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이 8월 28일부터 30일까지 평양에서 만난다.
청와대 백종천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과 김만복 국정원장,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8일 오전 청와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28일부터 30일까지 평양에서 열기로 5일 북측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되면서 대선정국으로 바람 잘 날 없는 정치권도 이해득실을 재며서 다양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범여권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이명박-박근혜 유력 대선주자는 '찬성한다'는 반응이다.
인터넷 공간에서도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 논의가 점화되고 있다. 일단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지만 신북풍으로 보는 정치적 해석도 적지 않다.
대선을 앞두고 임기를 불과 수개월 남긴 노무현 대통령이 굳이 평양에 가서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 건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 비판적 시각을 대변한다.
이때문인지 각 언론사 웹 사이트의 뉴스 편집에서도 약간의 차이가 나타난다. 조선 중앙 동아 등 대표적인 매체들은 웹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시각을 보이고 있다.
조선닷컴에서는 '뒷거래', '반한나라 공세', '우려', '전격' 등 부정적인 내용과 용어들이 두드러진다. 동아닷컴은 "또 평양, 김위원장 권위 훼손 우려 때문?"이라고 톱제목을 뽑았다.
반면 조인스닷컴은 오후 5시 현재 이명박, 박근혜 한나라당 대선주자의 입장에서 셈법을 톱으로 뽑았다.
한겨레신문의 웹 사이트는 관계개선 지지 등 남북정상회담 개최 자체의 의미와 평가를 다루는 데 많은 공간을 할애해 앞서의 매체들과 대비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관련 기사를 읽은 이용자 참여 서비스인 '댓글뉴스'에서 '조선일보 내일자 톱기사 제목 공모합니다'가 나와 이채롭다. 오후 5시 현재 이 댓글은 1,400회의 조회수를 기록해 여느 포털사이트 댓글 조회수를 압도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내일자 조선일보 톱기사를 예상하면서 "부시 불쾌, 미국과 사전조율없다", "막가파식 퍼주기 국민이 철저히 감시해야", "갈때까지 가는 노정권-이렇게까지 해야 했나"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를 제안한 '하이얀세상(sojin518)'은 "왜 정상회담이 이 시기인가? 무능한 대통령 끝까지 국민 뜻 외면, 국민의 합의없는 졸속 정상회담"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국내 최대부수와 영향력을 자랑하는 조선일보의 내일자 톱기사 제목을 이용자들이 예상하고 있는 이 풍경은 씁쓸함을 남긴다.
비록 논조를 달리하는 오마이뉴스 이용자들에 의해서지만 조선일보의 저널리즘에 대해 심중한 의문을 제기, 조롱하고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매체들이 일부의 지식대중과 반목하는 장면을 인터넷에서 목격할 수 있게 된 것은 매체를 선별하고 평가하는 합리적 척도를 갖게 돼서 다행한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신뢰도 높은 정보의 소통이 요구되는 온라인저널리즘이 여전히 선정성과 정치적 이념에 의해 훼손되고 있는 현실은 뉴스 소비자의 처지에서는 우울한 일일 수밖에 없다.
오늘날 뉴스는 단순한 정보 이상의 것을 필요로 한다. 그 플러스 알파에는 높은 수준의 분석력, 정보력은 물론이고 객관성과 공정성, 보편성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수준 높은 저널리즘을 맛볼 수 없는 뉴스 소비자들의 비극이 끝나기 위해서도 언론과 그 종사자인 기자들의 자성과 분발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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