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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_journalism

한나라당 토론회 "포털 동지인가, 적인가"

by 수레바퀴 2005. 6. 3.
네이버, 다음, 야후 등 국내 대표적인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영향력이 급증하면서 신문 등 기존의 인쇄매체가 생존의 위기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특히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정보화가 진행 중인 한국은 이미 인터넷 인구만도 3000만명을 넘어섰고 네티즌들의 87% 정도가 해당언론사의 닷컴이 아닌 포털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접한다는 통계까지 나올 정도다.

이처럼 포털 사이트의 영향력이 막강해지면서 정치권에서도 포털의 뉴스 서비스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나섰다.

국회 과기정위 소속 진영 한나라당 의원의 주최로 2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는 ‘포털의 뉴스서비스,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의 전문가 초청토론회가 열렸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는 박근혜 대표와 강재섭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는 물론 손봉숙 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 포털의 뉴스서비스와 관련한 정치권의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박근혜 대표는 “21세기 지식정보화사회를 맞아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신속히 얻고 활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포털뉴스는 독자의 선택권을 높이고 쌍방향 의사소통이라는 장점에도 페이지뷰만을 의식한 선정성과 명예훼손 등의 우려가 있는 만큼 사회적 영향력에 걸맞는 책임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털뉴스, 오프라인의 문법으로만 규정해서는 안돼”

최정훈 미디어다음 팀장은 ‘포털뉴스 서비스의 과거와 현재, 미래’란 제목의 발제를 통해 “포털뉴스의 역기능을 부인하지 않는다”면서도 “온라인을 오프라인의 잣대와 문법으로만 규정하는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반론을 제기했다.

최정훈 팀장은 “최근 포털의 뉴스서비스를 둘러싼 치열한 논쟁이 생산적인 담론으로 연결되기 위해 포털의 뉴스서비스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팀장은 “포털의 뉴스 서비스는 선정성 문제로 공격받지만 월드컵과 붉은악마 응원, 효순·미선양 사건으로 촉발된 촛불시위, 2002년 대선 등 정치사회적 격변을 거치면서 성장하고 이용자가 급증했다”면서 “댓글, 뉴스폴, 관련기사 링크, 수용자 참여형 기사 등을 통해 디지털 미디어만이 가능한 쌍방향성을 통해 독자의 뉴스 소비를 촉진시켰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독자참여형 장치들은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 층을 정치 무대로 끌어들였다”면서 “노 대통령 탄핵과 17대 총선, 헌재의 행정수도 위헌결정 등 일련의 정치적 사건을 거치며 포털뉴스의 조회수와 방문자가 급증, 국민여론 광장으로 자리잡았다”고 밝혔다.

최정훈 팀장은 이어 “연예와 스포츠 기사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뉴스를 지나치게 연성화한다”는 지적에는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슈에도 결코 소홀하지 않았다”면서 “최근에도 행담도 개발의혹과 오일게이트, 청계천 사업비리 등 굵직한 현안들은 빠짐없이 이슈포커스를 열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포털뉴스의 급성장과 관련 “페이지뷰만을 의식한 선정적 기사노출 때문이 아니다”면서 “메일, 검색, 블로그, 카페 등 네티즌이 즐겨 이용하는 서비스와 연동돼 뉴스 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쉽고 이용자들의 능동적 참여를 통해 쌍방향적 소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최정훈 팀장은 “포털뉴스는 산업화에서 정보화 사회로 넘어가면서 나타난 매스커뮤니케이션 구조에 등장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이라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대결구도를 강조하는 것은 전혀 생산적인 논의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포털뉴스의 의제설정, 기존 매체를 압도하고 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최진순 서울신문 기자는 ‘포털뉴스 서비스, 그 전망과 대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정치권이 포털뉴스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영향력이 커졌다”면서 “한마디로 포털의 영향력은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포털의 성장에 대해 최진순 기자는 “기성매체가 안이한 판단으로 디지털뉴스 시장에서 실패했다”며 “이 과정에서 포털은 양적으로 성장한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해서 이용자 파워를 고스란히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포털의 의제설정 능력이 기존매체를 압도하면서 정치적 권력관계를 깨뜨리고 있다”면서 “포털뉴스는 이용자의 정보소비뿐만 아니라 기성 매체를 뛰어넘는 소통의 공간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 기자는 “포털은 이미 굉장한 권력이 됐다”면서 △ 일방적인 사회의제 설정 △ 선정주의에 빠질 개연성 △ 뉴스의 상업적 이용 △ 법과 이용자의 통제를 벗어난 무검증, 무비평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정당이나 국회의원의 홈페이지 등은 아직 폐쇄적”이라면서 “포털뉴스를 벤치마킹해 이용자의 관심과 취미가 연계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원용진 서강대 신방과 교수는 “포털은 아무리 부정해도 저널리즘의 영역을 벗어나기 힘들다”면서 “포털뉴스는 이미 기존 언론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용진 교수는 “포털뉴스로의 접근은 이미 생활화되어 다른 매체의 접근을 압도하고 있다”면서 “댓글달기, 퍼나르기 등을 통해 신문이나 방송이 가진 의제설정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엄청난 파급효과를 갖는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에는 포털에만 뉴스를 제공하는 정보제공업자까지 생겨나 포털이 숙주가 되고 언론이 기생하는 관계 역전이 이뤄졌다”며 “상업적 가치가 높은 뉴스를 선택하고 배열하는 포털의 정치경제학은 뉴스의 질적 저하, 편향성, 정파성, 오락성으로 이끌어 타 매체를 해체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 교수는 포털의 사회적 관리를 위해 △ 언론영역으로의 법제화 △ 기사를 해당언론사로 연결만 되도록 하는 링크 기능 도입 △ 언론중심의 포털 구축 △ 포털의 자정노력 등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생산에 한계 지닌 포털, 지적재산 충분히 보상할 것”

김사승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포털뉴스를 둘러싼 화두는 결국 하나”라며 “이를 신뢰하느냐 마느냐”라고 강조했다.

김사승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포털뉴스를 이용하는 것은 신문과 방송 등 기존 저널리즘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며 “포털 때문에 스포츠신문이 망했다는 식의 공급자 논리가 아니라 수용자의 역할이 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석봉 인터넷신문협회 부회장은 “선정성과 댓글의 폭력성 문제도 있지만 인터넷을 통해 여론의 생산과정이 건강해져 간다”면서도 “모든 것이 다 있다고 하는 포털에서도 불가능한 오프라인만의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포털은 좋은 콘텐츠의 생산에 한계가 있는 만큼 앞으로 지식재산에 대해 충분히 보상을 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우석 브릿지21 대표는 “포털 영향력의 원천은 하이퍼텍스트, 댓글, 폴 등을 활용, 뉴스의 소비과정에서 소비자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낸 것”이라며 “인터넷 뉴스시장의 독점적 지위와 막강한 사회적 영향력의 측면에서 사회적 책임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시장의 힘은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는 시스템이 구축됐을 때 빛이 난다”면서 “뉴스콘텐츠의 품질관리라는 내부적 규제는 물론 포털뉴스를 저널리즘의 장으로 끌어들이고 외부적 법적규제 역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출처 : 데일리서프 www.dailyseop.com 200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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