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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치열한 비판의식 조련해야…대학생 기자상 심사평

by 수레바퀴 2007.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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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의 본령은 기자가 흔들림 없는 문제 의식을 갖고 정교한 짜임새로 다가서는 분투 속에서 오롯이 드러난다. 생생한 현장감은 물론이고 가슴이 후련할 정도의 통쾌함을 아낌없이 담은 기사는 저널리즘의 미래를 불밝히는 교과서나 다름없다.

<제2회 오마이뉴스 대학생 기자상>에 출품된 옥고들 역시 나무랄데 없는 도전정신과 패기가 한껏 느껴진다. 더구나 한 상 가득히 차려진 산해진미를 먼저 시식하는 것은 심사위원만의 특권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자, 좋은 기사를 제대로 가려내 기성 저널리즘의 무대에 완연히 새로운 동력을 전달할 의무와도 직결된다.

마지막까지 오른 대학생 기자들의 작품의 공통점은 한 가지의 주제를 놓고 생활상의 문제에서 지역 사회로 그 접점을 늘려 비평과 대안을 확대한 흔적들이 많았다. 연작을 거듭하면서 기사의 완결도도 끌어 올리려고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사들을 비평해야 하는 심판의 처지에서는 단지 노력했다는 것으로는 허전함이 일게 된다. 여러 개의 문을 여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정작 열어야 할 문을 열지 못했다면 그것은 기사가 아니다. 기사란 무릇 '나'와 세상에 대한 성찰이며 통박이요 혜안이기 때문이다.

크게 소리를 질렀으나 허공에 대고 울린 기사나, 기성의 수법을 흉내내는 데 그친 것들은 감동을 주지 못한다. 즉, 대학생만의 눈길이 필요하고 그것은 독창적인 접근이 요청된다. 더구나 치밀한 추적과 다듬기가 떨어지는 기사는 아무리 좋은 미사여구가 있더라도 귀감으로 삼기에 불충분하다.

기자가 되려고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 쉬운 <기자되기>에 젖어 있다. 멀티미디어도 수월하게 제작한다. 화려한 기교가 더 강조되는 스토리 텔러의 시대이다. 자연히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정리,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공정은 소홀해질 수 있다.

또 대학생 기자들은 대충 만든 기사가 인터넷을 메우는 시대와 동화해서는 안된다. 현실을 날카롭게 직시하는 가운데 이상을 추구하는 청년 저널리즘의 발굴이 필요하다. 이 과정은 치열한 비판의식의 기본기를 조련하는 데서부터 출발하게 될 것이다.

대학생 기자상에 응모한 기자들의 용기와 열정이 뜨거운 만큼 그 미래를 긍정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결코 과욕이 아닐 터이다. 이제부터가 진정한 기자 됨의 시작이므로.

덧글.

이 포스트는 <오마이뉴스>가 지난 10월29일부터 12월7일까지 6주간 진행한
'제2회 전국 대학생 기자상 공모전'의 최종 심사평입니다.

전국 55개 대학 138명의 학생들이 총 275건의 기사를 등록했습니다. 지난 해에 이어 2회째 심사위원을 맡은 저는 결선에 오른 대학생 기자들의 기사를 심사했습니다.


이번 대학생 기자상의 심사위원은 저를 비롯 <미디어오늘> 전 편집국장 백병규 님,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손석춘 원장, <오마이뉴스> 이한기 뉴스게릴라본부장 등이었습니다.

이번 시상식은 2008년 1월 11일 오후 4시 <오마이뉴스> 새 사무실(마포구 상암동 DMC 누리꿈스퀘어 18층)에서 열립니다.

한편, <오마이뉴스>는 올해 "모든 시민은 편집자다"라는 기치를 내건 웹2.0형 사이트 개편을 완료한 데 이어 경기도 강화에 시민기자학교인
<오마이스쿨>을 개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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