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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신문기업 포털사이트 뉴스공급 중단의 전제

by 수레바퀴 2006. 4. 5.
 

포털사이트에 신문 방송 콘텐츠를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공급하는 것이 타당한가? 결론적으로 지금과 같은 상황은 안된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그런데 한국신문기업은 '경영위기'의 일단을 유통시장의 혼탁양상에서 찾고 있다. 그 주범으로 지목되는 것이 연합뉴스, 무가지, 포털사이트 등 3각 편대다. 물론 이러한 주장이 전적으로 맞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신문기업 스스로 새로운 시장에 대응하는 준비가 소홀했기 때문이다. 사람이나 조직, 자원에 대한 효과적 관리가 전무했거나 전략적인 고리가 없었다. 이 결과 신문기업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잘 하는 신문기업과 그렇지 못한 신문기업간의 차이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자본력의 규모도 다르고 미디어 기업 안팎의 배경도 질적으로 편차가 심하다.

이런 가운데 주요 신문기업이 문제의 진단과 손쉬운 처방을 '포털사이트'로 삼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전통 미디어와 포털사이트간의 역할 관계가 크게 변화했다는 점에서 아쉬운 의제라고 할 수 있다.

불과 2~3년전만 해도 포털 사이트의 뉴스 제휴사 비중은 규모에서나 가치에서나 중요했다. 그러나 현재 한 메이저 포털의 경우 뉴스 페이지와 UCC 기반 페이지의 트래픽 뷰 차이가 거의 대등하다고 알려진다.

다시 말해 낮은 제휴 단계인 공급자와 유통자의 관계모델이 지난 몇 년간 고착화하면서 유통자의 서비스 방식과 구조가 변화, 공급자의 지위가 더욱 위협받게 된 것이다.

콘텐츠 측면에서도 과제가 산적하다. 우선 신문기업들간 콘텐츠의 차별성이 전무하고, 비디오 뉴스의 양과 질이 공중파 TV 등 다른 미디어와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일부 신문기업에서 비디오 뉴스 생산에 집중투자하고 있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반면 포털사이트는 독점적이고 대중적인  뉴스 콘텐츠를 확보하는 한편, 단가 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유통강자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용자 참여 콘텐츠(UCC) 영역에서도 지식검색 등 새로운 부가가치를 양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신문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정치 경제 스포츠 등 전 부문의 대체 매체들이 전통 미디어의 공간에 파고 들었다. 포털사이트가 현재의 인력규모로 뉴스 편집을 할 수 있는 매체수는 포화 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편집 솔루션이 있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 에디터의 손길을 기다리기 때문이다. 이 부문 투자는 전혀 새로운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1인 기자 등 전문가 그룹을 배치하며, 이용자들을 보상(compensation)하며 뉴스 서비스와 접점을 형성하는 시도가 그것이다.

더군다나 일부 신문기업들은 '브랜드 홍보'라는 절박한 문제 때문에 포털 사이트 잔류를 희망하고 있다. 한국신문협회나 온라인신문협회 등 유관 단체들이 대포털 비판여론을 고조시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포털 마케팅의 유무형적 가치때문에 공동대응이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공동보조가 가능해져 '포털뉴스 공급중단'이 이뤄진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실효성을 의문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최소 50여개 이상의 매체가, 그러니까 포털 사이트에 뉴스를 공급하는 매체사들 중 과반이 훨씬 넘는 매체가 공급을 중단한다고 하더라도 포털사이트의 유통시장내 배적 위치를 반전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일부 포털 사이트는 "매체가 설령 빠진다고 해도 일부 매체와 연합뉴스 등으로 트래픽 커버가 가능하다"고 장담하고 있는 지경이다. 신문기업들의 고민도 마찬가지의 맥락이다. 설령 상당수 매체가 공급중단을 실천한다고 해도 '재협상'의 수순을 가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자체 유료화를 하기는 시장이 난삽하기 때문이다. 포털 중심의 뉴스 소비 패턴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고 콘텐츠 매출만 타격을 받아 신문기업이 얻을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현재 업계 관계자들은 신문업계의 공감대가 형성되다면 메이저 신문사들 중 소수가 먼저 공급중단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경제지 일부도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실무적으로 이러한 결정에 대해 반발의 조짐도 엿보이고 연합뉴스 문제가 해소될 가능성이 없는 상황이다. 또 중소매체-인터넷신문이 포털에 의존하는 시장상황이 지속된다면 콘텐츠 공급 중단의 효과가 있겠느냐는 반론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국 신문기업과 포털사이트간의 관계 모델을 한층 성숙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공급자와 유통자의 고착화된 지위 관계가 아니라 상호간에 이득을 줄 수 있는 실질적 윈윈관계로 모델변화를 가다듬을 때인 것이다.

기존의 제휴 파트너 관계에서 한 단계 높은 것이 서비스 방식의 변화이다. 트래픽 분산으로 신문기업에도 실제적 가치를 돌려주는 것이다. 딥링크 같은 예이다. 미디어다음이 최근 언론사별 페이지 런칭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딥링크가 신문기업(웹사이트)에게 이익을 줄 지는 미지수다. 왜냐하면 '트래픽이 휘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사 링크를 신문기업으로 넘긴다고 해서 이용자들이 해당 신문기업 도메인 안에서 존재(duration)할 것이란 보장이 없다.

포털사이트 관계자들은 딥링크 방식도 이미 시기를 넘어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상당한 정보와 킬러 콘텐츠를 구축해 놓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포털 집중 양상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어쨌든 서비스 방식의 변화는 협의가 가능한 대목이다. 예컨대 기사 DB 보유기간의 제한 요구도 현실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침 언론재단과 일부 매체사들이 진행하는 아쿠아 아카이브도 과거 기사 검색의 이니셔티브를 언론사를 돌리고 있어 적절성이 인정된다.

여기에 뉴스 페이지에만 뉴스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계약조건을 한정짓는 것이다. 지금처럼 블로그나 다양한 곳에 노출, 연결시키는 것을 옵션으로 '단가'와 연계시킬 수 있는 여지도 있다.

그리고 신문기업들이 대포털 공동 마케팅 또는 개별 마케팅을 정례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보도 상위 단계의 파트너십 모델을 구현하는 일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신문기업의 기획기사나 사업에 포털 사이트와 함께 나서면서 수익을 분배하거나 전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사 공급 및 서비스에 머물던 계약 내용을 개선하는 것은 포털사이트의 적극적인 관심과 고민이 필요하다. 마침 포털사이트 실무자들도 이제는 다른 포지션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적 논의의 장을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

대포털 뉴스 공급 중단시점은 결코 아니다. 신문기업에겐 '실리'가 필요하다. TV 등 동영상 콘텐츠가 포털 사이트로 다시한번 집중되고 있고 뉴스 소비의 무게중심도 비디오로 옮아가고 있지만 신뢰도 높은 신문기업의 콘텐츠가 자리잡을 공간은 여전하다.

문제는 '전략'이다. 시장을 함께 끌어가는 포털사이트라는 시각의 교정이 필요하다. 거기서 뉴스 콘텐츠의 헤게모니도 나온다. 물론 내부적으로 콘텐츠 혁신의 과정이 병행돼야 할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 신문기업에게 시간이 별로 남겨져 있지 않다. 그것은 전적으로 우울한 일이다.

덧글. 2002년 전후로 포털사이트에 뉴스를 공급한 언론사는 독립 인터넷신문을 비롯 30개 안팎이었다. 지금은 대체로 이보다 2.5배가 넘어 평균적으로 70개를 넘어섰다. 특히 방송사 및 전문 매체의 진출이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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