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Online_journalism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 `자발적 구독료` 호소

by 수레바퀴 2009. 7. 8.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부분의 독립형 인터넷신문사들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이하 대표)가 자발적인 구독료로 '오마이뉴스'를 지켜달라고 제안했다.

오 대표는 8일 "여러분께 오마이뉴스는 무엇입니까? 월 1만원이 아깝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라는 글에서 "자발적 유료회원 모임인 10만인 클럽으로 시민참여형 인터넷미디어가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세계 최초 사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들의 모임인 10만인 클럽은 월 1만원씩을 정기적으로 오마이뉴스에 지불하는 이들의 모임"이라면서 "올해 말 1만명, 앞으로 3년간 10만명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현재 전체 매출중 광고와 협찬 비중은 70~80%인 반면 자발적 정기구독 및 유료화는 전체 수입의 5%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오이뉴스는 지난해 7억여원의 적자를 보았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약 5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오 대표는 "제대로 된 시민참여형 인터넷미디어라면 독자에 의존하는 수입의 비중이 최소한 50%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왔다"면서 "뉴스의 생산-소비에서 혁명적 모델을 만드는데는 성공했지만 수익모델에서도 혁명적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 들어 중앙정부 광고 수주규모가 0원이라면서 월 4억5천만원이 들어가는 고정비용을 고려할 때 올해도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 3월 평직원 20%, 간부 30%, 대표 임금 40%를 삭감하는 경영쇄신안을 단행한 바 있다.

오 대표가 오마이뉴스의 최근 경영난과 관련 제시한 이 해법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불러모을지는 예단하기 이르다.

일단 오 대표는 광고수입에 의존하는 전통적 수익구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생존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일관된 생각을 피력한 바 있어 오마이뉴스 관심군들에겐 낯선 제안은 아니다.

즉, 인터넷미디어의 특성상 충성도 높은 독자와 콘텐츠에서 수익이 발생하는 모델이 유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단 4명으로 인터넷신문을 만들어 수년 만에 가장 영향력있는 매체를 만든 오마이뉴스의 오 대표가 마지막으로 새로운 희망을 품은 의지처가 하루 1백만명의 방문자라는 점은 아이러니하지만 어찌할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내년 2월 창간 10년을 맞는 오마이뉴스는 사실 국내외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시민참여형 저널리즘의 지평을 열면서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매체다.

오마이뉴스는 지금까지도 뉴스생산자, 뉴스기획, 취재, 기사작성, 기사평가 등 뉴스생산 및 소비의 5단계에서 전통 뉴스미디어가 거의 표준화시켰던 양식들을 해체시켰다.

모든 시민이 기자요, 편집자였으며 모든 일상이 취재대상이 됐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오 대표는 대등한 쌍방향성을 기반으로 한 참여저널리즘과 포털 등 웹 뉴스 유통 생태계의 무대에서 전통적 언론권력의 틈새를 파고들어 뉴스 미디어 업계의 새로운 리더로 각광받아왔다.

오 대표의 제안으로 오마이뉴스가 과연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갖게 될지는 앞으로 6개월간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의 선택이 그 향방을 좌우하게 된다.

"여러분이 죽으라면 죽고, 살라면 제대로 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가 전 세계의 시민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의 마지막 문장이다. 8일 오후 6시 현재 약 80여명의 댓글이 남겨졌고 대체로 참여의 뜻을 밝혔다.

* 오 대표와 8일 밤 짧은 통화가 이뤄졌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초에 통화를 한 이후 수개월만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오 대표가 올린 '노무현 회고기'를 보면서 연락을 한다 한다 하는 것이 오늘 올라온 오마이뉴스 글을 보고서라니 살아가는 것이 인정미가 없다는 자성도 한다.

어쨌든 오 대표는 최근 한 달간 새벽 3시에 잠이 들만큼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린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책을 내기 위해 혼신을 다했던 것같다.

전화통화를 하자 그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나도 교보문고에서 그 책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다가 오 대표에게 직접 받아야겠단 생각을 했었다고 전했다.

이 포스트와 관련된 '본론'으로 들어가자 오 대표는 오마이뉴스에 제안글을 올린뒤 '시원섭섭'한 것 같았다. 사실 그대로를 올렸기 때문에 바로 가타부타 말하기는 그렇다며 더 할 말이 따로 없다고 했다. 독자이자 시민기자이자 행동하는 양심들에게 '희망'을 거는 듯했다.

그는 현재 6만 5천여명의 시민기자를 통해 뉴스 생산과 소비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영향력을 가진 매체로 오마이뉴스가 성장했다(1단계)면서 이제는 성공적 수익모델을 마련하는 것(2단계)이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 그것이 지속가능한 모델로 자리잡고(3단계) 주류적 대안을 제시하는 건실한 영향력을 가져야 한다(4단계)고 말했다.

그래서 인터넷미디어의 마지막 5단계인 진보와 보수가 제대로 된 소통을 하도록 주도하는 단계가 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오마이뉴스가 1단계의 끝 부분에 와 있다고 지난 5일 강화도 오마이스쿨에서 있은 한 강좌에서 말한 바 있다.

오 대표와 만나기로 했지만 약속은 잡지 않았다. 오 대표를 만날 때 즈음에는 오마이뉴스의 자발적 구독료 모델이 어떻게 돼 있을까? 전화를 끊자 1999년말 인터넷 신문을 준비하던 전직 <말>지 기자 오 '선배'와 통화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꼭 10여년만에 오 대표는 다시 도전의 길에 오른 듯 싶었다. 누구도 가지 않았던 그 길을 걸었던 오 대표와 오마이뉴스는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 만감이 교차했다.


* 참고 I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의 '자발적 구독료' 모델 제안은 세 가지 측면에서 평가돼야 한다.

첫째, 오 대표의 이야기처럼 오마이뉴스가 한국사회에서, 그리고 뉴스미디어 산업에서 어떤 역할과 지위를 갖느냐는 문제이다.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이 오마이뉴스를 깊이 지지하는지 냉정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즉, 영향력과 신뢰도 등에서 전통매체를 따돌리며 승승장구해오고 중요한 현안들을 집중 보도하면서 매체력을 키워온 오마이뉴스가 지금 이 시점에선 어떤가에 대한 명쾌한 정리가 필요하다.

전통매체가 객관 저널리즘과 같은 가치를 제대로 구현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안매체로서의 오마이뉴스를 지켜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강하다면 이 제안은 성공할 수 있다.

둘째, 자발적 구독료가 오마이뉴스의 궁극적인 자립 방식일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일단 오 대표가 콘텐츠 유료화와 자발적 구독료의 비중을 전체 매출에서 50%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은 타당해 보인다.

충성도가 높은 시민기자들과 뉴스 수용자들의 풀이 넓다면 오 대표의 제안은 정치사회적 격변기에서 전격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언제까지나 유효할지, 또 오마이뉴스 같은 인터넷신문의 영원한 수익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더 지켜볼 부분이 있다. 오마이뉴스가 자사의 저널리즘, 편집방향, 시민기자 모델의 건강성 확보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해 내용적으로 성장하는 계기로 삼을 때 이번 제안의 생명력은 길어질 것이다.

셋째, 한국 인터넷신문의 산업적 환경이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는 점은 오마이뉴스의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0여년간 약간의 부침은 있었지만 경영상의 큰 문제 없이 성장해왔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2년째 정부관련 광고물량이 0원으로 급전직하한 것은 눈여겨 볼만한 이슈다.- 물론 이 부분이 오마이뉴스 오대표의 제안을 끌어낸 절대적 배경은 아니지만 말이다.

반대로 다른 논조를 갖고 있는 인터넷신문들의 광고수주액은 놀라울 정도로 늘었다. 인터넷신문이 정치적 국면에 따라 경영환경이 뒤바뀐다는 것은 이 산업 전체적으로 볼 때 결코 긍정적인 환경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오마이뉴스는 시장내 광범위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인터넷 미디어다. 그러나 세계적 금융위기, 장기불황 국면에서 광고격감은 오마이뉴스마저도 위태롭게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인터넷신문의 독자적인 생존모델은 정치권력이 아니라 시장과 오디언스로부터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오마이뉴스 오 대표의 제안이 수렴될지 여부는 그간의 오마이뉴스가 행사한 저널리즘에 대한 사회적 평가와 기대치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참고 II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은 지난해 충성도 높은 독자들을 지칭하는 '프레시앙'을 신설하고 후원을 통해 독립언론의 기반을 다질 것임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프레시안 박인규 대표는 'FTA광고 게재를 둘러싼 논란과 독자들의 반박 유료광고 게재 과정'을 지켜보면서 "독자와 필자와 편집자의 공동협력에 의한 독립언론의 길을 추구할 때가 됐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창간 7년째인 프레시안의 경우 2008년말 기준 15명의 상근기자를 포함 약 20여명의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현재는 상근기자가 23명이다).

* 참고 III : 오마이뉴스 주요 일지

2009년 4월 오마이뉴스 제팬 사이트 폐쇄
2007년 12월 상암동DMC 사옥 이전
2007년 11월 강화도 오마이스쿨 개교
2007년 11월 휴대전화 기반 이용자 뉴스 '엄지뉴스' 시행
2007년 8월 오마이뉴스 E판 론칭
2006년 12월 제1회 대학생기자상 공모전 실시
2006년 8월 오마이뉴스 제팬 오픈
2006년 2월 소프트뱅크와 1,100만 달러 투자계약 체결
2006년 1월 블로그코리아 인수
2005년 11월 인터넷신문 등록
2005년 6월 제1회 세계시민기자포럼 주최
2000년 2월 오마이뉴스 창간


* 참고IV : 영국 가디언지에도 오마이뉴스의 소식이 실렸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