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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뉴스는 클릭되지 않고 학습된다 업스테이지의 다음 인수 추진 소식은 한국 디지털 뉴스 생태계 25년 역사에서 하나의 변곡점이다. 이는 기업간 인수 차원을 넘어 정보 권력의 성격이 '유통 지배'에서 '지능 독점'으로 전환되는 구조적 사건이다. 정보를 다루는 플랫폼의 본질이 '트래픽을 이전하는 유통업자'에서 '데이터를 학습하여 지능을 만드는 생산자'로 전환됨을 의미한다. 지난 20년간 네이버와 다음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라는 독특한 한국적 모델을 구축했다. 언론사의 콘텐츠를 매개하면서 광고수익을 독점하는 역설적 구조였다. 포털은 언론진흥법상 언론사가 아니면서도 언론사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고, 언론사는 포털 트래픽에 종속되어 왔다.업스테이지가 만들어낼 변화는 이 비대칭을 더욱 심화시킨다. 포털이 추구했던 것이 '트래픽 극대화를 통한.. 2026. 2. 6.
'한겨레'의 지속가능성은 '진보의 가치' 제공에 달려있다 2026년 한국 언론은 기로에 서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이후 '제로 클릭'의 가시화로 포털 트래픽은 격감세다. 반면 세대를 막론하고 뉴스 소비는 유튜브로 이동했다. 종이신문 가구 구독률과 방송뉴스 시청률도 구조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기자직의 인기도 한참 전 식었다. 그 사이 뉴스는 허위조작정보의 먹잇감이 되고, 정치적 대립과 극단주의는 생활세계로 침투했다. 12·3 내란 이후 민주주의의 진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서부지법 폭동 사태는 ‘극우적 사고의 내면화’를 넘어 ‘조직화와 폭력’의 단계로까지 나아간 단적인 사례다. 언론의 공적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공적 역할은 말 그대로 민주사회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돕는 공공재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핵심은 사람들이 합리적.. 2026. 1. 28.
지역신문의 재편성: 독자 경험 설계와 관계 회복을 중심으로 지난 25년간 미디어 환경의 급변은 단순한 기술 혁신의 문제가 아니다. 포털 뉴스 시대에서 AI 알고리즘 시대로의 전환 속에서 지역신문이 잃은 것은 정보 배포 경쟁력이 아니라 독자와의 신뢰 관계라는 사실이 핵심이다.오늘날 포털 뉴스는 여전히 속도와 편의성에서, AI 기술은 개인화된 맞춤 정보 제공에서 지역신문을 압도한다. 하지만 지역신문이 보유한 고유한 자산—지역 주민의 삶과 밀착된 경험과 관계만큼은 어떤 기술도 복제할 수 없다. 현재 지역신문의 위기는 이 차별적 자산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정보 공급에서 경험 설계로 매체 재정의해야기존 지역신문의 신뢰는 기관의 권위와 기자의 전문성에 기반했다. 그러나 현대 독자는 다른 방식으로 신뢰를 검증한다. 자신의 경험이 신문에서 얼마나 존중되고 있는.. 2026. 1. 21.
낙인 찍기, 나락 보내기...한국 연예인 보도의 위기 한국 연예·대중문화 보도는 어디까지를 저널리즘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연예인의 연애, 성적 이슈, 가족 문제, 과거의 일탈을 파헤치는 보도는 독자의 피로감도 심하다. 대개 이러한 보도는 부정적인 결말-끔찍한 일로 향하기 때문이다. 즉, (단독) 폭로, 포털·유튜브·SNS에서 증폭, 2차·3차 가공 기사-누리꾼 반응, 과거 발언 재조명, 광고·방송·출연 정지, 사실상 업계 퇴출 등으로 흘러간다. 이 과정에서 당사자가 범죄자이든, 단순히 ‘도덕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든, 심지어 사실관계가 불완전하든 상관없이 ‘사회적 매장’이 이루어진다. 무혐의, 오보, 과장이 나중에 드러나더라도 피해는 거의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성을 갖는다. 광고와 클릭에 의존하는 미디어 시장에서, 이런 ‘화살촉’은 대중의 호기심.. 2025. 12. 7.
“이미 규제가 있다”는 말이 더 위험하다 – 유튜브 채널 규제 방향은? 유튜브 채널의 규제를 둘러싼 논쟁은 대개 한 지점으로 회귀한다. “이미 규제가 충분히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정보통신망법, 형사 명예훼손, 방통심의위 제재, 플랫폼 사업자의 커뮤니티 가이드라인까지 각종 장치가 있으니 굳이 새로운 제도를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질문은 “규제가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그 규제가 실제로 작동하느냐,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충분하냐”에 가깝다. 최근 언론중재위가 연 ‘유튜브 뉴스 시대, 언론중재법 어떻게 개정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제기된 쟁점도 이 지점과 닿아 있다. 발제를 맡은 표시영 강원대 교수는 상위권 뉴스·정치 유튜브 채널이 이미 전통 언론에 준하는 신뢰 기반과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하위 채널도 특정 사건을 계기로 급부상해 여론 형성에 .. 2025. 12. 6.
"리더 교체로 조직·제품·독자·신뢰 새 길 찾아야" 종이신문 유료구독률 4%. 숫자만 보면 한 산업의 내리막이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한 시대 저널리즘 모델의 사망선고에 가깝다. 이 몰락의 원인을 레거시 미디어가 디지털 전환에 뒤처졌기 때문으로 한정하면 안 된다.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의 충격이 위기를 낳았지만, 결정적인 것은 그 변화 앞에서 한국 언론이 어떤 태도와 구조를 유지했는에서 찾아야 한다.포털 대응 문제와 뉴스 유료화 과제는 결국 같은 지점으로 수렴한다.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 관계, 제품, 리더십·거버넌스에 걸쳐 있다. 신문산업 침체의 가속화는 어느 한두 가지를 잘 해결한다고 몇몇 언론사가 생존과 번영을 회복할 사안은 아니다.이건 쓰나미처럼 모든 낡은 것들이 꺼지고 사라지는 상황이다. 산업사회형 신문은 '희소한 정보를 가진 소수 생산자.. 2025. 1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