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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

용 대신 팬 클럽이 먼저 용트림

by 수레바퀴 2005. 9. 7.
노무현 대통령의 거듭된 연정 발언은 대권가도를 달리는 잠룡들에겐 먼 이야기다. 차기 대권주자들의 지지그룹인 팬 클럽이 전국화ㆍ차별화ㆍ온라인 네트워크 강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면서 ‘나 홀로 대권야망’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27일 고건 전 총리를 지지하는 팬 클럽인 ‘고건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우민회’(이하 우민회)는 두 번째 전국 총회 및 워크 샵을 열고, 고 전 총리의 아호인 우민(又民) 정신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등 봉사조직으로 거듭날 것임을 천명했다.

또 회원이 정치활동을 하거나 다른 대선주자를 비방하는 행위를 할 경우에는 제명조치를 하는 등 철저한 이미지 관리에 나섰다. 이와 관련 우민회 강희남 의장은 “박사모, 노사모 등 기존의 정치인 지지그룹처럼 정치활동을 하면서 전위대로 나설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민회가 ‘고건 대통령 만들기’ 사조직이 아니냐는 정치권의 시선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국에서 모여든 200여 회원들의 열기가 단순히 봉사조직으로 머물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고건·이명박 등 지지자 적극 움직임


우민회(www.gohkun.com)는 지난해 6월 온라인에서 둥지를 튼 이후 현재 홍보팀, 정책팀, IT관리팀 등 사이버 정당에 필적할만한 전국 조직에 2,0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등 조직규모나 활동 범위를 감안하면 외형상 신당의 전위조직 형태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우민회 전북지부 김진태 대표는 “모든 자격을 갖춘 고 전 총리에게 부족한 2%가 ‘조직’이다. 우리는 그것을 채우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고 전 총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게 되면 우민회는 언제든지 가용 가능한 정치자원이 될 수 있는 셈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숙명의 결전이 예고되는 이명박 서울시장의 팬 클럽도 기세가 대단하다. 지난 2월 출범한 이 시장의 공식 팬 클럽 사이트인 ‘명박사랑’(www.mblove.org)은 최근 대표 운영자 명의의 공지를 통해 미국에서 지지활동을 벌여 나갈 ‘미주 명박사랑’ 탄생을 전했다.

‘명박사랑’측은 이 공지문을 통해 “이제 큰 뜻을 위한 제2 도약의 기지개를 펼 때가 서서히 도래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한국의 통합 사이트 운영과 공동 후원회 결성 등에 총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10월1일 청계천 오픈 준공식을 전후로 향후 활동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 시장 지지그룹은 또 게시판 중심의 ‘신화를 창조하는 사람들’(www.shinhwa.org)과 이 시장의 동정을 알리는 미니 홈피인 ‘MB가족‘(www.cyworld.com/mbtious) 등을 통해 다양한 온라인 홍보 활동에 나서고 있다.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한나라당 박 대표의 팬 클럽의 움직임은 회원수가 4만여명에 이르는 ‘박사모’(www.parksamo.com)가 중심 축이다. 최근 박사모는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 모금과 친일 인명사전 논평 등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여론몰이를 하면서 박 대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007년 대선에서 ‘대박’을 터뜨리겠다“며 새 단장을 한 ‘박사모코리아‘(www.parksamokorea.com)도 지역모임 개설과 논객 모집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온라인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또 기존 박사모 운영방식을 비판하며 새로운 모색을 고민하는 ’희망21 박근혜와 함께‘(www.parksamos.com)도 세 불리기에 한창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현실 정치에 목소리를 내는 팬 클럽의 공세적 활동이 당 안팎의 분란을 자초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지난번 박사모 회원의 책임당원 가입과 관련 다른 대권후보 진영과의 미묘한 파열음을 시작으로, 얼마 전 박사모의 사이버 전사대 문건은 정치권에 여론조작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여권 팬클럽은 정중동 속 활로 모색


이에 비해 열린우리당 대권후보들의 팬 클럽은 정체된 분위기다.

보건복지부 김근태 장관 팬 클럽의 경우 2001년 결성된 ‘희망 GT클럽‘(www.gtclub.org)과 김 장관의 개인 홈페이지(www.gt21.or.kr)의 온라인 자원봉사단 ‘김근태 친구들’이 비교적 왕성하게 움직이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을 둘러싸고 주가가 오른 통일부 정동영 장관의 팬 클럽은 ‘정동영과 함께’(cafe.daum.net/DYNEWS)가 두드러진다. 하지만 김 장관 팬 클럽과 마찬가지로 외부 활동이나 현실 정치 개입은 삼가는 편이다.

정치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팬 클럽인 ‘강금실을 사랑하는 사람들’(cafe.daum.net/kangkumsil)은 회원수 6,000여명으로 여권 인사들의 팬 클럽 중에서는 독보적이다. 하지만 강 전 장관 개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중심으로 유대가 형성돼 정치적 영향력은 약한 상태다.

이처럼 여권 대권 주자군의 팬 클럽들은 대부분 가수면 상태에 빠져 있다. 지지 그룹간 친목 도모 등 순수 팬 클럽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 물론 이들도 제2의 노사모를 꿈꾸고 있지만 정치 웹진, 정당, 인터넷 신문 등으로 지지층의 활동 무대가 분산돼 있어 세 규합에 한계가 있다.

한 유력 대권 후보의 팬 클럽 관계자는 “정치변수가 워낙 많아 여야 정치인들의 팬 클럽이 적극적인 활동을 하기는 어려운 상태”라면서 “현행 선거법 98조(유사기관의 설치금지)는 선거 사조직을 금지하고 있어 ‘튀는’ 활동도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자발적인 팬 클럽으로 대선에 뛰어들어 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노사모’의 전설은 다시 울려 퍼질 수 있을까. 정치권의 조용한 주목 속에 어느덧 대권 잠룡들의 팬 클럽이 정치적 야망과 시련의 계곡으로 들어서고 있다.

최진순 한경미디어연구소 기자 soon69@paran.com

 

출처 : 주간한국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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