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국내 신문, TV 등 전통매체와 포털사이트 뉴스 서비스(이하 포털뉴스)는 매출과 영향력이라는 측면에서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

 

네이버 뉴스는 2003년 당시 제휴 언론사의 규모가 40여 개를 넘지 못했다. 2006년 12월 현재 뉴스원(News Source)은 100여 개에 이르고 있다. 포털뉴스가 ‘뉴스의 블랙홀’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수치다. 신문사닷컴이 콘텐츠를 공급한 이후 독립형 인터넷 신문들이 이 대열에 가세했고 최근에는 TV 매체까지 합류한 결과다.

 

이 과정에서 기존 언론사의 영향력은 급감했다. 반면 포털 기생 인터넷신문 등의 신생 콘텐츠 제공업자(CP)는 주목 받게 됐다. 삼성경제연구소의 한 보고서에도 네이버 이용자들이 클릭을 가장 많이 한 언론사는 노컷뉴스(CBS), 쿠키뉴스(국민일보), 오마이뉴스 등으로 확인됐다. 이는 이용자들이 기존 언론사의 권위에 매달리지 않는 특징을 보여준 대목이다.

 

전통매체에서도 이러한 포털뉴스 환경에 맞추기 위해 꾸준히 변화를 시도했다. 첫째, 연성 뉴스 조직을 신설했다. 동아일보의 ‘도깨비 뉴스’와 ‘스포츠동아’, 머니투데이 ‘스타뉴스’는 대표적인 경우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JMnet)를 이끄는 중앙일보는 일간스포츠 지분을 인수했고, 콘텐츠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중앙엔터테인먼트&스포츠(JES)를 설립했다.

 

문, 방송이 온라인 뉴스조직에 투자하는 것은 브랜드 및 마케팅 전략 때문이다. 즉, 젊은 독자들에게 보다 패키지화한 뉴스 상품을 구성, 시장에 공급해 젊은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대응이 반드시 성공적인 결실을 맺는 것은 아니지만 콘텐츠 형식과 내용의 다변화는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둘째, 포털뉴스와 관련 산업계의 공동 대응도 활발히 이뤄졌다. 한국신문협회는 포털 TFT를 구성했고, 한국온라인신문협회는 디지털 뉴스 콘텐츠 저작권 보호와 신디케이션 사업에 앞장섰다. 한국언론재단 ‘아쿠아 프로젝트’, 조선일보 ‘뉴스뱅크’, SBSi의 ‘디지털콘텐츠플랫폼(DCP)’도 그 연장선상에서 탄생했다.

 

개별 언론사들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었던 만큼 이러한 공동 전략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재 일부 언론사를 중심으로 포털사이트와 결별을 추진할 수 있을 정도로 ‘매출 구조’가 변화했다. 일부 신문사닷컴의 경우 총 매출에서 대포털 뉴스 공급 매출의 비중이 10% 미만으로 떨어질 정도로 산업 지형도 바뀌었다.

 

규모가 큰 신문사닷컴일수록 독자적인 포털뉴스 전략이 가능해졌으며, 뉴스 공급 중단도 경영진의 결단만 남은 상황이다. KBS의 경우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동영상 뉴스의 포털 제공 효과가 미흡하다고 판단해 공급을 중단했다.

 

이와 관련 한 신문사닷컴 관계자는 “포털 매출 부분을 상쇄시킬 수 있는 내부적인 협력만 된다면 일부 닷컴사의 경우 공급중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재정적인 측면만 고려한 것은 아니고, 온-오프간 크로스미디어(Cross Media) 전략에 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셋째, 이렇게 포털뉴스와 경쟁하기 위한 언론사의 노력은 신규 뉴스부문에 대한 투자, 공동 뉴스 플랫폼 사업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내부 조직의 문화적, 조직적 혁신으로 확장되고 있다.

 

우선 조선일보는 MAM(Media Asset Management) 프로젝트로 콘텐츠 자원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고, UCC 기반의 동영상 포털 ‘엠군(www.mgoon.co.kr)’에 투자했다. 또 조선일보는 최근 웹 서비스에 RSS 기능을 확대 도입, 개방과 공유라는 ‘웹 2.0’의 흐름을 반영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용자들이 조선일보 웹 사이트에서 다른 신문 뉴스와 블로그 글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조선닷컴 황순현 기획팀장은 “이러한 서비스 구조의 변화는 경영진과 간부들의 인식 변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는 UCC에 주목하고 있다. 조인스닷컴 박영수 이사는 “집단지성, 태그 개념을 도입한 서비스 확대는 이용자 상호간 소통의 장으로 기능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UCC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용자 콘텐츠를 선별, 중앙일보 지면에 게재하고 있다.

주요 언론사들의 이같은 혁신은 포털뉴스의 변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동안 UCC, 블로그 등 시민저널리즘을 비롯 다양한 수준의 콘텐츠 생산, 소통을 강화해온 포털뉴스는 뉴스 페이지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전개했다.

 

지난 2004년 네이버는 언론사 사이트로 넘어가는 ‘링크박스’를 기사 페이지 하단에 도입, 공급자와 유통자 관계를 벗어나지 못하던 언론사-포털간 관계를 상호 협력의 관점을 보여줬다.

이어서 2006년 3월 미디어다음은 언론사별 페이지를 포털 최초로 확대했고 11월 온라인-오프라인 파트너십 제안을 통해 언론사의 사업 지원까지 약속했다. 이에 앞서 각 포털사이트는 ‘미디어 책무 위원회’, ‘24시간 안내센터’ 등을 도입했다.

 

이러한 포털뉴스의 변화가 네이버의 검색시 아웃링크 도입으로 또다른 국면을 맞고 있다. 이와 관련 인터넷 트래픽 조사업체들은 “종합일간지와 경제지의 순방문자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고, 페이지뷰도 늘어난 것이 확인됐다”며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네이버는 물론 주요 포털의 전체 방문자수 및 페이지뷰엔 변함이 없었다. 이때문에 정작 언론사는 유·무형의 혜택을 받지는 못할 것이란 관점이 팽배하다.   

 

또 언론사와 포털뉴스 사이에는 공급단가와 인터넷 광고 등 비즈니스 영역을 둘러싼  경제적·산업적 갈등, 기사 댓글-토론-여론조사-기획기사-통계 등 전통매체와 공유할 수 있는 저널리즘적 이슈, NGO와 협력하는 공공 서비스 및 인터넷 트렌드 연구 등 학술문화적 주제, 이밖에도 저작권, UCC 등 잠재성이 높은 미래 시장을 둘러싼 과제들이 놓여 있다.

 

특히 포털뉴스에 종속된 언론사의 지위 추락, 모자이크 된 뉴스편집으로 인한 지식의 불균형과 정보 수집의 편식, 사회의제의 왜곡, 뉴스재매개화에 따른 책임 소재의 불분명 등 해묵은 문제점도 잠복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포털뉴스가 언론사와 공생 협력의지를 보여주고 있고, 언론사 스스로도 자구적인 전환 노력을 보여주고 있어 양자간의 심중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포털뉴스의 새로운 제안들은 개별 언론사 차원에서 많은 준비가 필요한 협력 모델이다.

이에 따라 브랜드 전략이 중요한 대형 언론사는 전문성과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포털 플랫폼을 지능적으로 활용하는데 초점이 모아질 것이지만, 경쟁력이 취약한 언론사는 포털뉴스 공급을 중단하기 보다는 포털뉴스에 더욱 매달리게 될 수 있다. 또 포털뉴스와 공생관계에 집중할수록 언론사 스스로의 성장 동력은 고사하고 안팎으로 갈등과 긴장이 유발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러한 난제들을 극복하고 현재 시장에서 근본적으로 새로운 역할과 가치를 찾기 위해서는 상당한 투자와 혁신이 뒤따라야 한다. 특히 온·오프라인 뉴스조직이 함께 콘텐츠를 기획하고 차별화, 고급화하는 기술적, 문화적, 정서적 결합이 필요하다. 통합뉴스룸 등 언론사 내부의 다양한 혁신 프로그램은 언론사·포털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포털뉴스는 지금보다 더 실제적인 제휴모델을 발굴하고 공론화해야 한다. 디지털 뉴스 콘텐츠 시장의 미래를 위해서도 언론사 뉴스 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파트너십이 요청된다. 서로를 돕는 관계모델이 형성되지 않는다면 이제는 언론사도 포털뉴스도 제 갈 길을 갈 수밖에 없는 시기가 오고 있다.

 

한국경제 미디어연구소 최진순 기자 soon69@paran.com /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덧글. 이 글은 월간 미디어퓨처(Media+Future)에 게재된 글입니다. 해당사의 저작권이 있는 만큼 무단으로 퍼가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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