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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탈포털' 화두..."신뢰와 상품 위기 풀어야 가능하다"

by 수레바퀴 2021. 12. 22.

<미디어오늘> 12월22일자 1면.

<미디어오늘> 12월22일자 톱기사에 '탈포털'이 재론됐다. 언론계서 '탈포털' 화두는 오래된 명제였지만 현실은 포털의 뉴스서비스정책과 연동돼 흘러오며 '불가한 것'으로 다듬어졌다. 네이버와 카카오(다음)가 뉴스서비스를 개편하면 여기에 대응하는 정도였고, '뉴스제휴평가위'조차 언론의 '포털종속'을 가중하는 지렛대가 됐다. 이러다보니 '얕게라도' 포털 뉴스와 영원히 연루되는 운명이라는 자조가 넘쳤다.

포털은 올들어 지식정보 콘텐츠의 구독생태계를 띄웠지만 평범한 관여에 그친 기성언론의 성적표는 나빴다. 공정 논란을 자초하며 정치사회적 압박에 밀린 포털은 알고리즘 뉴스편집을 접는 단계까지 왔다. 

지금까지 언론과 포털의 관계는 호혜적인 동시에 갈등적이었다. 포털이 뉴스를 구매하고 트래픽 기반의 광고를 나누는 방식은 언론에게는 손쉬운 비즈니스였다. 디지털 미디어 시장에서 언론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이뤄진 모델이었다. '헐값' 공방에 '상생'의 키워드도 나왔다. 그리고 상당한 시간이 지났고 일부 언론사는 이 모델을 벗어나는 카드를 매만지고 있다. 어떤 '탈출'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대체로 '구독'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그 조짐은 있다. 지난해 워싱턴포스트의 CMS를 들여와 구독 인프라를 다진 조선일보와 3~4년의 디지털 (혁신)투자와 조직(전환)정비로 주목받아온 중앙일보가 대표적이다. 조선일보는 5월 일정 기사 개수 이상을 보려면 회원가입을 해야 하는 '로그인월'을 도입했다. 

중앙일보는 8월 온라인 회원 확보에 시동을 걸고 12월 '상품'을 내세운 팀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한겨레는 전면적 후원모델을 진행 중이다. 한국경제는 포털에 전송을 하지 않는 뉴스 콘텐츠를 늘려왔다. 

아직은 한계의 장면이 뚜렷하다. 기존 인력과 업무내용으로 트렌드와 독자 기호에 맞는 콘텐츠 개발은 역부족이다. 또 종량제, 프리미엄 모델 등 '돈이 되는' 구독 비즈니스를 앞세울 수 있는 지도 회의적이다. B2B 기반의 기존 비즈니스는 탄탄하기 때문이다. '구독 서비스'로서 '독자 퍼스트'를 수렴하고 콘텐츠에 반영하는 인식과 문화가 가능한가는 의문부호다. 독자 데이터 수집과 이용행태 분석 등 '테크놀러지 덧셈'도 마찬가지다. 더 많은 투자와 열망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제는 '구독모델'을 가설이나 안타까움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작은 실천으로 다뤄지고 있다. 양대 포털사이트의 '구독모델'의 경험에서 얻은 씁쓸한 결론도 있다. 상품의 수준이다. 다수 언론사는 '뉴스레터'를 통해 기자와 독자 간 '관계' 즉, 커뮤니케이션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스타트업 중심의 구독모델 사례도 누적되고 있다. 독자의 지식정보 상품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는 만큼 철저한 집중과 선택이 요구된다.

언론과 포털 사이에 '저널리즘 경쟁'을 제대로 공유한 적이 없었다. 여러 차례 개편으로 '이용자 친화적인 뉴스'를 주문한 포털의 뉴스서비스도 '신속성(속보)' '선정성' '화제성'을 넘어서지 못했다. 구독모델 주변에서만 서성이는 언론 내부의 어정쩡한 태도가 보태졌다.

'탈포털'은 개인화 전문화 고급화 등 콘텐츠 차별화의 과제를 던진다. 더 나아가 저널리즘의 가치를 제고하는 근원의 성찰도 제기한다. 즉, '탈포털'의 관건은 언론의 자기경쟁력을 재정의하고 재설계하는 일이다. 특히 (저널리즘) 신뢰위기, 상품위기를 정면에서 풀어야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신뢰위기에 갇히면 유료화에 나설 수 없다고 하지만 신뢰위기를 해소해야 제대로 상품을 만들 수 있다. '탈포털'은 언론의 '신뢰'라는 최종의 경쟁력에 대한 사유다. 한국언론은 사회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가? 시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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