이슈다.   

충성도 높은 고객을 얻는 미디어 플랫폼은 '뉴스'가 아닌 곳에서는 의외로 많다. 넷플릭스의 경우 작년에만 영화 TV 콘텐츠를 수렴하며 전 세계에서 1억4천만 명에 달하는 유료 가입자를 확보했다. 뉴스 산업은 이같은 모델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다수의 전통 뉴스 미디어 특히 자체적인 뉴스 유료화를 전개해온 미국 유력지들은 '애플 뉴스 플러스(Apple News +)'에 참여하지 않았다. 애플은 충성도가 높은 글로벌 플랫폼인 만큼 신문, 잡지 경영진들의 고민은 컸다.   

문제는 무엇이 올바른 선택인가이다. 뉴스 유료화를 고려하는 서구 언론의 핵심 키워드는 '충성도'와 '유인 장치'다. 기존 구독자에게 좀 더 다른 차원의 서비스 즉, '슈퍼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선 견고한 준비가 필요하다. 무료 기사를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프리미엄 콘텐츠를 노출해 유료 가입을 유도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흐름이다.  

이때 사용자 환경을 상시적으로 측정하고 파악해 효율적인 지불장벽을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소액결제 시스템으로 지불 편의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특히 다수의 사람들이 실제로 많은 미디어 브랜드를 (무)의식적으로 소비하고 있는 만큼 단일 미디어 브랜드를 유료 가입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자신있는 분야에서 가장 열성적인 팬을 보유하는 접근은 가장 유용한 선택이라고 할 것이다.  

단일 매체가 유료화에 나서는 것보다는 매체 간 연합도 필요하다. 뉴스를 즐겨 읽는 독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독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생생히 판단할 수 있다.  

불투명한 한국 뉴스시장에서는 유통 환경 정비를 통해 뉴스를 구독할 만한 사람을 찾아야 한다. 뉴스 유료화를 모색하는 전문지, 잡지 그리고 중소규모의 디지털 뉴스 미디어는 현실적으로 포털사이트에 노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지만 그것이 100% 유용한 결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최근 10년간 네이버, 카카오(구 다음)에서 검색노출 등의 제휴단계에 진입한 언론사들이 얻을 수 있었던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면 그것은 최소한의 '소비자 찾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최소한의' 소비자 찾기란 첫째, 언론사 채널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정보-행동 데이터를 매일 확인하는 과정 둘째, 온라인에서 추가적인 정보나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기존 구독자와 관계를 증진하는 보완적인 과정 셋째, 이러한 활동을 통해 확보되는 정보를 통합적인 마케팅과 서비스에 수렴하는 과정 등을 의미한다. 

미국 유력지들이 '애플 뉴스 플러스'를 거부하는 것도 결국에는 남의 플랫폼에선 아무 것도 얻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아서다. 가령 지적이고 부유층이거나 의식적이고 사회적인 활동을 지향하는 독자를 찾으려면 네이버를 경유하는 것만으로는 탐색하기 어렵다. 뉴스 유료화는 구체적인 독자의 데이터를 정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스스로 확보할 때 의미가 있다. 

가격의 문제도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 지나치게 부담스럽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물론 '과도한' 요금수준이 무엇이냐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신문 1부의 가격, 월간 구독료가 그 기준점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확실한 타깃 정보를 근접한 독자층에 제시할 수 있다면 가격모델은 더 저렴하게 설계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지불의 첫 경험을 유쾌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여기서 독자의 선택을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옵션을 만들어야 한다. 단지 콘텐츠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은 지극히 비현실적이다. 미국, 유럽의 언론사가 구독모델에 초점을 맞춰가면서 얻은 결론 가운데 하나는 유료 가입자에게 더 많은 것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은 일종의 로열티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콘서트, 영화, 스포츠 등 티켓할인과 유용한 정보를 제시하는 등 '보상'이 필요하다. 멤버십 층위를 적정하게 구분해 최상의 그룹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솔루션에 의해 다양한 독자의 관심사나 패턴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오직 직접적인 구독자 모델을 정의할 때만 의미있는 수익으로 나아갈 수 있어서다.

하지만 포털 뉴스 유통에 대한 결단을 제외하더라도 녹록치 않은 '선행' 과제는 더 있다. 우선 뉴스조직이 보유한 100~300여명의 취재기자가 '경쟁력'을 갖고 있느냐는 점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제대로 업무 정의만 한다면 차별화한 콘텐츠 생산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독자의 지갑을 열 수 있는 프리미엄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의 인력만으로는 안 된다. 구독모델을 정립하려면 콘텐츠를 새롭게 정의해야 하고 생산그룹을 바꿔야 한다. 대다수 혁신 언론들은 (비)정기적으로 '구조조정'-인력교체를 했다. 

언론계에 기술 만능주의, 구태한 의사결정 구조가 지배하는 것도 과제다. 뉴스조직 내부에 인식과 문화를 개선하는 것은 지지부진한 데도 '기술적'·전략적 행보를 여전히 앞세우는 전문가들도 더러 있다. 기술투자만 하면 되고, 무엇이든 벤치마킹하고 실험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물론 잘못된 지적은 아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의 주술에만 걸린 나머지 '업의 본질'은 정작 기피하거나 무시하는 행태가 시장을 망치고 있다.

한국에서 구독자 모델을 정립하는 가장 큰 걸림돌은 만연한 언론불신이다.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집단일수록 성찰은 부족하다. KBS 대통령과의 대담에서 '인터뷰어' 논란이 커지자 동료 기자들은 '동업자' 정신을 발휘했다. 독자의 목소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외면하는 것은 '퀄리티 저널리즘'과는 거리가 먼 행보다. 

더구나 퀄리티 저널리즘 없이는 뉴스 유료화는 어렵다. 퀄리티 저널리즘이란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독자와 소통을 늘리는 뉴스 생산과정을 의미한다. 뉴스 유료화 즉, 구독자 모델에 성공을 거둔 몇 안 되는 세계적인 매체들은 하나같이 퀄리티 저널리즘을 위해서 지금까지의 뉴스생산 관행이나 내부의 문화를 '혁신'했다.

불원간 지금의 전통매체를 먹여살리는 비즈니스 모델이 '구독자 모델'이라고 가정한다면 저널리즘을 부활시켜야 한다. 뉴스조직 내 저널리즘 감시기구를 상설화하고, 뉴스배포를 넘어 뉴스 매개 기반 이용자 소통을 전담화하며, 독자 참여형 뉴스를 생산하는 양방향성을 극대화하는 등 언론 스스로 업의 정의를 다시 추스르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언론산업의 미래는 '디지털'이 아니라 '저널리즘'에서 찾아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구독자 찾기의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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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스스로 변해야 한다. 뉴스룸이 탈바꿈하기 전에 기자가 새로운 역할에 눈떠야 한다. 많은 과제와 주문은 이미 오래 전부터 거론한 것들이다. 더 이상 지체하면 안 된다. 시민, 기업, 정부에 이어 이제 기술과 본격 경쟁하는 시대가 열린다. 기술을 활용할 것인가, 기술에 얽매일 것인가. 독자를 멀리 둘 것인가, 함께 협업할 것인가. 그것에 기자의 경쟁력이 달렸다.


시대가 변하고 미디어 생태계도 달라졌지만 저널리즘에 대한 관심은 더 커졌다.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스포츠, 환경, 지역, 미디어 등 모든 분야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과 그 영향, 부조리한 부분을 밝히는 활동은 여전히 언론의 책임성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술 및 시장 변화로 뉴스소비와 직무여건도 달라지고 있다. 이 디지털 뉴스 시장에서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켜온 매체와 기자는 실제로도 명성을 얻는다. JTBC, 뉴스타파, 셜록 그리고 방송사의 해직기자들은 대표적인 사례다.

JTBC의 경우 손석희 앵커 영입 이후 디지털 영토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매체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뉴스타파는 정권교체 이후에도 정직한 뉴스로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마이뉴스 출신 박상규 진실탐사그룹 셜록 대표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뉴미디어 플랫폼으로 독자들과 접점을 늘렸고 현명한 교양의 시민들에게 다가서려 분투했다.

2019년은 AI 뉴스 시대가 본격화하는 시기다. 뉴스에서 '개인화'는 대세가 된다. 네이버의 추천 뉴스 서비스(AiRs)는 그 서막이다. 독자는 이제 알고리즘의 반경에서 더 정주한다. 반면 로봇은 독자의 뉴스 선택에 필수적인 가늠자로 올라선다. 전형적인 방송조직은 나날이 프로덕션화 한다. 뉴스 스토리는 독자 위에서 군림하지 않는다는 콘셉트가 자리잡는다.

이런 상황에서 기자들은 스스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가령 "독자와의 관계 구축에 시간을 투자할 것" "뉴스룸에서 연결과 팀워크를 유지할 것" "새로운 플랫폼과 기술에 근접할 것" 등의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높은 호기심과 지혜가 절실하다. 

또한 독자들을 지지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소셜미디어에서 몇몇 기자들은 독자들의 질문에 성의있게 답하기 시작했다. 평판이 좋은 기자일수록 독자들을 적극 옹호한다. 이들은 '독자 관계'를 다지는 일은 취재보도를 잘 하는 것에 버금갈 정도로 브랜드 구축에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첫번째 주제 : 독자 관계를 업그레이드하라

① 좋은 독자를 찾아라 

② 커뮤니티에 관여하라

③ 독자의 목소리를 수렴하라

먼저 좋은 독자를 찾아야 한다. 좋은 독자란 (다양한 이슈와 단체에) 참여도가 높은 시민이다. 유권자, 납세자 및 여러 지역 현안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구성원들이다. 그들은 더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하고 사건의 의미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경향의 그룹들은 정치적 지지모임에도 등장한다. 특정 문제나 정부 정책을 다루는 단체나 개인도 있다. 사회적 소수자나 약자들은 자신들의 대변자를 절설히 원한다. 기자는 시민들과 함께 하면서 "누구를 위해 보도하는가"를 넘어 "더 큰 공공의 이익을 위해 어떻게 제언해야 하는가"로 질문을 이동해야 한다. 

커뮤니티는 이미 만들어진 것에 합류하거나 스스로 꾸릴 수 있다. 자신의 뉴스 독자와 잠재 독자에게 다가가려면 한 사람의 동료와 친구로서 교감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시민의 관심과 바람을 이해하는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소셜미디어에 합류할 때도 마찬가지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목소리를 뉴스에 반영하는 일이다. 많은 경우에는 전문가들의 입을 빌리지만 그것보다 더 우위에 서야 하는 것은 행동하는 시민의 의견을 잘 정리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이후에도 점검하고 그렇게 된 이유를 자세히 보도할 수 있어야 한다.

독자관계의 업그레이드는 독자를 좀 더 명확히 그려내는 일부터 출발해야 한다. 18~34세, 여성, 10대 청소년 등에서 정당의 지지자, 탈원전을 바라는 단체, 비자림 길을 지키는 사람들 등으로 특정해야 한다. 또 시민의 이야기를 단지 뉴스로 전하는 방식이 아니라 의견을 교환하고 함께 참여하며 토론과 중재를 이끄는 활동에 나서야 한다.

두번째 주제 : 뉴스 스토리에 집중하라 

④ 최고의 품질을 고민하라

⑤ 뉴스와 뉴스 생산과정을 연결하라

⑥ 독자 관점으로 서비스하라 

15년 전 한 경제전문 인터넷신문의 서비스 기획자는 "증권사를 고객으로 어떤 정보가 필요한가를 알아봤더니 그냥 '속보'더라"고 말했다. 얼마 전 결제 앱 '페이코'의 매거진 콘텐츠 담당자는 "누가 무엇을 구매하는지를 보고 콘텐츠의 방향을 잡는다"고 했다.

서로 다른 말이지만 같은 의미다. 시장과 독자가 원하는 것을 만들자는 뜻이다. 이러한 바탕에서 최고의 디지털 뉴스는 무엇일까? 시의성, 진실성, 객관성 등 과거의 뉴스 가치와 크게 바뀐 것은 없다. 여기에 통찰력과 멀티미디어 특성을 보탤 수는 있을 것이다. 모바일이나 PC 등 다양한 스크린에 적합한 뉴스 포맷이다.

더 중요한 것은 '연결성'이다. 대표적인 수단은 '하이퍼 링크'이다. 하나의 물리적인 뉴스 뷰 페이지로 갇힌 형태가 아니라 인터넷의 많은 관련 정보와 연결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자사의 관련 뉴스나 데이터베이스와도 무성의하게 연결돼 있다. 어떤 사안을 다루는 뉴스에서 전후 맥락을 파악하기 힘든 구조다. '연결'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관행도 문제다. 기자 교육과정에서 '하이퍼 링크'를 숙지시키는 경우는 드물다. 물론 자사 기사입력 시스템이나 포털 등의 시장 유통구조가 애초부터 불편한 점도 거든다. 

'연결'은 뉴스 구조에 한정하는 일은 아니다. 뉴스룸 안에서 뉴스를 둘러싼 더 많은 대화가 일어나야 한다. 서로 대화를 열고 확장할수록 최고의 뉴스 스토리가 탄생한다. 두 말 할 필요도 없이 최고의 기자는 동료들과 저널리즘을 이야기한다. 

디지털 뉴스에서 더 중요한 것은 성의다. 과거 박지성 선수가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전성기를 누릴 때다. 한국시각으로 새벽에 펼쳐지는 경기를 다루는 스포츠 뉴스속보가 앞다퉈 나올 때였다. 

다른 매체의 기사들이 박지성 선수의 과거 자료사진을 기사에 넣는데 비해 한 스포츠 전문 인터넷신문의 기자는 중계방송 화면을 캡쳐해서라도 당일 경기 사진을 썼다. 골 장면이나 활약상을 담은 하이라이트 영상도 가급적 기사에 넣었다. 독자를 먼저 생각한 뉴스였다. "기자님을 기억하겠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세번째 주제 : 기술을 가까이 하라

⑦ 직접 배우고 활용하라 

⑧ 기술보유자-개발자를 존중하라 

⑨ CMS, 아카이브 등에 눈을 떠라

모바일, 유튜브 등 새로운 미디어가 저널리즘을 변화시키는 장면들은 곧 '기술 진화'로 정의된다. 모든 비즈니스에서 부상한 빅데이터는 데이터 저널리즘의 영역에서 이미 흔하게 다뤄지고 있다. 데이터 수집과 정제, 분석, 가공(시각화)에 이르기까지 기술이 걸쳐져 있다.

이렇게 기술은 첫째, 기자의 뉴스 생산 과정 둘째, 뉴스의 내용과 형식 셋째, 뉴스룸의 구조 또는 조직체계 넷째, 언론·기자와 독자 사이의 관계 다섯째, 뉴스의 도달 범위나 추천 순위처럼 뉴스의 도달력 여섯째, 뉴스의 가치 형성 등 결정적인 부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외 미디어들은 보다 과학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광범위한 데이터를 작성하고 예측보도를 할 때 '센서'를 활용하는 언론사도 있다. 수 년 전 부상한 (드론의) 고화질 카메라는 일반적인 영역으로 올라섰다. 

콘텐츠를 쉽게 생산하고 효율을 높이는 도구들과 친해져야 한다. 가장 낯익은 장면은 스마트폰 앱으로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을 해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자는 다방면의 도전적 작업에서 뉴스룸의 개발자들과 친해져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자는 웹 개발자들과 인사를 하거나 대화를 한 적이 별로 없다. 고정형 PC나 모바일 채널을 운영하는 기획자들의 고충도 들어본 적이 없다. 심지어 이름을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기자 중심 조직의 허술함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2000년대 초반 미국의 몇몇 언론사 기자들과 디지털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이때 만난 사람들 중에는 텍사스의 한 지역신문사 웹 디자이너도 있었다. 마침 교포였기에 명함을 주고받았다. 그 명함에는 '웹 디자이너/저널리스트'라고 돼 있었다. "독자에게 전달되는 뉴스 콘텐츠를 매만지는 모든 사람은 기자나 다름없다"는 취지라고 했다.

뉴스룸의 개발자들은 귀중한 존재다. 이들은  뉴스가 웹 사이트에 표출되고 포털사이트로 유통되며 동시에 다양한 인터랙티브 서비스를 만드는데 공헌하고 있다. 그들이 없으면 기자의 뉴스는 시장에서 오래 가지 못하고 죽는다.

개발자들이 만드는 다양한 도구와 시스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텍스트를 입력하고 태그를 넣으며 사진과 다른 형식의 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둔 콘텐츠관리시스템(CMS)이나 보도사진을 모아둔 포토아카이브, 더 나아가 뉴스의 구독자들의 정보를 체계화하는 고객관리시스템(CRM) 같은 것들의 의미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구글 미디어 도구나 기자들을 위한 페이스북의 가이드 숙지도 마찬가지다. 고급 검색 기능과 분석을 위해 실용적인 지식을 제공한다. 알고리즘이 뉴스와 저널리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것도 그렇다. 기술을 가까이 하는 것은 기자의 경쟁력과 뉴스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 활용 능력도 중요하다. 로라 비커 BBC 특파원의 트윗들은 한국발 뉴스의 모든 것이다. 경쟁매체의 뉴스라고 공유를 주저하지 않는다. '나'의 뉴스, '우리 신문'의 뉴스의 전달자가 아니라 '독자를 위한' 뉴스 전달자, 독자를 떠올리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절실하다.

다만 놀라운 영상미나 몰입도를 보장하는 기술은 사생활 침해를 비롯한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일으킨다. 문제는 규칙을 세우고 규정을 지키는 일이다. 기술을 둘러싼 안팎의 윤리적 문제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네번째 주제 : 문화적 역량을 갖춰라 

⑩ 공감능력을 길러라

⑪ 낡은 관점은 덮고 다양성을 키워라 

⑫ 정보권력자가 아니라 정보공여자다

저널리즘의 신뢰는 한국 언론이 직면한 최대 난관이다. 기술로써 또 실험으로써 해결할 수 없다.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는 능력 즉, 문화적 역량은 지역, 성별, 나이, 종교, 사회경제적 지위 등 모든 유형의 변수를 파악하는 힘이다. 

성공하는 저널리즘은 뉴스의 생산과 배포에만 한정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독자의 삶과 관점을 살피는 유연함을 수반해야 한다. 뉴스룸의 다양성은 지적인 개방성과 공감의 크기와 밀도에 달려 있다. 서로 생각이 다른 독자들과 공감할 수 있느냐는 뉴스룸의 미래에 중요한 주춧돌이다. 

20세기의 프레임으로 똑같은 이야기를 다시 쓰는 언론이 한국에는 많다. 더욱이 맹렬하게 디지털 전환을 전개하는 언론에서 냉전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모습도 있다. 세계관과 톤(tone)을 세련되게 다듬을 수 있는 새로운 앵글이나 새로운 지식의 플랫폼을 멀리 두고 '혁신'과 '전환'을 주문하는 것은 희극적이다. 

기자는 자신의 생각과 시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에 몰두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투명성을 밑천으로 특정 사안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원하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는 서비스 직업이다. 

오늘날 소셜미디어는 그런 변화를 이루는데 중요한 무대이다. 기자는 소셜미디어에서 전달되는 행사나 낯선 '친구들'로부터 오는 초대장을 거절하기보다는 적극 응하는 편이 낫다. 

정치부 기자의 경우 독자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많은 뉴스조직은 명백한 당파적 명성을 갖고 있고 때로는 기자의 생각과 다를 수 있다. 확실하게 해 둬야 할 것은 갇힌 지평을 벗어나야 자신과 조직이 성장할 수 있다는 신념이다. 

더욱이 기자들은 이제 정보를 독점함으로써 일정한 권력을 지킬 수 있는 세력이 아니다. 냉정한 현실인식으로 기자가 수집한 사실, 데이터는 모두 공개해야 한다. 취재과정과 보도의 이면까지도 드러내 독자의 이해를 돕는 게 필요하다. 국내의 많은 언론사들이 '취재 뒷얘기'를 서비스한 것은 '매체 호감'에 도움을 줬다. 

기자는 정보를 점유하고 재단하는 권력자가 아니라 정보를 공유하고 중개하는 공여자가 돼야 한다. 독자가 갖는 의문과 관점을 경청하고 자신의 노력으로 확인된 정보들을 제공해 '공론'을 이끄는 중재자가 돼야 한다.

오늘도 우리 모두는 나날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으로 새로운 문명을 열고 있다. 저널리즘도 마찬가지다. 종이신문을 보는 사람은 드물다. 라디오는 다른 형태로 전성기(?)를 맞았다. TV는 잘게 쪼개져 무수한 스크린으로 등장하고 있다. 수없이 쏟아지는 뉴스의 시대건만 편향의 시대이기도 하다. 

독자와의 소통, 기술의 활용으로 뉴스의 질을 생각하는 것 못지않게 공동체의 미래를 고민하는 책임성 있는 기자여야 한다. 세상의 문제를 다양한 처지에서 인식하는 지성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그것은 허위정보의 폐해로부터, 신뢰의 위기로부터 저널리즘을 살리는 가장 확실한 경쟁력이다.

조직적인 측면에서도 기자 선발 구조 자체를 아예 바꿔야 한다. 수습기자 제도는 낡았다. 많은 경험과 전문성 그리고 생동의 감각을 지닌 독자들-교양의 시민들에서 기자를 찾아야 한다. 취재 관행도 쇄신해야 한다. 취재현장에는 20년차 이상의 준비된 기자들이 필요하다. 

앞으로 기자들이 독자의 더 많은 일상에서 포착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독자의 편에서 이해하는 뉴스 스토리 생산에 나서야 한다. 개발자, 기획자와 협업을 할 때에도 동료로서, 파트너로서 대등하게 협력해야 한다. 

더 늦으면 안 된다. 기자 스스로 변해야 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기레기'의 모욕으로 끝나지 않는다.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기자 스스로 디지털 전환의 대장정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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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전문채널 YTN의 혁신 승부수는?

뉴스미디어의 미래 2018. 8. 7. 12:41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24시간 뉴스 보도 전문 채널 YTN. 조직을 정비하고 뉴스 혁신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열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YTN 홈페이지 캡쳐.


방송뉴스 시장의 경쟁환경은 몇 년 사이 크게 변모했다. 2016년 하반기부터 정치적 사회적 이슈가 늘면서 뉴스 공급량이 증가하고 수용자의 뉴스 관심도도 높아졌다. 전통적 시청행태 외에 모바일에서 방송뉴스 경험이 늘고 있다. 이는 방송사의 세컨드 스크린 전략과 포털의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 강화가 시너지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2009년 YTN이 지금은 없어진 '야후코리아'에 24시간 생방송을 시작한 이후 2013년 JTBC 뉴스가 포털사이트 네이버, 다음으로 온라인 생중계로 인지도를 높였다. 2014년 KBS 뉴스9이 다음에서 생중계에 나섰고 현재는 종편, 보도전문채널 등 모두 9개 방송사가 포털에 둥지를 틀었다. 포털사업자는 뉴스 섹션 내 영상이 임베드된 뉴스, 동영상 섹션 내 비실시간 뉴스 클립 서비스 그리고 라이브 방송 뉴스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왔다.

방송뉴스라 함은 TV 스크린의 방송뉴스와 함께 짧은 동영상 클립, 풀 동영상 뉴스, 스트립트형 텍스트+임베디드 영상 등 디지털 방송뉴스를 망라한다. 여기에는 토론 및 시사보도(그것이 알고 싶다, PD수첩 등), 정치예능 포맷(썰전, 강적들 등)도 포함한다. 

또 디지털에서 더 주목을 받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등 라디오 시사프로그램과 정치인 등이 진행하는 팟캐스트도 마찬가지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에서 소비되는 연성화된 전용 콘텐츠(스브스뉴스, 비디오 머그, 엠빅, 14F)나 온라인 전용 라이브(JTBC 소셜라이브 등)는 젊은 층에 관심을 받고 있다.

이렇게 많은 형식의 디지털 뉴스가 범람하는 한편으로 디지털에서 최적화한 방송 뉴스 형식도 점차 자리를 잡았다. 분량 측면에서는 대체로 5분 미만의 짧은 뉴스 동영상(66%)을 가장 즐겨 본다. 이같은 숏클립 뉴스 타입은 2년 사이 약 5배나 수용자 사이에 언급량이 늘었다. 

닐슨코리아 보고서 '레거시 미디어의 재발견:방송뉴스 가치의 증대'에 따르면 일주일간 동영상 뉴스 시청 경험에서 5분 이상 긴 뉴스 동영상(24%)보다 라이브 뉴스동영상(35%)이 오히려 많았다. 짧은 동영상 뉴스와 '라이브'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뉴스 형식은 '다시보기(VOD)'와 거리가 먼 장르였지만 포털사이트나 유튜브 등으로 다양한 뉴스 영상이 유통되면서 비실시간 뉴스시청도 증가하고 있다. 모바일에서 JTBC 뉴스룸 유튜브 계정의 비실시간 총 이용시간은 2,603시간으로 실시간 총 이용시간(1,700시간)을 크게 앞섰다. 유튜브 주 이용자층인 젊은 세대에게 채널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것이다. 

7월 <JTBC 뉴스룸>의 손석희 앵커가 '유튜브'에 특별한 관심을 표명한 것은 분명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행보다. 2018년 5월 기준 동영상 플랫폼별 뉴스이용률은 유튜브(64%), 네이버(46.9%), 카카오(15.6%) 순이다. 여기에는 전통적인 '뉴스 영상'은 아니지만 짜깁기 한 영상 이미지 캡쳐 구성으로 많은 구독자수를 보유한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기여(?)도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가짜 뉴스가 폭증하면서 팩트 체크를 원하는 사회적 기대도 넓어졌다. 생생한 영상과 음성이 뒷받침되는 방송 뉴스는 텍스트 뉴스보다 팩트 체크에 훨씬 더 효과적이다. JTBC 뉴스룸 '팩트 체크' 꼭지는 수용자 사이에 오래도록 바이럴되면서 영향력을 키웠다. 한국사회는 갈등적 이슈가 큰 만큼 팩트 체크의 수요는 예상보다 더 클 수 있다. 팩트 체크를 중심으로 데이터 분석보도 등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현재 방송 뉴스 소비는 KBS와 종편채널(특히 JTBC)이 견인하는 모양새다. 모바일의 경우는 포털 뉴스와 소셜네트워크가 주도하고 있다. 닐슨코리아 보고서는 "소셜네트워크의 경우 카카오톡 메신저가 페이스북보다 약 4배 가량 많다"고 밝혔다. 각 방송 채널을 TV 및 디지털에서 소비하는 수용자도 연령별, 목적별로 분화하고 있어 플랫폼에 맞는 대응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난 10여년 정체됐던 YTN이 효과적인 디지털 전략을 세운다고 해도 단기간에 빛을 발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방송 뉴스를 디지털에서 찾아보는 '목적성 오디언스'가 누구인지, 어디인지, 왜 보는지 파악이 필요하다. 사실 이 수용자 규모는 많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나마 디지털에서 방송 뉴스를 즐겨 보는 수용자는 JTBC 채널 쏠림이 여전하다.

유도현 닐슨 코리아 미디어 부문 대표는 "이러한 상황에서 보도 전문 채널이 취할 수 있는 방법론은 전형적인 뉴스 장르를 넘어선 정치예능 장르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상파 뉴스 중심 시청자는 지상파 채널 내에서 뉴스를 중복적으로 이용하는 반면, 종편 뉴스 중심 시청자는 뉴스와 정치 예능을 넘나들며 장르를 이용하는 행태를 띠고 있어서다. 

이들 프로그램은 고정형 TV 뿐만 아니라 디지털에서도 화제성이 높다. 주제별 인물별 편집된 영상으로 가공돼 추가 뉴스 소비를 유도한다. KBS는 오는 9월 방송인 김제동씨가 진행하는 데일리 시사토크쇼를 신설한다. YTN도 가능하면 새로운 시사 프로그램 개발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유도현 대표는 "정치예능 프로그램의 시청자들은 해당 장르의 프로그램들을 부유하면서(floating) 시청하고 있다. 보도전문 채널도 썰전, 외부자들, 판도라, 강적들 같은 장르의 프로그램 기획 및 제작 역량을 갖추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채널 브랜드 인지도가 낮거나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어려울 때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 카드다. 

YTN은 주요 역이나 음식점 등 공공시설, 상업시설의 시청률이 반영돼 있지 않는 억울함(?)을 항변해왔다. 또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채널 번호 24번으로 옮기면서 '채널 인접 효과'보다는 23번 이후 '시청 경험 단절'을 겪어왔다. 

그리고 YTN은 줄기차게 CNN을 '거울'로 삼아왔다. CNN이 보도하면 그것이 팩트가 되고 현실이 되는 시절의 방식이었다. 지금도 예전처럼 정공법에 기대는 것은 유효하다. 즉, 기존 뉴스 프로그램을 저널리즘 원칙에 따라 제대로 잘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채널 인지도와 신뢰도를 끌어올리려면 종합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첫째,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의 적극 활용 둘째, 정통 스트레이트 보도 프로그램을 벗어난 파생 장르 개발 셋째, 스타 기자 확보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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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뉴스 전략. 경성 뉴스에서 연성 뉴스까지 두루 아우른다.


"언론사 뉴스조직을 나무에 비유하고 싶다. 열정적인 혁신가는 가지치기도 하고 나무를 접붙이기도 하면서 품종을 개량하는데 몰두한다. 현실적이다. 저같은 기자는 근원을 돌아봐야 한다. 밑둥의 뿌리를 봐야 한다. 저널리즘 신뢰나 명성 같은 것들이다. 참 어려운 일이다. 미래 연구자는 땅을 보고 숲을 살핀 뒤 나무의 위치를 바꾸려고 한다. 정체성을 개조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이고 파괴적이다.

그런데 오늘날 뉴스조직의 혁신은 판을 바꾸는 혁신에 나설지 아니면 그저 그런 혁신에 매달릴지의 갈림길에 있다. 전자의 경우는 구조적인 승부수다. 새로운 길을 여는 혁신이다. 그런 류의 혁신은 지난 20여년 사이 국내 언론계에도 등장한 바 있다.

시민기자를 내건 <오마이뉴스>, 라디오 기자도 온라인 뉴스에 관여케 한 '노컷뉴스'의 CBS, 본판보다 주목을 높인 '비디오머그'의 SBS, 명성과 포맷 그리고 온라인을 잘 활용한 '손석희'의 JTBC는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이런 혁신도 오래 갈수록 새로운 혁신으로 이어져야 성과를 낸다. 판을 바꾸는 혁신이 계속 필요한 셈이다. 그래서 각 매체의 고민도 나날이 커지고 쌓인다. 더구나 레거시 미디어의 조직혁신은 쉽지도 않다. 혁신에 영향을 미치는 숱한 변수와 장벽들도 있다. 대체로 그것은 내부에 있다. 그래서 내부를 잘 모르는 접근은 실패의 가능성이 높다.

현재 방송 뉴스의 온라인 이용행태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 방송사의 공식채널(앱, 웹)을 통한 뉴스 시청이다. 대다수 매체가 이 비중이 낮다. 둘째, 유튜브를 통한 생중계가 있다. 중요한 채널이 된 만큼 핵심역량이 집중돼 있다. 셋째, 방송뉴스를 실시간으로 재전송하는 포털이 있다. 여전히 주목도가 높은 채널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넷째, '다시 보기'가 이뤄지는 형태다. 방송뉴스를 꼭지별로 쪼개고 텍스트 기사에 영상클립을 임베드한 것이다. 방송뉴스는 '다시보기'를 할만한 매력적인 장르는 아니지만 이 경우 포털검색이나 포털 뉴스채널 안에서 이용자의 선택을 받는다.

하지만 최근 방송뉴스를 둘러싼 디지털 환경은 녹록치가 않다. 우선 전례없는 영상뉴스의 공급증가다. 청년층은 이미 고정형TV를 떠났지만 소비는 늘고 있다. 방송사들의 세컨드 스크린 전략이 자리잡았다는 의미다. 즉, 뉴스공급자 측면에서 수요증가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이런 환경에서는 홀로 성과를 독식하기 어렵다는 것도 자명하다.

둘째, 오디언스 측면에서 영상뉴스 소비가 늘고 있다. 가짜뉴스가 늘고 있다. 큰 이벤트가 많이 발생한 1~2년 사이 미디어 수용자의 일차적 행동 가운데 하나는 방송뉴스를 찾는 것이다. 쟁점을 확인할 때는 큰 매체의 방송뉴스를 살핀다.

셋째, 공급과 수요가 늘었지만 오디언스가 원하는 형식과 내용이 달라졌다. 그 가운데 두드러진 것이 예능형 뉴스, 해설형 뉴스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썰전 강적들 스트레이트 등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유도현 닐슨코리안클릭 미디어부문 대표는 "이 프로그램들을 방송뉴스의 범주에 넣는다면 그 오디언스는 결코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다시 본질로 돌아가고자 한다. 방송뉴스가 처해 있는 이 생태계는 도대체 어떻게 변모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퓨리서치(PEW)에서 낸 '2025년의 인터넷' 보고서'는 인터넷의 극적인 진화를 기대와 우려의 시선으로 정리했다.

이를 재구성하면 긍정적인 측면은 여덟 가지 정도다. 첫째, 인터넷이 삶 그 자체가 된다. 콘텐츠가 커머스가 되고 커머스가 커뮤니티가 되고 다시 콘텐츠가 된다. 내가 있는 곳에서 인터넷에 들어오면 일상이 움직이고 그 자체가 배경이 된다.

둘째, 여전히 TV로 지구 곳곳을 볼 수 있지만 인터넷에 접속하면 그곳 사람들과 '이웃'이 된다.

셋째,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는 사람들을 더 현명하게 이끌 것이 확실하다.

넷째, 증강현실 그리고 휴대형/착용형/체내삽입형(portable/wearable/implatable) 장비들은 실시간으로 정보를 모니터링한다.

뉴스조직은 어떤 정보를 만들 것인가 또 뉴스조직은 우리의 재능있고 재담있는 오디언스와 어떻게 조우할 것인가? 우리가 판을 바꾸는 혁신을 잊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면 말이다.

다섯째, 차별, 불평등, 억압 등 사회적인 갈등요소들을 폭발적으로 드러내고 새로운 전기를 이끈다.

여섯째, 기존 국가와 규범을 벗어난 사람들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질서, 체제 혹은 문화가 형성된다.

일곱째, 글로벌로 확장되는 보편적인 서비스 한편으로 보안을 강화한 개인화한 채널이 주목받는다.

여덟째, 더 많은 정보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지식 범람이 일어난다.

뉴스조직은 훌륭한 구성원을 확보하면서 더 똑똑해지고 더 유연하며 품위를 잃지 않은 채 중재하거나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가?

워싱턴포스트지의 구사옥 로비의 게시물. 관내 커뮤니티와 만나는 이벤트를 담은 월간 일정을 기록했다. 이 신문은 제프 베저스 인수 이후 코럴 프로젝트(Coral Project)를 통해 오디언스와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 디지털 문명은 우리를 불편하고 힘든 과제 앞에 몰아갈 수 있다.

우선 물리적 정신적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분열과 폭발이 빈번히 발생하고 저항과 처벌이 반복된다. 또 집단적 사고-군중심리가 두드러지며 거짓정보가 폭증한다. 국가와 기득권은 이에 맞서 규제와 감시를 내세운다. 사람들의 관심사와 약점을 간파한 알고리즘은 확증편향을 가속화한다. 고도화하는 기술은 인간의 지혜를 시험한다. 불성실한 태도, 불확실한 예측들이 우리를 곤란하게 만든다.

뉴스조직은 인터넷과 함께 고유한 능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면서 혁신했다. 탐사저널리즘, 서비스저널리즘, 데이터저널리즘, 로봇저널리즘 등 진화를 거듭했다. 그 결과 뉴스조직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났다.

하지만 인터넷 이후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도 있다. 첫째, 전통적인 정보 생산자 언론과 출판 즉, 레거시 미디어는 뉴스(정보)의 질과 양, 형식에 일정한 변화를 주도했다. 더 나아가 공급자 숫자도 증가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뉴스와 조직의 차이는 없어지고 있다.

둘째, 그대신 소수의 플랫폼 사업자가 힘이 세졌다. 혹시 어느 한곳에 힘이 빠지더라도 또다른 기술기업이 그 힘을 메꾸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 기술기업이 독점한 '기술 통제권'은 앞으로도 공급자를 곤란하게 만들 것이다.

셋째, 오디언스는 이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 더욱 주도적인 위치에 서고 있다. 특히 공개된 기술을 가장 잘 활용한다. 그들은 더 많은 정보에 효율적으로 다가서고 더 많은 정보를 만들고 있다. 그 정보의 가치도 정의하고 있다.

넷째, 거대한 네트워크의 강력한 영향력은 이 사람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오디언스를 서로 연결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것을 시작할 수 있는 열쇠이다. 제프 자비스 교수는 2020년 미디어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거대한 커뮤니티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사실 디지털 혁신의 품격을 높이는 세계의 유력언론은 오디언스를 파악하고 상호 영향을 주고받기 위해 헌신한다. 불과 몇 년 뒤의 뒤엉킨 전망과 사실에서조차 더 분명해지는 것은 뉴스조직의 디지털 투자 즉, 혁신은 오디언스를 향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저널리즘의 신뢰와 명성을 높이고 그 가치를 확장할 수 있으려면 훌륭한 오디언스와 상호작용하는데 나서야 한다. 그것이 판을 바꾸는 혁신이다.

BBC의 오디언스팀. 오디언스의 이용행태는 물론이고 다양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시 묻는다.

● 우리의 오디언스는 누구인가? 뉴스를 이해하며 의견을 제시하고 논쟁의 살을 붙이는 오디언스를 찾는 과정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가?

● 그 오디언스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기대하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가? 그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것과 우리가 원하는 것을 교환하고 있는가?

● 우리의 잠재적인 고객은 어디에 있는가? 새로운 오디언스를 찾는 계획과 투자는 전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가?

BBC의 오디언스팀은 100여명이 넘는다. 매년 수백억원을 지출한다. 오디언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류하며 대응하는 모든 활동에 그들은 '미래'와 '경영'의 화두를 붙인다. 2017~2020년 BBC의 전략적 목표 가운데에는 오디언스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것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다양한 노력들이 첨부되었다.

2013년 시작된 예산 7,600만 파운드 규모의 'myBBC' 프로젝트는 쉽게 말하면 오디언스가 자신의 정보를 BBC에게 건네고 로그인하게 만드는 것이다. BBC는 그들에게 자신들의 분별력 있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예를 들면 '느린 뉴스'와 세로형 영상 같은 '모바일 최적화' 포맷에 주력한다. 분석의 깊이를 더하는 데이터저널리즘도, 뉴스앱을 통한 푸시 알림 기능, 건강-환경 등 삶에 밀착한 뉴스 등등도 모두 자사의 훌륭한 오디언스를 연결하는 것을 전제로 한 전략이다.

만약 지상파방송사가 판을 바꾸고 새 길을 여는 혁신을 고민한다면 먼저 오디언스로 향해야 한다. 2012년 페이스북 임원은 "지능적인 화면을 탑재하는 자동차 제조업체는 운전자와 그들의 친구 사이를 연결하고 사회적 맥락을 활용할 수 있는 화면을 만들길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뉴욕타임스>의 한 간부는 "우리는 20세기에 넘볼 수 없는 명성을 가졌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나아가서 그들과 손을 맞잡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모든 디지털 플랫폼은 연결된 개인을 향해 지속적으로 설계된다.

많은 방송뉴스 조직은 톱다운 방식을 택했다. 일부는 그 이후 독립적인 문화를 갖춘 조직을 일궜다. 그 어떤 혁신이든 기술, 경험을 내재화하고 시스템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없으면 용역조직을 갖추고 비용 주판만 튕기면 되는 일이다. 그러나 뉴스조직은 이런 방식을 택해서는 안 된다.

특히 훌륭한 오디언스를 찾고 서로 연결하는 것은 오로지 뉴스조직의 핵심 미션이 돼야 한다. 매일 당신들의 뉴스에 말을 거는 사람들, 의지와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한다.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연거푸 만들어야 한다.

카드뉴스, 짤방, 말랑말랑한 뉴스 등 네이티브 세대를 위한 트렌디한 뉴스형식을 만드는 노력을 멈추라는 말이 아니다. 오디언스 접점을 늘리고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다.

그러나 그것은 다매체 다채널 환경에서 판을 바꾸는 혁신에 비하면 손쉽고 보잘것 없는 혁신이다. 방송뉴스의 경쟁구도를 바꾼 태블릿 PC 이슈 같은 기적은 더 이상 재현되기 어렵다.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오디언스를 확보하는 노력만이 혁신의 전부이며 핵심이다. 당신의 뉴스조직에서 그것을 해낼 수 있기 바란다."


덧글. 이 포스트는 최근 한 지상파 방송사에서 강연한 내용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일부 민감한 내용과 해당 방송사 만의 사안은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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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뉴스 생태계란

뉴스미디어의 미래 2017. 6. 25. 13:49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한국언론의 현재와 미래 토론회.

"이제 커뮤니티와 저널리즘의 연결이란 생태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커뮤니티는 스토리텔러, 밀레니얼 세대, 예술가-전문가 등이 저널리즘과의 협업을 기대하고 준비하는 공간을 말합니다.

저널리즘은 기존의 방식이 아닌 외부와의 협업을 이끌 수 있는 창의적 업무와 문화를 정비하는 조직의 업무를 대표합니다.

시민주도의 뉴스, 뉴스조직의 유연한 업무가 결합하는 곳이 바로 새로운 뉴스 생태계입니다.

저는 오늘 네 가지 주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1.우리는 미래지향적 저널리즘 생태계를 위해 어떤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가?
2.우리가 도달해야 하는 저널리즘 생태계는 어떤 것인가?
3.그러나 현장은 어떤가?
4.어떤 새로운 노력이 요구되는가?

먼저 오늘 우리는 어떤 것을 인식해야 하는가입니다.

미래지향적 뉴스 생태계로 향하기 위해 우리는 최근 일어난 언론과 독자 간 마찰과 갈등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두 가지 정반대의 시각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첫째, 이들은 누구인가입니다. 공중의 진화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정치적 목적을 가진 반지성적인 사람들인지입니다. 둘째, 언론의 태도입니다. 제한적이고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지 아니면 일상적이고 상호적인 동력으로 봐야 하는지입니다.

우리가 지금 공유할 수 있는 사실은 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독자의 미디어 사용능력이 아주 우수하며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뉴스조직은 가치를 잃고 조직은 퇴행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어떤 시스템이나 명령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책임 하에 대응하는 독자의 지혜로움은 낯선 현상이 아닙니다. 문제점을 지적하고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독자의 정보는 언론의 해명보다 앞선 수준있는 자료들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여론 조작을 위해서 동원되거나 감정적인 독자들이 더러 있지만 그것이 오늘날 언론과 독자 간 갈등의 전모는 아니라는 것도 인식해야 합니다.

현재 기성 언론의 비즈니스 모델은 현저하게 기능 부전에 빠져 있습니다. 독자를 확장하는 것도, 붙잡는 것도 모두 어렵습니다. 광고의 효용성은 추락했습니다. 일부 기업들은 사회적 신호가 있다면 오래된 종이신문의 지면에 광고를 끊을 준비가 돼 있습니다. 방송 환경도 더욱 분산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지난 10년 간 구조조정이 없었던 언론은 한국 뿐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기자의 영향력과 매력도는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장을 지켜보는 미래 전문가들은 "저널리즘의 미래는 업계를 선도하는 몇몇 언론사 대신 집단지성과 자기 조직화된 지식 노동자에 있다"고 예측합니다. 이러한 징후는 세계의 신생 미디어에서 그 활약상을 찾을 수 있으며, 국내에서도 블로거나 소셜미디어에서 역동적인 장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 기반에서는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는 더 많은 저널리즘이 가능합니다. 허핑턴포스트든, 오마이뉴스든 새로운 생산 에코 시스템은 콘텐츠 네트워크에 의해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유지 확장돼 왔습니다.

정치적 블로그에서 비즈니스, 여행, 교육, 페미니즘 등 무엇이든 다루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과 신생 미디어와 디지털뉴스매개자 간 협력은 이미 시작됐고 지금도 역사적인 기록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콘텐츠 생산은 분산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자기 조직화된 지식 노동자의 네트워크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이뤄질 수 있습니다. 높게 평가해야 하는 부분은 새로운 미디어일수록 이것이 저널리즘에 부합한 활동인지 아니면 상업적인 활동인지를 분별하는 능력을 갖고 있고 대체로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이 새로운 모델은 장기적으로는 직업기자 또는 비언론인의 경계, 언론 산업의 경제적 현실을 끊임없이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힘, 공간을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참여자들이 네트워크에서 획득하는 평판, 명성과는 별개로 보상은 낮습니다. 하지만 한때 미디어 수용자였던 독자들이 저널리즘 생태계에서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언론은 자신들이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함께 하려는 동력을 가지면 새로운 영향력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향하는 저널리즘 생태계는 어떤 것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독자의 영향력을 인정하고 구조화하는 생태계는, 공동체의 공정성, 개방성, 다양성을 구축하고 강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목표를 최우선적으로 앞세워야 합니다. 이것은 저널리즘의 지속 가능한 미래와 연결돼 있습니다.

여기서 명백해지는 것은 '미디어 시민의 탄생'에서 보듯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기관이 아니라 네트워크처럼 활발하게 연결된 공간에서 협력적인 저널리즘의 패러다임이 열리고 있는 점입니다.

어쩌면 지금 언론시장이 누리고 있는 '산업'은 곧 없어질지 모릅니다. 특히 그것은 언론이 혼자서 기존의 교류관계를 근거로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것을 거의 불가능에 이르게 할 것입니다. 우리는 최근 수년 사이 포털사이트나 모바일 환경에서 언론의 역할이 별로 없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뉴스시장의 권력은 이동한지 오래입니다.

그 흐름에서 생산자와 소비자, 매개자로 구성된 생태계가 새로운 작동원리로 더욱 성장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방법은 지금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갈등과 불만도 있습니다. 그러나 생태계는 이들 여러 부분이 서로 협력하고 상호 의존적이며 서로의 작업을 공유할 때 가장 강력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러한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하고 그렇게 진화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언론환경은 어떻습니까?

언론의 내부는 긴장과 자극보다는 태만과 오만으로 가득합니다. 점증하는 다양한 목소리와 기존의 언론사 뉴스조직이 아닌 곳에서 발행되는 뉴스를 여전히 '도전'과 '생떼'로 여기고 있습니다. 네트워크의 에너지로 받아들이는 현명함은 찾기 어렵습니다.

언론과 커뮤니티가 연결되는 오늘날 생태계는 기존의 뉴스를 포함해서 가능한한 모든 형식과 주제를 다루는 스토리를 인정하고, 기존의 조직과 뉴스를 연결시키는 모든 노력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예. 워싱턴포스트 코럴 프로젝트, 커뮤니티 교육 프로그램) 그리고 이때 언론이 관여할 수 있는 뉴스 생태계는 비로소 가장 강력해집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우리 앞에는 유감스럽게도 그러한 판단과 인식을 막는 요소들이 존재합니다.

첫째,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적이고 공정한 뉴스를 지속가능하게 생산, 유통할 수 있는 재원이 고르게 분산돼 있지 않습니다. 현실정치와 조응하는 과정에서 당파적인 매체가 일부 있지만 그것이 생태계를 대표할 수도 없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됩니다.

둘째, 또한 많은 경우에서 공동체의 문제를 진단하고 분석하는 뉴스의 품질에 수준저하가 이어지고 있고 뉴스조직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격노' 보도에서 보듯 품질과 방향에 심각한 결손이 있습니다. 여러 불성실한 이유로 내부의 시스템이 건강하게 작동되지 않고 있습니다.

셋째, 더욱 큰 문제는 언론사 뉴스룸이 우리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위해 노력하는 독자들에게 지금까지 지켜온 재능과 영향력을 나누고 있지 않는 점입니다. 저널리즘은 더 이상 한정된 기관이나 조직,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이 아니란 것을 기성 언론 만큼은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있습니다. (엊그제 한 토론회에서 진보언론을 포함한 언론은 독자들과 더 많은, 열린 소통을 해야 한다고 발언했더니 한 언론단체에서 오신 분이 기자 탈진이 심한 현실에서 이상적인 이야기라는 취지의 반론을 펴셨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언론에 대한 비판적 담론을 펴는 공중을 바쁘다고 외면하는 상태에서 진보언론이 어떻게 경쟁력,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이런 상황에서 언론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까?

첫째, 저널리즘을 다루눈 비영리단체를 키워야 합니다. 스스로 신념하고 믿는 저널리즘을 할 수 있는, 더 큰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사회적 배경을 더 넓게 가지기 위해서입니다.

이러한 흐름을 성장시키려면 우수한 저널리즘 교육이 필요합니다. 도구의 활용 등 미디어 리터러시에 공동체적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가령 다수의 회원을 둔 커뮤니티가 데이터 수집과 분석, 취재를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전문기관들이 지원하거나 기성 언론과 직업기자들에게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금을 조성•지원하는 환경을 마련해야 합니다.

민주주의 체제를 강화하고, 저널리즘 표준을 높이고, 전 세계의 부패와 학대와 싸우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에게 '기금'조성은 아주 중요합니다. 이들을 후원하는 기관이나 기업, 개인에게는 100% 세금 공제 등 세제 상의 인센티브 등 정책접근이 갖춰져야 합니다.

둘째, 정부의 역할은 예산 못지않게 다양한 노력이 이뤄져야 합니다. 현재 공공 데이터 수집, 분석 등을 위한 새로운 도구가 확대되면서 공동체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기회를 더 자주 갖게 되었습니다. 공공영역은 미흡하지만 점차 공공 데이터를 개방하고 관심있는 사람들이 더 진실에 다가서는 방향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앞으로 공공데이터의 표준과 연속성, 확장성을 기하는데 보다 지속적이고 일관된 경로를 확보해야 합니다.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저널리즘 진흥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저널리즘의 주변부에서 핵심으로 편입되지 못한 채 부유하는 역량있는 젊은이들이 떠오릅니다. 이들을 활용할 수 있는 관심이 모여야 합니다.

지방자치단체도 지역 시민단체 등에 데이터의 개방과 활용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맡겨야 합니다. 즉, 시민들에게 결정권을 위임해야 합니다. 그 뒤 시민들이 그 부분을 기성언론과 협력할지 말지를 판단토록 해야 합니다.

셋째, 공동체의 이익을 함께 고민하고 정립하는 협력 저널리즘의 생태계는 투명성, 윤리성 확보를 겅조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언론은 고위공직자, 기업인, 법조인, 유명인 등에게 투명성을 요구해왔습니다. 모든 기업과 기관 가운데에서 언론은 가장 투명해야 합니까? 독자들이 묻고 있습니다. 답변을 해야 하고 납득할만한 수준과 방향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그래야 공중으로 진화한, 비판적 담론공중은 언론과 긴밀하게 협력을 상정할 수 있습니다.

비영리 뉴스조직과 기관이 증가할수록, 저널리즘 생태계의 긴장도를 높이는 단계에서 박애주의자, 재단, 정부 및 기업의 자금 지원은 불가피합니다. 진정한 질문은 이들로부터 돈을 받아야 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기부자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입니다.

투명성을 담보하는 프로세스가 절실합니다. 현실적으로 오늘날 새로운 저널리즘 생태계에 근접한 독립언론과 미디어 기관들이 이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자금의 출처, 주요 후원자, 급여 및 뉴스생산과정의 비용 등 윤리성이 좌우되는 영역에서 구체적 사실이 지금보다 더 정확하게 공개되어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그들의 미래가 걸려 있고 생태계의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독립적이고 비영리적인 저널리즘 기관의 성장이 새로운 생태계에서 중요한 것은 그 가치와 정신에 호응하는 청년세대를 기존의 언론사 뉴스조직보다 효과적으로 함께 할 수 있어서입니다. 진지한 저널리즘을 다루는 사람과 기관이 많아지는 것은 경쟁의 격화와 시장의 우울한 결말이 아닙니다.

정직하고 현명한 저널리즘이 도처에서 빛을 발하고 후속세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것은 저널리즘 생태계에게는 축복입니다. 인터넷 대중화 이후 한국사회에서 젊은 세대의 저널리즘에 대한 관심이 지금처럼 역동적이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새로운 생태계를 위해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생태계와 저널리즘의 관계를 끝으로 말씀드립니다.

현대 저널리즘은 디지털 적으로 가능한 것(Digitally Capable)과 근본적으로 디지털적인 것(Fundamentally Digital)의 영역에 있습니다. 생산방식과 기자의 역할, 커뮤니케이션, 조직, 자원 등이 모두 그러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기자의 인식과 철학, 비즈니스 모델은 상당 부분에서 구식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현실을 인정하더라도 우리는 새로운 목표를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기회로 간주하는 뉴스 생태계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세계에 정직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선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것은 저널리즘의 신뢰와 영향력을 재구성하는데 중요합니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뉴스는 하나의 완제품 즉, 최종 '결과물'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변경, 재사용할 수 있는 '과정으로서의 뉴스'라는 것을 수렴해야 합니다. 이것에 걸맞는 워크 플로우를 짜야 합니다. 언론과 기자에게 중요한 것은 자존심과 긍지가 아니라 독자와 손잡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미국 최대 커뮤니티 중 하나인 '레딧'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명백한 것은 이제 저널리즘은 지난 세기의 경쟁의 자원과 기억을 청산하고 전혀 다른 수준의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디지털 미디어의 효과는 금세 드러나지 않습니다. 곧바로 가시화하는 것은 원래의 목표와 다른 것일 수 있습니다. 트래픽 같은 지표에 절대적으로 현혹되어서는 안 됩니다.

독자의 참여처럼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힘을 만드는 일에 주목해야 합니다. 독자는 생태계의 시작과 또다른 가능성을 이끕니다. 뉴스조직과 밀착하는 표현•열정의 커뮤니티는 공동체에 긍정의 영향력을 일으키는 에너지입니다. 언론은 이제 자신에게 말을 거는 독자와 한 팀이 되어야 합니다.

현명한 뉴스조직은 이제 독자에 선택하고 집중해야 합니다. 독자의 준거지역과 공간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곳을 빛내는 독자의 일상에 다가서야 합니다.

저널리즘의 신뢰와 평판을 개선하는 노력이 무엇인지 찾아야 합니다. 이때 권위, 엘리트 같은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디지털 리더십은 기존의 우호군의 품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양식있는 질문에서 번성합니다. 양이 아닌 질, 형식이 아닌 가치 경쟁으로 협력저널리즘의 생태계를 끌어가야 합니다. 다양성•투명성•상호성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다루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감사합니다.

덧글. 이 포스트는 6월23일 미디어오늘•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공동 주최 기획 토론회 제4세션 <지속가능한 뉴스 생태계의 모색> 토론자로 참석해서 작성한 글입니다. 현장에서는 시간제약으로 충분히 토론하지 못했습니다. 이 주제에 관심있는 독자들께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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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혁신은 저널리즘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다" 사진 = 이치열 미디어오늘 기자

이 포스트는 14일 <미디어오늘>과 커뮤니케이션북스가 공동주최한 “혁신 저널리즘 컨퍼런스 : 뉴스를 넘어 저널리즘의 미래를 묻다" 컨퍼런스를 위해 '사회자'로서 미리 준비한 대본 성격의 내용입니다. 컨퍼런스 현장의 진행상황에 따라 토론시간이 줄어들면서 대부분 소화하지 못했지만 기록 차원에서 남깁니다.


1. 발제자 주요 발언 내용


1) 이정환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언론사들이 시장생존을 위한 노력이 혁신을 가로막고 있는 역설의 상황이다. 문닫은 신문사가 없고 (매출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음에도) 내용을 보면 콘텐츠 가치를 올렸다기보다는 결국 ‘광고끼워팔기’라는 낡은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기자 100명 이상이면 매출 100억 이상 회사를 만들 수 있다. 트래픽 10만 건에 100만원이 오간다. 하루 10건만 10만뷰를 올리면 월 3억원의 매출이 가능한 시장이다. 


모바일 퍼스트라지만 모바일은 더 위기다. 뉴스를 체계적으로 읽지도 않는다. 브랜드에 아무 충성도도 없다. 파편화된 뉴스소비가 일상화한지 오래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모바일에서 뉴스를 버리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가 만드는 뉴스는 유통기한도 짧고 구조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만드는 즉시 뉴스는 버려진다. 독자들에게 좋은 뉴스를 전달한 통로가 없다. 페이스북이 유일한 곳으로 대두되고 있지만 과연 낙관할 수 있는가? 


뉴스생산방식과 유통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콘텐츠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1면 중심 사고를 버려야 한다. 맥락이 있는 저널리즘을 퍼뜨려야 한다. 뜨내기에 맞는 쉬운 콘텐츠도 만들어야 하지만 에버그린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 중요한 뉴스를 읽게 만드는 방법의 고안이 필요하다.“


2) 김익현 지디넷 미디어연구소장

“지적이며 흥미롭고 통찰력 있고 분석적인 저널리즘-지혜의 저널리즘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 수익을 대체할만한 방안을 찾지 못했다. 또 익숙한 (관행) 것과의 결별에 실패했다. 혁신이 곧 기술이라고 생각했다. 


기자들 스스로가 스페셜리스트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지혜의 저널리즘을 원하는 시장과 수용자에게 다가서야 한다. 그들과 토론하는 수준 높은 소통을 해야 한다.“


3) 조영신 SK경제경영연구소 연구위원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은 ‘뉴스통제’를 위해-뉴스피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ICT기업에 대한 짝사랑을 버려야 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과 언론사가 원하는 것이 다르다. 더 이상 ‘착한 캐릭터’가 되면 안 된다.”


4) 심석태 SBS뉴미디어부 부장

“언론사의 기존 몸부림은 ‘변신’과 ‘응용’에 불과할 뿐 혁신은 아니었다. 디지털 혁신을 고민하는 만큼 저널리즘 혁신을 고민하고 있지 못하다. 저널리즘의 본질적 문제는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도 않는 실정이다.”


2. 토론회(2시간을 예상한 원래 대본. 발제시간이 길어지면서 실제 토론시간은 50분도 되지 않았다)


<미디어오늘>이 주최하는 “혁신 저널리즘 컨퍼런스 : 뉴스를 넘어 저널리즘의 미래를 묻다.“ 사회를 맡은 한국경제신문 기자 최진순입니다. 오늘 컨퍼런스는 지난해 ‘혁신과 대안’을 주제로 한 저널리즘 컨퍼런스에 이은 <미디어오늘>이 기획한 두 번째 자리입니다. 


관계망 기반의 소셜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글로벌ICT기업의 뉴스시장 진출 등 대변동의 생태계, 테크놀로지와 미디어 결합의 확산 등 혁신과 생존을 고민하는 미디어기업의 대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구시대와는 다른 새로운 에너지와 문화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디지털 퍼스트를 넘어 모바일 퍼스트 그리고 독자 퍼스트까지 연결되고 있습니다. 위기와 기회인지에 대한 논의도 쏟아집니다. 실패와 성공의 풍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저널리즘의 미래를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동참하려고 합니다. 저널리즘의 신뢰와 품격이 혁신의 전부라는 지적까지 있습니다. 단순히 콘텐츠의 양과 속도, 형식과 성격을 넘어선 본질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주문입니다. 


그렇다면 그 저널리즘의 본질은 무엇인가. 오늘 이 컨퍼런스를 주최한 커뮤니케이션북스가 펴낸 ‘지혜의 저널리즘’에 따르면 우리의 견해에 도전하라고 합니다. 내가 에너지난을 극복하려면 핵발전소도 괜찮다고 보는 사람인데, 그것이 명백히 내 삶을 위협하는 것임을 입증해보이라는 것이죠. 생각이 깊은 저널리즘을 보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뉴스를 넘어 저널리즘의 미래를 묻다’ 컨퍼런스는, 명백히 중요하지만 간절하지 않았던, 거대하지만 다루기 어려웠던 주제로 향할까 합니다.


3. 미첼 스티븐스의 ‘지혜의 저널리즘’에 대해서  

우리는 이 컨퍼런스가 시작될 때 미첼 스티븐스 뉴욕대학교 교수가 박상현 리틀베이클라우드 이사와 나눈 대담 동영상을 봤습니다.


미첼 스티븐스 교수는 객관주의 저널리즘이 언론을 망치고 있다는 도발적이고 확정적인 주장을 담은 '비욘드 뉴스:지혜의 저널리즘'을 내놨습니다. 그는 1993년 '뉴스의 역사'를 통해 대중저널리즘과 전문저널리즘을 구분한 바 있습니다. 


오늘날 소셜네트워크와 기술의 범람에서 전통매체가 택한 것은 그 어느 것도 충족시키지 못한 채 선정주의와 상업주의에 휘말렸습니다. 이 황폐한 공간을 채운 곳은 새로운 스타일이었습니다. 실질적이고 유익하며 솔루션적인-문제해결형의 뉴스를 만드는 신생미디어였습니다. 스낵콘텐츠라는 이름으로 범람하는 뉴스시장은 경계없는 뉴스시대를 상징합니다. 몰입도를 높이고 창의적이며 분석적이며 오락적이기까지 한 이런 콘텐츠의 명암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와 과제를 던지는 것일까요?


디지털 기술 활용이 저널리즘 혁신의 전부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기술은 저널리즘의 가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또 수용자와 언론의 연결과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4. 토론회에서 할 (예상) 질문들


가. 시장의 현실

-독자가 뉴스를 열심히 보지 않는다 아니다, 언론이 저널리즘을 방치하고 있다는 대립적인 그러나 서로 연결된 의문이 여전합니다. 독자가 뉴스를 제대로 보지 않는 것은 사실일까요? 뉴스를 제대로 읽고 사유하며 참여하는 독자들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 상업주의, 선정주의는 소셜네트워크에서도 범람합니다. 한 메이저신문은 B5폭격기 출격 사진을 올려 놓고 희극화합니다. 뉴스룸은 왜 제동을 걸지 않는 걸까요?


-종이신문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수익을 거둡니다. 일부 중소 신문들의 흑자는 국정화 교과서 파동에 따른 정부광고 최대 집행에 따른 것이라고 해석하는데요. 오해와 과장이 일부 있겠지만 말입니다. 이용자 미디어 소비시간과 인지도, 신뢰도에서 해마다 추락하고 있는 종이신문의 생존비결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저널리즘을 정말 무참하게 만든 성과입니까?

-모바일 퍼스트라고 하는데 모바일에서는 더 희망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조금이라도 더 읽히려면 가치는 없어도 읽힐 만한 가십거리를 거는 것이 더 낫다고 합니다. 단기적인 성과주의가 지배하는 뉴스룸의 선택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저널리즘의 가치를 제고하고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노력은 이 시장에서 어떻게 진행되어야 합니까?

-뉴스 유료화, 좋은 저널리즘은 팔릴 수 있다는 기대는 여전히 유효한가요?


나. 콘텐츠 

-카드뉴스 범람에 대해 한 시장조사기관은 ‘피로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차별화되지 않은 비슷한 형식의 뉴스가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공유되는 뉴스는 무엇인지, 그것은 기존 뉴스와 무엇이 다른가요? 그것은 저널리즘의 위기와 관련이 있는가요?

-단순한 사실보도, 인용보도, 평편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지혜를 더 해 생각을 일으키는 정보 이상의 가치를 전달하는 저널리즘인데요. 일단 그것이 가능하려면 뉴스룸은 무엇을 해야 합니까?

-미첼 스티븐스 교수는 “독자들도 노력을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너무 쉽게 떠먹여 주는 뉴스에서 사유하고 탐색하는 노력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독자의 수준을 높게 설정한 지혜의 저널리즘은 한국사회에서 가능할까요? 이를 위해서는 뉴스룸을 넘어 어떻게 노력해야 하나요? 


다. 플랫폼 

-콘텐츠기업의 콘텐츠 전략, 플랫폼기업의 콘텐츠 전략이 다릅니다. 한국언론의 콘텐츠 전략은 무엇이 문제입니까?

-ICT기업이 목표로 하는 뉴스서비스는 서 있는 방향에 따라 다릅니다. 가장 화두로 부상하는 것이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입니다. 그 본질은 뉴스피드 공간의 통제라고 했는데 그 의미를 더 풀어달라. 그리고 한국언론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이 시대 포털은 어떻게 봐야 하는가? 네이버, 카카오가 지난 십여년을 좌지우지했다. 뉴스사업자가 휘둘렸다. ‘밀당’도 있는 것 같지만 결국은 평행선이다. 무엇을 지켜야 하고 무엇을 얻어내야 하는가?

-정말로 좋은 뉴스에 대한 이해는 엇갈릴 수도 있지만 우리 시장은 좋은 뉴스를 보호해주고 키워주고 있는지? 카카오와 네이버는 저널리즘의 우군인가? 아니면 스스로 지켜야 하는가?


라. 뉴스룸과 기자 

-저널리즘을 보호하는 혁신이 필요하다, 뉴스의 유통기한을 늘리는 맥락적 저널리즘, 구조화된 저널리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지나치게 이상적이지 않을까요?

-누구나 만드는 뉴스, 카드뉴스, 누구나 도달하는 저널리즘으의 시대입니다. 언론과 기자는 지금 어떤 준비를 해야 합니까? 스페셜리스트가,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합니까? 그것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지요? 이를테면 연결과 관계를 위해 기자가 해야 할 일이 더 필요한 것은 없을까요?


-이 시대 기자는 더 현명해지고 더 분석적이며 과학적이고 더 기술과 예술에 근접해야 합니다. 이런 기자는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선발해야 합니까? 재교육, 자기계발 즉, 뉴스룸의 R&D가 활발히 다뤄져야 할 텐데요. 인식이 부족합니다. 필요성이 낮습니다. 

-전통매체의 뉴스룸으로 인재가 들어오지 않습니다. 비전이 없어서라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 원인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독자들과 대화하는 기자는 댓글로부터, 소셜네트워크에서, 그리고 현장에서 많이 등장해야 합니다. 이를 가능케하고 활발하고, 성과를 그려내기 위해서 어떤 해법이 있을까요?

-알랭 드 보통은 뉴스의 시대를 통해 “지적편향을 통해 사실의 타당성을 가려내는 기술”이 명예로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시민으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제시하라는 거죠. 그럴려면 그 편향이 합리적이어야 하고 과학적이어야 합니다. 압도적인 교양을 갖추고 전문성을 띠는 기자를 길러내려면 어떤 사회적 접근이 필요합니까?



마. 수용자

- 언론사나 기자가 아니라 셀럽이나 친구들이 전하는 뉴스를 더 많이 찾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좋은 뉴스를 지속해서 만들기 위한 사회적인 관심과 후원모델은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가? 뉴스타파 이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부는 저널리즘으로 이동할 수 있는가?

- 뉴스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리터러시, 교육은 누가 어떻게 담보해야 하는가?


= 뉴스는 사회의 악행을 폭로하고 그 고통을 직시함으로써 사회를 돕는 한편, 선함과 용서와 분별력을 갖춘, 구성원들이 기여하기를 원하는 가상의 공동체를 구축하는 중요한 임무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알랭 드 보퉁은 ‘뉴스의 시대’에서 말합니다. 그러고보니 아리아나 허핑턴도 열정과 참여의지를 가진 독자를 믿습니다. 선함과 용서와 분별력을 갖춘 교양의 시민들을 길러내는 일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바. 기타

-5인 미만 언론사를 퇴출하는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 지나친 규정으로 저널리즘 영역과 생존기반을 위협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제재규정은 저널리즘의 질적 도약을 위해 긍정적인 기여할 수 잇을까요?


3. 토론자 주요 발언

-이성규 블로터미디어 랩장 “저널리즘은 민주주의에 기여해야 한다”

-윤지영 오가닉미디어랩 소장 “좋은 저널리즘은 독자의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다”

-김성해 대구대 신방과 교수(정리되는대로 추가하겠습니다)


4. 참조 : 빌 코바치, 톰 로젠스틸의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을 다시 떠올립니다.

-저널리즘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저널리즘의) 진실: 첫 번째 그리고 가장 혼란스러운 원칙 

-기자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 독립된, 고립된?

-사실 확인의 저널리즘 : 객관성과 주장, 사실확인의 기법들, 진실의 다원적 뿌리들

-정파로부터의 독립 : 계급, 경제적 지위, 인종, 종교, 민족

-권력을 감시하고 목소리 없는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제공하라 

-공공 포럼으로서의 저널리즘 : 최초의 소셜 미디어 

-기사의 흡인력과 독자 관련성 : 정보, 선정주의

-뉴스를 포괄적이면서도 비중에 맞게 만들어라 : 표적 인구 집단의 오류. 과장하라는 압력, 방문자 통계의 분석학(오류), 새로운 뉴스소비자 발굴

-저널리즘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양심을 따라야 하는 의무를 지닌다 : 개인의 양심에 대한 압력 속에 진정한 목표는 ‘지적 다양성’이다

-시민의 권리와 책임 : 또 여기서 시민의 역할은 무엇인지


5. 참조: 알랭 드 보통의 <뉴스의 시대> 중에서

“정작 문제는 우리가 더 많은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접한 그 사실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른다는 데 있다. (...) 이런 것들이 진정 의미하는 바가 뭐란 말인가? 이 사실들은 정치적 삶의 핵심적 질문들과 어떻게 연결되는 걸까? 이 뉴스들은 우리가 뭘 이해하도록 돕는 걸까?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는 지금 이러한 공감 능력을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그건 부분적으로는, 우리가 받아들이는 지나치게 많은 정보들이 우리 깊은 자아가 소화할 수 없는 데이터 혹은 추상적인 사실들로 다가오기 때문이다.(중략)


뉴스가 더이상 우리에게 가르쳐줄 독창적이거나 중요한 무언가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챌 때 삶은 풍요로워진다. 그때 우리는 타자와 상상 속에서만 연결되는 것을 거부할 것이다. 타자를 정복하고 망가뜨리고 만들거나 없애는 일을 그만둘 것이다. 아직 우리에게는 할당된 짧은 시간 속에서 견지해야 할 자신만의 목적이 있음을 자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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