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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_journalism

"신문사닷컴 장기적 안목 갖춰야"

by 수레바퀴 2005. 11. 28.



디지털 뉴스 콘텐츠 시장, 좁게는 신문사닷컴의 미래는 밝지 않다. 유통과 영향력의 측면에서 포털에 압도당하고 있는 현실에서 비즈니스의 문제도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고 할만하다.

한 마디로 시계제로 상태의 신문사닷컴이다. 물론 업계 내의 빈익빈부익부가 온라인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러나 되는 곳은 1~2개 정도다. 이곳도 내용적으로 보면 수익구조가 저널리즘에 기반하고 있다기보다는 오프라인 사업에 의존하는 기형적인 것이 많다.

조선닷컴은 오프라인 전광판 광고 수입이 상대적으로 절대적이다. 최근 미디어사업본부를 분사키로 한 한겨레플러스도 초록마을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명성을 얻었다. 다시 말해 신문사닷컴이 콘텐츠로 수지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업에 매달리는 것이다.

사실 일부사는 콘텐츠 판로 개척에 적극적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동영상 뉴스도 만들고 기자들에게 멀티플레이어를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은 시계제로다. 이 시장은 물량과 차별화가 아니면 결코 수익을 얻을 수 없는데, 신문사닷컴의 자본력으로는 지속적인 동인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서 또 근본적인 문제도 제시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랭귀지(language) 다시말해 언어의 문제를 꼽을 수 있다. 한국 뉴스 콘텐츠 시장이 조기에, 의도한대로 확장될 수 없는 것은 영어처럼 글로벌 랭귀지가 아닌 한계가 있다. 한 신문사닷컴의 영어판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콘텐츠지만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은 그다지 유의미하다고 볼 수 없다.

둘째, 인구학적으로 뉴스 콘텐츠 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고, 소비 패턴이라는 관점에서도 부정적이다. 우선 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다는 것은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물론 인프라도 좋고, 인터넷 인구가 3천만을 넘는 것은 주지하는 바이다. 그러나 3천만의 인구가 뉴스 소비에 긍정적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규모인가 하면 그렇지 않다.

특히 이들이 뉴스 소비를 건강하게 하고 있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이와 관련 네이버 뉴스팀의 한 관계자는 "국내 뉴스 소비자들은 휘발성 소비를 하고 있다"고 잘라 말한다. 유료화에 저항하는 반발력이 크다. 소비자들을 설득하는 것이 아주 어렵다.

셋째, 신문-방송 겸영이 안되고 있는 것은 두 가지 숙제를 남긴다. 하나는 콘텐츠의 질이다. 숭실대 김사승 교수처럼 "콘텐츠의 질에 대한 연구가 없다. 개념도 불명확하다"면서 '유보적'인 입장을 피력하지만, 교차소유가 가능한 미국 등에서 보여주고 있는 하이브리드 뉴스 등 콘텐츠 퀄리티가 근본적으로 담보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콘텐츠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자본투하에 있어 축적되는 자본력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즉, 활발한 M&A 등으로 시장내 자본규모가 확대되지 않음으로써 늘 비정기적이고 불안한 자본공급이 이뤄진다는 한계를 갖는다. 현재 국내는 방통융합에 대해 업계간 공방이 치열하고, 방송의 신문소유-신문의 방송소유가 정치적으로 규제되고 있는 등 뉴스 콘텐츠의 발전을 위해 풀어야 할 일이 산적하다.

한 신문사닷컴 관계자는 "이런 기조로 나아간다면 내년엔 일부 닷컴사가 문을 닫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말을 뱉었다. 그는 "경영적 관점에서 보면 닷컴사는 온라인광고대행사로 한정하고 서비스 영역은 본지로 갖고 들어가서 오프라인 기자들이 대체하거나 전담인력을 줄이는 등 효율화, 최적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최근 유비쿼터스 통합룸을 실현한 CBSi의 노컷뉴스팀의 솔루션에 대한 종이신문사들의 관심이 높은 것도 새로운 시도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을 갖게 한다. 이와 관련 '노컷뉴스'의 한 관계자는 "금명간 두 개 중앙 일간지와 구체적인 협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야흐로 새로운 시도가 요구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종이신문의 철지난 투자와 의욕이 신문사닷컴에겐 또다른 골칫거리로 대두하고 있다. 최근 한 신문사가 스포츠지를 창간한 데 대해 해당 신문사의 닷컴 관계자는 "판로가 없어서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유일무이한 뉴스 콘텐츠의 유통시장인 포털사의 경우 50~80개 언론사 콘텐츠를 수집하고 있지만 이중에 유의미한 지불을 하지 않는, 다시 말해 무료로 콘텐츠 공급계약을 맺은 언론사도 많게는 40%에 이른다. 이 정도로 이미 시장은 연예 오락 스포츠 뉴스콘텐츠가 포화상태다.

현재 연예, IT, 경제,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뉴스(정보) 콘텐츠를 다루는 인터넷신문 및 기업들이 쏟아지고 있고, 지식대중 또는 프리랜서(그룹) 그리고 이들을 네트워크하는 변형된 뉴스 공급자들이 확되고 있는 상태에서 혁신이 아닌 '모방'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

다시 말해 스포츠지의 경우 자본력이 있다면 연예 프로덕션을 만들거나 관련 시장에 적극 진입, 짝짓기를 하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종이신문-닷컴이 공존공생을 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것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부터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의미한다.

오프라인의 독과점 체제는 온라인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한 신문사닷컴이 오프라인 시장의 1위를 잡기 위해 천문학적인 투자를 했지만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구조공학적으로 틀이 잡힌 시장인 것이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종이신문이 해야 할 일은 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는 일이다.

거기서부터 해답이 나온다. 활용가능한 신문기업의 자원을 DB화하고, 독자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며, 콘텐츠의 변화를 주기 위한 나름대로의 전략 예컨대 통합룸을 만드는 것도 요구된다. 통합룸은 조직혁신, 구조조정을 의미하는 일이다.

일본은 대부분의 신문들이 아웃소싱을 적극 채택하고 있다. 또 독자들과 가까워지기 위한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남들이 다 하는 통합룸, 남들이 다 하는 동영상 뉴스, 남들이 다하는 블로그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 포털에 기사를 보내는 문제도 오래된 논란거리지만, 이젠 모방과 답습도 철폐돼야 한다.

단 1%의 독자와 '절대반지'와 같은 신뢰관계를 맺는 일. 이것은 종이신문에 있어 거대한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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