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Online_journalism

"일본언론 상생과 신뢰로 위기 건너"

by 수레바퀴 2005. 11. 30.

 

일본언론, 상생과 신뢰로 위기극복
[ 최진순 한국경제 미디어연구소 기자 / ]

 

일본 신문은 신문산업의 위기를 어떻게 풀어가고 있을까?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5박6일 동안 한국언론재단 후원으로 둘러본 일본언론에서는 ‘상생’과 ‘신뢰’란 해법이 나왔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활자문화에 대한 애착이 커 극심한 독자이탈은 없지만, 최근 젊은 층의 탈신문 경향이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개별사 단위에서 아웃소싱 및 신기술 도입이 추진되고, 독자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공동 전략도 이뤄지고 있다.

지방지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된 야마나시니치니치신문(山梨日日新聞)의 경우, CTP(Computer to Plate)로 신문제작 공정을 효율화하는 한편 인쇄, 광고, 문화센터 등을 아웃소싱함으로써 경영수지 개선에 돌파구를 마련했다. 흑자경영으로 일본 신문업계에 주목을 받는 나가노 현의 시나노마이니치신문(信濃日新聞)은 신문제작과 동시에 기사를 인터넷, 모바일 등으로 전송하는 ‘코스모스III’로 원 소스 멀티 유즈 시스템을 갖춰 다음 시대에 대비했다.

일본신문은 특히 젊은 세대를 겨냥한 콘텐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요일별로 취학아동과 청소년, 20대를 위한 면을 구성하거나 아예 별도의 무료 매체를 발간하고 있다.

인터넷과 신문을 넘나드는 크로스미디어 전략으로 독보적인 크리에이티브 광고를 보여온 아사히 신문(朝日新聞)은 독자관리(CRM)인 ‘ASPARA’를 통해 올 연말께는 60대를 위한 정보지를 내놓는다. 1천만 부를 발행하는 요미우리신문은 미래 독자인 어린이를 위해 월 1회 구독가정에 직접 배포하는 정보지를 발행하고, 계열관계에 있는 TV 등 이종매체들간 정례적인 협의를 통해 콘텐츠 교류에 나서고 있다.

반면 지역신문들은 지역민과 밀착하기 위한 지면구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종전에 광고로 운영되던 부음난을 기사로 제공하는가 하면, 신문 배달원들이 독거 노인의 가정방문시 안부를 확인하는 서비스도 정착되고 있다.

이처럼 일본의 종이신문이 독자적인 전략을 일관되게 수행할 수 있는 것은 도심과 지역에 공동 판매점 등을 운영하는 등 39개 회사가 참여한 신문유통공동협약과 같은 산업 공동체 간의 공생이 있기 때문이다. 연간 예산이 20억 엔을 웃도는 일본신문협회도 든든한 후원자가 되고 있다. 신문과 친숙한 문화조성을 위해 “Read Me. 신문을 읽어달라“ 등의 슬로건을 내세우며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다. 1996년부터는 학교로 직접 신문을 공급하면서 신문 활용 교육(NIE)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또 일본신문협회는 올해로 18회째 신문제작기술전(JANPS)을 열고 있다. 출품업체가 50개를 넘어선 이번 기술전은 뉴스ML 등 신문유통과 기사 및 화상 집배신 분야의 첨단화를 확인하는 장을 마련했다. 그러나 인터넷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팽배하다. 한 일본신문 관계자는 “뉴미디어의 영향력은 높지만, 포털에 기사를 헐값으로 제공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면서, “기사의 수준을 높여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마케팅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한국언론은 뉴미디어 대응을 중심으로 분투하고 있다. 반면, 일본신문은 ‘상생’과 ‘신뢰’라는 토대 위에서 시장을 살리기 위한 신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위기의 계절을 건너는 한국언론이 배워야 할 대목이다.

출처 : 기자협회보 2005.11.3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