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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_journalism

COPE나 OSMU나

by 수레바퀴 2005. 8. 11.

신문기업에서 뉴미디어 전략을 연구하다보면 생뚱맞은 용어들을 접하거나 "그게 그거"인 개념들을 접한다. 문제는 기본은 전혀 안갖춰져 있으면서 전문가가 그런 말을 한다고 '신봉'하는 문화, 매달리는 정신이 여전한 것.

 

한 메이저 신문이 'COPE체제' 전략에 집중한단다. COPE는 머지? 사전에도 없고, 내 친구 네이버에도 없다. 그렇다고 은어인가? 아니다. 대학의 교수도 메이저 신문 사내 강연에서 언급하고, 공중파 방송 뉴미디어 담당자도 기자들 앞에서 인용한다.

 

C.O.P.E. "Creat Once, Publish Everywhere" 이 체제구축에 여념이 없는 신문사 관계자는 "각각의 플랫폼에 맞게 콘텐츠를 만들어 즉시 뿌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말한다. 사실 COPE는 OSMU(One Source Multi Use) 이후에 나온 하부 개념, 또는 구체적인 방법론 쯤에 해당한다.

 

이 두 용어는 동시에 하나의 개념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곳에 사용하자. 다양한 곳에 서비스하자"는 뜻이다.

 

그런데 굳이 가르자면, COPE는 생산자의 입장으로, 콘텐츠의 변형이 요청되는 수용자 관점은 기본적으로 배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수용자는 각각의 콘텐츠를 보는 매체의 플랫폼이 윈도우냐, 핸드폰의 LCD냐 등등에 따라 수용 패턴(태도)이 다르다.

 

다시 말해, 영화를 볼때, 텔레비젼을 볼때, 인터넷 동영상을 볼때, DMB를 볼때 각각 시청태도와 패턴이 다르다. 각 디바이스의 속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COPE를 "Creat One more time, (think) Personal Enviornment"라고 말한다.

 

하나의 콘텐츠를 각각의 매체에 맞게 변형하는 것으로 수용자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내세우는 말이다. 다시 말해 OSMU나 비슷한 개념이다.

 

결국 알맞게 변형해야 한다는 차원에선 OSMU가 더 디지털 환경에 근접한 기본 화두라고 할 수 있다. 물론 COPE는 최종적인 산출물을 향한 방법론을 내재하는데, 수용자들에게 보다 빠르게 구조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다.

 

이 두 용어는 어쨌든 수용자들의 다양한 플랫폼에 효과적으로 조응해서 서비스한다는 점, 즉 수용자 관점에서 수용자의 요구에 맞춰서 진행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왜 이 두 말들이 뒤섞여서 어느 하나가 필요없고, 어느 하나가 더 중요하다는 것처럼 회자되고 있을까?

 

국민일보 뉴미디어센터 이승훈 기자는 "원소스멀티유즈라고 하면 아직 오프라인 언론인들은 이해를 못한다"면서, "근데 Create Once Publish Everywhere라고 하면 이해가 잘 되지 않겠느냐"고 신문기업 내부의 풍경들을 조소한다.

 

내부 소통이나 (DB를 비롯 인프라) 기본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OSMU나 COPE에 매달리는 것은, 마치 오피니언-이즘(ism)이 실종한 뉴미디어시대의 저널리즘 부재의 단면과 그 맥락이 같다. 철학과 원칙없이 콘텐츠를 사유하는 것은 결국 뉴스의 의미를 살인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2005.8.11.

 

한경미디어연구소 최진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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