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포털사이트

'포털뉴스서비스'와 언론사

by 수레바퀴 2006. 8. 23.
검색포털 네이버의 뉴스서비스개편안을 계기로 과연 언론사의 대포털 관계의 궁극적인 모습은 무엇인지 묻는 이들이 적지 않다.

 

포털사이트와 언론사의 관계는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을 전후로 무관심, 방치의 단계를 거쳤고, 2004년 탄핵을 지나면서 포털을 적극적으로 인식하는 단계에 올랐다.

 

최근은 포털과의 관계개선을 시도하는 변화모색의 단계로 봐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포털사이트 뉴스 서비스의 부작용과 한계에 대한 학제적 접근과 산업적 환경의 검토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디지털 뉴스 콘텐츠 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포털사이트의 가치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신문사(닷컴)이 유일하게 혹은 중요하게 뉴스 콘텐츠를 포털사이트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론사가 포털사이트에 뉴스 콘텐츠를 전량 제공함으로써 파생되는위상과 가치하락은 충분히 예상돼 온 일이다. 그럼에도 뉴스공급을 중단할 수 없었던 것은 단적으로 포털 이외에는 콘텐츠 판로가 부재했기 때문이다.

 

또 포털사이트의 뉴스 서비스의 수준을 뛰어넘는 콘텐츠 질과 양을 확보할 수 없었다. 언론사 사이트의 경쟁력에 대한 고민 즉, 저널리즘과 콘텐츠라는 측면을 다루기보다는 마케팅과 비즈니스에 천착된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대한 변화의 계기는 UCC가 기폭제가 됐다. 이용자(독자) 커뮤니티가 없는 언론사는 더 이상 의미가 없고, 로열티가 높은 다시 말해 수준있는 액티브 이용자 확보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부상했다.

 

포털사이트로 가 있는 이용자들을 언론사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뉴스를 소비하는 이용자들을 물리적으로라도 받아야만 했고, 이 결과 언론제단체에서는 그러한 점을 주요 포털에 직간접적으로 요구했다.

 

이에 따라 포털사이트도 언론사 요구에 부응할 수밖에 없는 지점에서 검색시 아웃링크나 언론사별 페이지가 경쟁적으로 도입했거나 추진 중이다. 문제는 이용자를 제한적으로나마 환원받으려는 요구가 실속이 없을 수 있다는 고려가 전략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단순히 이용자들을 언론사 사이트로 넘기는 것은 필요한 일이긴 해도 언론사의 이익을 끌어올리기에는 부족한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용자들이 언론사를 선택하고, 뉴스를 검색할 때 검색결과 페이지를 언론사 해당 뉴스 페이지로 넘어오게 만드는 것이 비즈니스적으로 유의미할 것인지 논란이 크다.

 

그런데 네이버나 미디어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도 이러한 ‘파격적인’ 뉴스서비스 개편안 이외의 방법 즉, 기득권을 모두 팽개치고 제안을 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예컨대 포털사이트가 뉴스 서비스와 관련된 전 부문에서 아웃링크를 채택하기는 불가능하다.

 

사실 언론사가 애초부터 포털사이트로부터 무언가 의미있는 것을 얻어내려고 하는 것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이른바 시장의 주류 언론사조차도 포털사이트에 기사공급을 일시에 또는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것도 아직은 이른 상황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결국 당장에는 언론사-포털사이트의 관계 개선은 실용적인 관점으로 해소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언론사에게는 포털사이트를 배제하고 성장할 수 있는 자생력이라곤 거의 없기 때문이다.

 

첫째, 현재의 서비스 방식을 유지하는 경우 공급단가의 현실화는 대단히 중요하다. 물론 언론사간 빈익빈부익부가 심화할 수는 있다. 때문에 이 과정에서 포털사이트 뉴스 서비스에서 각 언론사가 차지하는 기여도에 대한 데이터도 공유해야 한다. 또 경제적인 측면 이외에도 규모가 작은 언론사를 우선 지원하는 방안들을 강구해야 한다.  

 

둘째, UCC 영역의 뉴스 활용에 변화가 진행돼야 한다. 기사댓글의 경우 해당 언론사의 해당 기사 페이지로 넘겨야 한다. 또 블로그 등 UCC 영역의 트래픽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뉴스 콘텐츠의 활용도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이해관계가 조정돼야 한다. 지금처럼 블로그에서 활용되는 뉴스는 언론사로 아웃링크해야 한다.


연합뉴스나 독립형 인터넷신문 등 대체제가 있어 포털사이트는 선택의 자유가 있다. 예를 들면 기존 언론사 뉴스 서비스의 규모를 줄일 수도 있고, 아예 뉴스 서비스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다. 역으로 일부 유력 언론사도 공급을 일시에 중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신문산업 전체와 관계개선을 고려하는 포털사이트의 몫은 유효하다고 본다.

 

아직 99%의 언론사는 포털의 영향력과 서비스에 경쟁할 수 없는 수준이다. 포털사이트의 어떤 제안도 부족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언론사의 자기혁신은 대단히 더디다. 네이버의 뉴스서비스개편안은 내부의 부끄러운 모습을 ‘커밍아웃’ 할 수 없는 언론사에겐 받기에는 버겁고 아니 받자니 외로운 지경이 됐다.

 

“이제 언론사에게 공이 넘어 왔다”고 하지만, 아직 당분간은 공은 포털사이트에게 있다. 언론사와 포털사이트가 게임을 계속하는 한. 게임이 끝난 뒤에는 역시 다른 길을 가야 하겠지만 말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