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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미디어의 미래

AI가 뉴스를 인용하는 시대, 언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by 수레바퀴 2026. 4. 30.

한국 언론은 2000년대 초반 포털 중심의 뉴스 유통 환경이 자리 잡은 이후 오랫동안 구조적 종속 상태에 있었다. 트래픽은 포털사이트의 몫이었고, 언론사는 클릭을 위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하도급 구조에 포섭됐다.

이제 그 구조가 다시 변화를 겪고 있다. 포털 알고리즘이 아니라 생성형 AI가 정보 유통의 새로운 주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언론은 이 전환에 대한 뚜렷한 전략을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에스코토스컨설팅(대표 강함수)·해일로엑스·메시지하우스(대표 이중대) 3사가 공동으로 발표한 <기업 브랜드에 대한 생성형 AI 언론 인용 연구>는 기업 커뮤니케이션 관점의 실험 연구이지만, 저널리즘 관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OO 기업 어때?"…AI는 한경 기사 인용해 답했다

"OO 기업 어때?"…AI는 한경 기사 인용해 답했다, 3대 AI 엔진 인용률 한국경제신문 1위 한경 '콘텐츠 파워' AI가 입증 AI 답변 속 3967건 언론 데이터 반도체 등 핵심 업종 '최다 인용' 한경 보도가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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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인용 공간...소수 언론에 할애된다

이 실험 연구는 챗GPT, 제미나이(Gemini), 퍼플렉시티(Perplexity) 등 3개 AI 엔진을 대상으로 9개 산업, 27개 기업 브랜드에 대한 총 7,866건의 인용 데이터를 분석했다. 언론 인용 3,967건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AI는 소수의 주요 언론에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엔진은 총 45개 언론을 인용했지만, 상위 3개 매체(한국경제·조선일보·매일경제)가 전체 인용의 35.6%를, 상위 10개 언론이 약 75%를 차지했다. 나머지 35개 언론이 25%의 파이를 나눠가지는 구조다.

이 쏠림 현상은 AI가 '도메인 권위'를 기준으로 정보를 선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구조에서 소외된 언론은 AI 생태계에서 사실상 자리가 없음을 뜻한다. 

포털 시대의 게이트키핑은 알고리즘이 담당했다. 어떤 기사가 메인 화면에 오를지, 어떤 뉴스가 추천될지를 플랫폼의 알고리즘이 결정했다. 언론은 그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기사를 썼다. 제목을 자극적으로 달고, 키워드를 심고, 클릭을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뉴스의 생산 문법 자체가 변했다.

AI는 다른 방식으로 게이트키핑을 한다. AI는 수집된 정보를 재료 삼아 스스로 답변을 생성한다. 독자가 AI에게 질문을 던질 때, AI는 언론 기사·위키피디어·유튜브·기업 블로그 등을 동시에 참조하여 자신의 언어로 답변을 구성한다. 이때 언론 기사는 AI 답변의 '원료'가 된다. 언론은 더 이상 독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최종 창구가 아니라, AI가 재처리할 정보의 입력값으로 기능한다.

이렇게 AI가 지식 제공자, 정보의 설계자로 정립된다는 것은, 언론이 지식 권위의 중심에서 정보 재료의 공급자로 위치가 바뀐다는 것이다. 이 이동은 포털 시대의 변화보다 훨씬 근간을 흔든다. 포털은 유통만 지배했지만, AI는 의미 생산까지 지배하기 때문이다.

AI가 읽는 것은 기사 아닌 ‘데이터’

포털 시대의 저널리즘은 알고리즘 최적화를 요구했다. 검색에 잘 걸리는 키워드, 클릭을 유도하는 제목, 짧고 자극적인 서술이 유리했다. AI 시대의 저널리즘은 다른 최적화를 요구한다. '인용 체계'에 적합한 구조다.

AI는 기사를 읽지 않는다. 기사에서 추출 가능한 정보를 가져간다. 실험 연구에서 대체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AI의 선호 패턴이다. 예를 들어 반복적 보도량, 구조화된 정보, 산업별 전문성 등이다. 같은 이슈를 지속적으로 다뤄온 축적, 수치와 팩트 중심의 정보 설계, 그리고 특정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보도 이력을 가리킨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데이터 축적의 결과라는 점이다. 한 번의 좋은 기사가 아니라, 오랫동안 쌓인 보도의 총합이 AI의 인용을 결정한다. AI는 편향적이지만 무작위적이지 않다. 어떤 매체가 어떤 산업에 대해 얼마나 깊이, 얼마나 오랫동안 보도해왔는 지를 학습한 결과로 인용 패턴이 형성된다. 

이번 실험연구-기업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점에서 제한적이긴 하지만-에서 나온대로 조선일보는 식품/음료 분야에서 107건 인용됐지만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31건에 그쳤다. 자동차 전문지 오토헤럴드는 자동차 분야에서만 핵심 소스가 되는 것은 이 학습의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같은 매체라도 어느 분야를 얼마나 깊이 다뤄왔는가에 따라 AI의 인용 비중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것은 기회이다. 메이저 언론과 경쟁에서 이길 수 없는 중소 언론사나 전문지들이 AI로부터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지역 언론에게 새로운 경로를 제시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단발성 특종보다 연속적이고 지속적인 보도가 AI 인용에 유리할 수 있다. 독자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단독 보도 하나보다, 같은 이슈를 꾸준히 파고든 연속 보도가 AI에게 '확립된 데이터'로 인식될 개연성이다. 특종도 이제는 연속적 문맥 속에서 의미를 얻어야 AI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다.

AI 검색시 인용되는 언론사는 산업별로 다르다. 보고서는 "보도량이 적은 산업은 콘텐츠를 '신뢰 채널'에 직접 공급해 AI 소스풀을 확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언론사 관점에서는 특정 주제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서비스와 뉴스기사의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제기한다. 이미지 출처: 보고서에서 캡처.

병풍이 되는 언론...인터페이스 권력의 부상

저널리즘 이론에서 의제 설정(agenda-setting)은 언론의 핵심 기능 중 하나였다. 언론이 무엇을 중요하게 다루느냐가 공중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느냐를 결정한다는 이론이다. 포털 시대에 이 기능은 이미 약화됐다. 알고리즘이 노출량을 결정하고, 클릭이 화제를 만들고, 언론은 그 흐름에 따라 기사를 생산하는 반응적 구조가 됐다.

 

AI 시대에는 이 이동이 더 가파르다. AI가 독자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제공할 때, AI는 그 답변의 구조와 내러티브를 스스로 결정한다. 언론이 생산한 기사는 그 답변을 구성하는 재료가 될 뿐이다. 독자는 AI와 대화하고, 언론은 그 대화의 배경 데이터로 물러선다.

 

언론은 무엇이 중요한 이슈인지를 결정하는 힘을 잃고, AI가 설정하는 의제의 재료를 공급하는 위치로 후퇴한다. 어떤 이슈가 AI 답변에 자주 등장하느냐는 그 이슈에 대한 언론 보도의 양과 구조에 의해 결정되지만, 그 보도가 독자에게 어떤 의미로 전달되는지는 AI가 결정한다.

 

이것은 저널리즘의 사회적 기능 자체가 재편되는 문제다. 언론이 공론장의 중심에서 정보 소스를 제공하는 위치로 재설정되는 과정에서, 저널리즘이 민주주의에서 수행해온 역할—권력 감시, 공론 형성, 다양한 관점의 제공—이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까?

 

인용 최적화의 압력...비판 저널리즘의 대책은

 

언론에 가장 불편한 지점도 여기서 비롯한다. AI가 정보를 채택하는 기준은 반복성과 교차 검증 가능성이다. 여러 매체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정보, 공식 발표와 제3자 평가가 교차 검증된 정보가 AI 답변에 인용된다.

 

그렇다면 권력의 공식 발표를 뒤집는 단독 비판 보도, 불편한 진실을 처음 드러내는 탐사 보도는 어떻게 되는가? AI 검색 결과에서 이러한 보도는 일단 '예외 정보'로 처리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기존의 공신력 있는-공식 정보와 충돌하고, 다른 매체에서 즉각 확인되지 않는다면-다루지 않는다면 AI는 이를 신뢰도가 낮은 정보로 처리할 수 있어서다.

 

이것은 저널리즘의 핵심 기능이 AI 검색 환경에서 구조적으로 불리해지는 문제다. 저널리즘이 가장 중요하게 수행해야 할 기능—권력을 감시하고, 숨겨진 진실을 드러내고, 다수가 외면하는 문제를 의제화하는 것 — 이 AI 인용 구조에서는 페널티를 받을 수 있는 역설이 가능해진다.

 

이 딜레마는 포털 시대의 어뷰징 문제와 구조적으로 닮아 있다. 포털 알고리즘이 클릭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으면서 자극적·선정적 기사가 유리해졌듯이, AI의 반복성·교차검증 기준이 공식 정보의 반복 확인에 유리한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언론이 AI 인용을 높이기 위해 구조화된 팩트 중심의 기사를 생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공식 발표를 재정리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압력을 받는다.

 

비판적 저널리즘이 AI 시대에 어떻게 살아남는가는 이 전환기에서 가장 중요하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질문이다. 단발성 특종을 연속 기획으로 이어가고, 비판 보도의 핵심 팩트를 공공 지식 플랫폼에 연계하는 방식이 부분적 해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으로 충분한지는 아직 알 수 없다.

 

AI 인용이 곧 영향력은 아니다

 

다만 실험 연구의 결과를 AI 인용 비중을 바로 언론의 영향력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이 연구는 AI가 무엇을 인용하는지를 측정했지만, 그 인용이 실제로 사용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측정하지 않았다. 실제 영향력은 AI 답변 내 노출 위치, 사용자의 해당 매체에 대한 신뢰도, 클릭·구매 등 후속 행동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AI가 어떤 언론을 인용한다고 해서 그 언론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인지, 그 인용이 독자에게 어떤 가치로 전환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언론사가 AI 인용 점유율(Share of Model)을 새로운 KPI로 삼기 전에, 이 지표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더 깊은 검토가 필요하다.

 

결과는 구조적이기보다 일시적 상황일 수 있다. 이 연구는 특정 시점, 특정 프롬프트 유형, 특정 AI 모델 버전을 대상으로 한 1차 실험이다. 질문의 유형·반복 횟수·질문 시점에 따라 인용 패턴은 달라질 수 있다. AI 모델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며, 오늘의 인용 구조가 6개월 뒤에도 동일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실험 연구가 드러낸 경향성은 주목해야 할 신호이지만, 이를 불변의 구조로 받아들이는 것은 과잉 해석이다.

 

엔진 간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제미나이가 전체 언론 인용의 69.8%를 차지한다는 수치는 제미나이가 실제로 언론을 더 많이 인용해서이기도 하지만, 각 엔진의 응답 길이·인용 방식·설계 철학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차이를 무시하고 엔진별 수치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방법론적으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 한계들은 언론사가 AI 인용 대응 전략을 수립할 때 신중함을 요구한다. 단기적인 전술적 최적화보다는, 중장기적인 구조 변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전략적 판단이 더 중요하다.

같은 매체라도 산업별 인용량이 3.5배 이상 차이가 있는 등 '전문매체의 산업 특화 현상'이 뚜렷했다. AI 검색이 '권위있는 매체'를 일괄적으로 참조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별로 쌓인 해당 매체의 보도이력과 전문성에 따라 인용 비중을 다르게 배분하는 경향을 띤다는 의미다. 이미지 출처: 보고서에서 캡처.

팩트·검증·접근  기사 구조...버티컬 강화  필요

일단 구조화된 팩트 중심의 기사 생산이 중요하다. 기사는 독자에게 잘 읽히는 글 이상으로 AI가 쉽게 추출하고 교차 검증할 수 있는 '정보 노드'로 설계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다음 세 층위를 기사 내에 명확히 결합해야 한다.

 

- 팩트: 구체적 수치, 공식 발표, 정량적 데이터
- 검증: 제3자 전문가의 분석과 산업 리포트
- 접근: AI가 상시 참조할 수 있는 공식 링크와 맥락

 

이는 기사 하나하나를 설계하는 방식의 변화만이 아니다. 언론사 전체의 콘텐츠 전략과 취재 방식, 편집 기준까지 바꾸는 일이다.

 

버티컬 전문성의 축적-버티컬 채널의 강화도 고려해야 한다. 특정 산업이나 주제 영역을 타겟팅하여 AI가 해당 분야의 '핵심 소스'로 인식할 수 있도록 전문성 이력을 전략적으로 쌓아야 한다.

 

단발성 보도가 아닌 연속 기획 보도가 유리할 수 있다. 일관된 팩트와 관점을 반복적으로 쌓아가는 시리즈 보도가 AI에게 해당 이슈에 대한 '확립된 데이터'로 인식된다. 단독 특종 하나보다 같은 이슈를 깊게 파고든 10편의 연속 보도가 AI 인용 측면에서 훨씬 강력하다.

 

비언론 지식 베이스와의 연계 관리 등 외부 데이터와의 연계성이다. 전체 인용의 절반이 비언론 도메인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은 언론사도 이 생태계를 관리해야 함을 의미한다. 자사의 핵심 보도 내용이 위키피디어·공공 DB·기업 공식 사이트 등 비언론 도메인의 정보와 모순되지 않도록 '엔티티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더 나아가 탐사 보도나 비판적 보도의 결과가 공공 지식 플랫폼에 객관적 사실로 등재되어 확산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연계하는 것도 AI 생태계에서의 가시성을 유지하는 방법이 된다.

 

AI 크롤링 환경의 기술적 점검도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기사를 써도 AI가 수집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이 연구는 언론사 웹사이트가 AI 크롤러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는지 전체 검증이 미완료 상태임을 지적한다. 기술적으로 AI에 인식되지 않는 콘텐츠가 존재할 수 있다.

 

언론사는 자사 웹사이트를 비롯한 서비스 환경의 기술적 가용성(Accessibility)을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관점에서 점검해야 한다. 이것은 기존의 SEO(검색 엔진 최적화)와는 다른 차원의 기술적 대응이다.

 

새로운 성과 지표의 도입도 과제다. 기존의 뉴스 성과 지표는 페이지뷰, 체류 시간, 구독자 수였다. 물론 구독환경이 대세가 될 경우는 전환율도 주목해야 한다.

 

그런데 AI 시대에는 'AI 인용 점유율(Share of Model)'이 새로운 지표로 부상한다. 자사의 기사가 AI 답변에서 얼마나 인용되는지, 어느 산업·주제에서 인용 공백(Content Gap)이 있는지, AI가 자사를 어떤 톤으로 묘사하는지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콘텐츠 전략과 취재 계획에 피드백을 주는 구조로 발전해야 한다.

 

단기적 대응보다 방향 제대로 잡아야

 

그러나 이 전술들이 효과를 내려면, 먼저 방향을 잡아야 한다. 첫째, AI 친화적 정보 생산과 저널리즘 본질 사이의 긴장을 관리해야 한다. AI가 원하는 것(반복적·구조화된 팩트)과 저널리즘이 해야 하는 것(권력 감시·비판적 시각) 사이의 긴장은 해소될 수 없다.

 

이 긴장을 인식하고, AI 최적화가 저널리즘의 본질을 잠식하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경계하는 편집 철학이 필요하다. AI 친화적 기사와 AI가 불편해할 수 있는 기사를 함께 생산하는 것이 저널리즘의 역할이다.

 

둘째, 전문성을 축적하는 활동은 진정성 있게 쌓아야 한다. AI가 특정 분야의 전문성 이력을 학습한다는 발견은 중소·전문 언론사에게 기회다. 그러나 이것을 단순히 AI 인용을 위한 전술로 접근하면 본질을 놓친다.

 

예를 들어 헬스케어 분야에서 바이오타임즈가 AI의 핵심 소스가 된 것은 AI를 의식해서가 아니라, 그 분야를 진정성 있게 오랫동안 다뤄왔기 때문이다. 전문성 이력은 AI를 위해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를 위해 진정성 있게 쌓은 결과가 AI에게도 인정받는 구조다.

 

셋째,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것에 더 투자해야 한다. AI는 기존에 존재하는 정보를 합성한다.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것, 권력자와 정면으로 부딪힌 취재, 데이터로 환원되지 않는 맥락과 판단 — 이것이 저널리즘이 AI에 대해 갖는 본질적 우위다.

 

AI가 속보를 합성하는 시대에 속보 경쟁은 의미가 줄어든다. 그 자리를 현장성, 깊이, 비판적 시각이 채워야 한다. 기자 개인의 저명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방향도 여기서 의미를 갖는다. AI가 답하지 못하는 질문에 답하는 언론인이 AI 시대의 경쟁력이다.

 

넷째, AI 검색 최적화에 조응하는 것이 어떤 가치를 갖는지 먼저 질문해야 한다. AI에 인용된다는 것이 언론사에 실질적으로 어떤 이익을 가져다주는가는 아직 불분명하다.

 

AI 답변에 출처로 표시된다고 해서 독자가 그 언론사로 유입되는지, 브랜드 신뢰도가 높아지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AI 최적화 전략에 자원을 투입하기 전에, 그 투입이 실제로 언론사의 지속 가능성에 기여하는지를 냉정하게 짚어야 한다.

 

저널리즘, 인간과 AI 두 독자를 상대한다

 

포털 환경에서 한국 언론은 클릭을 위해 품질을 타협했고, 그 결과로 신뢰도를 잃었다. AI 환경에서 같은 패턴을 반복한다면 — AI 인용을 위해 저널리즘의 본질을 타협한다면 — 또다른 패배가 기다릴 뿐이다.

 

AI 시대의 지식정보 생태계 전환은 언론에게 위기이면서 동시에 재정립의 기회다. 플랫폼의 논리에서 벗어나 저널리즘 본연의 가치로 돌아갈 수 있는 역설적 계기가 될 수도 있다. AI가 합성할 수 없는 것 — 현장, 판단, 비판, 맥락 — 에 집중할수록, 언론은 AI와 차별화되는 존재로 자리잡을 수 있다.

 

즉, AI 시대의 기자는 두 명의 독자를 동시에 상대해야 한다. 하나는 사람 독자이고, 다른 하나는 AI라는 알고리즘 독자다. 후자는 AI를 새로운 이해관계자(AI as Stakeholder)로 바라보는 관점이다. 사람 독자는 이야기와 감성을 원하지만, AI는 팩트와 구조를 원한다. 이 두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정보 생산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 AI 생태계를 무시하거나 거부한다고 해서 그 구조적 영향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AI가 지식공급자로 정립되는 세계에서 언론의 위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근본적으로는 AI 검색에 언론이 적극적으로 화답해야 하는가라는 질문도 유효하다. AI 검색에 답변으로서 인용된다는 것이 어떤 가치와 이익을 제공하는지 현재까지는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명확해지는 것은 기술이 결정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저널리즘이 스스로 결정해야 할 때가 왔다는 점이다. AI 시대의 기업 브랜드 경쟁력이 'AI가 어떻게 설명하느냐'에서 갈린다면, AI 시대의 언론 경쟁력은 'AI가 인용하는 언론이면서도, AI가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언론'에서 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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