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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포털사이트와 올드미디어의 이슈

by 수레바퀴 2006. 5. 3.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포털 사이트 논란이 커지고 있다.

 

포털 사이트 비판 여론은 전통 매체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 1월 연합뉴스의 '포털문화 이대로 좋은가' 시리즈물에 이어 중앙일보,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등 주요 신문을 중심으로 포털의 공룡화에 직격탄을 쏘고 있는 것.

 

공중파 방송사도 '포털 뉴스'의 폐해를 중심으로 '시사교양' 프로그램에 주요 코너로 다루고 있다. 지난달에는 주요 잡지들이 기획기사로 '포털 사이트'를 조명했다.

 

아래는 한국언론재단 KINDS 기사 검색에서 '포털'로 검색한 주요 기사들 목록이다.

 

[광화문에서/권순활] ‘포털 권력’의 그늘  동아일보 2006.05.03  

“포털뉴스 정치적 편향 감시해야” 자유언론인협회 발족  동아일보 2006.04.27  

포털, ‘오보’는 가깝고 ‘정정보도’는 멀다?  한겨레 2006.04.13  

[기고] 뉴스 서비스 확대하는 포털 사회적 책임 요구 외면 ...  동아일보 2006.04.13  

“과다한 뉴스 댓글 참으시죠” 포털업계 1인 하루 10건 제한  동아일보 2006.04.10 

MBC도 포털에 ‘백기투항’  한겨레 2006.03.30  

[시론] 포털도 저널리즘으로서 책임을  조선일보 2006.03.28  

[기자수첩] 포털 사이트의 ‘코드’ 맞추기  조선일보 2006.03.20

[인터넷이 中國을 바꾼다] 천하통일 꿈꾸는 ‘포털 3인방’  경향신문 2006.03.14  

[시론] 포털과 청와대의 신(新)권언유착  조선일보 2006.03.11  

포털 뉴스공급은 신문 ‘제발등 찍기’  경향신문 2006.03.08  

“포털로 가는 광고 수입 어떻게 가져올 것인가”  중앙일보 2006.03.04  

“포털, 신문 뉴스 헐값 사용 안 돼”  중앙일보 2006.03.04  

[시론] 포털 저널리즘과 전통 저널리즘  경향신문 2006.03.04 

[포털문화 이대로 좋은가]④ 포털뉴스 개선 어떻게  연합뉴스 2006.01.31  

[포털문화 이대로 좋은가]③ 양산되는 '함량미달' 뉴스  연합뉴스 2006.01.30

[포털문화 이대로 좋은가]② `악플' 원인과 해법  연합뉴스 2006.01.26  

[포털문화 이대로 좋은가] ① 타인 불행에 ’낄낄’..무차별ㆍ가학적 신종악플 판쳐 연합뉴스 2006.01.24 

 

주요 언론들이 포털 사이트를 비판하고 있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첫째, 선정주의 등 저널리즘 훼손 둘째, 악플 등 명예훼손 셋째, 이익 독점 등 산업적 문제 넷째, 정치적 편향 가능성 등이다.

 

우선 옐로우 저널리즘의 온상이 포털 사이트인가, 아닌가는 '기성 언론 원죄론'과 '포털 책임 회피론'이 맞부딪히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 기생하는 엔터테인먼트형 신문들이 쏟아진 2004년을 전후로 사실 포털 사이트에 오락성 뉴스가 활성화한 것은 사실이다.

 

이때문에 지난해에는 포털 사이트의 연성 뉴스 중심 편집에 대한 논란이 점증했다. 그러나 포털 사이트 측은 연성뉴스의 범주에 대해 동의할 수 없고, 실제로 연성뉴스 비중이 높지 않으며 포털 뉴스의 긍정적 측면을 의도적으로 외면한다며 반박했다. 또 포털 사이트는 포털 뉴스 편집은 시장과 이용자의 니즈가 가장 잘 반영된 곳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포털 뉴스 편집의 '제목 임의 수정', '선정적 사진 배치', '시사뉴스 등의 공정성 의문' 등 이용자들의 조직적 채증을 근거로 한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포털 뉴스 편집에 대한 객관적 감독체계가 전무하다는 점에서 영향력에 비해 검증공간이 협소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었다.

 

최근에는 포털 뉴스 편집권과 관련된 학문연구가 시작되고 있어 생산적인 저널리즘 비평의 무대로 전환할 수 있으리란 기대도 있다.

 

포털 뉴스 편집에 대한 논란은 무엇보다 포털 저널리즘에 대한 견해 차이에서 비롯되고 있다. 전통 매체는 (비전문가에 의한) 단순 뉴스 편집과 유통에 기댄 포털 사이트는 "수준이 낮은 만큼 언론이 될 수 없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법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식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기사 위치, 편집, 여론형성 등은 새로운 저널리즘으로 수렴, 보다 적극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관점도 있다.

 

이와 관련 일부 포털 사이트 관계자들은 "우리는 언론이 아니다"라는 전제에서 "이용자들에게 쾌적한 뉴스 서비스를 전달하려는 역할을 다할 뿐"이라며 '저널리즘 공방'에서 비껴서 있다. 현재 개정 신문법 상에선 포털은 '인터넷 언론'의 지위를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통합법률이 되든 기존 법제도 하에서든 포털을 '準언론사'로 규정해 의무와 책임을 다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그 다음 이슈는 포털 사이트가 나쁜 범죄-문화가 범람하는 '사각지대'인가, 그리고 '기사 댓글' 등 저널리즘 영역과 맞닿은 부분에서 발생하는 '부작용'들에 대한 논란이다. 전통 매체는 포털 사이트에서 성, 반체제(반정부) 등 금기시된 주제와 일탈의 주제들이 무분별하게 다뤄지고 있다며 공격하고 있다. 특히 관리되지 않는 기사 댓글에서 심각한 명예훼손이 만연하다며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는 이 문제에 대해 첫째, 포털 사이트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터넷 공간의 특수성이며 둘째, 사이버 공간에 대한 이용자들의 역할과 의무, 책임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하며 셋째, 기사 댓글 역기능을 줄이고 순기능을 극대화하는 개선책들을 계속 내놓고 있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물론 포털 사이트가 최근 문제가 될 수 있는 기사에 대해선 댓글을 차단하거나 횟수를 줄이고, 신고제를 도입하는 등 대응책을 만들고 있는 것은 주목된다.

 

중요한 점은 포털 사이트가 우선 사회문제화하는 커뮤니티 폐해나 콘텐츠의 신뢰도, 선정성 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공개적인 관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엔 외부 전문가들의 자문 조정 기구 도입도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포털 사이트가 일방적인 변호에만 나선다면 설득력을 잃을지 모른다. 어떻게 보면 커진 영향력에 걸맞는 책임은 비껴갈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사 댓글 등 여론이 형성되는 부분이다. 사실 댓글 문제는 기존 언론사의 경우도 엇비슷한 상황이다. 보수적인 신문사 사이트의 기사 댓글엔 정부나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식모독성 글들이 여전히 난무하고 있지만 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포털 사이트의 기사 댓글을 원래 기사를 보낸 언론사 해당기사로 넘긴다고 하더라도 같은 문제가 일어날 것이라는 지적도 그때문에 나온다.

 

기사 댓글이 '댓글 저널리즘'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사를 쓴 기자와 이용자가 소통해서, 새로운 담론과 내용을 만들어갈 때 형성되는 것이다. 전통적인 뉴스조직이 이용자와의 소통공간에 대해 관심이 부족한 상황에서 댓글이나 토론실 등의 문제점을 포털 사이트에게만 전적으로 묻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포털 사이트도 '저널리즘'의 차원에서 즉, 공공적 관점 보다는 UCC - 비즈니스적 관점이 지배하고 있다.

 

저널리즘과 접점이 형성되는 영역에서 나타나는 부작용들에 대해서 슬기로운 지혜가 발휘돼야 할 때인 것이다. 우선 포털 사이트는 커뮤니티 등 이용자 참여 콘텐츠의 등급화와 보상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또 기사 댓글의 문제점을 줄이기 위해 기능적 대응 이외의 (온라인에서) 이용자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언론사와의 연결고리를 찾는 방안도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기존 언론사도 사이버 문화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토대로 사회적 지원 체계 마련을 위한 여론을 형성해야 할 것이다. 사실 언론사들이 온라인에 사업체를 갖고, 웹 뉴스 서비스를 하고 있으면서도 시장 이용자 조사를 제대로 시행한 적이 없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용자들이, 그리고 시장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또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생산되는 콘텐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보다 체계적인 탐문과 학습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끝으로 역시 핵심은 비즈니스적 문제이다. 전통 매체를 대표하는 신문기업은 뉴미디어 등장 이후 이렇다한 손을 써보지 못한 채 변방으로 몰리고 있다. 기껏해야 웹 뉴스 서비스와 비즈니스를 진행한 것이 전부이다. 특히 뉴스는 무료라는 이용자 정서와 포털 사이트로 집중되는 이용자의 뉴스 소비 패턴, 그리고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뉴스 트렌드를 뒤따라가지 못하는 내부 뉴스조직의 한계가 겹쳤다.

 

인터넷 언론, 1인 미디어-블로그의 등장도 신문기업을 옥죄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3년간 영향력있는 언론 톱 10 안에 들면서 기성 언론을 기죽였다. 포털 사이트의 '블로거 기자단', 재미있고 풍부하며 다양한 이용자 참여 콘텐츠는 신문기업의 웹 서비스를 무용지물로 전락시켰다. 이런 가운데 대부분의 신문사들이 아직 뚜렷한 반전의 계기는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경영위기가 지난 10여년간 심화했기 때문이다. 포털 사이트에 헐값으로 제공하는 뉴스 콘텐츠 유통 시장의 현실은 더욱 뼈져리게 다가설 수밖에 없다. 이때문에 포털 사이트가 뉴스 서비스를 통해 얻게 된 유무형의 이익이 신문사의 희생 위에 이뤄진 것이라는 비판여론이 전통 매체의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적대적인 감정은 포털 사이트가 최근까지 전통 매체와 생산적인 대화가 없었다는 것도 한몫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포털 사이트는 뉴스 서비스를 통한 이익이 실제 크지 않다면서 과장된 의견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또 기사 단가 문제는 시장과 이용자에 의해서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고, 포털 사이트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도 아니며 언론사의 동의를 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포털 사이트는 또 뉴스 소비를 크게 늘렸고 오프라인 신문시장의 독과점도 와해시키는 등 언론시장 질서 회복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

 

최근 이슈는 포털 사이트가 동영상 콘텐츠와 UCC에 주목, 상대적으로 포털 사이트 내 신문기업의 콘텐츠 기여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신문사(닷컴)들은 대포털 관계의 재모색을 위해 TFT를 만들어 현재 대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포털과 언론사가 타결점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털 사이트간 양극화도 강한 편이고, 신문사간 빈익빈부익부도 워낙 커서 업계가 공약수를 찾기란 불가능하리란 전망이 높다.

 

어쨌든 포털 사이트의 독점적 뉴스 유통은 기존 언론사에겐 기회이자 위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상생의 모델을 만들기 위한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관건은 기존 언론사가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등 뉴스조직의 혁신을 통해 중요한 콘텐츠 기업으로 부상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동시에 포털 사이트도 전통적으로 신뢰도가 높은 신문 등 올드 미디어와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적극적인 관계 개선책을 찾는 것이 미래 미디어 전략의 중요한 요소임을 잊지 않는 것이다.

 

기성 언론사와 포털 사이트는 현재 분수령에 있다고 보여진다. 뉴미디어 플랫폼은 더욱 강력한 멀티미디어를 원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신문기사나 기계적인 방송뉴스에 식상한지 오래다. 포털 사이트는 이용자들의 흥미와 참여를 유발하기 위해 다양한 기능들을 추가하고 있다. 신문기업 등 올드 미디어는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뾰족한 대안이 없는 가운데 무가지-포털사이트-연합뉴스 등 거대한 골치거리들을 껴안고 있다.

 

여기에 포털 사이트가 만드는 갖가지 이슈들, 예컨대 새로운 트렌드 따위의 문화적 요소 또 지하철 결혼식 해프닝 같은 저널리즘의 요소들, 기사 댓글류의 참여와 소통의 문명들은 올드 미디어의 시야에 들어와 있다. 포털 사이트의 진정한 장점, 그리고 전통적인 뉴스 조직에서 수용 가능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극복 가능한 단점은 무엇인지를 찾아가면서 '포털 저널리즘'과 '온라인 비즈니스'는 재설계돼야 할 것이다.

 

그것이 포털 사이트 공방을 푸는 진정한 열쇠라고 본다.

 

한국경제 미디어연구소

최진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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