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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_journalism

"언론사 뉴스댓글 전략 새로 짜야"

by 수레바퀴 2009.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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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언론사들의 뉴스댓글은 늘었지만 관리 및 수준의 문제는 여전히 방치 상태다. 뉴스를 생산한 기자는 아예 독자와의 소통에 눈을 감았다고 봐도 틀리지 않다.


네이버 뉴스캐스트 이후 언론사 뉴스 댓글이 폭주하면서 이용자와의 소통 전략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뉴스캐스트 시행 6개월째인 7월 현재 각 언론사 별로 뉴스 댓글은 최대 10배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0개 종합일간지 가운데 한겨레, 세계, 조선, 한국 등 4개사(일부사는 닷컴) 관계자들에게 문의한 결과 뉴스캐스트 시행이전엔 댓글이 전무했지만 지금은 뉴스캐스트 편집박스에 노출되는 뉴스를 중심으로 댓글이 대부분 붙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신문사닷컴 관계자는 "얼마나 늘었는지 계량화하기 어렵지만 전체 뉴스 중에 댓글이 붙는 것이 10% 정도는 된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중앙일간지 관계자는 "과거에는 댓글이 거의 업었지만 많은 경우에는 수십개나 글이 올리온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렇게 늘어나는 언론사 뉴스 댓글은 그럼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대체로 기계적인 관리에 의존하고 있다. CMS(Contents Management System)으로 댓글을 일괄관리하는데 스팸은 자동분류를 통해 걸러내는 형식이다.

또  제한적 본인확인제에 영향을 받는 언론사 사이트 환경때문에 댓글은 로그인을 거치도록 돼 있는데 일부 언론사는 이른바 '도배'를 막기 위해 숫자 입력 등 한 번의 절차를 더 거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이들 댓글관리는 닷컴이나 온라인 뉴스룸의 서비스 파트 또는 심지어 개발부서에서 부정기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시간대별로 일괄 처리한다거나 프로그래밍으로 처리한 뒤에 일시에 한꺼번에 정리하는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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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메이저 일간지 웹 사이트 뉴스 댓글. 지금은 사라지고 없을까?


이러다보니 댓글관리에 허점이 생기기 일쑤다. 스팸성 광고 댓글의 경우 24시간 뒤에나 처리되거나 아예 정리가 되지 않기도 하는 것이다.

또 댓글관리를 기계적으로 하다보니 욕설이나 광고글이 아니면 걸러내지 못하는게 일반적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인신공격이나 명예훼손 댓글도 제때 처리가 되지 않는다.

조선, 중앙, 동아, 한겨레, 경향 등 '이념적' 성향이 뚜렷한 신문사 사이트의 경우 정치뉴스는 원색적인 비난글이 올라오지만 대체로 그냥 두는 경우가 많다.

규모가 큰 한 신문사닷컴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만든 댓글 가이드라인 같은 것을 독자들에게 이미 여러차례 공지한 바 있으나 엄격히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언론사의 뉴스 댓글은 대부분이 독자가 올리는 즉시 노출되는 형태로 외국 주요 매체들이 게이트 키핑 등을 통해 사전에 걸러내는 것과는 대비가 된다(뉴스캐스트 도입을 전후로 일부 언론사는 아예 로그인 없이 댓글을 쓰도록 하는 '편법'으로 이용자 끌기에만 혈안이었다).  

따라서 욕설이나 모욕성 댓글이 올라온다고 하더라도 일단 노출되는 것을 피할 수 없고 스팸으로 분류되지 않은 단어들이라면 그대로 남겨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더구나 국내에는 뉴스댓글만 전담하는 소통 관리자나 직책을 두고 있지 않다. 외국의 경우는 전문 저널리스트가 이를 담당하나 우리나라는 자율적 판단권한이 적은 닷컴사에게 맡겨두고 있다.

과거에는 언론사 사이트에서 뉴스댓글을 다는 경우가 거의 없었지만 일시적으로 방문자가 몰리는 뉴스캐스트 시행 이후에는 댓글이 쏟아지면서 언론사의 빈틈이 드러난 셈이다.

전담자도 없는 데다가 정확한 댓글 관리 기준도 없어 독자 댓글은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영국 텔레그래프지가 지난해 4월 독자의 댓글과 커뮤니티를 전담하는 새로운 직책을 마련해 이용자 참여를 활성화하도록 한 것은 이미 해외 언론사에서 낯선 풍경이 아니다.

텔레그래프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이용자들과 함께 하지 않는다면 존재할 가치가 없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이용자들이 뉴스생산과 관리에 책임성 있게 다가서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L.A.타임스는 2007년 4월 '이용자들을 대변하는 저널(Readers' Representative Journal)' 블로그를 론칭하고 이용자들에게 어떻게 편집과정이 이뤄지는지 상세하게 알리고 있다.

'스태프에게 묻기' 섹션은 뉴스의 이면에 대해 전달해줄 예정이며 'Whatever happend to' 섹션은 이용자들이 기자들에게 업데이트되는 정보와 관련 질문을 하도록 했다.

이번 기회로 이용자들은 스태프 영역에도 접근할 수 있게 됐는데 L.A.타임스의 윤리 가이드라인이나 뉴스룸 안팎의 업무 과정에 대한 상호간의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는 식이다. 이 내용은 지면에서도 게재된다.

L.A. 타임스의 에디터 제임스 오셔(James O'Shea)는 "이번 조치는 뉴스조직이 투명하고 통합적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특히 독자들과 소통하는 것을 더 확대할 것이며 이용자들이 뉴스룸에 접근하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신문사가 가장 닮고 싶어하는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정치 부문 에디터를 독자의 온라인 질문에 답하는 업무를 맡겼다.

뉴욕타임스의 워싱턴 지국장이자 정치부문 에디터인 리차드 스티븐슨(Richard W. Stevenson)이  '뉴스룸에 말걸기(Talk to the Newsroom)'의 질문응답 코너에 데뷔한 것.

이처럼 미국과 유럽의 상당수 뉴스룸과 기자들은 독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코너를 갖고 있으며 블로그를 통한 소통을 정착시켜가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뉴스를 생산한 기자는 인터넷 서비스 이후 과정에는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 그는 오로지 뉴스로만 존재감을 증명할 뿐이지 소통과는 담을 쌓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댓글을 '관리-통제'하기만 할 뿐 댓글에 가치를 부여하는 전략은 실종돼 있다.

일부 신문사의 기자 블로그가 활성화되면서 이 부분이 어느 정도 개선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국내 기자들의 소통방식은 적극성과 구체성, 독자성이 떨어지는 한계를 갖고 있다.

그래서 독자와의 논쟁-의견교환다는 주장을 서로 확인하는 도구에 그치고 있다. 독자의 주장이 콘텐츠나 서비스 과정에 수렴되지 않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네이버 뉴스캐스트가 언론사 웹 사이트와 뉴스에 대한 호기심과 참여율을 증진시켰지만 언론사가 이를 체계적으로 준비하지 못해 댓글은 여전히 주요한 전략지점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뉴스 미디어 산업의 경쟁력은 뉴스를 매개로 시장 내 오디언스들과 활발히 논의하면서 새로운 뉴스의 영향력을 획득해가는 데서 찾아야 한다.

즉, 한번 생산된 뉴스가 독자의 반론이나 의견에 의해 정정되고 보완되면서 더 강한 생명력을 갖게 되는 것은 그 매체나 기자의 힘으로 수렴되는 식이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출고된 뉴스는 기자나 뉴스룸의 시선을 완벽히 벗어나기만 한다. 적어도 뉴스룸이 뉴스의 라이프사이클을 점검할 수 있는 전담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뉴스는 이제 소통에서 가치를 뽑아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티맥스 윈도우9 발표를 둘러싼 전통 매체와 블로그간의 견해차이는 과거에 뉴스를 만들어온 기자와 뉴스룸에 대한 시장내 광범위한 부정(不正)을 극명하게 드러낸 사건으로 여겨진다.

이 사건을 통해 뉴스 그리고 기자와 시장 오디언스간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하고 뉴스룸내 댓글관리가 중요한 모티브가 돼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 한 메이저 신문 전략파트 관계자는 "뉴스의 생산가치보다 유통가치가 결정적으로 중요해진 시대에서 독자와의 소통이 절박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근본적으로는 경영진과 뉴스룸이 소통을 주요 전략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고I.

뉴스캐스트 댓글 이후 언론사 웹 사이트의 댓글이 늘었지만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물론 네이버 뉴스 댓글이 줄고 상대적으로 언론사 댓글이 주요 현안에 따라 폭증한 부분은 별도로 한다.

첫째, 뉴스캐스트 편집박스에 노출된 기사로 댓글이 집중된다. 헤드라인 뉴스엔 댓글이 없지만 뉴스캐스트 노출 뉴스에는 붙는 형식이다.

둘째, 기획 뉴스나 뉴스룸이 주력하는 뉴스가 아니라 연예, 스포츠 등 주로 연성 뉴스에 댓글이 몰리고 있다.

이는 주요 일간지가 뉴스캐스트를 통해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유인하는 것이 아니라 일회적인 뉴스 소비자들만 불러내는데 치중한 결과다.

셋째, 규모가 큰 신문사의 경우 뉴스댓글 관리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규모가 작거나 상대적으로 댓글에 무신경했던 방송사, 인터넷신문의 경우는 관리부실이 심화하고 있다.

뉴스캐스트 우선 노출 언론사에 들어간 일부 전문지의 경우 기계적인 스팸 걸러내기도 안되면서 정상적인 댓글조차 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넷째, 댓글의 수준은 웹 사이트 이용자들의 충성도와 비례한다. 또 그것은 그 매체의 뉴스 및 저널리즘의 수준과 연결된다.

독립형 인터넷신문으로 여러 차례 저널리즘 관련 수상을 하며 기염을 토한 '프레시안'은 뉴스캐스트에 합류한 이후 댓글의 관리 상태는 물론이고 댓글의 수준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참고II. 표에서 밝힌 댓글의 수준과 관리 상태는 개인적 판단에서 도식화됐다. 감안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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