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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전환점에 선 포털 사업자

by 수레바퀴 2007. 3. 27.
포털사이트는 공공성이 높은 방대한 정보를 구축해왔다. 인물정보와 사전류 서비스는 대표적이다. 이같은 아카이브는 학술논문, 지도, 교통, 날씨 류의 서비스처럼 학제적 영역은 물론이고 생활상의 모든 영역으로 확대됐다.

 

이 가운데 전 연령대를 커버하는 교육 콘텐츠, 행정 콘텐츠(민원 등), 금융 콘텐츠, 의료 콘텐츠 등은 주력 채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쇼핑, 음악,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VOD) 채널은 오락성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포털사이트의 중요한 서비스는 뉴스와 이용자 참여 콘텐츠(UCC) 채널이다. 뉴스와 이용자 참여 콘텐츠의 공통적 특징은 매일 업데이트된다는 것이고 오락성과 정보성을 함께 구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들 서비스는 포털사이트가 확보해 놓은 여타 정보의 정적인 특성과 다르게 지속적인 갱신과 업데이트가 보장되는 것으로 포털 서비스 전반의 생명력을 뒷받침한다. 또 언론사 뉴스 콘텐츠는 포털미디어의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수행한다.

 

물론 포털 서비스에서 뉴스가 차지하는 트래픽 비중도 높은 편이지만 뉴스는 전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콘텐츠 생산을 파생한다는 점에서 전략적인 서비스 채널이다. 예를 들면 뉴스댓글은 포털미디어의 영향력을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다. 

 

또 광범위한 이용자 참여 채널인 커뮤니티 서비스는 포털사이트의 차별성을 부각시킨다. 블로그(까페)는 물론이고 네이버의 지식iN, 붐 게시판, 미디어다음의 블로거기자단은 동영상, 이미지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 양산지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최근 포털미디어가 IPTV나 모바일 등 다른 플랫폼의 킬러 콘텐츠로 UCC 서비스를 꼽고 있는 것만 봐도 대단히 중요한 서비스다. 이들 서비스는 앞으로도 확대될 것이지만 모니터링과 저작권 침해 등은 계속 사회적, 법률적 이슈를 낼 수밖에 없는 뜨거운 감자에 해당한다. 문제는 UCC 트렌드도 포털이 좌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언론사의 처지에서 디지털 콘텐츠 유통시장 내 포털미디어의 영향력과 지위가 못마땅하다면 어떤 방식을 취하면 될까?

 

첫째, 언론사가 집단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뉴스 서비스를 중단하면 된다. 독립형 인터넷신문의 매출구조를 고려했을 때 동참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주요 언론사가 동참할 경우 파괴력은 지대하다. 포털사이트는 쓰레기 정보만 순환될 수도 있다.

 

둘째, 대포털 언론사 뉴스 제공 중단이 산업구조적으로 어렵다면 최소한 뉴스댓글과 같은 부가적 서비스들은 막아야 한다. 포털 뉴스 댓글은 이미 소통의 의미를 잃었다. 언론사들이 스스로 자사가 제공한 기사에 달리는 댓글장치의 가부를 판단해서 포털측에 요구해야 한다. 또는 언론사가 그 댓글을 가져와야 한다.

 

셋째, 포털사이트의 커뮤니티 영역에서 뉴스 서비스의 펌질을 허용해서는 안된다. 물론 일부 포털에서는 제목링크 등 저작권 보호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 기사 펌질 상황을 볼 경우 형식적이다. 뉴스는 뉴스 서비스 채널에서만 가능하게 해야 한다.

 

넷째, 포털사이트 기사공급을 중단하는 대신 언론사들이 뉴스 콘텐츠를 스스로 아카이빙하는 것도 고려해봄직하다. 한국언론재단의 뉴스코리아드 그런 시도이지만 CCL을 적용한 ‘뉴스뱅크-이미지뱅크’는 보다 공세적이다. 유통시장에서의 교섭력을 누가 먼저 찾아오느냐와 관련 언론사의 공동 연대가 중요하다.

 

최근 일부 닷컴사에서 포털사이트 배제를 골자로 하는 별도의 채널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 콘텐츠를 매개로 형성되는 여러 콘텐츠와 채널을 이해한 결과다. 댓글과 의견, 태그들로 연결되는 커뮤니티도 마찬가지다.

 

포털사이트는 지난해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포털이용자위원회 등을 만들어 공공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해 발벗고 나선 바 있다. 국내 검색시장 최강 네이버는 전문가들이 올리는 포털비판성 칼럼을 제공하는 등 의욕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변죽을 올리고만 있다.

 

하지만 포털사업자의 불공정거래 의혹과 포르노 동영상 유출, 저작권 침해, 인기검색어 조작 의혹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여러 이슈에 대해 포털 미디어가 기술적으로 조직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가기구의 통제장치 마련이 임박한 시점이다.

 

뉴미디어 시장 및 콘텐츠 생산과 유통의 자율성은 민주주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포털 미디어는 그러한 기반 위에서 한껏 성장했다. 하지만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비판 속에 사회적 위기구조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포털사업자가 생색만 내면서 자초한 측면이 있다. 그 피해는 이용자가 덮어 쓸 전망이다.

 

이용자들은 포털 미디어의 공익성이라는 큰 그림을 신뢰해왔지만 실제로 포털 서비스가 그것에 충족했는지는 의문이다. 언론사나 콘텐츠 기업(CP)와의 관계에서도 진정한 파트너십은 부족했다는 원성이 자자하다. UCC 부문도 이용자에 대한 배려와 보호를 늦추기만 했다.

 

언론사들이 포털사업자에 의해 겪은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앙갚음하려는 듯 연일 맹공하고 있다.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일과적으로 끝날 것이라는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이제 웹2.0처럼 보다 개인화하고 개방적인 네트워크 미디어들과 경쟁하는 국면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포털 사업자 역시 이제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콘텐츠를 수집, 분석(Aggregation)하며 양적으로 성장한 시대는 종지부를 찍고 있다. 그러나 포털사업자가 주도한 지난 2~3년간의 인터넷 시대는 짧았지만 풍부한 자본으로 배불려 줬다.

 

현재 그 자본은 다른 용처와 역할을 요청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 기업들과 지식대중들의 변화하는 관점에 조응하지 못한다면 이제는 최소한 지금보다는 어려운 기간을 맞이할 것이다.

 

특히 포털사업자가 웹2.0, 웹3.0과 같은 미디어 문명의 변화에 맞춰 업그레이드하지 않는 한 지식대중은 포털을 비판하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도 무수히 떠날 것이다. 포털에 선을 대던 콘텐츠 기업들도 이제 새로운 둥지로 떠날 것이다.

 

혁신을 주도하며 올드 미디어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던 포털 미디어도 이제 혁신에 직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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