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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왜 포털뉴스엔 연예속보가 많나요?"

by 수레바퀴 2007. 6. 12.

* 이 포스트는 한 신문사 온라인뉴스 담당 기자와 대화한 내용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포털 초기 화면의 뉴스박스를 비롯 인기검색어(실시간 급상승어)는 '연예 관련 정보'로 넘치고 있습니다.

NHN 홍은택 이사는 한겨레신문 '세상읽기' 난을 통해 "구글이 최근 런칭한 핫트렌드에서도 그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어 동병상련의 심정"이라면서 "(이는) 사회철학자들에게 고민거리 하나 더 안겨준 ‘공범의식’에서일지도 모른다"는 취지의 글을 기고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성찰적 관전기만으로 포털뉴스 서비스 전반에 걸친 부작용과 폐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특히 이것은 '사회철학의' 문제도 아니며 '저널리즘'이라는 구체적 문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미래 소통의 도구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을 요구하는 대목이기 때문입니다.

포털 사업자의 단순한 '공범의식'이 아니라 '위기'를 극복하려는 진정성이 밴 실천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연예 속보뉴스'에 대한 짧은 대화를 정리했습니다.

Q. 포털사이트가 연예뉴스를 다루는 행태에 대한 의견이 분분합니다. 예를 들면 홍수처럼 쏟아지는 연예정보는 과연 속보 '뉴스'로 볼 수 있는가 하는 의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주 '이승연 결혼 해프닝'을 다룬 연예 속보뉴스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네이버는 "미국에서 이승연 씨가 결혼했다"는 한 인터넷 매체의 기사를 뉴스박스에 올렸다가 수십분 만에 "(이씨의 결혼설은) 근거없다"라는 내용이 담긴 기사로 대체되었습니다.

신속한 기사 편집으로 사실관계를 바로잡은 것은 다행한 일이지만, 이미 이 기사는 1보에 이어 재인용한 다른 신문사닷컴의 보도를 통해 삽시간에 유통됐습니다. 그러나 11일 우리 신문에서 보도한 '이명박 후보와 BBK' 관련 기사는 포털 뉴스박스에 하나도 노출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포털사이트도 민감한 정치이슈이다보니 그런 것으로 이해는 되지만 지나치게 뉴스박스내 뉴스편집이 연예뉴스로 채워지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A. 지난번 SDF(서울디지털포럼)에서 해외 주요 미디어 관계자들은 "포털사이트나 새로운 플랫폼에서 뉴스의 연성화, 선정화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그것은 소비자들이 원하기 때문이고, 미디어는 거기에 응할 준비가 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그들은 덧붙여서 "보다 양질의 뉴스, 최상의 저널리즘이 구현된 뉴스를 제공하는데 주력하면 되는 것이지 어떤 분야의 뉴스인지는 부차적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연예뉴스의 범람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연예뉴스의 내용 즉, 퀄리티가 얼마나 어떻게 담보돼 있는가 그리고 그것이 가능할 수 있도록 뉴스룸이 구조화해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뉴스룸이 연예뉴스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취재환경과 문화를 구축하고 있느냐에 따라 소비자들이 포털뉴스에서 보는 연예뉴스의 내용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뉴스룸의 혁신의 정도는 모든 (속보)뉴스의 경쟁력과 비례할 것입니다.

포털사이트 역시 수많은 뉴스를 분별하는 능력을 가지고 좀더 나은 뉴스를  제공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 성찰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포털뉴스 서비스의 연예뉴스가 쏟아지는 것은 포털 뉴스룸의 능력과 한계를 상징한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포털 뉴스룸 역시 지금보다 더 많은 혁신노력을 경주하지 않으면 쓸모없는 뉴스들로 이용자의 '지각있는' 소비패턴의 흐름마저도 왜곡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어쨌든 지금 명백한 것은 대부분의 언론사 뉴스룸은 연예 속보뉴스에 찌들어가고 있으며.  포털사이트 역시 비정상적인 뉴스생산 패러다임에 의해 나타나는 연예뉴스를 무분별하게 제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그 자체로 끝나버리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이 계속 그런 뉴스 소통 구조에 매몰되게 만듭니다. 저널리즘의 위기가 이용자들에 의해 화석화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아주 유감스러운 부분입니다. 물론 기성매체의 자기 변화, 저널리즘에 대한 혁신노력도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Q. 오늘(11일) 우리 매체의 이명박 기사는 노출하길 꺼려하고 연예뉴스를 위주로 노출시키는 건 어떻게 정리할 수 있습니까?

A. 포털뉴스는 일반적으로 기계적인 객관화(사회적 쟁점화를 회피하는 뉴스)를 선호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따라서 가치중립적(국제 등)이고 오락적인 뉴스(스포츠,대중문화), 사실 부분만이 정리된 사건 뉴스 위주의 편집을 지향할 수밖에 없습니다.

포털뉴스는 애초부터 '언론'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뉴스유통'을 통한 '비즈니스'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담론 중심의 뉴스편집, 저널리즘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그럼에도 포털뉴스가 갖는 막강한 위력입니다. 사실 어떤 뉴스인가를 막론하고 그들의 편집행위는 상당한 이용자들이 몰려 있는 뉴스 유통 구조를 감안할 때 (그들 스스로도 감당할 수 있는) 영향력을 보유하게 만듭니다. 때로는 비즈니스적으로 유일무이하고 최적의 도구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정치적 의사표현이 응축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이때문에 포털 스스로 미디어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러한 현재성에 기초해볼 때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수용되기 어려운 측면이 됩니다. 따라서 포털뉴스의 연예뉴스 편집도 문제의 한 축이긴 합니다만, 그것보다는 저널리즘을 기만하고 여론을 오해시킬 수 있는 여지를 어떻게 줄일 수 있느냐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Q. 그럼 연예뉴스는 과연 속보뉴스의 영역이 될 수 있을까요?

A. 모든 속보는 뉴스입니다. 그러나 속보가 '뉴스'가 되려면 무결점을 추구할 때 비로서 뉴스의 의미를 획득하게 된다는 것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않은 채 생산되는 속보는 뉴스가 아닌 것입니다. 그런 뉴스를 만드는 뉴스룸은 이미 속보공장이지, 저널리즘에 충족한 뉴스를 생산하는 것을 포기한 것에 다름아닙니다.

어떤 뉴스도 저널리즘을 추구해야 합니다. 최소한 사실관계를 스스로 무너뜨리거나 어떤 목적성에 의거 오류를 내재해서는 안됩니다. 그럴 때만이 모든 속보가 뉴스로서 갖는 정체성이 생성됩니다.

포털뉴스는 또 그러한 뉴스들을 더 많이 유통시켜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포털뉴스가 의도했건 그렇지 않건, 이미 형성된 위상과 앞으로의 미래에 제시된 가능성을 의문없이 가져다 줄 것입니다.

끝으로 포털뉴스를 비롯 그 댓글과 검색어 서비스가 나와 타인을 이해하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 존재하는 한 그 서비스 구조는 획기적으로 개선돼야 할 것입니다.

포털 측에서는 언론사가 보낸 뉴스를 일일이 검토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포털뉴스가 포털사업자에게 중요한 경제적, 사회문화적 '길'을 열어주는 한 그만한 공과 성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속도'에 치우친 뉴스양산과 어뷰징 등 온라인뉴스의 부작용이 포털뉴스 서비스구조에서 비롯한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좀 더 공손하고 성의있는 태도로 서비스 구조 재설계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단지 옐로우저널리즘 뿐만 아니라 포털미디어에 대한 법규제 문제가 뉴스와 거기에서 파생하는 소통장치들에 의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점을 외면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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