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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_journalism

[펌] 뉴미디어 시대, 신문 기업이 나아가야할 방향

by 수레바퀴 2007.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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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들어 신문 산업은 뉴미디어를 이용해 다양한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 뒤에는 생존과 발전을 위한 신문사들의 치열한 노력이 있다. 한국경제 미디어연구소 최진순 기자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의 신문 산업이 뉴미디어를 활용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았다.
 

독자들은 보기 쉽고 간편한 신문 편집을 선호합니다.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신문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신문 독자들은 간편하고 손쉬운 뉴스 소비 패턴에 익숙해지고 있어요. 이를 위해 신문기업의 노력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이뤄지고 있죠. 하나는 종이신문의 개선이에요. 젊은 세대에 친숙하게 다가서기 위해 비주얼 편집이 강화되고 있죠. 또 독자들의 종이신문 접점을 끌어올리기 위해 주말판 강화, 무가지 도입 등을 하는 곳도 늘고 있어요.

다른 하나는 인터넷 등 뉴미디어 부분의 개선입니다. 온라인 뉴스생산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어요. 인터넷 속보 등 다양한 플랫폼에 뉴스를 제공하고 있죠. 더불어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본격화하고 있어요. 신문사에 영상취재 분야가 신설되고 있는 것이 그 예에요. 독자 및 시장과의 상호소통도 강화하고 있어요. 기자들의 블로그 참여는 그러한 맥락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죠.

대부분의 신문사들이 자사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외국 신문 사이트에 비해 큰 영향력을 지니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 뉴스유통 시장의 주도권이 포털사이트로 넘어간 데서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언론사들은 닷컴사를 분사하면서 수익모델에 급급해 포털사이트로 헐값에 콘텐츠를 제공했죠. 그 결과 포털사이트는 뉴스 서비스의 양과 질에 있어서 언론사를 압도했어요. 포털사이트로 넘어간 독자들을 데리고 올 수 있는 방법은 신문사 웹 사이트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에요.

그러나 신문사 내부적으로 온라인 저널리즘이나 웹 서비스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본격적인 노력을 시작한 것은 불과 2~3년 정도 밖에 안 됩니다. 더구나 이런 시도가 부분적으로 진행돼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두지 못했어요.

반면 미국과 유럽 등의 신문업계는 일찍부터 인터넷 서비스를 젊은 독자와 미래 시장을 겨냥해 많은 자본을 투입했어요. 포털에 뉴스를 제공하기보다는 각 뉴미디어 매체에 적합한 전략을 폈습니다. 최근 국내 일부 신문기업을 중심으로 디지털뉴스룸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런 일이죠. 그러나 단순히 인력과 조직을 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일이 필요할 거예요.

몇몇 신문사의 경우, 독자가 생산자가 되는 UCC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그 내용이 엔터테인먼트에만 치중되어 있는 등 미숙한 점이 많습니다. 

신문기업이 독자가 생산자가 되는 역동적인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첫째, 신문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기 위해 충성도 높은 독자를 확보할 필요가 있어요. 이들이 수준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자원이기 때문이죠. 독자들에 대한 마케팅 전략(CRM*)을 보다 체계적으로 해야 해요. 독자와 친숙해지려는 노력, 독자를 타깃화해 효과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가 필요하죠.

둘째,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독자들에 대해 합리적으로 보상해야 해요. 지면과 인터넷 등 신문독자들이 생산하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수렴할 수 있는 전문 인력과 부서도 만들어야 하고요.

대부분의 신문기업이 IT부서나 산업부서 데스크를 온라인 데스크로 임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 조직과 인프라를 크게 바꾸지 않는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수익다각화 측면에서 신문기업의 인터넷 및 뉴미디어 부문으로의 진출이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있어요.

그러나 이러한 투자와 변화가 즉흥적이고 부분적으로 흐른다는 한계가 있죠. 특히 시장과 독자에 대한 정밀한 분석 없이 투자가 진행돼 실패하는 경우도 많아요.

스스로에 대한 치밀한 역량평가와 그것을 전제로 한 전략 설정이 미흡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세 신문사들은 많은 준비와 자본을 필요로 하는 뉴미디어 시장에 접근하는 것이 힘듭니다.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현재 한국 신문업계의 서열화, 빈익빈부익부가 심화 되고 있어요. 뉴미디어 부문에서도 그 투자 속도와 규모의 차이가 현격히 벌어지고 있고요. 종이신문시장에 국한됐던 여론의 독과점 현상이 인터넷, 모바일, IPTV 등 다양한 분야로 전이되는 것이죠.

자본력이 미흡한 영세신문들은 뉴미디어 분야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를 해서는 안 돼요. 틈새시장, 타깃 전략을 갖고 접근해야 낭패가 없을 거예요. 조직운영도 슬림화하고 꼭 필요하고 우선적인 것들을 점검해 진행해야 하죠.

뉴미디어 시장에서는 뉴스 채널의 수요가 적다고 하는데 이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요?

뉴스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해요. 짧은 단문 형태의 속보 제공, 스틸 이미지나 1분 내외의 영상 등 뉴스의 진보가 이뤄질 겁니다.

따라서 우리가 읽는 종이신문의 기사, 인터넷의 뉴스로서가 아니라 쌍방향 미디어 시장의 특성, 수용자 생활주기 등을 고려한 총체적인 뉴스 디자인 재정의가 요구되죠.

이를 위해서는 정보 설계, 정보 검색, 프로그래밍 등 새로운 뉴스가공 인력 등의 육성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신문 산업의 전망과 위상은 어떠한가요?

완전한 디지털 미디어 환경이 구현된다면 종이신문에 치중된 뉴스조직과 경영전략을 가진 신문기업은 상당수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할 겁니다.

물론 그러한 위기 속에도 국내외적으로 신문산업의 존재감은 유지되겠죠. 신문의 문은 닫히지 않겠지만 종사자들은 다른 뉴미디어 기업에 비해 상대적인 박탈감에 직면할 거예요. 영향력도 예전만큼 유지되지 못할 것이고요.

그러나 혁신적인 신문기업은 보다 풍부하고 전문적인 콘텐츠를 적재적소에 가공해서 내놓을 거예요. 종이신문은 종이에 친숙한 독자들을 중심으로, 그리고 인터넷과 같은 새로운 플랫폼은 젊은 독자들을 중심으로 품위를 향상시킬 겁니다.

이렇게 종이신문은 혁신하는 신문기업에게는 하나의 중요한 창구로서 기능하게 될 것이지만, 혁신이 지체될 경우 시장 내에서 급격히 퇴조하겠죠.

미래 신문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신문은 종합 정보 기업(Information Media)으로서 성장할 거예요. 이용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가장 쉽고 편하게, 이용자들이 보유한 디바이스(가전제품)에서 볼 수 있는, 정보를 네트워크상에서 자유자재로 조정하는 종합 정보 기업이 되는 것이죠.

기자들은 논평, 사실보도로 저널리즘을 행사하지만, 신문기업은 이러한 정보들을 적극적으로 재가공해 시장에서 새로운 콘텐츠 꾸러미를 내놓을 겁니다.

신문은 인터넷, IPTV 등 이용자의 삶과 밀접한 모든 디바이스에서 조각처럼 나타날 거예요. 분명한 것은 신문은 이어질 것입니다. 다만 나타나는 형태는 새로워질 뿐이죠.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 고객과 관련된 기업의 내외부 자료를 분석, 통합하여 고객 특성에 기초한 마케팅 활동을 계획하고, 지원하며, 평가하는 과정.

최두현 기자 dooboo435@naver.com
 
이화여대 시사웹진 DEW와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인터뷰 시점은 지난해 11월 말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난해 12월초 인터뷰 기사가 등록됐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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