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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캐스트 함정`에 빠진 언론사

by 수레바퀴 2009. 10. 23.

미디어오늘 10월21일자. 뉴스캐스트의 개선도 필요하지만 언론사 뉴스룸의 혁신도 절실한 시점이다.


미디어 비평지
'미디어오늘'에서 뉴스캐스트 관련 질문을 이메일로 보내왔다. 다음은 질문에 답한 내용이다.

Q. 뉴스캐스트 평가
 
A. 네이버 메인화면 노출에 따른 뉴스 트래픽으로 '광고매출'을 올린 언론사들에게 성찰을 촉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이용자들도 언론사와 뉴스를 선별하는 능동적 소비보다는 낚시제목에 유인당하는 수동적 소비가 많을 수밖에 없다.

적어도 언론사가 편집하는 뉴스캐스트는 대부분 연예뉴스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온라인 저널리즘의 왜곡과 파행을 조장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과거보다 더 안정적으로
시장내 영향력을 드라마틱하게 이끌고 있다.  
 
Q. 뉴스캐스트 기본형 확대에 대해선?
 
A. 기본형 언론사가 늘게 되면 노출 빈도가 줄어들고 매출이나 트래픽의 감소로 이어진다. 기존 기본형 언론사들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반면 뉴스캐스트 진입 외에는 딱히 매출기반이 보이지 않는 국내 신문사(인터넷매체 포함)들은 네이버에게 목을 매다는 형국이다. 네이버는 중간에서 힘들다고 하지만 동시에 이것은 '즐거운' 고민 아닌가.
 
기본형 확대를 통해 네이버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언론사들을 줄세우며 시장내 (사회적) 역할은 커지고 뉴스 서비스 경쟁력은 올라간다. 반면 기본형에 참여하는 전체 언론사는 트래픽의 하향 평준화로 득이 없을 뿐 아니라 과잉의 옐로우저널리즘 경쟁으로 결국 독자의 신뢰를 잃어 갈 것이다.
 
Q. 주요 언론사 실무자의 뉴스캐스트 관련 인터뷰한 소감은?

A. 실무자들은 뉴스캐스트 10개월여간 부담감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트래픽이 늘면서 때아닌 언론사 순위 경쟁이 치열해져 윗선의 압박으로 시달렸다. 내부여건 때문에 손쉬운 연예뉴스 양산이나 제목장사에 의존해 사회적인 비판을 받기 일쑤였다.
 
언론사의 정체성을 십분 살릴 수 있는 전문화, 차별화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내부의 선택과 집중이 뒷받침되지 않아 한계 또한 명백했다. 즉, 실무자들은 독자적인 웹 서비스 경쟁력 확보의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뉴스룸 스태프들과의 인식차이로 적잖은 고민이 많았다.
 
내부에서 해답을 찾기 어려워지자 뉴스캐스트 이해득실을 떠나 기본형 언론사 확대 방침엔 우려 목소리가 팽배했다. 아웃링크 방식에는 공감하지만 시장교란이 명백하다는 것이다. 서비스 파행은 불을 보듯 뻔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인데도 언론사 갯수 늘리기만 한다는 것이다.
 
규모와 형편에서 나은 언론사들은 그나마 자사 웹 사이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으나 그렇지 못한 언론사들은 아직도 연예속보 생산에 그치고 있는 등 온라인저널리즘 수준의 양극화가 심화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번에 참여하고 있는 지역신문 등 군소 매체들은 네이버의 조치를 환영하고 나서 네이버를 둘러싼 언론사간 미묘한 갈등도 점쳐진다.
 
결국 뉴스캐스트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또 인터넷 뉴스 유통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온라인 저널리즘을 어떤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인가 등 업계 전체, 그리고 개별 언론사 뉴스룸 내부에 만만치 않은 과제가 다시 돌출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네이버와 언론사가 공조해야 할 일도 있고, 언론사 내부에서 풀어야 할 일도 있다. 또 언론사들이 연대해서 전개할 부분도 있다. 예를 들면 뉴스캐스트 운영주체인 네이버가 기존 제휴평가위나 옴부즈만위(이달말 신설)의 실효적인 활동을 담보할 수 있도록 하는 이해 관계자들의 중지를 모으는 일도 시급하다.
 
Q. 뉴스캐스트, 온라인뉴스룸 고민
 
A. 뉴스캐스트를 통한 이용자들의 뉴스 소비 관련 데이터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과거 NHN 최휘영 대표는 서비스 관련 사항을 학술연구 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오픈하겠다고 한 바 있다. 인터넷 뉴스 유통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네이버가 자사 서비스의 흐름과 내용을 좀더 공개적으로 제시하고 업계의 대응방향에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공개 부담도 있겠지만 적정 수준을 찾는다면 꽤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뉴스캐스트가 이용자들의 뉴스 선택을 다양하게 유인하고 있는지 언론사들의 어떤 뉴스가 반응을 불러모았는지도 파악할 수 있게 된다면 유익할 것이다.
 
뉴스캐스트 개선방안에 대해 언론사 실무자들이 여러 생각들을 하고 있다. 뉴스룸 관계자들과 네이버 실무자간에 자주 만나서 보완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시장과열을 초래해 네이버 줄세우기, 연예뉴스 포화라는 부작용이 개선되지 않는다.  
 
언론사 온라인 뉴스룸에 역량이 우수한 기자들을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인터넷 뉴스는 속보나 연예, 스포츠 등 연성뉴스의 양산과 같은 양적이고 제한적인 성격을 탈피해야 한다. 상품성을 갖는 전문적이고 특화된 정보로서의 가치가 중요하다. 또 똑같은 정보를 제공하더라도 제대로 가공해서 전달하는 스토리텔링도 요구된다.
 
양의 경쟁에서 질의 경쟁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러자면 인력 재배치, 획기적인 조직혁신은 불가피하다. 네이버나 주요 포털사이트를 매개로 한 속보경쟁, 연예뉴스는 생명력이 짧고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없다. 포털 중심의 뉴스 유통 구조, 포털 경유의 서비스 포지셔닝에서 일정하게 벗어나야 한다. 앞으로는 충성도가 있는 이용자와 스타성을 갖는 기자간의 일대일 다대다 소통의 서비스가 언론사의 품격과 비전을 담보한다.
 
끝으로 뉴스캐스트가 원래부터 목표했던 것도 수준 높은 온라인 저널리즘의 신천지를 보여주려고 한 것이다. 이용자의 다양한 뉴스 선택권, 언론사의 수준 있는 뉴스와 편집을 뉴스캐스트를 통해 제시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이용자와 시장 이해관계자 모두를 만족시키려면 적어도 현재의 뉴스캐스트 방식, 현재의 언론사 전략으로서는 안된다.
 
네이버가 그것을 인정할 때, 또 언론사가 네이버에게만 책임을 전가하지 않을 때 새로운 뉴스캐스트, 개선된 인터넷 뉴스 전략은 나올 수 있다.

어제 오늘 사이 네이버 뉴스캐스트 기본형으로 들어간 매체와 그렇지 않은 매체 관계자들을 통해 들은 내용을 종합하면 그 선정기준과 과정이 적절치 않다는 의문을 품기에 충분했다.

네이버 제휴평가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다는 뉴스캐스트 제휴사 선정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취재해서 포스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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