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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

"한국언론은 자살했다"

by 수레바퀴 2007. 5. 27.

 

기성언론과 기자들은 자신들만이 세계를 정리(report)한다고 믿는다. 20세기에는 그랬을 수 있다. 그것이 진실이든 아니든.

과거에는 정보를 수집하고 전달하는 사람이 언론과 기자 뿐이었기 때문이다. 진실을 알고 있는 이들조차 언론과 기자가 전달하는 것을 반박할 통로가 없어 언론만 바라볼 뿐이었다.

그런데, 21세기, 지금 이 시점도 그럴까? 그렇지 않다. 블로고스피어에는 언론과 기자가 공적이 된지 오래다. 거짓을 진실인양 호도할 때도, 진실을 외면할 때도 지식대중은 블로그 등을 통해 언론과 기자를 비판한다.

하지만 블로고스피어를 외면하고 오직 자신들만이 세계를 정리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언론과 기자들이다.

최근 문화일보 논란은 그것의 최결정판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5일 세종대왕함 진수식에서 발언한 내용을 선별해서 자의적으로 보도한 문화일보의 사설과 한 기자의 해설기사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최고 수준의 배를 진수하게 되는 것은 동북아 질서의 힘의 균형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문화일보는 노 대통령이 "정말 이 좋은 배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냐 곰곰이 생각도 해보았다"는 말만 인용하며 "노대통령이 함대의 유용성 논란을 꺼냈다"고 공격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이날 오전 함경남도 인근에서 사거리 100㎞ 단거리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여러 발 발사한 것을 우리 군이 이날 오후 행사가 종료될 때까지도 제대로 파악을 못한 가운데 (노 대통령의 그 발언이) 나온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될 조짐"이라며 공세를 폈다.

이 기사가 보도된 이날 오후부터 노 대통령의 발언을 이렇게까지 오독한 것은 과연 '실수'였을까,라는 블로거들의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이른바 '조중동문'이라는 '보수적' 논조를 대표하는 언론사 군에 속하고 있음을 지적하는 블로거들의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이 신문은 이에 앞서 기자실 통폐합 조치와 관련한 '데스크 시각' 난에서 노 대통령이 "마지막 남은 개혁 대상은 언론과 검찰이다"(2007년 3월 국민과 함께하는 업무보고)라고 할 정도로 언론에 대한 적대적 인식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고 썼다.

하지만 이 조치가 언론개혁과 저널리즘 제고를 위해 필요한 것으로 보는 블로거들에겐 그 '적대적'의 주객(主客)이 헷갈리는 대목이다.

현재 문화일보 웹 사이트에는 독자들의 항의가 쏟아지고 있지만 문화일보와 해당 기자는 답이 없다. 이 정도면 '소통'은 애시당초 불가능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뉴스 수용자들과 소통없는 언론과 기자, 그리고 그 일체의 뉴스는 무가치한 것이 아닐까? 뉴스 마켓, 뉴스 수용자(이자 생산자)와 무소통하는 것은 문화일보만의 사항이 아니라 전체 언론사가 대부분 그렇다.

마침 블로고스피어의 지식대중은 오늘 "한국언론은 자살했다"고 판결했다.

블로고스피어에서 식견있는 시민(informed citizen)의 커뮤니케이션이 지속되는 한 그 판결은 현실에서도 머지 않아 반영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덧글. 한 블로거는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면 답변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권위적인 기자들을 질타했다. 이 블로거는 과연 "(기자실 통폐합 조치와 관련) 기자들이 '국민의 알 권리' 운운할 수 있는가"라며 포스팅했다.

덧글. 이 포스트는 개인적인 소신을 밝힌 것입니다. 기존 언론매체의 확대 인용은 사양합니다.

덧글. 이미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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