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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_journalism

온라인 저널리스트의 도전과 미래

by 수레바퀴 2006. 2. 3.
 

 

과거 정보독점 시대에는 기자들의 역할은 특별하고 독보적이었다. 그들은 시간과 공간을 장악했으며, 정보를 독점할 수 있었다. 그들은 인맥을 동원하고 취재원과 출입처를 활용했다. 올드미디어의 기자들은 이러한 행위를 통해 수렴된 것들을 효과적으로, 그리고 먼저 전달하는 것으로 인정받았다.

 

기자들의 경쟁 상대는 같은 기자들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한정되고 상위의 지점에서만 소통됐다. 기자들은 자만심으로 결속하며 거대한 권위의 연대를 구축했지만, 정작 올드미디어의 콘텐츠들은 특정한 시점과 장소에서만 소비됐고 즉시 소멸했다.

올드 미디어

기자

정보

소비자

단절

올드미디어의 시대에는 뉴스를 소비하는 소비자, 즉 독자와 시청취자들은 ‘알 권리’를 철저히 기만당했다. 기자들은 뉴스 소비자들과 소통하지 않아도 됐으며, 단지 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 기득권만을 상대해도 충분했다. 올드미디어는 뉴스 소비자들과는 차가운 관계를 형성해도 그 지위를 손상받지 않았다.

 

정보가 올드미디어의 수중에서만 전달될 수 있었으며 평가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신문, TV, 라디오, 잡지 등 올드미디어는 뉴스 소비자들과의 피드백을 원천적으로 불공정하게 만들어도 개선될 수 없는 환경을 갖고 있었다. 뉴스 소비자들은 극도로 제약을 받으면서 올드미디어와 기자들을 상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이 같은 올드미디어의 지위를 하향 평준화시켰다.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는 삽시간에 퍼졌으며 비밀과 독점의 정보거래는 종식됐다. 지식대중의 급성장으로 지식기반 경제가 도래했으며 올드미디어는 신종 미디어에 의해 추월당하게 됐다.

 

올드미디어의 기자들은 정보범람과 1인 미디어의 시대를 맞으며 뉴스 소비자들보다 속도와 내용, 형식을 제압당하게 됐다. 올드미디어 기자들이 손 쓸 시간도 없이 쏟아지는 정보는 이미 시공간의 경계가 사라졌고, 과거의 정보생산 방식을 뛰어넘는 간편하고 가공할 네트워크의 전선에 마비되다시피했다.

 

특히 올드미디어 기자들은 지식대중으로 성장한 뉴스 소비자들과 경쟁하게 됐다. 과거 동종의 기자들간 경쟁은 있었지만 정확히 경쟁의 범위를 규명하기 어려운 상대와의 경쟁이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가 곧 생산자이며, 생산자가 곧 미디어로 진화하는 사이 올드미디어 기자들은 지쳤고 경계심을 갖게 됐다.

 

온라인저널리스트의 등장은 이 지점에서 ‘시민참여 저널리즘’으로 등장한다. 오마이뉴스에 이어 정보의 개인화, 네트워크화, 미디어화를 촉진하는 블로그는 전세계의 미디어 지형을 근본부터 바꾸고 있다. 대부분의 올드미디어들이 시민 참여 공간을 만들었으며 블로그로 소통하게 된 것이다.

 

올드미디어의 긴장감이 때늦었다면 국내외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은 지난 5년간 지난한 도전으로 시련을 겪어야 했고, 지금도 힘든 관문을 거치고 있다.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은 기자들의 아성을 뛰어 넘는 과정에서 ‘아마추어리즘’과 ‘사이버테러리즘’으로 공격받았다.

 

또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은 그들의 정보전달 능력과 도덕성, 신뢰도를 의문하는 올드미디어와 기자들로부터 집중적인 힐난을 들어야 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과정 속에서도 여전히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은 제대로 된 대우와 명예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은 올드미디어인 신문, TV등으로 이직하는 등 정체성의 혼란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개방적이고 유연한 새로운 미디어들이 뉴스 소비자이자 생산자인 지식대중과 소통을 더욱 확대하면서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은 이제 ‘언론’으로서, ‘기자’로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이들은 포털사이트 뉴스 편집자로서, 신문사닷컴 웹 사이트 기획자로서, 개발자로서,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로서 폭넓고 거대하게 확산되고 있다. 이미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은 하나의 주류를 형성해가고 있으며, 더욱 진보해가는 미디어 환경에서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그러나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의 미래가 반드시 풍요롭다가 볼 수는 없다. 권력과 언론, 자본과 언론의 협약이 오래도록 지지대를 형성해온 한국적 상황에서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은 제도와 실천 사이에서 오래도록 단련돼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뉴스조직의 통합이 올드미디어를 비롯한 모든 언론사들의 과제로 대두됐지만, 이 과정에서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의 권한과 지위는 보장되고 있지 못하다. 오히려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의 노고를 평가하기 보다는 하위적이며 종속적인 역할로 못박으려는 시도가 여전하다.

 

현재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은 디자이너부터 프로그래머까지, 그리고 종이신문 취재 기자 경력이 있는 기자부터 콘텐츠 기획자까지 다양한 업무 경험자들에 의해서 복잡한 흐름으로 정의되고 있다. 또, 온라인저널리스트의 의미와 사회적 평가가 의도적으로 폄하되기도 한다.

 

"새로운 이야기 형식을 만들어내며 기성 담론들과 싸우는 주역"

 

‘인터넷 언론의 시대’, ‘온라인저널리즘의 확산’ 속에서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은 더욱 더 딱딱하게 굳어버린 한국언론의 권위주의와 시장독점주의, 일방적 획일주의에 보다 전면적으로 맞서 싸워야 하는 역할을 부여 받고 있다고 할만하다.

 

이 때문에 앞으로 인터넷신문에서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은 전문성과 정치사회적 영향력을 갖게 될 시대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긍지를 쌓아 가야 하며, 이런 일에 대한 사회적, 내부적 이해를 구하기 위해 철저히 투쟁해야 할 것이다.

 

단지 이 직업군의 안정적인 자리매김에 따른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저널리스트들과 경쟁하고 이겨서 확보해야 하는 그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투쟁은 대단히 의미 있다고 평가할만하다.

 

이 일은 과거에는 정보를 독점하고 군림하면서 일방적인 이야기를 해오던 언론(종사자)이 아니라, 정보를 공유하며 여러 다양한 층위와 소통하는 상호적인 무대에서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일이다.

 

지속적인 연대와 소통의 끈을 가지면서 주류 언론의 정치사회적 관전기를 비껴서는 또다른 통렬한 담론과 이야기 형식을 발굴해내고 퍼뜨려야 하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올드미디어 기자들은 여전히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들은 여전히 제한된 틀에서 개인적으로, 또는 전통적으로 확보한 정보원들을 상대로 '사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신문 기자를 비롯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은 넓은 보폭과 민첩한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또 그런 각오로 뛰어들어야만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게 된다.

 

"서서히, 그리고 진지하게 전문성을 확보해가야"

 

결과적으로 라인저널리스트들은 첫째, 전통적인 매체 및 기자들과 경쟁관계에 놓인 가운데 둘째, 전통적인 기자들을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하며 셋째, 전통적인 정서와 구조를 혁신시키는 성원(成員)으로 그 존재의 의미를 서서히 찾아나가는 지혜와 전략이 필요하다.

 

올드미디어 기자들이 인터넷과 같은 뉴미디어 환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고 보면, 온라인저널리스들의 위기와 고통은 오히려 기회로 전환될 수 있는 요소로 볼 수 있다.

 

"우월한 능력은 곧 도덕성으로부터 시작"

특히 올드미디어 기자들이 아직까지 제대로 구현하고 있지 못하는 것은 의외로 많다. 종이신문이나 방송사와 같이 기존 업무 환경에서는 온라인 저널리즘의 영역이 거듭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은 첫째, 독자들과 기사 및 현안에 대해 즉시적인 논전(論戰) 둘째, 독자 우대 셋째, 독자들과 관계(friendship) 맺기 넷째, 독자들의 의견을 매체의 모든 채널에 최대한 반영 등이 가능하다.

 

이것은 온라인 저널리즘의 핵심에 해당한다. 즉, 뉴스소비자이며 생산자인 독자들과의 쌍방향성에 적극적으로 헌신해야 한다. 자기 기사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또 자신이 속한 매체의 전 영역에서 지속적인 독자와의 '짝짓기'가 일어날 수 있도록 애프터 크가 필요하다. 이러한 방법에는 이메일, 리플, 오프라인 만남 등 다양하게 시도될 수 있다.

 

올드미디어 기자들은 이와 관련 여전히 무관심, 무신경, 무지하다. 또 이들이 온라인 저널리즘을 수행하는 것을 보면, 지극히 종이신문 등 전통매체의 관점에서 일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단순히 관심을 갖고 어떤 형태로든 참여한다는 것으로는 온라인저널리즘을 진전시키기 어렵다.

 

수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관건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지식대중인 수용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준비해가야 하느냐는 점이다. 현재에도 올드미디어 기자들은 독자들과 떤 전략적인 '관계'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로그 등 1인 미디어 시대가 도래했지만, 업무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지 않다.

 

그러나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은 바로 뉴스 소비자의 처지에서 판단하고 함께 실행에 옮길 수 있다. 블로그나 댓글 등 수용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또다른 정보와 지식들을 전혀 다른 플랫폼에서 구성해가는 것들도 유의미한 일이 될 수 있다.

 

이것은 보다 더 많은 지식대중과 함께 하는 일이며, 온라인저널리스트 스스로는 물론이고 해당 매체의 경쟁력을 키우는 기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은 첫째, 수용자들을 그루핑(grouping)할 것 둘째, 정보들을 체계화할 것 셋째, 생성된 기사의 사실이 사멸하거나 무의미해질 때까지 관리할 것 넷째, 위에 사항들을 수행하고 있는 기자의 면모를 정례적으로 독자들에게 서비스할 것 다섯째, 또한 그 결과를 정량화해서 기록할 것 등 이용자들과 다양한 접점을 형성해 지속가능한 영향력의 틀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올드미디어 기자들 못지 않게 끊임없이 진화하고 개방된 네트워크 속에서는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을 유혹하는 여러 장치들도 상존한다.

 

온라인저널리스트를 위협하는 요소들

 

쉽게 인기를 끌고 성공하려는 욕망이 뉴미디어 안에는 넘치기 때문이다. 메명주의, 선정주의, 소영웅주의 등은 온라인저널리스트를 대표적으로 힘들게 하는 부분이다.  

 

올드미디어 기자들은 이것을 아직까지는 협소한 공간과 한정된 풀(pool) 속에서 감추거나 폐쇄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지만,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은 한 번의 실수로 영원히 추락할 수 있다. 특히 훈련되고 학습된 취재기법을 전수하지 않거나 못하는 상황이 계속될 경우, 쉽게 뒤쳐질 수 있다.

 

체계적인 준비보다는 즉흥적이고 임시적인 대응을 더 많이 요구받는가 하면, 사소한 사적 영역을 포착하는 데 내던져질 수 있다. 이러한 선정주의는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의 풀기 힘든 과제가 될지 모른다. 도덕성, 진지성, 성실성 등 저널리스트의 양심과 분발이 더욱 요청되는 지점이다.

 

“기자의 생명력 단축을 자초해서는 안돼”

 

무엇보다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은 고답적이고, 규격화된, 기승전결식 형태보다는 파격이 요구되는 기사쓰기, 성급한 정보전달에 빠져들 수 있다. 이 같은 취재와 보도는 가능하다면 권장돼야 하지만, 궁극적으로 보면 기자의 생명력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에 대응하는 방법들은 첫째, 전통적인 기자들의 훈련과정을 유의 깊게 살피면서 나름대로 장점을 찾아 내 학습해야 하고 둘째, 다양한 취재 관련 커리큘럼에 적극 동참해야 하고 셋째, 부족한 부분을 지식대중과 활발한 의사소통으로 수정, 대체하면서 오픈 미디어로 승화시키는 방법 등이 있을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해야”

 

온라인저널리스트가 좋은 취재를 위해서 준비하는 단계는 오프라인 기자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온라인저널리스트는 온라인 자체가 취재의 중심이고 확장의 첫 출발지이므로 다채로운 모듈을 갖고 있어야 할 것이다.

 

첫째,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에 가담해야 한다. 이는 올드미디어 기자들의 정보원 확보에 해당한다. 정보원 확보를 위해서 관심 있는 분야나 취재를 하고 싶은 분야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활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스스로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만들고, 커뮤니티화하는 것이 좋다. 홈페이지는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의 정보 산실로 기능하도록 하고, 이것을 소속된 온라인 매체로 연결시키거나 확대시켜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 공간은 자신의 글쓰기 연습 무대로 활용해 봄직하다.

 

셋째, 이용자들의 관심사가 모여있는 곳, 훌륭한 글이 등록되는 곳, 오프라인 저명 인사가 운영하는 곳, 정부부처-정당-언론사 게시판 등을 즐겨찾기 해두고 매일 둘러보는 등 온라인 서핑 활동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와 같은 활동으로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은 현재보다는 월등히 성장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참다운 저널리즘과 저널리스트가 줄어드는 뉴미디어 환경에서, 누구나 저널리스트가 될 수 있는 환경에서, 최고의 진가를 발휘하는 참저널리스트가 되는 일은 현재보다 더욱 어려운 일이 될 것임도 분명하다.

 

결국 온라인저널리스트들은 도덕성, 전문성, 상호 소통성을 체계적으로 소화해내고 긍정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콘텐츠를 개척하는 끈질긴 승부욕이 그들의 미래를 확약하는 보증서가 될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당분간 올드미디어의 끝없는 추락과 오만과 오기로 뭉친 올드미디어 기자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한국경제미디어연구소 최진순 기자 soon69@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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