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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네이버 뉴스캐스트 냉정한 평가 필요

by 수레바퀴 2009. 7. 6.


네이버 뉴스캐스트가 시행 6개월을 넘겼다. 지난해말 주요 언론사와 뉴스 소비자들에게 공개된 이 새로운 포털 뉴스 유통방식은 적잖은 논란과 비평 지점들을 생성했다.

언론사들은 네이버에 집중되고 있는 뉴스 집중도를 낮추려고 했으나 결과적으로 뉴스캐스트는 네이버의 힘을 확인시켜주고 있는 대목이 가장 결정적인 이슈다.

또 포털 뉴스편집의 선정성, 편파성 시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던 네이버가 편집권한을 30여개 언론사로 넘기자 고스란히 그 문제는 언론사의 몫이 됐다.

언론사들이 트래픽 경쟁으로 서로 물고 뜯는 혈전으로 뉴스 서비스의 수준이 의문받는 상황에서 네이버는 시장 지배력에서 큰 변화없이 언론 위의 언론으로 군림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포털간 관계에 대한 비판적 시각 못지 않게 언론사 온라인뉴스룸의 혁신 필요성이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다.

저급한 속보경쟁 극복, 낚시질 기사제목 포기, 기자 및 뉴스룸의 소통문화 정착, 디지털스토리텔링 실험 등 포털 뉴스 유통 플랫폼을 둘러싼 언론사의 심기일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결론적으로 현재와 같은 뉴스캐스트 서비스는 무의미하다고 본다. 이것은 개방형을 가장한 네이버의 또다른 권력형 서비스다.

언론사들 역시 뉴스캐스트에 의해 들어오는 많은 뉴스 소비자들을 매료시키지 못한 채 즉자적인 대응에 몰입하면서 뉴스와 그 서비스는 뉴스캐스트 시행 이전에 비해 더 나빠졌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고 네이버의 뉴스편집권 독점 환경으로 돌아가자는 것은 아니다.
 
우선 언론사들은 이 지점에서 온라인 저널리즘의 경쟁력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그 결과를 통해 뉴스 콘텐츠 유통 및 서비스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을 해야 할 것이다.

또 뉴스캐스트를 통한 트래픽 쓰나미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인지 또 자사 웹 사이트의 경쟁력 개선의 계기가 되고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

그다음 네이버도 이 서비스가 뉴스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있는지-언론사 구독 등 선택적인 뉴스 소비가 얼마나 있는지- 그리고 포털뉴스 플랫폼을 더 기형적으로 고착화시키지는 않았는지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언론사나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사업자들이 웹 뉴스 유통의 발전적인 모델이 뉴스캐스트가 아니란 것에 동의한다면 이제 또다른 무대로 이행하는데 주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랜딩(landing) 페이지를 고수하는-또는 부분적인 개방이 이뤄진 포털 플랫폼에 대해 일부 언론사의 독자적 생존전략도 포함될 수 있고, 포털사업자 역시 모든 언론사 기사를 공급하는 형식이 아닌 선택적이고 제한적인 모델도 가능할 것이다.

이제 뉴스캐스트 실험은 끝이 났다. 뉴스캐스트가 온라인 뉴스의 질적 성장을 차단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언론사나 포털사업자나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양자간의 각성과 새로운 준비가 그 어느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자협회보 7월8일 수요일자


아래는 기자협회보 한 기자가 반년 동안의 네이버 뉴스캐스트 서비스 평가 질문에 대해 내가 간단히 답한 부분이다.

Q. 온라인 저널리즘에 있어 뉴스캐스트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A. 뉴스 유통의 중요성이 높은 온라인 저널리즘에서 많은 이용자들이 몰리는 플랫폼인 네이버 뉴스캐스트를 활용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 언론사가 이용자들의 반응과 뉴스 소비패턴을 직접 확인할 수 있고 둘째, 이를 통해 뉴스룸이 온라인 뉴스 생산방식과 내용을 점검할 수 있으며 셋째, 뉴스룸 안팎의 온라인 대응수준과 범위를 강화하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이밖에도 포털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기자나, 기획기사, 비즈니스 등의 영역에서 좀더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집니다. 예컨대 기자 블로그 글을 기사화하고 인터넷 전용뉴스를 생산한다거나 언론사가 집중하고 있는 아젠다를 알릴 수 있습니다.
 
늘어난 트래픽은 대부분의 신문사닷컴에 광고매출 증대라는 가시적 결실을 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할 것입니다.
 
Q. 반대로 한계와 단점이라고 한다면?

A. 가장 큰 문제는 트래픽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뉴스의 선정성이 심화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선정적 뉴스는 제목장사나 불필요한 연예기사의 남발로 나타납니다.
 
네이버가 독점하던 뉴스편집이 뉴스캐스트 시행 이후 언론사간 경쟁구조로 분산되면서 언론사들도 마음만 먹으면 이용자 모으기가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단시간에 수십만에서 수백만 이용자 클릭이 이어지는 것은 일반적인 흐름이 되고 있지만 이들을 붙들기 위해서 또다시 선정적인 이미지나 뉴스들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언론사가 이 플랫폼을 통해 유입되는 이용자들을 껴안기보다는 숫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매체의 정체성까지 져버리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용자들은 언론사 홈페이지에 머물지 않고 다시 포털사이트로 돌아가는 휘발성 소비를 하면서 전체적으로 방문자 수준이 하향화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뉴스캐스트가 언론사 이미지를 낮추는 것입니다.
 
반면, 네이버는 뉴스캐스트 이후 그간 포털 뉴스에 대한 정치사회적 비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뉴스캐스트를 통해 늘어나는 방문자와 광고매출 등 가시적 효과가 생기면서 모든 언론사들이 네이버에 줄을 서는 등 네이버 권력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네이버는 사용자위원회 등을 통해 언론사의 뉴스편집에 대한 관리감독을 빙자해 언론 위의 언론으로 군림하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Q. 실제로 전문가들은 뉴스캐스트 시행 이후 온라인 저널리즘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일단 많은 이용자들의 관심을 불러모을 수 있는 플랫폼이므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뉴스 전략을 고민하기보다는 즉자적이고 임시적인 속보 생산에 급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인터랙티브 뉴스 서비스 등 디지털스토리텔링에 의한 수준 높은 온라인 저널리즘이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 깊이 없는 잡식성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예컨대 비디오 등 멀티미디어 포맷 뉴스가 늘어나는가 하더니 대부분은 선정적인 사진, 제목, 기사들이 뉴스캐스트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정파적인 저널리즘, 황색 저널리즘이 뉴스캐스트로 더 확대되면서 과거 언론사들이 네이버 등 포털뉴스 편집에 대해 비판한 부분을 무색케하고 있습니다.
 
이용자들과의 소통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포털 뉴스댓글 못지 않게 언론사 뉴스에도 댓글이 늘어났지만 기자들은 독자반응에 관심이 없고, 뉴스룸에서도 조직적인 관리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Q. 뉴스캐스트 시행 이후 닷컴 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주로 어떤 고민들이 있습니까?
 
결론적으로 뉴스캐스트는 언론사 뉴스룸에서 온라인 뉴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습니다.
 
첫째,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뉴스룸에서도 뉴스 소비자들에 대해 눈을 뜨게 됐습니다. 물려드는 방문자들이 도대체 어떤 뉴스를 선호하고,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등 시장과 오디언스 환경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단 것을 인지하게 된 것이지요.
 
둘째, 더 좋은 온라인 뉴스를 생산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점검하게 되는 계기를 제공했습니다. 자체적인 속보 생산 강화, 이용자 니즈가 있는 온라인용 기사 기획, 영상 뉴스 확대, 커뮤니티 주력, 비즈니스 모델 연계 등이 그것입니다. 즉, 단지 뉴스생산이 아닌 유통-마케팅 등 뉴스 서비스 전반에 대한 고려가 대두된 것이지요.
 
셋째,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뉴스 유료화는 물론이고 온라인 시장에서의 언론사와 포털사업자간 경쟁구도에 대해서도 깊이 짚어보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포털에 집중되는 온라인 광고를 감안할 때 콘텐츠 유료화나 대포털 뉴스공급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언론사가 포털을 벗어나 독자적인 경쟁전략, 공동포털 등 언론사간 제휴모델 등 시장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측면에 대한 고심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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