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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

VOD서비스의 현황과 전망

by 수레바퀴 2007. 4. 3.

영상 기반의 모든 플랫폼에서 인기 채널로 부상한 주문형 비디오(VOD, Video On Demand) 서비스의 쾌속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시범서비스 보고서가 나온 IPTV에서도, 지난해 선보인 TV포털에서도 마찬가지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DMB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실시간 방송을 미덕으로 꼽는 TV에 대한 종언으로 보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07 세계경제포럼’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빌 게이츠 회장은 “5년 후가 되면 우리가 지금 TV를 보는 방식을 두고 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획일적인 영상 콘텐츠 유통 패러다임을 조소하는 말이다. 지난해 초 IBM 산하 비즈니스가치연구소도 ‘우리가 아는 TV의 종말’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12년을 기준으로 전통적인 편성개념의 방송에 종말이 예상된다”며 거든 바 있다.

 

LG 경제연구원도 VOD와 관련 낙관적인 예상을 내놓았다. 그 이유 중의 하나로 수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콘텐츠를 즐기기 위한 적극적인 시청 태도를 꼽았다. VOD 서비스가 현재 수용자들의 콘텐츠 소비욕구를 잘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이기도 하다.  

 

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 가정은 매일 1건씩 VOD 서비스를 받고 있으며, 애플컴퓨터의 비디오 아이팟은 런칭 20일만에 10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하나로텔레콤의 ‘하나TV’는 하루에 1,500명씩 가입하고 있고, 하나TV 인기 서비스 중 하나는 단연 VOD가 꼽히고 있다.

 

능동적 참여와 소비의 콘텐츠 문화 

 

더구나 앞으로 방송과 통신의 융합 패러다임이 정착하면서 다양한 디바이스와 소포트웨어가 쏟아지면 VOD 대세론은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특히 국내 케이블TV 시장이 전체 가구의 80%에 육박하고 있는 포화 상태에서 IPTV 시범서비스 및 ‘하나TV’의 VOD 서비스에 대한 수용자들의 선택이 높았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 있다.

 

사실 VOD 서비스 본격화 초기에는 국내 기업 대부분이 반신반의했다. IPTV의 경우 지상파방송의 실시간 재전송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한 곳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VOD 서비스 환경이 알게 모르게 수용자 저변에 뿌리내리고 있음을 간과한 오판이었다.  

 

지난 10여년 전부터 자리잡은 인터넷 서비스는 수용자들의 콘텐츠 소비 패러다임을 급속도로 바꿔 놓고 있었다. 스스로 콘텐츠를 찾고 즐기는 인터넷 학습효과가 심중했던 것이다.

 

여기에 과거 브로드 캐스팅 환경의 일방적인 수용자가 아니라 콘텐츠를 재가공, 유통하는 주역으로 즉, 창조적이고 능동적인 프로슈머(Prosumer)의 문화가 펼쳐진 것도 주목되는 현상이다.

 

유튜브닷컴(http://www.youtube.com) 류의 서비스는 국내에서도 인터넷과 방송업계에 큰 파장을 미치고 있다. 판도라TV, 엠군, 아프리카 등의 UCC 기반의 동영상 사이트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UCC 환경은 수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채널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는(Lean-forward) 콘텐츠 소비 문화를 상징한다. 특히 포스트 디지털 세대는 유아기 때부터 디지털 기기에 친숙해져 인터랙티브(Interactive) 미디어 환경에서 주체적인 콘텐츠 소비를 이끌고 있다.  

 

확대 일로에 있는 VOD 시장

 

이처럼 최근 VOD를 둘러싼 환경 변화는 과거 시장에서 콘텐츠 부족, 속도 및 화질 저하 등 품질 문제, 요금 정책 등에 따라 인터넷 기반의 VOD가 위태로웠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의 VOD 활성화는 황금기라고 할 만하다.

 

저작권 보호에 신경을 쓰는 방송사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VOD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DMB, 모바일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염두에 두는 전략을 서두르고 있다. 디지털 방송의 킬러앱인 VOD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될 상황이기 때문이다.

 

IPTV 도입 관련 법제화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통신사업자들의 VOD 서비스 중심의 안방시장 공략도 부담되는 대목이다. ‘하나TV’에 이어 KT의 ‘메가패스 TV’도 30만~100만명의 가입자 목표로 대대적인 마케팅이 한창이다. 그리고 LG데이콤은 VOD와 양방향 데이터 서비스를 중심으로 프리(Pre) IPTV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압축기술이 진화하면서 MSO인 씨앤앰커뮤이케이션은 하반기부터 고화질(HD) VOD를 내놓을 예정이다. 또 네트워크 부담을 줄인 푸시형 VOD 서비스나 보안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네트워크 개인영상저장장치(nPVR)도 손짓하고 있다.

 

포털사업자들도 VOD로 재무장하는 흐름이다. 지난 2월 야후!코리아는 100원에 최신 영화 이용이 가능한 VOD 서비스(http://vod.yahoo.co.kr)도 내놨다. 네이트닷컴도 워너브라더스사와 제휴,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대부분의 포털사이트가 VOD 서비스를 확대하는 경향이다.

 

기술과 콘텐츠의 결합이 주도

 

가전사업자의 행보도 만만찮다. DVR, 타임시프트(Time Shift) 기능을 탑재한 TV 등을 내세운 가전업자가 아파트 단지를 공략하는 마케팅이 진행되고 있다. 2015년께는 선진국 시장 내 전체 가구의 90% 가량이 홈 미디어 센터를 보유하게 될 것이란 예상과 맞아 떨어지는 흐름이다.  

 

콘텐츠 및 솔루션 기업들의 진출도 두드러진다. 디즈니의 ‘MovieBeam’,  MS의 ‘Xbox360’ 플랫폼, 인텔의 홈네트워크 서버인 바이브(ViiV) 플랫폼 등이 VOD 서비스의 근간이 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케이블TV 업체들도 공동으로 VOD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전체 미디어 기업 처지에서는 수용자들이 자신만의 시간에 원하는 콘텐츠를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은 최대의 지상과제가 돼 있다. 방송 통신 융합은 유비쿼터스 미디어 지평을 열고 있다. 대부분의 포터블 디바이스(Portable Device)는 PC의 다운로드 사이트와 연결되고, PC는 TV를 비롯 다양한 생활가전 기기와 한몸이 된다.

 

이에 따라 애플TV, ‘로케이션 프리(Location Free)’, 슬링박스(SlingBox)’ 등 컨버전스형 서비스가 앞다퉈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능형 TV 시대가 여는 패러다임

 

특히 양질의 콘텐츠 확보는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져 있다. 영화, 드라마,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업체들의 몸값이 오르고 있는 것은 좋은 콘텐츠가 곧 돈이 되는 시장과 맞닥뜨려져 있음을 웅변한다.  

 

여기에 이동통신사업자, 케이블TV, 포털사업자 등 자본력이 있는 기업들의 짝짓기 시도가 활발한 것은 비단 VOD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포털 형태의 콘텐츠 확보 및 서비스는 맞춤형 마케팅 등 차세대 비즈니스 모델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수용자의 까다로운 수요에 부응하고 예기치 못한 것까지 대처할 수 있는 ‘인텔리전트 스마트 TV’ 탄생도 현실화 하고 있다. 리턴패스를 확보할 수 있는 디지털 TV 환경에서 수용자의 이용 실적과 패턴에 기반한 콘텐츠의 맞춤화 기능은 핵심 서비스다.

 

‘즐겨찾기’ 식으로 즉각적으로 원하는 콘텐츠에 접속하도록 하는 기능(Random Access)이나 원하는 분야의 콘텐츠를 자동녹화하여 시청을 권유하는 추천(Recommendation) 기능이 그것이다. 유사주문형 비디오(NVOD:Near VOD)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IPTV(TV포털), 위성방송 등을 위해 보급되는 셋톱박스의 기능이 저장능력과 지능형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는 홈서버(Home Server)의 역할을 갖추게 되면서 개인이 수준 높은 복합상영관이나 음악실을 소유하는 추세가 두드러진다.

 

이와 관련 T-COM미디어의 최근 보고서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환경이 초기엔 스스로 채널과 콘텐츠를 찾아서 소비하는 ‘Do-it-yourself’에서 현재는 자동 채널링, 맞춤형 콘텐츠 서비스 대행의 ‘Do-it-for-me’ 환경으로 이행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수용자에 의한 수용자를 위한 주문생산콘텐츠

 

그러나 이럴수록 ‘콘텐츠 갈증’은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번 다음 커뮤니케이션즈가 실시한 IPTV 시범서비스 결과 영화, 지상파 VOD에 대한 수용자 만족도가 다른 채널에 비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지만, 최신 영화가 별로 없다고 응답한 사람도 적지 않았다.

 

온라인 다운로드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포털사이트 등 인터넷 기반의 VOD 서비스는 항상 콘텐츠 부족으로 이용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영화관 상영에서 TV 및 다른 윈도우로 재개봉되는 시점까지의 기간 단축 등 유통구조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그것이다.

 

특히 가정 내에서 개인용 PC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던 환경이 스마트한 TV의 등장으로 ‘가정용’ 콘텐츠의 개발도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콘텐츠비즈니스의 새 흐름과 대응전략’이란 보고서에서 “영상, 음악, 게임 등 콘텐츠가 중간 오프라인 유통과정을 건너 뛰어 직접 가정으로 공급되는 ‘Direct Marketing’이 구체화하고 있다”면서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할 수 있는 가족 단위 콘텐츠 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 수용자 중심의 VOD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인 것이다. ‘가입자 우선 VOD(Subscription VOD)’는 대표적인 경우다. 월별 가입비를 받고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를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주문하여 볼 수 있도록 한 S-VOD는 지난 2002년 기준 미국내 VOD 사용자의 20% 이상이 선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시장의 실수요를 파악하여 주문을 확보, 생산 및 서비스하는 역량이 관건으로 대두되면서 사실상 ‘주문생산체제’는 콘텐츠 기업들의 과제로 부상해 있는 상태이다. 미디어 기업과 수용자가 항상 연결돼 있기 때문에 콘텐츠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다양해진 것이다.

 

시장 및 수용자에 대한 체계적 접근

 

결국 VOD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유통, 규모 등의 여건을 검토하는 것이 관건이다. 우선 콘텐츠는 시장 및 수용자에 대한 적정한 시장조사가 선행돼야 하고 이 결과를 근거로 콘텐츠 수입을 비롯 콘텐츠 라이브러리 확대 전략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 콘텐츠 제작자와 유통채널인 플랫폼업자와의 결합을 위해 다양한 사업결합 또는 계열화가 필요하다. 그만큼 사업규모도 커저야 한다. 예컨대 영화, 드라마, 음악, 게임, 교육 등 VOD 채널은 이미 콘텐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관련 기업들간 결합 양상이 두드러진다.

 

무엇보다 오늘날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트렌드는 프로슈머와 유비쿼터스라고 할 수 있다. UCC 흐름은 공유와 참여, 개방과 분산이라는 웹 2.0형 미디어 문명 전환과도 잇닿아 있다.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소비하고 개성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인프라가 확장되고 있는 결과이다.

 

최근 1년간 급성장한 인터넷 미디어와 그 서비스들이 대부분 웹 2.0과 관련돼 있는 점에서 보듯 동영상 서비스도 단순히 선택적 수용에서 한발 더 앞서가 있는 상태다. 국내외 포털사이트의 동영상 검색 시장이 커지고 있는 점은 대표적 사례로 VOD 시장의 발전과 관련성이 높다.

 

AOL이 지난해 초 비디오 검색 기술 업체인 ‘Truveo’를 인수한 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사는 라이브닷컴에서 동영상 검색 서비스를 출시했다. NHN의 네이버도 국내 최초로 공중파 프로그램의 검색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렇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이 검색엔진을 달고 소비자 편이성 제고로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것은 유비쿼터스 미디어 환경에서 동영상 서비스의 검색과 재가공, 재유통이 수용자들의 관심 사안으로 다뤄지고 있어서이다.   

 

또 당초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수용자들이 긴 시간의 스포츠 중계나 영화, 드라마에 몰입했던 DMB 소비 패턴도 생명체처럼 살아 움직이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반증한다.

 

네트워크형 포터블 디바이스만을 위해 스포츠 중계를 독점 제공하거나 드라마를 제작한 경우 또, 동영상 검색 서비스와 그 시장이 형성되는 경우처럼 미리 예측해온 플랫폼과 수용자의 특성은 변화무쌍한 궤도 위에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TV는 유비쿼터스형 TV로 이행하는 중이다. VOD 중심의 TV포털도 그러한 미디어 진화 과정에서 탄생한 서비스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개인화, 전문화, 다양화라는 디지털 콘텐츠 유통 패러다임의 대명제는 VOD에도 적용된다.

 

수용자에 대한 재해석, 소통의 접점 확보, 세그먼트화한 콘텐츠 전략 등 뒤따르는 창조적 기획의 결과는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한 미래형 TV와 쌍방향 서비스로 향하게 될 것이다. 또 이미 대자본을 등에 업은 ‘돈 되는’ 콘텐츠 확보전이 치열하고 모든 윈도우로 그러한 서비스가 공급되고 있다.

 

그런데 지난 수십년간 동고동락해온 TV의 공공성과는 완전히 이별하게 될지도 모를 VOD류의 서비스 및 그 플랫폼에 대해선 차분한 사회적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 미디어가 개인의 삶과 촘촘히 조우하는 시공(時空)에선 자칫 ‘우리’의 길을 잃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 미디어연구소 최진순 기자 /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겸임교수 soon69@paran.com

 

덧글. 이 포스트는 월간 미디어퓨처(Media+Future) 4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지난달 15일께 원고를 마무리해 시차가 있긴 하지만, 내용에는 큰 변화가 없어 그대로 게재합니다. 이 글은 무단으로 퍼가서는 안됩니다.

 

덧글. 이미지의 출처. 간단한 VOD 서비스 시스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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