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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

[펌] 공짜뉴스는 끝났다

by 수레바퀴 2006. 3. 4.
2006년 5월00일, 주식 투자를 하는 샐러리맨 ㅇ씨는 자신이 투자한 기업이 비리 의혹에 싸여 있다는 소문을 듣고 그 기업과 관련한 과거 기사를 검색하려고 한다.
 
그러나 웬일인지 포털 뉴스에서는 닷새 치 이전 기사를 단 한 건도 찾을 수가 없다. 당황한 ㅇ씨가 한겨레 홈페이지에 접속해 기사를 검색했더니 이번에는 경향신문 국민일보 등 40개 언론 매체가 보도한 해당 기업과 관련 기사들이 모두 뜬다. ㅇ씨는 기사 한 건당 몇 십 원의 요금을 내고 정보를 얻었다. 올해 상반기에 ‘아쿠아 아카이브(Aqua Archive)' 사업이 실현되면 벌어지게 될 일이다.

아쿠아 아카이브 사업은 현재 신문 업계를 중심으로 구축되고 있는 뉴스 데이터베이스(DB) 통합 및 저작권 신탁 프로젝트다. 원래 아쿠아 프로젝트란 조인스닷컴 등 온라인 신문들이 설립을 추진했던 포털 대항마의 이름이었다. 그때는 신문사들이 포털 뉴스와 맞짱을 뜬다는 점이 주목을 끌었지만 현재 온라인신문협회가 손을 떼고 언론재단이 사업을 이어가면서 다소 의미가 변했다. 포털 뉴스와의 싸움보다는 언론사 수익 모델 창출에 무게중심이 옮겨졌다.

지금까지 언론사들은 포털 뉴스에 기사를 무제한 공급하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아쿠아 아카이브 사업에 가입한 언론사 기사는 기사 발행 5일이 지나면 포털 뉴스 DB에서 삭제된다. 5일이 지나 아쿠아 아카이브 DB에 저장된 기사는 회원사들이 서로 공유해 독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이 통합 DB는 언론재단이 저작권을 신탁받아 관리한다. 마치 음반 제작사들이 각 노래의 저작권을 한국음반제작자협회에 신탁해 관리하게 하는 것과 비슷하다. 만약 포털 뉴스에서 이 DB에 접근하려면 수수료를 내야 한다. 데이터 자체를 가져갈 수도 없다.

40개 언론사가 참여 신청…조·중·동은 빠져

언론재단 황호출 차장은 “현재 아쿠아 아카이브 사업에 참여 신청서를 낸 언론사가 40개, 구체적으로 협약을 맺은 회사가 34개사다”라고 말했다. 경향신문·국민일보·세계일보·서울신문·내일신문·전자신문 같은 중앙 일간지와 국제신문·대전일보·매일신문·부산일보·중도일보 지역 신문, 데일리안 같은 인터넷 신문들이 포함된다.

아쿠아 아카이브 사업의 핵심은 기사 유료화다. 엄호동 아쿠아 아카이브 사업단장은  “지금까지 언론사는 정보 장사가 아니라 종이 장사를 해 왔다. 기사가 아니라 광고를 팔 생각만 한 것이다. 이제는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사 열람 가격은 저작권 심의 위원회 의견에 따라 정부 고시 가격으로 책정된다. 한 관계자는 수익 배분에 대해 “기사 열람 수익 가운데 70% 정도는 뉴스를 생산한 언론사에게, 30%는 중개 언론사·시스템 사업자 등에게 돌아간다”라고 말했다. 만약 한겨레신문 홈페이지에 접속한 네티즌이 경향신문 기사를 보고 요금을 내면 경향신문이 70%를 가지고, 한겨레와 언론재단·시스템 사업자가 나머지를 가지는 셈이다.

언론재단 최민재 연구원은 이 사업에 대해 “온라인 뉴스 시장 정상화를 위한 첫발”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이 사업 전망이 장밋빛 일색인 것은 아니다. 우선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등 이른바 ‘메이저’ 신문과 연합뉴스가 참여하지 않고 있다. 또 속보 시장이 뉴스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도 낙관하기 어렵게 한다.

최진순 한국경제 미디어연구소 기자는 “사업단에 포털 뉴스사가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걸린다. 호랑이를 잡으러 굴에 갔다가 호랑이에게 먹히는 꼴이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네이버뉴스를 운영하는 NHN이 아쿠아 아카이브 구축 사업에 14억~17억원을 투자한 것이다. 포털 가운데 네이버는 일단 아쿠아 DB 접근이 가능하다. 엄호동 단장은 “포털을 배제하고 독자적으로 추진했던 시도들은 모두 실패했다. 상생을 추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 메이저 신문 관계자는 “일단 아쿠아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보고 참여 여부를 판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저작권 심의위원회는 1차 회의가 무리 없이 끝나면, 이르면 4월, 늦어도 5월 중에는 아쿠아 아카이브 사업이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출처 : 시사저널 신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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