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2.0 또는 미디어 2.0 시대는 개방과 분산, 공유와 참여의 가치를 지향하는 구조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1인 미디어인 블로그나 소우셜 네트워크의 확대이다. UCC 트렌드도 마찬가지다.
이는 기성 매체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문, TV의 뉴스룸과 저널리스트의 역할과 관계모델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뉴스룸이 폐쇄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개방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웹 사이트를 통한 기자와 뉴스조직(부서)의 공개이다. 미국 최대 일간지 유에스에이투데이(USAToday)도 최근 기자 리스트 페이지를 런칭했다. 국내 신문사 중 절반 이상이 기자사진과 이메일을 공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자들은 더 이상 뉴스룸 내부에 머물지 않고 웹 사이트에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오프라인 출입처 중심의 소통에서 독자와 함께 호흡하는 것이 중요한 업무가 되고 있다.
이처럼 뉴스룸과 기자들이 상호소통과 개방적으로 전환하면서 근무 시간과 조직 구조의 한계도 극복되고 있다. 정규 TV뉴스나 신문제작 시간은 더 이상 물리적 제약이 아니다. 24시간 뉴스룸은 하나의 화두가 되고 있다.
특히 기자 개개인의 역량이 주목받고 있다. 기자는 멀티플레이어를 요구받고 있다. 기자들에게 캠코더 지급이 보편화하면서 올해내 국내 대부분의 신문기자들이 펜이 아니라 비디오 카메라를 들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기자가 자신이 종사하는 매체의 한계를 뛰어 넘으면서 전통적인 뉴스룸과 기자의 역할과 관계가 재정의되고 있다. 뉴스룸은 오프라인에 머물지 않고 온라인과 결합하면서 유비쿼터스형 조직으로 전개되고 있다.
아직 국내의 대부분의 신문, TV 뉴스룸은 오프라인 중심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변화의 양상도 감지된다. 중앙일보는 디지털뉴스룸을 통해 종이신문 기자들과 온라인 저널리스트를 결합시키고 있다.
조선일보, 한겨레신문 등도 인터넷 뉴스를 위해 기자들을 투입하거나 공간적으로 통합을 마무리했다. 이를 위해 웹 기반의 뉴스 제작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인프라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또 UCC를 껴안는 기성매체의 노력도 적지 않다. 조선일보는 합작회사를 설립해 태그스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국내 신문사 웹 서비스 중 최대 UCC 채널을 제공하고 있다.
자연히 뉴스가 다루는 소재와 형식도 급변하고 있다. 우선 웹 기반의 속보 뉴스가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다. VEN(Video Embeded News) 뉴스도 급증하고 있다. 옐로우 저널리즘도 번성하고 있다.
무엇보다 ‘나’의 뉴스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기성매체가 거대담론 중심의 보도를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나’로 그 중심이 바뀌고 있다. 특히 ‘나’의 시각이 담긴 ‘우리’뉴스가 생산되고 있다.
이렇게 웹2.0 환경은 기존 뉴스룸과 기자들의 혁신을 주문하면서 논란과 부작용 또한 파생시키고 있다. 기자들은 새로운 기술과 업무에 내몰리는 등 업무강도가 더해지고 있고 뉴스룸의 관행이 바뀌면서 인사, 평가, 수당 등 조직관리 전반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특히 개방과 참여, 공유와 분산이라는 미디어 환경을 이해하지 못한 뉴스룸과 기자들의 안이한 접근법은 가장 골칫거리다. UCC 서비스는 개설했으면서 중재와 관리를 해줄 기자가 없거나 업무패러다임은 여전한데 온라인 업무를 요구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국내 온라인저널리즘이 아직 내용과 철학이 부재한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다. 온라인 저널리스트는 여전히 소외받고 있다. 진정한 웹2.0 뉴스룸과 기자의 탄생을 위해서는 인식의 변화가 관건이다. 쉽게 말하면 우리는 패러다임의 변곡점에 서 있음을 인정하고 기존의 관행과 구조를 하나둘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식대중의 UCC는 신문, 방송이 유지해온 뉴스룸과 기자들을 더 이상 신뢰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또 웹2.0으로 말미암아 거대한 신종 뉴스룸(유튜브, 판도라TV;SNS)과 기자(amateur journalist, citizen journalist)가 양산되면서 기존 미디어 지형을 좌지우지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도 이미 그러한 미디어 환경은 펼쳐져 있다. 지식대중이 떠받치고 있는 포털사이트의 ‘지식iN’이나 ‘인기검색어’와 같은 파이프라인은 차별적이지 않고 고답적인 뉴스 서비스를 벗어나지 못하는 신문사 웹 사이트를 압도하고 있다. 디지털세대는 제보를 인터넷 채널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변화의 움직임이 없거나 부분적, 일과적, 형식적이라면 미디어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주말판과 무가지라는 신문시장의 틈새영역도, IPTV나 모바일TV와 같은 새로운 플랫폼도 뉴스룸과 기자의 웹2.0 진화가 없이는 성공을 기약하기 어렵다.
현재 뉴스룸과 기자는 웹 2.0의 화두를 어떻게 이해하고 실제적으로 반영할 것인지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2012년을 지나면 아날로그 TV가 종언을 고하듯이 벌써 세계는 다시 다음 버전(Version)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뉴스룸과 기자가 혁신을 하지 않으면 전통적인 신문과 TV의 미래를 보장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이것이 웹 2.0이 올드미디어에게 주는 경고 메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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