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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포털뉴스 댓글 구조의 변화 필요"

by 수레바퀴 2007. 5. 18.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최영룡 부장판사)는 18일 김모씨가 허위사실이 퍼져 피해를 입었다며 4개 포털을 대상으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김 씨 사건은 지난 2005년 자살한 한 여성의 남자친구인 김 씨의 개인 정보가 기사 댓글이나 게시판 등을 통해 유포되면서 김씨에 대한 일방적 비방글이 유포된 데서 비롯했다.

재판부의 판결은 포털사이트의 서비스에 대해 댓글이나 게시판을 제공하는 포털측의 직접적인 관리 운영상의 책임을 물었다는 점에서 종전의 판결을 훨씬 뛰어 넘었다.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 공인서 사인(私人)의 문제까지 확대적용된 점도 주목된다.

특히 재판부는  "명예훼손 내용이 담긴 기사들을 적극적으로 특정 영역에 배치해 이용자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면 고의 또는 과실로 명예를 훼손했다고 할 수 있다"고 판결해 기사 제공자인 언론사 책임을 강조해온 포털측을 무색케 했다.

그간 포털사이트는 댓글 서비스의 문제가 있을 때도 모니터링(필터링 포함)과 신고제, 현격한 문제가 예상되는 기사의 경우 아예 댓글을 차단하는 등 적정한 대책을 펴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이같은 수준의 포털 대응에 대해 종지부를 찍을 가능성이 높다.

또 포털측의 기사 유통 행위가 갖는 사회적 책임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뉴스 서비스 전반의 재설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게 됐다. 아웃링크의 전면 도입이냐 아니면 관리 시스템의 강화냐를 갖고 심중한 논란이 예상된다.

이 경우에는 시장 파트너인 언론사와의 계약관계가 전반적으로 재조정되면서 포털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인터넷상의 디지털 뉴스 콘텐츠 유통시장의 붕괴도 우려된다.

물론 이번 판결은 아직 최종심의 결론은 아니고 포털측의 향후 대응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은 인터넷상의 커뮤니케이션 구조이다. 예를 들면 포털사이트의 댓글, 여론조사, 게시판 등의 소통장치들이 과연 포털측의 뉴스유통과 어떤 시너지를 내고 있는지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포털사이트의 댓글은 사실 뉴스유통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지 못하다. 그것은 배설의 도구로서 무난한 서비스 구조에 그치고 있다. 수십자, 수백자 내외의 간편한 댓글은 그것이 공론장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상업적 도구로만 설정돼 있음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더구나 기사 제공자인 언론사가 개입할 여지는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다. 댓글은 포털사이트의 사유물일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의 도구가 되고 있다. 저널리즘의 훼손의 요소로도 작동하고 있다. 댓글이 기사의 주소재가 되기도 하고 불분명한 정보의 온상으로서 자리매김되고 있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기사 댓글은 언론사로 환원시키는 것이 옳고, 기사를 제공한 기자와 뉴스조직이 이용자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소통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댓글 관리와 소통에는 많은 인력과 전문적 인프라가 요구되는만큼 이를 원치 않는 언론사가 있을 수 있다. 이럴 경우 해당 언론사의 기사댓글은 소통의 준비가 될 때까지 하지 않는 것이 정당하다.

일부에서는 포털사이트 기사 댓글은 다양한 계층의 여론을 들을 수 있는 공론장의 기능을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론장은 그 이슈(기사)에 대해 의미있는 결과물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담보될 경우 의미있는 것이다. 지금처럼 기사제공자인 뉴스조직과 기자가 배제된 가운데 포털사이트 내의 댓글은 어느모로보나 격이 떨어진다.

댓글을 없애느냐 두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댓글을 어떻게 하면 공론장의 기능으로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댓글 그 자체로서의 오락성, 재미의 가치도 있지만 기사 댓글은 이번 판결에서처럼 사인이나 또는 공인, 기관의 명예와 권리에 대해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는 구조에 방치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댓글은 기사 제공자인 언론사로 넘기거나 개별 기사들의 댓글을 아예 주제별 큰 토론 게시판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구조가 바뀌는 것이 댓글 서비스로 인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은 가치 실현에도 기여가 가능하다.

물론 언론사도 웹 사이트의 기사 댓글 관리를 포함 이용자와의 소통 구조가 취약한 것은 사실이다. 일부 언론사는 특정 정치인과 정당에 대한 인신공격성 댓글이 붙는 데도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 이번 기회에 단지 이 문제가 포털사이트의 책임에 국한될 것이 아니라 온라인 미디어 전반의 소통구조,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인식과 철학의 전환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제한적 실명제가 댓글이나 게시판 등 UCC 채널에서의 문제를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고, 포털사업자의 자율관리로 개선이 가능하다면서 이번 판결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포털사업자에 대한 최근의 규제장치 도입 논의와는 질적으로 다른 차원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포털사이트의 뉴스 서비스 또는 소통 구조는 콘텐츠의 유통을 완성하는 일부로서 머무는 사안이 아니라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는 물론이고 사회 담론의 형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도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커뮤니케이션의 내용적 혁신에 대해 미디어 업계가 진지한 자세로 다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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