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출범 3년차에 한나라당 전략베이스인 여의도연구소가 작성한 보고서가 공개됐다. 이 보고서의 핵심은 젊은 층의 정치성향이 중도진보 경향이며, PK 등 지역기반의 아성이 와해되는 조짐도 지적됐다. 이 결과 한나라당 어떤 후보라도 250만표 격차로 차기대선에 패할 것이라는 경고와 혁신요청이 담겼다.

여의도연구소의 보고서는 여권 핵심의 장기집권 전략과 잇닿은 내용도 있다. 결국 보수 콘텐츠로는 승리할 수 없고, 새로운 혁신과 개혁조치가 나와줘야 한다는 부분이다. 이점에서 그간 열린우리당이 위기국면에서 보여준 무기력과 분열은 재정비돼야 한다. 집권세력의 개혁성에 의문부호가 남고, 집권가능성에 회의감이 점증되고 있어서이다.

지난해 대통령 탄핵 때까지 집권세력은 소수파로서 대통령 개인의 정면돌파에 절대적으로 의존했다. 그런데 17대 총선을 기점으로는 의회의 다수파로 올라서면서 국정운영의 배후가 탄탄해졌다. 하지만 이른바 4대 개혁입법 처리과정에서 나타난 우리당내 노선 갈등은 집권세력의 개혁 정체성에 심각한 우려를 갖게 했다.

무엇보다 의회 다수파임에도 사회의제를 효과적으로 주도하지 못한 채 보수파인 야당에 번번이 좌절했다. 또 최근 여러차례 불거진 인사 난맥상은 혁신 패러다임이라는 전향적 관점을 감안하더라도 지지자들의 불만을 누적시키고 있다. 지율스님 단식건만 해도 뒤늦은 ‘합의’를 이끌었지만, 녹색주의를 감싸지 못하는 전략적 오류를 남겼다.

이런 가운데 노대통령은 신자유주의에 기초한 실용주의와 경제올인을 추진, 지지층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우리당이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는 데 있다. 여의도연구소 보고서대로 현실정치가 전개될 것이라는 낙관적 태도도 팽배하다. 특히 당내 소장 개혁파들도 당권 경쟁이 본격화함에 따라 개혁입법조차 느슨한 관점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혁성' 하나로 집권에 성공한 정당이 자기 정체성을 점점 외면하면서 개혁 피로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또 '개혁' 그 자체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중도적 그룹도 늘고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당의 한계는 "시대는 우리 편이라고 착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우리당 구성원들의 '시대읽기'가 유효했던 시대는 이미 아니다. 현재 집권 핵심을 이루는 386과 486세대는 1960년대와 1980년대 사이를 관통한 민주화 세대들이다. 이들이 21세기 벽두를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지난한 민주화운동의 보상심리가 유권자 저변에 살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생기있는 유권자층은 그 시대에 대한 연민도, 관심도 없는 새로운 부류이다. 이들에게는 전혀 다른 심리적 보상과 흥미로운 관심사가 제시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난 시대를 마감하는 개혁조치들의 완결작업들은 그들이 식상감을 느끼기 전에 처리돼야 한다.

동시에 이것은 개혁에 목말라온 전통적인 지지층들을 감동시키는 부분과 연결되는 대목이다. 즉, 개혁조치를 조기에 마무리하고, 미래지향적 문화테마와 남북문제의 신아젠다를 선점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당은 곧 과반붕괴가 될 공산이 크다. 쫓기고 있는 것은 우리당이다. 자기성찰과 재각오를 다져야 할 책임이 있는 것도 우리당이다.

집권 3년차, 이제야말로 위기 다운 위기에 진입하는 것이다. 집권세력의 대오각성을 바탕으로 개혁완결과 뉴아젠다 제안의 원년이 돼야 한다.

2005.2.4.

출처 : 데일리서프 www.dailyseo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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