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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_journalism

소셜 에디터 중요성 커지는 뉴스룸

by 수레바퀴 2010. 8. 18.

트위터발 SNS(Social Network Service,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부흥이 페이스북으로 화룡점정을 찍는 분위기다. 국내 트위터 이용인구는 100만명이 눈 앞이고 페이스북은 126만명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이용인구가 100만명이 넘으면 '유의미한(niche)' 시장을 형성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참고로 300만명과 1000만명 이상의 경우 각각 메이저 마켓, 문화(culture)를 이뤘다고들 한다).

단기간에 이용인구 100만명 시대를 연 국내 SNS는 점차 정치·사회적 영향력도 끌어올리고 있다. 선거, 4대강 등 국가현안을 비롯 생활상의 문제까지 SNS 이슈 생산 능력이 커지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업도 산업적 가능성으로 분주하다.

저널리즘 영역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언론사 웹 사이트에서 SNS를 통한 이용자 유입비중도 서서히 늘고 있다. 웹 사이트 전체 방문자수에서 유의미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1년 전에 비해 방문자수 폭증이 이어지고 있는 것 만큼은 분명한 추세이다.

웹 사이트 분석 서비스 랭키닷컴 자료에 따르면 조선닷컴의 경우 지난해 7월 페이스북을 통한 월 순방문자수(UV)가 3,224명이던 것에서 올해 7월엔 35,000명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트위터를 통한 유입도 비슷한 추이를 나타냈다. 3,132명에서 35,000명을 훌쩍 뛰어 넘었다. 무려 1,000%나 늘어난 것이다.

트위터도 비슷한 지표를 나타냈다. 조인스닷컴은 같은 기간 트위터를 통한 방문자 유입이 3,349명에서 26,937명으로 증가했다. 오마이뉴스는 1년 사이 트위터를 통한 방문자 유입이 4,385명에서 11,544명으로 늘었다. 한국경제신문은 1,645명에서 8.658명으로 급증했다. 최소 2배에서 최대 10배 가량 SNS 유입이 늘어난 셈이다.


<페이스북 기사 추천(Like)버튼처럼 소셜 플러그인(plug-in)을 설치하고 그에 대한 효과를 설명하는 영상. 언론사들은 독자의 참여도를 높여 트래픽 상승은 물론이고 SNS를 통해 뉴스룸(브랜드)의 확장이라는 선물을 받는다.>

이에 따라 주로 SNS에서 뉴스 전달을 위해 쓰는 URL 축약 서비스인 비트닷리(bit.ly)도 급부상했다. 조선닷컴은 올해 1월 비트닷리(bit.ly)를 타고 들어오는 방문자수가 2,619명이었으나 지난 7월말에는 26,937명이나 됐다. 한겨레신문은 지난해 12월말 기준 1,618명에서 7월말 21,646명에 이르렀다.

물론 언론사별로 SNS에 어느 정도 관심을 두느냐에 따라 유입자 비중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 여전히 국내 언론사의 SNS 이해도이다. 산업적 사회적 중요성을 인지하고는 있으나 뉴스와 결합하는 기술도입에 대한 적극성이 떨어지고 조직적 대응보다는 한 두 사람에게 맡겨두는 식이다.

SNS를 활용한 뉴스 생산도 대부분 '~카더라' 뉴스가 많다. 유명인이 페이스북에서, 트위터에서 무슨 말을 했다더라는 뉴스 정도로는 휘발효과 밖에 없다. 뉴스 트래픽에 목을 매고 있다 보니 휴머니즘이라고는 찾기 어려운 뉴스전달에만 치중돼 있다. 상호 대화하고 주제를 진전시켜가는 중재자-소셜 에디터(social editor. 혹은 소셜 미디어 에디터) 등장이 아쉽다.

소셜 에디터는 첫째, 독자 관계의 증진을 수행한다. 배려심, 포용성, 전문성을 갖추고 독자들의 문의에 응답하는 것은 기본적인 역할이다. 그는 다양한 주제 또는 친목을 위해서 독자들과 모임을 만들기도 한다. 정례적이면 더 좋다. 블로그보다 '결속력'이 강한 페이스북은 유용한 틀이다. 커뮤니티 구축을 위해서다.

소셜에디터는 SNS 이용자의 기호와 니즈를 파악하는 것을 비롯 단계별 전략을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뉴스룸의 모든 종사자들이 소셜에디터의 업무를 지원한다. 소셜에디터의 업무가 뉴스룸의 경쟁력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둘째, 저널리즘의 가치를 높인다. 특정 이슈나 지역에 대한 리스트를 만들고 이들과 협업모델을 기획한다. ABC 뉴스가 트위터를 활용해 라이브 서비스를 한 것이나 보스톤글로브가 지역 NGO와 협업해 취재물을 만든 것은 대표적이다. 뉴스를 선별하고 재구성하는 창조적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다.

셋째,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나선다. 신속한 정보제공과 실시간 소통으로 매체 선호도를 개선한다.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는 포스퀘어 통해 위치정보를 제공한 이용자에게 무료 뉴스를 제공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SNS에서는 뉴스룸과 기자의 노력 여하에 따라 브랜드 우열이 역진될 수 있다.

넷째, SNS에서 수집된 독자 정보-활동패턴에 기초해 비즈니스를 모색한다. 언론사의 유료 어플리케이션을 정해진 시간내에 할인(무료제공) 이벤트도 진행할 수 있다. 자사가 출간한 단행본 공동구매(상거래)나 외부행사 할인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소셜 커머스'가 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소셜 에디터는 20세기 언론사의 판매국, 독자서비스국, 편집국, 출판국 등의 일을 공간만 온라인으로 했을 뿐 모두 담당하는 만능 재주꾼이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소셜 에디터의 확보 유무가 언론사 뉴스룸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모든 언론사가 소셜 에디터를 도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소셜 에디터는 저널리즘, 테크놀러지, 온라인 문화에 해박한 베테랑 기자가 맡게 되므로 전체 뉴스룸의 조건을 감안해야 한다. 웹 사이트 방문자수나 SNS 인프라는 좋지 않은데 무조건 핵심역량을 투입해선 안된다.

또 소셜 에디터에게 적정 권한을 미리 설정해줘야 한다. SNS 이용자들과 소통하다보면 오버 액션을 할 수 있다. 안팎의 취재 정보를 미리 공개하거나 밝히지 말아야 할 내용을 누설할 수 있다. 즉, 내부 뉴스룸의 절차에 앞서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소셜 에디터의 가이드라인은 일반적 기자윤리강령보다 더 구체적으로 정립돼야 한다.

소셜 에디터의 역할이 막중한 만큼 비편집국의 협력도 필요하다. 소셜 에디터가 요청하는 자료나 협력사항에 대해 적극 도와줘야 한다. 이때 비편집국 종사자들도 온라인 이해도가 평균 이상으로 확보돼 있어야 한다. 또 온라인 뉴스룸과의 연계는 필수적이다. 특히 웹 프로그래머나 디자이너는 근거리에서 소통해야 한다.

이렇게 뉴스룸내 소셜 에디터의 위상이 주목받는 것은 뉴스 유통과 재확대에 있어 SNS 이용자들의 힘이 점점 커지고 있어서다. SNS 이용자를-다양한 계층, 지역, 기호를-충족할 수 있는 뉴스룸의 유연성은 더욱 중요하다. 일방적으로 논조를 고집하기보다는 SNS와 융화하는 개방적인 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인터넷 본격 도입 이후 뉴스룸 기자상(像)은 극심한 변화를 거쳤다. 문장을 잘 쓰는 작가(writer)적 감수성이 지배한 20세기 뉴스룸에서 이미지, 영상을 아우르는 멀티플(multiple) 저널리스트가 지난 10년을 좌지우지해왔다.

그러나 SNS가 주도하는 미디어 생태계가 펼쳐지면서 테크놀러지 스킬 뿐만 아니라 SNS에서 인간 관계를 증진하는 커뮤니케이터(communicator)의 역할이 결정적인 시대가 됐다. 그동안 미디어 컨버전스를 거치면서 올드미디어는 조직, 자원의 혁신단계까지는 진입했다. 이제는 사람의 개조라는 근원적인 문제에 이르렀다.

SNS 이용자들은 스스로의 부족함을 보완해줄 열정적이고 진지한 언론사 소셜 에디터를 기다리고 있다. 언론사는 경이적일 만큼 역동적인 참여로 새로운 힘을 보태줄 SNS 이용자와 조우하길 염원한다. 둘 사이에 큰 이견은 없어 보인다. 온전한 소셜 에디터는 SNS와 올드미디어의 변곡점에 서 있다. 혁신은 거기서 출발한다.

덧글.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은 언론사 소셜미디어 전략과 관련된 기사를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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