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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진영언론' 넘어 진짜 '진보언론' 필요하다

Politics 2020. 8. 4. 16:45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경향신문 홈페이지 회사 소개 페이지 캡쳐. '공명정대'란 글자가 촛불집회 이미지 위에 뚜렷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한국에 진보-보수라는 언론지형은 묽어지고 '받아쓰기' 언론만 창궐하는 상태다. '받아쓰는' 부분이나마 '사실'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자주 나타난다. 최근 4~5년 간 세계에서 한국언론의 신뢰도가 '꼴찌'라는 기록과 연결해볼 만하다. 유감스러운 것은 언론 자유도는 개선되는 상황에서 언론신뢰도는 곤두박질치는 일이다. 특히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는 언론사 내부에서 보도 경향을 놓고 '갈등'이 빈발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기자들의 경쟁인식이 낮다. 기자 선발과 취재보도의 내용이 매체의 역사성과는 별도로 돌아가는 형국이다. 시니어 기자와 주니어 기자 사이에 공감하는 지점이 잘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가을 한 진보언론 관계자는 '조국사태'로 뉴스조직 내부가 시끄러운 가운데 찾아왔다. 그는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조직이 되었다"고 말했다. 

강진구 경향신문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그 혼란의 원인으로 '후배권력'을 꼽았다. 단지 위 아래의 '서열'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 이질감이 커졌다. 진영언론이라고 할 배경이 사실상 부서졌다. 매체를 '리셋'하는 수밖에 없다. 기자들은 현재의 매체환경과 주변 상황에만 매몰돼 뉴스를 생산하고 있다. 맞다, 틀리다의 문제가 아니다. 경쟁의 서사가 사라졌다.  

둘째, 독자를 존중하고 앞세우는 전략이 없다. 디지털 플랫폼 기반 뉴스 소비 시장이 압도하지만 전통적 플랫폼의 엉성한 비즈니스 모델에 기대고 있다. 교양의 시민은 물론 자신의 독자조차 버렸다. 그저 숫자의 노예가 됐다. 네이버 언론사 편집판 구독 설정자수에 환호하며 네이버 댓글과 기사 랭킹에 작약한다. 거대한 '네이버 언론'을 숭배한다. 네이버에 '언론사 브랜드'가 뜨면 안심한다. '독자'가 누구인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 네이버 알고리즘에 길들여지고 네이버 독자에 주목하는 '네이버즘'의 유령에 잡혔다. 

새 뉴스 소비처로 부상한 유튜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시장과 독자를 이해하는 과정이라지만 내부는 상업적으로만 타협한다. 공동체에 절실한 저널리즘은 테이블에 올리지 않는다. 기자들의 자존심이면 족하다. 생태계에서 자신을 과시하면 그만이다. 스스로의 뿌리와 가치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의 문법에 길들여지는 식이다. 더 많은 디지털 뉴스 생산과 더 많은 네이버의 눈길에 드는 것이다. 이렇게 진보언론의 모든 혁신은 저널리즘과는 동떨어졌다.

비단 진보언론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유독 진보언론의 내상이 심하다. 왜냐하면 그들에겐 그들의 비범한 독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셋째, 품위를 잃었다. 언론이 네이버즘을 맹종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은 단순 지표의 추종이다. 트래픽에 열광하고 있다. 가장 혁신적인 한 신문사의 기사입력기(CMS)에는 실시간 네이버 인기기사 순위표-점유율이 표시된다. 어떻게 하면 네이버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 콘텐츠는 네이버의 코스와 타임라인에 완벽히 맞춰졌다. 

이 과정에서 진보언론은 스스로 다잡고 가야 할 '어젠다'를 상정하는 전략적 노고도 접었다. 지독한 자기 성찰도 없고, 고귀한 자신의 독자를 찾는 노력도 없고, 장엄한 한국 민주주의의 얼굴도 없다. 대화도 토론도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의 이름으로, '언론'이라는 형태로 생존이 가능하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짜뉴스'다. 

'87년 체제' 직후 창간한 한겨레신문, 1998년 사원주주회사로 변신한 경향신문, '2002년 체제'와 동행한 오마이뉴스 등 진영으로서의 진보언론은 '2017년 체제'는 온전히 수렴하지 못했다. '2017년 체제'란 지연되는 정의를 제자리에 올리고, 공동체의 미래진로를 세우며, 시민의 교양을 채우라는 메시지였다. 그러나 매체와 그 종사자들은 역사적 의미를 소실하며 불거지는 사안은 태만하게 다뤘다. 한국언론의 신뢰 추락에 미친 책임이 못지않다. 

'진영언론'의 '허위'를 벗고 '진보언론'의 '전모'를 입을 때다. '진보언론'은 첫째, 정의의 고장과 지연을 막는다. 둘째, 민주공화정의 부식을 제거한다. 셋째, 미래 공동체의 가치 균열을 메운다. 넷째, 역사의 왜곡을 바로잡는다. 다섯째, 시민의 교양을 키운다 등의 원칙을 가다듬는다. 

이 시기에 진보언론 상정은 한국의 진보 에너지가 충분하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오직 그 에너지를 알뜰히 쓰고 가득히 충전하는 뉴스룸의 호응이 절실하다. 그래서 교양의 시민이 향하는 대언론 여정은 강단있는 진영언론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교양의 시민을 인식하고 존중하는 진보언론 재건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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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내부 혁신'은 뉴스 검증과 평가가 관건이다. 기자 개인, 조직 환경, 진로 등을 재정의 하는 과정이다.

 

"'팬데믹'으로 기업의 신사업 추진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기존 사업 확장도 시간적 공간적으로 장벽이 생겼다. 내년 초 전후로 '코로나 후폭풍'이 엄청날 것이다. 인력 감축은 이미 시나리오다. 기업을 오래 경영해왔지만 자신감이 없어진다.

그런데 언론사 간부들을 만나보면 현실감이 없는 것 같다. 기업이 처한 상태를 모른다기보다는 기업과 언론 관계를 낙관하고 있더라. 나는 기존의 언론사를 통해 경영 정보를 취득하지 않는다. 신문 지면은 안 본 지가 진짜 오래됐다.

글로벌 미디어도 아니고 (국내 언론에) 알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방송은 시청률도 낮지. 손자놈은 프로그램을 다 토막으로 본다. 신문지면을 든 사람도 본 적이 없다. 직원들한테 차라리 '펭수'를 만나라고 한 적이 있다.

요즘 들어 언론사가 온라인으로 행사를 하는데... 기업은 협찬을 한다. 솔직히 그게 무슨 근거가 있는 일인가. 나보다 젊은 임원들이 정말 '성가신다'고 하더라.

언론사가 너무 많아서 집중도 안 된다. 서로 자기 말이 맞다고 하는데 따지고 보면 맞는 말이 별로 없다. 한국 언론 신뢰도가 바닥이라고 들었다. 거기까지는 그렇다 쳐도 우리가 그걸(언론사를) 도와준다고 생각하니 이게 맞는 처신인가 싶다.

팬데믹으로 기업이나 사람들은 다 힘들다는데 언론사는 요즘 (혁신)하는 게 무엇이 있는가?"

얼마 전 한 기업체 최고경영자를 만나서 들은 이야기다. 한 사람의 말을 옮겨 상황을 극화하려는 게 아니다. 전통매체 주변이 확실히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단 걸 전하고 싶었다. 최고의 오픈 저널리즘과 지향점을 가져왔던 <가디언>조차 편집국 인력을 비롯 200명에 가까운 인력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후원하는 사람들이 80만명이 넘는 매체다.

반면 시장에서 거둔 성과도 그 내용이 썩 변변치 않은 한국 언론사들은 뻔뻔하다. '자기' 독자들을 아예 팽개치는 언론사도 있다. 이 신문사 구성원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다보면 지금까지도 자신의 뉴스를 퍼뜨리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언론과 기자의 낮은 경쟁인식이 팬데믹은 물론 공동체 이슈의 진로를 어둡게 한다는 지적이 많다. 언론의 진영주의와 상업주의를 거론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진정한 문제는 사실을 훼손하는 자기 자신의 부정행위다. 거창하게 역사까지는 아니지만 독자를 존중한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기 어렵다.

언론의 문제는 기자(뉴스조직), 저널리즘, 독자의 영역에서 일어난다. 첫째, 기자는 '경쟁'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 스스로에 대한 평가도 교정해야 한다. 무엇과 경쟁하고 있고 무엇으로 보상받고 있는지 냉정한 자기 검증이 필요하다. 그래야 독자와 시장이 제대로 보인다. 지금은 기자 혼자서 미친 듯이 일하는 것뿐이다.

둘째, 저널리즘을 뿌리까지 살펴야 한다. '머릿속 생각'을 넘어 '프레이밍'의 늪에 빠지지 않았는지, 그리고 그것은 사실과 부합한 것인지, 상업주의와 폭로주의의 장벽을 넘어 대안과 희망을 말하는지 끝까지 챙겨야 한다. 뉴스는 만만한 쪽을 향해 휘두르는 폭력이 아니다. (트래픽) 장사도 아니다.

셋째, 독자를 제대로 봐야 한다. 우리의 독자부터 누구인지 파악해야 한다. 독자를 이해하는 공정을 내부 프로세스에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독자를 넘어 세상의 변화를 짚어야 한다. 이때 독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뉴스를 만들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뉴스에 독자들을 참여시켜야 한다. 우리 독자에 대한 존중심이 없는 언론은 가장 먼저 망한다.

그런데 생태계로 하루 수만 건씩 배출하는 대부분의 뉴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생명이 다한다. 이 현실은 '모르쇠' 한다. 독자의 '진영 소비'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던데 그건 어디서나 비슷한 상황이다. 구질구질해지는 진짜 이유는 (언론사가 쿠킹한) '훼손된' 정보가 몹시 많다는 데 있다.

매일 해외 미디어와 콘텐츠, 통계를 인용하는 혁신가들을 이해는 한다. 그러나 언론의 '본류'는 썩어서 구린내가 진동한다. 언론단체는 날마다 엉뚱한 소리를 한다. 진정으로 바뀌기를 원하지도 않고 무엇을 해야 하는 지도 모르는 상태이다. 

며칠 전 한 방송사의 '저널리즘' 관련 프로그램 담당 기자와 전화통화를 했다. '뉴스의 범람'을 넘어 '뉴스의 폭력'이 심각했다. 그저 부끄러웠다. 사실 젊은 기자들은 저널리즘 이슈에 시쳇말로 '나이브'하다. 또 오래된 기자들은 관성적이다. 뉴스조직 내부에 신구 세대 간 소통은 엷어졌다. 이름을 걸고 쓰는 뉴스를 제대로 평가하고 성찰하는 일이 있기라도 한가?

지금 필요한 건 얼렁뚱땅 식의 변화가 아니다. 지독한 변신이다. 시장, 조직, 기자, 뉴스 등 모든 부분에 제대로 된 '구조조정'이 일어나야 한다. 곧 '코로나 쓰나미'가 밀어닥친다. 정상적이라면 언론을 도와줄 '친구'들은 1997년, 2008년보다 극히 드물 것이다. 모두가 '마스크'를 쓴 채 버티고 있다. 진정한 비극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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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의진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기자님 언론사 입사 준비생입니다. 판에 들어가기 전에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해답을 찾고자 골몰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인턴으로 일하며, 관련 연구와 기록을 찾아보며, 기자님 말씀처럼 독자와 소통하고 그 관계 속에서 브랜딩이 되는 시스템이 과연 가능한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조직 문화, 지금 조직 관행, 지금 조직 시스템에서 기자 개인이 경쟁력을 갖추려 이것저것을 시도하는게 가능한지 여쭙고 싶습니다. 그게 되려면 어떤 식으로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 그 변화가 가능한 시나리오인지도 여쭙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07.24 23:18
    • 수레바퀴 수레바퀴  수정/삭제

      한마디로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조직문화, 리더십 혹은 오너십, 생태계 등이 얽혀 있는 난제가 많습니다. 오롯이 기자의 열정이 필요합니다. 저도 그랬지만 기자로서 첫 발을 떼는 순간부터 초심을 잃지 않는 노력을 한다면 아마도 지금보다는 나은 조건에서 일할 수 있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건투하시길.

      2020.08.04 08:56 신고
    • 이의진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선생님. 선생님 같이 공부하시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큰 힘이 됩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디지털 이슈를 알고 공부하면서 좌절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쓰고 싶고,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는데 이대로 포기하는 건 나약하고 멍청한 생각이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다시 선생님께서 하셨던 작업을 복습하며 전의를 다지려는 중 답글을 달아주신 걸 확인했습니다. 정말 힘이 되는 답글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민을 쉬지 않겠습니다. 역량부터 갖추도록 애쓰겠습니다.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0.11.02 16:16


<중앙일보>는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면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형식의 콘텐츠를 많이 개발해왔다. '그래픽 텔링'은 종이신문 그래픽 부문 기자들의 열의를 모은 것이어서 그 전도가 주목된다.

한 언론사의 '움직이는 뉴스'가 포털 뉴스에 꾸준히 등장하고 있어 화제다. 바로 <중앙일보>의 이슈 패키지-'그래픽 텔링'이다. 평면적인 이미지를 뜻하는 기존의 2차원(2D) 그래픽에 모션 효과를 줘 뉴스를 시각화한 콘텐츠다.

사진, 지도, 데이터 시각화 등 그래픽 요소가 스토리를 이끄는 '그래픽 스토리'와 각 단계의 시각화나 텍스트가 서로 연계되면서 전체의 스토리가 이뤄지는 '디지털스토리텔링'의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

4월부터 중앙일보M 뉴스룸(편집국) 그래픽팀 기자들이 참여해 현재 40건이 넘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얼마 전 선보인 '재난지원금 ‘약발’ 안먹히는 지역, 서울엔 딱 네군데 있다'는 텍스트 기사 사이에 시각화된 정보를 품었다. 움직이는 글자와 이미지가 지도에 펼쳐지는 방식이다.

네이버 뉴스댓글에는 "그래픽 전달력이 좋다" "이런 뉴스는 (포털에서) 처음이다" 등이 달렸다. 독자의 호기심이나 관심을 높이는 전달방식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언론사 뉴스 댓글에서 이용자의 '칭찬'을 보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픽'에 주목한 독자들이 의견을 남긴 것만으로도 특별하다.

<중앙일보>의 '그래픽 텔링'은 사각형 박스 안에 다양한 정보를 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형태가 기본 인터페이스로 자리잡았다. 지도, 그래프 등에 수치나 정보를 담으며 표출하는 게 대표적이다. 포털뉴스에서도 온전히 시각화 형태로 볼 수 있다.

물론 다른 언론사의 비슷한 사례들도 있지만 신문지면 그래픽팀을 맡고 있는 기자들이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그래픽팀을 총괄하는 조문규 중앙일보 비주얼 디렉터는 "중앙일보는 디지털 환경변화에 맞는 콘텐츠 개발에 주력해왔다. 종이신문의 정적 그래픽에서 디지털의 동적 그래픽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문규 비주얼 디렉터는 "그래픽팀 구성원들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데 적극성을 띠었다"고 덧붙였다. 별도로 교육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애플 키노트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기술을 익히는 등 스터디를 계속했다.

'그래픽 텔링'은 처음엔 글자만 모션 효과를 적용했다. 지금은 이미지 등에 모션효과를 주는 등 계속 업그레이드를 해가고 있다. 그래픽 담당 기자들이 스스로 배우고 연구하는 상황이다.

안팎에서 넘어야 할 과제는 있다. 중앙일보 뉴스룸의 A 취재기자는 "그래픽팀의 노고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기자의 디지털 업무 부담이 늘었다. '그래픽 텔링'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실제 디지털 협업에 뛰어드는 것이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의 과정에서 '번 아웃'에 처한 한 기자의 목소리다.

다른 대형 신문사의 B 취재기자도 비슷한 이야기를 건넸다. "하루에 몇 건씩 기사를 짜내고 있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내 일이 아닌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시각화 뉴스의 과제는 밖에도 있다. 포털사이트를 비롯한 뉴스 생태계의 한계다. 아무리 좋은 스토리텔링도 많은 이용자를 흡수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속보나 이슈를 중심으로 뉴스가 소비되는 구조다.

또 포털 뉴스 뷰페이지는 언론사가 생산하는 비주얼 포맷을 거부하고 있다. 이용자가 컴퓨터나 모바일 화면을 스크롤하거나 터치, 클릭하는 등 상호작용으로 바뀌는 시각화 형식인 '인터랙티브 뉴스 스토리'는 포털사이트에는 나오지 않는다.

한 포털사이트 관계자는 "언론사별 다양한 포맷을 표준화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텍스트 기사나 분류코드처럼 서비스 관리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이퍼링크만 해도 광고게시 등 악용 가능성이 상존해 부정적이다.

중앙일보 A 기자는 "(이러한 뉴스유통 환경에서는) 비주얼 콘텐츠의 특장점 자체를 어필하는 방향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기사에 묻어가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콘텐츠로 자리매김하는 시도가 많았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소셜플랫폼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적으로 구현되는 그래픽 텔링.

다음은 조문규 비주얼 디렉터와 이메일로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다.

Q. 중앙일보 '그래픽텔링'의 개념은?

‘그래픽 스토리텔링’의 줄임말이다. ”뉴스를 어떻게 표현하면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출발한 스토리텔링이다. 기존의 2D그래픽에 모션 효과를 줘 뉴스를 시각화한 콘텐츠다.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뉴스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형식으로 작성되고 있다.

Q. '그래픽 텔링'을 시작한 배경은?

중앙일보는 디지털 환경 변화에 맞는 콘텐츠 개발에 주력해왔다. 이 연장선에서 "디지털 구독자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로 무엇이 있을까?“라는 고민을 멈춘 적이 없다.

Q. 종이신문 그래픽 업무를 처리해온 구성원들의 디지털 기술 습득은?

지면이 한정된 공간이라면 디지털은 무한의 공간이다. 디지털은 동적인 비주얼 요소가 중요하다. 디지털 생태계의 확장을 지켜보며 그래픽팀은 새로운 기술 습득에 적극 나섰다. 현재는 그래픽팀 모든 구성원들이 '그래픽 텔링'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그래픽 기자들은 관련 기술은 대부분 습득했다. 더 나아가 스터디 그룹 등의 형태로 공유하며 노력하고 있다.

Q. '그래픽 텔링' 업무 과정은?

신문사의 텍스트 기사 출고 과정과 도일하다. 자신의 뉴스를 ‘그래픽 텔링’ 형식으로 보도하기를 원하는 중앙일보 뉴스룸 기자들이 기사를 발제하는 단계에서 작업이 시작된다. 그 과정에서 취재기자들은 그래픽 기자들과 소통하며 가장 효과적인 표현방법을 수정, 보완한다.

Q. '재난지원금 ‘약발’ 안먹히는 지역, 서울엔 딱 네군데 있다'는 구현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가?

줌(zoom, 이미지를 확대하는 기능) 등 여러 요소들이 섞여 있어 6시간 남짓 걸렸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표현 방법의 수준이 높을수록 작업시간은 비례한다.

Q. '그래픽 텔링'에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

‘그래픽 텔링’은 디지털 독자 관점에서 제작한다. 텍스트 뉴스를 비주얼하게 제공할 때 독자가 흥미있게,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게 전달하는데 목표를 둔다.

Q. 안팎의 반응은?

처음엔 빠르게 움직이는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그래서 모션 시간을 조정하는 등 여러 시도를 했다.

이후 '시리즈'로 매일 출고되고 자리를 잡아가면서 "눈이 즐거운 기사에 감사하다" "움짤 넣은 거 재미있다" "신선하다" 등 스트레이트성 뉴스의 댓글에선 잘 볼 수 없는(?) 반응들이 늘었다. 더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Q. 앞으로의 계획은?

'그래픽 텔링’은 새로운 스토리텔링 방식의 하나다. 중앙일보 ‘그래픽 텔링’은 흥미로우면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다. 사진ㆍ지도ㆍ애니메이션 등 많은 비주얼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섞어 좋은 표현방식을 찾아내려 한다. 앞으로 인터랙티브(interactive) 요소를 접목해보고 싶다. '훌륭한 뉴스 퀄리티'가 기본이라는 점도 유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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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의 인터랙티브 뉴스 스토리텔링은 포털 뉴스 뷰페이지에 구현이 되지 않는다. 한 포털사이트 정책부문 담당자는 "기본적으로 좋은 콘텐츠를 유통하는 것을 마다하는 포털사업자는 없다. 다만 포맷의 문제가 걸림돌이다. 각 언론사들의 다양한 포맷을 균질하게 제공하는 게 관건인데 이를 표준화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인터랙티브 뉴스 스토리처럼 품이 많이 들어간 언론사 콘텐츠를 별도의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는 있다"면서도 "이 경우 콘텐츠 수급의 지속성 뿐만 아니라 균형성 논란도 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사안일 경우 제작여건이 있는 언론사의 것만 노출될 수 있고, 업데이트 자체가 뜸해지는 등 서비스 관리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포털 뉴스 뷰페이지의 '하이퍼링크'는 '광고 악용' 가능성을 들어 전면 적용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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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에 자부심이 있는 언론만 가능한 메시지다. 한국 언론은 이러한 가치를 내세운 적이 없다. 


지난 20여년의 디지털 저널리즘 환경은 독자인 시민의 뉴스 생산자 역할 형성, 배포자 플랫폼 지위 확대, 뉴스 형식과 구성의 변화, 가짜뉴스 범람과 언론 신뢰도 추락 등 격랑의 연속이었다. 

흥미로운 분기점은 있었다. 기존의 판을 바꾸는 혁신으로 2000년 2월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 창간은 하나의 신호탄이었다. 직업 기자의 정체성에 의문 부호를 다는 사건이었다. 또 다른 전환은 2003년 CBS <노컷뉴스>였다. '레거시'(legacy)를 대표하는 라디오 뉴스의 디지털화(化)다. 

인상적인 변화는 지상파 방송사에서도 나왔다. SBS 비디오머그, 스브스뉴스 등이다.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만들면서 TV 메인 뉴스 프로그램보다 높은 관심을 받았다. JTBC의 '소셜 라이브'는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룸'과 연동돼 화제를 뿌렸다. 

하지만 이 혁신은 오래가지 못했다. 혁신의 DNA를 남기기는 했어도 뿌리까지 이식되는 것은 아니었다. 또 다른 혁신, 더 큰 혁신으로 계속 이어져야 하지만 위계적 조직문화, 왜곡된 경쟁 질서, 언론산업의 영세성 등으로 번번이 막혔다. 이 과정에서 미디어 이용률은 곤두박질쳤다.

구조적인 혁신에 나설 것인지 아니면 단기적인 변화에 나설 것인지의 갈림길. 늘 만나는 그 길에서 언론의 선택은 대부분 후자였다. 알리바이는 성공모델의 부재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상처 투성이의 언론산업에 '불안정성'을 더했다. 인터넷신문 8천여개를 포함 2만개가 넘는 매체 간 경쟁은 포털 생태계에 여전히 갇힌 상태다. 코로나19는 트래픽을 몰고 왔지만 독자와 연루되지는 못했다. 

네이버, 카카오 양대 포털사업자는 시간 차이만 있을 뿐 언론 전재료 계약을 원점에서 바꾸고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은 물론 작은 커뮤니티까지 뉴스를 배포하는 한 대형 신문사는 비로소 탈포털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를 얻었다. 하지만 충실한 저널리즘의 영향력 덕분으로 보는 이는 드물다.   

<뉴욕타임스>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바꾼 세상'. 스토리텔링 방식이 이채롭다. 직관적 시각화, 하이퍼링크, 롱 폼 스토리 그리고 통찰의 텍스트가 어우러졌다. <뉴욕타임스>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유료 가입자를 늘리는 등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경영실적을 냈다. 뉴스 미디어 기업의 지속가능한 생존모델은 <뉴욕타임스>의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독보적 저널리즘 뿐이다.


기존의 디지털 혁신은 단지 속도, 양, 포맷, 검색엔진 최적화로 쏠렸기 때문이다. 온라인 뉴스 시장의 상업적 속성에 따른 현실적인 선택으로 둘러댔다. 

코로나19는 그 취약한 지점을 여지없이 흔들었다. 공포와 두려움으로 클릭을 유도하는 뉴스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취재윤리와 공동체를 고려한 흔적은 드물었다.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International News Media Association)는 지난달 '코로나 바이러스 시대의 뉴스 구독' 보고서에서 "뉴스 소비자는 불확실한 시기에는 양질의 저널리즘에 기꺼이 지불한다. 명확한 설명의 저널리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비영리 연구조사기관 <퓨리서치 센터(PEW)>의 '2025년의 인터넷' 보고서는 세계의 사람들과 '이웃'으로 관계를 맺는 네트워크의 질서를 예상했다. 

또한 많은 정보를 다루고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지식을 쏟아낼 것이다. 인공지능(AI)과 빅 데이터는 재능 있는 시민을 더 초대할 것이며, 차별-불평등-억압 등 사회적 갈등의 전모를 더 극적으로 그려갈 것이다. 

언론은 더 지혜롭고 더 유연하며, 품위를 잃지 않은 채 중재하거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보편적 이성의 연대(solidarity)를 추진해야 한다. 완벽한 저널리즘만이 이를 담금질할 수 있다. 

"우리는 휼륭한 저널리즘이 독자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고, 더 성취감을 갖게 하며, 모든 사회를 더 강하고 더 공정하게 이끄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뉴욕타임스> 유료 가입 페이지에 나오는 글이다.

‘포스트 코로나’는 코로나 이전 시대에 놓치고 있었거나 새롭게 부상하는 과제의 해결을 주문한다. 취재윤리를 비롯한 저널리즘의 원칙을 가다듬는 한편 ‘독자 퍼스트’의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진정한 디지털 전환은 일어날 수 있을까?


'신뢰 경쟁'이다

즉, '품격' 선언이다. 품격을 강조하는 경쟁은 곧 '신뢰 경쟁'이다. 저널리즘의 원칙을 따르고 디지털 요소를 수렴하는 등 탄탄한 기본기를 갖춰야 한다. 영국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는 최근 공개한 '로이터 미래뉴스 2020'에서 언론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강조했다.  

신뢰의 조건은 뉴스의 '정확성'과 '공정성'을 꼽았다. 매력적인 뉴스의 요소로는 깊이(depth)와 지성(intelligence)을 제시했다. ‘팩트체크’처럼 언론의 본령을 걸어야 한다.

'희망과 대안의 경쟁'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저널리즘은 전례없는 상황과 맞닥뜨린다. 디지털 뉴스 시장의 위기 환경보다 도시 공동체의 변화가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양극화, 인공지능(AI)과 노동의 종말 같은 지금까지의 전율과 동요는 비대면화, 원격 서비스, 사회적 차별, (지역)분산 대응과 자국 공급망 지키기 등 새로운 긴장의 에너지를 만나고 있다. 

뉴스의 원형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었다. 현대 언론은 다시 진솔한 광장을 주시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짜여지는 공간과 시간 속에 사람들을 살펴야 한다. 대화를 바탕으로 '커뮤니티'를 이끌어야 한다. 세계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는 '대안의 저널리즘'(solution journalism)이다.

'독자 개발 경쟁'이다

더 확실한 혁신은 독자 연결이다. 2014년 <뉴욕타임스>의 한 간부는 "우리는 20세기에 넘볼 수 없는 명성을 가졌지만 이제는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나아가서 그들과 손을 맞잡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휘발성 트래픽을 버리는 대신 자주 방문하는 독자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서비스에 수렴해야 한다. 교양의 독자를 찾고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독자와 연결하고 관계를 심화하는 작업이다. 접속과 가입, 지불의사를 갖게 하는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

코로나19로 미국이 통제되고 있는 가운데 방문자가 급증한 <뉴욕타임스>의 온라인 독자 서베이. 독자가 누구인지 파악하려 애쓴다. 디지털 오디언스를 꾸준히 그리고 세밀하게 확인하고 이를 뉴스와 서비스에 반영하는 한국 언론은 존재하는가?


'공감 경쟁'이다
 
업력, 자존심, 권위를 앞세운 현재의 게임은 접어야 한다. 메마른 고립과 고난, 고통이 찾아온다. 언론의 일방적인 주의·주장은 극심한 피로를 줄 뿐이다. '뉴스 사막화'와 '뉴스 정글화'가 이뤄지는 언론 지형에서 '뉴스 회피자'(news avoider)의 확산은 고객(audience)에 대한 완전히 다른 전략을 요구한다.   

사회적 연고와 출입처 기반의 샐러리 기자는 저물고 독자의 경험을 나누고 공감하는 자유로운 기자의 시대가 도래가 임박하다. 뉴스조직은 뉴스 스토리의 기계적 실험을 넘어 인간과 문명을 이해하는 휴머니스트를 키워야 한다. 저널리스트는 정보 전달자로 그치지 않고 독자와 교류하는 협력자·동반자로 성장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뉴스'를 시험한다. △ 어떻게 세계를 규정할 것인가 △ 어떻게 사실을 취재할 것인가 △ 어떻게 독자를 마주할 것인가 등 원초적 질문이다. 한국 언론은 미래를 대비할 것인가 아니면 똑같은 길을 갈 것인가.

덧글. 이 포스트는 <민중의 소리> 창간 20주년을 맞아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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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브랜딩'의 과제

Online_journalism 2020. 2. 19. 11:10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최근 20여년 사이 언론과 디지털은 다른 산업분야와 마찬가지로 밀접한 관계가 되었다. 직업 기자가 디지털에서 획득하는 '브랜드'도 하나의 사례다. 자신의 이름, 정체성과 자신의 일-취재와 보도, 견해, 교류 등을 온라인에서 전달하는 기자들의 모습은 숭고하기까지 하다. 이 장면에서 독자들의 기자에 대한 인식이 교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기자들은 온라인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 가장 큰 이유는 인터넷에 너무 많은 미디어가 있기 때문에-독자들까지 목소리를 내는 바람에 시간과 노력이 아주 많이 들어서다. 

그럼에도 기자 브랜딩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첫째, 정보를 다루는 미디어가 더욱 늘어나고 있으며 그 수준도 크게 향상되는 상황에서 직업인으로서의 생존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차별화된 브랜드 구축으로 영향력을 확보하려면 자신만의 전문화된 카테고리를 잡고 있어야 한다.   

둘째, 소셜네트워크의 확산 이후 기자 개인의 성향이 가감없이 노출된다. 이 시대에 기자의 진정한 금기는 어찌보면 '모호성'이라고 할 것이다. 다양한 목소리가 활동하는 무대에서 이도저도 아닌 처지가 되면 장기적으로는 일자리도 위협받는다. 최소한 진솔함이라도 보여줘야 한다.  

셋째, 기자 브랜드는 뉴스조직이 잠재 고객을 찾는데 필요한 에너지다. 뉴스조직이 지탱하는 논조나 역사는 매체의 독자층을 두텁게 하는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기자는 저널리즘의 고색창연한 은유는 물론이고 화제의 스피커로서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디지털에서 진화한 기자 브랜드 개념 

출처 Saska Saarikosk(2012) ‘기자 브랜드’ 관련 아티클 재가공. 핀란드 ‘헬싱인 사노 마트 재단’ 예술 및 문화 편집자, 로이터연구소 저널리즘 관련 연구저작물 다수 발표

기자 브랜드는 단지 '유명하다'는 차원을 넘어 '교류한다'는 의미로 진화했다. 과거 기자 브랜딩은 (출입처에 기반한) 저명성, (여론주도층 중심의) 인지성, (소속 매체를 통한) 주목성, (연륜과 경륜의) 배경성, (정치적 소신과 신념의) 투쟁성에서 다투는 영역이었다. 현재는 (소셜미디어 등 노출의) 다양성, (온라인 평판의) 우호성, (특정 분야 특히 사회적 이슈에 대한 정례적인) 참여성, (관심과 관점 등의) 동질성, (유대와 교류의) 적극성에서 주로 전개된다. 

즉, 오늘날 기자 브랜드는 '스타기자'와 조금 다르다. '스타성'은 출중한 재능과 외모도 갖췄지만 대체로 특별한 일이 계기가 된다. 스타성은 시장에 계속 수렴되지 않거나 개인적으로만 반짝이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브랜드가 된 기자는 대중성은 물론이고 매체 또는 그 분야를 상징하며 더 나아가 신뢰와 영향에서 다른 기자들을 압도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기사 공유 외에도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내며 독자와 소통하는데 적극적이다.
 
지난 10년 사이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사용하여 독자와 만나는 기자들은 눈에 띄게 늘었다. 소셜미디어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과 피드백을 가능하게 도왔고, 기자들은 이러한 커뮤니티에서 독자와 상호작용을 증진시켜왔다. 앞으로도 독자는 뉴스 소비 환경에서 이러한 기자들과 더 자주 교류할 가능성이 높고 이들에게 의존할 기회가 커질 것이다. .

브랜드를 지향하는 기자는 취재 및 보도 등 업무와 관련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부분에도 의욕적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독자들과 더 큰 네트워크와 더 강한 관계를 쌓는데 집중한다. 

대표적으로는 각 채널에서 처지를 바꿔 열성 독자로 활동한다. 좋아요 및 일반적인 댓글을 다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들의 기사나 스토리를 읽고 어떤 식으로든 움직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한 활동은 기자가 단지 뉴스조직에 갇혀 있지 않고 '동료'이자 '협력자'라는 것을 암시한다. 

참여적이고 인간미 띠는 기자들 속속 나와

수많은 블로거와 미디어 심지어 유튜브 채널이 24시간 정보를 쏟아내는 만큼 독자의 관점에서는 정보와 의견, 관점에 부족함이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진정성 있고 품격 있는 목소리의 공간은 남아 있다. 경쟁이 얼마나 가파른 지와 관계없이 신뢰와 품격은 항상 독자가 뉴스와 기자를 향해 관심과 애정을 유발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자의 관점은 독자를 연결하는 데 결정적이다. 어떤 치열한 문제에 대해 용감하게 의견을 제시하면 독자의 참여는 폭증한다. 중요한 온라인 대화에 기자 개인의 관점을 내놓는 것처럼 드라마틱한 것은 없다. 물론 위험한 측면이 존재한다. 이때 뉴스조직의 가이드를 지키는지, 동료 및 선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그 어려움을 경감시킬 수 있다.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가끔씩 꺼낸다면 큰 파고를 피하는 사전 포석이 되기도 한다. 독자가 기자의 이력이나 출신 배경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소셜프로필이나 개인정보의 관리를 미리 해두는 것은 대표적이다. 기자의 작은 개인 정보들은 기자가 쓰는 뉴스나 의견에 대해 독자의 첨예한 반응을 완화시키는 요소가 된다. 

기자는 브랜딩을 하는 긴 여정에서 독자의 반응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태도이다. 관건은 저널리즘의 윤리를 지키는 일이다. 또한 소셜플랫폼의 게시물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무엇보다 타인에게 해를 입히거나 법률을 위반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좀 더 주의력 있는 기자들은 독자의 반응을 잘 정리한다. 독자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게시물이 더 큰 반응을 얻는지를 파악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독자들에게 먼저 안부를 묻거나 위로나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성공한 기자 브랜드는 냉정한 관찰자인 동시에 따뜻한 휴머니스트다.

최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서 주목받는 기자 브랜드. 현안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고 독자들과 소통을 피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뉴스조직과 사회적 필요성 커졌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기자의 소셜미디어 활동은 유례없이 팽창했다. 전문가 또는 시민에게 질문하고, 강력한 의견을 말하는 것도 낯익은 모습이다. 특히 다른 사람들의 일을 더 적극적으로 더 일상적으로 지지하는 경우도 많다. 강력한 독자 관계를 구축하려는 의도가 명백하게 드러나는 사례도 있다.

특히 정치적 이슈나 갈등적 사안에 대해 공공연하게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때로는 그것이 소란을 일으키고 기자와 뉴스조직의 명성에 부정적인 작용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브랜드'를 알리는 효과도 있었다. 또 유튜브를 개설하거나 자신들만의 매체나 커뮤니티를 활용하며 브랜드를 키우는 기자들도 속속 등장했다. 

많은 미디어 전문가들은 "독자들이 기자에게 찾아오기를 원한다면 또는 기자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면 스스로 개인 브랜드를 구축하는데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뉴스조직은 '기자 브랜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투자의 가치에 소극적인 결론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비용을 들여 브랜드 형성을 돕더라도 결국 기자들은 언론사의 울타리를 벗어날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자 브랜딩'은 사회적 문화적 요청과 산업적 기술적 이해의 지점에 복합적으로 걸쳐져 있다. 일단 공동체가 전문직 종사자인 기자에 거는 기대가 커졌다. 보다 높은 이상과 강한 진실을 바라는 전형적인 심리 못지않게 소통하고 교류하는 친구 또는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동지'로서의 구애도 만만치 않다. 

플랫폼 종속의 뉴스 생태계에서 새로운 영향력을 발굴하고 육성해야 하는 언론사로서는 기자 개개인의 경쟁력 담보 과제를 포기할 수 없다. 기자 브랜드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수면 아래에 놓여 있다. 일부 매체에서 '스타 기자' 육성을 위해 프론트 페이지 노출, 블로그 운영지원 등을 진행했지만 소셜미디어 부상과 모바일 중심 뉴스 생태계 이래 흐지부지됐다.    

언론불신 치유하는 묘약될 수 있다

기자 브랜드는 언론과 시장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과제이다. 좋은 기자의 등장은 독자의 뉴스소비를 개선시킬 뿐만 아니라 언론 신뢰도를 회복하는 에너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과 기자의 역할 못지않게 시민사회의 ‘매체감시’가 아니라 ‘기자관심’이 필요하다.

기자 브랜드가 더 부상하지 못하는 이유는 뉴스조직과 시장환경의 한계 못지않게 기자 개인의 태도 문제가 적지 않다. '기사로 말하는 시대'에서 '소통하고 교감하는 시대'로 변화한 언론환경을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전통매체 기자들은 자신 또는 자사의 뉴스를 공유하거나 일상을 전하는 정도로 머문다. 아직도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럽다" "시간이 없다"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기자들도 상당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자 브랜드 자체가 나오기 어렵다. 특히 저신뢰언론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장기간 지속된 한국에서는 직업적 소명이나 윤리 등 저널리즘을 고민해야 '브랜딩'이 가능하다. 

기자와 독자-시민사회 간 소통의 기회가 늘어나야 한다. 기자 브랜드를 키우는 독자의 역할이  있다는 의미다.  기자 브랜드는 언론의 과제인 동시에 언론의 사회적 책임으로 살펴야 한다. 기자를 언론사 안의 직업인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불러내서 독자인 시민과 함께 하는 장이 열려야 한다. 지역공동체나 시민이 자신의 커뮤니티에 기자를 부르고 기자가 이에 응하는 문화가 형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자 브랜드는 탈브랜드 뉴스 소비, 취재원 중심의 문화 등 뉴스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는 에너지가 될 수 있다. 전문성을 쌓아가고 사회적으로 소통하는 노력을 다하는 기자들에 대한 응원과 후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탐사보도나 팩트체크 등 저널리즘에 유의하는 기자의 노고를 플랫폼 차원에서 지원해주는 프로젝트도 필요하다. 네이버 '기자 구독'을 특정한 주제나 영역을 강화하는 것도 다뤄봄직하다.

이 과정에서 기자로서의 신뢰성을 떨어뜨라는 온라인 행동은 피해야 한다. 가십 사이트나 신뢰할 수 없는 출처의 정보를 게시하거나 공유해선 안 된다. 또 전문가나 유력한 독자의 콘텐츠를 베끼는 것도 금물이다. 독자들이 출처와 내용에 대한 질문을 할 때 성실하게 답해야 한다. 오류와 결함이 있을 때 부인하고 보류하는 것이 아니라 즉시 사과하고 수정해야 한다. 의도적으로 다른 목소리를 비판하거나 차단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언론산업의 구조적 위기가 지속되면서 언론과 독자 사이의 전통적인 신뢰와 충성도는 점점 손상돼 왔다. 이것은 뉴스조직과 기자 사이에도 새로운 긴장을 낳았고, 기자들은 일종의 '구명 조끼'로 브랜딩에 나서는 경향도 있었다. 하지만 레거시 미디어의 위계적 조직문화는 기자들의 브랜딩을 일정하게 제한하거나 자율적으로-무계획적으로 방치하는 등 극단적인 흐름이 공존했다.

이미 많은 기자들은 뉴스조직의 경계에서 정보에 대한 팩트 확인, 의견과 토론, 상호 교감으로 나아가고 있다. 언론계는 이제 기자 브랜드를 수많은 가짜뉴스-허위정보가 만연한 공간에서 품격있는 저널리즘의 밀알이며 '디지털 구독'의 길을 제시하는 전략으로 가다듬어야 한다. 저널리즘의 진로는 두말할 나위 없이 공동체에도 중요하다. 시민사회도 기자와 그 브랜드를 언론계의 문제로 가두지 않고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관계와 경험을 만들어내야 한다.

덧글. 이 포스트는 미디어 전문지 소속 한 기자의 '기자 브랜드' 관련 인터뷰에 응하면서 간략히 정리한 내용을 다시 구성한 것입니다. <신문과 방송> 2020년 3월호에 관련 기사가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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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사보. 2019년11월8일자. 뒤늦은 디지털 인프라 정비임에 분명하지만 타사의 시행착오를 수렴한 이후의 행보인 만큼 어떤 그림을 그려나가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2020년은 인터넷 보급 이후 기성언론의 명암을 가장 극명하게 맞이할지 모른다. 가까이는 오는 4월 제21대 총선 전후 과정에서 '언론신뢰'의 뜨거운 검증대가 예고돼 있다. 여기에 JTBC를 비롯한 4대 종편의 재승인 심사도 예정돼 있다. 현실 정치의 구도에 따라선 '중장기 방송제도 개선'과 '미래지향적 규제체계' 도입 같은 정책문제와도 맞물린다. 언론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시민의 평판은 더 없이 엄격할 것이다. 특히 제도정비는 둔탁하게 닥칠 수 있다.   

현재 언론계의 '혁신'은 지금도 진행형이지만 형편에 따라 변화의 내용과 형식의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 이미 다양한 채널에서 언론사 간 격차는 벌어지는 양상이다. 기성언론의 '디지털 전환'과 '저널리즘'을 중심으로 올해 주요 이슈를 미리 정리했다.  

지난해도 크고 작은 부침을 거듭했던 대형 언론사의 디지털 행보에 또다른 족적이 새겨질지 기대된다. <중앙일보>의 혁신 속도에 뒤처진 채 올해 창간 100주년을 맞는 <조선일보>의 움직임이 가장 분주한 상황이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워싱턴포스트의 콘텐츠 관리시스템 아크(ARC) 도입계약을 맺고 오는 6월 본격 적용한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콘텐츠 관리시스템 접목으로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취지의 신년사를 말했다. '아크'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이 '멀티미디어' '독자 데이터' '유연한 템플릿'임을 감안할 때 디지털 중심 뉴스 서비스로 변화가 점쳐진다. 조선일보식 저널리즘에 '스타 기자 육성' 방안을 피력했지만 당장에는 다수의 기자들이 '디지털 퍼스트'를 하고 종이신문은 '심층 분석, 오피니언' 위주로 가져가지 않겠냐는 예상이 나온다. 그럼에도 오래도록 신문 중심의 일처리를 해온 조선일보의 사정을 감안하면 매끄러운 디지털 전환을 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자주 조직을 뜯어고쳐 "여전히 그림을 모르겠다"는 지적을 받는 <중앙일보>의 흐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지면과 디지털 뉴스제작을 분리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홍정도 중앙일보·JTBC 사장은 신년사에서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강조했다. 홍 사장은 "단순히 지면을 디지털로 옮기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독자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 수 있는 역량"을 주문했다. 그러나 '데이터 브루' 등 호평을 받던 서비스를 폐지하면서 내부 잡음은 여전하다.

특히 최근 1년여 사이 중앙미디어그룹은 JTBC의 '스튜디오형' 전략처럼 단순 '실험'을 넘어 '비즈니스'에 근접해야 한다는 목표가 똬리를 틀었다. 물론 JTBC는 손석희 이후 어떤 자리매김이 이뤄질지 그리고 디지털 행보는 어떤 방향을 가리킬 지가 관전 포인트다.

JTBC 소셜라이브. TV와 소셜미디어에서 '손석희'의 가치는 컸다. JTBC가 내놓을 매력적인 뉴스 서비스는 무엇일까?

KBS·MBC·SBS 등 지상파방송사의 디지털 방향도 보다 체계적인 노력이 예상된다. KBS는 보도국 기자들의 디지털 가담을 강화하는 한편 뉴스 이용자 행동 데이터를 파악하는 등 입체적인 디지털 서비스 인프라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SBS미디어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SBS 주니어 기자들이 내놓은 '10가지 제언 보고서'의 행방이 주목된다. 보고서는 "외부 디지털 전문인력을 흡수하고 예산 우선 순위도 ’디지털>지상파‘여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러한 관점이 미래를 향한 에너지로 작용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일이 남았다.

네이버 카카오 등 양대 포털사업자의 뉴스 제휴정책도 명목상 큰 변화를 맞이한다. 네이버의 경우 '유예기간'을 둔다지만 매체 차별성을 드러내고 네이버 이용자를 '독자'로 유인할 대비는 무엇인지 시급히 가다듬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포털사이트를 떠나서 뉴스 유통을 독자적으로 꾸려갈 수 없는 만큼 언론-포털 사이에 협력은 긴장과 조정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겨레•경향 등 진보언론의 생존과 대안 모색도 눈길을 끌 것이다. <한겨레>는 편집권의 적성성을 놓고 구세대와 신세대 간 거리감과 이질감 해소라는 만만찮은 과제에 놓였다. 특히 중소규모 매체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우위에 섰었던 디지털 경쟁력 회복이 중요해졌다. 

<경향신문>도 비슷한 문제로 경영진을 비롯 조직 전열을 정비한다. 두 매체 모두 자사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다. 판단의 좌표, 실행의 방식 등에서 '독자 퍼스트'의 화두를 중심으로 둬야 할 것이다. '독립적인 기자'를 앞세우는 자존감에 <한겨레> <경향> 두 매체가 밀쳐버린 독자들이 너무 많다.

가짜뉴스(허위조작정보)•기레기 등 시민이 제기하는 비판에 뉴스조직의 대처 장면은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다. <저널리즘 J> <PD수첩> 등 공영방송의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이 사회적 관심을 받았고,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뉴스톱 등)이 활동하는 시대지만 대다수 언론의 '디지털'은 팩트체크에 인색했다. 다른 의견과 정보를 함께 제시해 정확성 사실성을 높이는 활동은 부진했다. 

그 대신 여전히 포털사이트의 '실시간급상승검색어'를 주시하며 즉시 생산하는 트래픽 지향의 뉴스 생산과정은 끊임없이 반복됐다. 언론이 퍼뜨린 '조국뉴스'에서 보듯 언론은 '조국사퇴'의 승전보를 거뒀지만 '저신뢰 언론'의 낙인을 벗지는 못했다. 일부 언론의 왜곡 편향뉴스는 더욱 기승을 부리며 디지털로 무한재생됐다. 그럴수록 '저널리즘의 원칙'에 충실한 '퀄리티 뉴스' 갈구는 더욱 짙어질 것이다. '신문구독률 6.4%' 시대를 극복하는 에너지는 '데이터'도 '기술'도 아닌 '정직한 저널리즘'이라는 내부 성찰의 목소리가 커질지 주목된다.

최근 2~3년 사이 한국언론 내부조직의 변화상 가운데 특기할만한 지점은 '기술'에 대한 관심 증대이다. 인프라 구축으로 끝나지 않고 서비스와 비즈니스 등 매체전략의 핵심으로 다뤄져왔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접근방식이 대폭 늘었다. 지금까지 기성언론은 노출(푸시 알람), 추천, 요약 등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했다. 

독자의 뉴스 소비 행태를 파악하고 좀 더 타깃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터' 학습도 빈번하게 목격됐다. 적지 않은 언론사에서 트래픽 '대시보드'는 일상처럼 다뤄졌다. 올해 이러한 기술 접목이 뉴스와 그 서비스의 방향에 실질적인 이정표를 세울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기술 리더십은 요원하고 기자들의 마인드도 부실하다. 뉴스조직 내부에 기술을 아는 기자, 저널리즘을 아는 개발자들의 연대가 절실하다.

유튜브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모든 연령대에서 주요 뉴스 소비채널로 유튜브가 떠올랐다. 뉴스조직 관점에서는 단지 비디오 뉴스를 유통하는 채널로서가 아니라 독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장으로서 '유튜브 활용'도 중요한 목표가 되고 있다. 유튜브와 표현자유를 둘러싼 이해관계와 외풍은 더욱 첨예할 것으로 보인다

기성언론 바깥의 풍경도 중요하다. 유시민김어준 등 직업기자와 경쟁하는 경계의 언론인들은 이미 상당한 독자층을 확보했다. '저신뢰 언론지형'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이때 '독자'를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중요하다. <뉴욕타임스>는 비디오 뉴스를 소비하는 세대를 완전히 새로운 독자층으로 보고 있다. 그들의 세계에 다가서려면 매체 고유의 목소리와 색깔이 중요하다. 이때 뉴스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우리만의' 정체성(tone)을 만드는 게 관건이다. 이렇게 새로운 독자와 접점을 맺는 방식과 태도는 '유튜브' 같은 새로운 플랫폼에서 더욱 선명해질 것이다. 

방송 통신 등 미디어 제도의 정책 정비가 절실하다. 대표적인 예는 지난 5년여 인터넷으로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OTT의 확대는 TV시대의 종언을 재촉해왔다. VOD 서비스의 경쟁 확산은 계속 경계를 무너뜨렸다. 이 결과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30조원인 반면 SBS는 이의 1/10선인 4천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레거시 미디어의 기득권은 조용하고 처참하게 붕괴되고 있다.

공적 책무 부여 등 전통적인 로컬 방송시장 안에서, 또 글로벌 경쟁구도에서 불균형 규제로 시장 갈등도 누적돼 왔다. 플랫폼의 편집권(편성권), 콘텐츠 중심의 접근방식 등 논의가 정돈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포털 독과점, 신문진흥 등 언론산업 전반의 법제도 정비도 계속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전통매체는 디지털 이후의 변화에 저항의 기류와 시행착오의 혼돈을 겪어왔다. 내부 공감대 형성의 지난한 과정을 생략할 수 없는 배경이다. 필요한 방향과 목표를 제대로 잡는 것은 물론 이를 잘 풀어갈 디지털 문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무엇보다 저널리즘 영역에서는 "데이터나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데 유의해야 한다.

독자를 먼저 생각하는 기자와 뉴스조직에 대한 공동체의 열망이 존재하는 한 '저널리즘 원칙'을 성취하는 '디지털 전환'이 절실하다. 언론은 더 늦기 전에 지혜와 열정을 가진 교양의 독자에 다가서야 한다.

2020년 레거시 미디어 디지털전환 과제로 본 10대 이슈(무순) 


조선일보 '아크' 도입의 방향
② 중앙일보의 '매력적인 콘텐츠'란?
③ 출입처 폐지 '선언' 후 KBS 
④ 'SBS 미래기자들'의 제언 이후  
⑤ 네이버 제휴정책 변경 파장
⑥ 한겨레경향의 독자 전략
⑦ 가짜뉴스에 대응하는 장면
⑧ AI•데이터 등 기술의 접목
⑨ 유튜브 뉴스 소비의 확산
⑩ 신문 등 미디어 관계법 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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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없는 뉴스는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독자의 관여를 어떻게 보장하고 어떻게 진화시킬지 뉴스조직의 고민이 시작돼야 한다.

올해 한국 언론계는 독자의 따가운 시선과 비판에 직면했다. '조국 이슈'는 지독하게 다뤘지만 공동체의 숙제는 소홀하게 다뤘다. 윤리성과 책임성을 가진 언론을 바라는 사회적 요청은 더욱 커졌다.

뉴스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가짜뉴스-허위조작정보'의 중심에 기성언론의 그림자가 있었다. 포털사이트 뉴스댓글은 상업적이고 폭력적으로 쌓였다. 유튜브는 알고리즘을 설계하며 1인 미디어를 우뚝 세웠지만 혐오를 부추기고 '표현의 자유'를 괴물로 만들었다.

이럴수록 뉴스산업은 더욱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워졌다. 세계의 언론이 '구독모델'을 위해 '독자 퍼스트'를 고려하는 대장정에 들어갔지만 한국언론은 여전히 조직 가르기와 철학 부재로 뿌리가 흔들렸다.

많은 사람들은 기성언론이 수익창출과 여론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큼 강력한 독자층을 확보할 수 없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잠재고객 관여'(audience engagement:언론사의 독자 참여 유도 전략)를 꼽고 있다.

이들은 독자와의 더 많은 소통으로 다양한 뉴스 생산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해왔다. '충성 독자'의 규모가 언론위기를 구명하는 기반이라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뉴스조직 내에는 독자와 관련된 업무가 늘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커뮤니티 담당자들, 한국에서는 소셜미디어(SNS) 담당자들이 대표적이다.

물론 아직도 '독자들의 관여'가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실질적으로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정의되진 못했다. 독자에 대한 이해는 미흡한 가운데 기득권의 핵심에서 수집된 특별한 정보를 '전략적으로' 보도하는 일은 이어졌다.

그럼에도 언론계 안팎의 분위기는 더욱 바뀌고 있다. 먼저 수십년을 관철시켜온 '출입처 취재관행'의 변화는 선언적으로나 내용적으로 변화의 길목에 섰다. 편집국 기자들은 광고협찬의 검은 거래에 반발하며 뉴스룸을 감싼 자본을 정조준했다.

기성언론의 주요 광고주인 대기업도 산업패러다임의 대전환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동시에 민주주의의 투명성은 증대했다. 주52시간제의 정착 흐름은 언론인들의 노동에 대한 시각도 교정했다. 

더 결정적인 측면은 '인터넷 20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온라인 독자에 대한 재인식이 형성되고 있는 대목이다. 온라인 독자를 측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이를 뉴스와 서비스에 어떻게 수렴할 것인지의 논의가 깊어졌다. 

문제는 현실이다. 여전히 확실하지 않은 데이터와 그 사용법으로 단순한 인기-클릭수 지표를 위주로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선정적인 뉴스-옐로우 저널리즘의 범람처럼 부작용을 계속 키워왔다. 한국에서는 실시간급상승검색어를 활용한 '속보 경쟁'이 대표적으로 자리잡았다. 페이지뷰는 '돈'으로 직결되는 상황에서 '저널리즘'이 설 곳은 없었다.

양식있는 기자들은 정작 공동체가 필요한 뉴스는 사라지고 있다면서 고객의 뉴스 반응과 그 대표적인 데이터들에 의문을 표했다. 반면 온라인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독자들의 수준이 낮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러한 서로 다른 견해는 온라인저널리즘 환경에서 가장 갈등적인 현실을 보여준다. 그 결론이 무엇이든 뉴스산업에 던져진 과제는 독자의 경험과 관점을 더 잘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다. 

언론계는 다시 '독자 참여'라는 과제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독자 참여'의 개념을 둘러싼 논의는 불충분한 상태이다. 그러나 배포된 뉴스에 독자가 대응하는 방식부터 뉴스 생산과정에 다가서는 부분까지 해야 할 일은 쌓여가고 있다.

나는 '독자 참여'를 독자가 '뉴스를 대하는 자세와 행동'으로 바라본다. 이는 다시 뉴스를 소비하는 태도와 습관에서 개인적이고 비공개적인 양상부터 뉴스 비평과 공유, 제보 등 구체적이고 공개적인 행동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 뉴스조직은 고객 접점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만큼 '독자 참여'는 추가적인 정리가 필요하다. 실제로 어떤 독자의 어떤 참여가 중요한지는 더 많은 설명이 요구된다. 유료화를 위해서는 어떤 접근방식이 효과적인지도 더 많은 사례가 있어야 한다.

뉴스조직 및 뉴스와 독자의 관계는 더 활동적으로 진화하는 것이 뉴스산업의 미래에는 긍정적이다. <뉴욕타임스>의 2017년 디지털 전략보고서(Journalism That Stands Apart)는 "광고주들은 콘텐츠에 머무르거나 반복해서 찾아오는 독자들의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한국의 기성언론도 이제 혁신을 독자의 관점에서 근본적으로 재고해야 한다. 그간의 혁신이 '뉴스의 대응속도' 및 '뉴스의 포맷' 그리고 '손쉬운' 비즈니스 모델에 주목했다면 앞으로의 혁신은 '독자와의 소통'과 '정교한 상호거래(deal)'에 둬야 할 것이다. 

한국온라인저널리즘어워드 '오디오저널리즘'상을 수상한 중앙일보 '듣똑라'를 만들고 있는 한 기자는 12월 6일 시상식에서 "서비스를 만드는 기자들이 청취자인 독자들과 만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지면서 그들이 누구이며 그들이 원하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조심스럽지만 많은 언론인들은 독자와의 소통에 초점을 두면 더 나은 지속가능한 저널리즘에 이를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더 나은' 저널리즘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독자의 참여는 제한적일 수 있고 언론인들은 특정한 그룹에 매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혁신'을 내세우는 언론사들도 '부동산' '교육' 등 우리 사회의 첨예한 이슈에서 미래지향적인 견해를 갖기보다는 더 계급적인 이해를 따지는 것을 종종 목격한다. 미국 전통매체들이 '백인, 중산층, 남성' 중심의 시각을 고수하는 것처럼 한국의 대다수 언론은 '강남 1%(의 욕망), 남성, 재벌'에 집착한다.

결국 그럴싸한 디지털 기술혁신-특히 뉴스포맷을 바꾸는 사례에 주력해온 언론사가 독자참여를 추구하더라도 제대로 된 성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중요한 일은 뉴스조직 안에서 '저널리즘이 성취하려는 목표'가 무엇인지를 검토하는 과정이다.

특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지 또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변화를 지지해야 할지 아니면 이를 조화롭게 다뤄야 하는지 등을 터놓고 말해야 한다. 뉴스연구자 C.W. 앤더슨(Anderson)은 "저널리스트는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지, 실제로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끊임없이 되물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더 나아가 언론인들은 오늘날 미디어 환경에서 저널리즘, 커뮤니티, 민주주의가 처한 광범위한 위기에 대답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뉴스시장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것은 어디로 갈 가능성이 높은지. 성공과 실패가 뉴스산업은 물론 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에도 진지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현대 저널리즘은 일방적인 뉴스생산 체계를 고수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독자를 참여시키는 새로운 모델로 나아가고 있다. 뉴스산업과 독자 사이의 관계 변화가 어떤 그림을 그려갈지 또 저널리즘은 어떤 얼굴이 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언론인은 스스로 반성하며 뉴스조직의 함정과 덫을 극복하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성찰 없는 혁신, 기술 뿐인 혁신은 가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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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조직개편. 디지털을 강화하고 밀레니얼 세대 등을 타깃으로 하는 콘텐츠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JTBC를 비롯 중앙일보의 디지털 부문 담당자들의 '전적'으로 조직 효율화를 추진한다. '파괴적-분열적' 혁신의 과정에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기자협회보> 12월11일자 보도 이미지 캡쳐.

<중앙일보> 더 나아가 JTBC를 비롯한 '중앙그룹'의 조직개편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렇다한 성공사례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국내 언론산업 실정에서 '중앙'의 디지털 전환은 '오아시스'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긴 해도 최근 2~3년여 중앙그룹이 기울인 투자와 노력은 JTBC의 소셜라이브를 비롯 중앙일보의 '데이터브루' '듣똑라' 등으로 디지털 영토를 확장했다. 

특히 이 매체의 지속가능한 인프라는 독보적이었다. 묵묵히 일해온 디지털 부문 담당자들의 노고는 더 훌륭한 밑거름이었다. 그들은 단지 좋은 콘텐츠가 아니라 '저널리즘'도 고민하는 전문가들이었다.

그런데 이번 조직개편의 뒷 이야기는 흉흉하다. 기자집단은 자신들의 역할과 처우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을 전담해온 사람들의 목소리는 수면 위로 드러나지도 못했다.

<중앙일보>의 디지털 전환은 누구나 흥미롭게 지켜보고 응원하는 이슈이다. 다만 디지털 전환은 기자들 중심의 조직개편이 아니라 디지털 부문을 아우르는 전체 구성원의 관점에서 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디지털을 맡고 있는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뉴스조직의 혁신을 살피지 않으면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가장 강력하고 가장 오랜 기간의 혁신을 추진한 매체에서 디지털 부문 담당자들은 브랜드와 저널리즘을 함께 책임지는 언론인들이다. 또한 디지털 부문 담당자들은 윗선이나 펜대 기자들의 지시대로 콘텐츠를 만드는 하청의 관계나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더구나 (독자의) 세그먼트에 집중해야 하고 더 나은 것을 선택해야 하는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도 동등한 파트너여야 한다. 이같은 조직문화일 때 '혁신'이 잘 진행되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디지털 부문 담당자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디지털 전환의 승부수라고 선언하면 위험하다. 자칫하면 지금까지 쌓아올린 디지털 명성은 물론 인재마저 잃는다. 

몇몇 미디어 매체가 전하는 <중앙일보> 조직개편 보도 역시 유감이다. 철저히 '기자 관점'에서 다뤄졌다. '기대 반 우려 반'의 그 기대와 그 우려를 전통적인 기자들의 위상이나 노동강도로 좁히면 낡은 시각이다. 특히 디지털을 '결과물'로서만 다루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과정과 단계를 더 짚어봐야 한다. 최소한 누가 어떻게 관여하는지, 협업의 반쪽은 누구인지를 챙겨야 한다.

<중앙일보> 조직개편 과정에서 디지털 부문 담당자들이 소외된 것은 디지털 전환의 방향과 목표를 의문케 한다. 결과적으로 디지털 담당자들의 박탈감은 한 익명 앱을 통해 당사자 동의없는 '계열사 전적'의 '노동법' 위반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혁신'이 왜 이렇게 진흙탕이 되는지 안타깝다. 한국판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를 쓰던 때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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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를 향한 뉴스 전략

Online_journalism 2019. 10. 9. 15:22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우리의 독자는 누구인가? 독자가 우리를 어떻게 인식하는가? 어떤 콘텐츠를 원하는가? 걸맞는 투자는 지속할 수 있는가? 전통매체에게 독자 전략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의문부호 상태다. 그러나 시작해야 한다. 저신뢰언론을 넘어 독자 퍼스트, 독자중심주의의 진정한 뉴스시대를 열어야 한다. 호주ABC의 오디언스 전략 보고서 표지.

많은 전통매체가 '밀레니얼' 세대 앓이를 하고 있다. 젊은 독자를 갖고 있느냐는 미디어 시장경쟁에서 중요한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된 대응은 보이지 않았다. 아직 이 부문에서 한국의 전통매체는 걸음마 수준이다. 그렇다고 뉴미디어들이 분발해주고 있는 것도 아니다. 여러 이유와 사정이 있겠지만 뉴스는 물론이고 시장의 진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신진 연구자가 밀레니얼 세대를 고려한 언론사의 접근방식에 대한 생각을 물어왔다. 진지한 고민이라기보다는 그동안의 생각을 대략 정리해보았다. 질문에 대한 답변의 형태다. 

1. 귀하께서 생각하시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밀레니얼 세대를 특정하는 것은 어렵다. 기성세대와 비교했을 때 몇 가지 두드러진 장면이 보인다.

한마디로 특정하게 구분하기 어렵다. 어떤 균일성을 갖지 않는다. 머물러 있지 않고 부유한다.  그들의 태도, 관점, 동기, 관심사를 결정짓는 것은 현재의 삶의 위치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일상에서 이중적 태도를 갖는다. 정의는 지지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정의를 벗어나면 공감하지 않는 식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것, 즐겨야 하는 것, 마땅히 가져야 하는 것들에 대한 간섭과 침해에 반발한다. 그러한 반발은 종종 체계적이지 않고 저급하기까지 하다. 기성세대의 살의 방식과는 다른 독특한 라이프스타일과 경험을 즐긴다. 

그들이 일치하는 것은 디지털 미디어에 익숙하다는 점이다. 그들의 정체성은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등으로 상호연결된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형성되었다. 일찍부터 인터넷과 일상생활을 통합시켰다. 온라인에서 전통의 관계나 브랜드는 해체되거나 재구성된다.    

또한 그들은 자신을 위해 아낌없는 지출을 한다. 여행, 자기계발, 콘텐츠 소비 등을 주변의 조언이나 조력보다는 스스로의 판단과 계획으로 결정한다. 자기애가 강하며 관심사에 대한 열망과 애착도 깊다. 하지만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2. 밀레니얼 세대의 뉴스 이용 패턴을 어떻게 진단하고 계십니까?(20대와 30대 또는 대학생/직장인을 구분해서 설명해주세요)

젊은 세대의 뉴스 소비행태 역시 가변성이 높다. 그러나 뉴스 참여의 양상에서 긍정적으로 보면 적극성을 갖는다. 맥락적인 뉴스소비가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는 긴 탐색이 필요하다.


뉴스 이용과 관련된 밀레니얼 세대는 자기주도적이고 탐색적인 그룹과 외부자극에 취약하고 기계적인 반복성을 보여주는 그룹이 혼재한다.  

또 하루종일 높은 수준으로 인터넷 이용을 유지하며 그에 비례한 뉴스소비가 이뤄지는 세대다. 기존의 고전적인 미디어 이용시간-예를 들면 신문과 TV는 각각 출근 전후, 퇴근 이후 등을 파괴하는 주축 그룹이다.

필요에 의해 도구를 잘 활용하고 다양한 채널을 넘나들면서 선택적으로 뉴스를 보는 한편으로 규칙적이고 제한적인 채널만 이용하는 등 '편향적' 뉴스 이용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첨예한 극단적 뉴스 소비 양태는 인터넷 공론장에서 '사실 인식의 양극화'로 드러난다.

그러나 두 그룹 모두 모바일과 소셜미디어 중심의 뉴스 소비에 몰입하고 있는 것은 일치한다. 이들은 유튜브 채널에서 뉴스소비는 물론 인스타그램 같은 새로운 SNS 채널의 확대를 이끄는 전향적인 그룹이기도 하다.

20대 대학생의 경우 커뮤니티를 비롯한 인터넷 하위문화 참여와 경험이 30대 직장인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이곳의 내용을 쉽게 접하고 기존의 주류문화나 뉴스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갖는다. 

30대 직장인의 경우 소셜미디어 활동이 두드러지나 자기 과시적이며 경험 기반의 콘텐츠 생산에 의욕적이다. 뉴스 이용 역시 포털뉴스, 소셜미디어, 메신저 등 다양한 채널을 섭렵하고 있으나 20대에 비해 가짜뉴스(허위정보), 인터넷 하위문화에 반감이 크다. 이들은 또한 비교적 선별적인 뉴스이용을 한다.

3. 밀레니얼 세대의 뉴스 이용 방식이 다른 세대의 뉴스 이용 방식과는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하십니까? 아울러 밀레니얼 세대의 뉴스 이용 방식에서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특히 커뮤니티 기반의 뉴스이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성세대보다는 훨씬 더 폭이 넓다. 그들의 역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다. 

폭넓은 뉴스 미디어 채널(플랫폼)을 이용한다. 그들은 이것을 일상 생활의 일부로 간주한다. 디지털 미디어 사용량이 아주 많은 세대다. 이들은 고정적이거나 정적인 것이 아니라 이동 중에 또는 여러 일을 함께 하는 가운데 인터넷에 접속해 뉴스를 이용한다.

뉴스를 탐독하고 비평적으로 소비하는 행위보다는 간편하게 읽고-헤드라인(제목) 소비가 편하고 오래 읽지 않는다. 대신 스와이핑하거나 건너 뛰는(skip) 뉴스읽기에 익숙하다. 텍스트보다 이미지 소비가 강하다. 사진, 비디오 등 시각화된 스토리가 편하다.

디지털 미디어의 속성상 상호성에 눈 떠 있다. 단지 뉴스를 보는 것이 아니라 본 뒤에는 참여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라이브 채널에 관심이 있고 실시간 정보를 습득하는 패턴이 있다. 긴 기사보다 짧은 분량 즉, 압축(summary)과 강조(highlight)를 선호한다. 

전통매체에 대한 신뢰와 애착이 덜하다. 상대적으로 접점을 맺는 채널에서 인지되는 뉴스를 볼 뿐이다(탈브랜드). 매일 미디어 사용시간에서 아주 작은 부분 만이 실제 브랜드를 인식하고 뉴스를 소비한다. 동시에 이들은 비언론, 비저널리스트 기반의 정보 소스를 검색하고 찾는데 능하다.

이러한 뉴스소비 양식은 첫째, 뉴스가 다루는 내용에 대한 단편적 이해의 가능성이 높고 둘째, 좋아하는 채널(플랫폼) 중심으로 정보 편식이 일어날 수 있으며 셋째, 가능한한 오래 머물며 사유하는 뉴스읽기가 아니라 인스턴트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것은 비단 플랫폼의 뉴스 처리 과정과 내용의 오류나 자동화-기계화의 한계로 그치지 않고, 뉴스조직의 대응방식에서도 심중한 문제를 일으킨다. 밀레니얼 세대의 이용방식을 고려한 짧은 속보, 제목 강조, 심층성보다 선정성 확대 등 질의 뉴스 경쟁'이 아니라 '속도와 자극의 경쟁'으로 흐를 수 있어서다. 

물론 밀레니얼 세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전 세대로 인터넷 이용이 확산되면서 이같은 뉴스소비 현상은 일반화하고 있다. 젊은 세대일수록 이동성, 상호성, 실시간성을 요구한다. 그들은 확실히 플랫폼 특질 이해, 디지털 도구 활용에 더 능하기 때문이다.

4. 밀레니얼 세대는 기성 언론이나 포털 등을 잘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뭐라고 진단하십니까?

밀레니얼 세대와 전통매체 간 관계가 깊어지지 않는 것은 첫째, 소구력 있는 뉴스 콘텐츠의 부족 둘째, (언론사의) 적극적인 소통, 연결 노력의 부족 셋째, 뉴스조직 문화의 한계 등 때문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다양하고 다기능적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인터넷 '개척자'로서 빠르고 집중적으로 뉴스를 확인한다. 전통적 뉴스 미디어가 인터넷에서 오랜 기간 동안 젊은 층과 접점을 늘리는데 등한시할 때 뉴스 이용 습관이 내재화 하였다. 

미디어 이용 변화는 그러나 완성단계는 아니다. 온라인 뉴스 서비스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큰 만큼 이용 채널 역시 빠른 수용 속도를 갖는다. 즉, 인터넷에 대한 놀라운 적응력과 기술 도구 활용력은 종전의 브랜드나 경험했던 채널에 대한 안정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는 젊은 세대들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제공하는 뉴스조직이나 서비스 채널이 풍부하지 않다. 오래된 언론사일수록 밀레니얼 세대가 필요로 하는 정보 생산에 대한 논의는 부족하다. 그들의 주타깃은 상대적으로 고연령층이기 때문이다. 포털사이트 역시 사회적 영향력 증대로 책임성도 주목받고 있다. 자연히 뉴스 서비스에 보수적 접근이 이뤄지고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다. 

더 젊은 층을 위한 뉴스 브랜드의 탄생은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의 경쟁질서에 따라 지연되거나 무시되고 있다. 전통매체는 광고 협찬등 주요 비즈니스 모델의 작동구조에 매몰돼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진정성 있는 정서적 교류를 위한 투자도 등한시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에 근접한 문화 캠페인, 이들이 향유하는 라이프스타일과 문명에 대한 이해, 그들과 다방면에서 조우하려는 과학적이고-디지털적인 인프라 구축이 보류됨으로써 밀레니얼 세대의 '새로운' 기호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 

5. 뉴스 이외 다양한 콘텐츠 이용 등의 이유로 젊은 세대의 뉴스에 대한 관심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뉴스 외면 현상이 지속된다면 향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예측하십니까?

우선 왜 '뉴스 외면' 현상이 지속되는지에 대한 사회적 산업적 이해가 필요하다. 첫째, '저신뢰 언론'에 대한 애착심 기대감이 크게 낮아진 결과다. 언론이 생산하는 뉴스, 산업에 대한 정당성이 엷어지고 있다. 뉴스는 필수적 정보에서 기호적 정보로 진화하고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외부 변화와 평가에 대해 뉴스조직이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둘째, 언제 어디서나 미디어를 소비할 수 있는 환경에서 뉴스의 지위가 약화했다. 이를 대신해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친구' '이웃'의 스토리도 범람하고 있다. 이용자의 선택지가 넓어졌다. 하지만 언론사는 낡은 뉴스생산과정과 관행을 유지하며 '뉴스'의 형식과 내용, 타깃화 등 전면적 혁신에 미흡하다. 경쟁력을 잃고 있다.

셋째, 결국 뉴스의 변별력이 필요하다. 상품으로서, 가치로서 차별화가 중요하다. '퀄리티 저널리즘'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치과잉 사회에서 갈등적인 프레이밍을 연출하는 언론사의 태도로는 밀레니얼 세대의 세분화하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이를 위해서는 기자 충원과 재교육, 마케팅 및 비즈니스 모델의 재구조화 등의 근원적 해법을 도출해야 한다.

언론 및 뉴스가 산업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젊은 세대 넓게는 시민과 분리될수록 건강한 민주주의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한다. 언론은 뉴스를 통해 다층적인 현대 사회현상을 통합적 통찰적 통섭적으로 조명할 '책임'이 있다. 민주적 여론질서를 형성하는데 기여하는 활동이다. 하지만 뉴스 불신, 뉴스 외면이 지속되면 언론의 기능과 역할은 근원적 한계를 갖는다.

특히 미래 공동체를 이끌고 가는 후속세대인 밀레니얼 세대의 언론불신을 해소하지 못하면 세대간 양극화가 우려된다. 기본적으로 언론은 사회적 갈등을 중재하고 통합하는 공적기능이 있다. 권력 비판과 감시 활동이 대표적이다. 최근 '조국 보도'에서 보듯 저함량 보도로 오히려 갈등을 키우게 되면 언론산업의 확장성, 뉴스시장의 투명성은 담보할 수 없다.

무엇보다 '뉴스의 시대'에서 발굴해야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맥락적으로 제시하고-사실관계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개인이 라이프스타일에서 맞닥뜨리는 결정과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구조적으로 서비스하는 '프로세스'다. 뉴스 외면 현상은 뉴스가 젊은 세대의 물리적 미디어 이용시간에 들어갈 여지가 없다는 의미다. 

재미있는 연성 및 큐레이션 정보, 조직과 기자 개인의 머릿속 구상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으로는 뉴스 외면 현상, 제도와 준거로서의 민주주의 균열조짐을 막을 수 없다. 물론 그 이전에 언론산업의 위기가 근원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뉴스와 뉴스조직에 대한 애정과 유대감을 갖는 후속세대를 가정하지 않고 어떻게 언론의 미래를 말할 수 있겠는가?    

6. 밀레니얼 세대의 세대적 특성이 위에서 언급하신 뉴스 이용이 관계가 있다고 보십니까?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관계가 있다고 보십니까? 

밀레니얼 세대가 미디어를 이용하는 방식은 기술의 활용이다. 가능하면 자신의 기회비용을 고려한 탄력적 접근에 능하다. 때로는 이것이 '수동적'인 뉴스 이용 행태로 비쳐진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디지털을 잘 이해한 경제적인 습관이다. 

뿐만 아니라 미디어가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판단한다. 뉴스조직이 '나'를 전문가나 고객으로 대우하고 있는가 아니면 뜨내기 손님으로 보는가 등을 포함한다. 예를 들면 소셜미디어에서 기자들의 소통활동에서 빚어지는 잡음들이 일과적 해프닝이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가 언론을 보는 잣대가 될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언론사와 기자들을 대상으로 훨씬 더 많은 커뮤니케이션 기회를 갖고 있다. 논조에 대한 의문, 편집에 대한 질문처럼 24시간 뉴스채널과 소통한다. 지난 20여년 간 미디어 이용 변화의 반응 중에서 가장 근본적인 것 중에 하나는 '상호성'이다. 반응과 수렴없는 언론보다 소셜미디어의 계정에서 (누군지 알 수도 있는 친구들과) 공유하고 떠드는 것이 더 의미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경험에서 뉴스를 생산한 매체와는 분리되는 소비활동 즉, 탈언론화는 이어지고 있다. 매력적인 방식으로 뉴스의 배포 및 중재-소통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보다는 한 차원 높은 뉴스 스토리로 그리고 품격 있는 커뮤니케이션과 교류로 발전해야 한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변덕스럽고 불규칙한 뉴스 이용 행태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그들 중에 언론산업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그룹은 뉴스 및 뉴스조직과 연결, 사회적 자아를 발견하고 이해하려는 층이다. 정확성, 출처 투명성 및 신뢰성과 같은 저널리즘 원칙을 유지하는 것은 품격있는 문화로서 언론과 젊은 세대 간 유대를 강화하는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전통매체 뉴스와 비저널리즘 영역의 정보 사이의 폭발적인 경쟁 환경을 고려할 때 이러한 방향이 반드시 성공적인 결실을 맺을지는 불분명하다. 명확한 것은 전통매체가 지금과는 다른, 근원적인 처방전을 내놓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저널리즘 원칙에 충실하고 독자와의 직접 소통을 늘리는 과정이야말로 디지털 혁신의 본모습이다 그것이 밀레니얼 세대의 뉴스 회귀의 열쇠가 될 수 있다.

7. 한국 언론이 밀레니얼 세대에게 소구할만한 뉴스를 제공하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오늘날 뉴스조직은 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 항상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기존 취재보도 관행과 위계적 문화는 기민한 대응을 가로막는다. 특히 기자 선발을 비롯 언론사 구성원의 선발에서 태함을 떨처지 못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는 언론인 양성이 필요하다. 가급적이면 그들을 종전과 다른 기준과 역량으로 채용할 수 있어야 한다.

언론이 밀레니얼 세대의 처지에서 그들의 관점과 단계에 근접해 있지 않다면, 그들과 관련된 핵심적인 질문, 문제, 소망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목표 대상과의 거리감을 좁히려면 조직의 재편은 불가피하다. 특히 뉴스배포와 마케팅 같은 젊은 세대와의 접점에서 일어나는 업무들에 대한 전문성 전담성 지속성 일관성 확보가 관건이다. 

이때 밀레니얼 세대는 뉴스조직의 올바른 태도, 친밀감 형성, 건설적인 토론 여지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모든 업무는 그들의 관점에서 모든 업무가 시작돼야 한다.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지금보다 더 투명하게 열어야 한다. 적절한 수준의 정서적 교류와 대화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기계적인 뉴스 생산, 정량적인 지표 중심 성과주의, 뉴스포맷 변화 등 형식 일변도의 생산양식을 벗어나야 한다. 품격 있는 콘텐츠 뿐만 아니라 수준 있는 커뮤니케이션, 커뮤니티가 필요하다. 뉴스가 아니라 뉴스를 이해하는 전달자,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는 뉴스조직이 절실하다.

독자들을 파악하고 만나고 교류하는 대장정이 필요하다. 인터넷을 향유하는 세대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뉴스조직의 미래는 없다. 독자 관련 부서를 편집국 안에 두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8. 한국이나 해외 뉴스서비스 중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시선을 끌고, 나아가 이들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를 하는 곳 중 인상적인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국내의 경우 JTBC 뉴스룸은 소셜미디어에 특화한 서비스들을 여럿 내놓았다. 기존 TV 뉴스 프로그램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젊은 층이 주로 사용하는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 별도의 유인, 증폭 채널을 운영했다.

젊은 기자와 앵커가 참여하는 '소셜 라이브'는 대표적다. 주요 현안에 시청자가 참여하도록 했고 이들의 반응만을 묶은 뉴스 스토리를 별도로 만들기도 한다. 

JTBC 뉴스룸은 다매체 다채널 경쟁환경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개선하기 위해 젊은 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포털사이트 뉴스 생중계를 시작으로 적극적인 유통 채널 확장을 추진했다. 그리고 개별 꼭지별로 잘게 쪼개 '상품화'하는-브랜딩하는 채널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JTBC는 브랜드 확장을 위해 이용자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특히 '연결된' 이용자의 영향력에 주목했다. 앞으로 이용자 참여는 물론이고 이용자가 실제로 영향력을 재형성할 수 있는 방식을 계속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언론의 경우 <워싱턴포스트>의 '코럴 프로젝트'(Coral Project)가 흥미롭다. 제프 베저스의 인수 이후 '기술 인프라' 투자가 전개되는 가운데 구현한 플랫폼인 '토크(talk)'는 대표적이다.

이곳에선 수백만 개의 댓글, 실시간 Q&A, 커뮤니티 활동이 이뤄진다. 독자의 의견을 통합하고 분류해 뉴스조직에서 일정하게 수렴하며 독자가 커뮤니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도구다.

이 프로젝트는 한마디로 독자를 중심적으로 놓겠다는 선언이다. 자주 의견을 개진한 사람, 침묵하는 사람, 좋지 않은 댓글을 남긴 사람 등을 나누는 등 독자들의 특성을 파악한다. 광범위한 연구와 분석, 기술을 적용하면서 어떻게 하면 독자와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지를 파악한다. 그리고 이것은 종국적으로는 자사의 저널리즘 개선의 관점에서 수렴한다.

호응과 참여에 나선 독자들을 통해 퀄리티 저널리즘의 변별력을 높이고 디지털 영향력을 높이는 과정이라고 할 것이다. 결국 밀레니얼 세대의 자존감, 참여의 의미를 재생해 매체에 대한 애정을 높이는 활동인 셈이다. 

9. 밀레니얼 세대의 독자를 사로잡기 위해 한국 언론은 어떤 뉴스 콘텐츠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모바일 뉴스 서비스 전략을 원점에서 재설계해야 한다. 종이지면에 나간 뉴스의 전재, 뉴스통신사의 속보를 그대로 받아쓰는 정도의 서비스는 밀레니얼 세대에 소구력이 낮다. 모바일 환경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완전히 새로운 모바일 뉴스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첫째, 독자의 정보와 니즈를 수시로 파악하고 체계화해야 한다. 가급적이면 독자가 자기에게 필요한 정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혀야 한다. 20대 취업준비생, 30대 직장인이 국내 유력 일간지 모바일 뉴스에서 매일 아침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쉽게 열람할 수 없는 대신 비슷비슷한 편견에 가득한 뉴스만 만난다는 것은 어찌보면 코미디다.

둘째,  뉴스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 개별 뉴스 아티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련 주제의 다양한 정보와 뉴스가 연결되도록 뷰 페이지의 깊이(depth)를 철저히 개방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포털 등 경쟁 플랫폼의 뉴스 서비스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뉴스의 맥락화 구조화 입체화가 관건이다. 독자가 특정 순간에 알아야 하는 모든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출처가 되도록 해야 한다.

셋째, 커뮤니티 지향의 뉴스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와 미래의 변화하는 문명을 점검해야 한다. 가령 '젠더'(Gender) 섹션처럼 이슈가 되고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친 주제들을 선제적으로 전문적으로 다뤄야 한다. 2025년 한국사회는 어떤 문제에 맞닥뜨리는가, 이를 미리 대비하는 기업과 정부부처, 전문가그룹은 누구인가 등을 살펴 콘텐츠를 생성해야 한다.

넷째, 뉴스 생산과정에 '참여성' '투명성' '다양성'을 담보해야 한다. 독자의 참여를 최대한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댓글은 가장 낯익은 참여공간이지만 여전히 '발전'은 없었다. 댓글부터 제보, 스스로 만든 콘텐츠의 재배포와 평가(보상)까지 연계해야 한다. 이는 언론사 뉴스 생산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일방성 대신 다양성을 실현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접근을 위해서는 밀레니얼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부서와 이를 연계하는 마케팅 부서 등이 통합적으로 조직돼야 한다. 이제 밀레니얼 세대는 '정보'가 아니라 '서비스'로 다가서야 한다. 그 전제는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뉴스의 형식과 주제, 상호성 만이 아니라 저널리즘의 책임성을 확보해야 한다. 낡은 프레임을 벗어나야 한다. 

10. 밀레니얼 세대 독자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이들의 신뢰를 증진시키기 위해서 한국 언론이 어떤 독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일단 밀레니얼 세대를 고용해서 그들의 관심사를 수집하고 다룰 수 있도록 전담부서를 만들어야 한다. 뉴스 생산과 배포 등을 맡는 조직이다. 플랫폼별로 적합한 소셜 콘텐츠를 생산, 유통한다. 

둘째, 밀레니얼 세대가 관심가질 수 있는 주제와 뉴스 스토리를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가급적이면 실제 시장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어떤 뉴스를 원하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현실부터 개선해야 한다.

셋째, 밀레니얼 세대가 익숙한 사용자 환경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비디오, 오디오, 데이터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포맷을 꾸준히 선보인다. 실험만 장려하는 시대는 끝났다. 실험에 독자가 참여하도록 하는 경험형 서비스가 필요하다.

넷째, 밀레니얼 세대와 교류할 수 있는 채널을 운영한다.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방식다. 가급적이면 구체적인 타깃 설정이 쉽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여행을 좋아하는 대학생 커뮤니티, 생태계 및 환경을 주제로 하는 직장인 연구회 등이다. 

다섯째, 밀레니얼 세대가 참여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수집된 개인 정보(소셜미디어 계정, 관심사)를 토대로 마케팅을 진행한다. 일본 아사히 '아스파라 클럽'은 구독자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다양한 정보서비스를 전송한다. 

이러한 ‘독자 퍼스트’가 이뤄지려면 뉴스조직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젊은 층이 원하는 것을 최우선시하고,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채널과 도구를 만들며, 교류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일과적인 게 아니라 지속가능한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 실행력과 효용력의 향배는 어떤 디지털 리더십을 갖추느냐로 귀결된다. 디지털 중심, 구독자 중심의 의사결정구조의 교체가 필요하다. 

덧글. 이 포스트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연구보고서에 참여한 연구자들의 질문에 응답한 내용입니다. 연구보고서의 명칭 등은 출판 직후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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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가치와 통찰력으로 다가서야 한다"

Online_journalism 2019. 8. 1. 16:07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보고서 이미지. 뉴스 유료화가 성과를 내려면 기술 투자, 전문가 확보, 조직과 업무 정비 못지않게 저널리즘의 가치와 통찰력 있는 콘텐츠를 선보여야 한다. 경직된 권위와 일방적 계도가 여전한 언론시장에서는 기존의 취재관행과 논조에 대전환이 불가피하다 

"매체의 이름값과 고만고만한 뉴스 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인터넷은 언론사로 하여금 독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을 것을 요청한다. 독자들과의 상호작용 데이터를 분석하고 통찰력을 정립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우리의 미래와 직결한다." 트로이 영(Troy Young) 허스트 매거진 회장의 말이다. 

최근 런던에 본사가 있는 국제간행물연맹(FIPP)과 영국의 미디어 컨설팅 업체 블레이즈(Blaize)는 공동으로 ‘지불장벽: 구독 전략을 시작하는 방법(Paywall: How to start your subscription strategy)’ 보고서(포스트에 파일첨부함)에도 강조된 메시지다. 

이 보고서는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 뉴욕타임스 등 세계적인 매체의 고객 중심 전략(customer centricity)-뉴스 유료화에 이르는 여섯 가지의 고려 사항과 그 사례를 담았다. 

여섯 가지 고려 사항은 ①가치 제안을 명확히 하고 투자하기 ②데이터를 기반으로 독자 관리 전략 세우기 ③공통된 목표 중심으로 조직 정비하기 ④전략에 부합하는 기술 도입하기 ⑤독자 관점에서 ‘사용자 경험(UX)’ 만들기 ⑥종이신문 구독자를 기억하기 등이다.

이 가운데 독자-뉴스 간 상호작용 데이터는 <이코노미스트>의 행동 스코어링(behavioral scoring:독자의 페이지 방문기록, 쿠키, 클릭 경로 등), 파이낸셜타임스의 RFV(최근(Recency), 빈도(Frequency), 양(volume)) 지수를 꼽을 수 있다. 한국에선 구글애널리틱스를 커스터마이징한 JA(중앙일보), 에코(한경) 등이 있다. 독자 데이티 관리 이슈는 이제 뉴스 유료화 관점에서 기본에 속한다. 

그러나 이를 기반으로 '독자 관리 전략'을 체계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기술과 마케팅 등 타부서와 단절된 조직, 고착화한 업무 프로세스에 가로막혀서다. 스토리텔링형 콘텐츠 개발은 미흡하고, 이를 독자 데이터 분석과 연동하는 환경도 아니다. 미흡한 인프라 구축 탓이다.

특히 비디오•데이터 등 다양한 형식을 쉽게 묶고 배포하는 콘텐츠 관리 시스템(CMS), 온•오프라인 통합형 독자 관계 관리 시스템(CRM), 구독 시스템, 독자 인증(개인정보보호), 지불 처리 과정(결제 솔루션), 분석 도구 등 디지털 생태계에 조응하는 시스템과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하다.

'종이신문' 구독자의 디지털 전환도 비슷한 형편이다. 종이신문 구독자를 데이터베이스로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와 함께 그들이 디지털 버전에서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강화하고 있는지 등 기초부터 찬찬히 살펴야 한다. 

특히 이 보고서에서 눈에 띈 것은 다음의 두 가지다. 

첫째, 지불장벽보다는 '가치'를 내세운 가디언의 방향이다. 우수하고 독립적인 저널리즘의 필요성을 독자들에게 3년여 호소했다. 약 170개국의 90만명의 후원자 덕분에 가디언은 2018~19 회계 연도 기준 80만 파운드의 영업 이익을 기록했다. 상당한 손실을 수년간 감당하면서 이룬 성과지만 기념비적이다. 

무엇보다 가디언은 독자의 의견에 귀기울였으며 편집 독립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내세웠다. 이 가치에 동의하는 사람이면 그들이 어디에 살건 쉽게 뉴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가디언은 독자에게 최고의 저널리즘을 선사하는 것 뿐만 아니라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현장 이벤트 참석, 뉴스룸 투어, 편집 과정 참여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둘째, 뉴욕타임스의 일관된 조직 정비다. 우선 구독전략을 하나의 공통된 목표로 세우고 이를 위한 조직을 만들었다. 콘텐츠는 물론 기술, 광고, 마케팅 등 다양한 부문이 같은 과제를 갖도록 했다. 뉴욕타임스는 편집자,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 등 여러 부서가 협의하는 ‘부서를 초월하는 팀(cross-departmental teams)’도 구성했다.

콘텐츠 부문은 "독자는 자신의 삶을 개선하는데 끊임없는 갈증을 갖고 있다"는데 주목했다. 세탁을 잘 하는 비결부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이끄는 방법까지 삶의 다양한 측면에 집중했다. 독자가 뉴욕타임스를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과정이었다. 물론 이런 콘텐츠는 유료 가입자에게만 제공했다.

"구독해야 하는 이유를 더 많이 설명해야 하는 비구독자 그리고 이미 구독하고 있는 사람들. 우리는 이들 모두에게 '구독'이 더욱 더 가치있게 보이도록 최선을 다 하고 있다" 벤 코튼(Ben Cotton) 뉴욕타임스 고객경험 및 관리 담당 이사의 이 말에 뉴스 유료화의 모든 것이 들어 있다. 

덧글. 이 게시글은 한국경제신문 프리미엄 뉴스 채널 '모바일한경'에도 등록하였습니다.

유료화20190715_FIPP_HowToPaywalls.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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