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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_journalism

종이신문의 비디오 뉴스 열풍

by 수레바퀴 2006. 8. 11.
 

신문기업의 비디오 뉴스 열풍이 일고 있다.

 

조선일보는 최근 20여명의 기자에게 캠코더를 지급, 콘텐츠 생산을 독려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지난 5.31. 지방선거 당시 편집국 정치부 기자들이 참여하는 비디오 뉴스를 제작했다. 동아일보는 연내까지 비디오 뉴스 제작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비디오 뉴스 생산은 과거에는 신문사 닷컴이나 별도의 디지털 기구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종이신문 편집국이 직접 챙기는 양상이다. 중앙일보 온라인 뉴스 담당 기자 채용 선발에는 3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매일경제는 신설한 디지털 뉴스부를 통해 인터넷 서비스 강화를 검토 중이다.

 

신문기업이 비디오 뉴스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종이신문에서 기자들의 주업무는 종이신문 기사를 쓰는 일이다. 현재의 업무 패러다임으로는 다른 업무를 할 수 없거나 하더라도 대충 때우는 식 외에는 불가능하다. 종이신문 기자들은 비디오 뉴스 제작을 가욋일, 부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업무 패러다임의 한계는 결국 콘텐츠와 저널리즘의 수준을 떨어뜨린다. 현재와 같은 업무 조건을 그대로 유지하고서는 결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 수 없다. 설사 인센티브 정책을 쓴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결코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비디오 뉴스는 별도의 부서에서 만들어져야 하고, 지원자 또는 외부 인력에 의해 전담돼야 한다.

 

물론 종이신문 기자들도 비디오 뉴스에 대해 교육 프로그램을 받아야 할 필요는 충분하다. 교육 프로그램은 단순히 멀티미디어 도구를 기능적으로 숙련시키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신문기업의 미래를 예측가능할 수 있도록 인식과 비전을 공유하는 경영전략도 담고 있어야 한다.

 

특히 비디오 콘텐츠 등 멀티미디어형 콘텐츠가 왜 필요한지, 그리고 신문기업은 어떻게 창조적으로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비디오 뉴스 검토를 내리기에 앞서 조직내부에 충분히 소통되어야 한다. 단순히 가시적인 측면만을 보고 비디오 뉴스 생산에 나서서는 안될 것이다.

 

만약, 변변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지 않고, 조직 내부의 커뮤니케이션이 부족, 신문기업의 비전에 대한 공감대가 전무한 가운데 비디오 뉴스 부서나 비디오 뉴스 제작을 새롭게 시작하게 된다면, 또다른 갈등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시설과 인력 등 뉴스조직 전체의 인프라가 낭비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다.

 

비디오 뉴스는 긴 호흡을 갖고 검토돼야 한다. 시장 상황과 내부의 여건을 감안, 조직의 혁신을 고려한 설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오늘날 한국 신문기업의 기자들은 피곤하다. 형편이 나은 신문사는 업무강도가 많고 상황이 좋지 않은 신문사는 구조조정에 불안하다. 각사가 철저한 내부검증을 통해 비디오 뉴스 생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모든 신문기업이 비디오 뉴스를 생산할 수는 없다. 어떤 신문은 종이에 집중해야 한다. 또 어떤 신문은 슬림화를 해야 한다. 특히 비디오 뉴스는 새로운 포맷의 콘텐츠이므로 아카이브나 서비스 플랫폼을 갖추는 장기적 투자도 요구된다. 그런 기반이 있는지, 없다면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것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신문기업이 생산하는 비디오 뉴스가 국내 시장에서 환영받을지는 불투명하다. 지상파 TV의 뉴스가 포털 사이트로 쏟아져 나오고 있고, 규모가 큰 통신사도 이미 비디오 뉴스를 생산하고 있다. 신문기업이 비디오 뉴스를 통해 당장 큰 수익을 벌어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투자와 전략적 가치로서 비디오 뉴스를 설정하고 있어야 한다.

 

신문기업은 중대한 도전의 기로에 서 있다. 다양한 플랫폼이 펼쳐지는 영역에서 오래도록 고수한 활자 매체-텍스트가 인기가 없기 때문이다. 인기 뿐만 아니라 시장성도 부족하다. 대체재도 얼마든지 있다. 비디오 뉴스는 그런 환경에서 고민한 결과의 숙제다. 그러나 이 숙제를 해결할 능력은 신문기업에게 여전히 부족하다.

 

비디오 뉴스 생산 부서를 만들고 기자들에게 참여를 독려한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종이신문 편집국 내부에 비디오 뉴스가 출현하는 것은 변화이며 대세이다. 종전의 관행과 타성을 버리는 혁신의 관점에서 비디오 뉴스를 파악해야 한다. 혁신의 준비가 돼 있지 않은 비디오 뉴스는 종이신문 편집국의 긴장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종이신문의 오너와 간부들은 비디오 뉴스를 포함 뉴미디어 전략에 대한 정확한 배경과 목표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이것을 기자들에게 제시하고 비디오 뉴스의 가치를 설득해야 한다. 신문기업의 미래 비전은 결국 기자들과, 그들에 의해 생산되는 콘텐츠로 시작된다. 경영자는 기자들을 선입견없이 평가하고 대우해야 한다.

 

또 기자들은 신문기업의 회생, 미래를 위해 어떤 자구적인 노력을 경주할 수 있는지 자기점검해야 한다. 콘텐츠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창의성을 갖추고 있는지 각성해야 한다. 이같은 거대한 자성과 자각이 비디오 뉴스라는 한 요소의 등장에 의해 촉발돼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 미디어연구소

최진순 기자 soon69@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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