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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_journalism

미디어 오늘 "편집국 24시 엿보는 ‘몰카’ 떴다"

by 수레바퀴 2004. 8. 24.

대한매일 편집국에 ‘몰카’(몰래카메라)가 떴다. 전화취재에 열중인 기자, 기사작성에 여념이 없는 기자, 마감 직전의 부장, 무언가 숙의를 하고 있는 남녀 기자의 모습 등이 몰카가 담아낸 편집국 풍경이다.

출입금지구역인 야근기자용 숙직실과 책으로 둘러싸인 성벽 같은 모 화백의 빈자리, 가을 어느날 바뀐 모기자의 흰색 와이셔츠, 물기 젖은 여기자의 머리칼이나 머리핀도 어김없이 몰카에 찍혔다. ‘부상당한 기자와 목발’이 올라오는가 하면 출근하는 주필의 모습, 토요일 오후의 기자, 모기자의 컴퓨터 화면, 회의를 알리는 국장의 ‘종’ 등 살아있는 편집국 24시를 엿볼 수 있다.

일하는 기자들의 다양한 모습과 편집국 구석구석을 전해주는 대한매일 몰카는 지난 2월부터 대한매일뉴스넷 기자커뮤니티를 통해 네티즌 독자에게 소개되고 있다. 일반인들이 궁금해하는 언론사 내부 모습이 사진을 통해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매체 인지도를 높이고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궁금해하는 독자들을 위해 몰카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했다는 대한매일뉴스넷 최진순 기획뉴스팀장은 처음 몰카를 찍으러 편집국에 갔을 때 기자들이 카메라를 피하던 모습을 잊지 못한다고. 취재하고 사진찍는 일에만 익숙한 기자들이 막상 자신이 취재를 당하니 당황할 수밖에. 몰카 초창기 사진을 보면 들통나지 않으려고 뒤에서 찍거나 몰래 찍다보니 카메라가 흔들려 선명도가 떨어지는 사진도 꽤 있다.

그러나 8개월여가 지난 현재 편집국에서 “쟤 좀 찍어라” “스타로 키워주라”는 주문이 나올 정도로 몰카에 익숙해진 분위기. 찍히기를 단호히 거부하던 데스크들도 이젠 ‘고분고분’ 하다. 특히 얼굴 찍히기를 싫어하던 여기자들의 반응도 많이 달라졌다.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편집국 잠입을 시도하던 최팀장은 “몰래 아슬아슬하게 찍다가 이젠 공개적으로 찍게 됐으니 몰카가 아니지 않은가요”라고 되묻는다. 대한매일 편집국의 한 기자는 “기자사회 문화가 좀 폐쇄적인 데가 있어 익숙치 않았다”며 “인터넷을 통해 신문제작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 같다”고 평가했다.

몰카의 비밀은 또 있다. “사실 비공개 화일이 더 그림이 좋아요”라는 최팀장은 나중에 몰카와 편집국 전경을 소개하는 메뉴를 만들면 그때 과감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2001.11.8.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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