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포털사이트

포털 불공정거래 행위 논란

by 수레바퀴 2007. 4. 3.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인터넷 포털사업자 압박이 거세지는 형국이다. 공정위는 지난 3월 초부터 콘텐츠 제공업체에 대한 시장지배력 남용행위, 가격 담합, 공정하지 못한 약관내용 등 포털업체의 불공정거래 조사대상을 정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가 포털사업자를 지목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실적 개선과 UCC 호재로 각광받던 인터넷 기업들의 성장 향배에 단기적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사실 포털사이트가 디지털 콘텐츠 유통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그간의 의혹을 해소하고 잘못된 관행이 있었다면 이를 개선하는 것은 당연하게 보인다.

일단 공정거래위원회가 포털의 불공정 거래 행위 여부를 조사하겠다는 방침은 포털사이트가 '시장지배적사업자'라는 전제에서 출발한 조치다. 시장지배적사업자는 시장지배력(market controlling power)을 가지고 있는 사업자로, 시장의 형태나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업자이다.

그런데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획정하기 위해서는 시장 점유율이 가장 흔한 판단 요소다. 시장점유율은 특정 시장에서 기업의 상대적인 매출성과를 의미하는데, 지난 2005년 포털 3사(네이버, 다음, 네이트)의 매출액 합계가 전체 포털업계의 87%에 이르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1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3개 이하 사업자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75% 이상이면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국내 검색서비스 점유율 77.2%(1월 코리안클릭 기준)의 네이버의 경우 상시적으로 조사를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포털사업자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상당수 콘텐츠 업체(CP)들이 한꺼번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점은 주목된다. 여기에 기성 매체도 가세해 대포털 십자포화를 날리고 있다. 한 기자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인 언론과 CP들의 피해의식과 마지막이라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포털사업자들은 공정위의 불공정거래 행위 조사 움직임이 일자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하기 위해선 시장획정이 전제돼야 하는데, 각 포털업체들이 최소 40여개가 넘는 서비스를 하고 있고 구글이나 야후처럼 외국 시장을 커버하는 경우도 있어 이를 획일적으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를 냈었다.

공정위는 전담팀을 통해 시장 획정 등 쟁점이 될 수 있는 사안들을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포털 측은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 소비자와 기업에게 계량할 수 없는 이익을 주었다고 설명했지만, 또다른 논란의 불씨가 됐다.

한 CP 업체는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해온 업체들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문제는 온라인 광고시장을 독식하는 등 포털을 배불리는 데 기여한 CP는 실질 수익을 한 푼도 분배받지 못하는 구조에 대해 제대로 개선하려 들지 않은 것이 반감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즉, 포털사이트를 거치지 않으면 인터넷 사업 자체를 할 수 없는 CP들의 경우 아무리 불공정한 조건과 현실이 있더라도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 따라서 포털 측이 주장하는 대로 수익배분 등 제반 계약 내용은 콘텐츠 업체와 상호 합의했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식의 주장은 객관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특히 일부 포털사이트와 중소 규모의 CP간 콘텐츠 계약에는 문제의 소지가 다분한 조항들이 있었다는 ‘폭로’(?)도 잇따랐다. 공정위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CP계약과 관련된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돌면서 업계를 긴장시켰다. “A사는 그간 한 푼도 받지 못했고 B사는 억대의 돈을 받고 있다”는 식이었다.

공정위 조사가 CP와 포털간 불공정 거래에 초점이 맞춰진만큼 CP 거래 관계가 쟁점으로 부상한 것이다. 정해덕 변호사는 한 토론회에서 “CP에게 콘텐츠 무료제공의 요구와 콘텐츠에서 발생하는 수익비율의 일방적으로 책정하는 행위”를 대표적인 불공정거래 행위로 꼽았다.

또 본 계약서상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에 대하여 첨부사항에 일방적으로 추가한다든지, 중소콘텐츠공급업체에게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을 두는 것은 포털사업자의 우월적 지위의 남용행위로 지목받았다.

이와 관련 자체 검토에 들어간 한 포털사이트 관계자는 “사실 CP들과 불공정 거래는 있을 수 없다”면서 “문제는 그동안의 관행과 문화에 대해 다시 고민해보고 정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메이저 포털사이트 관계자는 “아직 공정위 조사의 형식과 내용에 대해 알 수 없기 때문에 특별히 대응하는 것은 없다”면서, “포털사업자가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은 어떤 담합이나 불공정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 만큼 시장지배의 도덕적 정당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비판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어 포털사업자의 입지는 궁색해지는 형국이다. 외부의 검색을 차단하고 폐쇄적인 서비스 정책을 유지하는 일부 포털사이트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더하고 있다.

특히 이용자 참여 콘텐츠(UCC)의 무단 활용은 쟁점이 되고 있다. UCC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정작 수익 분배 등의 모델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거나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CP들도 포털사업자가 회원들의 저작권 침해 행위를 방조하고 있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이미 지상파방송사닷컴은 일부 포털사업자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강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26일 구글의 불공정 약관에 대한 공정위의 제재는 하나의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애드센스’ 광고를 3개월간 실었다가 구글로부터 광고수익금을 받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 당한 콘텐츠 업체인 ‘웃긴대학’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공정위는 구글이 ‘애드센스’를 운용하면서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지급금액을 보장하지 않고 지급금액 산정 근거에 대해 상대방의 이의제기를 허용하지 않는 조항 등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구글은 공정위의 지적사항을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위의 조사는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나 순위정보 사이트로 확대되고 있다. 이들이 잘못된 제품 정보를 제공하거나 특정 제품의 구매를 유인함으로써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고 판단해서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나 한 가격비교 사이트 관계자는 “공정위가 가격비교 사이트와 쇼핑몰, 소비자간에 이뤄지는 인터넷 매커니즘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가격비교 서비스의 맵핑 시스템은 쇼핑몰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기본으로 한다”면서, “만약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쇼핑몰이 문제이고, 고객도 최종적으로 구매확인을 소홀히 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순위정보 사이트의 반론도 적지 않다. 한 신문사닷컴 관계자는 “순위비교 사이트가 설령 조작을 했을 지라도 그로 인한 피해를 객관화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라기보다는 상대적, 정서적 박탈감으로 들춰보면 아무 것도 실제화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털사업자에 대한 불공정거래 행위 의혹도 이용자와의 관계, 콘텐츠공급업자와의 관계가 '경쟁'시장인지, 아니면 상호보완적인 것인지에 대한 논의로 이어지면 “실제보다 부풀려져 있다”는 것이 포털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포털사업자들이 개별 콘텐츠공급업자들에 비해 월등한 협상력을 갖고 있는 것은 '불공정거래행위' 개연성이 상존함을 의미한다.

특히 그간 콘텐츠공급업자들과 대포털간의 관계모델이 상생관계라기보다는 CP의 고혈을 쥐어짜는 관계였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만큼 상호 소통이 부재했고 신뢰도가 낮았던 것이다.

최근에는 개방적 웹 플랫폼 환경을 역행하는 '가두기식' 포털사이트 서비스, 저작권 침해, 검색결과 조작 의혹 등이 겹치면서 불신의 벽은 한층 높아졌다. 포털뉴스에 종속돼온 기성 언론이 포털사이트의 독점 현상을 일갈하며 '날'을 세우고 있는 것은 그러한 배경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은 포털사업자가 자초한 부분이 적지 않다. 저작권 침해를 비롯 그간의 포털행태 일반에 대해 콘텐츠공급업자들이 '분노'를 쏟아내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포털측이 "콘텐츠의 합리적 가격에 대해 논의해봐야 한다"거나 "지위 남용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을 얻기가 쉽지 않다.

지난 2000년 이래 포털 일방 주도의 인터넷 콘텐츠 유통 환경은 한일 월드컵과 대통령 선거를 거치면서 UCC 패러다임으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플랫폼과 디바이스 산업도 수용자 중심의 미디어 환경을 전제로 자리매김 중이다. 공정위의 대포털 조사착수는 ‘콘텐츠(저작권자)’에 대한 가치부여를 중심으로 UCC 패러다임을 정착시키는 쪽으로 진전돼야 한다.

물론 포털사이트는 최근 뉴스검색시 아웃링크 등 보다 유연한 자세로 콘텐츠공급업자를 만나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공급업자들은 좀 더 열린 내용을 가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 1인 미디어 등 UCC의 중심축으로 부상한 이용자들은 포털사업자에게 개방과 공유 등 다양한 개선사항들을 요구하고 있다.

포털의 불공정거래행위 논란과 법제도 도입 공방 사이에는 이처럼 포털사업자의 '변화'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내재한다. 이 변화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는 포털사업자의 몫이다. 동시에 기성 언론을 포함 콘텐츠공급업자와 이용자들도 미디어 문명의 진보를 위한 제 역할 찾기를 다해야 할 것이다.

또 포털사이트에 대한 제도적, 문화적 형상화가 더뎠던 것은 국내 뉴미디어 플랫폼의 개념화와 실제화가 크게 부족한 때문이다. 이때문에 공정위의 포털사이트 접근 방법 역시 낡은 잣대라는 오명을 면키 어렵고, 콘텐츠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항변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 수년간 포털사업자의 시장 내 영향력 급증에도 기존 미디어 업계는 물론이고 학문적 영역에서도 여전히 정착되지 못했다. 또 경제적, 문화적 탐구도 상대적으로 등한히 됨으로써 포털사업자는 ‘섬’과 같은 존재가 됐다.

이제라도 기존 사업체와는 다른 시장에서 특정한 사업행위를 하는 포털 사업자에 대해 새로운 규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 이것은 포털이 언론인가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진부한 논의에 종지부를 찍는 것부터 출발해서 콘텐츠 시장을 비롯 인터넷 미디어 환경에 대한 현실적인 검토를 요청하는 부분이다.

이를 통해서 공정위의 포털사업자 불공정거래 행위여부 직권 조사가 포털사이트를 둘러싼 다양한 논의를 질적으로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월간 미디어퓨처(Media+Future) 4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지난달 15일께 원고를 마무리해 시차가 있긴 하지만, 내용에는 큰 변화가 없어 그대로 게재합니다. 이 글은 무단으로 퍼가서는 안됩니다. 참고로 지면과 달리 문맥에 맞지 않는 일부 문장은 수정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