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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미디어뉴스/국내

조선일보, 인터넷 기사에 '잊혀질 권리' 반영

by 수레바퀴 2013. 1. 8.


조선일보는 취재원이 취재당시에는 응했지만 시간이 경과한 후 자신의 삶을 위해 해당 인터넷 기사를 내려달라고 하거나 삭제를 요청할 경우 일정한 내부협의 절차를 거쳐 이에 응하는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이는 발행시점부터 영속적인 생명력을 갖고 있는 디지털 뉴스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뉴스룸은 이제 뉴스를 생산하는 부서가 아니라 뉴스를 관리(care)하는 부서로 탈바꿈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최근 조선닷컴 등 인터넷에 실리는 뉴스(사진, 동영상)에서 취재원이 요청할 경우 관련 기록을 수정, 삭제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이른바 '취재원의 잊힐 권리(Right to be Forgotten)’로 과거 기사에 노출됐던 사람이 온라인에서 자신의 기사를 지워달라고 할 경우 그 프라이버시를 존중한다는 원칙이다.


‘2차 연평해전’에서 숨진 고(故) 한상국 중사의 부인 김아무개 씨가 지난해 연말 “조선닷컴 뉴스에 실린 사진과 동영상에서 나를 지워달라”고 요청한 것이 계기가 됐다.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는 삶 보다는 일반인으로 돌아가 편하게 살고 싶다"는 김씨의 바람을 조선일보가 수용한 것이다.


조선일보는 모두 16건의 기사에 실린 김씨의 얼굴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한 데 이어 기사 밑에 ‘알립니다’를 통해 "최근 김씨의 요청에 따라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다”고 독자들에게 그 이유를 설명했다. 또 김씨가 등장하는 동영상도 삭제했다. 


조선일보는 '잊혀질 권리'를 포함해 인터넷에 실린 기사를 수정·삭제할 경우 필요한 절차와 대응 요령을 가이드라인을 담아 공개했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우선 기사에 오보가 있을 땐 편집국 디지털뉴스부와 협의해 즉시 삭제, 정정하고 이를 요청한 사람에게 그 내용을 통지한다.


만약 기사의 오류를 즉시 확인하기 어려울 때는 담당 부서장, 디지털뉴스부장 등과 협의해 최장 30일간 온라인에서 임시차단 조치를 하도록 했다. 기사의 오류 여부가 판명되는대로 삭제, 정정 또는 차단 조치를 풀게 된다.


또 취재원이 잊힐 권리를 요청할 경우 디지털뉴스부장은 본사 고문변호사 및 편집국장 등과 협의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만약 최초 정보에 변경을 가할 경우에는 변경 이유도 최초 정보 아래에 명시하도록 했다.


특히 디지털뉴스부는 온라인 기사에 대한 삭제·수정 요청과 이에 따른 처리 결과를 모두 기록해 매월 편집국장에게 보고하는 등 전 과정을 체계화했다.


조선일보의 이같은 조치는 디지털 뉴스가 갖는 영속적인 생명력을 고려할 때 온라인저널리즘의 질적 수준 제고에 긍정적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다른 언론사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유럽연합은 '잊혀질 권리'를 처음으로 인정해 가이드라인으로 제정한 바 있다.


조선일보 경영기획실 관계자는 "해외에서 '잊혀질 권리'에 대한 논의가 진전되고 있음을 고려했다"면서 "무엇보다 독자의 의견이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판단한 부분에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가령 '행복한 가정'이란 기사를 썼는데 이 기사에 등장한 부부가 상당한 기간이 지난 뒤 '이혼'을 했고 한 당사자가 기사(사진)를 삭제, 정정해달라고 할 때에는 적정한 조치를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취재원의 `잊혀질 권리`를 수용하면서도 종이신문 DB 즉, PDF에는 사진을 바꾸지 않았다. 저작물의 기록성, 보존성은 유지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향후 비슷한 케이스에서도 지면(DB)은 건드리지 않고 온라인 뉴스를 중심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언론 보도물이 갖는 기본적인 기록성, 보존성은 지키기 위해 오프라인 출판물(PDF) 등의 정정은 최소화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우리가 틀렸다 즉, 오보일 경우에는 고민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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