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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_journalism

시민저널리즘의 발전을 위한 제언

by 수레바퀴 2006. 7. 3.

국내에 본격적인 시민 저널리즘(Citizen Journalism)이 나타난 것은 10여년 전이다. 그 무렵 PC통신 이용자들에 의해 ‘보테저널’(1996)과 같은‘1인 매체’와 ‘패러디 창작물’이 쏟아졌다. 전자 게시판에서 이용자들간 활발한 의견 교환을 주도한 이러한 창작물들은 새로운 여론 형성의 견인차로 평가받았다.

 

보편적인‘논객’문화를 형성한 PC통신은 인터넷 패러디 신문‘딴지일보(1998)’에 의해 새로운 전환을 맞는다. 딴지일보는 철저히 기성 언론 매체의 위선과 부조리를 폭로하는 장치로 우화적인 기법을 동원했다. 여기에 논객들이 참여하면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자 우후죽순으로 인터넷 패러디 신문이 탄생했다.

 

이러한 흐름은 기존 주류 문화에 저항하는 대안적 성격의 웹진 창간으로 이어졌다. 보다 진지한 정보를 생산하는 ‘대자보(1999)’, ‘더럽지(1999)’그리고 상근 기자가 만든‘온라인신문(1999)’, ‘뉴스보이(1999)’등이 연이어 창간됐다. 이용자들은 이 무대에서 억눌린 표현 욕구를 풀어내면서 기성 언론과의 차별성을 보였다.

 

한국 시민 저널리즘은 시민 스스로가 완성

 

즉, 이용자들이 기성 언론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표현의 공간을 찾게 되면서 ‘저널리즘’ 기법을 차용한 것이다. 기성 언론의 보도를 비판하고 순수히 이용자의 시각을 제공하게 된 것이다. 단순히 표현하는 데 머물지 않고 스스로 ‘매체’를 지향하면서 커뮤니티를 만드는 등 조직화하게 됐다.

 

이렇게 시민 저널리즘이 미디어를 중심으로 퍼진 것은 IT 기술의 진보가 한몫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은 쌍방향 소통의 무대를 펼쳐 주었고, 다양한 기기들은 수동적인 이용자(독자-시청자)들을 능동적으로 변화시켰다.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창조할 수 있는 생산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피에르 레비는 이를 온라인 상으로 사상과 정보, 서비스가 교환되고 인간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며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가 도입한 집단 지성(Intelligence Collective)의 시대는 기성 언론의 일방향적 주입식 정보에서 상호 소통의 정보 패러다임을 열어 젖혔다.

 

즉, 단순히 IT 기술의 진보로 시민 저널리즘이 만개한 것이 아니라, 지식 대중으로 성장한 이용자들이 사이버 공간으로 끊임없이 참여하면서 역동성을 가졌던 것이다. 특히 두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사이버 공간을 중심으로 결정적인 여론 형성을 주도했으며, 언론 시장의 독과점 상태를 깨는 새로운 오피니언 리더로 등장했다.

 

시민 스스로가 콘텐츠를 만들어 스스로 구축한 웹 사이트에 퍼뜨리는 현상은 21세기를 전후로 유행처럼 번졌다. 불과 수년 전만 하더라도 자생적으로 생긴 인터넷 매체들은 ‘언론’과 ‘저널리즘’의 범주에 들지 못했지만, 지난해 비로소 법제화를 완료하면서 ‘시민기자’들과 함께 제도권 내로 들어왔다.

 

이 과정에서 태동기를 벗어나기 시작한 시민 저널리즘은 선거, 게이트 사건 등 무거운 이슈를 추적하거나 지역커뮤니티에 밀착하며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각 언론사와 포털사이트 등은 앞다퉈 시민 참여형 모델을 도입하면서 시민기자는 전혀 낯설지 않게 됐다.

 

다시 말해 한국형 시민 저널리즘은 IT기술에 의한 쌍방향 의사소통 공간의 확보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지식대중의 급성장, 언론의 이데올로기적 편향성 등 보다 특정한 사회 문화적 환경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미국 등 해외에서 시민  저널리즘이 주류 언론의 역할 모델 재모색에서 출발한 것과는 대별된다.

 

2000년 2월 오마이뉴스가 시민이 직접 뉴스를 생산하며 언론지형에 변화를 이끈 것은 특기할만한 사건이다. 자극을 받은 주류언론(Mainstream media)은 물론 인터넷 신문, 포털 사이트 등도 유사한 시스템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제 시민 저널리즘은 미디어의 영향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원천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인터넷 미디어는 시민기자들이 만드는 콘텐츠를 반영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기존 신문과 방송도 기자나 PD들이 독점하던 저널리즘의 창구를 이용자와 함께 공유하기 시작했다. 아예 시민기자들이 생산하는 콘텐츠를 전달하는 채널을 신설하고,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있다.

 

현재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 모두 시민기자 제도를 두고 있고, 대부분의 신문사(닷컴)들도 커뮤니티-블로그 등으로 독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과정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병행되거나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한 쪽으로만 진행되는 등 다양한 형식을 띤다.

 

또 직접 취재를 통한 뉴스 형식, 게시판이나 토론 및 기사 의견 쓰기(덧글) 등의 형식, 블로그나 카페 등 커뮤니티 형식 등 시민이 참여하는 양상도 상이하다. 그리고 이렇게 산출되는 콘텐츠를 지면이나 인터넷 뉴스 페이지에 적용하는 것도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며 그것의 정례화 여부도 차이가 있다.

 

시민기자를 선발하는 방식은 비교적 엄격하고 체계적인 경우,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경우 등 다양하다. 아예 시민기자제를 갖고 있지 않더라도 시민 즉, 이용자가 만든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이는 UCC(User Created Content) 1)라는 이름으로 포털 사이트 등에서 적극 도입되고 있다.

 

이때문에 ‘시민 저널리즘’은 이용자의 제한 등 참여하는 형식과 규모, 콘텐츠의 활용 상황에 따라 표출되는 상황이 다르다. UCC를 포함, 이용자들이 올리는 콘텐츠가 저널리즘의 영역으로 격상되고 있는 경우 역시 각 매체별로 판이하다.

 

방송사 시민기자 체계적 운영

 

우선 방송 3사는 멀티 미디어 기기의 보급 확산,‘동영상’콘텐츠의 파급성을 고려, 이용자가 제작한 콘텐츠를 정규 프로그램에 내보내고 있다. 제도권 기자가 아닌 아마추어가‘VJ(Video Journalist)’로 활동하는 영역도 늘어나는 추세다. MBC는 아예 대학, 기업 등 유관 영상단체들과 제휴하면서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방송 3사 모두 인터넷으로 시민기자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있는데, SBS ‘U포터 뉴스(http://uporter.sbs.co.kr/uporter_reg1.html)’, MBC ‘imnews 시민기자(http://imnews.imbc.com/citizen/creport/index.html)’가 대표적이다. KBS도 2004년부터‘명예VJ( http://www.kbsnews.com/vjnet/vjnet_news_intro.html)’를 통해 시청자 참여를 구체화하고 있다.

 

우선 각 방송사는 시민기자의 정의를 조금씩 다르게 정의하고 있다. SBS는 ‘언제 어디서나 진실하고 유익한 콘텐츠를 나누고자 하는 사람’, MBC는 ‘제도권 언론이 미치지 못하는 시민들의 풀뿌리 정보를 시민 스스로가 기자가 되어 참여하는 사람’등이 그것이다.

 

이들 시민기자는 SBS U포터를 제외하면 1박 2일간의 연수를 진행, 취재 전반의 교육을 받는다. 4월 현재 15기를 배출한 MBC 시민기자는 교육자료를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스터디 소모임을 운영하는 등 전담 교육팀이 일반적 관리를 맡는다. 4기까지 배출한 KBS는 오프라인에서 9개 지국을 운영하고 있다.

 

방송 3사의 시민기자제가 다른 언론 매체에 비해 자격조건이나 교육 프로그램이 비교적 엄격하게 유지되는 것은 영상매체의 파급력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시민기자들은 또 활동 상황에 따라 취재료 또는 특종 관련 분기별 지급을 통해 활동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도입시기

선발방법

윤리강령

콘텐츠 활용

활동지원

KBS

2004.3.

연수 교육

있음

방송에 비정기적 활용 - 온라인 게재

보도시 취재료

MBC

2003.9.

연수 교육

있음

방송에 활용 - 온라인 게재

소정의 상품

SBS

2005.4.

제한 없음

없음

방송에 비정기적 활용-온라인 게재-DMB 등

취재료 및 사이버 머니

<방송사 시민기자 운영 현황>

 

신문사는 ‘시민기자제’보다 이용자 참여 주목

 

신문사들의 경우는 시민기자제가 활성화되고 있지 못한 편이다. 일부 신문사는 대학생 기자단을 꾸렸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아 중단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대부분의 신문사들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용자 참여 기반을 넓히는 쪽으로 초점을 모으고 있다.

 

다시 말해 신문사들의 시민기자제는 ‘UCC’기반 확보라는 차원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진 것이다. 때문에 신문사는 시민기자보다는 ‘커뮤니티’와 ‘게시판’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주요 신문사들이 블로그를 도입했으며, 토론실과 여론조사 및 기사덧글을 서비스하고 있다.

 

직접 저널리즘을 구현하기보다는 신문사 웹 사이트의 콘텐츠를 풍부하게 하고, 이용자들의 방문을 늘려 영향력을 강화하는 성격으로 절충된 것이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웹 사이트에서 시민기자 대신 카페, 블로그, 토론실-시사발언대 등 커뮤니티 성격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형태

시민기자제

주요 UCC 특징

경향신문

네티즌칼럼-블로그

-

커뮤니티(칼럼, 의견) 중심

국민일보

네티즌칼럼(글)-블로그

쿠키 참여 기자 폐지

블로그 정글

동아일보

커뮤니티, 토론실-여론조사

-

‘동아누리’-네티즌 참여 사이트

문화일보

-

과거 대학생 기자 운영

2,500여명까지 참여한 ‘知Key’폐지. 기사 댓글 없음

서울신문

네티즌칼럼

-

과거엔 지면에 반영

세계일보

블로그

-

글로벌 통신원(10명), UCC 기반 ‘패밀리 비주얼’ 운영 / 전문가 수십여명 온라인에서만 활동

조선일보

카페, 블로그

-

‘넷심편지쓰기’

중앙일보

대학생기자-디지털국회

있음

‘아리아리’운영

원고료지급, 인턴기회 지급

한겨레신문

‘필진네트워크’(칼럼), ’폰카기자’(콘텐츠)

-

2,500여명 필자참여, 핸드폰으로 이용자 참여 유도

한국일보

‘네티즌리포터’(칼럼 등)

-

‘e판사판’-커뮤니티 중심

 

<신문사(닷컴) 시민기자-UCC활용 현황 2006.5. 현재>


한겨레신문은 ‘필진네트워크’를 신설(2005), 생산되는 콘텐츠 중 일부는 지면과 온라인에서 반영하고 있다. 올해는 이용자들이 휴대전화로 콘텐츠를 보내면 웹에서 반영하는 ‘폰카뉴스’를 활성시켰다. 한국일보는 ‘디지털리포터’, 서울신문과 경향신문은 ‘네티즌 칼럼’을 웹 사이트에서 활용하고 있다.

 

‘시민 저널리즘’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중앙일보는 2003년부터 대학생 기자 ‘아리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아리아리’는 대학생들이 만드는 온라인 신문으로 기사, 사진, 만화 등 다양한 콘텐츠가 게재된다. 대학생 기자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5회 이상 사이트에 게재돼야 하는데, 전담 데스크의 심사를 거친다.

 

좋은 기사는 지면에 게재를 추진하며, 활동이 우수한 대학생 기자는 인턴 기회까지 준다. 2002년 대학생 대상의 온라인 신문 ‘‘知Key’를 탄생시킨 문화일보는 2005년 초 서비스를 중지했다. 문화일보 측은 이 배경에 대해 회사 지원 부족과 대학생 참여 저조 때문이라고 밝혀 대비된다.

 

이밖에도 헤럴드미디어는 ‘누리기자’(2005.4.)란 명칭으로 인터넷 ‘생생뉴스’사이트에서 활동하고 있다. ‘누리기자’의 활성화 추이를 보면서 기사 작성법 등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그러나 신문사(닷컴)을 중심으로 하는 UCC 기반의 서비스는 대체로 특별한 자격 규정이 없고, 실제 콘텐츠 활용도도 떨어진다. 또 대학생 기자 등으로 도입됐다가 흐지부지되는 경우도 있는 등 포털 사이트에 이용자가 집중된 이후 이용자 참여 콘텐츠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한 신문사닷컴 관계자는 “신문사들은 네티즌 등이 참여하는 아마추어 기자 조직을 운영하는 데 부담이 있다”면서, “특히 비용 측면을 상쇄시킬만한 수익 모델도 없고 전사적인 관심도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신문, 시민기자제 절치부심

 

이처럼 기존 신문사의 ‘시민기자제’가 답보상태에 있는 반면, 오마이뉴스 등 인터넷 신문의 경우는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오마이뉴스는 현재 7만여명의 시민기자가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데일리안 등 일부 인터넷 신문은 지방 소식을 시민기자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미디어오늘 2005.9.14.).

 

인터넷 신문의 시민기자들은 주로 정치 사회 경제 분야의 칼럼류나 지역 밀착성 고발기사들을 올리는 등 묵직한 주제들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 신문 ‘참말로’의 경우 전체 기사 중 ‘국민기자’가 올리는 경우가 30%를 차지하는 등 양적으로도 비중이 높다.

 

이렇게 시민기자들이 올리는 기사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대부분 인터넷 신문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오마이뉴스는 ‘기자회원’이 올리는 글을 편집부가 검토, 홈페이지에 주요 기사로 게재하고 있다. 또 ‘기자회원’이 제안하는 아이템을 함께 취재하는 등 시민기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시민기자들의 선발부터 역할과 참여 정도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최근 시민기자가 취재하고 있는 기사를 상근기자가 ‘가로채는’ 사건이 발생, 취재윤리 논란에 이어 조직개편까지 겪는 ‘진통’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오마이뉴스는 시민 저널리즘이 안착하기 위한 제2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은 상근기자 강화로 시민기자들의 콘텐츠가 노출되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반발이었다. 이렇게 인터넷 신문의 ‘시민기자제’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신문, 방송 등 기존 언론이 보조적인 수단으로 보고 있는데 반해 전면적이며 주도적으로 자리매김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의 인터넷 신문은 상근기자 규모가 작아 시민기자에게 일정 부분 콘텐츠 생산을 맡겨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중요도 때문에 교육 프로그램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경영문제로 담보되고 있지 못하다.

 

정례적으로 기자 교육을 진행하는 곳은 오마이뉴스, 브레이크뉴스, 참말로, 프론티어 타임스가 고작이다. 이는 문화부에 등록한 전체 인터넷 신문 353개(2006년 3월 현재) 가운데 5%도 되지 않는 수치다. 시민기자의 활동 수준에 따라 인터넷 신문의 ‘브랜드 파워’가 결정되는 온라인 매체의 환경상 최근 기자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원고료 지급 등 취재활동에 대한 보상도 크게 부족한 편이다. 원고료를 고정적으로 지급하는 경우도 오마이뉴스와 데일리안 외엔 거의 없는 편이다. 독자 자발성에 근거하는 인터넷 신문의 시민기자제 특성상 원고료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저널리즘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불가피한 정책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어 가고 있다.

 

포털 사이트 UCC 활성화에 총력

 

이런 가운데 포털 사이트의 ‘시민기자제’모델도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미디어다음의 ‘블로거 기자단’이다. 미디어다음은 지난 2004년 일종의 ‘객원기자제’성격의 ‘프리랜서 기자’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현재 1만여명에 가까운 ‘블로거 기자단’(2005)으로 외연을 확대,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미디어다음은 현재 통신원, 그 중간단계인 네트워크형 취재조직 형태인 ‘프리랜서 기자’ 등을 ‘블로그’서비스로 통합, ‘블로거 기자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정식 상근 기자가 결합해 ‘저널리즘’모델을 실현하고 있다. 미디어다음이 이처럼 이용자 참여 기반을 강화하는 것은 UCC가 뉴미디어의 경쟁력의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이용자와의 교감을 중심으로 하는 포털 사이트의 UCC 확보는 언론사로부터 제공받는 뉴스 페이지에 함께 구성되는 토론실-기사 댓글-여론조사 등과 함께 커뮤니티 서비스로 넓어지는 형식이다.

 

네이버의 경우 마니아 분석 등 스포츠 뉴스 서비스에서 이용자 참여 콘텐츠를 넓히고 있다. 네이버는 또 초기 화면에서 블로그, 카페 등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이용자 콘텐츠를 연결하고 ‘지식정보’등을 검색 등과 연계해 강력한 미디어 영향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대부분의 포털에서 활용된다.

 

이같은 경향은 콘텐츠 생산이라는 측면에서 콘텐츠 편집과 유통 등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광범위한 이용자들이 몰리는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 편집 행위를 이용자들에게 넘기거나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활동을 보장하는 서비스를 확보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포털에서 ‘네티즌이 많이 읽은 기사’나 ‘네티즌 의견이 많은 기사’를 잘 보이는 곳에 위치, 여론을 모으는 데 주력하는 형식이다. 네이트닷컴은 2005년 1,200여명으로 구성된 ‘네티즌 편집자’를 위촉, ‘네티즌 편집판’을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국내 온-오프라인 언론사와 포털 사이트 등의 ‘시민 저널리즘’은 첫째, 각 매체가 처한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규정과 이름으로 정의되고 있고 둘째, 콘텐츠의 활용 수준도 차이가 있으며 셋째, 기자들을 다루는 교육 프로그램 등 시스템적인 관리가 양극화하고 있다.

 

UCC라는 개념이 시민 저널리즘과 접점을 형성하는 경우, 미디어다음의 ‘블로거 기자단’도 있지만 아직은 오락 콘텐츠로 활용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또 시민기자들의 수효는 늘고 있지만 질적인 성장세는 답보 상태다. 기존 언론사와 인터넷 신문, 포털 사이트 등 뉴미디어들이 다른 차원의 전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올드 미디어들은 UCC가 영향력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커뮤니티나 기사 댓글 등 간접적인 방식을 택하고 있다. 또 차별성 있는 틈새 콘텐츠 확보로 다루고 있다. 인터넷 신문 등 새로운 매체들은 논란 속에서 콘텐츠 생산을 직간접적으로 일임하면서 저널리즘을 시연하고 있다.

 

 

 

 

신문사(닷컴)

방송사

포털 사이트

인터넷 미디어

(오마이뉴스)

 

시민 저널리즘

 

 

-콘텐츠 확보

-기자 주도형

-콘텐츠 확보

-기자 주도형

-UCC

(비즈니스 전략)

-이용자 주도형

-저널리즘 지향

-기자, 이용자 공동 주도형

주요 쟁점

낮은 참여

신뢰도

신뢰도

선정성

저작권

신뢰도

저작권

신뢰도-교육

<각 매체별 시민 저널리즘>

 

또 신문, 방송 등 기존 언론사들은 시민 저널리즘을 기존 뉴스조직과 기자들의 주도로만 게이트 키핑을 하고 있고, 오마이뉴스 등 인터넷 신문들은 기자와 이용자인 시민들이 함께 주도해가고 있다. 이에 비해 포털 사이트들은 관리자가 존재하지만 이용자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 주도형으로 분류된다.2)

 

기존 언론 “시민기자는 시한폭탄”

 

이처럼 기존 언론이 시민기자제 즉, 시민 저널리즘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 않은 것은 아마추어 저널리스트들이 저널리즘의 신뢰도를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때문에 전통적인 저널리스트들은 매체의 테두리를 벗어난 활동들, 예컨대 블로그에서 활약하는 저널리스트들의 영향력에 대해 의문하고 있다.

 

또 지나치게 사적인 정보와 기괴한 정보들로만 채우고 있다는 점에서 저널리즘의 품격을 낮춘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기존 뉴스 조직은 훈련된 기자들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데 반해서 새로운 시민 참여 저널리즘은 검증되지 않고 있어서이다. 특히 정보원 확보 등 취재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불완전한 뉴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연히 법률적 문제가 잠복한 ‘시한폭탄’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기존 언론사들은 시민이 직접 만든 콘텐츠를 바로 서비스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초상권, 명예훼손, 저작권 등 다양한 법적 시비가 생긴다면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은 데서 곤혹스러워 한다.

 

특히 시민기자나 블로거 등 새로운 저널리스트들이 네트워크 환경을 활용, 자신의 위상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측면도 있다. 또 제도권 언론의 아이템을 흉내내기에 급급하거나 특종에 매달리고, 선정적으로 흐를 우려가 높아 기존 미디어가 다루지 않는 영역을 발굴하는 등 본연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전문가들은 기존 언론이 급격히 확산된 시민기자들을 비판하는 것은 이용자들의 권한과 역할, 가치가 저널리즘 영역에서 다뤄질수록 정체성에 위협을 받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 저널리즘을 ‘배제’하거나 사이비 저널리즘으로 규정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시도한다.2)

 

이 과정에서 기존 언론이 시민 저널리즘과 경쟁하면서 수준 낮은 정파성을 띤다거나 시민 참여형 인터넷 미디어가 제도권 언론에 기웃거리며 ‘권력화’하는 부작용의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두 영역이 상호 보완할 부분을 찾아서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잇따르고 있다.

 

다시 말해 시민 저널리즘의 긍정적 측면을 벤치 마킹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언론의 관점에서는 시민 저널리즘은 소외되거나 외면받던 계층과 이슈를 발굴해 참여지향적 뉴스를 만드는 등 새로운 아이템에서 훨씬 앞서 있다. 또 지역 커뮤니티와 밀착한 공공현안이나 개인의 일상과 밀착된 콘텐츠들은 매력적이다.

 

기존 언론이 다루는 고답적이고 묵중한 뉴스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있는 것이다. 또 네트워크 상에서 전문가들이나 커뮤니티들과 연계돼 한층 전문적인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이 때문에 다루는 소재와 표현도 훨씬 다양하고 자유롭다.

 

이용자 즉, 아마추어 저널리스트들이 다루는 콘텐츠는 기존 매체 종사자들이 다룰 수 없는 영역으로 보다 생생한 현장감이 묻어 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시민 저널리즘의 가능성의 한 부분이다. 특히 인터넷 등 유비쿼터스 플랫폼에서 다양한 멀티미디어 도구를 활용, 보다 역동적인 콘텐츠를 만들 수 있기도 하다.

 

소통과 상생, 교육과 보상이 필요

 

이러한 장점을 올드 미디어가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용자 기반을 보다 유연하게 설계, 시민 참여가 적정 수준에 이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전통적인 뉴스조직이 눈높이를 대폭 낮춰 시민 저널리즘의 긍정적 확산에 적극성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내 주요 언론사들은 이용자들과 유기적인 소통에 나선지 오래다. 워싱턴포스트는 ‘discussion’섹션 내에 독자와 편집자·기자 간의 채팅을 진행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도 ‘ask nyt’코너를 통해 편집인이 직접 독자의 비판을 수렴하고 있다. 최근엔 블로그와 ‘my times’등으로 독자와의 소통 창구를 늘렸다.

 

또 지난 4월엔 블로그 신디케이션 ‘블로그버스트(BlogBurst)’가 오픈했다. 지식대중, 즉 전문가급의 600여 블로거들의 글을 직접 워싱턴포스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가넷 등에 공급하는 신디케이션 서비스다.

 

이러한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은 전통 매체에서 일반 블로그 등을 무차별적으로 개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권위의 추락을 막으려는 절충적 선택으로 보인다. 특히 기사 댓글은 채택하지 않거나 편집자의 검증을 거친 뒤라야 공개할 수 있도록 해 두었다. 또 일반적으로 전통 매체 웹 사이트 내에 독자들의 자유로운 블로그 생성도 막아놓고, 단지 기자와 편집자, 저명 인사의 블로그만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의 언론사들은 블로그나 시민 참여형 공간을 거의 무제한적으로 열어 두고 있다. 하지만 관리와 검증, 교육은 제한적, 부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기존 저널리스트와 아마추어 저널리스트간의 소통도 전무한 편이다. 이러한 언론 환경이 독립형 인터넷 신문과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시민 저널리즘’이 형성, 심화하는 조건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신생 매체에서 발전한 시민 저널리즘은 아직 기존 언론사로 온전히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용자 참여 공간을 담당하는 부서를 갖춘 언론사도 소수에 그치고 있고, 생산적인 논의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 시민 저널리즘의 장점을 위기의 언론산업에 자양분으로 삼을 수 있는 인식과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국가적으로, 산업적으로 ‘저널리즘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학교, 기업, 언론사 등에서 개별적으로 또는 집합적으로 마련되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는 저널리스트를 비롯 지식인과 NGO가 적극 참여, 소통의 문화를 일궈야 할 것이다.

 

특히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아마추어 저널리스트들에게는 반드시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평가받고, 체계적인 보상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전통 매체가 함께 함으로써 시민 저널리즘의 긍정적인 측면들을 경험하고 활용하는 실천이 필요하다.

 

시민 저널리즘은 민주주의의 원동력

 

‘시민 저널리즘’은 앞에서 살펴본 대로 시민이 직접 취재, 편집과 같은 전통적인 저널리즘에 개입하는 경우, 시민이 전문 기자와 함께 공동으로 저널리즘 활동을 하는 경우, 시민이 일상 생활에서 겪는 (사적인) 사건 기록 또는 시사 문제에 대한 의견과 같은 단순한 콘텐츠 생산 활동의 경우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활동에 참여하는 시민 기자, 즉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조직적인 선발, 교육, 보상 체계를 갖고 있는 언론사가 있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포털 사이트 등에서 ‘블로그’같은 UCC 기반에서 저널리즘과 접점을 찾는 노력도 일어나고 있다. 

 

미약하지만 전통 매체들도 이용자들과 소통을 하는 공간을 확보하고 직접 기자들이 참여하는 일도 늘고 있다. 인터넷 신문들도 시민기자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역할과 가치를 재설정하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핵심은 보다 더 많은 참여와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있다.

 

특히 시민 저널리즘은 향후 언론의 위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민주주의의 전개 과정에서 유권자인 시민이 공공 현안에 대해 직접 참여하는 공간으로서 ‘언론’이 해야 할 일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포털 사이트나 대안 미디어인 인터넷 신문들도 마찬가지다.

 

결국 시민 저널리즘의 발전적 모델을 찾기 위해서는 콘텐츠 확보나 비즈니스 차원이 아닌 보다 ‘저널리즘적’관점이 요구된다.

 

앞으로 시민 저널리즘은 공동체 문제를 조명하는 ‘공공 저널리즘’, 맹목적 비판이나 전통적 시각을 벗어난 ‘대안 저널리즘’, 지역 커뮤니티 또는 정부, NGO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 현안을 계속 추적, 콘텐츠를 재생산하는 ‘쌍방향 저널리즘’, 이를 한 사회의 미래를 위한 숙의 과정으로 승화시키는 ‘담론 저널리즘’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그것은 전통적인 저널리스트와 새로운 시민 기자들이 인터넷과 같은 공간에서 자주 만남을 가지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시민 저널리즘’을 지나치게 홀대하거나 과도하게 미화하는 극단의 시각이 양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사실은 이미 커져 버린 시민 저널리즘과 위축된 전통적 저널리즘은 상생해야 한다는 점이다.

 

시민 저널리즘의 제2 도약은 결국 온라인 저널리즘 등 새로운 문화를 공유하는 모든 미디어 기업, 이용자, 국가, NGO의 연대에서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한국경제 미디어연구소

최진순 기자 soon69@paran.com

 

1) UCC는 UGC(user generated content)로 쓰이기도 한다. 직접 취재에 나서는 시민기자제가 아니라도 시민 저널리즘은 UCC 기반인 기사 댓글, 토론실, 블로그 등에서 구현되기도 한다. 이 글에서는 UCC를 시민기자제와 함께 저널리즘의 요소로 정의한다.

2) ‘시민기자 제도도입에 따른 인터넷신문의 시민 저널리즘 실천 가능성에 관한 연구’(2004.1. 김병철-최영)에 따르면, 시민 저널리즘을 추진하는 주체에 따라 기자 주도형 시민 저널리즘, 기자-시민 공동 주도형 시민 저널리즘, 시민 주도형 시민 저널리즘으로 나눴다.

3) 한림대 최영재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제도권 언론의 기자들은 시민기자들을 저널리즘 영역에서 밀어내려고 하는 '배제 전략'이나 이들을 사이비 저널리즘으로 규정하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반면 시민기자들은 제도권 언론에 맞서 '대항 전략'과 '편입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참고 자료

 

'시민기자 제도도입에 따른 인터넷신문의 시민저널리즘 실천 가능성에 관한 연구', 사이버 외국어대 언론홍보학과 김병철 교수, 한국외국어대 신문방송학과 최영교수, 한국언론정보학보 26호 2004.1.

‘지상파 TV에도 시민기자 뉴스 등장’, 정대필, 신문과 방송 2006.3.

‘인터넷신문 등록 현황’, 이원섭, 신문과 방송 2006.5.

시민기자 정착 아직은 먼길’, 권혜선 기자, 미디어오늘 2005.9.14.

‘블로깅과 시민저널리즘이 돌풍 일으킨 2004년’, 편역 홍수원, 미디어 월드 와이드(MEDIA WORLDWIDE), 2005. 

‘온라인신문, 경쟁과 공존’, (사)한국온라인신문협회, 커뮤니케이션북스, 2006.

‘집단지성’, 피에르 레비, 문학과지성사, 2002.

 

출처 : 한국언론중재위원회 2006 여름호

덧글 : 본 포스트 우측 상단에는 본 포스트가 게재된 원문을 pdf 형태로 확인할 수 있는 파일이 올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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