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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_journalism

전환기의 뉴스

by 수레바퀴 2006. 8. 25.
 
일반적으로 뉴스(News)는 ‘새로운 소식’으로 통한다. 20세기 매스미디어는 새로운 소식의 유일한 공급처였다. 독자(시청자) 즉, 뉴스 소비자들은 새로운 소식에 접근할 경로가 없었다. 또 그들은 뉴스를 능동적으로 소비하는 위치에 있지 않았으므로, 뉴스의 생산-유통-소비의 흐름은 지극히 일차원적이고 수직적이었다.

그런데 인터넷 시대는 수동적인 뉴스 소비자가 사라지고 독립적인 뉴스 선택자가 등장했다. 이들은 뉴스를 개인화할 뿐만 아니라 그룹화하면서 ‘소비’ 자체의 개념을 바꿨다. 뉴스를 소비하는 동시에 재가공된 뉴스를 생산하고(UCC), 그 생산은 소통(Interactive)으로 확산되고 있다. 뉴스 소비자들은 신문-TV의 뉴스를 일방적으로 수용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같은 뉴스 소비자 지위 변화는 뉴스 생산자의 양식과 태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일방향적인 뉴스 생산기업인 기성언론 내외부에 양방향적인 미디어와 조응하는 기구가 도입된 것이다. 오늘날 주요 언론은 ‘인터넷뉴스’-‘디지털뉴스’ 등의 부서를 설치, 기자들을 인터넷 미디어와 같은 새로운 환경에 진입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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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새로운 뉴스 소비자들이 이끄는 온라인에서는 기성언론이 공급해오던 천펼일류적인 ‘뉴스’가 아닌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뉴스가 나타나고 있다. 보도기사의 5W1H 원칙도 깨지고 있다. 평면적인 텍스트 뉴스에서 영상과 입체적인 뉴스(Hybrid)로 변화하고 있다. 또 다양한 전문가들이 1인 미디어(Active Blogger)로 성장하고 있다.

그런데 기성언론의 생산품인 뉴스에 대한 소비 문화가 변화하고 있는데도 신문, TV 등은 정작 조직과 사람(기자)의 혁신은 이루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편집국(보도국)의 환경은 책상에 원고지가 컴퓨터로 대체됐을 뿐 굴뚝산업 환경을 아직 답습하고 있다. 전근대적인 서열문화로 획일화한 정보만을 생산하고 있다. 시장에 대한 성찰과 문제의식은 빈곤한 것이다.

한 인터넷 언론 담당자는 “기성언론의 뉴스 분류는 정치-경제-사회-지역-체육 등의 형태다.이런 분류는 영리한 소비자들과 더욱 멀어지게 만든다. 최근 뉴스 소비자들은 포털사이트 같은 곳에서 이슈별로, 혹은 검색으로 콘텐츠를 바로 접한다. 이승엽 뉴스를 보려고 신문사>스포츠>야구>이승엽을 찾는 소비자는 없다”고 말한다.

말로만 혁신을 주창하는 편집국의 부서도, 기자들도 십여년 전과 별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승엽 뉴스’를 쓰는 기자도, 조직도, 분류도 형성되지 못한 것이다. 만약에 신문-TV가 이승엽-설기현-바다이야기-노현정 따위의 분류로 집중된 뉴스를 생산하고 소통의 장을 형성한다면 포털사이트 뉴스 서비스와 경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오늘날 ‘뉴스’는 여전히 ‘새로움’을 테마로 경쟁하고 있다. 물론 이 속보 경쟁은 종이신문의 조직으로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속보 경쟁을 닷컴사나 인터넷 뉴스 부서-편집국 인력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에만 맡기고 있다. 매일 쏟아지는 뉴스는 1인 미디어에 의해서도 생산된다. 현장 사진과 줏어 들은 말들이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기성언론이 주도하던 ‘뉴스’가 뉴스 소비자의 소비 패턴과 재가공의 속도에도 미치지 못하게 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이제 ‘뉴스’는 새로움으로만 경쟁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나 소비자들이 원할 때마다 그 정보를 쉽게 찾고 재가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정보의 재가공과 UCC의 설계는 절대적이다.

예를 들면, 뉴스 소비자는 양방향 미디어 환경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관련된 정보를 언제나 획득하고 이용하려 한다. 신문-TV는 수많은 뉴스를 기획하고 있지만 관리와 서비스의 철학과 전략이 없다. 상당수 기성언론은 보유 콘텐츠의 효과적인 재가공을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 재가공 전담 부서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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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최근 일부 언론에서나마 통합 아카이브 추진을 진행 중인 것은 반가운 일이다. 기성언론은 뉴스 생산 부분에 관한한 전통적인 신뢰도를 갖고 있는 반면 뉴스 관리와 서비스 부분은 낙제점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온라인 뉴스 소비 패러다임은 ‘뉴스’를 더 이상 새로운 소식으로만 한계지우지 않는다는 발상의 전환의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또 뉴스는 생산되는 시점부터 소비자들에 의해서 끊임없이 업데이트돼야 하는 숙명을 갖고 있다. 뉴스를 만든 기자가 소비자들의 반응은 물론이고 뉴스의 파장을 통해 재발견하고 재창조하는 업무영역이 생기고 있다. 다시 말해서 뉴스는 생명체처럼 스스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뉴스 생산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혁신돼야 한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많은 언론인들은 뉴스는 엄격한 선발과정을 통해 훈련된 기자들에 의해서만 생산될 수 있고, 그로부터 가치를 부여받고 권위가 획득된다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그러한 기자들을 연공서열화하고 출입처에 매달리게 해왔다. 하지만 오늘날 그러한 고집스런 관행은 여지없이 부숴지고 있다.

오늘날 각광받는 기자들은 기사를 잘 쓰고(Writer) 전달하는(Reporter) 이가 아니라 소통자(Communicator)이며 창조적(Creator)인 역할을 다하는 혁신가들이다. 그들은 권위적인 기자로서가 아니라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인 이용자(User)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용자 커뮤니티로부터 정보를 확인하고, 즉각적으로 멀티(Multi-)화하기도 한다.

즉, 뉴스 생산 과정이 대단히 기술적이고 창의적이며 소통적인 것이다. 이러한 기자들을 통해서 뉴스 조직은 자연스럽게 혁신의 길로 인도된다. 뉴스 조직은 정치-경제 등 고전적인 부서들을 밀치고 디지털-멀티미디어-인터액티브 등 생경한 부서들을 잉태하게 된다. 또 이슈별로 이를 전담하는 팀제들이 신속하게 설치되는 ‘유연성-효율성’을 띠게 된다.

특히 뉴스는 평면성을 떠나 입체적인 것으로 변형되면서 부가가치라는 덤을 얻고 있다. 이용자들은 이를 통해 열광하고 로열티로 화답하기 마련이다. 이를 위해서는 입체적인 뉴스를 위해 동원돼야 하는 웹 디자이너-웹 프로그래머 등이 단순히 하부의 기능적인 도구로 그치지 않고 스태프(Staff)로, 저널리스트로 육성돼야 한다.

예컨대 이승엽의 37호 홈런에 대해 일본 현지에 나간 기자나 전담 기자가 분석 기사(텍스트)를 쓰고, 외신이나 신디케이션으로 확보된 사진과 동영상은 재가공돼서 기사와 함께 배치된다. 이때 웹 디자이너와 웹 프로그래머는 이 뉴스의 가치를 위해 최선의 그리드와 입체감을 선사한다.

그리고 ‘이승엽’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정보의 보고로서 활용될 수 있도록 최상의 설정으로 이어진다. 이때 이러한 창의적인 지원 스태프들와 기자들은 동등한 지위에서 아이디어를 내놓고 지면-인터넷 등 각각의 플랫폼에 맞게 송고(전송)될 수 있도록 사전에 협의한다. 이러한 뉴스 조직에서는 뉴스란 단순 정보가 아니라 입체적인 형태로 부상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용자들은 입체적인 뉴스에 의해 이끌리고 올드미디어는 로열티를 갖게 된다. 그것은 신문과 TV의 구독률, 시청률과 연결되는 장치들-프리미엄 서비스, 구독자(시청자) 이벤트-에 의해 촉발된다. 창조적인 기자와 뉴스조직은 ‘뉴스’를 소비재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부가가치와 시장(Blue Ocean)으로 인도하는 전략가들에 의해 재탄생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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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뉴스는 첫째, 새로운 것(속보)의 경쟁에서 개인화-전문화의 영역으로 전개되고 있고 둘째, 지속적인 변화 업그레이드의 대상으로써 살아있는 생명체가 돼 있으며 셋째, 입체적이고 양방향적인 설계를 위해 협력적인(팀Team) 과정으로 부상할 수밖에 없는 시점에 이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성언론이 왜 변화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더욱 더 혁신의 기반 위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는 지는 자명해진다. 뉴스의 의미와 가치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시장과 광고주, 뉴스 소비자들에 치우친 신문-TV의 기자들, 뉴스조직은 “그래도 우리는 괜찮겠지”라는 가소로운 낙관론에 더 이상 기대서는 안된다.

최근 만난 한 메이저 신문 기자는 ‘인터넷 뉴스’ 강화가 신문을 갉아먹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양방향 미디어인 인터넷 투자가 신문과 같은 전통매체의 브랜드를 키운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신문의 길과 인터넷의 길은 다르다. 뉴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것은 ‘브랜드’라는 것으로 합치된다. 혁신을 통해 변화하는 뉴스 문화를 형성, 브랜드의 미래를 열어야 할 것이다.

출처 : 기자협회보 온라인판 2006.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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