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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_journalism

[up]콘텐츠, 어떻게 바꾸어야 하나?

by 수레바퀴 2005. 8. 3.

종이신문 시대로부터 벗어난 지난 5년간의 웹미디어 환경에서 신문기업의 콘텐츠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콘텐츠의 형식과 내용에서도 인프라와 플랫폼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이 결과 종이신문에서 이용자들이 고대하는 콘텐츠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또 신문의 열독률도 사실상 하향세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그 대신 새로운 플랫폼의 정의에 맞게 수많은 콘텐츠를 배열하고 있는 포털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일부 신문기업의 온라인 회사들이 시장 주도권을 변화시키기 위해 사업모델을 내놓았지만 실제로 콘텐츠의 혁신과는 거리가 멀고, 우선 순위도 뒤쳐져 있다.

 

무엇보다 현재 콘텐츠 전략을 숙의하고 있는 연구소, 센터 등의 상이한 개념의 뉴미디어 인프라가 종합적으로 조율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이는 신문기업 내부의 콘텐츠 전략이 대단히 국소적이며, 정치적으로 소통되고 있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일례로 한 종이신문의 뉴미디어 관련 부서는 편집국(기자들)과 소통하지 못하며, 예산, 조직에서 종속돼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상당 기간 신문기업의 콘텐츠 전략은 첫째, 종이매체에 국한될 것이고 둘째, 기자들의 가치척도도 종이매체에 매몰될 것이며 셋째, 뉴미디어 기업은 콘텐츠보다는 시장성에 주목하게 됨으로써 질적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블루오션 전략에 대한 신문기업의 새로운 가치혁신 바람이 예고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언술적인 개념이고, 실제적인 진행형으로 추동되고 있지 않다. 그 이유는 인력, 조직, 자원 등 시스템을 이루는 요소들이 콘텐츠를 둘러싸고 독립적으로 결합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신문기업이 뉴미디어 및 콘텐츠 전략을 통합하고 있지만 그같은 전통과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는 흔적은 대단히 많다. 따라서 낙관하기 어려운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지점에서 깊이 숙의해야 할 것은 신문기업이 과연 향후 2~3년 내에 어떤 미디어로 자리잡을 것인가에 대한 '가정'이다. 다시 말해 우리 매체는 무엇을 위해 존재할 것인가에 대한 공론화가 없이 무조건적인 투자와 뉴미디어 참여는 또다른 권위의 부산물로 자리매김하고 역동성을 담보하지 못할 것이다.

 

일부 종이신문의 뉴미디어 투자가 잇따르고 있지만 그것이 시장 내에서, 또 내부에서 원만한 합의점과 공론화를 거치지 않은 혐의가 짙다. 이는 종이신문과 그 닷컴기업들간에 놓인 구조로 볼 때 어쩔 수 없는 한계로 여겨진다. 신문사닷컴들은 여전히 신문기업의 미래전략에서 종속변수로 놓여 있으며 인사(人事)문제에 뜨겁게 걸쳐져 있다.

 

특히 현재 한국 종이신문이 처한 경영위기, 투자여력의 감소라는 변수를 놓고 볼 때 콘텐츠 혁신을 비롯 뉴미디어 투자는 리스크가 높다. 이것들을 설득하고 전개할 수 있는 내부기제는 어디에도 온전히 없다. 이에 따라 일부 뉴미디어 전략통들의 본지 귀환(?)과 이탈도 두드러진다. 특히 경쟁력있는 매체들의 뉴미디어 전문가 영입이 이어지면서 인프라의 독점도 나타나고 있다.

 

결국 신문기업이 이같은 내외부의 환경을 극복하고 콘텐츠 혁신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내부의 관점변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신문기업이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자들을 대상으로 뉴미디어와 관련된 총체적인 교육과 투자 프로그램이 부재하다는 것도 우려스러운 일이었지만, 이제는 전략과 가치의 부재에 따라 정체성의 혼돈에 내몰린 기자들의 문제도 심각하다.

 

이런 상황에서 콘텐츠 혁신은 기자들을 뉴미디어 과정으로 인입시키는 프로그래밍으로 창조돼야 한다. 특히 업무 패러다임을 유연하게 변화시킴으로써 콘텐츠 전략에 몰입하게 해야 한다. 적어도 현재의 편집국 기자들이 콘텐츠 전략의 밑그림을 하루, 일주일, 분기별로 세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2~3년의 호흡을 가질 수 있도록 최대한 확장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자들의 콘텐츠 혁신 프로그램이 정교하게 세팅돼야 한다. 10~20%의 인력을 특정 기간 동안 순환 배치, 재교육, 보고-검증의 단계로 뉴미디어 부서 또는 신문사닷컴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들이 전통적인 신문기업의 가치사슬에 대한 혁신작업에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더 많은 성찰과 검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현재 기자들은 콘텐츠 및 다양한 플랫폼에 대한 진지성이 결여돼 있다. 오래도록 수직적으로 내려온 관행에 따라 기사(콘텐츠)를 작성하고 있으며, 업무를 완결짓고 있다.

 

다시 말해 현재의 여건에서 신문사닷컴 또는 외부의 문화적, 사회적 변수들에 의해 신문기업이 창조적으로 혁신될 수 없기 때문에, 신문기업이 단계적으로 내부의 혁신 요소들을 키워가는 것 외에는 뉴미디어 및 콘텐츠 전략의 생명성이 담보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기자들이 참여하지 않는 콘텐츠 혁신과 인프라가 제시될 때 입체적인 콘텐츠 혁신은 이뤄질 수 없다. 완고한 기자들의 마인드를 변화시키는 것은 역시 사회적(기업적) 환경을 그렇게 만드는 프로그램만이 가능하다.

 

따라서 콘텐츠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는 기자들을 보다 더 자유롭고 새로운 광장으로 빠르고 많이 진출시키도록 하는 매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 이후 콘텐츠의 패턴과 형태를 새롭게 재편하는 것은 보다 쉽고, 간편하게 이뤄질 수 있다. 왜냐하면 현재 신문기업은 콘텐츠 제작단에서 가장 미숙하며, 보수적이고, 어리석기 때문이다.

 

기자들이 진상에 합리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자들의 무지, 무능, 무관심은 역시 합리적인 프로그램으로 눈을 뜨게 하는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기자들이 자신이 몸담은 매체에 깊이 천착할수록 신문기업의 미래는 없다. 매체를 외연으로 확대시키는 긴장과 소통에 다가서지 않으면 뉴미디어 시대 (뉴스)콘텐츠 부재의 아이러니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200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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