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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

노무현 정부는 왜 '조중동'과 싸우는가?

by 수레바퀴 2004. 10. 22.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집권세력과 긴 전투 중이다. 권력과 언론이 생긴 뒤로 이토록 유례없는 갈등을 빚은 적이 없었다. 김대중 정부 때에도 이들 신문권력과 미묘한 긴장관계가 자리잡긴 했지만, 첨예한 공방은 없었다.

심지어 김 전 대통령은 그를 용공으로 몰고 갔던 조선일보사 사주에게 1999년 금관문화훈장을 수여했다. 이는 1982년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한 이래 처음이었다.

사실 DJ와 조선-동아의 관계는 오랜 역사 속에서 생성된 복합적 변수들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와는 사뭇 다르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이해찬 국무총리 등 현재의 집권여당은 '조중동'의 보도행태와 맞물리면서 반감만 커져 왔다.

특히 노무현 지지자들은 지난 대통령 선거 투표일 아침 뿌려진 수백만부의 조선일보가 '이회창 기관지'였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 총리가 언급했듯이 노 대통령은 '조선일보'를 보지 않는다고 한다.

또 386 운동권 출신을 비롯, 집권여당의 대표적 정치인들은 조중동의 시장독과점을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는 정책을 입안하면서 조중동과 끊임없이 충돌해왔고, 현재 언론개혁입법을 눈앞에 두고 있다.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노무현 정부는 한국정치사에서 가장 좌파적인 집권세력으로 꼽히고 있다. 그리고 이들과 부딪히는 조선-동아 등은 국내 언론 중에서 가장 고집스런 수구냉전의 시각을 갖고 있다.

한국ABC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조선, 동아, 중앙에서 발송한 신문부수는 646만부에 달한다. 이들 신문의 구독자는 지난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받은 1144만 3297표의 절반을 상회한다. 또 지난 4.15총선에 열린우리당이 획득한 총득표수 814만표의 80%에 이른다.

그들의 영향력은 지금도 대단히 강력하다. 따라서 그들과 적당히 타협하는 것이 명백히 안전한 노무현 정부는 왜 한사코 싸움을 하려는 것인가? 이에 대해 노무현 지지자들은 일련의 개혁조치들이 '의회'가 아니라 '조중동' 때문에 와해되는 비이성적인 현실을 개혁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한때 유럽을 사회주의로 들끓게 했던 레닌의 묘비명엔 "미래의 사람들은 우리보다 훨씬 행복하게 살 것이다. 우리가 처했던 상황에서 불가피 할 수 밖에 없었던 모든 강렬한 일들은 결국 이해되고 변호될 것이다"라고 쓰여 있다.

노 대통령은 "경제회생보다 언론개혁이나 정치개혁에 치중해 갈등만 양산한다"는 수구냉전 언론의 빗발치는 화살을 받아 왔다. 양측이 서로의 관점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으면 갈등은 앞으로도 폭주할 수밖에 없다. 노 대통령은 이 갈등이 결국 "(앞으로 맞이하게 될 성숙된 사회에선) 이해되고 변호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 믿음을 지키는 일들이 타당하다면 모래알같은 노무현 호(號)의 지지자들은 탄핵반대 촛불집회 이후 다시 한번 장대한 힘이 되어야 할지 모른다.

 

2004.10.22.

출처 : 데일리서프라이즈

http://www.dailyseop.com/data/article/7000/0000006976.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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