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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_journalism

지상파방송사 사이트의 콘텐츠 비즈니스

by 수레바퀴 2006. 1. 5.
 

지상파 방송사들이 인터넷 서비스를 본격화한 지 5년여가 지났다. 2000년을 전후로 KBS, MBC, SBS는 독립된 인터넷 방송 사이트를 구축하고,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새로운 채널로 자리잡았다.               

                             

방송사 사이트는 풍부한 영상 콘텐츠를 확보한 데 이어 콘텐츠를 멀티미디어로 가공, 유통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등 인터넷 방송을 통한 노하우를 얻음으로써 다매체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향후 2~3년 이내에 인터넷 방송이 공중파 방송을 추월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도 나오는 등 인터넷 커머스 활성화를 위한 최적의 조건이 무르익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디지털 케이블TV 및 위성방송, DMB, 와이브로 등 대체시장의 경계 지점에서 다양한 방식의 비즈니스를 열어야 할 과제가 생긴 것이다.

 

국내외 콘텐츠 사업자 및 플랫폼 사업자들은 활발한 M&A로 계열화 작업을 통해 통합 마케팅의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비즈니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수순이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 사이트의 비즈니스 모델은 단순한 콘텐츠 유통에 그치고 있다.

 

SBS와 EBS에 이어 MBC가 2003년 4월부터 오락성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인터넷 방송 유료화를 실시한 데 이어 KBS도 내년 초 드라마ㆍ예능 프로그램의 VOD 서비스 전면 유료화를 진행한다.

 

VOD 유료화 초기에 결제 시스템 및 인프라 미비로 한때 이용자들의 저항도 있었지만, 현재는 방송사 사이트의 콘텐츠 서비스 유료화 구조가 완전히 정착됐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방송의 공공성 속에서 상업적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이중성도 내재한다.

 

최근 방송사 사이트가 최대 유통시장인 포털 사이트에 뉴스 콘텐츠를 판매하는 것을 두고 내외부에서 논란이 일었지만, 뉴스를 비롯 시사 교양 프로그램들은 자사 사이트에서는 공익성이라는 관점에서 대부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올해 지상파 방송 3사 사이트의 매출 가운데 방송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KBS인터넷 59.8%, iMBC 60.6%, SBSi 47.8%로 나타났다.(표 참조) 결과적으로 현재 지상파 방송사 사이트의 비즈니스 모델은 오락성 프로그램의 콘텐츠 유통 및 판매에 집중돼 있다.

 

여기서 간과해서 안되는 것은 콘텐츠 판매 비중보다는 단순 가공 판매인가, 부가가치를 창출한 판매인가의 여부이다.

 

방송사 사이트들이 자체 생산하는 ‘NG 동영상’ ‘하나 더 TV’, ‘촬영장 스케치’, ‘드라마 리포트’ 류는 TV 방송에서는 볼 수 없는 콘텐츠로 인기가 높다. 이처럼 웹 특성을 활용, 쌍방향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등 자체적인 부가 서비스 개발이 절대적인 과제이다.

 

인기 드라마의 경우, 출연진과 제작진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동영상 정보도 ‘미리보기’, ‘다시보기’, ‘골라보는 테마 영상’, ‘인물별 VOD’, ‘스페셜 VOD’로 세분화하는 경향이다. 또 드라마에 나온 공간, 장소, 음악, 인물 등 부가 정보를 제공하고 관련된 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 이용자들과의 쌍방향 소통도 콘텐츠 비즈니스의 주요한 마케팅 요소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커뮤니티를 활용한 수익사업도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부가가치 조건들을 웹 사이트에 만들어 놓고 모바일 등 다른 플랫폼으로 제공하려는 전략이 일반적인 비즈니스 흐름이다.

 

                      <방송사 사이트의 콘텐츠 마케팅 흐름>

 

그러나 지상파 방송 시청률 등 특정 프로그램의 인기에 따라 편중된 콘텐츠 소비 패턴 경향이 있고, 오락성 콘텐츠 수요층이 대다수라는 점 등은 콘텐츠 비즈니스 구조로 볼 때 안정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진입장벽이 낮아진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시장을 고려할 때 곧 극심한 경쟁에 시달릴 것이기 때문이다.

 

또 지상파 방송 사이트들은 콘텐츠 종류별, 공급기간별로 다양한 요금제를 갖추고 있지만, 스폰서십 등 탄력적인 요금제를 더욱 확충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20대 위주의 사이트 네비게이션으로 다른 이용자 층의 접근에 한계도 있다. 세대, 지역, 취미 등 타깃화한 콘텐츠 서비스가 필요한 대목이다.

 

더욱이 지상파 3사 사이트의 커뮤니티 기반이 충실도 면에서 견실하지 못한 것은 흠이다. 각 사 별로 회원 수는 1천만명이 넘는 등 규모가 크지만 경쟁사와 중복되는 회원이 많다. 이에 따라 자체 커뮤니티의 활성화가 떨어진다. 드라마 주인공 아바타 판매도 자연히 주목받지 못했다. 

 

지상파 3사 사이트의 커뮤니티 기반이 드라마, 오락 프로그램 콘텐츠 별로 쪼개져 회원 응집력이 약한 것은 재고해야 할 사안이다. 차별화된 킬러 콘텐츠의 개발에 대해서 눈을 돌려야 할 시점이 됐다. 현재 장기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부재 속에 오락 콘텐츠의 편중과 심화를 극복할 재료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뉴스 서비스가 다른 부가 콘텐츠 서비스에 비해 축소돼 있다. ‘언론’이라기보다는 콘텐츠 포털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어 포털 등 다른 경쟁 사이트와 뚜렷한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 콘텐츠 비즈니스의 확대 국면 속에서 저널리즘 서비스 구조 및 사이트의 정체성을 재정립해야 할 것이다.

 

한편, 한류 붐에 따라 해외 시장 공략도 부상하는 영역이다. KBS인터넷의 NTT 도코모 방송 콘텐츠 제공, SBSi의 드라마 콘텐츠 해외 판매 추진 등은 해외유통 시장 개척 사례로 평가된다. 그러나 일본 및 동남아 시장에 제한돼 있고 아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전문인력 양성 등 보다 치밀한 접근이 요구되는 분야이다.

 

특히 디지털 콘텐츠 유료 서비스 사업은 영화, 애니메이션, TV드라마 등 멀티 미디어 콘텐츠의 수요층이 강한 만큼 커뮤니티와 지식정보가 앞선 포털 사이트 등의 진입도 거센 편이다. 상대적으로 검색 기반 및 쌍방향 서비스는 부족하고 콘텐츠 전략이 제한적이어서 포털 등 대기업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풀어야 할 문제도 산적하다. 우선 정부 부처간의 정책 및 심의기준이 통일화되어 있지 않는 등 콘텐츠 유통의 난맥상에 대해 업계가 공동으로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 온라인 유통 부문에 대한 객관적인 저작권 정의와 이를 반영할 표준 계약서 등 행정 절차를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또 앞으로 대기업과 이동통신사업자, 포털사들의 콘텐츠 확보 및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지상파 방송사 사이트의 비즈니스 모델은 장기적인 틀이 요구된다. 현재의 단순한 콘텐츠 유통 판매 중심에서 벗어나 유관 미디어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폭넓은 마케팅이 요구된다.

 

또 디지털 콘텐츠의 특성상 인터액티브(interactive)성과 이용자 참여 콘텐츠(User Created Contents) 구축도 관건이다. 국내외 미디어들의 콘텐츠가 대부분 복합화, 지능화, 입체화 추세에 놓여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제 시장은 양방향적인 플랫폼과 콘텐츠가 핵심 비즈니스로 정의됐다.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지상파 방송사라는 기득권은 언제든 이 될 수 있다. 결국 지상파 방송사 사이트의 과제는 결국 독보적이고 창의적 콘텐츠를 위한 합리적 준비로 모아진다.

 

한국경제 미디어연구소 최진순 기자 soon69@paran.com

 

 

     < 표 : 각 방송사 사이트의 주요 매출 비중 및 현황. 출처 : 공시 자료(2005년 반기)>

 

출처 : KBS인터넷(www.kbsi.co.kr) 사보 제7호 2005.12.29. 

덧글 : 이 기고문은 12월12일경 보내졌는데, 최근 지상파방송사 사이트들의 경영실적이 VOD다시보기, 모바일 콘텐츠 판매 등에 힘입어 크게 좋아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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