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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이 '상생' 적극성 띠어야"

포털사이트 2007. 9. 21. 15:16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어제(20일)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회장 지민호)가 주최한 '인터넷, 언론의 미래인가'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포털뉴스의 영향력에 걸맞는 규제장치 도입의 필요성과 언론사의 자성과 혁신을 중심으로 의견이 오고갔다.

언론연대 양문석 사무총장은 "뉴스편집 등 채널편성의 기능을 가진 포털은 언론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포털뉴스 편집이 특정집단의 이익을 대변할 위험성이 있다면 소유와 경영은 엄격히 분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간 포털규제 법안도입을 강조해온 인미협 변희재 정책위원장도 "검색서비스사업자법과 신문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할 것"이라는 종전의 의견을 강조했다.

나는 일본 포털뉴스 서비스와 언론간 관계에 대한 주제의 패널로 참석해 포털규제에 대한 의견 발표의 기회는 없었다. 이 부분에 대해 내 생각을 밝히면 다음과 같다. 아래의 내용은 토론회에서 발언한 것을 정리한 것이다.

각국의 언론산업과 전체 미디어 환경이 다른만큼 포털뉴스 나아가 포털서비스의 영향력과 성격도 다르다. 국내에서 포털뉴스 또는 포털서비스와 그 사업자의 문제가 이슈가 되는 것은 포털이 과도하게 인위적으로 뉴스편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인위성이 사전에 어떤 의도를 가졌느냐는 중요한 게 아니다. 시민단체들이 보기에 대자본이 또는 어떤 세력이 포털사업자를 인수했을 경우의 포털뉴스의 향방은 대단히 위험스러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포털뉴스의 문제점은 좀 더 정밀하고 거시적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전체 언론산업(뉴스 콘텐츠 저작권자)과 이용자를 고려해야 한다.

신문방송 겸영을 금지하고 있는 올드미디어 법체계가 앞으로도 유효하게 될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고, 이용자의 위상과 소통, 참여로 뉴스의 개방화가 촉진되고 있는 플랫폼을 감안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본 언론과 포털의 경우는 어떨까?

일본은 노령화 사회이고 활자매체를 선호하며 저작권을 보호하는 문화적 토양도 있다. 여기에 지역지의 특성이 뚜렷하고 개별 언론사의 디지털화에 대한 기초 인프라 투자가 탄탄한 편이다. 특히 언론산업 전체가 공동의 보조를 취하는 일관성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일본 지역지인 야마나시 니치니치 신문인데 이미 1989년에 SAN-NET라는 컴퓨터 시스템을 갖췄고, 그 이후 1억2천엔의 투자가 든 CTP(Computer To Plate)도 도입했다. 또다른 지역지인 시나노 마이니치 신문도 1979년에 전국 최초로 컴퓨터에 의한 편집제작시스템 도입했고 NewsML기반의 편집제작 시스템 코스모스III도 유관기업과 공동개발했다.

중앙지인 아사히 신문은 야후제팬 등 포털에는 기사를 공급하지 않는다. 그대신 구독자 DB를 적극 활용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독자클럽(asPare)을 개설해 연령대에 맞는 특화된 정보지를 배송하기도 한다.

이렇게 지역지와 중앙지를 가리지 않고 나름대로 자기만의 색깔을 찾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정리하면 첫째, 개별사 단위에서 아웃소싱에 적극적이고 신기술 도입을 전개하고 있다. 인쇄, 배포, 광고, 마케팅, 이벤트 등 그 분야는 다양하다.

둘째, 콘텐츠 및 마케팅의 크로스미디어 전략이 앞서 있다. 특히 광고 분야에서는 특별한 부서를 두고 크리에이티브 광고를 내놓게 해 광고주들로 하여금 신문광고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셋째, 독자들과 밀착하는 콘텐츠(광고로 운영하던 부음난을 기사형식으로 제공하고 무료로 전환)나 이채로운 신문배포(독거노인 가정방문시 안부 확인 서비스)를 전개한다.

넷째, 연간 20억엔에 달하는 예산을 운용하는 일본신문협회는 매년 신문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캠페인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신문제작기술전(JANPS)은 일본 신문산업의 디지털화를 촉진하는 장이 되고 있다.

일본 신문업계가 상생과 차별화로 활자매체를 존중하는 독자와 시장에 근접한 것과는 다르게 우리나라는 시장 내 매체의 과잉 뿐만 아니라 미디어 투자의 과잉까지 겹쳐 뾰족한 해법을 찾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한국 신문업계가 처한 현실 가운데에는 첫째, 시장 규모가 작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또 시장 자체도 기형적이다. 경제인구 2,300만명의 시장 내에서 전국지 10여개가 지역지 시장마저 장악하고 있다.

둘째, 인터넷 등 새로운 플랫폼이 정보전달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 기술과 네트워크 진화는 신문이라는 정보그릇을 너무나 빠른 속도로 낡고 허망하게 만들어버린 것이다.

셋째, 여기에 저작권 문화가 정착되지 않고 있다. 저작권은 법과 제도의 문제라기보다는 윤리와 양심의 영역에 속한다. 따라서 이것은 조기에 자리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공동의 노력이 수반돼야 하는 과제이다.

넷째, 포털뉴스로 소비가 집중되고 있다. 이 문제만 해도 심각한데 온라인 저널리즘에 대한 고민이나 투자가 지지부진하다. 새로운 플랫폼에서 올드미디어의 브랜드 파워가 급락하고 있다.

다섯째, 이를 만회하기 위한 업계의 공동대응도 답보상태다. 대부분의 유관단체가 친목단체 수준에 머물고 있고 산업을 장기적으로 전망하고 이에 필요한 조언과 전략을 제시해주는 기능을 못하고 있다.

이 결과 2006년 기준 6대포털이 인터넷뉴스 시장의 페이지뷰의 72.8%를 점유하는 기형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뉴스 서비스 전반에서 참여와 소통, 공유는 부족하고 뉴미디어 투자와 촉구는 점화하는 상반된 현실이 펼쳐지고 있다.

즉, 시장과 독자는 올드미디어인 신문 브랜드를 망각하고 있는데 껍데기 뿐인 상태로 비슷한 수준의 콘텐츠만 양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진정한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이때 개별사의 브랜드를 비롯해 '신문'이라는 브랜드도 제고할 업계 전체의 공동노력이 절실하다.

포털과의 관계 설정 역시 신문의 브랜드를 찾는 방향에서 따져봐야 할 것이다. 일본의 포털사이트와 신문업계의 관계는 한 마디로 독자성을 인정해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야후제팬에서 일간지 요미우리와 스포츠지 일부가 유료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은 유의할만하다. 언론사의 특질을 배려한 포털사업자와 함께 신문 스스로도 포털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의 전략 없이 벌크방식으로 뉴스를 제공한 우리나라와는 다른 현실이다.

이용자들의 뉴스 콘텐츠 이용을 보장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포털사이트를 활용하려는 언론사들의 온라인 광고 비즈니스(뉴스뱅크) 제의가 국내 포털에서는 아직 전면적으로 다뤄지지 못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자신들의 기득권만 챙기려는 속셈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물론 뉴스뱅크가 최상의 모델도 아니고, 이로 인한 문제점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포털사업자가 올드미디어와 상생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보완책도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언론사들도 자사 이익에 급급해 작은 시장에서 더 많은 것을 챙겨보려는 것이 얼마나 비현실적인 것인지를 깨달아야 할 것이다. 힘을 합쳐야 답이 나온다. 일본 신문업계도 지난해 말 교도통신과 지역신문을 중심으로 한 공동 뉴스포털 '47 뉴스'에 이어 아사히, 니혼게이자이, 요미우리 유력지가 제휴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비즈니스가 신문업계를 살리는 것은 아니다. 포털과 손을 잡는다고 해도 언론사가 내부 혁신을 등한히 한다면 변죽만 올리는 꼴이 될 수밖에 없다. 자원-기술-사람에 대한 투자가 더 이상 지체돼서는 안된다. 기자들 역시 발상의 전환과 적극적 참여를 해야 한다.

특히 포털이 언론이나 CP들과의 상생 못지 않게 이용자들과 공존하려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도 절실하다. 이용자 콘텐츠를 담는 공간으로서가 아니라 적정한 보상과 대우를 해주는 전향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결국 미디어라는 것은 이용자가 신뢰를 보낼 때 가치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포털규제와 관련 포털이 언론인가 아닌가는 전통적인 관점의 언론은 아니만큼 準언론이라고 보는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따라서 이를 신문법에서 거론하는 것은 옳지 않고 새로운 법으로 해야 한다고 본다.

무엇보다 그러한 체계(뉴미디어 관련법)가 마련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플랫폼에서 파생되는 뉴스 서비스의 문제점을 검토, 재정의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때 이 법은 시장과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도록 업계의 광범위한 이해가 전제로 다뤄져야 할 것이다.

한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1일 뉴스뱅크협의회와 MOU를 맺었다. 이에 앞서 네이트닷컴을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도 MOU를 맺었다.

덧글. 이미지는 최근 발매된 일본의 경제주간지 '주간 다이아몬드'의 표제. '신문몰락'이란 기획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에 대한 내용을 실은 '온라인미디어뉴스'에 따르면 일본 유력지 3개사가 공동 뉴스포털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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