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내 뉴스 서비스가 순방문자 수 뿐만 아니라 평균 체류시간에서도 종합일간지 웹 사이트를 압도한지 오래다.
코리안클릭의 올 1월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빅3 포털은 조선, 중앙, 동아 등 종합일간지 사이트에 비해 순방문자 수와 평균 체류시간에서 2~5배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총 인터넷 이용시간 중 포털사이트에 머무르는 시간이 47.8%로 나타났다. 지난 1월 기준 뉴스/미디어 전체 사이트의 시간 점유율은 3.2%에 그쳤고, 그중 종합일간지 사이트는 1.2%에 불과했다.
포털 뉴스가 댓글-커뮤니티 등 다양한 연결 서비스에 의해 강력한 이용자 흡인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종합일간지 사이트들은 오프라인에서 거둔 신뢰도와 전통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경쟁력과 UCC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요 신문사(닷컴)들이 포털사이트 뉴스 공급을 둘러싸고 전반적인 재검토를 추진하고 있다. 사실 지난 3~4년 동안 언론과 포털간의 관계는 상호 공생의 모델이 아니라 언론사 한 측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는 구조였다.
그러나 ‘브랜드 홍보’라는 차원에서 기사 전재 방식을 멈출 수 없는 사정이 계속됐다. 최근 포털 기사 제공이 결국 언론의 영향력을 줄이는 일이라는 공감대가 온-오프라인 업계에서 부상하면서 대포털 문제를 재점화한 것은 의미있는 변화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신문사(닷컴)의 전체 매출 비중에서 대포털 매출 비중의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언론사 나름대로 사업 다각화도 계속된 데다가 포털사이트의 공급단가가 계속 낮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그런 데다가 오프라인 업계에서 포털사이트 기사공급에 대해 심각히 다루기 시작한 점도 꼽을 수 있다. 한 언론사는 닷컴 측에 포털 기사 공급을 하지 않는 대신 그에 상응하는 매출을 보전해주겠다는 이야기도 나온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힘입어 신문사(닷컴)들 중에는 아예 공개적으로 “기사 공급 중단을 할 수 있다”는 발언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현실화 여부는 알 수 없다. 포털사이트의 서비스 구조가 이미 충분한 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포털사이트의 뉴스 콘텐츠 확보 물량이 넉넉하고, 뉴스 소비 구조가 연예-스포츠 등 엔터테인먼트로 집중되고 있으며, 속보 뉴스를 제공하는 연합뉴스 등 통신사 관계가 건재하다.
물론 일부 신문사(닷컴)가 대포털 뉴스 공급을 중단하면 포털사이트 뉴스의 신뢰도는 의심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용자들의 뉴스 소비 패턴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이용자들이 포털 뉴스 서비스를 선호하는 것은 지식검색, 상호 소통이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다가 이용자들은 가장 최신의 뉴스, 가장 재미있는 콘텐츠를 찾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이 부문에서 대응력이 취약한 신문사(닷컴)의 경쟁력은 낮을 수밖에 없다.
또 신문사(닷컴)이 인터넷 뉴스를 강화하고 있기는 하지만 뚜렷한 차별화를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이는 충분한 인력도 없으며 디지털스토리텔링 등 시스템적인 뒷받침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네이버, 다음, 야후 등은 전문가를 영입하고, 동영상을 늘리며, 이용자 참여 콘텐츠를 접목시키는 수준으로 '온라인저널리즘’의 진화를 실현해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포털사이트와 언론사 스스로의 전략이다. 포털사이트는 계속 유통 및 서비스 구조를 발전시켜야 하는데, 신문사(닷컴)들이 계속 안정적인 파트너십을 발휘해주지 않는다면 심각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언론사들도 포털사이트와의 관계개선을 통해 수익-브랜드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계산을 하고 있다. 무조건 기사 공급을 중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언론사들의 자기 혁신은 더딘 편이다.
미국이나 해외 사례가 인용되기는 하지만 국내의 상황은 또 다르다. 언론사간 편차가 심하고 이용자들의 소비문화도 질적으로 판이하다. 포털사이트 집중도도 대단해서 포털 스스로 자만에 빠질 수 있는 유통구조다. 이런 가운데 등장한 Web2.0 등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은 포털사이트의 영향력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
포털 뉴스 논란과 관련 언론사들은 첫째, 콘텐츠의 고급화 전략을 서둘러야 하고 둘째, 이용자 관계(CRM)를 강화해야 한다.따라서 상생의 모델을 만드는 방법론이 절실하다.
다시 말해 최근 (사)한국온라인신문협회 등에서 재논의하려는 대포털 파트너십 변화 이슈는 어느 한쪽이 아니라 양측간에 ‘위기’를 내재하고 있는 가운데 관계의 재설계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마지막 기회라고 할 수 있다.
한국경제 미디어연구소
최진순 기자
도표 출처 : 코리안클릭 2006년 1월 데이터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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