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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 "언론사-포털간 보편적 가치 준수해야"

by 수레바퀴 2007.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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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와 포털간 콘텐츠 이용규칙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신문사닷컴들로 구성된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이하 온신협)가 지난달 하순 포털사업자에 요청한 '콘텐츠 이용규칙'은 뉴스 이용 범위, DB 저장 보유 기간 등 언론사-포털간 계약내용에 명기되지 않았던 조항들을 명문화하고 새로운 발전관계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제기됐다.

일단 이 이용규칙에 대해 포털사업자의 반응은 싸늘하다. 포털측은 "실익도 없는 안을 두고 무리하게 전개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이용자들도 지나친 저작권 보호 조치라는 시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 이용규칙은 민주주의와 자유라는 보편타당한 틀과 무관하지 않다. 저작권 보호는 세계적 추세다. 저작권은 이용자가 됐든, 기업이 됐든 시장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반드시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웹2.0 등 새로운 미디어 환경은 저작권에 대한 열린 해석을 요구하고 있다. UCC는 대표적인 사례다. 포털과 같은 플랫폼서비스사업자(OSP)의 책임론도 같은 맥락에서 논의되고 있다. 

저작권과 표현의 자유 등 공동의 가치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첨예한 대결논리는 누구에게도 정당하지 않다. 그런 점에서 NHN 최휘영 대표의 "공식불가" 천명은 시장내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적 행보를 사전에 가로막는 '막말'과 다름없다.

포털사업자의 논리는 간단하다. 언론사 콘텐츠를 벌크 형태로 지속적으로 제공하라는 것이다. 그저 포털사업자가 제공하는 '검색시 아웃링크'나 '언론사별 페이지'만 받으라는 것이다.

이것은 저작권 및 표현의 자유 대한 보다 광범위하고 공식적인 논의를 언론사-포털간 특정 시장에 제한해두려는 위험하고 이기적인 관점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언론사-포털간의 관계를 설계해야 하는데 포털이 주도하는 방향에서만 구조화하려는 의지마저 엿보인다.

현실에 미치지 못하는 공급가에 목을 매달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언론사들이  '콘텐츠 이용규칙'을 내건 뜻은 포털사업자와 함께 손을 제대로 잡자는 것이지 "놓자"는 것은 아니다.

언론사들의 공동 아카이빙인 뉴스뱅크의 경우 콘텐츠 임베디드 애드 모델을 표방하고 있다. 포털사업자가 이 모델을 수용하는 한 이용규칙의 예외를 적용, 퍼가기 등 UCC 활용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다. 콘텐츠 보존기한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포털사업자가 언론사 제안을 얼마든지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 시장내 권력관계와 포털사업자들이 누리고 있는 광고를 비롯 영향력을 잃지 않으려는 이기적 정책 때문에 공동의 가치가 훼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언론-포털간 공동협력에 대해 애매하게 해석하고 있다. 예를 들면 포털검색에서 걸리지 않으면 이용자의 관심에서도 벗어나 영향력없는 매체가 된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언론의 영향력은 포털검색에서 생성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영향력을 키워야 하며 포털검색은 하나의 유용한 도구일 뿐이다. 포털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것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특히 포털같은 플랫폼사업자가 직면하고 있는 저작권, 표현의 자유 등의 문제는 일반적 시장 규제의 측면이라기보다는 사회적으로 안정된 미래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의 일이다. 여기서 언론과의 관계는 모든 규제의 문제에 선행하는 중요한 '미래적' 가치를 확보하는 과제이다.

언론사의 저작권은 가장 사회적 신임이 확보된 가치로서 보호의 토대 위에서 새로운 표현과 자유를 옹호하는 방향으로 이해관계자들이 협력해야 한다.

저작권과 표현의 자유-일반 민주주의의 가치는 플랫폼사업자나 언론사에게 중요하다. 단순한 CP 계약관계에서 산업적, 철학적 환경으로 빠르게 변모하는 미디어 환경은 지속발전을 담보하는 공동의 선(善)을 찾고 그 보편화를 추구해야 한다.

"구글 검색에서 걸리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시대임을 부인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포털은 함께 번영점을 찾는데 솔선수범해야 한다. 포털사업자가 올드미디어와 공존하려는 노력을 더 많이 경주해야 한다.

그러나 "칼자루를 쥔" 한국포털이 건강한 파트너십을 행사하고 있지 않는한 포털뉴스 서비스의 도덕적 정당성, 산업적 가치는 늘 도전받을 뿐이다.

이제 언론-포털간 관계의 재정의는 반드시 필요하다. 언론도 더 많은 창의적인 영향력을 스스로 갖출 수 있도록 투자와 혁신을 해야 하지만 포털사업자도 지금과는 다른 파트너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덧글. 이미지는 언론사-포털간 기존 계약방식과 뉴스뱅크의 차이점

덧글. 미디어오늘 2007.7.11.자에 포털 규제 논의 관련 기사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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