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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신문-포털 대타협해야"

by 수레바퀴 2006. 3. 6.

최근 세계신문협회(WAN)는 포털 사이트가 신문기업 등의 콘텐츠를 헐값으로 받아 부당이익을 취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응할 TF팀을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언론 유관 단체들도 대포털 전략을 재조정하기 위해 머리를 맞댈 채비를 하고 있다. 쟁점은 공급단가 문제다. 그러나 핵심은 포털 사이트에 콘텐츠를 계속 제공해야 하느냐다.

 

사실 포털 사이트와 올드 미디어(Old Media;신문, 방송)간의 격차는 극복할수 없을 만큼 벌어져 있다. 콘텐츠의 내용과 형식, 이용자들의 반응, 마케팅의 파워 등에서 온라인은 이미 포털의 차지가 됐다.

 

영향력이 커진 포털 사이트에 대해 많은 진단이 있었다. 포털 사이트의 이용자 유입 배경도 설왕설래가 잇따랐다. 포털 뉴스 편집권 논란에서 촉발된 포털 저널리즘을 비롯 기사 댓글과 관련 사이버 폭력 논란 등도 이어졌다.

 

이렇게 올드 미디어는 자기 개혁은 미흡한 채 사안별로 포털 사이트를 공격하는 데 치중했다. 포털 사이트는 ’언론으로서의 책임은 회피하고 기업이윤만 추구한다는 비난에도 직면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년 사이 포털 기생 미디어의 범람이 이어졌다. 또 같은기간 중에 스포츠신문의 몰락을 포함 종이신문의 위기와 함께 두드러졌다. 동영상 콘텐츠 생산, 통합뉴스룸 구축 등 올드 미디어의 자구 노력이 진행됐지만 한계는 계속되고 있다.

 

그대신 포털 사이트는 착실히 내공을 쌓았다. 이용자 참여 기반의 콘텐츠(UCC)와 전문가 그룹의 콘텐츠들을 곁들였다. 포털 사이트는 점점 진화하면서 이용자들과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포털 사이트의 성장세가 더욱 심화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포털 사이트의 성장은 한국적 특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예컨대 개인병원보다는 종합병원을 선호하는 이용자들의 정서가 포털 사이트를 더욱 크게 만든 요인이라는 풀이다.

 

이러한 사회적, 전통적 맥락의 분석은 일견 타당하다. 하지만 포털 사이트 내부의 기제를 파악하는 것을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통한 해석은 될 수 없다.

 

둘째, 그런 점에서 포털 사이트가 이용자 니즈에 부합하는 콘텐츠 구성과 마케팅을 전개한 것은 객관적인 관찰이다. 지식정보 구축과 검색 퀄리티 강화, 개인 미디어의 확산을 주도한 것은 확실히 성장의 지렛대가 됐다.

 

유비쿼터스 시대에서 이용자의 라이프 사이클과 접점을 형성하는 플랫폼 구축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TV포털은 물론이고 유무선 연동의 서비스도 이미 포털의 주요한 전략 중 하나다.

 

셋째, 그러나 올드 미디어는 IT붐에 편승,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손쉬운 마케팅에 안주했다. 글로벌 시각도 형편없었고, 소셜 네트워크에도 등한히했다.

 

포털 사이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콘텐츠의 내용과 형식이 뒤쳐졌다. 그대신 포털 사이트에 콘텐츠를 헐값으로 제공했다. 외국의 올드 미디어가 CRM이나 통합뉴스룸을 위해 혁신을 진행했던 것과는 비교조차 안된다.

 

넷째, 이밖에도 정치사회적 요인을 들 수 있다. 지배담론이 특정 언론에 의해서 생산, 유포되던 시대에서 두 차례의 대통령 선거와 2002 한일월드컵을 치르면서 부상한 지식대중은 폭발적인 소통이 장이 필요했다.

 

이와 관련 포털 사이트는 메일, 커뮤니티 등으로 확실히 메신저가 될 수 있는 토대를 갖추고 있었다. 올드 미디어가 포털 사이트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결과 포털 사이트는 올드 미디어를 제압했고 IPTV, 와이브로 등 뉴미디어 국면에서 분명한 위상을 갖게 됐다. 현재 올드 미디어의 뒤늦은 추격이 계속되고 있지만 전도는 불투명하다.

 

올드 미디어는 이미 상당한 에너지를 엉뚱한 곳에 쏟은 데다가 안이한 마케팅 조직을 유지하고 있다. 내부 혁신의 기제도 없으며 오픈 미디어 환경에 유연한 대응을 할만한 자원도 부족하다.

 

과연 살 길은 없을까? 포털 사이트를 벤치 마킹할 필요가 있다. 올드 미디어의 콘텐츠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특성과 니즈를 분석하고, 포털 사이트처럼 자신만의 전략을 세우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든 신문사가 통합 뉴스룸을 서두를 이유는 없고,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 이유도 없다. 수익모델이 보이지 않는 데도, 구성원의 총의가 없는 데도 무조건 진행하는 것은 낭비에 다름아니다.

 

"100만부를 포기하고 1만명과 소통하는 것"으로부터 올드 미디어의 위기극복의 기제가 마련돼야 한다.

 

특히 국내 신문기업의 디지털 뉴스 콘텐츠 시장의 폭과 깊이가 양호하지 않은만큼 포털 사이트와 적대적 관계를 갖는 것은 한계가 있다. 상생 관계를 만들어가는 실질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포털 사이트도 공급단가의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매일 안정적이고 검증된 콘텐츠를 포털 사이트에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올드 미디어를 제대로 대우해야 한다.

 

물론 포털 사이트는 올드 미디어의 콘텐츠가 시장과 이용자의 관점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할지 모른다. 하지만 포털 사이트는 올드 미디어와 상생의 관계를 맺지 못한다면 불필요한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올드 미디어들은 단합은 포털 사이트를 또다른 시련으로 던져 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문기업과 같은 올드 미디어가 혁신할 수 있도록 유무형의 지원도 해야 한다.

 

올드 미디어도 종전과는 다르게 포털 문제를 해소하고 가야할 내부 위기의 에너지가 팽창직전에 이르렀다. 돌이킬 수 없는 파열음을 낼 것인지, 아니면 또다른 변화의 풍경을 만들 것인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한경미디어연구소

최진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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