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122 현장, 그러나 절반의 진실: 조선일보 참여 관찰 연구에 대하여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배진아 공주대 영상학과 교수(이하 연구자)는 조선일보 편집국에 책상을 놓고 출퇴근을 하는 등 총 5개월간 참여 관찰을 수행했다. 언론사의 생산 현장, 특히 국내 보수 성향 언론사를 대표하는 조선일보에서 기자들이 어떻게 뉴스를 구성하고 편집하는지를 직접 목격하고 기록한 것은 귀한 연구 작업이다.연구자는 “현장에 기반하지 않은 규범 중심의 연구는 이상적 언론인상을 전제한 채, 예외적 ‘지사형 언론인’에 집착하며, 실제 언론 현실을 외면한다. 규범은 추상이고, 해답은 현장이다"며 자신들의 연구에 대한 의의를 밝혔다(, 498~500쪽). 기존 언론학 연구의 도덕주의적·규범적 성향에 대한 비판이었다.참여 관찰의 기록은 , 등 총 2권의 책(수록되지 못한 인터뷰 등 실제로는 그 .. 2025. 4. 20. 지역신문의 미래는 지역 독자와의 관계이다 더보기한국 지역신문은 뉴스 시장의 중심에서 밀려났다. 단순 정보 전달을 넘어 지역사회와의 신뢰, 참여, 콘텐츠 자산화라는 새로운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지역신문을 비롯 지역언론의 지속가능한 미래는 로컬 지식정보 생태계의 생산자이자 구조 설계자로 자리매김하느냐에 달려 있다. AI 시대는 지역신문에게 또 하나의 위기이지만 제대로 된 성찰과 반전을 주문한다. 지역신문은 지역민에게 '다시 필요한 언론'이 되기 위해 몸부림쳐야 할 때이다. 그것은 지역 공동체의 지성과 교양을 다루는 기록자이자 지역 독자 중심의 미디어이다. 다른 길은 절대 없다. "지역신문의 미래는 규모도 업력도 아니다. 지역 독자와의 관계이다."AI 시대, 지역신문은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 21세기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 기술의 비약적 .. 2025. 4. 9. 극단의 대결정치...언론이 갈등을 푸는 방식 양극화된 정치는 양쪽 선동가들에게 더 이용당하여 그들의 동기를 폭로하는 대신 상대에 대한 혐오로 치닫게 한다. 복잡해진 소통의 길은 더 가로막히고 있다. 레거시 미디어가 신뢰를 잃는 것은 각 반대편 정파의 지지자들에겐 유쾌한 일일 수 있지만 잘못된 정보와 선동의 여지는 그만큼 확장된다. 언론이 갈등을 중재, 조정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대체로 상업적인 목표 때문이다. 언론의 정치화도 이득의 고리가 있어서다. 이는 언론이 사회적인 갈등을 극복할 방법을 찾도록 돕는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다. 언론 스스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지우는 것으로 사회는 갈등의 뿌리가 깊어진다. 미국처럼 근래 한국 사회의 분열은 '고칠 수 없는 갈등'으로 본다. 정치적, 지역적, 문화적 이유로 서로 갈라선 사람들이 마주칠 때마다.. 2024. 12. 20. "지역신문, 리더-기자-독자를 바꿔야 산다" 수십여 년 위기에 갇혀 있는 한국의 지역신문은 구조조정, 비용절감과 같은 처방과 지역 기반 콘텐츠 확대, 유튜브 채널 운영이라는 도식을 넘어설 해법이 있는가? 나는 평소 (지역)언론은 독자와의 상호작용으로 매체 신뢰를 높이는 일이 최우선의 혁신이고 본질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해왔다. 이달 초 제17회 지역신문 컨퍼런스에 참여한 뒤 지역신문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담보하려면 리더, 기자, 독자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가다듬고 이 글을 작성했다. 한국의 지역신문은 오랜 기간 동안 구조조정과 비용절감, 그리고 지역 콘텐츠 강화라는 과제를 중심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 방식만으로는 지역 언론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이같은 조치는 지역매체가 지역 독자의 일상과 공간에서 결합하는 실행과는 거리가.. 2024. 11. 20. AI 시대, 기자가 뉴스조직에 질문할 것들 창간 20년 정도의 인터넷신문, 뉴스통신사 인턴(수습) 기자를 대상으로 ‘인공지능 시대, 미디어 역할’이란 주제의 강연을 했다. “당신의 뉴스조직에 항상 질문하라”로 강연의 문을 열었다.1. 매체의 비전•미션은 무엇인가?보통 언론사는 민주주의, 시장경제 창달 같은 거창한 구호를 표제처럼 삼는다. 이를 달성하려 제시하는 구체적인 목표와 과제는 무엇인가? 단계적 로드맵은 있는가? 매일 같은 업무의 도돌이표인가 아니면 미래를 향한 행보는 존재하는가?2. 독자 데이터는 있는가?디지털 오디언스를 발견, 개발, 재정의(design)하는가? 기존 구독자는 얼마나 정확하게 구분하여 대응하고 있는가? 매달 또는 정기적으로 의견을 경청하는가(survey)? 이용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여 분석하고 있는가? 이들 데이터를 바탕.. 2024. 7. 10. 지역신문, 질문을 바꿔야 길이 보인다 얼마전 인구 100만명이 넘는 도시에서 30년 이상 신문사를 운영 중인 뉴스조직을 찾아 '하이퍼 로컬리즘과 인공지능(AI) 전략'을 주제로 2시간여 강의했다. 현재 전체 직원 10여명 가운데 기자는 4명이다. 고료를 지급하는 외부 필자를 두고 있다. 연 10억 이하의 매출을 올린다. 디지털보다는 주간 형태로 발행하는 신문 기사가 콘텐츠 원천이다. 경영진과 구성원들은 산업체가 많지 않은 도시 여건에서 최대 출입처인 지자체 관계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었다. 현실적으로 최적의 선택지라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최소의 투자로 버티는 경영이다. 지역언론을 20여년 돌아다니고 있지만 그 사이 강연 내용도 바뀌지 않았다. 커뮤니티 구축같은 세부적인 주제를 주문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개괄적인 전략을 요청했다... 2024. 6. 14. 이전 1 2 3 4 ··· 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