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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_journalism

신문기업을 살리는 길

by 수레바퀴 2006. 9. 8.
 

지난 십여년간 국내외 언론은 인터넷을 향한 전쟁으로 지쳤다. 게다가 규모의 경제가 불가능한 한국신문은 그간 인터넷에서 수행한 전략적 오류로 말미암아 상당히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인터넷 서비스가 도입되던 1990년 후반 신문사 인터넷 서비스는 신문기사를 전재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언론사 닷컴기업들 대부분은 ‘엘도라도’를 꿈꾸며 무차별적인 기사제공, 광고 영업으로 ‘수입’을 챙기느라 분주했다.

그러나 포털사이트와 독립형 인터넷신문이 쏟아진 2002년 후반기를 지나면서 그러한 인터넷 운영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상당한 닷컴기업에서 구조조정이 뒤따랐고 콘텐츠와 저널리즘을 고민하게 됐다.

최근 주요 신문사닷컴은 서비스의 차별화를 기하고 있다. 편집국 기자가 직접 참여하는 동영상 서비스는 하나의 흐름이 됐으며, 검색기능을 높이고 뉴스 서비스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다양한 장치들을 첨가하기 시작했다.

과거 신문사닷컴이 비즈니스에 집중했다면 현재의 인터넷 미디어는 양적인 것뿐만 아니라 질적으로 우수한 콘텐츠와 구독자-이용자 관리로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일부 큰 규모의 신문사닷컴에만 제한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2000년 초만 하더라도 대다수 신문사 닷컴들은 상당한 재원을 갖고 있었지만 IT거품에 편승, 엉뚱한 곳에 매달리면서 이젠 투자기반을 완연히 잃게 됐다. 이렇게 된 닷컴기업의 모기업인 신문사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하게 된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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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컨설팅을 진행한 한 신문사는 백여명이 넘는 인력의 구조조정이 ‘결론’에 첨부됐다. 또다른 신문사는 이미 명예퇴직을 받았다. 극소수의 신문사와 닷컴을 제외하면 더 이상의 투자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인터넷과 전쟁을 치룬 10년간 ‘일반적’인 인프라도 갖추지 못한 점이다.

일반적인 투자란 표준화된 아카이브, 그리고 그것과 연결되는 고급화된 콘텐츠 관리 시스템, 분류 광고 등 일반적인 광고 솔루션, 콘텐츠 공유와 콘텐츠 서비스에 대한 정밀한 측정과 분석 시스템,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검증하고 반영하는 숙력된 전문가 그룹들, 신문사 브랜드 전략과 연결하는 오너십, 기자 재교육, 신문산업과 고려된 네트워크 환경의 설계 등을 의미한다.

국내 신문의 온라인 환경은 이처럼 기본적인 인프라가 전무하다. 일부 신문사닷컴이 아카이브나 동영상 등에 있어 본지와 보조를 갖추며 재투자와 기획에 나서고 있는 것은 ‘기본’에 대한 재도전으로 해석돼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유념해야 할 것은 인터넷 전쟁에서 얻은 교훈을 반영해야 한다는 점이다.

첫째, 콘텐츠의 퀄리티가 중요하다. 즉, 서비스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둘째, 브랜드 전략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이용자들에게 확실히 브랜드를 인식시키는 노력이 요구된다. 셋째,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 등이다.

이것은 과거 신문업계가 인터넷-온라인에서 실패한 것으로부터 캐 낸 값진 교훈인 동시에 조종(弔鐘)이다. 재원이 바닥난 대부분의 신문기업도 인터넷에 대한 마지막 ‘승부’는 불가피하다. 인터넷은 유비쿼터스 미디어 환경의 첫 출발지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터넷에서 실패한다면 미래를 보장받기란 불가능하다.

수 개 신문을 제외하면 경영자가 자주 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문기업이 산업적인 공동목표를 세우는 것도 한계가 있고, 내부적으로도 비전과 전략을 확립하기 어렵다. 신문기업 내부에 일관된 배경을 갖지 못한다면 결국 과거 인터넷 전략의 오류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요한 분기점에 선 한국신문에는 세 가지 핵심지향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중 결정적인 하나는 오너십이다. 신문기업의 오너는 확고한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하고, 이것을 대내외적으로 확립시켜야 한다. 동종기업, 그리고 기업환경 전체로 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독자와 시장-광고주의 관계들을 보다 개선되는 방향으로 설득시키는 재료로 삼아야 한다. 특히 신문 구성원-기자, 판매, 마케팅, 윤전-에게 비전의 방향을 묻고, 교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오너십이 없는 신문은 인터넷 뿐만 아니라 모든 비즈니스의 창이 일회적이고 즉흥적이며 단선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 오너가 신문의 위상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바탕으로 직원과의 관계, 독자와의 관계, 시장과의 관계를 개방적이고 돈독하게 가져 간다면 어떤 비즈니스도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될 것이다.

또 하나 결정적인 이슈는 파트너십이다. 일반적으로 신문이 수행한 파트너십은 ‘재화’를 획득하기 위한 것이었다. 정부, 지자체, 학교 등 모든 마케팅 관련 파트너들이 오로지 마케팅을 위해 동원됐다. 그러나 그러한 파트너십은 시장환경에 따라 유동적일 수밖에 없는 불안정한 ‘계약’이며 협력일 수밖에 없다.

보다 개방적인 파트너십은 그것이 ‘콘텐츠’를 위해 조성될 때 형성된다. 따라서 대단히 문화적이며 침투적인 ‘관계’를 맺게 된다. 심지어 동종업계와도 조성될 수 있다. 이미 인터넷에서는 다른 매체의 콘텐츠를 받아서 서비스하고 있는 언론사가 많다.

이것을 일반화한다면 비즈니스의 영역에도, 더 나은 부가적인 모델을 개발하는 데에도 동원될 수 있다. 앞서의 오너십과 연결되지만 신문기업의 오너들은 이제 통신기업, 방송사들과 계속 테이블을 만들어 만나야 한다. 포털사이트의 오너들은 그렇게 하고 있는데 신문기업이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태만하거나 스스로 준비가 돼 있지 않음을 증명해보이는 것과 다름없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멤버십이다. 멤버십은 독자와의 관계를 증진시키는 프로젝트로 독자와 뉴스조직, 독자와 독자간의 관계-커뮤니티, 독자와 기자간의 관계를 포함한다. 대체로 멤버십은 구독자에 대한 특별한 혜택을 주는 것으로 그치지만, 적극적으로는 독자를 신문 뉴스조직에 참여시키는 방향에서 다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 신문기업의 모든 쟁쟁한 기자들이 적극적인 소통의 장에 나와야 한다. 한국신문업계처럼 쌍방향 미디어인 인터넷에 몰인정하고 소홀한 저널리스트들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없다. 논설위원, 편집인조차도 18~34세 독자들과 만나기 위해 윈도우를 열어야 한다.

특히 이용자들을 신문 뉴스조직과 결합해 창조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배경으로 삼아야 한다. 그들은 창조적일 뿐만 아니라 신문이 생각하고 투자할 수 없는 비디오 등 멀티미디어를 내놓을 수 있다. 기자들을 이들과 경쟁시키고 대화하도록 만드는 뉴스조직이라면 광고주들까지 매료시키게 될 것이다.

이 세 가지-오너십, 파트너십, 멤버십은 공급자 관점의 일방주의, 획일주의에서 비껴서 있다. 소비자인 독자로부터, 광고주 등이 존재하는 시장으로부터 확연히 드러나는 가치들을 중심으로 뉴스조직을 설계할 것을 선언하는 대전제가 된다.

인터넷을 통해 얻은 한국신문의 새로운 도전은 이제 명백히 전환의 시점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수백만 수천만의 이용자들이 원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드러났으며, 시장에서 어떻게 유통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인지 평가가 나 있기 때문이다.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른 방향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신문의 한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리더와 조직을 변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아무리 힘들다고 하여도, 하지 않으면 신문이 다행스럽게도 지금까지 유지한 권능은 예상하던 것보다 더 빠르게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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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문사 관계자들로부터 “IPTV, DMB 세상이 왔다는데 실제로 신문기업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우리는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가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그럴 때마다 말하는 것은 “얼마나 신문을 제대로 잘 만들고 있는지부터 검토해야 한다”고 답한다.

즉, 신문기업은 신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당연하다. 신문의 콘텐츠를 잘 만들기 위한 합리적인 선택과 투자를 제대로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이제 완전히 디지털화해야 한다.

디지털스토리텔링, 통합뉴스룸, 메타정보-통합 아카이브, 기자 재교육(마인드 전환) 등 그러한 인프라조차 없으면서 IPTV, DMB를 걱정하는 것은 나무 위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잡으려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신문의 비전은 명확하다. 전통적으로 가장 신뢰도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온 신문기업의 내일도 역시 그러한 숙명에 봉사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추가해야 할 것이 있다. 새로운 미디어와 새로운 이용자들에게 적합한 콘텐츠를 위한 노고이다. 그리고 그 노고는 세 가지-오너십, 멤버십, 파트너십의 일관된 지향점으로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출처 : 기자협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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