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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_journalism

포털 뉴스 집중 의미와 과제

by 수레바퀴 2005. 3. 29.

‘포털이 과연 언론인가?‘ ’포털저널리즘은 축복인가 재앙인가?‘ 포털을 보는 시선이 마치 코끼리를 더듬는 장님들처럼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1년 전 언론 포럼 단체로 출범한 ’언론광장‘(상임대표 김중배)이 때마침 포털저널리즘에 대한 토론회를 연다. 3월29일 서울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교육장에서 열리는 월례포럼 ‘포털로서의 뉴스 집중 어떻게 볼 것인가’에는 현직 포털 뉴스 팀장 뿐만 아니라 기자·학자·문화평론가 등이 발제자와 토론자로 참여한다.

 

<시사저널>은 토론회 직전 포럼 참가자 3인을 각각 인터뷰해 3인3색 비평을 요약 정리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포털저널리즘에 대한 사회의 관심과 감시가 높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 최진순 기자 : 신문의 위기다. 포털이 새 미디어 강자로 떠오르면서 지금 우리 사회 주요 의제가 포털사이트의 손에 따라 좌지우지되고 있다. 기성매체인 신문은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에서 힘을 잃어가고 있다. 심지어 어떤 매체 종사자들은 포털을 의식해서 ‘정보 가공업자‘를 자처하는 경우까지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지금 포털 뉴스 서비스가 단순한 뉴스 제공의 단계를 넘어 적극적인 미디어로서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포털 사이트는 뉴스 콘텐츠 유통 관문으로 정체정을 지키려 하지만 어떤 포털은 스스로 언론임을 표방하기도 한다.

 

포털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각종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포털뉴스의 경우 저널리즘을 지키는게 주된 사명이 아니기 때문에 책임감이 없다는 게 문제다. 연성 뉴스가 늘어나면서 저널리즘 전체 질이 떨어지고 있다.

 

오로지 포털에 기대 먹고사는 옐로우 저널리즘 전문 납품업자도 생겨나고 있다. 사생활 폭로·이니셜 기사·베껴 쓰는 기사 등 질 낮은 기사 범람에 포털이 기여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포털 뉴스의 편집권을 축소하자는 견해도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은 제안이다.

 

물론 지금 포털 뉴스의 꼴이란 네티즌과 포털 사이에 지속적인 소통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일방적으로 포털에만 돌을 던지는 게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핵심은 신문 콘텐츠의 위기다. 신문닷컴(신문기업)이 차별성있고 경쟁력있는 콘텐츠가 없다는게 문제다. 신문 기업이 혁신을 해야 한다.

 

포털은 내부자 교육을 강화하고 점검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미디어로 규정되고 있는 이상 긴장해야 한다.  시민들은 온라인저널리즘에 대한 이용자 운동을 조직적으로 제기해야 한다. 그리고 포털저널리즘을 온전히 저널리즘 비평의 무대 위로 올려야 한다.

(최진순 기자는 서울신문 편집국 인터넷부 소속으로 온라인미디어뉴스 사이트와 ‘신문과 온라인저널리즘' 포럼을 운영 중인 포털뉴스 비평가다)


이강룡 문화평론가 : 포털은 더 이상 미디어 기능을 하지 않는 게 옳다. 어떤 사람은 포털이 건전한 언론으로 거듭날 수 있다며 희망을 기대하기도 하지만, 포털 뉴스의 구조상 불가능하다. 별도 미디어 회사를 설립하면 모를까.

 

뉴스팀이 포털 사이트의 한 부서로 있는 한 회사 수익 구조에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편집권도 결국은 조회수에 연동되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어떤 면에서 과거 스포츠신문 시대가 포털뉴스 시대보다 해악이 적었다. 그 때는 저급한 기사를 보고 싶은 사람만 돈 주고 봤지만 지금은 모든 네티즌이 포털 뉴스를 피해 갈 수가 없다.

 

외국의 포탈 사이트를 보면 단순히 뉴스를 피동적으로 전달해주는 경우가 많다. 미국 야후뉴스만 해도 단독 사진 콘텐츠가 없다. 대개 6하 원칙에 충실하게 쓰인 건조한 스트레이트 기사들이다. 또 미국의 토픽스닷넷의 경우 스포츠연예기사는 ‘라이브 피드’라는 이름으로 우측 3단 아래에 배치하고 있다.

 

흔히 포털뉴스 관계자들을 만나면 ‘독자가 원하기 때문에 자극적인 뉴스를 고를 수 밖에 없다’라고 답하는데 한심한 답변이다. 아무리 도덕적인 사람도 선정적인 기사에 눈이 가기 마련이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그걸 진정한 기호라고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다른 문제다.

 

뉴스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정 한다면 뉴스 목록을 무작위 혹은 시간 순을 편집해라.

 

(이강룡씨는 전 직 인터넷한겨레 뉴스부 기자로 여러 웹사이트를 기획했으며 현재 각종매체에 인터넷 문화에 대한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임종수 EBS 연구위원 : 포털저널리즘이 옳으냐 그르냐라며 가치 판단을 따지기 전에 그 자체를 사회 변화의 현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 언론학 용어로는 재매개가 1차매개를 넘어서는 현상으로 풀이할 수 있다. 포털의 시대가 재앙인 것 만은 아니다. 예를 들자면 공고했던 언론의 독점구조가 깨어진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물론 포털저널리즘의 선정성은 견제되어야 하지만, 포털의 선정성을 비판하기에 앞서 신문 기업과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포털을 키운 것은 포털이 아니라 일간지였다.

 

지금 포털 뉴스의 선정성은 작년 연말과 비교하면 많이 개선된 상황이다. 사회적으로 관심 갖고 비판을 하면서 차츰 변해가고 있다. 포털을 저널리즘의 정도라는 틀 속으로 가져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온라인신문협회나 인터넷신문협회 같은 단체도 포털을 언론으로 인정해 줄 때가 되었다. 지금 우리에게 시급한 일은 포털저널리즘에 대한 연구 자료나 논문이 너무 없다는 것이다.

(임종수 연구위원은 현재 한양대에서 신문방송학 강의를 하고 있으며 포털저널리즘을 주제로 한 논문을 학술잡지에 제출한 상태다)

 

출처 : 시사저널 2005.3.28. 신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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